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꾸의 얼굴이 마사오 쪽으로 향했다.
꽤 충혈된 눈이었다.
단아한 얼굴과 그 눈빛은 어울리지 않았다.
<자, 저쪽에 가서 저 여자를 안아주면서 들어.>
그러나 묘우미는 여전히 마사오의 것을 쥐고 있었다.
팬티는 기꾸에게 전화가 걸려 온 직후에 벗겨져 있었다.
기꾸가 얘기를 계속했다.
<내가 여기서 일한지 두 달 남짓 지난 어느 날 밤이었어요. 여덟 시쯤에
남녀 손님 한 쌍이 들어 왔어요. 남자는 사십 전후, 여자는 열여덟이나 열아
홉 정도였어요. 백화점 직원 같아 보였어요. 남자는 회사원 같았구요.
<그래서요?>
<그런데 삼십 분쯤 지나자 남자가 접수계로 와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더니
부탁이 있다고 말했어요. 그때 저는 그런 취미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걸 몰
랐기 때문에 무엇을 보라는 건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죠.>
기꾸는 혼자 신이 나서 떠들기 시작했다.
묘우미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가 틀림없었다.
어쩌면 늘 얘기 상대가 없었던 차라 지금은 수학 여행 온 여학생 같은 기
분이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묘우미가 마사오의 그것을 가지고 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덮고 있는
이불이 조금씩 움직였으나 기꾸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 애기 상대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돈을 받고 승
낙했어요. 그리고 부탁받은 시간에 맞추어 그 방으로 갔죠.>
기꾸가 방에 들어 가자 남녀는 이불 속에 누워 있었다.
남자는 기꾸에게 앉으라고 했다.
기꾸가 별로 망설이지 않고 앉은 건 남자와 여자가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
었다.
남자는 기꾸가 이불 옆에 앉자 이불을 들었다.
<봐요. 아줌마. 이 아이의 피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천장을 보고 누워 있던 여자의 하얀 젖가슴이 드러났다.
나이 답지 않게 풍만했다.
유두가 솟아 있었다.
<근사한 여자죠?>
남자의 가슴도 보였다.
가슴에 털이 수북히 나 있었다.
조금씩 남자는 이불을 걷더니 마침내는 이불을 전부 치워 버렸다.
똑바로 다리를 쭉 뻗고 있는 전라의 여체가 고스란이 드러났다.
기꾸는 앉아 있었기 때문에 위에서 내려다 보는 입장이었다.
비모는 검고 아담했다.
허벅지는 통통하고 풍만했다.
보인 것은 여자의 전라만이 아니다.
이불을 다 벗겨 버렸기 대문에 남자의 벗은 몸도 기꾸의 눈에 들어왔다.
흥분 상태의 중심은 빨간 얼굴을 기꾸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제야 비로소 기꾸는 그들이 자신을 왜 불렀는지 분명히 알았다.
돈을 돌려 주고 그 방을 나오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기꾸는 일어서 나올 수가 없었다.
(보는 것만은 괜찮을 거야.)
돈을 받았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더구나 기꾸의 마음 속에도 흥미가 발동했다.
기꾸는 남자의 그곳을 보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자꾸만 시선이 그곳으로 쏠
렸다.
<그림처럼 아름답군요.>
기꾸가 흔한 말로 칭찬하자 여자는 부끄러워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
다.
남자는 드디어 여자의 허리를 어루만지고 비모를 쓰다듬었다.
<이 애는 나의 보석이에요.>
<정말 그렇겠군요. 아가씨도 멋있지만 사장님 것도 훌륭하군요.>
기꾸가 그렇게 말하자 남자는 몸을 움직여 여자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
에 허리를 넣었다.
<내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아이에게는 딱 맞죠.>
<그럼 저는 이제 가 볼게요. 천천히 즐기세요.>
<안 돼요.>
남자는 기꾸의 팔을 잡고 고개를 흔들었다.
<조금만 더 있어요. 이제부터예요. 이 애가 어떻게 기뻐하는지, 내가 어떻
게 변하는지, 여기서 봐 줘요. >
<저도 여자예요. 보는 것만으로도 이상해질 거예요.>
<그럼 함께 놀죠.>
<그런 터무니 없는 말씀을 하시다니.>
<어쨋든 여기에 있어야 해요. 나중에 내가 돈을 좀더 드릴 테니.>
<제가 차라리 없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요?>
<아니, 그렇지 않아요. 옆에서 봐야만 해요. 부탁이에요.>
<그럼 알겠습니다.>
기꾸는 다시 앉고, 남자는 여자의 허벅지 사이를 더 벌리고 비경을 노출시
켰다.
<자, 봐요. 이 아이의 여기는 분홍빛이고 아름다워요. 한 번 들여다 봐요.>
분명히 그곳은 소녀만이 가질 수 있는 선명한 분홍빛으로 빛났다.
기꾸는 동성에 대한 취미는 없었지만 흥미는 있었다.
들여다보았다.
남자는 흥분한 자기 몸을 열려진 꽃밭을 향해, 계속 기꾸가 볼 수 있는 자
세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들여보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성 행위를 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전부터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었고 여관에서 일을
하면서 한 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기대를 한 것은 사실이었
다.
그러나 지금은 엿보는 것이 아니라 바로 눈앞에서 보게 된 것이다.
야릇한 기분이었다.
또한 부끄러워하면서도 남자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는 여자도 이상했다.
(부그러운 것은 내가 아니라 저 여자이다. 나는 보는 것 뿐이니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 더구나 사례금까지 받았으니.)
남자와 여자는 결합하고 여자는 감동한 목소리를 크게 짜내었다.
남자는 여자를 위에서 덮고, 사지는 서로 얽혔다.
동시에 격렬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여자는 계속 소리를 질렀다.
그러면서 남자는 여러 가지로 체위를 변화시키고 기꾸가 계속 자신들의 행
위를 지켜보도록 요구했다.
마침내는 -만져 봐요.-라고까지 말했다.
당연히 기꾸는 그 말에 응하지 않았다.
점점 마음은 냉정해지고 시시해졌다.
<이상해요.>
기꾸는 거기까지 말하고 탄식했다.
<점점 재미가 없어졌어요. 너무나 분명하게 봐서 그런가 봐요. 다른 사람
의 비밀은 몰래 봐야지 재미가 있는 건데.>
마사오 물었다.
<그래도 끝까지 거기에 있었겠죠?>
<예. 그 중간부터는 의무감에서 본 거지요.>
<그 사람들은 얼마나 시간이 걸렸어요?>
<한 십 분 정도.>
<남자가 잘 참았군요. 그 동안 여자는 몇 번이나 탄성을 질렀어요?>
<계속 소리는 냈지만 내 생각에는 정상에 이르지는 못한 것 같았어요. 아
직 남자를 정말로 느낄 만큼 경험이 없어 보였어요.>
<그러면...>
묘우미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아주머니가 여자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라고 대신 알려 주었으면 더 좋았
을 텐데.>
<저는 끝나자마자 그대로 방에서 나왔어요. 그 뒤로도 봐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여러 번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어요.>
<여기에 있으면 별의별 경험을 다 하겠군요.>
<그래요, 돈을 주면서 시중을 들라는 사람도 있어요. 난 거절하는데 다른
여관에서는 몸을 파는 여자를 소개시켜 주나 봐요.>
<여기서는?>
<그런 일은 안 해요.>
기꾸는 상체를 일으켰다.
<전등 끄죠. 전 이제 자야겠어요.>
<예. 그러세요.>
기꾸는 잠자는 옆에 촛대 모양의 어슴푸레한 전등을 켜고 천장의 밝은 전
등을 껐다.
<그럼 난 잘테니 신경쓰지 말고 천천히 사랑을 나누세요.>
두 여자의 남자
기꾸는 이불을 덮고는 마사오에게 등을 돌렸다.
마사오는 묘우미를 끌어안고 입술을 맞추었다.
<우리들도 한숨 자고 새벽에 시작할까요?>
<난 잘 거야. 당신은 저쪽으로 가.>
<또 그얘기입니까?>
<난 여자가 어떻게 즐거워하는지 이 눈으로 보고 싶어.>
<만약 갔다가 쫓겨나면 어떡해요?>
<그런 일은 없을거야. 만약 그러면 내게로 돌아오면 돼. 체면 상하는 일은
아니잖아.>
마사오의 그것은 아직도 묘우미의 손 안에 있었다.
그것을 묘우미는 힘껏 쥐었다가 금방 놓았다.
<힘내.>
마사오는 몸을 돌려 먼저 기꾸의 이불 속으로 발을 넣은 다음 슬그머니 몸
을 옮겼다.
갑자기 껴안는 건 실례다.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당신.>
기꾸는 등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무슨 일이에요?>
<제가 이리로 옮겨 왔어요. 제 쪽으로 얼굴을 좀 돌리세요.>
마사오가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나서야 기꾸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얼굴과 얼굴이 아주 가깝게 마주보게 되었다.
(부드러운 눈빛인데.)
마사오는 그렇게 생가했다.
어둠 속에서도 마사오는 기꾸의 표정에 숨어 있는 은밀한 색기를 엿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묘우미 씨는 제가 당신을 애무하는 걸 보고 싶어해요.>
<당신도 참 순진하군요. 그건 그녀의 본심이 아니에요. 자, 더 이상 나를
놀리지 말고 저쪽으로 가요.>
<안 됩니다.>
<그럼 돈을 얼마나 줄 건데요?>
전혀 예상 못했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역시 그렇구나 하는 실망이 퍼져갔다.
기꾸에게 갖고 있던 좋은 감정들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자존심을 손상당한 기분도 들었다.
<한 푼도 드릴 수 없습니다.>
<정말 뻔뻔스런 사람이군요.>
그러면서 기꾸의 손이 이불 속에서 빠져나와 마사오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럼 공짜로 여자를 안을 생각인가요?>
돈 얘기를 꺼낸 건 농담이었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예. 가능하다며.>
<학생이 아주 야무지군요.>
기꾸는 마사오의 귓볼을 만지작거렸다.
<귀가 아주 잘 생겼어. 출세하겠어요.>
<어렸을 때 그런 말을 듣곤 했죠.>
기꾸는 베개에서 머리를 들어 묘우미를 건너다보았다.
<아가씨.>
묘우미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 사람 내가 빌려도 정말 괜찮을까요?>
<예.>
이번에는 묘우미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저야말로 부탁드리겠어요. 당신의 상대로서는 부족하겠지만 한 번 시험
삼아 해 보세요.>
<정말로 괜찮을까요?>
<정말로 전 괜찮아요. 배우고 싶어요.>
<알겠어요.>
기꾸는 다시 마사오를 보았다.
그 눈빛 속에 욕정이 꿈틀거리는 있는 것을 마사오는 느꼈다.
<이상한 사람이군요. 사실은 이런 아줌마와 한 이불 속에 있는 것도 싫
죠?>
마사오에게는 그녀와 비슷한 또래인 술집 여주인 시나노와의 경험이 있었
다.
삼십 대의 여자를 처음 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말하지 않는 편이 좋다라고 판단했다.
<그렇지 않아요. 당신은 너무 매력적이에요. 그 증거로...>
마사오는 기꾸의 손목을 잡아 이불 속으로 끌어들였다.
저항하지 않았다.
기꾸는 마사오를 빤히 보면서 팔에 힘을 뺐다.
그녀의 호흡이 빨라지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마사오는 먼저 자신의 아랫배에 기꾸의 손바닥을 대게 했다.
뒤에 있는 묘우미는 조용히 있을 뿐이었다.
마사오는 기꾸의 이불로 옮겨왔지만 묘우미의 손길로 인한 흥분 상태를 유
지하고 있었다.
힘차게 서 있는 동어리에 기꾸의 손가락을 감게 했다.
갑자기 그 손이 도망칠 가능성도 없지 않았지만 역시 기꾸의 손가락은 스
스로 움직였고 부드럽게 마사오의 것을 잡았다.
그를 빤히 쳐다보는 기꾸의 눈이 더 촉촉해졌다.
기꾸의 손은 도망가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씩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묘우미는 여전히 잠잠했다.
신경을 곤두세워 복잡한 심경으로 이쪽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마사오를 바라보는 기꾸의 눈이 더 촉촉해지고 눈언저리가 붉게 물들었다.
기꾸가 조용히 말했다.
<정말로 짖궂은 사람이네.>
곤혹스런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는 무르익은 여인의 여유가 배여 있
는 한 마디였다.
그리고 그 비판적인 말과는 반대로 기꾸의 손이 이불 속에서 부드럽게 움
직이기 시작했다.
손가락에서 힘을 빼고 천천히 마사오의 기둥을 오르락내리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사오는 점차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학생이 꽤 흥분해 있군요.>
<당신 손 때문이에요.>
<천만에. 지금까지 그녀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녀의 손으로 사랑받고
있었을 테니까요.>
묘우미를 자극하기 위한 말이었다.
역시 기꾸는 조금 전의 이불의 조그마한 움직임으로 묘우미의 손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알고 있었다.
말을 끝내고 기꾸는 마사오의 부푼 몸을 꽉 움켜 쥐었다.
<그건 그렇지만 지금은 당신을 위해서 이렇게 된 것이에요.>
<자, 이제 돌아가요.>
<그녀가 당신과 즐기라고 말했어요.>
<바보로군요. 본심이 아니에요. 당신은 여자의 마음을 모르는군요.>
그러나 그때 기꾸의 다른 한 손도 마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로운 손의 다섯 손가락이 둥근 부분의 끝에서 좌우로 움직였다.
묘우미의 귀를 의식하고 소리없이 진행시키는 노련한 솜씨였다.
그때 등 뒤에서 묘우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 마사오.>
묘우미는 그의 어깨에 손을 대었다.
목소리는 마사오의 등 바로 뒤에서 들렸다.
다가온 것이다.
기꾸의 손놀림이 멈추었음은 물론이다.
<지금 그녀에게 애무받고 있지?>
<예. 애무라기보다는 심사받고 있는 셈이죠.>
<기분이 어때? 역시 나랑은 다르겠지?>
<아니요. 똑같아요.>
<거짓말 마. 나도 그 정도는 알아.>
묘우미는 의 바로 등 뒤에서 어깨를 이불 밖으로 내놓고 팔꿈치를 괸 채
머리를 받치고 있었다.
<자, 계속해. 지금부터는 내가 견학할 시간이니까. 가끔씩 질문할게.>
<알았어요>
마사오는 비로소 기꾸의 등에 손을 두르고 껴안았다.
몸은 부드러웠다.
기꾸는 저항하지 않았다.
마사오를 쥔 손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당신의 중요한 곳을 확인할 거에요.>
묘우미의 요구에 의한 일이라는 것을 확실히 해 두기 위해서 일부러 마사
오는 그렇게 선언했다.
기꾸는 고개를 흔들었다.
<안 돼요.>
<왜요?>
<아직 젊은 학생이 그건 안 돼요.>
<그러면 당신은 괜찮구요?>
<나는 상관없지만 당신과는 어울리지 않아요.>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아요. 당신이 좋다면. 안심했어요.>
얘기를 하는 사이에도 마사오의 손은 아래로 내려갔다.
먼저 젖가슴에 인사를 하는 것이 순서겠지만 기꾸의 나이를 고려하면 한참
싱싱한 묘우미 앞이라 가슴이 쳐진 것을 부끄럽게 여길지도 모른다고 생각
했다.
그래서 그대로 직접 하반신으로 향했다.
역시 막 화려하게 꽃피우는 묘우미의 피부와는 엄연한 차이가 있었다.
피부의 긴장감이 달랐다.
등을 안았을 때의 느낌과는 달리 좀 마른 듯한 느낌이었다.
기꾸는 전혀 저항하지 않았고, 마사오의 손이 아래로 내려가기 좋게 몸을
움직였다.
잠옷자락을 헤친 손은 곧장 허벅지로 내려갔다.
마침내 의 손이 기꾸의 허벅지 안쪽에 도달했다.
<만졌어?>
묘우미가 자그마한 소리로 물었다.
질문할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별 수가 없다.
<아니, 아직이요.>
<그러면 계속해.>
<나도 그럴 생각이에요.>
우스운 대화였다.
마침내 마사오의 손이 기꾸의 허벅지 안쪽에 이르렀다.
그러자 기꾸가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물었다.
<역시 아줌마죠?>
<아뇨, 부드러운 피부예요. 아직 젊음이 느껴져요.>
<아주 말씀을 잘 하시네요.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나 자신이 잘 알고
있어요.>
그 당시에는 나이 든 여자가 기모노를 입을 때 속에 팬티를 걸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기꾸가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마사오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손은 모직으로 짠 여성용 속옷에 가 닿았다.
허벅지를 십 센티 이상 덮고 있었다.
모직의 띠뜻함이 느껴졌다.
<기모노 차림일 때도 항상 입고 있습니까?>
<그래요.>
<기모노를 입은 사람은 원래 팬티를 안 입잖아요?>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썰렁하잖아요. 후후후. 왜, 흥이 깨졌어
요?>
<아니, 그 반대입니다.>
마사오는 모직 팬티를 더듬어 올라갔다.
아랫배는 작고 둥근 느낌이었고 팽팽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묘우미의 배보다 더 선정적이었다.
팬티의 고무줄은 느슨했고 의 손은 쉽게 그 밑으로 들어갔다.
데운 술을 마셨기 때문인지 배가 따뜻했다.
팬티 위에서 느낀 대로 배는 역시 둥글고 부드럽고 팽팽했다.
새파랗게 젊은 여자 같았다.
기꾸는 그의 손이 나아감에 따라 허리를 위로 들며 협력해 주었다.
또한 마사오를 쥐고 있는 손가락이 음밀하고 미묘한 동작을 재개했다.
그것은 마사오의 손을 환영하는 마음의 속삭임이기도 했다.
마사오는 기꾸에 대한 강한 욕망을 느꼈다.
만약 묘우미가 말리는 일이 생기다면 과연 자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몸이 달아올랐다.
손은 따뜻한 배를 어루만지며 미끄러져 아래로 내려갔다.
드디어 수풀에 닿았다.
보드라움을 우선 느꼈다.
파도에 휘감기는 듯한 기분이었다.
숱이 많았다.
기꾸는 눈을 감고 있었다.
마사오는 수풀을 이리저리 쓰다듬었다.
기꾸는 이미 그의 손가락이 그 아래의 계곡에 도달하기를 기다리는 자세가
되어 있었다.
마사오는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언덕을 지긋이 눌렀다.
따뜻함이 손바닥에 전해져 왔다.
그의 손가락놀림이 멈추자 이번에는 반대로 기꾸가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
했다.
엄지의 끝으로 기둥의 뿌리 근처를 지긋이 누르기도 했다.
마사오가 기꾸의 얼굴에 다가가 그 입술에 키스한 것은 그녀의 손놀림에
친근감을 느낀 기분에 따른 것이었다.
기꾸의 입술은 조금 건조한 느낌이었다.
입술을 댄 채 짧게 빨고 입술을 떼었다.
그러자 기꾸는 눈을 떴다.
눈이 마주쳤다.
토끼 눈 같다고 는 생각했다.
쾌락을 기다리는 눈이 아니라 아이의 짖궂은 장난을 부드럽게 허용하는 그
런 눈이었다.
이내 키스하는 동안 정지했던 기꾸의 손놀림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엔 강약을 넣어 힘을 주었다.
마사오의 욕정을 달래는 동작 같았다.
희미한 미소가 기꾸의 표정에 번져갔다.
눈빛에 이상한 수줍음이 떠올랐다.
얼굴 전체에 보일 듯 말 듯한 동작이 생겼다.
마사오가 가까이서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모를 정도로 좌우로 턱이 두 번
왕복했던 것이다.
마사오는 손바닥으로 언덕을 지긋이 누르며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그대로 나아가도 되겠습니까?>
<아니면 돌아가고 싶어요? 그러면 그렇게 하세요.>
말과는 반대로 손은 기둥을 힘껏 움켜쥐었다.
눈에 슬픔이 고인 것처럼 보였다.
기꾸의 본심을 직감한 마사오의 손은 그대로 나아갔다.
우선 손가락 끝이 갈라진 틈새로 향했다.
양쪽 절벽을 타고 중지가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따뜻함이 짙어졌다.
미끄러지듯 진행한 손가락은 마침내 뜨거운 물이 가득 고인 호수에 빠져들
었다.
예상 외로 훨씬 풍부했다.
마사오는 네 손가락 모두를 그 뜨거운 틈새에 담갔다.
기꾸는 눈을 감고 허리를 비틀며,
<아!>
하고 가냘프게 소리쳤다.
따뜻한 탕 속을 손가락이 헤엄치자 접착성 있는 액체가 계속 넘쳐흐르고
손가락은 호수의 언저리에서 미끄러졌다.
(이렇게 넘치는데도 어떻게 밖으로 흐러나오지 않을까? 흐르고 있는지도
몰라.)
마사오는 골짜기 상류에서 손가락이 미끄러지면서 똑 튀어나온 진주알을
발견했다.
호수에 묻혀 자그마한 모습으로 신음하는 느낌이었다.
마사오가 손가락 끝으로 부드럽게 문지르자 기꾸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싱
음하고 허리를 꿈틀거렸다.
묘우미의 손은 마사오의 어깨에 걸친 채였다.
그런 묘우미가 진지한 어조로 은밀히 질문했다.
<얼마 만이에요?>
기꾸가 대답했다.
<지금 그것을 생각했어요. 믿지 않겠지만 이 년만이야. 아니, 이 년 오개월
만이에요.>
마사오는 등대의 자극을 남겨 두고 좁은 통로의 안쪽 벽을 따라 천천히 손
가락을 오르내렸다.
기꾸의 손은 마사오의 밑둥을 갖고 놀기 시작했다.
무의식적인 동작일지도 모른다.
꽉 쥐기도 했다.
그러자 쾌감이 퍼져갔다.
느슨해진다고 생각하면 또 쥐었다.
그의 단단함을 음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묘우미는 기꾸에게 질문을 던진 뒤로 등 뒤에서 마사오를 껴안은 형태가
되었다.
그녀의 젖가슴이 등을 압박해 왔다.
묘우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여관에는 당신보다 나이 많은 여자도 드나들잖아요. 당신도 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마사오가 대신 대답했다.
<그러면 왜? 그런 마음만 있다면 당신은 미인이니까 얼마든지 어울릴 수
있는 남자가 있었을 텐데...>
<글쎄요.>
<또 재혼할 수도 있잖아요?>
마사오도 그런 의문을 갖고 있었다.
<이제 결혼은 고리타분해요. 혼자 있는 게 좋아요.>
<이제 질문은 그만 둘게요.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어요.>
마사오의 등에서 묘우미의 유방이 멀어졌다.
마사오는 기꾸의 비경에서 손을 빼고 모직 팬티를 한 손으로 젓기려고 했
다.
기꾸는 엉덩이를 들어 주었다.
현대식 작은 팬티가 아니라 보온용으로 펑퍼짐했음으로 마사오는 애를 먹
었다.
그러자 기구가 한 손을 마사오에게서 떼어 도와 주었다.
이윽고 두 사람의 손동작이 일치되었고 팬티는 허리에서 내려졌다.
기꾸는 몸을 옆으로 하여 벗었다.
그런 다음 벗은 팬티를 내팽개치지 않고 이불 밑에 살며시 밀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