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화 (29/64)

  

 견학

 겨우 본격적인 자세로 마사오는 위에서 기구를 포옹했다.

 다시 한 번 마사오는 기꾸의 비경을 더듬어갔다.

 이번엔 전처럼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다른 손은 베개 안쪽을 지나 기꾸의 어깨를 안았다.

 기꾸가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았다.

 자세를 취하는 사이에도 기꾸의 손은 덩어리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기꾸는 한쪽 팔로 마사오의 어깨를 감쌌다.

 마사오의 맨끝이 따뜻한 열기에 닿았다.

 기꾸는 다른 손으로 마사오의 둥근  부분을 조작하여 자신의 꽃잎을  열었

다.

 따뜻한 꽃잎이 마사오의 일부를 감쌌다. 

 마사오가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좋아요?>

 기꾸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사오는 팔에 힘을 넣어 기꾸의 어깨를 아래로 끌면서  천천히 허리를 움

직였다. 

 따뜻함이 퍼지면서 짙어지고 쾌감이 마사오의 체내에 침투했다.

 거의 저항이 없었다.

 도중에 저항감이 아니라 최초의 압박감이 아래쪽에서 생겼다.

 그것은 벽이 융기하며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아아...>

 기꾸는 신음을 내뱉으며 동시에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힘껏 조이면서 더

욱 깊게 안겨왔다.

 마사오는 기꾸의 가날픈 어깨를 힘껏 껴안았다.

 기꾸도 양팔로 꼭 껴안고 낮은 신음을 연발했다.

 마사오는 뜨거운 용암 속을 곧바로 나아갔다.

 기꾸의 허리가 뜨고 내부에 진동이 생겼다.

 무의식중에 마사오는 감동의 소리를 내고 더욱더 나아가 정지했다.

 그러면서도 역시 묘우미의 동정에 주의를 기울리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얼굴을 그쪽으로 돌렸다.

 묘우미는 몸을 이쪽으로 돌려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었다.

 그 눈에 노여움이 고여 있음을 는 직감했다.

 <성공했어?>

 묘우미의 목소리에는 도전적인 울림이 있었다.

 <그래요. 당신이 희망한 대로입니다.>

 묘우미의 지시에 따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묘우미는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가왔다.

 <마사오, 당신 취했나 봐. 혐오스러워.>

 <그건 어쩔 수 없었어요.>

 묘우미가 그의 팔을 잡았다.

 그러자 기꾸는 허리를 진동하며 그의 움직임을 재촉했다.

 마사오는 허리를 힘껏 밀어 기꾸의 동작을 봉쇄했다.

 다음 순간 기꾸의 꽃잎이 더욱 세차게 그의 덩어리를 조였다.

 마사오는 정지한 채 힘을 주고 기꾸의 내부에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기꾸도 그와 똑같이 허리를 고정시킨 채 짧고  예리한 조임으로 응

했다.

 <아, 좋아.>

 기꾸의 입에서 나지막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마사오는 또 신호를 보냈고 기꾸도 응했다.

 (이제 이 여자와는 잠시 이대로 있어도 되겠어.)

 마사오는 왼팔을 기꾸의 어깨에서 풀어 묘우미의 어깨를 감쌌다.

 가까이 안으려고 했다.

 묘우미는 계속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젓고 마사오가 끄는 힘에 저항했다.

 <안 돼. 그녀와 즐겨. 연결되어 있는  주제에 욕심부리지 말고. 난 제  3자

야.>

 <괜찮아요. 이리 와요.>

 입술을 요구하는 표시를 했다.

 묘우미는 더욱더 고개를 저었고 심술궂게 입술을  꼭 다물었다.

 마사오는 강제로 그 어깨를 잡아당기고 얼굴을 접근시켰다.

 묘우미는 발버둥쳤다.

 그 발버둥치는 것을 막고 마사오는 얼굴에 얼굴을 대었다.

 입술을 맞추었다.

 자연히 마사오의 상반신은 기꾸의 가슴으로부터 떨어졌다.

 기꾸의 손이 마사오의 허리를 위에서부터 누르고 다리도 힘껏 조였다.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 내부에 새로운 따뜻함이 용출한 느낌이었다.

 입술을 빨기 시작하자마자 묘우미의 저항은 그쳤다.

 이론적이고 관념적이지만 역시 여자였던 것이다.

 중간부터는 묘우미도 이쪽에 응해왔다.

 그 손이 마사오의 얼굴를 껴안았다.

 이제 달아날 염려는 없다.

 마사오의 왼손은 묘우미의 몸을 껴안고 더욱 가까이 당겼다.

 묘우미의 허벅지가 마사오의 다리 바깥쪽에 있는 기꾸의  허벅지에 밀착됐

다.

 더욱 진한 키스를 계속하면서 마사오는 왼손으로 묘우미의  허리를 어루만

졌다.

 그러면서 점점 아래로 내려가 덤불을 지나 비경에 손바닥을 대었다.

 묘우미의 그곳을 잊지는 않았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었

다.

 곧 꽃잎을 부드럽게 더듬었다.

 그 사이에도 마사오는 기꾸에게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마사오가 신호를 보내면 그것을 받아 기꾸의 내부가 대답했다.

 다음은 또 마사오의 차례다.

 그런 반복이 리듬에 맞추듯이 행해졌다.

  <아! 정말 오래간만이야.>

 기꾸의 혼잣말 같은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마사오와 묘우미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기꾸는 기꾸대로 

자신의 감각을 쫓고 있었다.

 겨우 마사오가 입술을 떼었다.

 <화나지 않았어요?>

 푸른 기운이 감도는 눈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하자 묘우미는 고개를 흔들고 

이번엔 자신이 입술을 요구했다.

 두 번째의 긴 키스 뒤에 묘우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자, 이제 그 여자에게 전념해. 그렇지 않으면 견학이 안 되잖아.>

 그리고 마사오의 손목을 잡아 자기의 화원에서 떼어놓았다.

 <그러면 나중에.>

 기꾸에게 들리는 것은 상관없다.

 확실히 다짐을 받아내야 했다.

 묘우미가 솔직하게 끄덕였다.

 마사오의 손은 좀전의 길을 거슬러 묘우미의 허리와 유방에 인사하고 떨어

져 기꾸의 어깨로 돌아왔다.

 얼굴도 기꾸의 정면으로 돌아왔다.

 조용히 작은 동작부터 시작해 차츰 그 운동을 크게 했다.

 곧 기꾸는 아래로부터 리듬을 맞추어 왔다.

 기꾸의 흡입력은 상상 외로 세었다.

 가만히 있어도 빨려들어갔다.

 그러나 기꾸는 소극적이었다.

 마사오보다 지나친 동작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앞서서 행동하려고 하지 않았다.

 단지 마사오의 동작에맞출 뿐이었으나 그래도 신음은 더욱더  고양되고 있

었다.

 마사오는 기꾸의 소극적이고 단순한 움직임에 불안을 느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요?>

 주문이 있으면 표현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지금이 멋있어요. 이제 곧 정상에 오를 거 같아요.> 

 기꾸는 달뜬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뺨은 뜨거웠다.

 특별한 주문은 없었다.

 묘우미도 이제 잠자코 있었다.

 마사오는 묘우미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묘우미는 좀전과 똑같이 이쪽을 보고 있었지만 화나 있지는 않았다.

 단지 변화를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변화는 마사오가 속삭인 뒤  불과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우선 기꾸의 

내부에서 생겼다.

 첨단의 끝부분이 뜨거운 물에 푹 잠기는 듯한 기분이 되었던 것이다.

 그 직후 기꾸의 동작이 혼란해지고 호흡이 거칠어지면서 입에서 신음이 새

어나왔다.

 기꾸가 뭔가 기쁨에 가득찬 말을 하지 않을까 마사오는 기대했다.

 그러나 신음소리만 고저를 이루며 계속되었을 뿐이었다.

 이를 악물고 있는 듯했다.

 마사오는 기꾸의 동작에 상관하지 않고 크게 몸을 띄워 깊이 잠겼다.

 신음소리는 마사오의 동작에 따라 변화하고 이윽고 기꾸의 몸 전체가 경직

했다.

 마사오가 그것에 맞추어 정지한 건 아련한 위기감이 감지되었기 때문이다.

 (좀 더 진행하고 싶지만 이젠 한계야.)

 확실히 그렇게 의식했다.

 마사오가 도달해 버리는 것은 아직 너무 이를 뿐 아니라 예방품도 미처 준

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기꾸의 몸 위에 자기 몸을 완전히 포갠  채 기꾸의 심장 고동을 느꼈다.

 기꾸의 내부는 경직되어 있었다.

 묘우미가 손수건으로 마사오 이마의 땀을 닦아주고 고개를 들어 얼굴을 접

근해 왔다.

 <그녀가 만족해하는 것 같아?>

 마사오를 향한 질문이었다.

 호흡을 정돈하면서 마사오는 말했다.

 <당신이 직접 물어 봐요.> 

 <만족하세요?>

 기꾸는 감고 있던 눈을 어슴프레하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해요.>

 기꾸가 사과했다.

 마사오의 파트너는 본래 묘우미였기 때문에 당연한 인사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제 끝났어? 아니면 아직이야?>

 거기에 기꾸는 직접 대답하지 않고 얼굴을 마사오에게 돌리며 말했다.

 <이제 그녀에게 돌아가세요. 무리하게 해 줘서 고마워요.>

 기꾸는 팔을 풀었다.

 그렇지만 다리의 조임은 그대로였고  비너스는 마사오를 옴쭉달싹  못하게 

하는 느낌이었다.

 <아니, 좀 더 이대로.>

 마사오는 고개를 젓고 조금 허리를 띄웠던 것을 아래로  지긋이 누르며 신

호를 보냈다.

 그러자 기꾸는 소리를 질렀다.

 <아...>

 그것은 아무래도 자신의 마음과는 반대로 엉겹결에 튀어나온  소리임에 분

명했다.

 그리고 얼른 묘우미를 쳐다보며 부탁한다.

 <좀더 있어도 돼요?>

 허가를 요청한 것은 무심결에 나온 신음을 변명하려는 의미도 있었다.

 <그러세요. 웬지 공부가 안 돼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면 더 굉장하다고 

하던데.>

 묘우미는 불만스러워 했다.

 다시 <관찰자>로서의 의욕이 솟아오르는 모양이었다.

 잠시 대화를 하며 쉬는 동안에 마사오는 상당히 여유를 회복하고 있었다.

 크게 심호흡하고 안는 위치를 바꾸어 세웠던 무릎의 각도를 바꾸고 천천히 

비틀었다.

 <나, 어때요?>

 기꾸가 비로소 행위에 관한 말을 꺼냈다.

 노골적이고 호색스런 말을 듣고 싶을 거라고 마사오는 생각했다.

 그런 말은 감각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마사오는 그 귀에 대고 느끼고 있는 그대로보다 좀 더 과장된 느낌을 속삭

였다.

 그러자 기꾸의 입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신음이 새어나오고  몸 전체가 맥

박치듯 했다.

 잠시 후 기꾸의 몸에서 힘이 빠지고 녹초가 된 듯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때때로 다리 경련을 했다.

 그럴 때마다 내부에 울림이 생겼고, 마사오  자신은 최초의 단단함을 유지

한 상태이므로 기꾸 내부의 어떤 미세한 반응이라도 곧 감지할 수 있었다.

 정상에 도달하려는 욕망을 자제하며 기꾸의 반응을 음미하고  있자 기꾸는 

몸을 조금 움직이고 고개를 저었다.

 <이제 참아요. 난 됐어요.>

 의외의 말이었다.

 천천히 마사오는 기꾸로부터 떨어졌다. 

 그러자 기꾸는 자신의 잠옷자락으로 마사오의 몸을 닦아주었다.

 부드럽게 구석구석 닦아주고는 마지막에 직접 강하게 쥐었다가 놓았다.

 <자, 이제는 그녀에게로 가요.>

 마사오는 몸을 뒤집어 엎드려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때 묘우미가 어깨에 손을 대었다.

 <끝났어?>

 진지한 목소리였다.

 <예, 겨우 참았어요.>

 정직한 대답이었다.

 <왜?>

 <당신에게 주고 싶어서요.>

 <정말?>

 마사오는 묘우미의 손을 잡아당겨 옆으로 몸을 돌리고 자기의 건재함을 확

인시키고 다른 손으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묘우미는 그것을 꽉 쥐며 기꾸를 불렀다.

 <당신도 끝났어요?>

 <예. 그래요. 나이 값도 못하고. 친철히 대해 줘서 고마워요.>

 <너무 시시해요. 소리 한 번 안 지르고 벌써 끝나다니.>

 뾰루퉁해져 불만을 토로한 묘우미는 손에 쥔 것을 거칠게 흔들어댔다.

 <마사오 씨, 당신이 서툴었던 것 아냐?>

 <그럴지도 모르죠.>

 <실망했어, 대단히. 난 아수라판을 상상했는데.>

 <아니에요.>

 기꾸가 묘우미를 향했다.

 마사오의 허리에 손을 올리며 껴안은 형태를 취했다.

 <멋졌어요, 정말로. 정말 좋았어요. 다시 젊음을 되찾은 것 같아요.>

 <그래요? 난 더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3자는 모르죠. 반드시 요란을 떤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랍니다.>

 <당신은 원래 그런가요?>

 <예, 그래요. 아가씨도 점점 알게 될 거예요. 이 사람, 정말 멋져요.>

 묘우미가 그제야 조금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전 언제쯤 아주머니처럼 느낄 수 있을까요?>

 <난 결혼하고 한 반 년쯤  지나고부터였어요. 물론 처녀의 몸으로  결혼했

죠.>

 그리고 기꾸는 중요한 말을 덧붙였다.

 <단, 그렇게 될 때까지는 절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지 마세요. 바람을 

피우면 감각에 혼란이 생겨서 불감증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런 고백을 

한 친구가 있었어요. 남자가 요구하면 거절하지 않고 많은 남자들과 즐겼다

고 해요. 항상 그저 그런 느낌이었대요. 느끼지 못하니까 또 새로운  남자를 

기대하죠. 그러니까 더 느끼지 못하죠. 그렇게  되면 불행해져요. 여자는 자

신이 제일 좋아하는 남자에게만 안기는 게 행복이라구요.>

 <남자는 어떤데요?>

 <남자는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얼마든지 즐길 수 있어요. 그렇죠?>

 기꾸가 마사오에게 동의를 구했다.

 마사오는 끄덕였다.

 <불공평해요.>

 <아니오. 여자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해요. 당신도  계속 이 사람을 고수하

는 편이 좋을 거예요.>

 <전 그 반대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 사람은 이제 그만두고 다른 새로운 상

대를 찾아보고 싶어요.>

 <그만둬요. 자신만 비참해질 뿐이에요.  이렇게 좋은 사람이 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어요.>

 <이 사람, 내 연인이 아니에요. 우연히 만나서 실험 상대로 선택했을 뿐이

라구요. 처녀성과 작별하고 싶어서 택한 거죠. 이제부터는 한 여자로서 애인

을 찾겠어요.>

 <그건 당신 마음대로 해요. 난 여기에서 일하는 동안 많은 젊은 여자를 보

았죠. 그래서 잘 알아요. 한 남자를 고수하는 여자가 눈도 맑고 예쁘다는 것

을요.>

 <그건 그렇겠죠.>

 고개를 끄덕이고 묘우미는 마사오에게 물었다.

 <당신, 아직이지?>

 <예.>

 <그러면 이번엔 나를 안아. 아주머니가 봐 주세요. 직접 배우고 싶어요.>

 <그러세요. 자, 학생은 맞은편으로 가고.>

 실험과 놀이

   

 마사오는 담배를 끄고 묘우미의 이불로 옮겨갔다.

 묘우미를 껴안으려고 하자 그녀는 마사오의 팔을 피해 상체를 일으켜 앉으

며 그의 어깨를 위에서 아래로 눌렀다.

 마사오는 위를 보고 눕혀진 꼴이 되었다.

 <먼저 여자들은 어떻게 남자를 애무하는지 그것을 배우고 싶어요. 이 사람

은 나에게 아무런 지시도 하지 않아요.>

 묘우미가 그렇게 말하면서 천천히 이불을 젖히기 시작하자  마사오는 황급

히 이불을 잡아당겼다.

 묘우미는다시 이불을 끌어내렸다.

 묘우미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마사오 씨! 난 싸우고 싶지 않아. 배우고 싶다고.>

 마사오는 그 말에 더 이상 저항할 수  없었고, 묘우미는 마침내 그의 몸을 

이불 밖으로 드러내놓고 말았다.

 기꾸의 몸 속에서 자제했던 그것은 덮여있던 이불로부터  해방되어 천장을 

향해 요동치고 있었다.

 <아주머니, 이리 더 가까이 오세요.>

 <나도 별로 몰라요.>

 기꾸는 다가와서 마사오에게 말했다.

 <당신, 아가씨 말을 잘 듣는군요.>

 (이 사람, 묘우미만 없다면 또 나하고 관계를 갖고 싶어할 거야.)

 마사오는 그것을 느꼈다.

 아직 기꾸의 내부에 불꽃이 남아 있음이 분명했다.  

 <이 사람은 상급생이니까 저항할 수가 없어요.>

 묘우미가 말했다.

 <나에게 가르쳐 줘요.>

 기꾸는 마사오에게 승낙을 물었다. 

 <괜찮아요?>

 <이제, 이렇게 되면 도마 위의 생선이죠. 자, 마음대로 요리해 보세요.>

 <그러면 실례하겠어요.>

 기꾸도 상체를 일으켰다.

 그때 하얀 허벅지 깊숙숙 안쪽과 그 안의 검은 덤불이 보였다.

 기꾸는 그것을 감추려고 하지 않았다.

 의식하지 않았을 리는 없었다.

 은밀히 마사오의 눈을 즐겁게 할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마사오가 노출되어 있으므로 자기도 괜찮다고 생각한 것일까?

 기꾸는 손을 뻗어 마사오의 덩어리에 올려놓았다.

 <뭘 묻고 싶죠?> 

 천천히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선 전 이 사람 것이 정상인지 아닌지 알고 싶어요. 자, 자세히 보고 말

해 주세요.>

 그러면서 묘우미는 마사오의 몸을 엄지와 인지로 꽉 잡았다.

 다른 손가락들은 수평으로 해서 비모를 눌렀다.

 마사오는 혈관이 튀어 오르고 더욱 팽팽해졌다.

 기꾸는 그의 몸에 놓인 손을 그대로 두고 다른 쪽 손으로 마사오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묘우미에게 말했다.

 <마치 목이 잘린 것 같군. 자, 그만해요.  아가씨, 술을 너무 마신 것 같군

요.>

 <예, 취했어요. 취했으니까 솔직하게 물어 볼 수 있는 거죠. 말해 줘요. 남

자는 대체로 이런가요? 이런 형태예요?>

 <아니오.>

 기꾸가 고개를 저었다.

 <이 사람은 아주 잘 생겼어요. 미남형이지요. 정말 멋져요.>

 그렇게 서두를 꺼내고 기꾸는 남자의  여러 가지 모습을 설명하기  시작했

다.

 묘우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떤 것이 여자에게 좋죠?>

 <글쎄요. 그건 여자에 따라서 다르겠죠.>

 <당신의 경우에는요?>

 <난 이상한 취향는 없어요. 그래서 이 사람이 좋아요.>

 <알았어요. 이 사람은 연상의 여자가 좋아하는 타입이로군요. 어쨌든 내가 

별볼일없는 사람과 체험한 것이  아니라는 것만큼은 알겠어요. 안심했어요.   

그러면 다음으로 넘어가죠. 좀전에 이불  속에서 한 것처럼 애무해  보세요. 

어떻게 애무했죠?>

 <곤란해요.>

 기꾸는 정말 곤혹스런 표정을 나타냈다.    

 <난, 정말 잘 몰라요. 전문가가 아니거든요. 부끄럽게...>

 <부탁해요. 보여 주세요.>

 <그럼, 한 번 해 보죠.>

 기꾸는 다섯 손가락 전체로 조심스럽게 마사오를 쥐었다.

 <이렇게 하는 거에요.>

 몇 번 움직이고 정지했다.

 기꾸의 표정에는 남자의 것을 그렇게  하는 것을 보인데 대한  부끄러움이 

떠올랐다.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그러나 묘우미는 불만스러운 듯 반박하고 나섰다.

 <그것만이 아니잖아요? 제 친구는 자기 손의 기교를 자랑해요. 분명히  여

러 가지가 더 있을 거에요.>

 기꾸는 연륜에서 오는 여유를 가지고 타이르는 말을 했다.

 <당신이 이 사람을 애정으로 대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을 거

예요.>

 기꾸의 그 말에 대꾸하는 묘우미의 대답은 심각한 어조였다.

 <그 애정 따위가 내겐 없으니까 배우려고 하는 거예요.>

 <그래요?>

 기꾸는 어의없다는 표정이 되어  마사오를 쳐다보았다.

 마사오가 기꾸에게 말했다.

 <당신이 차근차근 가르쳐 주는 게 좋겠어요.>

 <아니, 난 아가씨의 자연스런 동작에 맡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요. 뭔가

를 배워서 그것을 의무적으로 하면 진정한  기쁨을 느낄 수 없어요. 그래서 

지금은 어디가 민감한 곳인지만 가르쳐 주지요.>

 <좋아요.>

 기꾸는 두 손가락으로 원주를 살며시 쓰다듬으며 묘우미에게 물었다.

 <여기를 이렇게 하는 건 알고 있죠?>

 <예.>

 <그럼 여기도?>

 <예.>

 그 다음 기꾸는 마사오의 주머니를 살며시 움켜잡고 다섯 손가락으로 주무

르기 시작했다.

 마사오에게 새로운 쾌감이 생겼다.

 <여기도 아나요? 등한히 하기 쉬운 가엾은 곳이죠.>

 <아니, 몰랐어요.>

 묘우미의 목소리가 활기를 되찾았다.

 <마사오 씨, 거기도 기분 좋아?>

 <예.>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기꾸는 다시 다섯 손가락  모두로 기둥을 감싸고 상하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잠시 사이를 두고 묘우미가 말했다.

 <이번엔 입으로 하는 법을 가르쳐 줘요.>

 <좋아요.>    

 기꾸는 상황에 익숙해진 탓인지 이번엔 망설이지 않고 곧장 입술을 마사오

의 끝으로 가져갔다.

 묘우미는 얼굴의 위치를 낮추어 그 입가를 쳐다보았다.

 진지한 표정이었다.

 마사오를 입에 문 기꾸는 눈을 감고 안에서 혀를 굴리기 시작했다.

 묘우미가 마사오를 보았다.

 <좋아?>

 <물론이죠. 굉장히 좋아요.>

 <나와 다르지?>

 <글쎄요. 어려운 질문이군요.>

 <어떻게 하는 거지?>

 마사오는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 뒤 기꾸의 혀놀림은 변화하자 마사오는 그 방법을  묘우미에게 일러 주

었다.       

 기꾸의 혀놀림은 농후해지고 그것을 마사오는 묘우미에게 또 전해주었다.

 기꾸는 일종의 장난으로 즐기는 심정이 된 것 같았다.

 곧 기꾸가 얼굴을 들었다.

 <그러면 이번엔 당신이 해요.>

 기꾸의 눈이 젖어 있는 것은 기둥을 입안 가득 넣고 있어서 숨쉬기가 괴로

웠기 때문일 것이다.

 <해 보겠어요. 당신과 다르면 가르쳐 주세요.>

 기꾸는 벗은 놓은 옷자락으로 젖은 마사오를 닦고 몸을 일으켰다.

 기꾸의 손은 여전히 마사오의 뿌리를 잡고 있었다.

 그곳으로 묘우미의 손이 얽히고 입이 접근해 갔다.

 끝에 닿자 자연스럽게 묘우미의 눈이 감겼다.

 그리고는 마사오가 설명한 대로 따르기 시작했다.

 혀놀림은 곧 부드러워졌다.

 기꾸보다도 입 온도가 높았다.

 그만큼 마사오의 쾌감은 짙어졌다.

 단지 동작이 좀 과격했다.

 기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묘우미의 혀 감촉이 더 선명해졌다.

 기꾸가 말했다.

 <좋죠?>

 <예, 좋아요.>

 <당신, 황홀한 표정이군요. 역시 이 아가씨를 좋아하죠?>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해 주는 것이  제일이죠. 상대가 없어서 매춘부를  사는 

남자들이 꽤 많은데 당신은 행운이군요.>

 묘우미가 듣게 하기 위한 말일 것이다.

 묘우미의 혀놀림은 두 번째 단계로 들어갔다.

 기꾸의 순서와 똑같았다.

 묘우미는 기꾸에게 배운 것을 모두 두 번씩 반복하고  입에서 마사오를 떼

고 눈을 떴다.

 <역시 다르지? 난 센스가 없어.>

 <아닙니다.>

 묘우미의 눈에는 장난기가 사라지고 정성이 담겨 있었다.

 열심히 몰두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탐구자인 동시에 또한 여자가 되어 있었다.

 <거의 같습니다. 혀 동작은 당신이 더 약동적이고 쾌감이 느껴졌어요.>

 묘우미를 칭찬해도 너그러운 기꾸가 마음을 상하지는 않을  거라고 자신했

다.

 <정말?>

 <예.>

 기꾸가 말했다. 

 <누군가를 유혹할 때 지금 한 것을 잊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 주면 한결같

이 당신에게 열중할 겁니다. 대체로 당신  같은 미인은 남자에게 별로 봉사

하질 않죠. 그러니까 당신이 봉사해 주면 남자는 정신없이 반해서 당신에게 

무릎을 꿇을 거예요.>

 그러자 묘우미는 한 손으로 마사오를  쥐고 다른 손은 위에서  손바닥으로 

감싸듯하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싫어요.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의 것에 키스하는 건...>

 <그것 봐요. 당신도 지금 마사오 씨를 좋아하고 있어요.>

 옆에서 기꾸가 그렇게 말하고 묘우미의 손등 위에 손을 올렸다.

 마사오는 이중으로 손에 감싸인 형태가 되었다.

 그 무게를 해면체로 충혈된 피가 지탱하고 있었다.

 그 무게에도 이상한 쾌감이 있었다.

 그곳은 다른 부분과 달리 다양한 접촉에 쾌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이래선 안 되는데. 아무튼 좋아. 마사오 씨는 첫 남자니까 특별이라고 해

두죠.>

 <저...>

 기꾸가 목소리를 죽여 말했다.

 <난 아직 해 본 적이 없는데 어떤  아주머니에게 들은 것을 권해 볼까 하

는데.>

 <어떤 건데요? 누가 가르쳐 준 건가요?>

 <유서 있는 가문 태생인 고귀한 부인이에요. 차를 마실 때는  남자를 가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분이죠.>

 기꾸는 한숨을 쉰 뒤 묘우미를 눈빛으로 부추겼다.

 <배우고 싶어요.>

 <그러죠. 하지만 정말 그것이 남자를 기쁘게 하는지는 보장할 수 없어요.>

 무엇을 말하려는지 마사오도 흥미를 가졌다.

 <말해 보세요.>  

 기꾸는 설명을 하면서 를 마사오의 뿌리를 쥐고 있는 손에 힘을 넣었다 뺐

다 했다.

 그것은 주머니 안쪽에서 혀로 더 뒷부분를 핥는 것이었다.

 물론 그 안에는 주머니 자체를 애무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 고귀한 부인이 보통 부인은 그  주머니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리지 않

는데, 그건 잘못이라고 하더군요. 역시 그곳은 남자에겐 중요한 곳이니까 사

랑해 줘야 한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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