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축력
센까의 유혹은 좀전보다도 훨씬 구체적이 되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남편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체질의 여자인 듯했다.
<그러면 남편의 얘기를 더 해줄까요?>
<그래 주십시오.>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내가 여러 남자와 교제한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
었으면서도 차츰 그것에 질투를 하기 시작했어요.>
<당신이 요염하니까 그런 겁니다.>
<내가 요염해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해요?>
<예.>
<기뻐요.>
센까는 젖가슴을 마사오의 팔에 밀어대며 그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입술을 떼고도 가슴은 계속 팔에 찰싹 기댄 채였다.
중량감이 있었다.
둥글고 큰 것 같았다.
마사오는 앞을 향한 채 말했다.
<마치 고무 덩어리 같군요.>
<만져 볼래요?>
<괜찮습니까?>
<좋아. 난 당신이 좋아졌어요.>
<그래도 오늘밤은 사양하겠습니다.>
<어쩔 수 없군요.>
<다른 남자와 비교해서 하시자끼씨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던가요? 공
부를 위해 알고 싶습니다.>
좀전에도 말했죠? 남편은 굳기가 달라요. 내 친구 중에는 적당히 부드러운
게 좋다는 애도 있지만 난 그렇지 않아요. 역시 단단하지 않으면 싫어요. 더
구나 남편은 내가 원할 때까지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 있어요.>
<멋지군요.>
<원래 빨리 끝나지 않는 체질인데다가 내가 오래 견디는 법을 가르쳐 주
었죠.>
<하시자끼 씨는 당신 덕분에 베테랑이 되었군요. 그렇게 되면 다른 여자와
즐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요?>
<후후, 그럴 염려는 없어요. 일이 많아서 그럴 틈도 없을 테고, 내가 항상
쥐어짜니까 바람피우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럼 매일 밤?>
<매일 밤이면 불쌍하니까 하루 걸러요. 그래도 그는 때때로 -오늘밤은 피
곤하니까 봐 줘.- 하고 말해요. 그러나 난 그냥 두지를 않죠.>
하시자끼를 자극하는 방법을 센까는 자신만만하게 일러주었다.
<그러면 쥐고만 있을 게요. 그냥 쥔 채 자고 싶어요.>
그리고 부드러운 하시자끼를 직접 쥐고는 잠시 잠드는 훙내를 낸다.
그러는 동안 손가락을 미묘하게 움직인다.
하시자끼는 졸고 있지만 몸은 점점 부풀어올라 이윽고 단단해진다.
<당신은 주무세요. 난 이것과 잠시 장난칠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혀로 핥는다.
마지못해 허리를 움찔거리며 반응하던 하시자끼도 얼마 가지 못해 센까를
덮치고 만다.
센까의 손이 닿았을 때 하시자끼가 잠들어 버린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었
다.
센까가 말했다.
<남자도 칼과 같아서 사용하지 않으면 녹슨다구요. 당신이 한 번도 사용하
지 않았다니 난 안타까울 따름이에요.>
<저한테 흥미가 있나요?>
<그래요. 한 번 정도는 당신 같은 순진한 학생과 관계를 갖고 싶어요. 여
자라면 마음 속으로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내 것은 좀 특별
하죠. 길을 걷다가도 남자의 그것을 생각하면 이상해져서 걸을 수가 없을
정도예요. 금방 자극을 받아 버리죠.>
<난 본적이 없어 잘 몰라요.>
<보고 싶어?>
<......>
<볼래요?>
<......>
<아무 짓도 하지 않고 보기만 하는 것이면 좋아요.>
<좀전은 만져도 좋다고 했잖아요?>
<어머 내가 그랬나요? 후후. 만질 때는 만지는 것 뿐, 볼 때는 보는 것 뿐.
그래요, 만지기 전에 먼저 보는 것도 공부가 될 거예요. 보기만 하고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
<약속할 수 있어요.>
<그러면 -보여 줘- 라고 해 봐.>
<......>
<당신, 남자죠? 무서운 걸 보는 게 아니에요. 우물쭈물하는 건 여자가 싫
어해요.>
<그러면 보여 주십시오.>
<진심?>
<예.>
분명히 센까는 노출욕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마사오가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친절하고 대
담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보여 드리죠. 그 전에 잠깐만.>
센까는 마사오의 어깨를 짚고 일어서더니 문을 조금 열고 아래층의 기척을
살폈다.
그런 다음 문을 닫고 돌아와 다다미 위에 누웠다.
그녀는 폭이 넓은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두 다리가 노출되었다.
<자, 치마를 올리고 팬티를 내리면 볼 수 있어요.>
얼굴은 홍조를 띠고 있었고 눈은 촉촉히 젖어 있었다.
마사오를 가지고 놀며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마사오는 고개를 저었다.
<손이 떨려 실수를 할 것 같아요. 당신이 벗어 주십시오.>
<정말 순진하네. 다른 남자라면 당장 달려 들어 벗길텐데.>
센까는 상체를 일으켜 몸을 돌리고 뒤로 돌아 스커트 속으로 두 손을 넣었
다.
천조각을 꺼내고 그대로 방석 밑에 밀어넣었다.
센까는 다시 누워 양다리를 벌렸다.
하얀 살결이 드러났다.
마사오는 그녀의 두 다리 사이에 정좌해 있었다.
이제 스커트를 들어올리기만 하면 비부는 노출된다.
센까는 두 손을 깍지끼고 머리 밑에 받힌 채 고개를 살짝 들어 마사오의
눈을 쳐다보았다.
더욱 젖은 눈은 불꽃마저 흔들리고 있었다.
마사오는 두 손을 센까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머리를 숙이고 오른손을 뻗어 치맛단을 잡고 살짝 들었다.
검은 수풀이 나타났다.
두 다리를 상당한 각도로 벌리고 있었으므로 그 사이의 갈라진 틈새도 확
실히 드러났다.
<어때?>
<가슴이 벅찹니다.>
<바보군요. 여자에겐 누구에게나 있는 거예요. 그러면 자, 침착하게.>
두 손을 머리에서 뗀 센까는 그 손을 그대로 내려 스커트를 잡았다.
허리를 크게 올리더니 한꺼번에 치마를 가슴까지 걷어올렸다.
검은 비모지대와 그 위의 하얀 배도 노출되었다.
배꼽까지 보였다.
<자, 더 가까이 와요.>
<예.>
마사오는 고개를 앞으로 더 숙여 그곳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센까의 눈을 의식했다.
<어때요?>
센까가 은밀하게 물어왔다.
<굉장해요.>
<여기에 이미 여러 남자가 키스했어요. 그렇지만 좀전에 깨끗이 닦았어
요. 펼쳐 봐도 괜찮아요.>
센까의 허리는 가만히 있었으므로 비부는 살아 있는 생물처럼 혼자서 꿈틀
거리고 있었다.
마사오는 턱을 괴었다.
<왜 나에게 이렇게 보여 주는 거죠? 고맙기는 하지만 그 점이 이상합니
다.>
<어머? 그런 것이 마음에 걸렸어요? 바보로군요. 당신이 순진해서 그래요.
남의 호의는 순수하게 받아야죠. 아직 여자에게 흥미가 없나요?>
<있습니다.>
<그러면 쓸테없는 생각은 하지 말아요.>
센까가 상체를 일으키자 비부는 마사오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스커트가 다
시 그녀의 맨살을 가렸다.
센까가 마사오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속삭였다.
<당신 흥분하지 않았어?>
<......>
<보통 상태?>
마사오는 고개를 저었다.
<단단해진 거야?>
<예.>
<그럼 안심했어요. 어디, 확인해 보고 싶어.>
이대로 만지게 하면 순진한 소년 같지 않다.
마사오는 다리를 오므리고 두 손으로 중심부를 향하는 센까의 손을 막았
다.
센까의 손이 마사오의 손등을 잡았다.
<왜?>
<부끄럽습니다.>
<귀여워라. ㅎ흐. 남자잖아요? 만지는 전도야 괜찮잖아요?>
<안 됩니다.>
몸 전체를 경직시키며 당황한 척 했다.
역시 마사오의 이럼 모습도 센까는 즐기는 듯했다.
센까의 손이 잠시 마사오의 손등을 쓰다듬다가 뱀이 몸을 비트는 듯한 동
작으로 다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동시에 센까의 얼굴 위치도 낮아졌다.
단순한 장난기가 아니라 진심이라는 것이 몸 동작에 진하게 나타났다.
센까는 재빠르게 위를 향해 있는 마사오의 몸 아주 정확하게 잡았다.
더듬거리지도 않고 한순간에 잡았다.
<아! 정말이군요. 안심했어요. 단단함도 남편과 비슷한데요. 내가 상상하던
대료예요. 여기로 이사오길 잘 했어요. 당신, 내 그곳 다시 보고 싶지 않아
요?>
마사오는 끄덕였다.
센까는 천천히 상체를 눕혔다.
<자, 이번엔 스스로 치마를 올려요.>
다리를 벌리고 마사오의 몸을 두르는 형태가 되었다.
마사오는 스커트 자락을 잡고 허리 위로 걷어올렸다.
검은 수풀이 빛났다.
마사오는 다시 한 번 다다미 위에 양 팔꿈치를 괴고 얼굴을 낮추었다.
맞붙어 있던 두 겹의 꽃잎에서 넘친 꿀물이 투명한 이슬이 되어 아래로 흘
러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진주알이 좀전보다도 붉었고 더욱 노출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붉은기가 더해진 느낌이었다.
<그대로는 표면밖에 보이지 않죠. 손으로 확인해 봐요.>
그 순간 센까의 두손이 마사오의 시야에 들어왔다.
허리가 떴다.
센까는 자신의 손을 움직여 선홍색으로 빛나는 계곡을 노출시켰다.
꽃잎도 그 모습을 전부 드러냈다.
<보고 있나요?>
<예.>
비너스가 혼자서 끔틀거렸다.
그 내부에서 새롭게 투명한 이슬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과연 자랑할 만한 수축력이군. 살아 있어. 사람은 교양 없고 호색스럽지만
이곳은 아주 색다르게 메력적이군.)
구체적으로 명확한 욕망이 생겨났다.
센까의 의도도 마사오에게 그런 욕망을 부추기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여기를 잘 봐요.>
센까의 손가락이 진주알을 가리켰다.
작은 피라미드 같은 느낌이었다.
<아...>
센까의 입에서 안타까운 신음이 새어나오고 허리가 공중에 떴다.
순간 마사오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것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
작은 등대가 고개를 흔들며 스스로 아래 위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것도 움직이나? 이 여자는 특별한 기능을 익힌 것인가? 하여튼 자랑할
만 하군.)
<만져 봐요.>
태도를 바꾸어 그녀는 여자답게 호소하는 어조가 되었다.
마사오는 새끼손가락 끝을 꽃봉오리에에 대었다.
<음!>
센까는 신음하며 더욱 허리를 띄었다.
동시에 믿을 수 없을 만큼 크게 호를 그리며 활 모양이 되었다.
손가락 끝으로 살짝 눌러 보았다.
센까는 더욱 신음했다.
<저, 거기를 좀더 힘을 주어서 눌러 줘요.>
그러나 마사오는 정지했다.
그러자 강한 움직임이 손가락 끝에 감지되었다.
꽃순에서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한 것이다.
<좋은 기분이야. 당신 여자 다루는 법을 아는 거 아니예요?>
<아니요. 처음입니다.>
<능숙해요.>
(다만 한 번 살짝 누른 것 뿐인데 능숙하다니?)
<당신, 날 원하지 않니? 지금 자신의 것을 꺼내고 있죠?>
<아닙니다.>
<그대로 와요. 꺼내고.>
그러나 마사오는 쎈까가 아직 그렇게 절박한 상태가 아니라고 느낄 수 있
었다.
그때 갑자기 센까가 일어다더니 양손으로 그의 가슴를 잡고 위로 끌어올렸
다.
마사오는 상체가 들리자 그대로 센까는 마사오의 허리를 두 다리로 감으며
안겨왔다.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기다려 주십시오.>
<이제 안 돼. 도망치지 못해요.>
센까의 오른손이 마사오의 중심부로 돌진해 들어왔다.
마사오로서는 바로 맞은편 방에 사는 부인과 육체 관계를 맺으면 처신하기
가 참 곤란해진다.
손장난과 성 관계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마사오는 버텼고 센까는 더욱 달려들어 거친 몸싸움이 되었다.
그 와중에 제법 요란한 소리도 났다.
아래층 사람이 혹시 계단 근처에 나와 있다면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한 번
올라와 볼지도 모른다.
결국 마사오는 센까의 손에서 벗어나 복도로 뛰쳐나왔다.
센까는 얼굴이 씨뻘개져서 여전히 다리를 벌린 채 어깨로 거친 숨을 씩씩
거리면서 마사오를 손짓해 불렀다.
마사오는 고개를 젓고 계단을 내려왔다.
부엌에서 얼굴을 ㄳ었다.
문득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센까가 복수는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
다.
그래서 마사오는 어디까지나 초심자이기 때문에 무조건 도망친 걸로 보이
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다행히 아래층 사람들은 조용했고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마사오는 심호흡을 하고 계단을 올라갔다.
문은 여전히 열린 채였고 센까는 똑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방으로 들어간 마사오는 문을 닫고 센까의 등 뒤로 돌아 어깨에 손을 얹으
며 얼굴을 가까이 댔다.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좀전에는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 당신의 장난이 너무 심했어요.>
센까는 마사오의 손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할머니에게 보고하러 간 건 아니었어요?>
꽤 냉정한 목소리였다.
<아니에요.>
<그렇다면 됐어요.>
센까는 다른 손을 뒤쪽 아래로 뻗어 마사오의 몸을 움켜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마사오가 허리를 뒤로 빼는 바람에 옷자락만 겨우 잡았을 뿐이었
다.
센까는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 같은 나자는 정말 드물어요. 좀 이상해요.>
마사오가 긍방 되돌아왔음므로 별로 마음이 상하진 않은 듯했다.
<앞으로 와요. 괜찮아요. 이제 난폭하게 하지 않을 테니까. 정말 존전에 잡
은 것이 당신 것인지 어떤지 확인하기만 할게요. 자, 어서.>
마사오가 앞으로 가자 센까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옷자락을 가르고 아래로 내려갔다.
마사오의 팬티 중앙에서 기세 등등하게 서 있는 것을 쥐었다.
마사오가 가만히 몸을 맡기고 있는 걸 확인하자 센까의 손가락은 교묘하게
움직였다.
<역시 이렇게 되어 있는데,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잠시 뒤에는 손이 팬티 안으로 들어와 직접 잡으려고 했다.
마사오는 허리를 뺐다.
<이 이상은 부끄럽습니다.>
<당신, 몇 살이 되면 여자를 알 작정이죠? 좋아요.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
죠. 더 이상 괴롭히고 싶지 않아요.>
센까는 옷을 단정하게 매만지고 일어섰다.
마사오도 일어서자 뒤돌아보더니 다가왔다.
<이대로 잘 거예요?>
<공부가 조금 남았습니다.>
<키스해도 돼요?>
마사오는 센까를 가볍게 안았다.
가만히 있자 센까의 입술이 다가왔다.
눈을 감고 그 입술을 받았다.
그렇게 농도 짙은 키스는 아니었다.
이윽고 센까는 입술을 떼고 팔도 풀었다.
<다음에 내 방에 놀러와요. 아직 여자를 아는 것이 두렵다면 내 손으로 해
줄게요. 나는 능숙해요. 자신의 손보다 훨씬 나을 거예요.>
잠시 바지 위에서 마사오를 정확히 잡았다가 곧 놓고 센까는 방을 나갔다.
센까가 나간 뒤 마사오는 책상 앞에 앉아 크게 심호흡을 했다.
(결국 저 여자와 이상한 사이가 되고 말았구나. 남편이 있는 여자인데. 하
지만 더 이상은 곤란해.)
미망인
마사오의 대학 생활 첫 해가 지나갔다.
정신없이 바쁘게 보낸 한 해였다.
처음으로 겪은 대학 생활은 자유 분방한 듯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규칙과 규율
의 틀 안에 그를 갇두었다.
어쩌면 마사오 스스로 그런 틀을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른다.
겨울 방학 동안 마사오는 유끼꼬를 데리고 며칠 고향에 다녀온 뒤로 줄곧 도
쿄에서 지냈다.
우연한 기회로 이웃에 사는 미군 장교에게 일어를 가르쳐 주는 대신으로 영어
회화를 배우기로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마사오는 작년 가을 센까에게 호되게 당한 뒤로 빈 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
력했다.
센까도 더 이상 유혹하려 ㄷ르지 않았다.
냉정하게 대하니까 화가 났을 것이다.
아니면 벌써 흥미를 잃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한편, 마사오가 유끼꼬의 비부를 확인한 그 다음 날 유끼꼬도 마사오의 성기
를 직접 만져보았다.
그러나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었으며 마사오와 유끼꼬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지내고 있었다.
유끼꼬가 그 일을 잊을 리는 없었다.
여전히 유끼꼬는 마사오게게 응석을 부렸다.
그 응석에는 유치한 에로티시즘의 표현도 담겨 있는 것을 마사오는 항상 느끼
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유끼꼬는 아직어린애였다.
센까나 유끼꼬는 그런 마사오의 학생다운 결심을 읽었는지 이렇다 할 유혹의
손길이나 추파를 보내지 않았다.
묘우미와의 만남도 1주일에 한 번으로 자제하고 있던 마사오로서는 당행스러
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편 다에꼬와는 한 달에 두어 번씩 계속 편지가 오가고 있었다.
새학기가 시작된지 며칠 되지 않은 어느 날 아침이었다.
마사오가 학교를 가기 위해 역에 도착했을 때 플랫홈은 다른 날과는 달리
유난히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마사오는 건널목에서 자살 사고가 발생하여 열차가 연착되고 있다는 안내
방송을 들었다.
모두들 열차가 정상 운행되기만을 기다릴 뿐, 자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
을 두지 않는 표정들이었다.
(도시는 비정한 곳이다. 타인의 죽음보다는 자신의 목적지까지 제 시간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쯤 기다리자 열차가 정상 운행되기 시작했는데 차 안은 초만원이어서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할 정도였다.
다음 역에서였다.
승객들이 더 올라타는 통에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이 사람들 틈에 끼여 딸려
갔다.
마사오는 당황해서 가방을 힘껏 당겼다.
그러는 바람에 마사오의 몸의 방향이 바뀌었다.
순간 새로운 얼굴이 마사오의 정면으로 떠올랐다.
몸집이 자그마한 여자였다.
친근한 향기가 은은하게 묻어났다.
바로 유끼꼬의 어머니 찌에였다.
<어! 아주머니!>
<어머!>
찌에는 눈은 크게 뜨고 마사오를 보았다.
인파에 시달린 표정으로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송 맺혀 있었다.
마사오보다 나중에 집에서 나섰는데도 같은 열차를 타게 된 것이다.
남자들도 견디기 힘든 만원 열차인데 자그마한 찌에가 힘들어하는 것은 당
연했다.
마사키는 찌에를 주위의 압박으로부터 보호하는 자세를 취했다.
자연히 두 사람은 마주보게 되었다.
겨우 문이 닫히고 열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복잡한 열차 안이라 해도 별로 친하지 않은 남녀가 마주보며 딱 붙
어 서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서로 조금씩 방향을 달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마사오는 그러한 조심성보다도 찌에의 연약한 몸을 보호해야 한다
는 의식이 앞섰기 때문에 그런 자세가 된 것이었다.
<지각이죠?>
<예.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아닙니까?>
몇 마디 말을 주고 받는 사이에 찌에의 얼굴은 마사키의 턱 바로 밑에 와
있었다.
마사오는 그녀를 바로 내려다보는 셈이 돼 버렸다.
찌에의 하얀 얼굴을 이처럼 가까이에서 대하기는 처음이었다.
서로의 가슴과 가슴 사이나 약간의 틈이 있을 뿐이었다.
찌에가 들고 있는 가방이 마사키의 허벅지에 닿아 딱딱하게 느껴졌다.
찌에는 가방을 양손으로 잡고 있는 듯했다.
차가 흔들릴 때마다 마사키의 허벅지에 찌에의 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허벅지 윗부분을 압박했다.
당연히 때로는 찌에의 손등은 마사키의 분신 근처를 스치기도 했다.
열차의 흔들림에 따라 그렇게 되는 것이다.
마사오로서는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흥분을 느꼈다.
(이 여자는 지금 자신의 손등이 무엇을 압박하는지 알고 있는 걸까?)
찌에의 힘들어하는 얼굴 표정으로 보아 그런 것을 의식할 만한 여유가 없
는 듯했다.
만약 의식했다면 손을 딴 곳으로 가져갔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열차가 서행하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멈춰 버렸다.
<무슨 일일까요?>
<앞이 정체돼서 기다리는 거겠죠?>
열차가 멈췄을 때 승객들의 흔들림으로 인해 찌에의 손등이 마사키의 허벋
지 가운데로 옮겨졌다.
정면으로 분신에 닿았다.
유끼꼬가 어린 호기심으로 한 번 만져 보았던 마사오의 성기에 지금은 비
록 간접적이긴 하지만 어머니인 찌에의 손이 닿아 있었다.
(제발 잠자코 곱게 그대로 있어라.)
마사오가 마음 속으로 그렇게 타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충혈되
기 시작했다.
급속히 뜨거워졌다.
오히려 찌에의 손등을 압박하기 시작했으며, 그로 인해 더욱더 발기하여
맥박까지 뛰는 것이 느껴졌다.
멈춰 서 있었기 때문에 창은 열려져 있어도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았다.
후덥지근한 공기가 차내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찌에는 괴로운 표정이었으며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혀 있었다.
(나의 이것을 의식할 만한 여유가 없었으면 좋겠는데.)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되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될 수 있는 대로 모르도록 해야 한다.
<힘드시죠?>
마사오는 좁은 틈을 비집고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다행히 한 번도 쓰지 않은 깨끗한 손수건이었다.
마사오는 손수건으로 찌에의 얼굴에 맺혀있는 땀을 찍어냈다.
옅은 화장을 했지만 그래도 문지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마워요.>
작은 소리로 찌에가 말했다.
그때, 갑자기 열차가 굉음을 내며 움직이믐 바람에 승객 전체가 요동쳤다.
그리고 의외의 상황이 발생했다.
기우뚱하면서 마사오가 찌에를 안아 버린 것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그와 동시에 찌에가 넘어지지 않으려다 반사적으로 마사오의 그것을 잡은
것이었다.
부딪친 것이 아니라 분명히 손으로 그의 분신을 잡았다.
마사오는 쾌감을 느꼈다.
곧바로 그 손은 제자리로 돌아가고 찌에의 이마가 마사오의 어깨에 살짝
부딪쳤다.
<미안해요.>
겨우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였다.
<아닙니다.>
반사적으로 그렇게 대답하고 나서야 마사오는 찌에의 말에 어떤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기가 무엇을 만졌는지 찌에는 분명히 느꼈던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잡았겠지만, 그 후에는 그것을 의식했다는 표현이었다.
<오히려 제가...>
당황한 마사오는 찌에처럼 낮은 목소리로 덧붙여 말했다.
찌에가 얼른 손을 제자리로 가져갔기 대문에 좀전처럼 마사오의 분신은 다
시 그녀의 손등을 압박하는 상태가 되었다.
한 번 잡혔던 감각 때문에 그것은 이제 완전히 흥분해 버렸다.
그것이 찌에의 손등을 선명하게 압박했다.
사방이 사람들로 꽉 차 있었기 때문에 마사오는 허리를 돌릴 수가 없었다.
찌에의 작은 손은 빠져나갈 수 있을 텐데 어쩐 일인지 움직이지 않고 그대
로 놓여져 있었다.
마사오의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찌에는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었다.
찌에는 지금 손등에 맞닿아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의식하고 있을 것
이다.
(왜 그때 나의 것을 잡았던 걸까? 넘어지려고 할 때 반사적으로 뭔가를 붙
잡으려는 건 당연하지만 가장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곳이 하필이면 왜 그것
이었을까? 전부터 의식하고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던 중에 차가
흔들리는 순간, 그런 충동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마사키의 마음에는 찌에는 정숙하고 품위있는 미망
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여자라기보다는 상냥한 어머니이며 착한 아내의 모습이었다.
더구나 현재 성과는 전혀 무관한 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였다.
열차는 얼마 자기 못해 또 멈추었다.
마사오는 찌에의 이마에 다시 땀방울이 맺혀 있는 것을 봤다.
손수건으로 땀을 가볍게 찍어냈다.
<고마워요.>
역시 작은 소리였다.
<몸이 조금만 피곤하면 땀을 많이 흘려요, 어젯밤 밤늦게까지 바느질을 했
더니만...>
찌에의 목소리는 이내 평소의 톤으로 돌아왔다.
게다가 이무렇지도 않게 대화를 한다는 것은 마사오의 무례 아닌 무례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뜻이었다.
<낮에 일을 하시니까 밤에는 일찍 주무셔야 할 텐데요.>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별다른 의미가 있는 말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마사오의 가슴은 다시 두근
거렸다.
마치 은밀한 고백처럼 들리기도 했다.
정차한 상태에서 그러한 말이 오간 뒤, 찌에의 손이 뭔가 신호를 보내는
듯한 움직임을 마사오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의식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치워달라는 무언의 항의일까? 찌에는 사려 깊은 여자이니 나에게 수치심
을 주지 않으려고 이렇게 은밀하게 움직임을 보인 것일까? 아니면 은근히
즐기고 있는 걸까?)
자신의 마음이 쉽게 평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한 번 그렇게 돼 버리면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는다.
특히 지금은 더 그러했다.
(지금으로서는 학생답게 솔직히 용서를 비는 방법밖에 없다. 이제와서 하
숙집에서 쫓겨나면 당장 갈 만한 곳이 없다.)
마사오는 고개를 돌려 찌에의 귀에다 입을 갖다댔다.
주위사람들이 절대 들어서는 안될 내용이었다.
<저, 죄송합니다. 엉뚱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자연 현상
일 뿐입니다. 좀 괴로우시더라도 참아 주십시오.>
다행히 주위는 사람들이 서로 얘기를 주고받느라고 산만했다.
마사오의 목소리는 찌에밖에는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찌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상냥한 목소리였다
오히려 마사오를 위로하는 말투였다.
그리고 손등이 다시 한 번 강하게 느껴졌다.
그것은 화가 나지 않았으니 안심하라는 신호같았다.
마사오는 그 움직임을 확인하고 나서 다시 은밀하게 속삭였다.
<용서해주시는 겁니까?>
찌에는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이윽고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차내가 잠시 술렁였다.
그때 찌에의 손이 뒤집히더니 다섯 손가락으로 마사오의 몸을 꽉 잡았다.
<앗!>
마사오가 낮게 소리를 내자 찌에의 손은 곧 풀리면서 제자리로 갔다.
이어서 찌에의 희미한 중얼거림이 들렸다.
<항상 이런가요?>
그 말 앞에는 <아무 곳에서도>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었다.
마사오는 찌에의 귀에 다시 입을 갖다댔다.
<이런 일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찌고개를 조금 끄덕였다.
열차는 점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