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화 (23/64)

 여관 여종업원

 마사오는 이불을 쓰고 묘우미와 나란히 누웠다.

 묘우미는 급하게 마사오의 등에 팔을 두르며 굉장한 기세로 입술을 덮쳐왔

다.

 도중에 마사오가 입술을 떼었다. 

 <기분 나빴어요?>

 <아니.>

 묘우미는 고개를 저었다.

 <굉장히 좋았어. 그래서 두려웠어. 나에게 그런 감각이 있다니! 생각도 못 

했어. 난 아직 나 자신을 몰랐던 것 같아.> 

 (이 여자의 내부에 또 다른 한 사람이 있어서  냉철하게 우리의 행위를 지

켜보는 게 아닐까? 그리고 나중에 지금 일을 있는 그대로를 자전 소설로 쓰

지는 않을까?)  

 많은 학생들이 문학부 여학생에게 그런 공포심을 느끼고 있었다.

 마사오는 솔직하게 물었다.

 <묘우미 씨, 소설을 쓰나요?>

 <<구름> 이라는 잡지가 있다는 것 알아?>

 <예. 협동 조합 매점에서 본 적이 있어요.>

 <나, 거기 동인이야.>

 마사오의 예감이 적중한 것이다.

 <나에게 일부러 말하지 않은 거에요?>

 <말하면 당신이 나를 경계하고 멀리할까 봐. 소설 쓰는 여자  따위는 기분 

나쁘다고.>

 <동인들 중에 남자는 많아요?>

 <열다섯 명 중 열한 명이 남자야.>

 <그러면 그 동인 중 누군가와 체험할 기회가 있었을 텐데.>

 <서로가 라이벌이야. 자기를 노출시키지 않아.  자신이 활자화되어 남을지

도 모르니까.>

 <그러면 동인끼리는 서로 연애하지 않아요?>

 <그러기도 해. 한 애는 동인 두 남자와 동시에 관계를 갖고 있지. 자, 얘기

는 이제 그만하고 경험하게 해 줘.>

 묘우미는 갑자기 마사오의 몸을 힘껏 움켜쥐었다.

 <정말 이것이 들어갈까?>

 불안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호기심에 가득 찬 말이었다.

 오늘밤의 실험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기대하는 듯했다.

 <오늘밤 일을 쓸 겁니까?>

 <글쎄.>

 묘우미는 마사오의 눈을 바라보았다.

 <싫어?>

 <아뇨. 난 그런 건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그러면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빨리 해 줘.>

 <좋습니다.> 

 이미 묘우미의 비경은 더 이상 애무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사랑의 샘이 화

구로부터 흘러넘쳐 있었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몸 위로 올라가 양다리를 벌리게 하고  그 사이로 허리

를 밀어넣었다.

 덩어리의 끝을 꽃밭에 대었다.

 묘우미는 눈을 크게 뜨고 마사오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마사오의 끝이 따뜻한 샘물에 젖자 쾌감이 퍼져왔다.

 <지금 접촉하고 있습니다.>

 <알아.>

 <확인해 볼래요?>

 <응.>

 묘우미의손이 두 사람 사이로 들어가 천천히 덩어리를  어루만지면서 접촉 

부분까지 옮겨왔다.

 <조금 들어가 있구나.>

 <아니, 맞닿아 있는 상태입니다.>

 마사오는 허리를 살짝 띄우고 속삭였다.

 <꽃잎이 나를 감싸고 있습니다. 내 것을 살짝 좌우로 돌려보세요.>

 <단단해서 움직이지 않아.>

 <조금 힘을 넣어서...>

 묘우미는 마사오의 지시에 따르며 눈을 감았다.

 눈까풀이 붉어졌다.

 <어때요?>

 <기분 좋아. 손가락과도 다르고, 좀전보다 더 기분 좋아. 머리가  멍해지는 

것 같아. 당신은?>

 <물론 저도 좋아요. 서로의 쾌감을 살려 봅시다.>

 <좀더 깊게 했으면 싶어.>

 <그러죠 자, 두 다리를 내 다리에...>

 묘우미는 고분고분하게 마사오의 말에 따랐다.

 마사오가 속삭였다.

 <지, 이제 진행하겠습니다.>

 <응.>

 천천히 허리를 전진시켰다.

 따뜻함이 온 몸으로 퍼져갔다.

 도중에 꽃잎에 휘말리는 느낌이 들었다.

 묘우미의 손의 힘이 약해서 덩어리가 위쪽으로 벗어나려는 것을 잘 조정해

야 했다.

 <아직 아프지 않아. 기분 좋아. 당신 그것, 뜨거워. 내손엔 열이 없는데.>

 조금씩 마사오는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고 거기에 비례해서  쾌감이 증폭

되었다.

 <더 뜨거워졌어.>

 묘우미는 냉철한 보고를 했다.

 마사오는 진행됨에 따라 처녀 특유의 벽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사오가 처녀의 상징을 살짝 밀고 있기 때문에 그녀가  뜨거움을 더 느끼

는 걸까?

 <점점 숨쉬기가 곤란해져.>

 <조금만 참으세요.>

 마사오는 각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이제 묘우미의 손에는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그 상태로 깊숙이 돌파해 들어가도 괜찮다.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묘우미 자신을  스스로에게 의식시키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호흡을 가다듬은 마사오는 한꺼번에 진행시키기 위해 양팔에 강한 힘을 넣

었다.

 그때였다.

 복도에서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놈을!>

 성난 목소리에 이어서 뭐가 격렬하게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마사오는 정지했다.

 첫 체험 답지 않게 매우  침착하고 부드러웠던 묘우미의 몸이  움츠려들었

다.

 <이놈을 때려죽이고 오겠어.>

 같은 목소리의 남자가 계속 소리쳤다.

 마사오는 떨어지려고 했다.

 묘우미는 고개를 저었다.

 <상관하지 마. 이대로 계속해.>

 역시 노골적으로 말했다.

 절박함도 다소 느껴졌다.

 마사오는 그 입을 입으로 막고 격렬하게 키스했다.

 <아니, 잡음이 있으면 안 됩니다. 평생 동안 불쾌한 기억으로 남을 겁니다. 

조용해진 뒤에 합시다.> 

 <그만두세요. 제가 나빴어요.>

 <시끄러워. 넌 틀어박혀 있어.>

 다투는 소리가 계속되던 중에, 

 <조용히 해주십시오. 다른 손님이 있잖아요? 방으로 들어가십시오.>  

 라는 두 사람을 방으로 안내해 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알았습니다. 좋아, 방으로 들어가서 결말을 짓자. 이 화냥년! 어쨌든 사정

을 들어주지.>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린 뒤 조용해졌다.

 소란한 동안에 마사오는 묘우미의 몸에서 떨어져 옆으로 누워 포옹하고 있

었다.

 <부인이 바람 피운 현장을 틀킨 건가?>

 <그런 것 같죠? 그런데 여자의 목소리가 상당히 침착하던데요. 아마추어가 

아니에요.>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밤에는 여러 가지 드라마가 이루어지니까. 이

젠 시끄럽지 않겠지?>

 <글쎄요? 도대체 무슨 일인지 확인해 보고 싶군요. 들어올 때  여종업원이 

소동이 있어도 나오지 말라고 얘기한 것 가억나죠? 어떻게 미리  알고 있었

는지 궁금하군요. 카운터에 전화를 해보죠.> 

 <당신도 호기심이 많군.>

 이제 묘우미의 몸은 다 안 것과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묘우미가 마음을 바꿀 리는 없을 것이다.

 가운을 입고 이불 속에서 나왔다.

 띠는 매지 않았다.

 전화기를 들었다.

 <예. 카운터입니다.>

 좀전의 그 여자의 목소리였다.

 <학생인데요.>

 <아, 예. 놀라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이제 끝났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

오.>

 <부인이 바람피우는 형장을 남편에게 들킨 겁니까?>

 <예. 당신도 결혼할 때 상대를 잘 선택하세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미리 알고 저희들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당신들 한 번 끝났어요?>

 갑자기 여인의 목소리가 친숙해졌다.

 마사오는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

 <예.>

 <그러면 여기로 내려오시겠어요? 한 잔 사셔도 좋구요.>

 들어올 때 내쫓으려던 태도와는 전혀 다른 달콤한 울림이 있었다.

 <여자와 함께요?>

 <아니, 여학생은 재워  두고요. 제가  얼굴을 기억하길 바라지  않을 거에

요.>

 호기심에 기꺼이 응하고  싶었지만 아직 도중이었고,  더구나 묘우미 혼자 

둘 수는 없었다.

 <아니, 그러면 쓸쓸해 할 겁니다. 당신이 오셔서 이야기를 해 주십시오. 그

녀는 지금 이불을 덮어쓰고 자고 있거든요.>

 <그래도 되지만...>

 <술도 가져오세요. 차가운 게 좋아요.>

 <그러죠.>

 전화를  끊고 마사오는 놀란 얼굴을 하고 있는 묘우미의 옆에 앉았다.

 상체를 숙여 그 입술에 키스했다. 

 묘우미는 거부하지 않고 받았다.

 <틀림없이 재미있을 테니 그녀의 이야기를  듣죠. 당신 소설의 소재가  될 

수도 있고, 더구나 이런 일은 드문 일이잖아요?>

 마사오는 묘우미의 손을 잡아 자신의 중심부로 가져갔다.

 띠를 하지 않았으므로 앞은 곧 벌어졌다.

 손가락을 펴서 감싸게 했다.

 물론 아직 흥분 상태였다.

 <이건 분명히 묘우미 씨에게 줄 겁니다.>

 <정말?>

 <당연하죠.>

 <그러면 괜찮아. 그래도 허리띠를 매.>

 묘우미는 손에 강약을 넣으며 주물렀다.

 이제는 제법 익숙했다.

 <물론이죠.>

 <이 방에서 해. 그 여자, 미인이던데.>

 촉촉한 눈으로 마사오를 바라보며 좀 뾰로통한 투로 말했다.

 여자다움이 느껴졌다.

 <자, 곧 그 여자가 와요. 난 단정히 있어야죠.>

 그러자 묘우미는 마사오의 몸에서 손을 떼더니 그 손을 코에 댔다.

 <당신의 냄새가 나.>

 그것도 소설을 쓰기 위해 기억해 두고 싶을지도 모른다.

 <싫어요?>

 <아니, 익숙해지면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느낌이야.>

 노크소리가 났다.

 안에서 빗장을 걸고 있었다.

 <나도 듣고 있을게.>

 묘우미는 그렇게 말하고 머리부터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마사오가 문을 열었다.   

 여인은 쟁반에 술과 간단한 안주를 갖고 들어왔다.

 <깜짝 놀랐죠?>

 <예. 고함소리가 굉장하더군요.>

 묘우미가 누워 있는 이불 옆의 탁자 위에 쟁반을 놓고 마사오와 여자가 마

주 앉았다.

 책상다리를 한 마사오는 가운 속에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몸은 흥분되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앞을 여몄다.

 중앙이 천막을 쳤지만 탁자가 여자의 눈을 가려 주었다.

 여자는 두 개의 잔에 차가운 술을 따랐다.

 <나도 마실게요.>

 <그러세요. 당신이 여기 주인이세요?>

 <아니에요. 제 언니의 남편이 이 여관의 주인이죠.>

 <예. 어딘지 보통 고용인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품위가 느껴지더군

요.>

 <당신과 여자분, 학부가 다르던데 고교 때부터 교제했나요?>

 안 보는 척 하면서도 둘의 배지의 글자까지 관찰하다니!

 혀를 찰 노릇이었다.

 <그렇습니다.>

 마사오는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기 곤란해 그렇게 대답해 버렸다.

 <이런 곳을 드나드는 학생처럼 보이지 않아서 물어본 거에요.>

 <좀전의 소동을 미리 알고 계신 것 같던데요?>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편은 저녁무렵부터 미리 기다리고 있었죠. 부인과 상대가 대여섯 번 왔

었는데 여기를 온다는 걸 남편이 안 거죠.>

 <부부는 몇 살 정도죠?>

 <남편은 마흔 다섯 정도, 부인은 삼십을 갓 넘었어요. 후처 같아요.>

 <정부는?>

 <이십 대 중반. 연상의 여자에게 사랑받을 귀여운 타입이에요.>

 <이럴 경우 대개 간부들에게 슬쩍 알려주어 도망가게 하지 않나요?>  

 마사오가 그렇게 묻자 여자는 잔에 거의 가득했던 술을 한꺼번에 마셨다.

 <그렇죠. 하지만 남편 편을 들었죠. 돈을  받기도 했지만 남편이 있으면서 

젊은 남자와 놀아나는 저 여자가 싫었어요.>

 <당신의 남편은?>

 <남에겐 전사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정부가 생겨서 날 버렸죠.>

 <아이는요?>

 <없어요. 내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걸 알고서부터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더군요.>

 <아주머니 같은 미인이라면 얼마든지 재혼할 수 있을 텐데요.>

 <결혼은 이제 관심 없어요. 어쨌든 난 그 두 사람을 방으로 안내하고 남편

에게 알렸죠. 여관 종업원으로선 자격 미달이죠. 그러자 젊은 남자는 재빨리 

달아났어요.>

 여자는 턱을 고이며 마사오를 바라보았다.

 <부부는 오늘밤 여기서 묵을 것 같아요. 부부  사이란 참 묘해요. 저 여자

는 항상 굉장한 소리를 내죠. 이 맞은편 방이에요. 지금은 아직 남편이 추궁

하고 있으니까 들리지 않지만 나중엔 들릴 거에요. 보통 바람피우는 현장을 

목격하면 남자는 부인을 때리죠. 몇 번인가 그런 걸 봤어요. 그렇지만 저 남

편은 전혀 손을 대지 않았어요.>

 <깊이 빠져 있는 모양이군요.>

 <예. 그러니까 여자가 더 나쁜 거에요.>

 <그래서 당신은 남편을 동정한 거군요. 비정한 것 같지만 옳은  일을 하신 

거에요.>

 <그래도 뒷맛이 씁쓸해요. 내일 아침에 저 여자가 어떤 눈으로 날 볼지.>

 <이제 정신을 차리고 의외로 감사를 들리지도 모르죠.>  

 <그런 얌전한 여자가 아니에요. 밤중에 국수를 시켜서 가져가면  알몸으로 

남자 위에 올라탄 채로 거만하게 거기에 그냥 두고 가라고 말하죠. 중년 남

자와 젊은 여자는 흔한 일이지만 삼십 대 여자와 이십  대 남자는 꼴불견이

에요.>

 얘기를 하면서 가끔 묘우미를 보았다.

 묘우미는 이불을 푹 덮어쓴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카운터엔 당신 혼자 있습니까?>

 <한 명 더 있어요. 근처의 아주머니가 도와주죠. 이제 오십이 넘은 사람이

에요.>

 <혼자 온 남자가 농을 거는 일은 없나요?>

 <상대하지 않아요. 게다가  그런 손님은  아예 아주머니에게 안내하게  해

요.>

 이야기를 하는 동안 마사오의 몸이 평온해졌다.

 <당신, 성함은?>

 <언니가 가명으로 붙여 주었죠. 기꾸에요. 언니  집에 가도 지금은 그렇게 

부르죠. 이미 동생이 아니라 고용인이에요.>

 <이 방 이름과 같군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당신들에게 준  거에요. 사실은 욕실이 달린  방이라 

더 비싸답니다.>

 <그러면 특별 서비스를 받은 셈이군요. 감사합니다.>

 <술을 사는 것도 처음이에요.>

 <이 술도 그냥 주시는 겁니까?>

 <물론이에요.>

 기꾸가 부드럽게 웃었다.   

 <황송하군요.>

 <숙박부에 본명을 썼죠?>

 <예.>

 <그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어떻게 본명인지 아셨어요?>

 <글씨를 보면 알 수 있죠. 익숙한 글씬지  아니지. 그리고 이런 곳에선 여

자 이름은 쓰지 않아도 돼요.>

 <몰랐습니다.>

 마사오가 여관을 이용한 건 이번이 세 번째로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전의 두 번은 모두 고향에서 스즈꼬와의 밀회였다.  

 <착실한 학생이군요. 후후.>

 기꾸의 웃음이 가라앉자마자 밖에서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흐... 아!>

 마사오는 기꾸를 보았다.

 다시 한 번 똑같은 소리가 들려 왔다.

 <좀전의 그 부부?>

 크개 고개를 끄덕이는 기꾸의 눈빛이 빛났다.

 술기운에 발개진 눈가에서 농익은 여인의 요염한 색기가  풍겨나오기 시작

했다.

 비로소 기꾸가 여인임을 마사오는 느끼기 시작했다.

 소리는 계속 이어졌고 두 사람은 자연스레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이쪽까지 크게 들리다니!

 과연 대단한 여자였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던 묘우미의 머리가 밖으로 나왔다.

 기꾸에게 보이지 않게 얼굴을 창문 쪽으로 향했다.

 마사오에게 불안한 듯 물었다. 

 <저건 뭐지? 또 싸움이 시작된 것 아냐?>

 마사오는 기꾸에게 실례한다는 눈빛을 보내고 일어서서 묘우미에게 다가갔

다.

 상체를 기울이며 귀속말을 했다.

 <싸움이 아니라 사랑의 소리입니다. 부부가 화해했다는 표시죠.>

 <그렇지만...>

 <저건 기쁨의 소리입니다.>

 (이렇게 굉장한 소리는 처음이군. 도대체  어떤 여자지? 저토록 잘 해주는 

남편이 있는데 바람피울 필요가 있을까?)

 기꾸는 묘하게 진지한 표정으로 마사오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여자의 신음이 길게 이어졌다.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중인 모양이었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어깨를 안으며 입을 맞추었다.

 <알겠어요? 여자는 저렇게 강렬하게 기쁨을 느끼기도 한답니다. 당신도 차

츰 그렇게 될 거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묘우미는 어린애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압도당해 버린 듯했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머리가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자  기꾸에게로 돌아갔

 기꾸는 이상한 표정으로 마사오를 쳐다보았다.

 <왜 그러세요?>

 <당신들, 왜 여기 묵었죠?>

 정색을 하며 물었다.

 <예?>

 <애인은 아닌 것 같아요. 아직 아무 일도 하지 않았죠?>

 마사오는 머리를 긁적였다.

 <어쨌든 오늘밤엔 서로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들어왔습니다.>

 <이상한 사람들이군요.>

 기꾸는 천천히 술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때 고리를 길게 끄는 여자의  절규가 끊어지면서 정적이 주위를  감싸기 

시작했다.

 곧이어 기꾸가 일어섰다.

 <자, 전 이제 갈게요. 남은 술은 여기 두고 갈 테니까 더 드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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