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2화 (32/64)

 <알았어요.>

 유끼꼬가 끄덕였다.

 마사오는 그 머리결을 쓰다듬고 입술로 귓볼을 간지럽혔다.

 유끼꼬는 가만히 있었다.

 (서둘어야 하겠군. 센까가 오기로 되어 있었니까.)

 마사오로서는 센까의 이야기에 더 강한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유끼꼬는 어린애이므로 한계가 있었다.

 <그럼 내가 먼저 확인할게.>

 유끼꼬는 끄덕였다.

 <도중에 싫어지면 괜찮으니까 확실히 싫다고 말해. 즉시 중단할 테니까.>

 <예.>

 <몸을 편안히 하고, 어깨에 힘을 빼.>

 유끼꼬는 순순히 마사오의 말에 따랐다.

 팔베개를 하고 있던 마사오의 왼팔에 유끼꼬 머리 무게가 얹혔다.

 마사오의 오른손은 유끼꼬의 가슴을 따라 내려갔다.

 젖가슴이 조금 볼록했다.

 약간의 살집이 있을 뿐이었다.

 가슴에서 배로 손이 움직였다.

 옷자락을 양쪽으로 나누었다.

 마사오의 손이 드디어 팬티에 닿았다.

 팬티로 감싸져 있는 그곳은 팽팽하게 탄력이 있었다.

 쓰다듬으며 아래로 내려갔다. 

 따뜻했다.

 네 손가락을 모은 채 앞으로 구부려 비부에 살짝 대었다.

 유끼꼬는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있었다.

 손바닥에 상당히 빠른 맥박이 울렸다.

 마사오가 속삭였다.

 <남의 손 처음이지?>

 유끼꼬는 끄덕였다.

 <어때? 싫지 않아?>

 이번에는 고개를 저었다.

 마사오의 가운뎃손가락이 곱게 갈라진 틈를 느끼고 있었다.

 습기도 느껴졌다.

 마사오는 모든 여자들이 항상 지니고 있는 습기라고 생각했다.

 (지금 손가락을 움직여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이 애에게 오나니를 너무 일

찍 알게 만드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을 억제했다.

 <어떤 느낌?>

 <좋아요. 난 오빠를 좋아하니까.>

 그 말은 별다른 의미가 없을 거라고 마사오는 생각했다.

 감각적이 아니라 심정적으로 그렇다는 것 뿐이니까.

 마사오는 다시 한 번 팽팽한  배를 쓰다듬으면서 팬티의 고무줄에  도달했

다.

 이번엔 팬티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마사오의 손은 늘 따뜻하다.

 그래서 유끼꼬의 배가 차갑게 느껴졌다.

 천천히 배를 쓰다듬으며 내려갔다.

 고무줄이 꽉 조여서 손등을 압박했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는 곱슬곱슬한 수풀이 있어야 할 지점이었다.

 그러나 매끈매끈하고 보드라운 피부가 있을 분,  비모는 전혀 느껴지지 않

았다.

 유끼꼬가 중얼거렸다.

 <벗겨도 괜찮아요.>

 유끼꼬는 계속 눈을 감은 채였다.

 손가락 끝이 계곡의 발원지에 닿았다.

 불룩한 부분이 커지고 둘로 나뉘었다.

 역시 그곳도 매끄러웠다.

 손을 멈추고 유끼꼬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유끼꼬의 두 눈은 막 잠에서 깬 몽롱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더...>

 작게 그렇게 말했다.

 고개를 끄덕이고 마사오는 계곡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둘로 나뉜 볼록한 부분은 역시 작았다.

 꽃잎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점점 나아감에 다라 마사오의 가슴에 놀라움과  의문이 생기더니 

급속히 확대되어 갔다.

 놀랍게도 젖어 있는 것이었다.

 마사오는 주의해서 손가락이 골짜기 사이로 들어가지 않도록 했다.

 그 위를 살며시 지나치려고 조심했다.

 그런데 가운뎃손가락이 그만 계곡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  따뜻한 촉촉함

에 젖고 말았다.

 그것은 분명 평상시의 습기나 땀이 찬 것은 아니었다.

 틀림없이 이 상황에 맞추어 내부에서 흘러나온 샘물이었다. 

 (처음이라 너무 긴장해서 오줌을 지린 게 아닐까?)

 손가락으로 확인해 보았다.

 끈적한 접착성이 있었다.

 분명 정염이 충만했을 때 여자가 분출하는 꿀물이었다.

 자그마한 화원에 가득 차 있다.

 놀라움으로 마사오는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살짝 눌러 보았다. 

 (자, 이제 종착역이야. 그런데 이 액체는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유끼꼬는 눈을 뜨고 마사오를 보고 있었다.

 마사오는 그 눈을 들여다보았다.

 <어때?>

 <몸 속이.>

 유끼꼬는 상기된 목소리로 말을 잠시 멈추었다가 이었다.

 <징하고 울려. 전류가 통하는 것 같아요.>

 <싫지는 않고?>

 <그 반대예요.아!>

 약간 허리를 비틀었다.

 그건 마사오의 움직임을 재촉하는 신호였지만 그는 가만히 있었다.

 유끼꼬의 눈 깊은 곳에 흔들거리는 것이 있었다.

 소녀 속의 여자가 어른거렸다.

 그 순간 격렬한 욕망이 자신의 체내의 피를 격동시키는  것을 마사오는 느

낄 수 있었다.

 (독을 먹으면 접시까지라는 말이 있는데.)

 조금씩 마사오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거의 무의식적인 행동이였다.

 <아!>

 유끼꼬의 손이 마사오의 손을 힘껏 잡았다.

 <그렇게 하지 마세요.>

 호소였다.

 <미안. 미안.>

 사과하면서도 마사오는 안심했다.

 반대로 더 이상을 요구라도 한다면 일이 커진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마사오는 유끼꼬의 귀에 입을 댔다.

 <자, 이제 손을 뺄게.>

 유끼꼬는 대답하지 않았다.

 길지 않은 순간이지만 손가락은 새로운 따뜻함을 계속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엔 유끼꼬 차례야.>

 그제야 유끼꼬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끼꼬도 마사오의 등을 껴안으며 말했다.

 <만지게 해 주세요.>

 이번에는 마사오가 천장을 향해 누웠다.

 소녀의 소박한 소원을 들어주려고 분신은 한껏 솟아올라  힘차게 맥박치고 

있었다.

 그때였다.

 <유끼꼬!>

 낮지만 분명한 찌에의 목소리가 아래층에서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유끼꼬의 귀에도 틀림없이 들렸을 것이다.

 유끼꼬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마사오를 보았다.

 몸 전체가 굳어졌다.

 갑작스러웠으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자, 어서 대답을 해야지.>

 유끼꼬는 고개를 끄덕이고 얼굴을 문 쪽으로 돌렸다.

 <예.>

 상기된 목소리였다.

 유끼꼬는 상체를 일으키고 서둘러 옷매무시를 매만졌다.

 <공부 방해하면 안 돼.>

 유끼꼬는 문을 열고 얼굴을 밖으로 내밀었다.

 <금방 내려갈 거예요.>

 마사오도 거들어야 한다.

 일어서서 유끼꼬 머리 위로 얼굴을 내밀었다.

 <괜찮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 곧 보낼게요.>

 찌에는 계단 아래에 서 있었다.

 <미안해요, 항상.>

 머리를 숙였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찌에가 사라지자 유끼꼬는 문을 닫았다.

 <깜짝 놀랐어요.>

 유끼꼬는 두 손을 가슴에 대고 혀를 날름 내밀었다.

 욕정이 사라지고 어린 티가 되살아났다.

 마사오는 그 앞에 웅크리고 두 손을 유끼꼬의 어깨에 올렸다.

 <이 다음 숙제로 남겨 두자. 오늘은 이만 가는 게 좋겠어.>

 유끼꼬는 끄덕이고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주먹을 쥐고 새끼손가락을 세웠다.

 작은 주먹에 가느다란 손가락이었다.

 <약속해요. 내일, 꼭이에요.>

 <알았어.>

 <오빠, 그러면 안녕히 주무세요. 고마웠습니다.>

 유끼꼬가 정중히 인사를 하고 나간 뒤 마사오는 책상으로 향했다.

 눈을 감자 유끼꼬 비부의 감촉이 되살아났다.

 다에꼬와의 비밀스런 추억이 그것에 겹쳐졌다.

 다에꼬와는 서로 어렸었다.

 소꼽친구 사이에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다.

 지금은 다르다.

 아직 풀 하나 나지 않은 자그마한 언덕은 부드러웠다.

 의식적으로 손가락을 계곡으로 넣지 않았으므로 꽃잎에 대한  감촉은 분명

하지 않다.

 아직 키가 작고 두께도 엷은 애처로운 모습일 것이다.

 그런 어린 비부가 그토록 따뜻하게 젖어 있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

었다.

 비로소 마사오는 유끼꼬의 꽃밭을 펼쳐서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

 (다음에 그렇게 해 볼까? 유끼꼬도 기쁘게 응해 줄 것 같은데.)

 다음 기회를 즐기려는 자신을 의식하자 마사오는 자기 혐오를 느꼈다.

 그러나 범하진 않는다는 확신이 있었다.

 성교육

 센까가 귤이 든 바구니를 들고 온 것은 유끼꼬를 보내고 삼십 분쯤 지나서

였다.

 <남편은 열 시쯤 돌아올 거예요. 시간은 충분해요.>

 웃음을 짓는 센까의 표정에서 성적 호기심이 많은 소년에게 성교육을 시킨

다는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다.

 마사오는 일부러 소년답게 행동하기로 했다.

 <어젯밤, 어디까지 이야기했죠?>

 <이불 속에서 하시자끼 씨의 그것을 처음 잡았을 때까지입니다.>

 <맞아요. 거기까지였어요.>

 센까는 귤껍질을 벗겨 마사오에게 내밀었다.

 마사오는 받아 입에 넣었다.

 센까는 자기 방에 불을 끄고 살며시 마사오의 방으로  건너온 것이며 마사

오는 전등은 끄고 스탠드만 켜 둔 상태였다.

 계단 아래에서 보면 이층은 모두 자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두 사람은 오늘 아침에 하쥬다에게 주의를 들었었다.

 아무래도 센까는 엄격한 노파에 대한 반발심이 있는 듯했다.

 <하시자끼 씨가 놀랐다고 했습니다.>

 <당신도 그럴 것 같은데요?>

 센까의 눈에 요염한 빛이 흔들렸다.

 <글쎄요.>

 <그 사람은 <욱>하고 놀랐지만 벌쩍 뛰지는 않았어요. 속으로는 틀림없이 

기뻤을 거예요.>

 마사오는 고개를 갸웃거렷다.

 <글쎄요. 그런데 당신이 먼저 그런  행동을 하면 하시자끼 씨가  닳고닳은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기다렸던 거죠. 아무래도 그런 상황에서 끝까지 참을 수 

있는 남자는 없을 테니까. 그리고 남자에게  마지 못해 따르는 것처럼 움직

여야 여자는 오해를 받지 않으니까. 당신도  앞으로 상대 여자를 순진한 여

자라고 계속 생각하고 싶다면 당신이 먼저  행동해야 돼요. 난 학문은 모르

지만 남녀 관계는 뭐든지 알고 있다구요.>

 마사오는 고개를 숙였다.

 <존경합니다. 앞으로 잘 가르쳐 주십시오.>

 <조금씩이요. 어쨌든 난 그때 즐길 수만 있다면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센까의 눈이 갑자기 묘하게 반짝거렸다.

 <당신.>

 센까는 마사오의 앞에 바짝 붙어앉으며 손을 그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마사오는 책상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

 <여자에게 잡혀 본 적 있어요?>

 센까는 마사오를 미경험자라고 생각한다.

 아래층의 하쥬다도 찌에도 틀림없이 그렇게 믿고 있을 것이다.

 그런 깨끗한 이미지를 지키면서도 얘기를 재미있게 진행시켜야 한다.

 문득 며칠 전에 친구에게서 들은 자신의 경험담이 떠올랐다.    

 마사오는 자신이 그 얘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

했다.

 <있습니다.>

 <뭐? 정말이요?>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실망의 빛이 떠올랐다.

 <예. 열차 안에서 모르는 여자였습니다.>

 <언제?>

 <얼마 전입니다.>

 <어떤 여자? 예쁘던가요?>

 자신의 이야기를 젖혀 두고 센까는 강한 흥미를 나타냈다.

 <삼십 대 초반의 평범한 얼굴이었습니다.>

 <분명히 쥔 거예요?>

 <예.>

 <굉장하군. 그야말로 닳고닳은 여자였군요. 하기야  당신은 귀여운 얼굴이

니까.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했었어?>

 <너무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그럼 손도 치우지 않고 가만히 있었단 말이예요?>

 <예.>

 <바지 위에서?>

 <예.>

 <당신, 섰었나요?>

 <예. 공교롭게도 혼자 부풀어오르더군요.>

 <그 여자가 좋아했겠군요?>

 <힘껏 쥐고, 힘을 넣었다 뺐다 하더군요.>

 <즐거웠겠군요. 화도 났겠고.>

 <글쎄요.>   

 <그리고 나서 어떻게 되었어요?>

 <역에 도착해서 내렸어요. 그 여자도  따라 내려서 내 팔을 잡고  옆에 착 

붙었어요. 그렇지만 난 뿌리치고 개찰구를 재빨리 빠져나왔습니다. 그것 뿐

입니다.>

 <잘 했어요. 그런 여자를 상대하면 안 돼요. 도시는 무서운 곳이니까.>

 <자, 그보다 남편과의 일을 계속 얘기해 주세요.>

 <팬티 위에서였죠. 쇠처럼 단단하고 뜨거웠어요. 한  손을 그의 목에 두르

고 키스를 했어요. 그도 내 입술을 빨았죠.

 이제 됐다고 생각했어요. 싫다면 얼굴을 돌려 피했을 테니까요.

 <하시자끼 씨도 당신을 좋아했을 겁니다. 미인이니까.>

 <그렇지 않았어요. 그 사람이 나중에 말하기를 멍한 상태에서 그냥 열심히 

입맞춤한 거래요.>

 <남자마다 잡을 때 느낌이 다를 텐데요. 남편은 어때서요?>

 <그래요. 그 사람은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직접 

잡았죠. 땀이 배어 있어서 손이 미끈거렸어요. 난 이제 그렇게 했으니까  경

험이 있는 여자라는 건 이미 알았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요?>

 센까는 마사오의 무릎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난 -두려워. 이런 거, 처음이야.- 하고 말했죠.>

 <그렇게 훌륭했나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그러나 남자는 그런 말을 들으면 자신이 생겨요. 자

신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를 잘 해 주죠.>

 <당신, 굉장하군요.>

 <당신도 앞으로 관계를 가질 때 반드시 여자를 칭찬해 주세요.  여자도 칭

찬을 들으면 좋아하니까요.>

 <알겠습니다.>

 <아무튼 그러자 그가 나를 힘껏 껴안았어요.>

 센까를 껴안고 상기된 목소리로 하시자끼는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센까는 그 뺨에 입을 맞추고 상냥하게 말했다.

 <알아요. 당신은 걱정 마세요.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당신도 나에게  손을 

뻗으세요.>

 그러자 하시자끼는 괜찮겠냐고 물었고 센까는 분명하게 대답했다.

 하시자끼는 떨리는 손으로 센까를 더듬었다.

 그 손이 닿기 쉽게 센까는 다리를 늦추고 몸의 방향을 틀었다.

 센까는 하시자끼에게 자신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하면 어떤 기쁨을 준다고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강하게 자극하면 폭발해 버릴 염려가 

있으므로 그 점을 주의해서 하시자끼의 몸을 손가락 끝으로  부드럽게 간지

럽혔다.

 <당신은 남자에게 꽤 친절하시군요.>

 마사오가 그렇게 말하자 센까는 손에 힘을 넣어 본격적으로 마사오의 무릎

을 어루만지며 바싹 다가앉았다.

 무릎과 무릎이 서로 밀착했다.

 센까에게서 진한 화장품 냄새가 풍겼다.

 <그게 아니야. 남자가 먼저  폭발해 버리면 내가 참을  수 없기 때문이지. 

당신, 여자가 어디를 애무받으면 좋아하는 지 알아요?>

 <모릅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말로 가르쳐 주면 몰라요. 실습을 해 봐야지 알지.>

 센까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다.

 목소리는 더욱더 낮아졌다.

 <내가 다음에 가르쳐 줄까요?>

 <예.>

 <당신이 그 이상의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가르쳐 줄게요.  여자 다

루는 법은 빨리 알아두는 편이 좋아요. 수업료는 필요없구요, 후후.>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런 합의 후에 센까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하시자끼의 손길은 어색하고 딱딱해서  번번이 표적에서 빗나갔고  그래서 

센까는 초조해졌다.

 더구나 전희로 시간을 끌고 있으면 하시자끼의 흥분은 저  혼자 극한에 달

해 버릴 염려가 있었다. 

 센까는 재빨리 하시자끼의 옷을 벗기고는 자기도 알몸이 되어 그를 껴안고 

누웠다.

 <사실은 내가 위에서 하는  편이 확실하겠지만 그러면  그의 위신을 세울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하시자끼의 적극적이고 자주적인 행동을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그는 당황했다. 

 그래서 센까는 다시 하시자끼를 쥐고 자신의 꽃밭에 대었다.

 그러자 그녀의 기대에 응해 하시자끼는 센까를 껴안고 허리를 밀어댔다.

 센까는 다른 손으로 자연스레 자신의 꽃잎을 좌우로 나누었고 드디어 하시

자끼는 미끈거리는 화구로 진입해 들어왔다.

 이제는 염려 없다고 판단한 센까는 두 손으로 그를 힘껏 껴안고 두 다리를 

들어 하시자끼의 다리에 얽어매고 허리를 띄었다.

 남자는 감동의 소리를 질러 그녀를 당황하게 했다.

 그대로 폭발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던 것이다.

 <아니, 안 돼요. 아직.>

 그렇게 말하고 센까는 반사적으로 조였다.

 여자의 조임은 남자를 더욱 재촉하는  결과가 되지만 그것을 저지할  때도 

효과가 있다.

 <당신, 여자의 그곳이 조였다 늦추었다 한다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센까는 마사오에게 물었다.

 <있습니다. 선배들이 얘기해 주었죠.>

 <다행이군요. 여자의 그곳은 겉으로 보는 것과는  아주 달라요. 대개 예쁜 

얼굴의 여자는 오히려 그런 기능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당신도 얼굴에 매

혹되지 않도록 하세요.>

 <그러나 당신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그래요? 기뻐요. 그렇지만 여자는 얼굴이 아니라 그곳이에요.>

 <그러면 당신은?>

 <글쎄. 어떨지?>

 자신감에 가득 찬 눈빛이었다.

 <손가락만으로도 알 수 있죠. 당신 손가락에 내 조임을 느끼게 해 줄까?>

 <그런 말, 듣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마사오는 초심자로서의 연기를 계속해야만 했다.

 <후후. 그런 짓을 했다가 할머니에게 틀키면 난 여기서 쫓겨날 거예요.>

 <전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음에. 어쨌든 그 사람은 처음인데도 잘 참아 주었어요.>

 하시자끼는 곧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자라면 본능적으로 하는 동작이었다.

 격렬한 동작으로 깊숙이 움직였다.

 센까는 하시자끼의 몸을 자신이 어떻게 느꼈는지를 마사오에게 말했다.

 <굉장히 단단하고 뜨거웠어. 크기는 그때까지 내가 즐겨 온 남자들과 비슷

한 것 같았지만 단단하기로는 최고였어요. 당신은 얼마나 단단해져요?>

 <글쎄요. 남들과 비교한 적이 없어서요.>

 <난 학생과 해 본 적이 없어요 저,  다음에 내가 가르쳐 줄 때, 만져 보고 

싶은데?>  

 <부끄럽습니다.>

 <남자면서 부끄러워하면 안 돼요. 자신의 것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두는 것

도 중요해요.>

 <그럼 다음에 부탁합니다.>

 이것으로 마사오와 센까는  서로 애무하는 것을  확실히 약속하게 되었다.    

 어쨌든 센까는 모든 일을 확실하게 해두는 걸 좋아하는 여자 같았다.

 <난 남편이 있으니까 당신에게  매달리지는 않을 테니까  걱정은 안 해도 

좋아요.>

 <그보다 얘기를 계속하시죠세요. 그래 만족하셨나요?>  

 <그럼요.> 

 센까는 하시자끼의 지속력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

 초심자는 아무래도 잠깐 사이에 끝나버리기 쉽다.

 그의 동작은 한결같이 격렬했다.

 그러나 아래에서 센까가 주문을 하면 거기에 응할 정도의  여유는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은 이 사람 하는 대로  맡기고 한 번 방출한 뒤에  내가 여러 가지를 

가르치면 돼.)

 그렇게 생각한 센까는 오히려 빨리  하시자끼를 정상에 오르게 하려고  했

다.

 <그렇지만 그 사람는 처음인데도 의외로 길었어요. 보통의 경우 남자는 오

래 계속하면 조금 쉬기도 하고  동작을 바꾸거나 하는데 그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결국 센까는 마음을 바꾸어 그 첫 번째부터 자신도 즐기기로 했다.

 자연히 자신의 욕구에 따라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시자끼는 숨을 할딱이며 계속 한 동작으로  센까를 공격했고, 센까 쪽에

서는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회전하고, 비틀고, 엉키면서 신음을 토해냈다.

 이윽고 몸의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것이 분명히 느껴졌다.

 <당신도 함께 해도 좋아요. 함께 가요.>

 센까가 그 말을 한 건 이젠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시자끼는 고개를 끄덕이고 큰 소리로 비명을 연발했다.

 그가 정상에 오른 것을 알고 센까도 따라 급상승했다.

 하시자끼는 초심자인 순진한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센까에게  절정감을 

맛보게 하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리고 더구나.>

 센까는 이번엔 마사오의 발목을 직접 잡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 사람, 그 뒤에 내게서 빼지도 않고 그대로 다시 회복했어요.>

 센까는 발목에서부터 정강이 위쪽으로 애무의 손길을 뻗었다.

 이것은 분명 도발 행위였다.

 눈이 반짝였고 뺨이 홍조를 띠었다.

 목소리에도 요염한 빛이 배어나왔다.

 갓 이사해서 인사를 안 사이인데도 두 사람은 이상하게 가까웠다.

 (여기서 내가 서투르게 손을 뻗으면 망신당할 지도 몰라.  어쩌면 이 여자, 

내가 착각하도록 해서 수치심을 느끼게 한 뒤 이 방에서  나가려는 게 아닐

까?)

 그러나 그렇게 음험한 기도를 꾸밀 여자 같지는 않았다.

 자신의 얘기에 스스로 흥분해서 그러는  거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

다.

 <그래서 두 번째를 곧 시작했지만 이미 난 수동적으로 되어  버렸어요. 왜

냐하면 그 사람이 나를 리드했거든요. 당신은 학문은 깊겠지만 그럴 자신이 

있어요?>

 마사오를 보는 눈에 좀전과는 다른 도전의 빛이 번뜩였다.

 (남자로서는 자기 남편이 한 수 위라는 것을 자랑하고 싶은 거야.)

 <하시자끼 씨, 굉장하군요. 그래서 결혼할 마음이 든 겁니까?>

 <그래요. 그런 거죠. 아무리 부자라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흐늘흐늘 약하

면 여자는 불행한 거예요. 그날 밤은 아침까지 한잠도 못잤죠. 난 이 남자를 

놓치면 안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남편도 그렇게 결심했나요?>

 <글쎄요. 후후 당신, 이런 정사 얘기를 듣는데 초조하지 않아요?>

 <아니 부러울 뿐입니다.>

 <지금 당신의 그것, 어떻게 되어 있나요?>

 센까는 노골적인 경험담을 얘기하고 있었다.

 사용하는 말도 어조도 선정적이었다.

 더구나 생생한 고백이므로 살아 있었다.

 마사오의 몸이 반을을 보이는 건 당연한 것이다.

 <그런 건 말할 수 없습니다.>

 <뭐가 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

 <......>

 센까는 이번에는 마사오의 허벅지를 양손으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당신, 여자를 원하지 않아요?>

 마사오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겁쟁이입니다.>

 <당신은 제 나편보다 더 순정파로군요.>

 센까가 힘껏 양다리를 누르자 마사오의 옷매무새가 흐트러졌다.

 마사오는 얼른 옷을 여미고 몸을 바로 했다.

 센까의 손이 정강이로 돌아갔다.  

 얼굴과 얼굴이 더욱 가까웠다.

 <정말 당신 아기 같은 얼굴을 하고 있군요. 이제까지 왜  연상의 여자들이 

당신을 그냥 내보려 두었을까? 난, 근질근질한데.>

 <하시자끼 씨가 발리 돌아오셨으면 하시죠?>

 <스스로 자의한 적 있나요?>

 마사오는 눈을 감았다.

 (없다고 하면 믿지 않을 거야. 더구나 그렇게까지 아이가 될 필요는 없어.)

 눈을 감은 채 마사오는 입을 오물거리며 대답했다.

 <있습니다.>

 <불쌍해라. 이렇게 좋은 나이에 자기 손으로  하다니. 남자를 원하는 여자

가 많아요. 이 집 아래층 미망인도 그렇죠. 그래서 날 보는 눈에  굉장한 적

의가 있더라구요.>  

 <당치도 않습니다.>

 센까는 고개를 저으며 마사오의 무릎을 가볍게 때렸다.

 <당신은 역시 어린애군요. 그 젊음으로 남자를 원하지 않을 리가 없죠. 눈

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벌레 한 마리 죽이지  못할 것 같은 얌전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몸은 불타고 있어요. 어쩌면  밤중에 혼자 자위를 할지도 몰라

요.>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유끼꼬 어머니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 여자, ㄳ주려 있습니다. 참고 있을 뿐이죠. 당신도 그런 식으로 자신을 

억압하며 살면 안 돼요. 인생은 즐겨야 된다구요. 여기선 당신이 자위를  하

고 아래층에서는 그 여자가 또 밤마다  이불을 껴안고 괴로워하죠. 서로 못

할 짓이죠. 당신, 그 여자는 어때요? 그런 연상의 여자는 싫은가요?>

 <그랬다가는 당장 몰매를 맞고 쫓겨나고 말 걸요?>

 <아니, 그렇지 않아요. 의외로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가 풀릴지도 몰라요.>

 <......>

 센까의 몸이 떨렸다.                 

 마사오의 오른쪽 옆으로 돌아가 무릎을 펴고 기대듯 하며 왼팔로 마사오의 

어깨를 껴안았다.

 오른손이 그의 허벅지 위에 놓여졌다.

 <다음에.>

 따뜻한 숨이 코에 걸렸다.

 <당신이 아무래도 참기 힘들면 남편이 없을 때 내 손을  빌려줄게요. 어때

요? 나, 능숙해요. 내가 생리를  할 때는 남편에게 손으로  해주죠. 내 손도 

싫어요?>

 <아뇨. 그렇지만 하시자끼 씨가 알기라도 하면 큰 일이죠.>

 <우리 두 사람이 말을 안 하면 모르죠. 또 손장난은  사실 그리 대단한 일

도 아니잖아요? 그때는 나를 만져도 좋아요. 혼자 하는 것과는 기분이 다를 

거예요.>

 <그러죠.>

 힘껏 마사오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센까는 한숨을 쉬었다.

 <여자인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데 당신이라는 사람, 정말 목석이군요.>

 <목석은 아닙니다. 그러면 나중에 부탁하겠습니다.>

 <남편이 없을 때, 예를 들면 오늘밤 같은 때.>

 센까의 손이 마사오의 옷자락을 헤쳤다. 

 조금씩 위로 올라왔다.

 <지금은 어때요?>

 마사오는 자세를 바로 하고 옷을 여몄다.

 센까의 손은 옷 속에 묻힌 셈이 되었다.

 <괜찮습니다.>

 <정말?>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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