시마하라가의 정원에 마주한 툇마루...... 그 곁에서 횐 꽃을 피
우고 있던 박꽃이 오뇌의 극에 달한 부인의 머리에 또렷하게 떠올
랐다 여름날 저녁 무덥에 횐 꽃을 피우고 다음날 아침이면 이미
시들어 버리는 그 박꽃.... .부인은 자신의 운명과 흡사하게 닮은
박꽃을 생각하면서 그 정욕의 소용돌이에 휩싸이지 않으려고 노력
했다.
하지만. 아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부인은 진바치에게 야단
맞으며 하반신을 흔들고 있는 동안에 온몸의 살이 달콤하게 녹아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아아, 아버지. 유키는 무서운 지옥에 떨어져 버렸어요, 하고 부
인은 가슴속으로 절규하였다. 이어 현기증이 나고 땀으로 범벅이
된 넓적다리에서 부들부들 경련이 일었다.
'아아, 어 어떡하지?"
부인은 결국 음욕에 패하여 기둥에 등을 비벼대며, 음 음, 하고
숨이 막히는 듯한 소리와 함께 상체를 활처럼 크게 젖혔다. 그러자
진바치가 쓴웃음을 지었다
'뭐야,또야?
" 훈련증에 그럴 기분이 들다니 어이가 없구먼.'
오몽은 짐짓 불쾌한 듯이 얼굴을 찡그리고. 고개를 푹 떨구고 있
는 부인의 머리를 흔들었다.
죄송해요.'
부인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돌리고 오몽에게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사과했다
그래서는 프로가 될 수 없어, 부인."
진바치는 얼굴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부끄러워 쭈뻣거리고 있는
부인에게 다가갔다.
좋아,일단 뱉어내 봐.'
진바치는 아직 실룩실룩 경련하고 있는 넓적다리께에 손을 내밀
었다.
'아, 네."
부인은 당황한 기색으로 자세를 바꿔 이를 악물었다.
그러자 칠흑의 반들반들한 숲 사이에서 하얀 것이 서서히 고개
묘기교실 엇
를 내밀더니 차츰 커져 넓적다리를 타고 굴러 떨어졌는데, 그것을
진바치가 손으로 받아냈다.
마사오는 새삼 감탄을 하며. 흘끗 진바치를 향해 말했다.
깨뜨리진 못했어도 그 정도로 근육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
면 훌륭한 것 아닙니까?'
'깨뜨리지 못한 것이 무리는 아니지.요것 보라구,도자기로 만
든 계란이야.
진바치는 질척하니 젖은 달걀을 마사오에게 보이며 소리내어 웃
기 시작했다
'체 아무리 근육을 단련시킨들 도자기 계란은 깨뜨릴 수 없지
내가 해도 못 할걸.'
오몽도 진바치와 함께 자지러지게 웃으며, 잠깐 이 부인을 놀려
주고 싶었어, 하고 유키 부인에게 눈길을 보냈다
'너, 너무해요.'
그것을 깨뜨리지 못한 억울함에 울고 있던 부인은 원망스러운
듯이 웃어제끼고 있는 진바치와 오몽을 바라보았다.
'시것도 훈련이야.
진바치가 말했다.
'부인은 도자기 계란인 줄도 모르고 깨뜨리려고 필사적으로 힘
을 주었잖아.그만큼 근육이 발달한 셈이지 "
'그런데도 부인은 기분까지 냈잖아.'
진바치와 오몽은 손뼉까지 치며 놀려댔다.
그때 누군가 밖에서 노크를 했다. 오몽이 달려가 안쪽 잠금쇠를
벗기고 문을 열었다.
'아아, 가즈에 님.'
가즈에가 화사한 기모노 차림을 하고 서있었다
오몽이 자, 어서 들어오세요, 하며 안으로 맞았다
조교주에 묶여 있는 부인은 방으로 들어온 가즈에를 보고 긴장
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유키 부인에게 있어 가장 무서운 인간은
시바다 가즈에일 것이었다
오꽁은 가즈에가 입고 있는 화려한 기모노에 눈이 휘둥그레졌
다.
'굉장히 훌륭한 옷이네요, 가즈에 님.'
'실은 이거 원주인은 저기에 묶여있는 부인인걸."
가즈에가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군."
마사오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즈에는 옆으로 눈을 내리깔고 있는 부인에게 착 달라붙어 교
태를 떨며 웃었다.
어때, 부인이 입으셨던 옷하고 속옷까지 입었는데, 어울려? 잠
시 후면 귀한 손님이 오시기로 되어 있어서 말야. 이 옷을 입고 맞
으려고."
언니의 옷을 입고 유리코를 놀라게 해주려는 가즈에의 발상이었
는데, 그런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부인은 가즈에로부터 계속 눈길
을 피하려고만 했다.
'이봐, 네 주인이 오셔서 말씀을 하고 계시잖아! 옷이 아주 잘
어울럽니다라든가,인사말 정도는 해야 할 거 아냐?"
진바치가 고개를 돌리고 있는 부인을 꾸짖자, 유키 부인은 진바
묘기교실 펐
치가 시키는 대로 가즈에를 향해 떨리는 소리로 말했다
그 옷,아주 잘 어울려요.'
'그래, 고마워.'
가즈에는 미소를 짓고 나서, 부인의 정면에 섰다.그리고는 미술
품 같은 부인의 전라상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이 백만 엔이나 하는 옷을 몸에 걸쳤을 때의 부인도 예뻤지만
그렇게 알몸이 된 부인 역시 아주 예뻐 정말 균형이 잘 잡힌 게 마
치 조각품 같잖아?'
빈정거리는 말투로 호호호 하고 입을 가린 가즈에의 손에서는
역시 유키 부인에게서 뺏은 다이아 반지가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훌륭한 것은 부인의 그것인 것 같아."
가즈에가 다시 부인의 하복부를 가리키며 웃었다. 부인은 가즈
에가 지적한 곳을 깨닫고 돌연 얼굴을 붉히며 눈을 감았다.
'정말 그렇습니다.'
진바치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실로 명기가 될 소질이 있어요.닦으면 닦을수록 진가를 발휘
하지요.'
그럼 오몽의 뒤를 이을 자격은 층분히 있는 셈이네요?'
'그럼요. 처음엔 서른 살이라는 나이가 다소 마음에 걸렸는데.
워낙 자질이 뛰어나서 상관없습니다 '
흡인력, 접착력 모두 뛰어나고, 죄는 힘도 훌륭하다고 진바치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 대자, 가즈에는 엷은 웃음을 띠며 듣고 있었
다
'어머, 그래요?"
뼈 오욕위꽃
'그럼 오전 연습은 이 정도로 라고, 이후 훈련은 저녁때부터 하
면 어떨까요. 잠시 쉬게 해줘요.
그리고 가즈에는 잠시 진바치 씨와 상의할 게 있어요, 라고 말했
다.
유키 부인이 이곳에 있으면 말하기 어려운 애기라는 것을 느낀
진바치는 고개를 끄덕이고 조교주에 매여있는 부인의 오랏줄을 풀
기 시작했다
. 자, 저녁 일곱 시까지 지하 우리에서 휴식이야. 야간훈련은 뒷
문을 주로 할 테니까.'
진바치는 부인의 오랏줄을 한 손에 움켜쥐고 탁하고 등을 밀었
다.
앞으로 고꾸라질 듯이 발을 내딛은 유키 부인 앞에 가즈에가 천
천히 걸어와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어때, 부인? 이제 여기에 온 지도 닷새나 되었는데, 노예생활
이 조금은 익숙해졌나?'
'요.닷새간을 버텨내고 있는 데에 스스로도 놀랄 정도예요.
유키 부인은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얼어붙은 표정으로 빈정대
며 대답했다.
'후후후, 부인이나 나나 계파는 다르지만 꽃꽂이의 대가였는데
이렇게 되면 이젠 엄청난 차이가 생겼는걸 나는 이처럼 화사한 기
모노를 입고 지금은 억만장자. 부인은 재산이라곤 한푼도 없이 옷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
가즈에는 부인의 서정적인 눈과 기품, 정감을 지닌 수려한 모습
을 보고 있는 동안, 그 미모에 대한 질투 탓에 울컥 적의가 치솟아
그런 독설을 내뱉고는 냉흑한 미소를 띠었다.
'맞으로는 그 무기 하나를 생의 보람으로 삼게 되겠군. 하지만
좋겠어. 훌륭한 명기이니 말야. 열심히 수업해서 어서 오몽의 뒤를
잇도록 하라고.'
그렇게 말하고 가즈에가 폭소를 터뜨리자, 참고 있던 서글픔이
몰려왔는지 부인의 무릎께가 부들부들 떨렸다
'무기 하나라고 가즈에 님은 말씀하셨지만.오늘 저녁부터 훈련
받으면 이쪽도 무기가 되지 .'
진바치가 부인의 볼륨있는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사흘 안에 이쪽으로도 요놈을 삼키도록 연마할 겁니다.'
진바치는 발치에 놓여있는 바구니에서 계란을 집어들어 가즈에
에게 보였다
'어머 이런 것이 항문에 들어가나요?"
가즈에는 허풍스레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요즘엔 다시 이 작은 쪽을 사용해서 하는 게 유행하는걸요.아
날 섹스라는 거죠."
그러자 오몽도 맞장구를 쳤다.
'손님 중에는 그쪽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답니다. 하
지만 첫날부터 항문에 처넣게 되면 견디질 못해요. 대출혈을 일으
키고 말죠. 그러니까 지금부터 그곳을 단련시켜 놓지 않으면 부인
이 불쌍해지죠.'
가즈에는 참지 못하고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현월류 꽃꽂이의 대가인 시마하라 유키가 전락을 거듭한 끝에
그곳을 사용해서 동물적인 추악한 섹스를 하는 걸 직업으로 삼게
되는 것이다 그 광경을 상상하자 웃음이 멈수지 않았던 것이었다
유키 부인은 손이 묶이지만 않았으면 귀라도 틀어막고 싶을 정도
로 끔찍한 공포심을 느꼈다.
'그럼 진바치 씨,부인을 지하감방에 가둬요."
진바치는 고개를 끄덕이고 방 한구석에 있는 널판지를 들어올려
새파랗게 질린 부인을 밀어넣었다 부인이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 모습을 감추자, 가즈에는 마사오까지 깜짝 놀랄 정
도로 새된 소리로 웃어제꼈다.
'마사오,다음은 유키의 여동생을 붙잡을 차줴야.'
어떻게 유리코를 잡고, 잡은 다음엔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가즈에는 열을 내서 떠들어댔다.
자매가 사이좋게 진바치의 지도를 받도록 할 거야, 라고 하며 졸
거운 표정을 짓던 가즈에는 갑자기 정신이 이상해졌는지 방안을
어린애처럼 뛰어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