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밤
토요일 밤부터 연속해서 찌에와 요시꼬 그리고 다에꼬의 여체를 접하고 애
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발산하지 못했던 탓인지 마사오는 정몽
을 꾸었다.
상대는 비쯔 선생이었다.
그녀와 하나가 되려는 순간 잠에서 깨어났다.
뜨거운 물을 끼얹은 것 같이 온 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얼른 다리 사이로 손을 가져갔다.
다행히 사정하지는 않았다.
마사오는 어째서 비쯔 선생이 꿈에서 정사 상대가 되었을까 생각하기 시
작했다.
마음 속에 비쯔에 대한 집착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라기보다는 가능하면 지
난 여름 방학때처럼 휘파람새가 골짜기 여기저기를 날아다니며 즐기듯 그런
쾌락을 맛보고 싶은 마음에서였으리라.
또한 마사오가 가장 그리워하는 여체인 다에꼬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현실
적으로 가까이 있고, 오늘밤에 당장 품에 안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섯 시 반이 되어 다에꼬가 다시 찾아왔을 때, 마사오는 마당에 나와 자
전거를 닦고 있었다.
다에꼬는 보자기에 싼 것을 가슴에 안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보자기 속에 든 것은 아마 다에꼬나 다에꼬 어머니가 만든 요리일 것이다.
(이제 완전히 우리 가족 같구나. 전보다 더욱 그런 느낌이 들어. 나 없는
사이에도 잘 지낸 모양이야. 내일은 인사드리러 가야겠구나.)
마사오는 흐뭇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아버지가 돌아와 금방 목욕을 끝내고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아홉 시가 지나서 아버지는 기분 좋게 콧노래를 부르며 침실로 들어갔다.
약간 다리가 휘청거렸지만 만취하지는 않았다.
아버지를 따라 들어갔던 어머니가 오 분 정도 지나서 돌아왔다.
<벌써 코를 골고 계신다. 저렇게 아침까지 주무실 테니까 걱정 말고 놀아
라.>
<그럼 다에꼬는 새벽이 되기 전에 제가 데려다 줄게요. 쌓인 얘기가 많아
서요.>
<그렇게 하려므나. 하지만 아침에 아버지가 깨시기 전에 보내야 한다.>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다에꼬와 뒷정리를 하면서 서로 얘기를 나누었다.
<이제 다에꼬도 목욕 좀 하지.>
<예. 알겠습니다.>
마사오는 어머니에게 언녕히 주무시라는 인사를 하고 자기 방으로 갔다.
얼마 뒤에 다에꼬가 잠옷 차림으로 술상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가운데에 상을 놓고 맞은편에 앉았다.
마사오가 다에꼬를 끌어안았다.
다에꼬는 비틀거리며 그에게 쓰러졌다.
마사오는 그 몸을 옆으로 안아 무릎에 눕히고 입술을 위에서 맞췄다.
다에꼬의 팔이 마사오의 목을 휘감아왔다.
키스하면서 손을 잠옷 속으로 집어넣어 가슴을 만졌다.
브래지어가 느껴지지 않았다.
입술을 떼고 다에꼬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 안 돼요. 좀 더 있다가. 술이 깨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원래 술이 좀 약한 편인 다에꼬는 평소엔 조금씩 홀짝거리는 정도였지만
오늘 저녁은 마사오 아버지가 계속 권하는 바람에 약간 과음을 했었다.
<좋아, 내가 조금만 참지. 그러나 그 전에 조금만...>
마사오는 다에꼬를 바닥에 내려놓고 잠옷 끈을 풀었다.
다에꼬는 하얀 팬티를 입고 있었다.
그것을 벗기면서 마사오가 다시 물었다.
<예방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지?>
<예.>
다에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얀 배가 나타나고 수풀이 그대로 드러났다.
검은 비모가 전등빛에 빛났다.
예쁜 역삼각형으로 마사오가 귀향할 때마다 더욱 짙어져 가고 있었다.
팬티를 벗겨서 방석 밑에 넣었다.
다에꼬는 부끄러워하며 음부를 손으로 가렸다.
마사오는 그 손을 치우고 다리를 벌렸다.
다에꼬가 다리에서 힘을 뺐다.
비경을 드러나 꽃잎이 입을 다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마사오는 비모를 쓰다듬었다.
(아직은 젖지 않은 것 같구나.)
그러나 양손으로 꽃잎을 여는 순간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선홍색 화구에 투명한 이슬이 넘치고 있었다.
꽃눈은 홀로 껍질을 벗고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언제 보아도 예쁘고 귀여워.>
다에꼬의 얼굴을 살짝 올려다보았다.
천장을 향해 눈을 감고 있었다.
아래턱이 둥글게 부풀어 선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그 입술이 움직이더니 심각한 얘기가 흘러나왔다.
<도꾜에서 즐기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마음까지 빼앗가지는 말아 줘.>
<난 다에꼬의 여기밖에 좋아하지 않을 거야.>
그대로 화구에 입을 댔다.
천천히 빨아들였다.
다에꼬는 허리를 일으키는 듯 하더니, 낮게 신음소리를 냈다.
혀를 움직이자 다에꼬는 끊일 듯 말 듯 계속 신음하며 허리를 떨기 시작했
다.
그런데 갑자기 손으로 마사오의 머리를 누르고 상체를 일으켰다.
<안 돼. 아직 술이 안 깼단 말이야.>
인사 정도만 할 작정이었는데 그만 농밀한 전희가 되고 말았다.
마사오가 순순히 떨어져 나가자 다에꼬는 잠옷 앞자락을 여미고 술상 맞은
편에 다소곳이 앉았다.
마사오는 정좌해서 술잔을 들었다.
연인의 화원
마사오는 다에꼬의 손을 자기 몸으로 끌어와 잠옷 위로 우뚝 솟은 성기를
쥐게 했다.
그것은 다에꼬의 몸에 키스했을 때부터 흥분하여 빳빳이 서 있었다.
문득 다에꼬와 요시꼬의 손의 감촉이 저절로 비교가 되면서 요시꼬의 호색
성이 떠올랐다.
그러자 때때로 드러나는 다에꼬의 호색성이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 다른 남자의 것을 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
다에꼬는 그의 성기를 꼭 쥐면서 머리를 분명하게 가로저었다.
<나는 당신 이것밖에 보고 싶지 않아.>
다에꼬의 소녀적인 순정과 나이를 생각하면 거의 진실임에 분명했다.
다소 안심이 되었다.
술상을 가운데 두고 그 동안 쌓인 얘기를 나누는 사이에 열 시가 되었다.
마사오는 상을 한쪽 구석으로 밀었다.
<이제 이불을 깔고 모기장을 치자.>
<괜찮을까?>
<괜찮아.>
조금 걱정스런 얼굴을 하면서도 다에꼬는 장롱에서 이불을 꺼내 깔았다.
마사오는 조용히 모기장을 쳤다.
중학교 시절부터 사용해 왔던 모기장이다.
구멍이 뚫린 곳은 천으로 기워져 있었다.
전등을 끄고 회중전등을 가지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그건 왜?>
<좀 더 다에꼬를 확실히 보고 싶어서. 오랜만이잖아.>
마사오는 자신이 먼저 알몸이 된 뒤 다에꼬를 다 벗겼다.
다에꼬는 역시 조금 걱정하면서도 마사오가 하는 대로 몸을 맡겼다.
마사오는 회중전등을 켜고 다에꼬의 나신을 비췄다.
푸른 불빛에 떠오르는 다에꼬의 몸의 곡선과 볼륨은 신비로웠다.
전등을 놓고 마사오는 다에꼬 위로 몸을 실었다.
다에꼬의 팔이 마사오를 휘감았다.
<보고 싶었어.>
<지금 이렇게 보고 있잖아.>
입술을 맞추고 혀의 유희를 즐기면서 몸을 더듬었다.
살결이 촉촉하고 따뜻했다.
자신이 전혀 꺼리낌없이 평온한 상태라는 것을 마사오는 느꼈다.
상대가 다에꼬이기 때문이었다.
마사오의 입이 풍만한 젖가슴과 미끈한 배를 지나 내려오다가 하복부에 이
르자 마사오는 몸을 돌려 그녀의 허리를 껴안았다.
다에꼬는 마사오를 꼭 쥐고 뺨을 비벼댔다.
마사오는 그녀의 다리를 크게 벌리고 회중전등을 비췄다.
전등빛과는 다른 신비로운 빛이 감돌자 다에꼬의 화원이 이상하게도 숨을
쉬고 있는 듯했다.
살짝 손으로 어루만졌다.
다에꼬는 입에 넣지 않고 혀의 유희를 즐기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꽃밭에 입술을 갖다댔다.
너무 젖어 있어서 힘껏 빠는 편이 좋다고 마사오는 판단했다.
빨아마셔도 마셔도 샘은 깊숙한 궁전에서부터 계속 솟아넘쳤다.
다에꼬 몸 전체의 반응도 점점 현저해지고 신음소리도 커져갔다.
마사오는 입을 떼고 또 회중전등 빛을 비췄다.
선홍색 화구 주위의 주름이 저절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마사오의 손가락을 깊숙한 곳으로 빨려 들이려고 했다.
긴장되었던 그곳이 잠시 느슨해지는 순간 맑은 샘물이 주르륵 새어나왔다.
손가락으로 애무하면서 꿀물이 화구에 가득 차 부풀어오르기를 기다려 입
술을 대었다.
다에꼬가 마사오에게서 입을 떼고 상체를 일으키면서 다리를 오므렸다.
<이제 됐어. 이리로 와.>
들뜬 목소리였다.
비너스의 수축이 강해짐에 따라 그렇게 조를 때라고 예상하고 있던 마사오
는 곧장 몸을 돌려 다에꼬를 덮쳤다.
다에꼬는 마사오의 성기를 붙잡아 자기 궁전으로 끌어들였다.
입을 반쯤 벌리고 가쁘게 신음하는 다에꼬의 숨소리를 들으면서 마사오는
몸의 위치를 최종적으로 조절했다.
그리고 회중전등을 켜 다에꼬의 얼굴을 비췄다.
눈을 감고 있었다.
얼굴을 찡그린 모습이 소녀 같았다.
그 입술에 입을 맞췄다.
다에꼬는 마사오의 몸을 자기 몸 속으로 끌어들인 상태 그대로였다.
마사오의 둥근 부분이 다에꼬의 따뜻함을 느끼고 있었다.
입술을 떼고 회중전등을 머리맡에 놓았다.
불빛이 옆에서 다에꼬의 뺨에 쏟아졌다.
긴 속눈썹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마사오는 양팔을 다에꼬의 겨드랑이 밑으로 넣었다.
<난 지금 이 얼굴이 가장 좋아.>
다에꼬가 허리를 꿈틀거리며 신호를 보냈다.
<더 깊이 들어 와.>
<응.>
고개를 끄덕이고 마사오는 천천히 전진해 갔다.
위치도 방향도 정확했다.
따뜻함이 전신에 퍼져갔다.
자신이 좁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느낌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다에꼬는 소리를 지르고 그의 등을 껴안고 있던 왼손을 허리로 내렸다.
손바닥으로 마사오의 허리를 눌렀다.
좀 더 빨리 깊숙이 안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다에꼬의 얼굴을 감상하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마사오가 너무 느긋하게 들
어가고 있었다.
속도가 완만하기는 해도 마사오는 더욱 밀도 있게 진행해 나가 귀두 부분
이 전부 따뜻함에 둘러싸였다.
그때 비로소 다에꼬의 비너스가 단단히 조여오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아아... 좋아. 다에꼬.>
마사오의 말에 응하며 다에꼬는 더욱 강하게 조였다.
마사오도 이제는 완만한 리듬을 유지하는 데 한계를 느꼈다.
그 뿐만 아니라 다에꼬는 왼손으로 계속 허리를 누르고 있었다.
<이제는 참을 수 없어.>
마사오는 그렇게 내뱉고 단숨에 깊숙이까지 나아갔다.
다에꼬는 무척 큰 소리를 지르고는 손에 힘을 풀었다.
그리고는 마사오의 등으로 옮겨 다시 꼭 끌어안았다.
동시에 다에꼬의 다리가 마사오의 다리에 휘감겨, 마사오가 움직이면 움직
일수록 더욱 깊게 감겨오며 허리가 크게 들썩였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단숨에 빈 틈없이 깊게 결합되었다.
마사오는 기둥 전체가 강하게 조여드는 것을 느꼈다.
특히 근원은 고무 밴드를 두른 것 같이 꽉 조여들었다.
그 상태에서 정지하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뜨거운 기운이 결합부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수많은 요정들의 관능의 유희가 느껴졌다.
마사오는 잠시 도꾜에서 가장 빈번하게 관계를 가진 묘우미와 다에꼬를 비
교해 보았다.
다에꼬가 훨씬 조임도 강하고 온도도 높다.
(역시 다에꼬가 더 좋아. 내겐 다에꼬 이상의 여자가 없어.)
그때 디에꼬가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렇게 되길 기다려 왔어요. 항상 이렇게 해 줘요.>
동시에 다에꼬의 내부가 마사오의 잘록한 부분을 힘껏 조였다.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만족스러워. 당신을 맞이해 하나가 되는
것. 기뻐요.>
한껏 도취된 음성으로 다에꼬가 중얼거렸다.
<그럼 절정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좋아?>
<아니, 맛보고 싶어. 하지만 좀 더 이대로 가만히 있어. 지금이 너무 행복
해.>
마사오는 손가락으로 다에꼬의 얼굴을 간지럽히며 물었다.
<지금 어떤 느낌이지? 침범 당했다는 느낌이 들어? 아니면 나를 물고 있
다는 느낌이야?>
묘우미가 언젠가 마사오에게 물었던 질문이었다.
<둘 다. 당신이 내게 들어와 있고. 나는 당신의 것을 둘러싸고 있어요. 내
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어. 간절히 원했던 것을 받아들여 갖고 있어.>
<그래. 나는 지금 다에꼬의 것이 되어 있어.>
<아아... 근사해. 얼마나 기다렸는데.>
<너무 오랜만이니까, 이제 그만 움직여볼까?>
<응. 마음 대로 해요.>
다에꼬는 허리를 아래 위로 움직였다.
자신의 몸 속에 들어온 마사오의 기둥을 전체적으로 조이며 말을 이었다.
<나는 다음에 해도 좋아. 그러니까 신경쓰지 말고 마음 대로 해.>
<하지만 같이 해.>
<응. 그렇지만 이대로도 난 좋아. 기뻐.>
두 사람은 움직이기 시작하자 이내 다에꼬는 숨을 할딱거렸다.
밑에서부터의 허리 움직임도 점점 커져갔다.
마사오는 쾌감 속에 떠나니며 정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갔다.
다에꼬가 큰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사이로 쾌감을 표현하는 말도 섞여 나왔다.
그러나 다에꼬는 술을 많이 마신 탓에 평소와 달리 쉽게 상승 기류를 타지
못했다.
더구나 마사오는 며칠 동안 연속적으로 여체를 접하고 애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분출하지 못했던 터라 욕정이 가득 쌓여 자칫하면 아차하
는 순간에 폭발해 버릴 염려가 있었다.
마사오는 하복부를 강하게 눌러 움직임을 멈추고 다에꼬의 귓볼을 깨물었
다.
그리고 나서 다에꼬에게 부탁했다.
<가능한 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해 줘. 다에꼬가 그러면 나 자극받아 도
중에 폭발해 버릴지도 몰라. 내가 최고에 최고에 다다랐을 땐 소리를 내도
좋아.>
다른 여자에게는 할 수 없는 주문이었다.
전혀 거리낌이 없는 다에꼬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글쎄, 어려워. 하지만 해 볼게.>
<그럼 부탁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능하면 자신은 자극을 덜 받도록 하면서 다에꼬에게는 반대로 자극을 강
하게 주어야만 한다.
남자와 여자의 성감의 미묘한 차이를 이용하는 것이라 조금은 어색하고 서
툰 동작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다에꼬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어 터져 나오려는 소리를 애써 참으며 마사오
의 움직임에 소극적으로 맞춰 주었다.
이제 조금 마사오에게 여유가 생겼다.
가끔 리듬을 바꾸기도 하고 찌르는 방향도 바꾸었다.
움직임도 작게 했다.
다에꼬의 허리도 더 이상 마사오의 격렬한 동작을 재촉하지 않았다.
다에꼬도 애써 노력하고 있는 것이었다.
얼마 지나자 마사오는 한계를 아련하게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때 다에꼬가 다급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마사오. 마사오.>
<응?>
<나 곧 절정에 다다를 것 같아.>
<좋아. 그럼.>
그대로 마사오는 똑같은 움직임을 유지했다.
아직도 다에꼬보다 자신이 먼저 폭발해 버릴 염려가 있었다.
다에꼬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저절로 터져 나오는 신음이 손에 눌려 나직하게 새어나왔다.
마사오를 껴안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비너스에도 새로운 반응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잠시 지나서 다에꼬는 더욱 흩어지는 목소리로 호소해 왔다.
<이제 지금이야. 지금!>
비너스의 흡인력이 훨씬 강해졌다.
(좋아. 이제 됐어. 겨우 맞출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지금이야.>
<아아!>
다에꼬는 마사오에게 꼭 달라붙어 몸을 뒤로 크게 젖히고 야수가 울부짖는
듯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안간힘을 다해 격렬하게 움직이며 완전한 쾌감을 느낄 때가 엄습
해옴을 의식했다.
그 순간 다에꼬는 더욱 소리를 질렀다.
그 내부의 격렬한 울림이 마사오게게 생생히 전해져 왔다.
동시에 마사오의 물줄기가 다에꼬의 깊숙한 곳에 힘차게 뿜어졌다.
쾌감이 온몸을 휘쓸었다.
평소 어느 때보다 훨씬 길고 강렬했다.
절정의 여운이 사그라진 뒤에도 마사오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고 다에꼬
도 잔잔한 신음을 내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다에꼬 내부의 떨림이 서서히 사라져 갔다.
잠시 후, 성기가 부드러워지자 마사오는 완전히 멈추고 다에꼬를 꼭 껴안
으며 마사오가 속삭였다.
<딱 맞았지?>
다에꼬는 가슴이 크게 오르락 내리락하며 거의 몽롱한 상태로 있다가 말없
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사이를 두고 정신이 좀 들었는지 이어 물었다.
<힘들었죠?>
<응. 이제야 겨우 흥분이 가라앉은 것 같아. 평소 상태로 돌아왔다.>
잠시 꼭 껴안고 서로의 체온을 음미하는 사이에 마사오는 자신의 몸이 다
시 되살아 나는 것을 의식했다.
시험삼아 허리를 밀어 보았다.
이대로 계속할 수 있다는 걸 알고 마사오는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에꼬가 고개를 흔들었다.
<좀 쉬고서.>
탈콤한 목소리였다.
<난 더 하고 싶은데, 이대로 끝내자고?>
<잠깐만 쉬고 싶어. 아대로 가만히 있고 싶어요.>
다에꼬는 손을 아래로 뻗어 결합부 근처의 분비물을 휴지로 닦아내기 시작
했다.
마사오는 몸의 무게가 다에꼬에게 쏠리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상체를 팔꿈치로 지탱하고 무릎으로 하반신의 중심을 받치고 있었다.
마사오의 가슴은 다에꼬의 유방을 살짝 누르는 정도였다.
눕고 싶다는 피로감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마사오는 자신의 건재함을 느끼면서 다에꼬의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다에꼬가 그의 등을 안고 있는 손에 힘을 주며 낮게 속삭였다.
<이대로 다시 한 번 할래요?>
<그래도 괜찮겠어?>
<응.>
<그럼 좋아.>
다에꼬는 진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여자는 앞서의 흥분이 그대로 다음 행위로 옮겨져서 자연스럽게 새
로운 흥분 상태로 돌입할 수 있다.
다에꼬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마사오를 힘껏 조였다.
의식적인 괄약근의 조작이었다.
<지금 누굴 안고 있죠?>
<다에꼬.>
다에꼬는 입술을 찾았다.
마사오도 입술을 깊이 빨았다.
혀와 혀가 서로를 붙들어 매고 이리 저리 돌아 다니는 동안에 다에꼬는 허
리를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마사오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두 사람의 리듬은 점점 커져갔다.
입술을 떼고 천천히 보다 큰 동작으로 들어갔다.
마사오는 깊숙이 넣었다가 다에꼬가 의식적으로 한 번 강하게 조여온 뒤에
야 조용히 빼내었다.
그런 리듬이 계속 이어졌다.
감각의 상승을 위한 것이 아니라 둘이 결합하여 하나가 되어 있다는 사실
을 분명하게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다에꼬.>
<예.>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가장 좋아하는 것.>
<가장 좋아하는 것?>
<그래요. 아아... 나 지금 기분이 아찧해지기 시작해요.>
이번에는 다에꼬가 마음 대로 허리를 움직여도 마사오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마사오는 움직임에 속도를 더하면서 아랫배를 힘껏 밀어붙였다.
다에꼬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마사오가 더욱더 격렬하게 물결치자 다에꼬는 반사적으로 꼭 달라붙어서
마구 신음을 내지르며 허리를 크게 뒤흔들었다.
<나 이제 그만. 이제 갈래요.>
다에꼬의 입에서 처음 듣는 말이었다.
신선했다.
<좋아. 마음껏 발산해도 괜찮아.>
<아아...>
다에꼬가 또 다시 요동쳤다.
마사오가 그 리듬을 받쳐 주었다.
다에꼬의 내부에서 파도가 출렁거리고 요정들이 광란의 춤을 추기 시작했
다.
<미안해요. 나 이제는 도저히.>
<벌써?>
<그래요. 이번에는 웬지 기분이 훨씬 더... 아아...>
마사오는 더욱 격렬하게 움직이면서 다에꼬의 입술을 덮쳤다.
다에꼬는 허리를 뒤로 크게 젖히고 마사오를 꽉 끌어안았다.
좀전에는 다에꼬의 절정에 맞추기 위하여 마사오가 참고 또 참았는데, 이
번에는 마사오로서는 어이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다에꼬가 정상에 도달해 버
린 것이다.
얼마 지나서 다에꼬가 뺨을 비벼대면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 이제 여자가 됐어요.>
소녀 시절의 향수를 담은 말이 아니라 자랑스러움이 풍기는 말이었다.
<당신으로 인해 진짜 연자가 되었다구요. 고마워요. 아아... 아직도 기분이
좋군요.>
마사오는 다에꼬의 젖가슴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나도 기분이 굉장히 좋아. 달콤한 꿀단지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야.>
감미로운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다에꼬는 의미있는 질문을 던졌다.
<나 나쁘지 않았죠? 도꾜의 어떤 여자와 비교해도 안심할 수 있겠죠?>
<그런 여자 없어. 괜히 이상한 말을 하고 그래.>
조금이라도 시간을 지체하거나 생각을 하고 말하면 안 되는 대답이었다.
마사오는 딱 잘라 말하고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다에꼬의 몸을 위에서
눌렀다.
다에꼬는 작게 소리를 질렀다.
<정말?>
<그럼 정말이구말구.>
마사오는 곤란한 질문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입술을 맞추었다.
다에꼬는 마사오의 입술과 혀를 열심히 빨아대면서 밑에서 허리를 들어올
려 마사오의 움직임을 재촉했다.
다시 한 번 오르가즘을 맛보고 싶다는 욕망의 표현이자 마사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는 애정의 표현이기도 했다.
마사오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율동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다에꼬는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결국 오랜만에 만난 연인들의 밤은 창 밖이 어슴푸레하게 밝아올 때까지
식을 틈이 없을 정도로 계속 쾌락으로 뜨거웠다.
마사오는 다에꼬이외의 어떤 여자와도 이렇게까지 치열하고 뜨거운 밤을
지낸 적이 없었다.
다에꼬가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
<이젠 돌아가야겠어요.>
<한 시간 정도는 여기서 눈을 좀 붙여도 돼.>
<아니에요. 집에 가서 가겠어요. 후후. 결국 우리는 잠시도 자지 못했군
요.>
<네가 욕심 많은 여자라 그래.>
<당신은 또 어떡구요. 어쨌든 오랜만에 만났으니까요. 헤어지면 금방 다시
그리워져요.>
오 분쯤 뒤에 두 사람은 집을 나섰다.
새벽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었다.
아직 하늘에는 달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다에꼬의 동네에 다 왔을 무렵에 다에꼬가 문득 지난 주에 있었던 일을 얘
기했다.
<우리 은행에 오래 전부터 있던 여사원이 있는데, 서른다섯 된 미망인이에
요. 초등학교 1학년짜리 사내 아이가 하나 있고 참 정숙하고 단정한 사람이
에요. 지난 주에 그 아들 생일날에 초대받아서 갔는데 술을 한참 마시다가
그 분이 갑자기 음탕한 이야기를 시작하더군요.>
<어떤 얘기를?>
<우다이스 계곡의 파랑새 이야기를 했어요. 초대받은 사람은 나와 올해 들
어온 어린 아가씨 뿐이었는데 그 아가씨는 깜짝 놀라더군요.>
<다에꼬는 어때서?>
<나도 놀랐지만 그렇게 많이 놀란 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마사오는 다에꼬가 덧붙이려는 말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작년 여름 방학에 비쯔의 집에서 자칫 그렇게 될 뻔했던 적이 있었다.
다에꼬로서는 불쾌한 기억임이 분명함으로 마사오는 묻지 않았다.
어느덧 다에꼬 집 앞까지 왔다.
<오늘 저녁에는 친구와 만나기로 했어.>
<그럼 그 전에 푹 자두세요. 나도 오늘밤에는 일찍 자야겠어요.>
<모레 퇴근 시간에 맞춰 역에 마중나갈게.>
<그러면 고맙구요.>
다에꼬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면서 마사오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어째서 갑자기 우다이스 계곡 이야기를 꺼냈을까?)
마사오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집안은 여전히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아직 어머니가 깨어날 시간이 아니었다.
소리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방으로 들어가 옷을 벗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
다.
눈을 좀 붙이고 마사오는 오후에 선물을 들고서 다에꼬의 집을 방문했다.
현관에서 반갑게 맞는 어머니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선물을 건넸다.
<아니 이런 걸 다, 고마워요. 그런데 다에꼬는 여태 잔다우. 감기에 걸려서
어젯밤 늦게까지 잠을 못 잔 모양이야.>
<많이 아픈가요?>
<가벼운 몸살이야. 걱정 안 해도 돼요.>
마사오는 다에꼬를 깨우지 않고 차를 대접받고는 학교에 인사드리러 가야
한다며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