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64)

 잠자는 꽃잎     

 다음 날 오후에 마사오가 낮잠을 자고 있을 때 스즈꼬가 찾아왔다.

 마사오는 유까다를 입고 툇마루로 안내했다.

 다에꼬가 아니므로 방으로 데리고 갈 수는 없었다.

 어머니의 눈이 있으니까.

 어머니는 보리차와 과자를 내놓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온 이유를 알 것 같은데. 네가 직접 하기 곤란하니까 나더러 고마쯔

하라 선배의 생각을 물어봐 달라는 거 아냐?>

 갑자기 스즈꼬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그 일로 온 건 아닌데. 그래. 그래주면 고맙겠어.>

 마사오는 스즈꼬의 말에서 이상한 느낌을 감지했다.

 둘러보니 어머니는 어디 계신지 보이지 않았다.

 다가앉으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래서 온 게 아니면? 어제는 화나게 했으니까 사과하려고 생각하고 있었

는데.>

 스즈꼬는 아무 말 없이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웬지 그 눈에 요염함이 어른거리는 듯 했다.

 다리 사이가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또 나쁜 버릇이 도지는군.)

 어제 자신의 파렴치한 행동이 결정적인 실수가 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짐각

하자 스쯔꼬가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 시험해 보고 싶은 충동이 고개를 처

들기 시작했다.

 스쯔꼬는 어쩐지 어제와 달리 여인의 향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그것이 마사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어제, 화나지는 않았어?>

 <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랐어.>

 반듯이 앉아 있는 스즈꼬의 허벅지 위에 손을 슬그머니 얹었다.

 살짝 다리를 눌렀다. 

 탄력이 있었다.

 누르는 만큼 튀어올랐다.

 스즈꼬는 피하지 않았다.

 <미안해. 갑자기 너에게 여자의 매력을 느꼈었어.>

 마사오는 그 손을 이번에는 바닥을 짚고 있는 스즈꼬의 손등에 포갰다.

 스즈꼬는 그의 손을 치우려고 하지 않았다.

 조금 당기면서 물었다.

 <또 달아날 거야?>

 손을 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팔은 부드럽게 움직였다.

 스즈꼬는 마루의 족잘르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젠 달아나진 않아.>

 그러나 방심할 수 없는 말이었다.

 무례하게 대하면 당장 보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경고일지도 모른다.

 <달아나지 않으면?>

 손을 더욱 잡아당겼다.

 스즈꼬의 상체가 기울어졌다.

 <불량스러워.>

 떨리는 목소리였다. 

 눈은 여전히 족자를 향하고 있었다.

 <갑자기 좋아지면 불량스러운 행동도 나오는 거야.>

 마사오는 더욱 손을 끌어당겨 자기 허벅지 안쪽으로 가져갔다.

 스즈꼬가 그럴 마음이 없다면 뿌리치거나 주먹을 쥐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손가락을 편 채 가만히 있었다. 

 마사오가 그 손바닥의 감촉을 음미하려는 순간 갑자기 스즈꼬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너, 오해하고 있어.>

 <무슨?>

 상기된 목소리였다.

 <난 버진이야.>

 대담한 말이며 불량 소녀 대접을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알아. 온실 속의 아가씨. 그래서 더 난폭하게 다루고 싶은 거야.>

 그러자 스즈꼬는 마사오를 노려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스즈꼬의 눈은 촉촉이 빛나고 있었다.

 좀 충혈된 느낌이 들었다.

 스즈꼬는 이내 족자로 눈을 돌리고 손바닥으로 마사오의  허벅지를 지긋이 

눌렀다.

 마사오는 다시 그녀의 손을 잡고 중심으로 이끌려고 했다.

 <너도 모험이 필요해.>

 <싫어.>

 스즈꼬가 나지막이 소리치며 처음으로 분명한 저항을 보였다.

 마사오는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

 그 손을 놓자 스즈꼬 다리 위로 달아났다.

 (이것으로 이 게임은 끝인가? 그래 끝내는 게 더 좋겠어.>

 실망 속에서 안심을 하고 있을 때 스즈꼬의 혼잣말이 들려왔다.

 <키스도 한 번 하지 않고 어떻게...>

 마사오을 책망하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마사오는 조심스럽게 다가앉아 허리를 살짝 껴안았다.

 <그럼 키스해.>

 뺨을 밀착시켰다.

 스즈꼬의 몸이 굳은 채 꼼짝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마사오는 그녀의 얼굴을 돌려 입술에 입술을 대었다.

 스즈꼬는 입술을 꼭 다문 채 피하지 않았다.

 눈을 감았다.

 마사오는 차츰 강하게 빨았다.

 그러나 좀처럼 스즈꼬의 입술은 열리지 않았다.

 혀를 그 사이로 밀어 넣었다.

 가까스로 입술이 벌어졌다.

 마사오의 양팔은 스즈꼬의 허리를 안고 있었고 스즈꼬의 팔은 그냥 아래로 

축 늘어져 있었다.

 스즈꼬의 몸의 열기가 점점 그의 팔과 가슴으로 전해져 왔다.

 입술을 떼고 더욱 끌어안으며 마사오는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스즈꼬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귀엽구나.)

 키스한 상대를 얼굴을 보고 추함을 느낄 때만큼 괴로운 일도 없을 것이다.

 <눈 떠.>

 스즈꼬는 살며시 눈을 떴다.

 마사오와 잠시 마주친 그녀의 눈이 다시 감기자 마사오가  두 번째 키스를 

했다.

 이번에는 스즈꼬의 입술도 그렇게 꼭 다물려 있지는 않았다.

 입술도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스즈꼬가 왜 입술을 허락할까?

 분명히 마사오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마사오에겐 다음 행동을 하기 위한 도입 단계에 불과한 것이었다.

 만일 스즈꼬도 그러하다면 여자의 마성이 그녀에게도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더 이상의 유희를 계속하는 것은 위험했다.

 역시 어머니의 눈이 걱정됐다.

 입술을 떼고 마사오가 속삭였다.

 <내 방으로 가자.>

 포옹을 풀고 일어났다.

 스즈꼬는 그냥 앉은 채 마사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사오가 눈으로 독촉했다.

 스즈꼬가 일어났다.

 불안한 걸음걸이였다.

 두 사람은 마사오의 방으로 들어갔다.

 창문은 열려진 채였지만 그쪽으로 어머니가 올 가능성은 적었다.

 마사오는 스즈꼬를 끌어안으며 입을 맞추었다.

 스즈꼬는 저항하는 빛을 전혀 나타내지 않고 마사오에게 입술을 맡겼다.  

 마사오는 한 손으로 허리를 바짝 끌어안았다.

 허리에서 중량감이 느껴졌다.

 소녀의 허리가 아니라 완연한 여인의 허리였다.

 스즈꼬의 어설프고 순진한 반응이 마사오의 가슴을 크게 설레게 했다.

 (귀여워. 이왕 내친 걸음이야. 어쨌든  손을 유도해 보자. 조금이라도  저

항하면 그만두지 뭐.)

 키스까지 한 이상 조금 무례한 짓을 해도 남들에게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사오는 입술을 떼고 스즈꼬의 손을 잡아 아래로 향하게 했다.

 스즈꼬의 팔이 흔들렸다.

 힘을 빼고 있는 것이다.

 마사오는 그 손을 좀전과 같이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어제와 똑같이...>

 스즈꼬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사오는 손목을 고쳐잡고 스즈꼬의 손으로 유까다 자락을 펼치게 했다.

 스즈꼬는 연전히 여전히 마사오에게 내맡긴 채였다.

 두 사람의 손이 꼭 붙은 채 곧장 마사오의 유까다 속으로 들어갔다.

 마사오는 그녀의 손바닥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스즈꼬는 손을 빼지 않았다.

 물론 경험이 없으니까 잡지도 않았다.

 스즈코의 따뜻한 손바닥을 느끼는 순간 그의 몸이 더욱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손이 닿은 부분에 쾌감이 번졌다.

 마사오의 다른 손은 스즈꼬의 어깨를 안고 있었다.

 마사오에게도 자극적이고 신선한 모험이었으므로 가슴이 크게 고동치고 있

었다.

 스즈꼬의 맥박도 굉장히 빨랐다.

 그대로 그의 가슴에 전해져 왔다.

 마사오가 속삭였다.

 <느껴지니?>

 스즈꼬는 보일락말락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무슨 일인지 몰랐다는 변명은 할 수 없다.

 <만져 봐.>

 스즈꼬는 거부하지 않았으나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마사오가 귀에 대고 같은 말을 반복했다. 

 스즈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손이 움직이지 않아.>

 목이 메인 목소리였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난 잔인한 일을 강요하고 있다. 아냐, 강요하는 건 아닌 걸. 싫다면 손을 

뺐을 거야.)

 마사오는 스즈꼬의 손가락을 감아쥐었다.

 그제야 스즈꼬는 팬티 위에서 마사오의 몸을 잡게 되었다.

 마사오는 천천히 자기 손을 떼었다.

 기대대로 스즈꼬는 그대로 쥐고 있었다.

 <만지는 것도 처음이야?>

 <응.>

 어린애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모르겠구나.>

 마사오는 스즈꼬의 손가락을 친절하게 하나씩 뗀 뒤에 자신의 팬티를 내렸

다.

 마사오는 아직 스즈꼬의 몸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그러므로 지금 스즈꼬는 피해의식 같은 걸 느끼지 않을 것이다.

 마사오는 스즈꼬의 심리를 생각해 순서를 반대로 밝고 있는 중이었다.

 다시 스즈꼬의 손을 쥐고 좀전과 똑같이 이번엔 직접 쥐게 했다.

 스즈꼬는 나지막이 괴로워하는 듯한 소리를 냈다.

 <싫어.>

 그러나 그건 상투적인 말에 불과했다.

 그 증거로, 마사오가 손을 뗐는데도  스즈꼬는 쥔 채 가만히  있는 것이었

다.

 처음 남자의 실체를 접하는 처녀의 가슴에 어떤 파문이 일어나는지 추측하

는 것만으로도 마사오는 신선한 쾌감이 일었다.

 자신의 몸에 의식적으로 힘을 넣었다.

 아래 위로 고개깃하게 했다.

 <지금, 손에 신호가 가지?>

 스즈꼬가 끄덕였다.

 <손을 조금 움직여 봐.>

 스즈꼬는 고개를 저었다.

 <할 수 없어. 손이 무서워 하는 걸.>

 <무섭지 않아. 한 번 해 봐.>

 <실술쟁이 같은 말은 하지 마.>

 호소하는 투였다.

 그러더니 예상하지도 못했던 말을 했다.

 <나도 이제 아이는 아냐.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아.>

 말 끝을 흐리며 가쁜 숨을 토해냈다.

 (이 애는 이렇게 하고 싶어서 온 거야. 희망대로 된 거야. 그리고 정말 처

음이고.)

 처녀의 육체의 바램을 마사오는 꿰뚫어보고 있었다.

 <알아. 난 감동했어. 네가 그 예쁜 손으로 날 잡고 있으니까.>

 (스즈꼬의 손이 움직이지 않는데 다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눈으로 확인

하라고 할까? 아마 그러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흥분 상태에 있는 것은 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고 있는 자신의 얼굴을 마사오에게 보이게 되므로 분명히 부끄

러워할 것이다.

 마사오는 스즈꼬의 손등을 어무만지며 속삭였다.

 <나도 너의 소중한 곳을 확인하고 싶어.>

 <......>

 <걱정 마. 다치지 않게 할게.>

 <정말?>

 <정말.> 

 <약속해?>

 <약속해.>

 손에는 처음보다 힘이 더 들어가 있었다.

 달아붙은 채 굳어버린 느낌이었다.

 스즈꼬는 간신히 말을 이었다.

 <그래도 어머니가 계시잖아. 들어오시면 어떡해?>

 <좋아. 그러면 함께 나가자. 난 친구 집에 간다고 하지. 그래서 산으로 가

자. 아무도 오지 않고 시원한 곳이 있어.>

 <정말 아무도 오지 않아?>

 <석탄 창고인데 지금은 쓰지 않아.>

 마사오가 처음으로 여자를 경험한 추억이 묻어 있는 곳이었다.

 그때의 상대는 미찌꼬로 그와 마찬가지로 처녀였다.

 <사람들에게 들키면 큰일 나.>

 <괜찮아. 거긴 새들 뿐이야. 자, 그곳으로 가자.>

 스즈꼬는 고개를 끄덕였다.

 숲속으로 꽤 깊이 들어가서 뒤돌아보았을 때 스즈꼬는 양산을 접고 멀리서 

따라오고 있었다.

 길에서 보이지 않는 곳까지 가서 스즈꼬를 기다렸다.

 (이 애는 왜 나의 유혹에 응하는 걸까? 엄한 부모에게서  감시당하는 것처

럼 지내다 보니 그 반발로 이러는 걸까? 고마쯔하라 씨를  싫어하는 이유도 

그가 은밀한 기대를 모른 척하기 때문인지도 모르지. 원래 호색적인 여자는 

아닐까?)

 멋대로 남자들과 몰려 다니는 여자애보다 얌전한 소녀에게 성욕이 더 강하

게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마사오는 알고 있었다.

 다에꼬도 그랬으니까.

 두 사람은 한참을 더 올라가 드디어 석탄 창고까지 왔다.

 그러나 갑자기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마사오가 첫 경험의 추억을 영원히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창고를 가리고 있는 커다란 바위 밑에서 마사오는 스즈꼬를 껴안았다.

 스즈꼬의 몸은 땀에 젖어 끈적끈적했고 뜨거웠다.

 마사오는 키스한 뒤에 속삭였다.

 <전부터 널 예쁘다고 생각했었어. 친해지고 싶었어.>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란 감정은 없었다.

 목적은 성적 유희였다.

 그러나 다짜고짜로 처녀와 페팅에 들어가는 건 역시 떨더름했다.

 스즈꼬는 신음을 토하듯 대답했다.

 <나도.>

 마사오는 한 손으로 껴안고 뺨을 밀착시킨 채 가슴을 맞닿게 했다.

 동시에 다른 손을 그녀의 옷자락 속으로 미끄러뜨렸다.

 허벅지에 닿았다.

 손이 점점 위로 올라갔다.

 땀에 젖은 피부가 손에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마사오의 손은 곤장 비모에 닿았다.

 팬티를 입지 않은 것이다.

 <항상 안 입어?>

 스즈꼬는 고개를 저었다.

 <그럼 혹시 나를 만나러 오면서 벗은 거야?>

 <응.>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니?>

 <그냥 왠지, 벗고 만나고 싶었어. 이상해?>

 <아니, 오히려 기쁜데.>

 <나, 어제 아침부터 이상해졌어. 밥도 먹을 수 없고 잠도 오지 않았어. 머

리가 멍했어.>

 <그렇게 충격적이었어?>

 <기뻤다고 할까? 처음이었어.>

 <안심이야. 난 계속 걱정하고 있었거든.>

 <벗고 만나면 더 친해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도 모르게 벗었

어. 꼭 너의 요술에 걸란 것 같아. 난 아무 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 지금

은 단지 지금만 생가할래.>

 <그게 좋아.>

 대담한 말이었다.

 (이 애는 남자의 유혹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지금까지 얌전하게 순결을 

지키기가 무척 힘들었을 거야.)

 마사오는 울창한 수풀을 어루만졌다.

 구릉을 만졌다.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 우선 손가락은 움직이지 않고 손바닥 전체로 지긋이 

밀었다.

 마사오는 저항 없이 화원 전체를 만지기 시작했다.

 따뜻한 감촉에 마사오는 마치 뜨거운 용암 속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젖어 있다는 표현은 너무 미흡했다.

 꽃잎은 닫혀진 채였고 손은 단지 그 전체를 감싸고 있을 뿐인데도, 뜨거운 

물이 가득차 찰랑찰랑거리는 호수에 빠진 듯했다.

 손가락을 움직였다.

 헤험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그 한가운데 멈춰 섰다.

 어떻게 그것이 넘쳐흘러 내리지 않을까 이상할 정도였다. 

 마사오가 경험한 여자들 중에 이토록 사랑의 샘이 풍부한 여자는 없었다.

 (굉장하군.)

 마사오의 욕망이 급속도로 부풀어올랐다.

 일찍이 체험해본 적이 없는 여자였다. 

 손가락으로 꽃잎을 더듬었다.

 길고 복잡하게 접혀진 느낌이었다.   

 꼼꼼히 확인하였다.

 <아아...>

 스즈꼬는 마사오에게 달라붙으며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소리를 질렀다.

 마사오는 꽃잎의 안쪽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앗!>

 아주 날카로운 소리를 내지르며 스즈꼬가 허리를 뒤로 뺐다.

 상체를 반대로 그를 힘껏 끌어안았다.

 <거긴 안 돼.>

 생각지 않았던 날카로운 반응이었다.

 그저 황홀한 도취감을 느낄 정도의 감각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었다.

 <왜 그래?>

 <부탁이야. 이제 그만 해.>

 <지금 막 시작했는데?>

 <아아...>

 스즈꼬의 숨결이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가쁘고 거

칠게 떨리고 있었다.

 <싫은 거야?>

 스즈꼬는 고개를 저었다.

 <싫지는 않아. 아냐, 싫어.>

 분열하고 있었다.

 대부분 여자는 첫 경험을 할 때 분열하는 자신을 힘들어 한다.

 스즈꼬는 그것이 상당히 빠르게 찾아왔고 그 폭도 컸다.

 마사오는 상류로 손가락을 옮겼다.

 풍부한 물줄기를 건너는 느낌이었다.

 (불쌍하게. 이렇게 성숙해 있었는데 위로해 줄 상대를 찾지 못했다니.)

 마사오는 아주 조심스럽게 거의 감각을 못 느낄 정도의 여린 애무를 했다.

 <윽...>

 그래도 스즈꼬는 몸을 바르르 떨며 두 다리를 단단히 닫아 버렸다.

 마사오는 스즈꼬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안았다.

 <괴로워?>

 스즈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어디가 좋아?>

 마사오가 거듭 물었다.

 스즈꼬는 그제야 다리를 조금 느슨하게 했다.

 마사오는 조심해서 다른 여자들이 그다지 자극바디 않는  곳으로 손가락을 

가져갔다.

 <아아...>

 그래도 스즈꼬는 괴로워하는 신음소리를 냈다.

 (심리적인 것일지도 몰라.)

 <뭐가 느껴져?>

 끄덕였다.

 <어떻게?>

 대답은 하지않았다.

 <안 좋아?>

 <......>

 <그럼 좋아?>

 다시 끄덕였다.

 마사오는 다시 꽃잎을 열고 그 안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스즈꼬의 몸 전체가 경직되더니 깊은 곳에서 신음이 울려 나왔다.

 마사오는 멈추지 않았다.

 스즈꼬는 계속 힘겨운 신음을 내뱉더니 결국 흐느끼기 시작했다.

 정말 울고 있었다.

 홍조를 띤 뺨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왜?>

 스즈꼬는 고개를 흔들고 얼굴을 그의 가슴에 파묻었다.

 어깨를 쓰다듬으며 마사오가 물었다.

 <슬퍼?>

 <아니.>

 <그럼 왜 울어?>

 <울지 않으면 내가 쓰러질 것 같아.>

 (난 좀처럼 만나기 힘든 귀중한 여체를 발견항 건지도 몰라.

 그런 종류의 여자에 대해 선배들이 동경 어린 투로 말한 적이 있었다.

 <무서워.>

 <뭐가?>

 <모두 다.>

 마사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석탄 창고는 아까 전부터 왠지 싫었다.

 깊은 숲속이었다.

 사람의 인기척은 전혀 없었다.

 여기서도 스즈꼬가 허락만 한다면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허락한다는 것은 거의 확실했다.

 마사오는 속삭였다.

 <눕고 싶어.>

 <......>

 거절은 분명 아니었다.

 기대한 대로였다.

 마사오는 스즈꼬를 풀이 많은 바닥에 눕혔다.

 스즈꼬는 눈을 감았다.

 원피스의 단추를 풀었다.

 브래지어를 벗겼다.

 젖가슴이 출렁거렸다.

 스즈꼬는 어쩔 줄 몰라 했다.

 마사오는 그 위에 엎드렸다.

 <가슴을 빨고 싶어.>

 <부끄러워.>

 주위의 푸른 풀 탓인지 스즈꼬의 가슴이 푸르게 보였다.

 실핏줄이 훤히 비쳤다.

 유두는 선홍색으로 아주 작았다.

 마사오는 손으로 봉오리를 감싸고 입술을 댔다.

 혀끝을 갖다댔다.

 <아아...>

 나지막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무척 부드러운 감촉이었다.

 입술로 가슴살을 빨며 안으로 혀를 굴렸다.

 한참 뒤, 마사오가 얼굴을 땔 때까지 스즈꼬는 계속 신음하며 그의 어깨를 

힘껏 끌어안고 있었다.  

 턱은 뒤로 젖혀진 채였다.

 마사오는 손은 스즈꼬의 허벅지로 내려갔다.

 꽃밭은 아까보다도 더 넘쳐났다.

 마사오는 바지 벨트를 풀고 차례차례 단추를 풀었다.

 그리고 얼른 팬티를 벗어 버렸다.

 힘찬 덩어리가 노출되었다.

 스즈꼬의 손을 거기로 이끌었다.

 역시 손가락을 구부려 감싸게 했다.

 <무서워.>

 스즈꼬는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손을 빼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 부드러운 손의 감촉과 마사오의 힘찬 고동이 융합하였다.

 잠시 그대로 있다가 여전히 덩어리를 쥐고 있는 스즈꼬의  손목을 잡고 그

녀의 비경으로 이끌었다.

 <한 가지, 부탁이 있어.>

 막 결합하려고 할 때 스즈꼬가 말했다.

 <응?>

 조건 제시일 것이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순진한 처녀가 내거는 조건이란 결혼이다.

 <저, 다에꼬 씨를 계속 사랑해야 돼. 나와의 일은 단지 놀이야.>

 놀랐다.

 신선했다.

 스스로 그렇게 규정함으로써 비극의  여주인공이 되지 않으려는  자존심이 

엿보였다.

 <알았어.>

 혹시나 해서 불안해 하던 마사오는 안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스즈꼬가 아래에서 손을 빼내고 입술을 요구했다.

 이제 약속은 이루어진 것이다.

 스즈꼬는 눈을 감았다.

 마사오는 마지막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전히 인기척은 없었다.

 바지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옆에 놓았다.

 콘돔이 들어 있었다.

 도중에 사용할 생각이었다.

 마사오는 스즈꼬의 다리를 더 벌렸다.

 자신의 몸을 쥐고 꽃밭으로 허리를 들이밀었다.

 마찰에 의한 쾌감이 번져갔다.

 스즈꼬의 가슴이 크게 아래 위로 움직였다.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마사오는 숨을 멈추고 강하게 나아갔다.

 앞에 단단한 벽이 느껴졌다.

 마사오는 상관하지 않고 허리를 밀었다.

 열기가 솟으면서 조임은 격렬해졌지만 그 벽은 곧 허물어졌다.

 마사오는 이내 스즈꼬의 몸 깊숙이 잠겼다.

 (이상하군. 처녀막의 저항이 없었어.)

 스즈꼬는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호흡은 거칠었다.

 반응은 분명히 처녀의 그것이었다.

 <눈을 떠 봐.>

 마사오는 가만가만 말했다.

 스즈꼬는 눈을 뜨고 눈부신 듯 마사오를 보았다.

 불꽃이 타오르는 눈이었다.

 <얼굴이 귀엽구나.>

 <아아...>

 스즈꼬의 목이 조금 움츠러들었다.

 <어떤 느낌이야?>

 <네가 가득 찬 것 같아. 뿌듯한 느낌.>

 <많이 아파?>

 <조금.>

 <출혈되어 있을 거야.>

 그러자 스즈꼬는 작지만 분명하게 고개를 저었다.

 <왜?>

 <나, 남자는 처음이야. 이런 느낌도  처음이고. 믿어 줘. 진짜야. 그렇지

만...>

 스즈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마사오의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물론 믿어.>

 <그래도 출혈은 안 해.>

 <왜?>

 <......>

 마사오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아무 것도 부끄러울 건 없어.>

 <난, 저...>

 <말해 봐.>

 <기구. 부끄러워.>

 그 한 마디로 마사오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자의 보통 자신의 손으로 민감한  곳을 어루만지는 것으로 오나니를  한

다.

 그러나 남자 몸처럼 생긴 대용품을 사용하는 여자도 있다.

 성숙한 스즈꼬가 그런 모험을 해 본적이 있다는 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

었다.

 처녀의 상징은 첫 체험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 다음 결합에서 너덜너덜 찢어진 채 차츰 조금씩  마모되면서 조금의 통

증을 호소해온다. 

 마사오는 스즈꼬의 반응으로 보아 한두 번밖에 경험하지 않았을 것라고 생

각했다.

 <몇 번이나?>

 <한 번 뿐이야.>

 <언제?>

 <1주일 전쯤에. 이렇게 널 만날 줄 알았으면 사용하지 않는 건데.>

 <괜찮아. 그런 체험이 있었으니까  우리가 이렇게 될  수 있는 건지도  몰

라.>

 <나 아까 몸이 징하고 울렸어.>

 <좋았어?>

 <응.>

 마사오는 다시 움직였다.

 스즈꼬의 숨소리가 곧 한층 거칠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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