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악기
모리의 앞임에도 불구하고 마사오의 성기는 더욱 부풀어 미쯔미의 입안에
가득해졌다.
<이 여자는 남자의 힘을 몹시 동경하고 있어. 그래서 자신이 간절히 원하
면서도 절대 가질 수 없는 남자의 상징을 손에 쥐거나 입에 물는 것으로 대
리 만족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거야.>
마사오는 모리의 반응이 담담한 데에 대해서 일단 안심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쯔미의 능숙한 애무를 거부할 필요가 없다.
<기분 좋은가?>
<예. 좋습니다.>
<이 여자, 능숙하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윽고 미쯔미가 얼굴을 천천히 들고 성기를 토해냈다.
그리고 상체를 일으키더니 마사오를 보았다.
눈에 눈물 방물이 하나 고여 있었다.
눈동자가 눈물 속에서 빛났다.
마사오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희미하게 물었다.
<나, 싫어?>
이 방에 그들 둘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눈언저리가 묘하게 붉었다.
두 손으로는 빳빳하게 서 있는 마사오의 성기를 누르고 있었다.
술을 잘 대접받고 거기에 기가 막힌 서비스까지 받고 있으니 싫어할 이유
가 전혀 없었다.
<아니 좋습니다.>
미쯔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모리를 향했다.
<이 사람 것, 맛있어요.>
모리는 너그럽게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잘 됐군. 물론 골고루 잘 해 주었겠지?>
<그래요. 여기저기.>
<부럽군.>
<그럼 모리도 해 줄까요?>
마사오가 깜짝 놀라자 모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난 괜찮아.>
마사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럼 이야기를 계속해 주십시오.>
미쯔미가 이번에는 두 팔로 마사오의 무릎을 꼭 껴안고 입을 열었다.
<그 여자는 커다란 감동의 소리를 지르면서 이 사람을 맞아들였어. 내 애
액이 잔뜩 묻어 있는데도 닦지도 않고 그대로 말이야. 나는 억지로 참으면
서 합쳐진 두 사람에게 등을 홱 돌려 버렸지. 그 여자는 미친 듯이 계속 큰
소리를 질러댔더군.>
<그 여자도 당신을 의식하고 일부러 더 큰 소리를 낸 게 아닐까요?>
마사오의 질문에 모리가 끼어들었다.
<노리꼬는 원래 그런 여자야. 다른 여자가 있다고 해서 일부러 더 소란을
피우지는 않아.>
자신있게 단언했다.
미쯔미가 턱을 치켜 들고 적의에 찬 눈으로 모리를 보았다.
<당신이 그 여자 속 마음을 어떻게 알아요?>
<글쎄. 여자는 여러 타입이 있어. 남자 같이 단 한 번만 정상에 오르면 금
방 사그러지는 여자도 있고, 노리꼬처럼 계속해서 도달하는 타입도 있어.
그 여자는 상류 기류를 타기까지가 오래 걸리지, 일단 한 번 절정에 도달하
면 조금 뒤에 다시 급상승을 해. 그래서 마치 정상이 길게 이어지는 것 같
은 느낌을 주지. 그렇게 해서 내가 한 번 폭발하기 전에 여러 번 절정을 맛
보지. 당신 그런 여자를 안아 본 적 있나?>
<없습니다.>
<그런 여자의 경우 남자에게 큰 기쁨을 주는 반면에 도중에 확실한 단락을
짓지 않으면 남자가 피곤해져. 쉴 틈을 주지 않으니까. 그게 연극이 아니라
는 것은 내부의 반응으로 곧 알 수 있지.>
<어떤 반응입니까?>
<수축과 이완을 계속 반복하는 거야. 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내부가 일정한
리듬으로 다채롭게 변화하지. 따라서 신음도 그렇게 되는 거야. 미쯔미,
이제 얘기를 계속해 봐.>
<그래서 나는 등을 돌리고 그냥 소리만 듣고 있었는데, 그 여자가 이 사람
에게 계속 지껄이는 거야.>
<뭐라고요?>
<-어느 쪽이 좋아요?- -나랑 어떤 점이 달라요?-하고 질문도 하고 또 어
떻게 해 달라고 주문도 하고, 하여튼 몹시 바빴어. 지나친 연극 같아서 나
는 초조한 마음에 그만 그쪽을 보게 되었지. 그러자 이 사람은 나를 보더니
가까이 오라는 눈짓을 보내더군. 나는 전혀 그럴 기분이 나지 않았지.>
<그랬겠지요.>
<당신,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받아들이면서 기뻐하고 있는 얼굴을
본 적이 있어?>
<없습니다.>
<몰론 보고 싶지 않겠지?>
<예.>
<그건 남자나 여자도 모두 마찬가지야. 이 사람이 멍한 표정으로 입을 반
쯤 벌린 채 군침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는 화가 나 버렸어.>
<역시 순진했군요.>
<순진한 걸 떠나서 여자라면 누구라도 그럴 거야. 난 지금도 그래. 그러나
난 이 사람 얼굴을 계속 보았지. 바쁘게 움직이는 허리 따위는 더 더욱 보
기 싫었으니까. 그러자 뻔뻔스럽게도 또 신호를 보내는 거야. 그래서 마지
못해 옆으로 다가갔지. 유방을 만지더군.>
<그랬을 거야. 가슴도 네가 훨씬 풍만하고 감촉이 좋았으니까. 모양도 이
뻤고. 대단히 매력적이었어.>
모리가 수긍했다.
<그 손을 뿌리칠까도 생각했지만 내가 참기로 하고 그냥 가만히 있었더니,
이번에는 그 손이 허리 아래 쪽으로 내려왔어. 그것도 허락했어. 그런데
이미 이 사람은 내 몸 속에 들어왔던 시간의 두 배 이상이나 노리꼬의 내부
에 들어가 있는 거야.>
모리가 반박했다.
<아냐, 그렇지 않아. 난 대충 시간을 재며 편애하지 않고 공평하게 해 주
었어.>
<거짓말이에요.>
<아냐, 이건 분명한 사실이야. 초초했던 터라 노리꼬에게 들어가 있는 시
간이 더 길게 느껴진 것 뿐이야.>
<아, 좋아요. 어쨌든 나는 이런 상태가 계속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
다고 생각했지.>
그때 마사오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모리는 오른손으로 잔을 쥐었는데 얼마 전부터 계속 왼손을 사용하고 있었
다.
오른손은 식탁 아래로 늘어뜨려 있었다.
그 팔이 희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혹시 모리가 자신의 것을 스스로 만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마사오는 미쯔미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잠시 모리 옆으로 가 주세요.>
원래는 모리의 이름 뒤에 선생이나 다른 적당한 존칭을 붙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쯔미가 처음부터 줄곧 그냥 <모리>라고 하는 바람에 마사오도 그
렇게 부르게 된 것이다.
<괜찮아.>
<아니, 잠시만 가 주십시오.>
<당신 동정심이 많군.>
미쯔미는 짧게 마사오의 입술에 키스하고 모리 옆으로 갔다.
그녀의 눈이 당연히 모리의 허리 아래로 향해졌다.
<어머! 당신 뭘 하고 있는 거예요?>
상상대로였다.
노골적인 미쯔미의 말에 놀랐다.
그러나 그 다음 말은 더욱 놀라웠다.
<이런 짓을 하다니, 당신은 이제 스스로 아무리 애써도 안 돼요.>
미쯔미는 모리를 보고 앉더니 곧 허벅지로 손을 뻗쳤다.
마사오는 식탁에 가려 모리의 허리 아래 쪽은 보이지 않았다.
<잠깐 치워 봐요.>
미쯔미는 모리의 손을 치우고 자신이 잡은 모양이었다.
그리고는 잠시 사이를 두고 말을 이었다.
<아직 안 돼요. 조금 있다가 그래야지 벌써 그러면 어떻게 해요. 내가 이
런 짓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 말 중에 <아직>이라는 말에 마사오는 정신이 들었다.
(역시 나를 이용해 모리를 흥분시킨 다음 그와 관계를 갖지 생각이구나.)
미쯔미는 모리의 성기를 다시 유까다 속으로 집어넣고는 마사오를 향했다.
양손을 식탁 위에 올려 놓았다.
<당신, 알았어?>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모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미쯔미는 모리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 무렵엔 당신도 건강했었어요.>
친근한 말투에 부드러움이 깃들여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늙는 거야.>
<응. 하지만 아직 그럴 나이가 아니에요.>
서로를 향하는 두 사람의 눈에 깊은 정이 담겨 있었다.
미쯔미는 다시 몸을 마사오에게로 향하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대로라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나는 은밀한 곳을 이 사람 얼굴 근처로
갖다댔어. 모리의 그것이 노리꼬와 하나로 합쳐진 이상, 나는 입으로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지.>
<과연 대단하군요.>
<이 사람 얼굴 근처라는 게 결국 그 여자 얼굴 근처와도 같았지만 상관하
지 않았어.>
모리가 말했다.
<그땐 나도 깜짝 놀랐지.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노리꼬의 표정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그대로였다는 사실이었어.>
<모리는 그때까지 그 여자와 가슴을 맞대고 있다가 상체를 조금 일으키고
는 한 팔로 내 허벅지를 안고 얼굴을 가까이했어. 다소 무리한 자세이긴 했
지. 그런 모습 상상할 수 있어?>
마사오는 아직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쉽게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고개를 끄덕였다.
미쯔미가 계속했다.
<이 사람 매우 능숙해. 그런 상태로 두 여자 모두 절정으로 이끌려고 했
지.>
모리는 두 개의 악기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음색을 내는가를 즐긴다.
당연히 양쪽 여자들도 그것을 알고 더 요염한 소리로 경쟁했을 것이다.
모리가 말했다.
<넌 그 여자가 연극을 하고 있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네가 오히려 더 그랬
어.>
<그건 어쩔 수 없었어요. 그 여자는 당신의 성기를 갖고 있었지만 난 겨우
입 뿐이었으니까.>
<역시 여자는 남자의 심벌을 맞이하는 것이 최고야. 여자끼리 동성애도 있
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남자의 그것이 필요해. 그것은 다른 유사한 어떤 물
건과도 비교할 수가 없지. 여자들끼리의 동성애는 어디까지나 관념적인 단
계에서 그치는 경향이 있어. 막상 육체적인 접촉으로 진행되면 거부하는 여
자가 생기지.>
<육체적인 동성애를 하는 여학생도 있습니까?>
<있어. 심지어는 학교 안에서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더군. 보통 성숙함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성애로 전이되지만 때로는 거기에 깊이 빠져 버리는
여학생도 있어.>
다시 그 이야기로 되돌아왔다.
<이 사람은 상체를 완전히 내 쪽으로 틀고 내 양다리를 두 손으로 꽉 누르
면서 집요하게 날 공격했어. 난 견딜 수가 없어서 -이러지 말고 넣어 줘요.
-라고 소리쳤지. 그 여자에게까지 사정했어. 하지만 그 여자는 모리의 허
리를 꽉 안고 놓아 주지 않았어. 조금 뒤에 노리꼬가 급상승하기 시작하자
이 사람은 나에게서 입을 떼고 그 여자에게 열중하더군. 허리의 격렬한 움
직임이 나에게도 전해졌어. 그 여자는 절정을 맛보고 있었고 나는 약이 바
짝 올랐지.>
마사오는 그러한 모리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역시 남자는 현재 결합되어 있는 여자에게 중점을 두게 되는 것이 당연하
다.
중요한 순간일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마사오는 맥주를 따르려고 했다.
그러나 병이 다 비어 있었다.
<어머나, 다 마셨네.>
미쯔미는 곧바로 일어나 전화로 맥주를 더 주문하고 이번에는 마사오 옆에
앉았다.
<아니, 모리 옆에 앉으세요.>
<이젠 괜찮아.>
모리도 동조했다.
<그 여자가 하는 대로 그냥 두구려.>
<나는 저 사람의 이마를 쿡쿡 찌르면서 빨리 오라고 독촉했지만 그녀의 호
흡이 안정된 뒤에야 그녀에게서 떨어지더군. 그리고 내가 이불 위에 드러눕
자 그대로 나를 덮쳐 버리려고 했어. 하지만 다른 여자의 애액을 묻친 채
내게 오는 게 싫더군. 그래서 밀쳐내고 성기를 닦아 주었어. 그런데 노리꼬
가 상체를 일으키고 얼굴을 가까이 대고는 -내가 입으로 깨끗하게 해 줄게.
-라고 말한 뒤에 얼른 입 안에 집어넣어 버리더군. 그런데 그때 내 기분 어
땠는지 알아?>
<좋지는 않았겠죠.>
<그래. 그런데 참 이상해. 저 사람의 물건이 단지 막대기로만 생각되는 거
야. 아마 억울함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었겠지. 저 사람은 내가
질투를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즐기고 있었겠지만 여자의 심리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그렇군요.>
<나는 곧 그 여자가 입을 떼자 그 침을 깨끗이 닦아내고 말을 타듯이 위에
올라탔어.>
그러고는 다시 마사오의 무릎을 더듬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하는 걸 좋아해. 잘난 척 하는 남자를 깔아뭉개는 듯한 퉁쾌
감을 느끼지. 또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남자의 표정을 잘 관찰할 수도 있으
니까.>
<과연 보통이 아니시군요.>
<게다가 내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움직일 수도 있잖아.>
<순수하게 감각 면에서도 그것이 낫습니까?>
<그래. 그래서 당신과 그렇게 되면 적어도 한 번은 내가 당신 위에 올라타
야 돼.>
그때 마사오는 모리를 보았다.
모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여자 그 자세에서의 움직임이 상당히 능숙하지. 그건 나도 인정하는
바야.>
마사오와 미즈미의 결합을 기정 사실로 여기고 있는 듯한 말투였다.
<그 여자는 누운 채 얼굴만 들고 나와 모리가 결합하는 모습을 묘한 눈빛
을 하고 보고 있었지. 나는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점점 더 상승해 갔
어. 하지만 문제는 저 사람이 상승하는 것이야. 그것은 바로 나의 능력을
의미하니까. 그리고 그 능력의 정도는 상대방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로 판가
름나지. 저 사람은 신음하면서 _아아... 좋아.-라고 계속 말했어. 하지만
그 말은 그 여자와 할 때도 그랬었지.>
미쯔미로서는 자신의 우월함을 모리를 통해 나타내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모리가 두 여자를 비교해서 어떻게 느꼈다 해도 그 차이를 말로 표
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좀 더 확실한 말을 듣어야만 했어.>
미쯔미의 손은 우뚝 서 있는 마사오의 성기를 잡았다.
<그래서 저 사람에게 어느 쪽이 좋아?라고 물었지. 후후후. 그때는 무척
어리고 순진했지.>
미쯔미는 손가락을 교묘하게 움직였다.
마사오는 쾌감이 표정에 나타나지 않도록 일부러 얼굴을 찡그렸다.
교체
맞은 편의 모리는 미쯔미의 오른팔의 움직임을 틀림없이 알고 있을 것이
다.
그러나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당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 전에 노리꼬가 저 사람에게 그렇게
물었을 때 나는 정말 싫었어. 그런데도 똑같은 질문을 한 거야.>
<모리가 뭐라고 대답하던가요?>
모리가 대신 말했다.
<나는 이미 이 여자에게 꽉 조여져서 정신이 없었음으로 네가 최고라고 솔
직하게 얘기했지. 노리꼬가 물었을 때는 양쪽 다 좋다고 대답했지만.>
(노리꼬라는 여자가 기분이 상했겠군. 나라면 좀 더 신중하게 대처했을 텐
데.)
생각과는 달리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이고 미쯔미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역시. 저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미쯔미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그 말, 믿을 수 없었어.>
그러자 저쪽에서 모리가 단언했다.
<분명히 난 사실을 말했어.>
마사오는 친절하게 미쯔미의 손을 자신의 성기에서 떼어내었다.
<틀림없이 그랬을 겁니다. 자, 슬슬 저쪽으로 가십시오.>
미쯔미는 짧은 한숨을 쉬고,
<그런 나중에 또.>
라고 말한 뒤 모리 옆으로 옮겨 앉았다.
모리의 허벅지 사이를 슬쩍 들여다 보았다.
<어머나! 또. 좀전보다 더 커진 것 같아.>
손을 내밀어 잡는 듯했다.
<아직은 안 돼요.>
<알고 있어.>
<무리하지 말아요.>
<그래. 아아... 기분 좋군.>
미쯔미가 부드러운 애무를 시작한 모양이었다.
모리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 봐요, 모리.>
<응?>
<그 말 진짜였어요?>
미쯔미의 목소리에서 요염한 교태가 묻어났다.
<정말이래도.>
<그 무렵에는 당신도 겅강했었는데.>
<그랬었지.>
모리가 처음으로 미쯔미를 안고 그 뺨에 입을 맞추었다.
미쯔니는 힐끗 마사오를 보았다.
요염한 눈이었다.
(이젠 분명하게 알겠어. 모리의 정력 소생을 위해서 나를 불러들인 거
야.)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진전될지는 모르지만 불쾌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모리의 그곳이 완전히 소생하기를 바라는 심정이 되었다.
<나는 어쨌든 더 이상 그 여자를 상관하지 않기로 했어. 무시해 버리고 평
소 둘만 있을 때와 같이 움직였어. 그 결과 이 사람은 결국 내 몸 속에서
폭발하고 말았지. 그날 밤은 완전한 나의 승리였어.>
<아, 그래요?>
마사오는 수긍했다.
그러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뭐가 이상해?>
잠시 깔깔대다가 웃음을 그치고 미쯔미가 말했다.
<당신, 모리가 두 번째는 그 여자에게 사정해 주었을 테니까 완전한 승리
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마사오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당신은 역시 젊어. 그래서 자신의 젊음을 기준으로 생각을 하지. 하지만
이 사람은 그때 쉰둘이었어. 한 번 사정하면 그날 밤은 그것으로 끝이야.>
<그랬군요. 그런데 아침까지 세 분은 함께 있지 않았습니까?>
<그렇긴 했지만 이 사람은 혼자서 잠이 들어 버리고 우리 두 여자는 밤새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어. 이젠 다툴 이유가 없으니까 얼마 지나지 않
아서 친해지던군. 참 묘한 일이야.>
모리가 피곤한지 조용히 다다미 위에 몸을 눕혔다.
그러자 미쯔미가 일어서더니 마사오 옆으로 왔다.
<당신 더 마실 거야?>
<이 정도가 좋습니다. 내일 아침에 강의도 있고 또 시간도 늦었으니 곧 돌
아가야 합니다.>
<여기서 자지 않을 거야?>
<예.>
미쯔미가 시계를 보았다.
<하지만 아직 막차까지는 시간이 좀 있지?>
<예.>
미쯔미가 마사오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도 더 이상 마시고 싶지 않아. 저 사람은 푹 쉬는 편이 좋아. 우린 옆
방에 가서 이야기나 좀 더 해.>
마사오는 손을 내저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럼 셋이서 누워서 이야기할까? 옆방에 이불이 깔려 있거든.>
<글쎄요.>
<이대로 돌아가지는 마.>
<모처럼 모리가 왔으니 저는 이대로 돌아가는 편이 좋을 것 같군요.>
<나에게는 당신이 필요해.>
<모리에게도 그럴까요?>
<그럴지도 몰라. 그러니까 이렇게 부탁하겠어.>
미쯔미는 솔직하게 의도를 드러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전 당신들 옆에 있겠습니다.>
옆방에는 이불이 한 채 깔려 있었다.
미쯔미는 새 이불을 꺼내 그 옆에 나란히 깔고는 돌아와서 모리를 흔들어
깨웠다.
<잠깐만 모리.>
<왜?>
<여기서 이러지 말고 저쪽 이불 속으로 들어가요.>
모리는 순순히 일어나 원래 깔려 있던 이불 위에 누웠다.
미쯔미는 마사오를 껴안고 새로 깐 이불에 눕혔다.
<저, 모리.>
<응?>
<나, 이사람과 자도 괜찮겠어요?>
<그래, 괜찮아.>
미쯔미는 유까다를 손에 들고 욕실로 향했다.
모리가 말했다.
<내가 옆에 있어서 기분은 좋지 않겠지만 미쯔미를 부탁해요. 저 여자는
정말로 당신에게 빠져 있는지도 몰라.>
마사오가 새삼스럽게 물었다.
<모리는 정말 미쯔미 씨를 사랑해 줄 수 없습니까?>
<그래. 하지만 당신이 협력해 준다면 가능할지도 몰라. 그래 주겠나?>
역시 마사오의 짐작대로였다.
<제가 어떻게 하면 됩니까?>
<저 여자가 원하는 대로 해 주게. 왜 새삼스럽게 미쯔미가 옛날에 셋이서
놀았던 이야기를 당신도 이젠 짐작하고 있겠지? 그 뒤로도 여러 번 그런 일
이 있었어. 저 여자는 그때마다 화를 내면서도 응해 주었는데, 오늘밤 그
복수를 하려고 작정한 모양이야. 나도 얼마 전에야 비로소 저 여자의 의도
를 눈치챘어.>
모리는 아직 충분히 젊어 보였다.
그리고 실제 나이로도 오십 대가 아닌가.
그런데도 남성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완전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정말로 요즘은 그것이 전혀 불가능합니까?>
<그렇다네. 지나치게 놀았던 탓인지,하여간 남자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야.
더 이상 살아 갈 의미를 잃은 듯한 기분이야.>
<전혀 그렇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혈색도 좋으시고...>
<불가능한 건 사실이야. 한 번 보와 주지 않겠어?>
모리는 이불을 걷고 유까다 자락을 양쪽으로 벌렸다.
우선 검은 수풀 지대가 눈에 들어 왔다.
그 중앙의 기둥은 마사오와 달리 거무스름한 회색 빛이 감돌았다.
축 늘어져 움츠리고 있었다.
그 아래에 달려 있는 두 개의 구슬은 웬지 위축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모리는 스스로 그 기둥을 잡고 양쪽 허벅지를 번갈아 가며 두드렸다.
<이봐. 좀전에 잠깐 부풀어오르는 듯하더니 도중에 죽고 말았어.>
<하지만 미쯔미 씨의 애무를 받으면 살아나지 않을까요?>
마사오는 같은 남자로서 성기능을 잃은 모리를 진심으로 동정하고 있었다.
몇 십년 후의 자신의 모습도 그렇게 초라해질 것이다.
그때 유까다 차림으로 미쯔미가 돌아왔다.
모리에게 다가갔다.
<이런 것을 내놓다니!>
<이 학생이 나의 불능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길래 보여 준 거야.>
<바보 같이. 보기도 싫어요.>
미쯔미는 친절하게 모리에게 이불을 덮어 주었지만 흐물거리는 성기에 손
을 대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런 뒤 이불 위로 모리를 끌어안았다.
<당신이 내 앞에서 다른 여자를 안고 있을 때 난 손가락을 빨고 있었죠.
오늘 밤은 그 역할을 당신이 하는 거예요.>
농담조로 그렇게 말하고 모리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알았어. 저쪽으로 가.>
<말하지 않아도 갈 거야.>
미쯔미는 일어서더니 모리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눈이 빛났다.
그 눈을 마사오에게 옮기고 유까다의 끈을 풀었다.
유까다를 아래로 내려뜨렸다.
두 남자의 시선을 받으며 나신이 되었다.
대단히 육감적인 몸매였다.
볼륨감 있는 젖가슴이 매혹적이고 허리 주위가 조금 풍성했다.
배는 평평하고 미끈하며 그 아래의 수풀 지대는 조금 갈색을 띠고 있었다.
미쯔미는 그대로 오른쪽 다리를 뒤로 끌었다.
수풀 가운데로 균열이 드러났고 그 위쪽의 복숭아빛의 튀어나온 부분이 마
사오의 눈에 쏙 들어왔다.
꽤 큰 편이었다.
그러나 그곳만 계속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그녀의 얼굴이 홍조를 띠고 있었다.
눈으로는 마사오를 쫓고 있었다.
(모리를 자극하는 것이 주된 목적일 텐데, 어째서 나를?)
<스타일이 좋지? 그런데도 기모노을 즐겨 입지. 애석한 일이야.>
모리가 말을 걸었다.
<눕겠어요.>
미쯔미는 그렇게 말하고 모리의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결국 미쯔미를 가운데 두고 세 사람이 나란히 누웠다.
모리가 마사오 쪽을 보았다.
<여보게, 이 여자 자네 이불 속으로 들어가게 해 주게.>
미쯔미가 모리에게 물었다.
<괜찮아요?>
모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용서하세요.>
미쯔미는 모리에게 양해를 구한 뒤 마사오의 이불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모리에게 등을 돌리며 양팔로 마사오를 끌어안았다.
<난 당신이 언제 돌아갈까 그것을 계속 걱정했어. 그런데 이렇게 같이 있
게 되다니, 정말 기뻐.>
들뜬 목소리로 말하고 마사오의 얼굴 전체에 입맞춤을 퍼부었다.
잠시 뒤에 유까다를 벗겨 내고는 얼굴을 아래로 옮겨 마사오의 유두를 입
에 머금고 빨았다.
미쯔미의 머리 너머로 모리의 얼굴이 보였다.
이쪽을 향하고 누워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모리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미안해서인지 모리가 기분이 상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듯 했다.
미쯔미는 젖꼭지를 혀로 휘돌렸다.
짜릿했다.
그녀의 혀 기교는 마사오가 지금까지 경험한 십 여명의 여자들 중 최고였
다.
모리의 눈이 그것을 계속 지켜 보고 있었다.
그래서 마사오는 눈을 감았다.
(그만둘까? 집으로 돌아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 이 사람은 나와 미쯔미를
떼오놓고 싶어한다.그런데도 왜 참고 있을까?)
미쯔미의 왼손이 마사오의 성기를 잡았다.
<아아! 정말 멋져.>
분명히 모리에게 들으라고 하는 말인 듯했다.
마사오는 미쯔미의 겨드랑이 밑으로 양손을 넣고서 얼굴을 끌어올렸다.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저쪽으로 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미쯔미는 큰 소리를 냈다.
<어째서? 난 싫어. 당신도 보았잖아? 저 사람 그것이 서지 않는 걸.>
<그러나...>
<저쪽 일은 신경쓰지 마. 여기엔 당신과 나만이 있다고 생각해. 그런데 어
째서 당신은 날 만지지 않지?>
그때 모리가 말을 걸어왔다.
<그래 신경 쓸 필요 없어. 자유롭게 행동해. 난 이미 없는 것과 마찬가지
니까.>
이상하게도 무척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이 목소리는 자신을 속이고 있다. 아니, 최후의 자존심이다. 혹은 분열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마사오는 주저했다.
미쯔미가 마사오 쪽으로 향해 누워서 조르기 시작했다.
목소리가 높아져 갔다.
<당신도, 나를 어서.>
미쯔미의 재촉에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마사오의 손은 미쯔미
의 몸을 더듬었다.
수풀을 헤치고 아래로 내려가 튀어 나와 있는 루비에 닿았다.
껍질을 벗고서 단단하게 솟아 있었다.
<아아!>
미쯔미가 비명을 질렀다.
<미안, 미안해요.>
찌를 생각을 없었다.
애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조심하면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아아... 내 것 크죠? 모리는 자주 핥아 주었지.>
마사오는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나는 핥아 줄 수 없어요.>
<알고 있어. 그래도 좋아. 당신은 안 그래도 괜찮아. 아아...>
(이젠 마무래도 좋아. 모두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자.)
결심이 서자 새로운 여체에 대한 강한 흥미가 일었다.
마사오의 손은 좀 더 아래로 내려갔다.
미쯔미의 화원은 욕망으로 넘쳐 있었다.
마사오의 손가락은 따뜻한 호수에 잠겼다.
지나치게 넘쳐 흘러 계곡을 모습을 제대로 확인할 수가 없었다.
<으음... 알겠지? 당신을 원하기 때문이야. 아아... 거기. 당신, 최고야.
그래. 느껴져. 아아...>
미쯔미는 신음했다.
(모리에게 들려주기 위함이다.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대가로서 이
렇게 새로운 여체를 만지고 있을 뿐이다.)
마사오는 계곡 여기저기를 더듬었다.
미쯔미는 마사오를 꽉 안으며 허리를 뒤틀기 시작했다.
<아아... 잘 하는군. 모리, 이 사람 너무 능숙해. 손가락이 살아 있는 것
같아. 아아... 그곳도 좋아.>
미쯔미의 중얼거림이 계속되는 중에 갑자기 그 어깨 너머로 모리의 얼굴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