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고백
다음 날인 토요일 저녁 무렵에 마사오는 신주꾸의 한 음식점에서 요시꼬를
만났다.
고향에서 두 번 함께 밤을 보낸 뒤로 거의 두 달만의 재회였다.
마사오가 도꾜로 올라온 다음 날, 집으로 전화하자 요시꼬는 단호한 어조
로 이별을 선언하고 마지막으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었고 마사오는 전혀
뜻밖의 말이었지만 미련두지 않고 순순히 동의했다.
차라리 잘 된 일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요시꼬는 만나서 헤어질 때까지 한 점의 흐트러짐 없이 정숙한 주부의 모
습을 보였고 마사오는 그녀와의 뜨거운 만남이 꿈이 아니었던가하는 의심마
저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마사오는 역에서 요시꼬의 뒷모습을 안심과 아쉬움이 섞인
묘한 미소로 보낸 뒤 묘우미와 약속한 주점으로 향했다.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약속 시간을 정한 터라 삼십 분쯤 일찍 도착했
다.
술을 주문해 혼자 몇 잔 마시고 있는데 약속한 7시 정각에 맞춰 묘우미가
나타났다.
그런데 오늘따라 계속해서 묘우미의 태도가 이상했다.
자꾸 그의 눈을 피하고 아무 말 없이 술만 계속 마셨다.
뭔가를 두려워하고 있는 듯했다.
마사오가 묘우미의 양어깨를 부여잡고 정면으로 눈을 들여다보았다.
<도대체 왜 그래요?>
묘우미는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말했다.
<당신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어.>
<그럼 말해 봐요.>
<여기서는 안 돼. 사람들 보는 앞에서 남자에게 매를 맞는 건 싫어.>
마사오는 어이가 없어 웃고 말았다.
<저는 절대 여자를 때리지 않아요.>
<그래도 싫어. 여기서 나가자.>
두 사람은 가게를 나오하 공원으로 통하는 한적한 길로 접어들었다.
묘우미는 마사오의 팔짱을 끼고 바싹 붙어서 걸었다.
<나.>
그리고는 한참 동안 말을 끊었다.
<이번 방학에 어떤 남자와 잤어.>
이전부터 묘우미가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왔던 일이었기에 마사오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고백이었다.
그러나 막상 듣고 보니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기분 좋은 소식은 아니군요.>
<화났어?>
<화를 낼 수는 없지만...>
<나를 때려도 좋아.>
<맞고 싶어요?>
<그래.>
<그렇게는 하지 않겠어요.>
<이젠 나와는 만니지 않겠지?>
마사오는 그녀의 손목을 꼭 잡으며 반문했다.
<이대로 돌아가고 싶어요?>
<......>
<어쨌든 아직도 할 얘기가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오늘밤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나요?>
마사오의 애초 계획은 묘우미와 술을 잠깐 마시고 세 시간 정도 여관에 들
렀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아직 찌에와 맺어지기 전이라 될 수 있는 대로 외박은 피하는 편이 좋았
다.
<그럼 어떻게 할 건데?>
<기꾸 씨 여관으로 가지요. 여기선 조용히 얘기할 수 없잖아요.>
묘우미는 묵묵히 따랐다.
둘은 기꾸의 여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제 얘기할까?>
마사오가 목욕을 마치고 나와 앉자마자 묘우미가 말했다.
<뭘요?>
<나와 함께 잤던 그 사람에 대해서.>
<혹시 전에 시루꼬 씨가 말하던 기요마즈라는 사람 아닌가요?>
<어머! 기억하네.>
<그 사람 당신을 무척 좋아한다면서요?>
<본인이 그렇게 말했어. 벌써 스무 통이나 연애 편지를 보낼 정도니까 사
실이라고 믿어.>
<문학 청년의 연애 편지가 마음에 들었나요?>
<조금은. 하지만 나는 그를 이용하려고 했어. 당신과는 언젠가는 헤어져야
하잖아? 그럼 나는 혼자가 될 것이고 게다가 이대로 당신에게 매달린 채 아
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당신에게도 좋은 일이 아닐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결국 한 번 모험을 해 보자는 기분이 들었던 거야.>
사실 그 말이야말로 마사오가 묘우미에게 화를 낼 수 없는 이유였다.
그는 지금까지 묘우미의 그런 고민을 함께 들어주지도 못하고 오직 그 육
체만을 즐기는 데 중점을 두었던 것이다.
<역시 내가 나빴어. 맨처음에 가졌던 마이너스에 마이너스를 곱해서 플러
스로 만들려는 생각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던 거야.>
독으로 독을 없앤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래, 나는 이사람에게 독일지도 모른다. 이 사람의 귀중한 마음과 시간을
유린하고 있으니까. 만일 그때 나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멋진 남자와
사랑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마사오는 단숨에 맥주를 들이켰다.
묘우미는 그 남자와 있었던 일을 자세히 고백했다.
한 달 전쯤에 둘이서 술을 마시면서 묘우미가 은근히 틈을 보이자 그 남자
가 여관으로 유혹했었고 그 뒤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관계를 가졌다고
했다.
<그 동안 관계를 가진 총횟수는 여덟 번이고 그 중에서 절정은 다섯 번
느꼈어.>
마사오는 묘우미의 냉철한 관찰자적 태도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대단하군요.>
<당신보다 못한 사람인데 뭐가 대단하다는 거야.>
<그게 아니라 그런 걸 정확히 계산하고 있는 당신이 말이에요. 그런데 앞
으로 그 사람과 어떻게 할 거예요?>
<이젠 다시 만나지 않을 거야. 실험은 끝났으니까.>
그때 노크 소리가 났다.
<잠깐 실례해도 되겠어요?>
기꾸의 목소리였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그런데 혼자예요?>
<예, 그래요.>
마사오는 포옹을 풀고 일어섰다.
하반신은 그대로 드러난 채였다.
묘우미가 바람을 피운 고백을 하면서도 그를 가만두지 않았었다.
묘우미는 하복부와 거의 직각으로 서 있는 성기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옷이라도 입어.>
<기꾸 씨에게 이걸 보이면 우리가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는 것이 증명이
돼요. 아까 들어올 때 우리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보이고 싶어하는군.>
마사오는 그대로 걸어가 잠근 문고리를 벗겼다.
<예, 그래요.>
<들어오세요.>
마사오는 문을 열었다.
기꾸의 눈은 노출되어 있는 그것으로 향해졌다.
짧게 탄성을 내뱉고 기꾸는 서둘러 들어와서 문을 닫았다.
문 쪽에서는 이불만 보일 뿐 묘우미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한참 하던 중이었어요?>
<아뇨,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둘이 싸웠어요? 들어올 때 보니까 좀 이상하던데.>
<그렇지 않아요. 이걸 보면 알잖아요.>
마사오가 우뚝 서 있는 덩어리를 과장되게 들이밀자 기꾸는 묘우미 쪽을
힐끗 쳐다보면서 재빨리 잠시 움켜쥐었다.
곧 손을 풀며 말했다.
<재미있는 얘기를 하러 왔어요. 자, 저쪽으로 가서 애기합시다.>
<재미있는 얘기?>
<그래요, 자 어서 이불 속으로 들어가요.>
기꾸가 앞장서서 들어섰다.
마사오가 뒤를 따랐다.
기꾸는 묘우미와 마주보며 다다미 위에 앉았고, 그 옆을 지나서 마사오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 똑바로 누웠다.
<용서하세요. 이 사람 노출욕이 있어요.>
묘우미가 사과했다.
<괜찮아요.>
기꾸는 마사오를 쥐었던 손을 자기 가슴에 갖다댔다.
<아직도 가슴이 쿵쿵거리고 있어요.>
묘우미의 손이 이불 속으로 들어 와 성기를 잡았다.
<이야기할 것이란 게 뭡니까?>
<당신, 아르바이트하지 않겠어요?>
<예?>
<묘우미 씨도 함께?>
<어떤 일인데요?>
<조금 전에 손님 한 쌍이 들어왔어요. 남녀 모두 30대 중반으로 보이는데,
부부는 아닌 것 같아.>
<그런데요?>
<한 시간만 그 사람 방에 가서 그냥 있기만 하면 돼요.>
<예? 그게 아르바이트예요?>
<그래요.>
기꾸는 아르바이트비로 여관 숙박비의 열 배를 말했다.
<허어, 재미있군요.>
<그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에게 보이면서 서로 즐기고 싶은 거지.>
<정말 보기만 해도 돼요?>
<응.>
<그럼 난 가겠어요.>
<묘우미 씨는?>
기꾸가 묻자 묘우미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싫어요.>
<왜? 같이 갑시다.>
마사오는 묘우미를 끌어안으며 기꾸를 보았다.
<그냥 앉아서 보고 있기만 하면 돼죠?>
<그래, 그렇게 말했어. 그 대신 젊은 남녀이어야 한다고 하더군.>
세상에는 참 이상한 사람도 많다.
마사오는 호기심이 잔뜩 생겼다.
<어쨌든 함께 갑시다. 예?>
<나와 함께 있는 것보다 그쪽이 더 중요해?>
마사오는 묘우미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그게 아닙니다. 잠시 아르바이트를 할 뿐이지. 결코 작은 돈이 아니잖아
요? 가난한 고학생을 도와준다는 셈치고 같이 가 줘요.>
결국 묘우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예전의 남녀 관계에 대해서 호기심 왕성했던 그녀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
다.
이젠 묘우미는 그 호기심의 전부를 마사오에게 쏟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 난 갔다올게요.>
기꾸가 그렇게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곧 돌아와서 여러 장을 지폐를 다다미 위에 내놓았다.
<자, 이 돈이 그 대가야. 남자는 젊고 잘 생긴 학생이고, 여자는 아름다운
연인이자 마찬가지로 여학생이라고 하니까 굉장히 좋아하더군요.>
<우리는 정말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저쪽을 보기만 하면 되는 거죠?>
<그럼, 물론이죠. 자, 나를 따라 오세요. 그리고 학생복을 입고 와 달라고
부탁하더군요.>
마사오와 묘우미는 옷을 입고 기꾸를 따라 나섰다.
이상한 아르바이트
기꾸는 두 사람을 특실로 데려갔다.
문을 열자 그대로 열렸다.
<손님을 데리고 왔습니다.>
기꾸가 그렇게 말하자,
<어서 들어오세요.>
하는 굵은 남자 목소리가 안쪽에서 들려왔다.
묘우미는 긴장한 표정으로 마사오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기꾸가 두 사람에게 말했다.
<그럼 난 이제 돌아가겠어요. 들어가면 문을 잠그고 곧바로 앞으로 가세
요. 정면의 문을 열면 방에 두 개의 방석이 있는 게 보일 거예요. 거기 앉으
면 돼요. 그 옆에 맥주와 안주도 준비되어 있어요.>
두 사람은 기꾸가 일러 준 대로 했다.
방석 맞은편에 남자가 이불 속에 엎드려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그 옆에
여자의 머리가 보였다.
이마부터 이불을 푹 뒤집어 쓴 채였다.
남자는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부드러운 표정에 눈이 약간 충혈되어 있었다.
정중하게 말했다.
<거기 앉으십시오.>
<예.>
마사오와 묘우미는 방석에 조용히 앉았다.
<맥주를 마시면서 즐기도록 해요.>
<예. 감사합니다.>
긴장한 두 사람은 얼른 맥주를 한 잔씩 따라 마셨다.
<두 사람 참 잘 어울리는군요. 오늘밤 한 번은 서로 즐겼어요?>
마사오가 미처 대답하기 전에 묘우미가 말했다.
<예.>
남자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자, 당신도 얼굴을 내밀고 이 젊은이들을 보시오. 아주머니가 말한 그대
로요.>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이불을 약간 걷었다.
남자는 유까다를 입고 있었다.
여자의 얼굴과 뽀얀 가슴이 보였다.
곧이어 양쪽 유방이 전부 드러났다.
남자는 여자의 풍만한 젖가슴과 크고 붉은 유두를 보인 뒤, 다시 이불을
그녀의 턱까지 덮었다.
<이런 모습으로 미안해요. 사실 나는 이 사람의 아내가 아니에요. 내 남편
은 따로 있지요.>
희미한 목소리로 여자는 말했다.
이어 남자가 입을 열었다.
<어째서 당신들에게 와 달라고 했는지 궁금하지요?>
<예.>
<사실은 이 사람의 요청 때문입니다. 내가 지방에 살기 때문에 우리는 일
년에 세네 번밖에 만날 수 없답니다. 그것도 몰래 말이죠.>
<예에.>
<남녀가 둘이서만 결혼식을 올릴 수 없듯이, 우리도 이렇게 만나고 있는
게 꿈이 아님을 알게 해 줄 증인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내 말뜻 알겠습니
까?>
<글쎄요.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지만...>
<게다가...>
남자가 덧붙였다.
<젊고 신선한 당신들에게 보이고 싶다는 이상한 바람도 있었구요. 자, 그
럼 우리는 당신들 앞에서 자유롭게 즐길 테니, 당신들도 서로 이야기해도
좋고 또 서로 즐겨도 좋아요. 이쪽에 무슨 질문을 해도 상관없어요.>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여자를 껴안았다.
여자의 어깨가 돌아서 남자 쪽으로 향했다.
<오랜만이야.>
<아! 만나고 싶었어요.>
두 사람의 목소리에는 정감이 흠뻑 깃들여 있었다.
여자는 흰 팔을 이불 속에서 꺼내 남자의 등을 껴안았다.
둘은 서로를 안고 입술을 나누었다.
묘우미는 상체를 마사오에게 기울리고 그의 팔을 잡았다.
저쪽의 키스가 한참 동안이나 계속되다가 끊어지더니 이불이 규칙적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남자의 손이 여자의 비부를 더듬고 있는 듯했다.
그때 남자가 말했다.
<여기?>
<좀 더 위. 그래요, 거기. 아아...>
<여기에 키스할게. 그 전에 이불을 치워야겠어. 당신의 이곳을 눈으로 즐
길 수가 없으니까.>
<그러세요. 아, 부끄러워.>
갑자기 상황이 비약되기 시작했다.
남자는 상체를 일으키고 이불을 걷자, 여자의 나신이 완전히 드러났다.
남자의 중심부가 유까다 위로 불룩해져 있었다.
남자는 여자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로 들어갔다.
여자는 눈을 크게 뜨고 마사오를 보고 있었다.
음탕한 눈빛이었다.
마사오는 시선을 여자의 가슴에서 배로 또 그 아래로 옮겨갔다.
숲은 무성하게 우거져 있었다.
약간 갈색을 띠었고 그 아래로 붉은 꽃이 드러났다.
꽃잎은 뒤틀려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남자는 꽃잎을 양손으로 벌리고 얼굴을 갖다대면서 말했다.
<당신은 이곳을 빤 적이 있소?>
분명히 마사오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그러나 묘우미가 큰소리로 대답했다.
<있어요.>
남자의 입술이 꽃밭에 닿았다.
빨기 시작했다.
그러자 여자는 양쪽 젖가슴을 스스로 움켜쥐고 상체를 뒤틀면서 낮게 신음
했다.
<좋아요. 너무 좋아요. 아아...>
마사오가 여자에게 물었다.
<지금 어디를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좀 더 가까이 와서 보세요.>
그 말이 나옴과 동시에 갑자기 묘우미가 마사오의 성기를 붙들었다.
<안 돼. 가지 마.>
묘우미가 말렸다.
여자는 상체를 비틀고 유방을 들어올려 보이면서 묘우미에게 말했다.
<그가 보고 싶어하니까 보게 놔 두세요.>
그러나 묘우미는 완강한 태도로 허락하지 않았다.
남자는 계속해서 빨고 있었고 여자는 잔뜩 도취된 표정으로 마사오를 그윽
하게 쳐다보았다.
<아흐...>
여자로부터 신음소리가 가늘게 흘러나왔다.
여자의 오른손이 아래로 뻗어내려 남자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러는 사이에 마사오는 묘우미의 어깨를 안고 있었고 묘우미는 자신의 뺨
을 그의 뺨에 비벼대고 있었다.
<자, 어떻습니까?>
이윽고 남자가 얼굴을 들고 그렇게 말했다.
여자의 비부가 정면으로 드러났다.
붉은색 꽃잎은 옆으로 쓰러져 있고, 비너스가 솟아올라 있었다.
남자의 양손이 꽃잎을 활짝 펼쳤다.
계곡 상류의 등대는 좀 전의 두 배 정도로 커져 있었다.
<좀 더 가까이 와서 봐도 돼요.>
그의 얼굴은 발그스레했고 눈도 충혈되었다.
입술이 번지르르하게 젖어 있었다.
<아니, 여기서도 괜찮습니다.>
묘우미가 끼어들었다.
두 사람의 눈에서 그 여자의 화원까지는 약 이 미터 정도의 거리였다.
남자는 말했다.
<이 여자의 꽃잎에는 구멍이 두 개 나있어요. 매우 신기하죠. 가까이에서
보면 보입니다.>
<이리로 가까이 오세요.>
여자도 권했다.
묘우미는 고개를 젓고 마사오의 귀에 대고 말했다.
<나는 싫어. 당신 혼자 가서 봐.>
<그래도 괜찮겠어요?>
<응.>
<그럼 금방 보고 올게요.>
마사오가 다가가 얼굴을 여자의 하복부에 갖다대자 남자의 손이 떨어져 나
갔다.
그 아래로 검은 수풀이 무성했다.
마사오가 말했다.
<좀 봐도 되겠습니까?>
여자는 반짝이는 눈으로 마사오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부탁해요. 당신 같은 사람에게 보이면 몸 안에 불이 붙을 것 같아.>
(이 여자는 나와 결합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 보겠습니다.>
마사오는 시건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여자는 양손을 다리 사이로 내리더니 남자의 손을 도와 자신의 꽃잎을 벌
렸다.
화구 안은 투명한 호수가 되어 있었다.
<자, 자세히 봐요.>
남자의 손이 우선 왼쪽 꽃잎 중앙을 잡고서 가만히 끌어당겼다.
접혀 있던 꽃잎이 펼쳐지면서 짙은 붉은 색으로 변하더니 곧 반투명해졌
다.
그리고 그 엷은 꽃잎의 중앙보다 조금 위쪽에 직경 일 밀리 정도의 구멍이
나 있었다.
<보이죠?>
<정말이군요.>
<그럼 이쪽도.>
남자는 계속해서 오른쪽의 구멍도 보여주었다.
그러는 사이에 여자가 은근슬쩍 마사오의 무릎을 더듬었다.
마사오의 몸에 가려 묘우미에게는 그 손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남자는 꽃잎을 놓았다.
그러자 금방 찌그러져 닭의 벼슬처럼 되었다.
<여기보다도...>
화구의 위쪽에 있는 꽃눈을 손가락 끝으로 어루만졌다.
<여기를 이렇게 하는 걸 좋아하지.>
여자는 낮게 신음소리를 내며 허리를 띄웠다.
비너스에서 샘물이 계속 솟아났다.
<자, 당신도 잠시 만져주지 않겠소?>
마사오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돼요. 우리는 어디까지나 견학자니까요.>
<그렇다면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지.>
수긍하고서 남자는 꽃밭에 다시 입술을 댔다.
마사오는 여자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매력적인 것을 잘 보았습니다.>
여자는 젖어서 반작이는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부끄러워요.>
그러나 전혀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마사오는 인사를 하고, 앉은 채로 물러나 묘우미의 옆으로 왔다.
묘우미가 팔을 잡았다.
<자, 이제 돌아가.>
<아직 시간이 안 되었어요. 조금만 더.>
묘우미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묘우미는 기분이 상해 있었다.
그래서 어깨를 끌어안고 입술을 포갰다.
예상대로 묘우미는 거부하지 않았다.
길고 진한 키스가 되었다.
한참 후에 입술을 떼고서, 어쨌든 아르바이트의 의무가 있으므로 그들쪽으
로 눈을 돌렸다.
얼마 뒤에 남자가 얼굴을 들고 그녀의 몸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나의 보물이야.>
<그래요. 당신 것이에요.>
<자, 일어나. 이번에는 당신이 해 줘.>
여자는 순순히 상체를 일으켰다.
풍만한 가슴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유두가 꼿꼿하게 솟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