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0화 (50/64)

   새벽에 오는 여자

 그저께 도꾜로 올라 온 마사오는 다에꼬와의 마지막 밤의  열정과 긴 기차 

여행의 피로가 채 풀리지 않아 어젯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잠결에 노크소리가 들리는 듯해 잠에서 깨어났다.

 창 밖은 아직도 컴컴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다섯 시였다.

 다시 조심스런 노크 소리가 짧게 두 번 연이어 났다.

 엉겁결에 물었다.

 <누구세요?>

 <마사오 씨, 나예요. 센까.>

 마사오는 엉거주춤 얇은 홑이불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문 쪽으로 다가가 문

을 살짝 열었다.

 그러자 건넌방 센까가 방으로 뛰어들어왔다.

 마치 뭔가에 쫓겨 도망쳐온 사람 같았다.

 <미안해요. 난데없이 뛰어들어서.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긴장과 초조함에서 비로소 벗어났다는 듯이 안도의 한숨을 깊이  한 번 내

쉬고 나서 센까는 천연덕스럽게 마사오의 앞으로 바싹 다가앉았다.

 <무슨 일입니까? 이렇게 이른 시간에.>

 <지금 밖에서 자고 들어오는 길이에요. 그런데 남편이 자고 있는 거예요.>

 <전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차근차근 얘기 좀 해 보세요.>

 오늘 남편이 출근하면서 친구 집에서 묵고 오겠다고 해서 센까는 안심하고 

지금까지 정부의 방에서 즐기다가  돌아왔는데 놀랍게도 아침에 신고  나간 

남편의 구두가 문 앞에 있더라는 것이었다.  

 마사오는 사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나 너무 뻔뻔스럽죠? 하지만 할 수 없어요. 자제하려고 해도 잘 안 돼요.  

난 뜨거운 여자인가 봐.>

 <혹시 이 집으로 이사를 온 것도 당신 때문이 아닌가요?>

 <역시 학생이라 머리가 빨리 돌아가네. 맞아요. 전에 살던 집 옆방에 남편

의 직장 후배가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 사람과 그런  관계가 되고 말았어

요. 남편이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이리로 이사를 온 거예요.>

 <어째거나 남편이 용서했다는 말씀이군요.> 

 <그이는 나를 잘 알아요. 한 남자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요. 그

래서 내가 앞으로 참기로 노력한다는 것을 전제로 다른 집으로 이사하는 선

에서 그 일을 깨끗이 마무리지었던 거예요.> 

 <그렇게 포용력이 넓다니! 남편을 다시 봐야겠군요.>

 <하지만 이번엔 그냥 있지 않을 거예요. 마사오 씨가 바람막이가 좀 돼 주

세요.>

 <제가요?>

 <왜 겁나요?>

 <제가 나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나한테 다 생각이 있어요. 마사오 씨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주면 돼요. 

물론 마사오 씨한테 해가 되지 않게 할게요.>

 센까의 제안은 어느 정도 그럴 듯했다.

 이 집의 엄격한 규율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었다.

 센까는 어젯밤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는  몸으로 집까지

는 왔으나 하쥬다의 꾸중이 두려워 차마 초인종을 누르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다가 취기에 못 이겨 그만 대문 앞에 웅크린 채 잠이 들어 버린다.  

 그리고 새벽에 마사오가 일찍 일어나  산책을 나가려다 문 앞에  웅크리고 

자고 있는 센까를 발견한다.

 <계획은 그럴듯하지만 제가 끼어든다는 것이 어쩐지...>

 <당신이라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처음 내가  당신을 유혹했을 

때 난 마사오라는 사람의 연기력에 감탄했었거든요.>

 <무슨 말씀이세요?>

 <시치미를 떼는 데는 일가면이 있더군요. 당신은 여자를 전혀 모른다고 했

어요. 여자의 몸을 한 번도 가져 본  적이 없을 뿐더러 은밀한 곳을 보거나 

만져 보지도 못했다구요. 그러나  당신의 말과는 달리  손가락은 내 그곳을 

능숙하게 애무하더군요. 그때는 당신의 연기가  너무 완벽해서 속아 넘어가

고 말았지만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죠.>

 <......>

 <내 말이 맞지요? 당신의 성기를 보면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어요.>

 센까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재빨리 마사오의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던 

이불을 벗겨냈다.

 순간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마사오가 미처 손을 쓸 겨를이 없었다.

 엉거주춤하는 사이에 센까는 팬티까지 단숨에 내려 버렸다.

 그의 몸은 어느새 아침의 생리  현상으로 어중간하게 부풀어 있는  상태였

다.

 기둥이 불쑥 밖으로 솟아 있었다.

 <거 봐. 확실히 당신은 꽤 경험이 많아. 내 눈은 못 속일걸.>

 센까는 대답을 재폭하는 듯이 마사오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면서 한 손으

로 성기를 감싸쥐었다.

 마사오는 꼼짝없이 당한 셈이었다.

 센까의 손에 힘이 주어졌고 마사오의 성기는 순식간에 터질 듯이 부풀어올

랐다.

 <자, 빨리 결정을 해요. 나를 도와 줄 건지, 말 건지.>

 이런 상황에서는 센까의 부탁을 거절할 도리가 없었다.

 마사오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제가 나서 보기로 하지요. 하지만  결과까지는 저도 자신이 없

습니다. 자, 이제 이 손을 치우시지요.>

 <고마워요. 부탁을 들어 줄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그럼 감사의 보답을 해

드려야지.>   

 센까는 갑자기 마사오에게 와락 안겨왔다.

 마사오를 이불에 눕히자마자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유두를 빨기 시작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마사오는 다시 당하고 말았다.

 센까의 왼손은 여전히 마사오의 부푼 성기를 꼭 쥐고 있었다.

 육감적인 여자가 자진해서 품속으로 뛰어드는데 남자로서 몸을  섞고 싶는 

욕망을 느끼는 건 당연한 것이다.

 더구나 차려 놓은 밥상을 거절하는 건 남자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센까의 몸은 진작 가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집에 사는 유

부녀이기 때문에 유혹을 거절했었다.

 새삼스럽게 이제 와서 관계를 맺는다는 게 좀 우습기도 했다.

 그래서 마사오는 센까의 열정에 완전히 압도된 가운데 망설이고 있었다. 

 <뭘 망설여요. 자, 날이 밝기 전에 얼른.>

 센까는 유부녀이고 그녀의 남편이 바로 건넌방에서 자고 있다.

 더구나 다른 남자의 품에서 외박을 한 처지에 지금은  또 마사오를 탐하고 

있었다.

 (안 된다.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만다. 만일 일이 잘 못 되었을 땐 센까

가 막 가는 심정으로 나까지 함께 끌어들일 수도 있다.)

 <제가 보기엔 우선 일을 수습하는 것이 순서일  거 같군요. 자, 저를 그만 

놔 주세요.>

 센까는 미련 없다는 듯이 순순히 손을 떼고 똑바로 앉았다.

 마사오는 순간적으로 서운함과 아쉬움을 느꼈다.

 하지만 곧 다행이라고 스스로에게 주지시키려고 노력했다.

 모든 일은 센까의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되었다.

 센까는 살며시 다시 대문 밖으로 나갔고, 조금 뒤에 마사오는 그녀의 남편

을 조용히 깨웠다.

 그 남자는 일이 일인 만큼 은밀하게 센까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간 다음 마

사오에게 간단히 인사치레를 하고는 방문을 걸어 잠갔다.

 아랫집 주인 식구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걱정이 되어 마사오 한참 동안  건넌방의 기척에 귀를 기울였지만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그로부터 한 시간쯤 지나 마사오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책을 나갔다.

 공원 옆 골목을 막 나서려는데 공원 건너편의 잔디밭을  지나 찌에가 걸어

오고 있었다.

 그녀는 바구니를 손에 들고 있었다.

 <잘 주무셨어요? 일찍 어디 다녀오세요?>

 <아, 마사오 씨. 아침 시장에요. 어젯밤에도 일찍 잠자리에 들더군요. 아직 

고향에 다녀온 여독이 풀리지 않은 모양이지요.>

 <예.>

 그제께 도꾜로 올라온 뒤로 처음으로 단둘이 얘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마사오 씨. 저... 이제 당분간은 외출이 곤란하게 없게 됐어요.>

 <그날 너무 늦게 들어간 것 때문입니까?>

 찌에는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또 어머님이 편잖으시기도 하구요.>

 <그대로 퇴근 후에 한 시간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한 시간 정도로는 여관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귀향 직전에 약속한 결합은 당분간은 불가능하겠지만 우선 그 약속은 유효

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 정도는 괜찮아요. 하지만 정말로 한 시간만이에요.>

 <좋습니다.>

 찌에의 눈에 물기가 번졌다.

 마사오의 오른쪽으로는 공원의 작은 숲이고 왼쪽으로는 담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마사오는 찌에의 팔을 잡아끌었다.

 찌에는 자연스럽게 다가와 그의 품 안에 안겼다.

 그러나 마사오가 입맞춤을 하자 금방  그의 가슴을 밀어내고 고개를  저었

다.

 <안 돼요. 이런 곳에서는.>

 연상의 분별력이 배어 있는 타이르는 말투였다.

 <내일 만나면 되잖아요. 이런 곳에서는 위험해요.>

 <그러면 내일 꼭입니다. 퇴근 시간에 맞춰 역에서 기다리죠. 그럼 먼저 집

에 들어가세요. 저는 산책을 좀 하고 들어가겠습니다.>

 월요일인 다음 날 저녁 무렵, 마사오는 역에서 찌에를 만나 부근의 주점으

로 들어갔다.

 다섯 시 반 경이었다.

 찌에는 일곱 시까지는 집에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간단하게 술을 마시고 일어서면 찌에를 안아 볼 시간은 충분했다.

 (오늘밤은 지난 번 만큼만 도달해도 큰 만족이다. 서둘러서는  안 된다. 찌

에의 손길을 먼저 유도해야 한다.)

 마사오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동안 꽤 긴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임해야 했다.

 찌에와 맥주 한 잔씩을 마셨을 때 그녀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센까 부부가 이사를 가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갑자기 무슨 이유에서랍니까?>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에 어머니께서 저에게 말씀해 주셨어요.>

 (결국 남편이 의심을 하고  있는 모양이구나. 다른  집으로 이사한다는 건 

혹시 나를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할머니께서 그 일에 대해 별 말씀은 없어시던가요?>

 <예. 어머님도 사정을 잘 모르신데요. 요새 어머님 건강이 좋지  않으세요. 

그래서 일찍 들어가야 해요.>

 <건강이 안 좋으신 건 도꾜로 돌아오는  날 인사드릴 때 직접 말씀하시더

군요.>

 <그런데도 지금 이렇게 내가 당신을 만나고  있는 것은 나의 사소한 반항

인지도 몰라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젊디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어린 자식 하나만 바라보고  지금껏 십 년동

안 시부모를 모셔왔다.

 때때로 자신의 가엾은 인생에 회의를 느낄 만도 하다.

 <저도 이제 조금씩 제 모습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어요. 요즘은 내 나이 또

래의 미망인이 어린애를 데리고 재혼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또 이제는 그런 

게 흉도 되지 않고.>

 찌에가 더욱 마사오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있는지 전에 없이 속마음을 털어

놓고 있었다.

 <나와의 일, 후회하지 않나요, 마사오 씨?>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고향의 애인을 만나고 왔는데도요? 그녀를 대할  때 양심의 가책을 받지

는 않았나요?>

 <오히려 제가 묻고 싶은 말입니다.>

 <저는 변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안심입니다.>

 둘은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지만 속으로는 서로의 몸을  탐했었다는 사실과 

앞으로 결합을 재확인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제 술은 이쯤 하고 말만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확인하는 편이 좋을 것 

같군요.>

 찌에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러면 마사오 씨! 전에 했던 것을 하게 해 주세요.>

 그것은 마사오의 성기를 입으로 애무했던 일을 가리킨다.

 남편과는 하지 않았던 행동이라고 그때 찌에가 고백했었다.

 마사오의 몸이 서서히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래 주시면 저는 기쁩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몸이 굳어지는군요.>

 찌에가 탁자 밑으로 손을 뻗어 마사오의 무릎을 쓰다듬었다.

 <외박하던 날마다 정말 친구 집에서 잔 건가요?>

 <예, 친구와 술을 마시다 보면 밤새도록 토론하고 싶어질 때가  종종 있어

요.>

 <앞으로는 자주 외박하지 마세요. 막차가 지나갈 때까지 잠들 수가 없었어

요. 전에는 막차니 뭐니 모르고 잘 지냈는데.>

 <그럼 슬슬 나갈까요?>

 찌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전에 잠깐만요.>

 찌에는 의자를 당겨 탁자로 바싹 붙어앉았다.

 <정말 부풀어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요.>

 찌에는 마사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손을 움직였다.

 곧장 마사오의 다리 사이로 들어왔다.

 마사오도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어 협력했다.

 찌에의 손이 달아오른 마사오의 성기를 쓰다듬었다.

 <어머! 정말이군요.>

 <거짓말하는 줄 아셨어요?>

 <이렇게까지 댔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우리 이제 밖으로 나가요. 빨

리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요.>

 거리는 이제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였다.

 미망인의 욕정

  

 어둠이 짙게 드리워진 신사 경내에는 오가는 사람이 눈에 뜨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신전 옆으로 돌아가 우거진 아름드리 나무 사이로 들어갔다.    

 오른쪽은 신사의 높다란 판자 담으로 막혀 있었다.

 마사오는 담 밑에 이르러 걸음을 멈추고 찌에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찌에는 몸을 돌려 자연스럽게 마사오에게 안겨왔다.

 그녀의 양팔이 그의 어깨에 올라서며 핸드백이 땅에 떨어졌다. 

 두 눈은 별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순간 찌에의 나이는 사라지고 여인의 향기만이 어둠 속에서 피어올랐다.

 찌에의 팔에 힘이 더해지더니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마사오가 입술을 포갰다.

 둘은 입맞춤은 격렬하고 길었다.

 찌에가 오히려 적극적이었다.

 찌에의 숨결이 점점 거칠어지면서 그의 입술을 더욱 열심히 빨아댔다.

 그녀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답답함을 일순간에 벗어던지려는 몸부림이었

다.

 마사오는 찌에가 허벅지를 밀착해 오기를 기대했지만 두 사람의 허리 아래

는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였다.

 (역시 찌에는 나보다 훨씬 연상이지만 순진한 여자야.)

 사랑스러움과 연민이 그의 가슴에 엷은 파문을 일으켰다.

 마사오가 먼저 입술을 뗐다.

 뺨과 뺨을 맞대고 찌에의 등을 쓰다듬었다.

 <오늘밤, 시간이 있으면 여관에 가려고 생각했었습니다.>

 찌에도 그의 등을 어루만졌다.

 <나중에. 아직은 일러요.>

 아직 결심이 완전히 굳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결심은 이미 했지만 요즘 기

회가 좋지 않아서일까?

 아마 후자일 거라고 판단한 마사오는 재촉하지 않기로 했다.

 <저는 언제라도 좋습니다. 당신 사정이 좋을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마사오의 오른손이 등을 쓰다듬는 사이에 왼손은 연약한 허리를 감았다.

 손에 힘을 넣어 끌어당겼다.

 찌에의 하복부가 마사오의 사타구니 아래에 밀착되었다.

 이번에는 왼손으로 스커트 위로 육감적인 엉덩이를 어루만지면서 오른손을 

마저 내려 스커트를 걷어올렸다.

 그리곤 오른손을 안쪽으로 돌려 허벅지 깊숙이 옮겨갔다.

 맨살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찌에는 마사오의 손을 내버려 두고 그대로 그에게 바싹 매달린 채였다.

 마사오의 손길이 조금씩 가운데로 옮겨갔다.

 그러면서 마사오는 다시 한 번 찌에의 입술을 더듬었다.

 찌에도 그의 입술을 찾았다.

 긴 키스 사이에 마사오는 찌에의 비경을 팬티 위에서 더듬었다.

 왼손은 다시 등을 감싸안았다.

 찌에의 몸이 멀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팬티 위에서 언덕을 쓰다듬자 사각거리는 비모가 손바닥에 느껴졌다.

 그 아래로 손가락을 내리밀었다.

 열기가 전해져 오면서 찌에는 허리를 조금 뒤틀었다.

 마사오의 손길을 환영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몸짓이었다.

 마사오는 열기의 진원지에 중지를 대고 지긋이 눌렀다.

 순간 손가락 끝이 빨려드는 느낌이 확연했다.

 비너스의 궁전 입구인 듯했다.

 그때까지도 찌에는 전혀 거부하지 않았다.

 마사오는 용기를 내어 팬티를 무릎까지 내린 다음 손놀림을 보다 농밀하게 

했다.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계곡을 따라 문질러댔다.

 이슬을 머금어 이미 촉촉해져 있다는 걸 금방 느낄 수 있었다.  

 그제야 찌에가 입을 조금 움찔거렸다.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마사오가 손을 멈추고 먼저 입을 열어 찌에의 말을 유도했다.

 <오래간만입니다.>

 잠시 사이를 두고 찌에가 입을 열었다.

 <이런 아줌마도 괜찮아요?>

 <당신을 좋아하니까요.>

 그렇게 대답하고 마사오는 다시 손을 움직였다.

 찌에의 허벅지가 좀전보다 더 벌어져 있었다.

 세 손가락을 꽃잎에 갖다대고 살짝 눌렀다.

 찌에에게 대담함이 있다면 부끄러워하면서도 젖어 있는 걸  감추려하지 않

는 점이다. 

 마사오는 가운뎃손가락을 꽃잎 사이에 밀어넣었다.

 손가락은 금방 축축해졌다.

 그 손가락을 구부렸다.

 미끈거리는 점막에 닿았다.

 <우...>

 짧은 신음을 토하며 찌에의 허리가 흔들렸다.

 조금씩 손가락을 움직이자 찌에는 더욱 신음하였다.

 <마사오.>

 우는 듯한 음성으로 마사오를 불렀다.

 <나 눕고 싶어.>

 그렇게 대담한 일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말로 눕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지금 상태를 알리고 싶어서 얼떨결에 

나온 말이리라.

 <저도 그래요. 하지만 여기서는...>

 찌에가 혼자 살고 있다면 옷이 흙에 다소 더러워져도 괜찮다.

 하지만 하쥬다가 있으므로 그런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알고 있어. 그렇지만...>

 마사오의 손가락 끝이 단단하고 작은 루비에 닿았다.

 부드러워서 의지할 곳 없는 그 호수 속에서 그것만이 확실한 존재였다.

 <아아...>

 찌에의 뜨거운 숨결이 마사오의 뺨에 쏟아졌다.

 <거기 싫어요. 싫어.>

 민감하게 느낀다는 뜻임에 틀림없다.

 마사오는 손을 멈추고 다른 손으로 찌에의 등을 꽉 안았다.

 손가락은 안에서 스며나오는 새로운 따뜻함에 젖었다.

 마사오는 찌에의 입술에 입맞추고 속삭였다.

 <싫어하면 안 돼요. 당신의 여기 사랑스러워요.>

 <당신을 좋아해.>

 찌에는 마사오의 등을 꼭 껴안으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저도요.>

 마사오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재개했다.

 작은 등대를 중심으로 손가락 끝으로 소용돌이를 그렸다.

 찌에는 헐떡거리면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늦추었다.

 찌에의 손이 앞으로 오는 것을 재촉하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기대대로 찌에의 손이 마사오의 바지 위를 쓰다듬었다.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밑으로 내려가기도 하더니  갑자기 발기되어 있는 

성기를 쥐며 감동 어린 소리를 지른다.

 <아!>

 찌에의 손에 힘이 모아졌다.

 유달리 강하게 마사오를 잡았다.

 (얼마나 단단해졌는지 확인하고 있다.)

 마사오는 찌에의 귓볼을 핥으며 속삭였다.

 <최고로 단단해져 있어요.>

 찌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굉장해.>

 찌에의 손이 늦춰졌다.

 그러더니 손이 급하고 거칠게 바지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지난 번과 똑같이 한 손만을 사용했고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전혀 익숙지 

않은 손놀림이었다.   

 찌에는 세 개의 단추를 풀고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이번에는 전과 달리 당황하지 않고 터질 듯이 부풀어 있는 성기를 잡았다.

 손가락이 첨단과 기둥의 경계인 잘록한 부분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작은 움직임이었다.

 손을 놓고 있던 마사오도 꽃잎의 안쪽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찌에의 손가락은 마사오를 상승시키려 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즐기고 있는 느낌이었다.

 마사오의 손가락도 뜨거운 바다로 부드럽게 나아가고 있었다.

 갑자기 찌에가 마사오를 힘껏 움켜쥐었다.

 <오늘밤도 갖고 있어요?>

 지난 여름날 밤 마사오는 습관적으로 항상 콘돔을 갖고 있다고 말했었다.

 그 말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예.>

 <애인과 말고 전에 사용한 적 있나요?>

 <아니, 없습니다. 당신과 처음 사용할 겁니다.>

 찌에는 고개를 흔들었다.

 <처음엔 싫어요.>

 <예?>

 <처음에는 직접 당신을 원해요. 그런 날을  선택해요. 예방하지 않아도 괜

찮은 날을.>

 찌에는 그렇게 말하면서 천천히 마사오의 기둥을 두 번 바싹 당겼다.

 <아, 물론 저도 그 편이 좋습니다.>

 둘은 입맞춤을 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키스를 했다.

 욕망만이 존재하는 정사가 아니라 심정적인 교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었다.

 욕망으로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는 덩어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사오는 찌

에의 다섯 손가락이 차갑게 느껴졌다.

 찌에는 그와 반대로 느끼고 있을 것이므로  

 <뜨거워.>

 하고 중얼거렸다.

 찌에의 손이 늦춰지고 보다 근원으로 내려가 다시 꽉 잡았다.

 지난 여름 밤보다 더욱 적극적인 손길이었다.

 마사오의 손은 팬티 속에서 직접 찌에의 꽃밭을 만지고  있었고 찌에 역시 

직접 마사오를 움켜쥐고 있었다.

 마사오는 자신이 지금 욕망이 넘쳐흐르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찌에의 감

각을 상승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마사오는 찌에의 등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 그녀를 나무에 기대게 했다.

 그리고 손가락의 애무를 농밀하게 하면서 속삭였다.

 <오늘 밤도 지난 번처럼 할게요.>

 찌에는 작게 끄덕였다.

 이전과는 확실히 태도가 달랐다.

 허벅지에 힘을 빼고, 마사오의  등을 안고 있는 손에  힘이 모아지더니 착 

달라붙어 왔다.

 절정으로 가는 길을 준비하는 자세였다.

 그래서 마사오의 손가락도 이전과 다르게 자유로웠다.

 생각하는 대로 애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마사오는 인지와 약지를 애무에 참가시켰다.

 곧 찌에는 마사오의 몸을 꽉 잡은 채 허리를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꽃밭은 흠뻑 젖어왔다.

 마사오는 마치 호수를 표류하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젖어 있는데도 오랜 세월 동안 정숙하게 살아오다니! 확실히 여자

는 인내심이 강하다.)

 애무의 중심은 화원의 윗쪽에 있는 작은 루비였다.

 작으면서도 처음보다 두세 배는 부풀고 단단해져 있었다.

 중지로 거기를 문지르면서 인지와 약지로는 다른 부분을 어루만졌다.

 신음과 함께 찌에의 허리가 자동적으로 작게 흔들렸다.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한 듯했다.

 오늘 밤에는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감각을 쫓으려고 했음으로  지난 번보다 

많이 빨랐다.

 가쁜 숨결 사이에 ㄳ은 말이 새어나왔다.

 <좋아요. 좋아.>

 마사오는 끄덕이고 찌에의 귓가에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당신의 여기를 갖고 싶어요.>

 <아... 나 이제...>

 허리의 꿈틀거림의 기복이 커졌다.

 곧 다시 작게 흔들리면서 새로운 기복이 생겨났다.

 찌에의 손은 마사오를 꽉 쥔 채 전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럴 여유가 없는 모양이었다.

 마사오는 다른 손으로 찌에를 꼭 껴안고 애무에 신경을  집중하기 위해 눈

을 감았다.

 <아... 부끄러워요.>

 찌에가 신음했다.

 <부끄러워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더욱 애무를 농밀하게 하는 순간,  찌에는 짧은 신음만 연발하다가 

드디어 길고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다.

 <아흐!...>

 정상으로 달리는 예고였다.

 다음 순간 찌에는 마사오의 등에 손톱을 세우며 허리를 뒤로 젖혔다.

 마사오는 찌에가 움직일 수 없게 어깨에 두른 팔에 더욱 힘을 넣고 중지로 

작은 보석을 쫓았다.

 찌에의 목 깊숙이에서 울린 외마디가 입 밖으로 터져나왔다.

 <욱, 욱!>

 연이어 보다 큰 외침이 나오는 듯한 기척이 엿보였다.

 바로 담 너머는 인가였다.

 마사오는 입으로 입을 막았다.

 찌에의 허리가 계속해서 경련했다.

 그녀의 입안에서는 신음이 계속 작은 폭발을 일으켰다.    

 비부 전체가 바르르 떨면서 비너스가  위로 올라가다가 다시 아래로  당겨

져, 손가락을 빨아들이는 기세가 역력했다.

 그것을 두세 번 반복하고 찌에의 온몸이 경직되었다.

 <욱!>

 소리가 틀어막힌 입 대신 콧구멍으로 새어나왔다.

 (도달했다.)

 마사오는 손가락을 정지시켰다.

 새로운 따뜻함이 느껴졌다.

 찌에의 몸이 다시 부드러워지는 걸 느끼자 마사오는 입을 떼었다.

 찌에가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때 비로소 마사오는 약지 끝에 비너스에서 일어나는 확실한 맥박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만의 독립된 생명이 따로 숨쉬고 있는 듯했다. 

 (살아 있는 것 같아.)

 그 생명을 확인한다는 감동이 마사오를 휩쓸었다.

 (이것을 확인한 이상, 나는 내 성기를 여기에 넣을 의무가 있다.)

 마사오가 속삭였다.

 <좋았어요?>

 찌에는 두세 번 작게 끄덕이고는 잠시 사이를 두고  마사오의 잘록한 부분

을 엄지와 인지로 거칠게 잡아 쥐었다.

 그리고 얼굴을 들어 정열적으로 입술을 원해 왔다.

 입술이 합쳐지고 혀와 혀가 서로 얽혔다.

 찌에의 혀의 격렬한 몸부림은 그녀가 얼마나 정욕의 불길로 흔들리고 있는

가를 나타내고 있었다.

 (여자는 남자와 달리 정욕을 쉽게 가라앉힐  수 없다. 또 친밀감을 나타내

기 위해서라도 지난 번과 같이 찌에의 화원에 입맞춤을 해야 한다.>

 입술을 떼고 마사오는 자신의 뜻을 밝혔다. 

 찌에는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이젠 됐어요. 나는 이제 괜찮아요.>

 <제가 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다음에 해요. 그보다 오늘밤은 내가 하게 해 줘요.>

 덩어리를 쥐고 있던 손을 떼고, 포옹을 푼 찌에는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리

했다.

 일단 사람이 나타날 경우를 그렇게 대비하고 나서 서  있는 마사오의 앞에 

웅크리고 앉았다.

 우선 왼손으로 마사오의 기둥 중간쯤을 잡고 조금 오른쪽으로 이동시켰다.

 정면에서는 전체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왼손이 상냥하게 움직여 작은 애무를 해왔다.

 곧 머리가 수그러졌다.

 낮은 속삭임이 아레에서 들려왔다.

 <다음엔 밝은 곳에서 보여 줘요.>

 마사오에게가 아니라 그의 기둥에 대고 한 말이었다.

 마사오가 대신 대답했다.

 <저도 그러길 바랍니다.>

 찌에는 얼굴을 돌려가며 번갈아 양쪽 뺨을 갖다대었다.

 후끈 달아 있는 덩어리에 찌에의 뺨이 차갑게 느껴졌다.

 마사오의 성기는 뺨에 밀려 이리저리 비틀거렸다.

 잠시 후 선단에 촉촉한 입술이 천천히 밀어붙여졌다.

 입술이 약간 열리더니 그 사이에서 혀가 나와 영구에  맺힌 맑은 물방울을 

핥았다.

 그런 다음 둥근 부분 전체를 정성껏 핥기 시작했다.

 쾌감을 음미하면서 마사오는 찌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혀는 작게 휘돌고 입술이 더욱 열려 조금씩 마사오를 빨아대기 시작했다.

 입술이 기둥을 꽉 조이고 이로 물지는 않았다.

 찌에의 입이 점점 더 벌어지더니 마침내 반 이상을 입안에 넣고 말았다.

 그리곤 멈추었다.

 어둠 속에서 찌에의 하얀 얼굴이 떠오르면서 그 입에 한가득 물려 있는 검

붉은 기둥도 반쯤 드러났다.

 마사오는 두 손에 애정을 담아 찌에의 머리결을 쓰다듬었다.

 <무리하지 마세요.>

 그러자 찌에가 마사오를 입에 가득 문 채 눈을 치켜 뜨고 마사오를 올려다 

보았다.

 그녀의 고개가 좌우로 흔들렸다.

 괜찮다는 의사표시였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주머니 쪽으로 깊게 고쳐 잡고  입안에서 혀의 율동을 

시작했다.

 (겨우 두 번째인데 벌써 혀를 움직이다니,  성에 다시 눈뜨는 여자의 감각

은 대단하군.)

 그러나 어딘지 어색한 구석이 다소 많았다.

 그런 찌에가 스스로 자신을 입과  혀로 애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자 

새삼 덩어리는 더욱 터질 듯이 부풀어올랐다.

 찌에는 마사오의 변화를 폭발하기 일보 직전으로 오해했는지 두 입술로 기

둥을 꽉 조이고 꼼짝하지 않았다.

 <전 괜찮아요.>

 마사오의 그 말을 듣고는 찌에는 오른손을 떼고 왼손의  엄지와 검지로 기

둥 중간을 잡고 돌리며 비벼대기 시작했다.

 마사오에게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애무였지만 그 상대가  정숙한 미망인이

란 사실이 쾌감을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이상하다. 왜 이렇게 갑자기 흥분이  되는 것일까? 자제력의 범위 밖에서 

감각이 따로 고조되는 것 같다. 좀처럼 드문 일인데, 역시  상대가 찌에이기 

때문일까?)

 <아... 좋아요.>

 마사오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토해내고는 찌에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 입 가장자리로 물기가 스며나왔다.

 찌에의 타액과 마사오의 영구에서 새어나온 아주 약간의 액체가 섞인 것이

었다.

 그래도 찌에는 계속 마사오의 덩어리에 열중했다.

 <이젠 그만해요.>

 마사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두 손으로 찌에의 머리를 움켜잡고 바싹 당기

는 동시에 찌에가 좀 더 자유스러워지도록 두 다리를 벌렸다.

 자제해야 한다는 마음과 감각에 충실하고자 하는 몸이 따로  놀고 있는 셈

이었다. 

 <아... 제발 그만해요.>

 마사오는 거의 소리치다시피했다.

 그의 목소리가 너무 컸다고 느꼈는지 찌에는 잠시 멈칫했으나 입을 떼려고

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멈춘 채 마사오를 올려다 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찌에가 입을 떼고 일어섰다.

 <왜요? 이러는 내가 싫어요?>

 <그게 아니라...>

 <그럼 계속하게 해 줘요. 내가 마사오 씨를 즐겁게 해 주고 싶어요.> 

 <저는 지금도 기분 좋습니다. 다만 당신이 무리하시는 게 아닌가 염려돼서 

그러는 겁니다. 또 저도 곧 터져 버릴지도 모르구요.>

 <그말 정말이에요? 당신이 좋다면 전 아무래도 좋아요. 마사오 씨를 더 즐

겁게 해 주고 싶어요. 괜찮겠지요? 흉보지 마세요.>

 찌에는 다시 맨땅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마사오의 덩어리가 찌에의 코 끝에 닿았다.

 찌에는 귀엽다는 듯이 한 번 쓰다듬고 살짝 입맞춤을 했다.

 마사오가 움찔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이 닿을 때마다, 또 혀가 감촉될 때마다 그는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다.

 (찌에의 입안에서 폭발할 수는 없다. 그  직전에 찌에에게 미리 알리고 빨

리 입에서 빼내야만 한다.)

 찌에의 입술이 다시 둥근 부분의 끝에 닿았다.

 두 손은 뿌리 근처를 살짝 쥔 채였다.

 이번에는 전과 달리 대담하게 단번에 마사오를 깊이 입안에 집어넣었다.

 마사오는 두 손으로 찌에의 양어깨를 움켜잡았다.

 손에 힘이 들어가자 찌에의 얼굴이 마사오의 다리 사이에  깊이 파묻혀 버

리는 셈이 되었다.

 찌에의 대담한 입놀림에 맞추어 마사오의 허리가 저절로 조금씩 앞뒤로 흔

들렸다.

 찌에는 오른손을 엉덩이로 돌려 쓰다듬었다.

 마사오는 거의 정상에 오르고 있었다.

 찌에에게 위기감을 예고했다.

 <한계까지 왔어요. 이제 그만해요.>

 그러나 찌에는 멈추지 않았다.

 마사오는 눈앞이 아뜩해지는 걸 느끼면서 허리를 뒤로 빼려고 했다. 

 그러나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던 찌에의 오른손이 억세게 붙들었다.

 우연인지 아니면 미리 그럴 작정으로 오른손을 옮겼는지 알 수 없다.

 마사오는 그대로 꼼작할 수가 없었다.

 결국 마사오는 찌에의 입안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신전 모퉁이에서 한 자락 바람이 몰려 와 두 사람을 스치고 지나갔다.

 찌에의 머리결이 살짝 나부꼈다.

 마사오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 있었다.

 두 손은 여전히 찌에의 어깨를 꽉 움켜잡은 채였다.

 마사오가 정신을 차리고 찌에를 일으키려 하자 그녀는 입술로 힘껏 마사오

를 조여왔다.

 잠깐 시간을 달라는 뜻으로 마사오는 해석했다.

 지금은 마사오가 먼저 무슨 말이든 해야 할 상황이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잠시 후 마사오에게서 찌에의 입이 떨어졌다.

 (찌에는 돌아서서 입안에 든 것을 뱉어 버릴 것이다.)

 그러나 그의 추측은 빗나갔다.

 살며시 그대로 일어선 찌에가 말을 한 것이었다.

 <좋았어요?>

 (아니, 어떻게 된 거지? 마셔 버렸단 말인가? 설마 그럴 리가?)

 <아니, 어떻게 된 겁니까?>

 <괜찮아요. 마셔 버렸어요. 그래야 마사오 씨가 기분 나빠하지 않을 것 같

아서요.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당신이 좋았다면 저는 그것으로 대만족이에요.>

 마사오는 감격해서 찌에를 꼭 껴안았다.

 둘 사이에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필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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