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7화 (37/64)

 옆집 여자의 초대

 눈을 떴을 때 이미 방안은 환하게 밝아 있었다.

 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책상을 비추었다.

 일곱 시 조금 전이었다.

 마사오는 머리맡에 있는 컵의 물을 마사면서 시루꼬를 보았다.

 발그스레한 뺨에 아침 햇살이 비쳐 아름다웠다.

 의외로 속눈썹이 진했다.

 오뚝한 코에서 새삼스레 차가운 이미지를 느꼈다.

 뺨의 부드러운 색채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마사오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알몸 위에 가운을 걸쳤다.

 조용히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갔다.

 당시 대부분의 아파트가 그랬지만 역시 공동 화장실이었다.

 용무를 마치고 화장실을 나오는데 옆집 문이 열려 있는 것이 보였다.

 여자가 한 사람 나와 있었다.

 문 앞에 있는 사과 상자를 뒤지고 있는 중이었다.

 둥그런 얼굴에 귀여운 인상이었다.

 (어젯밤, 이 여자는 우리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마사오가 사과의 의미로 가볍게 목례를 하고 그 앞을  지나려는데 그 여자

가 말을 걸어왔다.

 <저, 잠깐만요.>

 옆방 여자가 남자를 데리고 와 잤을 경우 못 본  척하는 것이 아파트의 관

습니다.

 마사오는 여자 쪽으로 향했다.

 무슨 일인가 궁금했다.

 여자의 눈에서 적의 같은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장난기가 서려 있었다.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부드러운 표정이었다.

 <시루꼬 씨, 멋진 여자죠?>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였다.

 대담하고 꺼리낌 없는 질문이엇다.

 어젯밤 일을 알고 있음이 확실하다.

 어린애가 아닌 이상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모르고 있을 리가 없다.

 마사오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부러웠어요. 덕분에 전...>

 여자는 더욱 바싹 다가왔다.

 <잠을 못 이루었어요.>

 비난 섞인 어조는 아니었다.  

 <미안합니다.>

 <시루꼬 씨는 일어났어요?>

 <아니, 아직 자고 있습니다.>

 여자가 마사오의 소매를 가볍게 끌어당겼다.

 <그럼 잠깐 제 방에 들어가셔서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여자의 눈이 빛났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예, 잠깐 들어오세요.>

 <그럼 그녀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고...>

 <아니, 지금 자고 있을 텐데요. 그냥 잠깐 들어왔다 가시죠.>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보는 여자에게 이끌려 들어간 방은 시루꼬의 방과는  전혀 취향이 달

랐다.

 책은 별로 없고 그 대신 인형 장식이 많고, 벽에 프랑스 배우 사진이 붙여 

있었다.

 마사오는 가운 안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옷자락을 

여밀고 여자가 권하는 방석에 앉았다.

 여자는 곧 차를 준비했다.

 <저는 시루꼬 씨가 이사오기 전부터 여기에 살았어요. 시루꼬 씨와는 친하

게 지내고 있죠?>

 <회사에 다니십니까?>

 <예. 당신은 학생이죠?>

 <예.>

 <그럼 당신도 소설을 쓰나요?>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학과도 서로 다르구요.>

 왜 차 대덥을 하는 건지 마사오는 여자의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단, 악의는 없는 듯했다.

 시루꼬와 친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했다.

 <시루꼬는 사교적인 사람이죠.>

 여자는 차를 마사오 앞에 냈다.

 녹색이 선명하고 향긋한 향기가 났다.

 <잘 마시겠습니다.>

 <어려 보이는군요.>

 <예. 두 살 아래입니다.>

 <그렇군요. 어쩐지...>

 여자는 말을 하다 말고 말머리를 바꿨다.

 <시루꼬 씨와는 어젯밤이 처음?>

 <만나기는 작년 가을에 만났죠.>

 <아니, 그게 아니라 관계를 한 게?>

 <예. 어젯밤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여자 경험은 처음이 아니죠?>

 <그거야 뭐.>

 <처음이라면 그렇게 못 했을 테니까요.>

 차를 잘 마셨다는 말과 함께 목례를 하고 마사오는 일어섰다.

 여자도 고개를 숙였다.

 문까지 여자가 따라 나왔다.

 <제가 끊인 차를 마셨다고 시루꼬 씨한테 말해 보세요.>

 여자는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마사오는 시루꼬의 방으로 돌아왔다.

 시루꼬는 아직 자고 있었다.

 가운을 벗고 비스듬히 누워 시루꼬의 발그스레한 뺨을 간지럽혔다.

 잠시 뒤에 시루꼬가 눈을 떴다.

 얼마 동안 눈이 허공을 헤매더니 마사오를 향했다.

 <언제 깼어요?>

 <조금 전에. 화장실에 다녀오다가 옆집에 사는 여자를 만났어요. 동그랗고 

귀엽게 생긴 여자요.>

 <그래요?>

 시루꼬가 손을 뻗어 마사오의 팔을 잡았다.

 <어디서 마주쳤어요?>

 <그 여자 문 앞에서요.>

 <설마 방까지 들어간 건 아니겠죠?>

 <잠깐 들어갔다 나왔죠. 차를 대접해 준다기에.>   

 <유혹하던가요?>

 <무슨! 그냥 차를 마셨을 뿐인데.>

 <어젯밤 일, 그 여자도 알고 있던가요?>

 <예. 그 여자랑 친하게 지내는 모양이죠?>

 <예. 그렇지만 당신을 방까지 데리고 가다니 그 사람도 대담한데요.>

  시루꼬는 팔을 마사오의 등에 두르고 꼭 껴안았다.

 <그 여자, 남자와 헤어진  지 얼마 안 돼요.  좋아했지만 남자가 바람피운 

사실을 알고는 단호히 헤어졌죠. 자존심이 강한 여자니까요. 그런 얘기하지 

않던가요?>

 <아니, 못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싸우고 있는 중이에요.>

 <이미 헤어졌다면서요?>

 <자신과의 싸움이죠.>

 시루꼬는 마사오의 성기를 어루만졌다.

 돌아와 시루꼬의 얼굴을 보고 있는 사이에 그것은 서서히 흥분하기 시작했

었다.

 시루꼬가 마사오의 발기된 몸을 짖ㄳ게 만지작거렸다.

 <남자의 이것에 대한 자신의 집착과 싸우는 중이죠. 헤어진 남자에게 미련

을 두지 않고 있으니까 다른 남자의 이것을 구하고 있어요.>

 <매력적이니까 여려운 문제는 아닐 것 같은데요. 먼저 손을 내밀면 도망갈 

남자는 없을 테니까.>

 <유혹하는 건 문제가 아니에요.>

 시루꼬는 손가락 전부로 감아쥐고 천천히 조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선택이죠. 나쁜 남자에게 걸릴 수도 있고 당분간은 자유롭게 살고 

싶다니까 그녀 자신이 상대를 좋아하게 돼도 곤란한 문제죠. 그런데 가운만 

입고 밖에 나갔다 온 거에요?>

 <그래요.>

 <앉아서 차를 마시며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 실례는 하지 않습니다. 주의해서 앉았어요.>

 <그렇다면 안심이에요.>

 마사오는 손을 시루꼬의 허벅지로 가져갔다.  

 시루꼬는 다리를 느슨하게 풀었다.

 꽃밭은 새로운 샘물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그때 시루꼬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이불에서 나오기 전에 마사오의  얼굴에 뺨을 비비며 혀로  핥았

다.

 시루꼬가 옷을 입고 나간 뒤 마사오는 천장을 바라보며 간 밤의 일을 생각

하고 있었다.

 어젯밤의 취기는 이미 싹 사라져 버렸다.

 (묘우미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만약 시루꼬가 말하

게 된다면 내가 먼저 선수를 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시루꼬는 한참이 지난 뒤에야 돌아오더니 그의 품에 안기며 말했다.

 <돌아오는 길에 옆집에 들려 나도 차를 마시고 왔어요.>

 <그랬군요.>

 <저 옆집 여자 어때요?>

 <귀염성 있는 얼굴이더군요.>

 <좋은 사람이에요. 다음에 정식으로 소개할게요.>

 두 사람은 곧장 본격적인 애무에 들어갔다.

 지금은 취기사 말끔히 가시고 머리가 맑았음므로 새삼  시루꼬가 묘우미의 

친구라는 사실이 강하게 의식되었다.

 꺼리칙함과 동시에 묘한 흥분을 느껴졌다.

 이윽고 시루꼬는 숨결이 거칠어지면서 무언의 행동으로 마사오를  자기 몸 

위로 올려놓으려 했고 마사오는 시루꼬 위로 몸을 실었다.

 <옆집 여자 아직 있겠죠?>

 <상관없어요. 아파트에 살면서 남의 귀를 의식하면 불감증에 걸려요.>

 시루꼬의 손은 오래전부터 그런 사이인  듯 능숙한 솜씨로 마사오를  쥐고 

자신에게 맞추었다.

 마사오는 천천히 허리를 가라앉히며 다리를 감았다.

 시루꼬는 기쁨의 소리를 질렀다.

 <으음... 이번엔 절정이 빨리 올 것 같군요. 하지만 당신은 참을 수 있으면 

참아요. 아침을 먹은 후에 또 하고 싶으니까. 여기에서 열한 시쯤에  나가면 

되죠?>

 <예.>

 (이처럼 자신의 감각을 예측할 수 있는  여자는 좀처럼 없을 텐데, 열정과 

차가움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여자다.)

 요즘에는 후꾸이가 그녀의 기대대로 따라와 주지를 못했다.

 그래서 마사오에게서 그런 걸 구하려는 것이었다.

 시루꼬의 움직임에 맞춰 마사오도 움직였다.

 리듬은 둘 다 베테랑이라 금방 맞춰졌다.

 어젯밤보다 마사오가 느끼는 감각이 선명했다.

 취기가 도는 가운데 모르고 지나쳤던 시루꼬 내부의 미묘한 긴장감이 분명

하게 전해져 왔다.

 거친 숨결로 시루꼬는 자신만만힌 어조로 물었다.

 <묘우미와 비교해서 나, 어때요?>

 이런 경우 눈앞에 있는 여자를 추어주는 것이 상식이겠지만 마사오는 만약

의 경우 그대로 묘우미의 귀에 전해질지도 모르므로 신중했다.

 <그녀는 그녀고, 당신은 당싱이죠.>

 시루꼬는 되묻지 않고 감각을 쫓는 일에 전념했다.

 몇 분 정도의 움직임이 지나자 본인이 스스로 예고한  대로 시루꼬는 단번

에 절정을 맞았다.

 그 직전에 마사오에게 빠른 말로 괜찮냐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자제할 수 있겠는지 어떤지를 묻는  말이라는 걸 알기에 마사오는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러자 양해를 구한 뒤 시루꼬는 급속히 상승해 절정의 문턱을 넘어섰다.

 마사오는 정지한 채 사루꼬 내부의 떨림을 즐겼다.

 점차 그 간격이 멀어지더니 서서히 사그러져 갔다.

 시루꼬가 조용히 가라앉자 마사오는 시루꼬에게서 내려와 그  옆에 비스듬

히 누웠다.

 그러자 시루꼬가 팔을 감았다.

 <마사오 씨, 놀라지 말아요.>

 <예?>

 <어쩌면 여기에 올지도 몰라요.>

 <누가?>

 <묘우미.>

 <예? 왜?>       

 <오늘 아침에 같이 듣는 수업이 있어요. 그런데 내가 안 보이면 강의를 듣

지 않고 무슨 일인가  확인하러 집으로 찾아올지  몰라요. 어젯밤에 우리가 

함께 술을 마셨다는 걸 아니까.>

 <아니, 그럼 어떻게 합니까?>

 <나랑 이렇게 된 걸 알리고 싶지 않은 모양이죠?>

 <물론이죠. 결코 유쾌한 일은 못 되잖아요.>

 <이번 일로 그녀와 헤어지게 되면 나와도 만나지 않을 건가요?>

 <그렇게 될 겁니다. 남자로서의 최소한 의리죠.>

 <나, 마음이 변했어요. 묘우미한테 비밀로 하겠어요.>

 <처음부터 그렇게 하기로 했던 것 아니었습니까?>  

 <그게 아니에요. 화내지 마세요. 사실대로 말할게요.>

 시루꼬는 애초부터 마사오를 유혹하기 위해 묘우미 대신  술집에 나타났다

는 것을 고백했다.

 그리고 이 일은 묘우미와 사전에 공모된 것이며, 그 목적은 잃어가고 있는 

묘우미의 주체성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시루꼬의 표정이나 말은 상당히 논리적이고 차분했다.

 조금 전에 보여줬던 여자의 본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사오의 흥분된 몸은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이에 점점 수그러들었다.

 시루꼬는 설명이 끝나자 다시 다정한 얼굴로 마사오에게 안겼다.

 <그러는 편이 당신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죠?  당신은 시골에 여자가 있는

데 묘우미가 붙잡고 놔주지 않으면 귀찮은 짐이 되잖아요.>

 <정말 놀라운 일이군요.>

 마사오는 노엽다기보다는 어이가 없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묘우미 씨는 당신과 내가 이렇게  될 가능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는 얘기로군요.>

 <그렇지는 않아요. 당신이 내 유혹을 거부할  거라고 믿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남자란 그런 지조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인식시키고 싶었어요.>

 마사오는 엎드린 채 시계를 보았다.

 (묘우미가 여기에 온다고 해도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담배를 피워 물었다.

 <당신은 친구를 위해 나와 이렇게 했단 말이죠?  제가 놀란 점은 바로 그

것입니다.>

 속았다는 피해의식은 없었다.

 단지 이런 여자도 다 있구나 하는 감탄사가 나올 뿐이다.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실은 묘우미에게서 여러 가지 들은 게  있기 때문

에 당신과 한 번 자 보고 싶었어요. 당신이라면 뒤끝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

죠. 지금 내 애인이 만족스럽지 못한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묘우미는 지금쯤 

복잡한 심정으로 열차를 타고 있을 거에요. 하지만 괜찮아요. 지금까지 경험

해 보지 못한 일을 체험하고 고민한단느 것은 보다 성숙할  수 있다는 얘기

니까.> 

 <하지만 전 그녀가 저를 그  정도로 좋아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처음부터 서로 타협해서 시작한 관계였어요. 그녀는 체험해 보길 원했고 저

도 주위에 다른 상대가 없었기 때문에 합의가 이루어졌던 겁니다.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었어요.>

 <처음엔 그랬죠. 하지만 점점 달라진 거에요. 내가  몇 번 주선을 한 적도 

있는데, 다른 남자와 자는 것을 거부했어요. 구식  여자가 돼 버린 거죠. 남

자를 경험한 후에 보다 개방적이 되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더 고루해져 버

리는 여자도 있어요. 그 애는 후자에  소하는 타입으로 그것은 미래 지향적

인 사고 방식이 못 돼요.>

 <......>

 <하지만 화내지 말아요.>

 시루꼬는 마사오의 등에 올려놨던 손을 허리로 옮겼다.

 그녀의 손이 배를 깔고 누워있는 마사오의 배과 시트 사이로 뚫고들어가려

고 했다.

 <당신과 그 애의 사이를 원점으로 돌려놓기 위해서예요. 헤어지게  하녀는 

건 아니에요.>

 <그렇겠죠.>

 마사오는 허리를 들어 시루꼬에게 화나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줬다.

 시루꼬의 손이 밑으로 들어와 마사오를 잡았다.

 <어머, 얌전해졌네요. 내가  싫어진 건가요?>

 <아니, 그렇지 않아요.>

 마사오는 답배를 끄고 시루꼬의 어깨를 안았다.

 시루꼬는 마사오의 성기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옆집 야마시따 씨가 당신이 새로운 남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뭐라고 했어요?>

 <새로운 남자가 아니라 그냥 친구라고 했어요.>

 시루꼬가 만지고 있는 사이에 마사오는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그러자 시루꼬는 꼭 조이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안심했어요. 가만히 이대로 있어요. 그러니까 그 여자가 뭐라고 그러는지 

알아요?>

 <아뇨.>

 <그냥 친구 사이라면 자기한테도 빌려 달라면서 당신에게 얘기를 해 보랬

어요.>

 <설마?>

 <정말이에요. 한 번 생가 해 보세요. 매력 있는 여자니까. 아마  싫지는 않

을 거예요.>

 <믿어지지 않아요. 그 여자는 당신과 달리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

이잖아요?>

 <그렇지만 평범하게 사는 여자도  근본적으로는 똑같아요. 아무튼  생각해 

봐요. 마사오 씨가 승박하면 가까운 시일 내로 기회를 만들겠어요. 가능하다

면 셋이서 즐기는  것도 좋고.  참, 그보다도  묘우미한테는 어떻게  말할까

요?>

 <글쎄요.> 

 묘우미는 순정파라서 마사오 씨와 헤어져 버릴지도  몰라. 그렇게 되면 나

만 마사오 씨를 만나기도 좀 그렇고  나도 곤란해지죠. 모처럼 이렇게 친해

졌는데.>

 <역시 알리지 않는 편이 좋겠어요. 그럼 난 이제 슬슬  여기에사 나가여겠

어요. 그녀가 오면 곤란하니까.>

 <아직 괜찮아요. 식사하고 가요.>

 <아니, 학교 근처 식당에서 먹겠어요.> 

 <적어도 앞으로 삼십 분은 염려 없어요.>

 그러면서 시루꼬는 상체를 일으켜 이불을 젖히고 마사오의 허리를 눌렀다. 

 마사오는 위로 향해 누우면서 노크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불안했다.

 시루꼬는 마사오의 둥근 부분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이 상태로는 옷을 입을 수가 없겠죠? 제가 입으로 닦아 드리겠어요.>

 시루꼬는 혀로 마사오의 덩어리를 핥기 시작했다.

 새끼를 핥아 주며 사랑스러워 하는 동물의 어미가 연상될 정도로 정성스러

웠다.

 젖은 수건으로 닦으면 간단한데, 역시 애정의 표현일까?

 <어쩌면 오늘 이대로 목욕을 하지 않은 채  그 애가 또 핥게 될지도 모르

겠군요.>

 <아니,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모르는 일이에요.>

 시루꼬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마사오로서는 정말 모를 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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