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4화 (44/64)

 미망인  

 마사오가 찌에를 따라 연극을 보러 간 것은 여름 방학을  하고 난 바로 그 

주 토요일 저녁이었다.

 마사오로서는 귀향을 이틀 남겨둔 상태였다.

 제한된 관객을 상대로 한 실험극은 마사오에게는 처음이었다.

 연극은 저녁 여섯 시부터 시작하였다.

 두 사람은 나란히 의자에 앉아 연극을 관람했다.

 찌에는 하쥬다와 유끼꼬에게 회사 동료와 약속이 있다고 말하고 나왔다.

 연극을 보는 정도라면 사실 대로 말해도 될 텐데  히쥬다가 워낙 까다론움 

성격이라 그런 거짓말까지 한 모양이다.

 두 사람은 극장을 나와서 마사오가 아는 작은 요릿집으로 들어가 간단하게 

맥주를 마셨다.

 한 시간쯤 후에 맥주 네 병을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길에 나오자 찌에는,

 <역은 이쪽이에요.>

 하면서 마사오의 팔짱을 꼈다.

 아주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오늘 밤 찌에는 평소 조심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표정이  살아 있는 여자였

다.

 해방감을 느끼는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말도 많이 했다.

 그런 찌에에게서 마사오는 신선한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모처럼의 기회인 만큼 결합까지는 아니더라고 어느  정도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싶었다.

 연극을 보기 전부터 은밀히 흐르고 있던 야심이 점점  더욱 선명해져 갔지

만 찌에에게서 전혀 그런 기색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래도 키스 정도는 가능할지 모른다.)

 그런 생각으로 마사오는 일부러 인적이 드문 길을 택했다. 

 저 앞에 가로등이 보였다.

 그 중간 지점쯤 커다란 플라타너스 가로수 밑에 다다랐을 때, 찌에가 마사

오의 팔을 끌어당기며 멈춰 섰다.

 마사오를 올려다 보는 찌에의 하얀 얼굴에 나뭇잎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마사오는 자연스럽게 오른팔을 그녀의 어깨에 걸치며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가슴 두근거림과 함께 뭔가 시작되려는 것 같은 예감이 일었다.

 찌에의 모습에서 갑자기 여자가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미안해요. 약간 어지러워서. 술을 오랜만에 마셨더니.>

 나직이 속삭이며 상체를 마사오의 가슴에 기대어 왔다.

 쓰러지려는 듯 중심을 잃은 가냘픈 몸을 마사오는 받아 안았다.

 (가장 평범한 유혹이다. 아니 정말로 어지러운 건지도 모르지.)

 <그럼 어디서 좀 쉬어갈까요?>

 <아니, 이대로가 좋아요. 약간 어지러울 뿐이니까 괜찮아요.>

 지에의 얼굴이 마사오의 어깨에 얹어졌다.

 마사오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다행히 인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 길은 대낮에도 사람들의 왕래가 뜸한 곳이다.

 찌에는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마사오의 행동을 기다리고 있는 건지 어지럼증이 가라앉길  기다리는 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정말 괜찮습니까?>

 <예. 미안해요.>

 마사오는 (이 정도는 괜찮겠지)하며 찌에의 땀에 젖은 등을 천천히 쓰다듬

기 시작했다.

 찌에의 풋풋한 향내가 마사오의 성감을 자극하더니 이내 다리 사이가 뜨거

워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에 찌에가 이마가 마사오의 어깨에서 떨어졌다.

  <고마워요. 이젠 됐어요.>

 얼굴을 들었다.

 찌에의 가슴은 아직 마사오에게 기댄  채였음으로 얼굴과 얼굴이 닿을  듯 

말 듯했다.

 찌에는 마사오의 눈을 바라보았다.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마사오는 입술을 가까이 가져갔다.

 찌에는 피하지 않았다.

 단지 희미한 목소리로 물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죠?>

 조심스러운 말과는 달리 찌에의 허적지가 마사오의 다리에 와 닿았다.

 탄력과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나 같은 연상의 여자라도 좋아요?>

 찌에는 모종의 각오를 하고 있는 듯했다.

 <나이 같은 건 상관없습니다.>

 사랑이 아니라 육체 관계를 맺는 것이라면, 현재 매력을 느끼고 있으면 그

만이다.

 마사오의 생각도 그러했다.

 그 대답을 듣자 찌에는 한쪽 손을 마사오의 등에 둘렀다.

 서로 껴안은 모습이 되었다.

 찌에의 눈이 천천히 감기고 그 입술이 마사오의 입술에 다가왔다.

 마사오는 조용히 입술을 포개고 혀를 밀어넣었다.

 그것을 받아들여 찌에희 혀가 감겨오며 호흡이 멈춰졌다.

 그대로 긴 키스를 하는 사이에 마사오의 몸이 터질 듯이 부풀어올랐다.

 마사오는 찌에의 입술을 빨아들이기도 하고, 혀를  기교 았게 엉키게 하거

나 혹은 느슨하게 해 찌에의 혀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기도 하며 즐겼다.

 키스를 끝내고 찌에는 마사오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처음부터 관능적인 키스였다는 점이 마사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이로써 서로의 의사를 확인했다.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선뜻 용기가 쉽게 나지 않았다.

 찌에가 포옹을 풀고 떨어져 서며 말했다. 

 <걷는 게 어때요? 이제 괜찮은데.>

 방금 전 입맞춤의 의미를 약화시켜 버리는 말이었다.

 하지만 하는 수 없었다.

 <예.>

 두 사람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사오는 몸이 잔뜩 부풀어 있어 걷기가 무척 곤란했었다.

 그래서 다음 가로수에 도착했을 때 마사오가 한쪽 팔로  찌에의 어깨를 안

으며 멈추었다.

 찌에도 멈춰 서서 마사오를 올려다보았다.

 그 표정에 놀라움이나 비난의 빛은 없었다.

 마사오는 입술을 찾았다.

 찌에는 눈을 감고 응했다.

 마사오는 새삼 찌에의 어깨가 가날프다는 것을 느꼈다.

 센까만큼 풍만하지도 묘우미처럼 탄력 있지도 않았다.

 찌에는 곧 입술을 떼고 뺨을 밀착시켰다.

 <무리하지 않아도 돼요. 이런 아주마, 사실은 흥미 없죠?>

 타이르는 투였다.

 자신이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했다.

 마사오는 고개를 저었다.

 <전 더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입을 맞추었다.

 찌에는 거부하지 않고 마사오의 입술을 빨았다.

 키스하면서 마사오는 찌에의 허벅지가 흥분한 자신의 몸에  밀착되어 오기

를 기대하고 있었다.

 첫 키스를 하기 직전엔 그럴 가능성이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찌에는 키스에만 열중할 뿐 하반신을 움직이지 않았다.

 (이 사람은 더 이상은 바라지 않는지도  몰라. 아니면 내가 적극적으로 나

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어려운 문제였다.

 마사오는 잠시 망설이다가 어깨를 감싸고 있던 손을 조심스럽게 찌에의 허

리로 옮겨 끌어당기며 한쪽 발로 찌에의 다리를 살짝 걸었다.

 그리고 허리를 더욱 밀착시켰다.

 드디어 흥분된 마사오의 몸이 찌에의 허벅지 가운데에 맞닿았다.

 허리를 좌우로 돌리면서 그 상태를 확실히 느끼게 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키스를 계속했다.

 찌에는 피하지 않았다.

 희미하게나마 마사오와 반대로 허리를 움직여 그의 몸을 확인해 왔다.

 찌에에게 더 확실히 느끼게 하고 싶어졌다.

 이번에는 마사오가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자 그의 단단함이  찌에의 허벅지

를 찔렀다가 떨어졌다 했다.

 찌에가 마사오에게 달라붙어 왔다.

 몸의 중심부가 서로 밀착되었다.

 드디어 찌에의 입에서 가는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 순간에 그런 자신을 부정하듯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안 돼요. 자, 그냥 걸어요.>

 마사오에게 하는 말이라기보다 자신에게 명령하는 말 같았다.

 이럴 때 여자의 말에 따르는 남자는 남자가 아니다.

 마사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조금만 더요.>

 마사오는 두 손으로 찌에의 얼굴을 고정시키고 그 입술을 덮쳤다.

 찌에도 피하지 않았다.

 그녀의 허리가 마사오의 부푼 몸에 바싹 밀착되어 비벼댔다.

 분명한 애무 동작이었다.

 두려운 육체  

 그쯤에서 마사오는 결단을 내렸다.

 고향에 내려가기 전에 찌에와 단둘이 만난 기회는 오늘밤 뿐이었다.

 고향에 다녀온 후를 생각해서라도 찌에와 결정적인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

었다.

 마사오는 찌에의 허리를 안고 있던 손을 천천히 그녀의 앞으로 돌렸다.

 비부를 지긋이 누르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수풀이 있을 언덕은 가냘픈 몸에 비해 다소 풍만한 느낌이었다.

 찌에는 마사오의 손을 피하려 들지  않고 더욱 그에게 달라붙으며  키스해 

왔다.

 마사오를 힘껏 밀어 붙이고는 허리를 멈추고 굳어진 듯  가만히 숨을 죽였

다.

 이내 몸이 바르르 떨려 왔다.

 분명 마사오의 손을 환영하는 반응이었다.

 마사오는 손가락을 언덕에서 계곡 쪽으로 미끄러뜨렸다.   

 그 손가락의 힘으로 찌에의 스커트가 조금 열린 듯한  골짜기에 살짝 말려 

들어갔다.

 찌에는 입술을 떼고 마사오의 뺨에 뺨을 밀착시킨 채  숨을 거칠게 몰아쉬

었다.

 마사오의 손가락은 부드러운 부분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며 천을  통해 따뜻

한 습기를 희미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안 돼요. 이런 장난은 싫어.>

 끊어질 듯한 목소리였다.

 애교스러움도 담겨 있었다.

 <아니에요. 당신은 여자고 전 남자입니다.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마세요. 이제 직접 만지겠습니다.>

 <안 돼.>

 마사오는 손을 아래로 뻗어 치맛단을 잡았다.

 천천히 끌어올렸다. 

 찌에는 말로는 거부하면서도 별 저항  없이 마사오에게 안겨 있을  뿐이었

다.

 마사오의 손이 허벅지의 맨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팽팽하고 애처러운 살결이 부드러웠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소녀 같은 느낌이었다.

 곧 팬티에 닿았다.

 목면으로 된 보드라운 팬티였다.

 허리를 조이고 있는 고무줄로 올라섰다.

 찌에의 배는 처지지 않고 탄력이 있었다.

 허벅지와는 온도도 달랐다.

 마사오는 고무줄을 파고 들어가 손을 뒤집고는 곧바로 아래로 내려갔다.

 아랫배는 지방이 거의 없이 팽팽했다.

 수풀에 닿았다.

 가늘고 부드러운 비모는 그 범위도 좁았다.

 손바닥으로 수풀을 덮은 채 손가락 끝으로 계곡의 상류를 더듬었다.

 <아아... 장난하지 말아요.>

 찌에가 다소 날카롭게 말했다.

 <진심입니다.>

 <누가 오지 않나요?>

 <아무도 없습니다. 이 시간이면 여긴 인적이 끊어집니다.>

 그러자 찌에는 팔을 마사오의 등에 감아왔다.

 깊이 포옹했다.

 찌에의 계곡은 살짝 벌여져 있었다.

 부드러운 꽃잎에 마사오의 손이 닿았다. 

 꽃잎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아아...>

 찌에는 나지막한 소리를 내며 한쪽 다리를 조금 드는 듯했다.

 손가락을 더욱 밀착시키기 위한 동작이었다.

 마사오의 손가락은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따뜻한 호수에 손가락이 잠겼다.

 (이렇게 되어 있다니! 이대로 하나가 된다 해도 전희를 할 필요가 없을 정

도야.)   

 손가락은 좀 더 나아가 찌에의 욕정의 바다가 온통 넘쳐 있다는 사실을 확

인했다.

 마사오는 중년 여자는 젊은 여자만큼 흘러넘치지 않는다고 들어 왔었다.

 그러나 찌에는 달랐다.

 다에꼬나 묘우미 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들보다 훨씬 유량이 풍부한 시루꼬 

이상으로 넘쳐 있었다.

 그 부분의 팬티도 벌써 따뜻하게 젖어 있었다.

 <아아... 안 돼요. 이러면...>

 다시 찌에는 신음하며 마사오를 격렬하게 끌어안았다.

 그러나 마사오는 꽃잎을 더욱 벌리고 손가락을 부드럽게 휘돌렸다.  

 뜨거운 탕 속에 잠긴 느낌이었다.

 가운뎃손가락을 비너스에 대고 진동시켰다.

 <아... 안 돼. 이제 그 그만!>

 찌에가 허리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마사오 손가락의 진동에 호응하는 반응이었다.

 마사오가 속삭였다.

 <당신은 아직 누구보다도 젊습니다. 절 원하고 있잖아요.>

 <이곳에선 안 돼요. 아. 제발 부탁이에요.>

 <그러면 다른 데로 가요.>

 <그 전에, 저, 그 손 좀 떼 주세요.>

 <조금만 더.>   

 마사오의 손가락은 작은 루비로 옮겨갔다.

 바다 속에 잠겨 있는 등대 같은 존재였다.

 손가락 끝으로 살짝 간지럽혔다.

 작으면서도 흥분되어 단단해져 있었다.

 <아아... 어떻게 해.>

 마사오에게 깊이 매달린 채 찌에의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 진동이 퍼져 몸 전체가 가늘게 떨려왔다.

 찌에 자신도 억제할 수 없는 그 떨림이 마사오에게도 전해져 왔다.

 마사오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조금 약하게 해 보았다.

 그러나 그래도 찌에의 떨림은 계속되었다.

 <이봐요.>

 마치 남편이나 연인을 부르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제, 그만해요.>

 도취된 목소리였다.

 찌에가 한껏 취해 있는 틈을 타 마사오가 말했다.

 <조용한 곳으로 가죠. 예?>

 찌에가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오늘밤은 시간이 없어요.>

 <그럼 내일.>

 찌에는 잠시 사이를 두고 반문했다.

 <내가 좋아요?>

 <예. 원하고 있습니다.>

 <아! 다 잊고 살았는데.>

 마사오는 이번엔 작은 꽃눈이 아니라 그 아래쪽의 궁전의  입구 부분을 쌀

짝 건드렸다.

 역시 그곳의 애무에는 진동이 생겨나지 않았다.

 <정말입니까?>

 <한 적 없어요.>

 <언제부터?>

 <유끼꼬 아버지가 죽은 후부터. 그래서 두려워요.>

 <그럼 거의 십 년 동안.>

 <예. 자, 이제 가요. 당신은 고향에 돌아가면 다에꼬 씨가 있잖아요.>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입니다.>

 그러자 찌에의 손이 마사오의 등에서 점점 아래로 내려가시 시작했다.

 허리까지 내려와 앞으로 돌았다.

 마사오는 꽃밭에 부드러운 애무를 계속하면서 찌에의 손에 온 신경을 쏟았

다. 

 아무리 오랫동안 정숙한 생활을 했다고  해도 찌에는 처녀가 아니라  이미 

아이를 낳아 본 적이 있는 여자였다.

 새로운 기대가 마사오의 가슴을 셀레게 했다.

 그리고 그 기대는 헛되지 않았다.

 찌에의 손이 마사오의 허벅지 위를  미끄러져 바쥐 위에서 성기를  쥐어왔

다.

 힘을 강하게 주었다 늦추었다 했다.

 쾌감 속에서 마사오는 낮은 심음하고 속삭였다.

 <당신을 원합니다.>

 <안 돼요. 오늘밤은.>

 찌에는 다음 기회를 약속했다.

 마사오에게 안도감이 찾아왔다.

 찌에는 바지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그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손가락을 멈추었다.

 찌에는 익숙지 않아 힘들어했다.

 그래도 단추는 하나씩 차례 차례로 풀어져 찌에의 손이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마사오는 찌에를 만나러 나오며 겨우 키스 정도나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지 

이렇게까지 급진전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무심코 안에 무릎까지 오는 긴 파자마를 입고 나온 터라 찌에를 당

황하게 만들고 말았다.

 <어떻게 하는 거예요?>

 마사오의 지시를 구했다.

 (길거리인데 어떻게 한다?)

 마사오는 고심했다.

 누가 갑자기 나타나면 곤란하겠지만 그래도 자기 몸을 꺼내기로 결정했다.

 찌에의 손을 직접 느끼고 싶었다.

 마사오는 찌에의 비경에서 손을 빼내고 찌에의 손도 바지에서 꺼냈다.

 그리고 서둘러 자신의 성기를 밖으로 꺼내 찌에의 손에 쥐어 주었다.

 <아!>

 이렇게 해서 찌에는 겨우 마사오의 몸을 직접 잡았다.

 마사오의 손도 찌에의 꽃밭으로 되돌아갔다.

 비로소 본격적인 상호 애무에 들어간 것이다.

 찌에의 손가락이 미묘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애무라기보다 형태나 굵기 그리고 길이를 확인하는  정도이고 남자

의 성감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은 듯했다.

 마사오는 오히려 그 점이 신선했다.

 <이것을 만지는 것도 유끼꼬 아버지 이후 처음입니까?>

 <그래요. 웬지 지금의 난 내가 아닌 것 같아요.>

 마사오가 손가락 애무를 농밀하고 치밀하게 하자 찌에의  손놀림이 잠잠해

졌다.

 그녀의 의식이 애무를 받는 자신의 감각에 쏠렸기 때문이다.

 경험이 적은 여자들에게 생기는 현상이다.

 익숙하다면 남자의 애무를 즐기면서 자신도 시교를 부리는 법이다.

 갑자기 찌에가 마사오를 힘껏 움켜 쥐고는 다리를 오므리며 떨리는 목소리

로 호소해 왔다.

 <이제 그만해요. 제발 부탁이에요.>

 <왜요? 싫어요?>

 <길인데...>

 아무리 밤이고 또 원래 인적이 드문 길이라고 해도 언제 갑자기 누가 나타

날지 모른다.

 그럴 가능성을 마사오로서는 무시해 버릴 수도 있지만 여자인 찌에는 그렇

지 못 하다.

 더구나 계속 이러고만 있을 수도  없으며 여기에서는 상황을 더  진행시킬 

수도 없었다.

 (오늘밤은 이 정도에서 끝내는 게 좋을지도  몰라. 서둘면 오히려 일을 그

르칠 우여가 있어. 더구나 집까지 가는 사이에 한 번 더 기회가 있다.)

 마사오는 아끼와 즐겼던 신사의 경내를 떠올렸다.

 <그러면 나중에 또.>

 두 사람은 손을 빼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찌에의 걸음이 비틀거렸다.

 마사오가 팔을 잡아 주었다.

 그러자 찌에는 온몸을 기대어 왔다.

 역이 가까워지자 길도 점점 밝아졌고 사람들도 많아졌다.

 찌에는 마사오의 팔을 놓고 조금 떨어져서 걸었다.

 운좋게도 전철에서 둘이 나란히 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어색해서 서로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마사오가 슬쩍 곁눈질로 찌에를 보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다.

 뺨과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기분 탓인지 웬지 음탕한 기가 배어 있는 느낌이었다.

 역에 내린 것은 열시 오십 분이었다.

 여기에서 집까지는 오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마사오가 찌에에게 다가가 말했다.

 <열한 시 반까지만 들어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이제 어디에 들를 시간은 안 되잖아요?>

 <저기 신사에 잠깐 들렀다 가죠.>

 <동네 사람이라도 보면 큰일나요.>

 <괜찮습니다. 이 시간엔.>

 마사오는 찌에의 팔을 잡아끌었다.

 찌에가 걸음을 늦추며 말했다.

 <의외로 제멋대로군요.>

 마사오가 나이 차를 무시하고 막 대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었다.

 마사오는 철렁했다.

 그러나 찌에는 팔짱을 깊숙이 껴오며 말했다.

 <그러면 오 분만요.>

 <예. 잠깐이면 됩니다.>

 신사 입구에 도착해서 두 사람은 주위를 살피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경내를 한 바퀴 쭉 돌아보았다.

 역시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정원  구석을 돌아 아끼와 사랑을  나누었던 

장소로 왔다.

 아끼가 기대어 섰던 느티나무가 그대로 있었다.

 그 옆은 검은 판자 울타리였다.

 울타리 너머도 조용했다.

 찌에가 속삭였다.

 <이런 곳 무서워요. 돌아가요.>

 <무섭긴요.>

 마사오는 찌에 앞에 서서 어깨에 손을 올렸다.

 두 사람은 포옹하고 입술을 맞추었다.

 찌에가 뺨을 비벼대며 말했다.

 <여자 친구와 사랑을 나눌 때 아기 걱정 안 해요?>

 은밀한 목소리였다.

 그런 데까지 관심을 갖다니, 마사오로서는 환영할  만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마사오는 찌에의 귓볼을 입에 머금고 혀로 부드럽게 핥은 뒤 말했다.

 <확실하게 예방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그건 누가 준비하나요?>

 <제가요. 항상 지갑 속에 넣어 갖고 다닙니다.>

 <항상요?>

 말하는 도중에 찌에의 손은 마사오의 앞을 더듬어 바지 위에서 쥐어왔다.

 좀전보다 더욱 적극적이었다.

 <예. 습관이 돼서요.>

 마사오의 손도 찌에의 스커트 속에서 더듬어 올라갔다.

 <지금도 갖고 있어요?>

 <예. 있습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마십시오. 아직 다른 여자에게 사용한  적

은 없습니다.>

 찌에의 손이 마사오의 바지 단추를 풀고 있었다. 

 마사오는 찌에의 팬티를 허벅지로 끌어내린 다음 손가락으로  꽃잎 안쪽을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지금 당신과 함께 사용하고 싶습니다.>

 <안 돼요. 그건.>

 말과는 달리 찌에의 손놀림은 더욱 농염해졌다.

 점점 바지 안으로 들어가더니 직접 잡았다.

 <그 길에서부터 계속 이런 상태였어요?>

 <아뇨. 이곳에 와서 당신과 키스하고 나서 다시...>

 <아... 이젠 그만. 가만히 있어요.>

 <안 됩니까?>

 <이제 돌아가야 하잖아요.>

 찌에는 여전히 마사오를 직접 쥐고 있었다.

 행동과 말 사이에 모순이 있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순진함이라고 마사오는 생각했다.

 찌에의 말을 무시하고 마사오는 더욱 손가락을 농밀하고  다채롭게 움직였

다.

 찌에는 허리를 떨며 그저 마사오를 가만히 쥐고 있을  뿐이었고 숨결은 점

점 거칠어져 갔다.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계속 마음과 다른 말을 되뇌이고 있었다. 

 <부탁이에요. 이제 제발 그만해요.>

 그러더니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앗! 안 돼. 잠깐 멈춰요.>

 다리를 힘껏 오므리고 허리를 뒤로 빼려고 하면서 다시  거친 목소리를 내

뱉었다. 

 <안 돼요. 나 어떻게 될 것 같아.>

 (이 사람 정상으로 급상승하려고 하는구나. 그러나 그러면 안 된다고 스스

로를 경계하고 있다.)

 <욕망을 마음껏 노출시키십시오.>

 <두려워요.>

 찌에의 목소리는 남자를 처음 경험하는 순결한 소녀처럼 떨리고 있었다.

 너무 오래만이므로 실제로도 그와 비슷한 불안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왜요?>

 <난 다 잊고 있었는데, 당신은 심술쟁이 같아.>

 <전 오래 전부터 당신과 이렇게 되고 싶었습니다.>

 <고향의 여자 친구에게 나쁜 짓인데도.>

 <지금은 그런 생각하기 싫어요. 아무 생각도...>

 <우리 사이가 깊어지면 난 괴로워져요. 난 그걸 알아요.>

 <너무 생각을 많이 하지 마십시오.>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마사오는 손가락으로 루비를 만지면서  동시에 손등

으로 찌에의 다리를 느슨하게 하려고 했다.

 찌에의 허리가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부탁이에요. 그러지 마세요. 아아...>

 <아니 계속하겠습니다.>

 <난 괴로워요. 아아... 당신!>

 점점 허벅지가 느슨해졌다.

 마사오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쉬워져 집게손가락으로는  계속 꽃눈을, 새끼

손가락으로는 비너스의 궁전 입구를 함께 어루만졌다.

 찌에는 다리를 더욱 벌리고 허리를 비틀기 시작했다.

 숨결이 한층 거칠어졌다.

 <몰라. 이젠 난 몰라요.>

 <걱정마세요.>

 <우리 오늘밤만으로 끝나는 건 아니겠죠?>

 <그럼요.>

 <앗!>

 찌에가 갑자기 큰 소리를 질렀다.

 마사오는 황급히 입으로 찌에의 입술을 덮쳤다.

 그녀는 거친 신음을 토하며 몸 전체를 경직시켰다.

 마사오의 애무를 받고 있던 비너스가 혼자 크게 꿈틀거리더니 손가락을 빨

아들이려는 듯한 감각이 몰려왔다.

 그리고 찌에는 마사오를 격렬하게 끌어안았다.

 (이제 도달했구나. 오늘밤은 아것으로 됐어.)

 찌에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힘겹게 헐떡이며 말했다.

 <이제 됐어요. 나 이제 됐어요.>

 더 계속하면 더 복잡하고 예리한  쾌감이 찌에에게 생길 거라고  마사오는 

짐작했다.

 하지만 고통도 뒤따르기에 마사오는 손가락을 멈추고 찌에의  어깨를 힘껏 

껴안았다.

 <좋았습니까?>

 지에는 끄덕였다.

 <부끄러워요.>

 그리고 잠시 사이를 두고 찌에는 마사오를 쥔 손의 힘을 좀 늦추고 애무를 

다시 시작했다.

 문득 생각난 듯한 동작이었다.

 <전 이렇게 되기를 늘 바래 왔었습니다.>

 <저도요.>

 찌에의 첫 솔직한 욕망 표현이었다.

 마사오의 말에 맞춘 답례적인 형태였지만 그래도 틀림없이  자신의 진정한 

감정 토로였다.

 <그래도 오늘밤은 안 돼요.> 

 <알구 있습니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돌아오면...>

 <그래요. 빨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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