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8화 (58/64)

 점차 미쯔미의 호흡이 부드러워졌다.

 <당신은.>

 미쯔미가 희미하게 속삭였다.

 <아직이죠?>

 <예.>

 마사오는 끄덕였다.

 미쯔미가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지금은 안 돼. 참아. 조금 뒤에 다시 해.>

 <그럼 모리에게 가지 않을 건가요?>

 <그건 아직. 이렇게 가만히 있어.>

 그때 모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미쯔미, 이제 이쪽으로 와.>

 진한 슬픔과 애처로움이 느껴졌다.     

 미쯔미는 마사오와 뺨을 비벼대며 말했다.

 <알았어요. 부탁이니까 제발 그냥 기다리고 있으세요.>

 좀전과는 달리 부드러운 태도였다.

 <그래, 기다리고 있을게.>

 미쯔미는 마사오의 입술을 혀로 핥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눈을 가늘게 뜨고 모리 쪽을 힐끗 보았다.

 역시 모리는 그들을 보고 있었다.

 모리는 자기의 것을 잡고 문지르고 있었다.

 계속 자극을 주지 않으면 다시 죽어 버릴 것이다.

 미쯔미의 입이 마사오의 귀로 옮겨갔다.

 혀가 귓볼을 ㄳ고는 귀 안으로 파고 들었다.

 부드러웠다.

 마사오는 황홀해졌다.

 미쯔미는 잠시 후에 귀를 입 전체로 감싸고 속삭였다.

 <지난 번 여자와 나, 어느 쪽이 더 좋았어?>

 (미쯔미는 지금까지 경험한 여자들 중에서 그 기교가 가장 화려했다. 그러

나 조임은 멋졌지만 다분히 기교적인 것일 뿐이다. 게다가 심정적인 만족감

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마사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쯔미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다음 말을 속삭였다.

 <모리를 봐. 혼자서 하고 있어, 저 나이에. 나를 기다리고 있지만 가고 싶

지 않아. 당신과 이렇게 하고 있는 편이 즐거워. 당신은 저쪽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마사오는 고개를 흔들었다.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 모리가 곧 상황을 대충 알아차릴 것이기 때문이다.  

 미쯔미가 속삭임이 다시 귀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저 사람 다른 여자에게 사정해 버리고 나를 밤새 그냥  내버려둔 적이 있

었어. 그 복수를 해 주겠어.> 

 집념에 찬 복수인가?

 기생에게 어울리지 않은 심리였다.

 마사오는 그래도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거야?>

 <예.>

 <반대해도 좋아. 그때의 나의 괴로움을 맛보게 해 주고 말 거야.>

 <......>

 <하지만 이제 슬슬 가 줄까?>

 <예.>

 마사오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역시 미쯔미의 본심은 가고 싶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때 모리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이봐, 이제 이리로 와 줘.>

 그러자 막 마사오에게서 일어나려던 미쯔가 다시 허리를 가라앉혀 버렸다.

 동시에 잠시 사그러졌던 은근한 조임도 다시 생겨났다.

 (모리가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렸다면 좋았을 텐데.)

 <가고 싶지만 우린 달라부터 있어서 떨어지지가 않아요.>  

 <그렇게도 좋아?>

 <그래요.>

 <그럼 나는 이대로 돌아갈까?>

 <안 돼요. 가지 말아요.>

 순간적으로 마사오의 머리는 <십 년만의 복수>라는 그 말로 가득 찼다.

 여자는 집념이 강하다.

 (그렇다면 나는 이 여자의 복수에 이용 당하고 있는 셈이군.)

 마사오는 양팔로 미쯔미의 등을 껴안았다.

 <자, 그럼 모리에게 가요.>

 그렇게 말하고는 팔을 풀었다.

 <알았어.>

 미쯔미는 마사오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당신 같이 친절한 사람은 드물 거야. 젊은데도 참 대단해.>

 미쯔미는 천천히 허리를 띄웠다.

 조금씩 마사오의 성기가 드러났다.

 <싫어.>

 허리가 막 떨어지려는 순간 짧게 외치고는 다시 한꺼번에  깊이 허리를 가

라앉혔다.

 쾌감이 마사오를 휘감았지만,

 (아직도 모리를 학대하려고 하고 있어.)

 라고 생각했다.

 미쯔미가 중얼거렸다.

 <정말 좋아.>

 당연히 모리의 귀를 의식한 말이었다.

 <나중에 내가 또 해 줄게요. 그러니 지금은 모리에게...>

 <약속하는 거지?>

 <예.>

 <하지만 저 사람 또 도중에 위축되어 버릴 게 틀림없어.>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즉시 당신에게  돌아 올 거야.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알겠

지?>

 마사오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미쯔미는 마사오에게서 내렸다.

 (난 이것으로 남자의 의리는 지킨 셈이다.)

 그러나 미쯔미는 곧장 모리에게 가지 않았다.

 일부러 모리에게 보이도록 자신의 위치를 옮기고는 똑바로 누워 있는 마사

오의 중심부로 얼굴을 가까이대었다.

 그리고 꿀물에 흠뻑 젖어 있는 성기의 뿌리 근처를  잡고 입안으로 집어넣

었다.

 마사오는 모리를 보았다.

 모리는 감정을 억누르고 입술을 깨문 채 미쯔미의 입을 바라보고 있었다.

 몇 번 얼굴을 위아래로 움직이더니 미쯔미는 입에서 빼내고 이번에는 뺨을 

비벼댔다.

 <여자는 비록 단 한 번의  만남이라도 그 남자를 타인으로  생각하지 않을 

때가 있어. 지금 내가 그래.>  

 기적 같은 밤  

 제법 멋진 표현이었다.

 틀림없이 모리 들으라고 하는 말이었다.

 미쯔미는 둥근 부분만 꼭 물고서 혀를 돌리더니 이윽고 몸을 일으켰다.

 마사오에게 이불을 덮어 주면서 가슴 근처를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

 모리는 잘 참고 있었다.

 미쯔미가 그 이불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미안해요.>

 <안 오면 어쩌나 걱정했어?>

 두 사람은 포옹을 했다.

 <아까보다 더 단단해져 있어요.>

 모리의 성기를 잡은 모양이었다.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내가 저쪽으로 갔을 때 무슨 생각 들던가요?>

 <내가 저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

 <호호호. 저 사람 젊은데도 나에게 잘 맞춰 주니까 참 좋아요.>

 <앞으로도 만나고 싶어?>

 <물론이에요.>

 <그럼 싫어하지 않도록 절 해 줘.>

 <알았어요.>

 모리는 똑바로 눕고 미쯔미는 상체를 일으켜서 성기의 뿌리를 양손으로 눌

렀다.

 마사오가 볼 수 있도록 이불을 걷었다.

 모리의 것은 위로 서 있기는 했지만 웬지 힘이 없어 보였다.

 (저것으로도 할 수 있을까?)

 미쯔미는 입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안으로 혀를 사용하는 모양이었다.

 <좋아. 이제 시도해 봐도 돼.>

 모리는 그렇게 말하고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자 미쯔미가 요 위에 누웠다.

 그 다리 사이로 허리를 넣은 모리의 덩어리는 수평보다  약간 아래를 향하

고 있었다.

 그래도 미쯔미의 비부를 겨냥하고 있었다. 

 미쯔미의 손이 나와 모리의 성기를 잡았다.

 모리는 상체를 세운 채 그대로 돌진했다.

 마사오는 얼굴을 들고서 모리의 성기가 미쯔미의 붉은 비너스에 닿는 것을 

보았다.

 그곳의 근사한 감각은 아직도 마사오에게 짜릿하게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모리가 맛보는구나.)

 모리의 그것이 절번 정도 들어갔다.

 미쯔미가 손을 떼자 모리는 그대로 엎퍼져 미쯔미를 덮쳤다.

 두 사람의 팔과 다리가 서로 엉키게 되었다.

 <아아... 좋아. 당신 아아...>

 미쯔미는 감동의 소리를 토해냈다.

 마사오 몸 위에서 모리를 학대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였다.

 본격적인 남녀의 결합이 연출되었다.

 모리는 낮게 신음하면서 열심히 허리를 움직였다.

 그 아래에서 미쯔미는 리듬을 맞추어 

 <아아... 좋아.>

 라든가,

 <좀 더.>

 라는 말을 계속했다.

 두 사람의 동작에서 마사오는 완전한 일치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랫동안의 둘의 관계를 분명하게 느끼게 하는 모습이었다.

 <오랜만이에요.> 

 <응.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으음... 그 동안 누구와 했지?> 

 <아무와도 하지 않았어요.>

 <솔직히 말해 봐. 기막히게 조여 주는군.>

 <정말이에요. 아아... 오늘밤의 당신을 위해서 계속 참았어요.>

 <정말이야?>  

  그 뒤로 대화가 끊기고 둘이 내는 신음소리만 들렸다.

 마사오는 눈앞에서 뜨거운 몸짓으로 결합하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자신의 

성기를 잡았다.

 미쯔미의 내부에 들어가 있을 때와 똑같은 상태로  미쯔미가 되돌아오기만

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맛볼 수 없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어. 오히려 그 편이 더 나을지도 

몰라.)

 당장 모리를 떼어내고 미쯔미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스스

로를 그렇게 타일렀다.

 모리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미쯔미의 허리 움직임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그때 다급한 모리의 말이 들려왔다.

 <나, 이제 곧이야.>

 잘 못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은 미쯔미가 먼저 해야 하는 것이다.

 <아직 안 돼요. 조금만 참아요. 나는 아직이니까.>  

 무척 진지한 목소리였다.

 (미쯔미도 진진하게 자신의 감각을 쫓고 있다. 연극이 아니다.)

 바로 다음 순간에 미쯔미가 소리쳤다.

 <아! 나도 이제 좋아지고 있어요. 아아...>

 모리는 끄덕였다.

 같은 목적지를 향하여 남녀가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베테랑인 모리가 미쯔미의 상승을 기다리지 못할 리가 없다고 마사오는 생

각했다.

 충분히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점은 별로 염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좀전과 같이 도중에 흐물흐물해져 버릴 가능성이 더 많았다.  

 이제 두 사람은 마사오의 존재를 완전히 잊은 듯했다.

 (이 둘의 드라마는 해피 엔딩으로 나아가고 있다.)

 마사오는 그 드라마의 협력자이자 입회자이기도 했다.

 (이 여자가 모리에게서 절정을  맛본 뒤에는 나에게 되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만약 되돌아온다고 해도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편이 좋을 것이

다.)

 남녀의 움직임을 보고 또 그 신음소리를 들으면서 손에  쥐고 있는 자신의 

성기에 물어 보았다.

 욕정으로 불타오르면서 그의 결심을 거부하는 듯했다.

 (하지만 오늘밤은 참고 내일 묘우미나 찌에를 안자. 우선 묘우미 강의실로 

찾아가 의향을 물어 보고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퇴근 시간에  맞춰 역에서 

찌에를 기다려서 그 신사로 데려 가면 된다. 아니면 밤 늦게  몰래 내 방으

로 올라오게 하든지.)

 그런데 그들을 보고 있자니 모리와 미쯔미 모두 움직임이 지극히 단조로웠

다.

 시시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것이 저 둘의 방식일지 모른다.

 오랫동안 여러 가지를 두루 시도해 본 뒤에 자신들에게 가장 잘 맞는 스타

일을 선택한 것이 의외로 이렇게 단순화된 것일지도 모른다.

 <당신!>

 잠시 후 미쯔미의 입에서 그 말이 나왔다.

 마사오는 당연히 모리를 향한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허리를 움직이면서 미쯔미는 마사오를 보았다.

 <이제 곧이니까 기다리고 있어.>

 마사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미쯔미는,

 <정말이야. 이제 곧이야.>

 라고 말하고 다시 얼굴을 원래대로 했다.

 모리의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졌다.

 그 직후에 미쯔미는 모리의 등을 휘감고 있는 팔에 힘을 잔뜩 주면서 소리

를 내질렀다.

 <지금이야, 지금. 아아...>

 허리가 크게 뒤틀렸다.

 그에 따라서 모리의 허리도 뒤틀렸다.

 두 사람의 허리가 세게 부딪치는 느낌이 들었다.

 <아아... 좋아.>

 미쯔미의 목소리에는 감동이 깃들어 있었다.

 <아... 굉장해.>

 모리도 응했는데, 그것은 분명히 새로운 변화가 미쯔미의 내부에 생겨났기 

때문인 것 같았다.

 <더 못 참겠어!>

 매우 강렬한 울림을 갖고 있었다.

 <으흐...>

 미쯔미의 목소리는 높았고 가슴은 가쁘게 헐떡거렸다. 

 이어 낮은 신음 소리가 잠시 계속되었다.

 드디어 모리는 절규를 토해냈고  미쯔미도 날카로운 울부짖음으로  호응했

다.

 예상보다 클라이맥스는 훌륭하지 않았다.

 길지도 않았다.

 툭히 미쯔미에게서 오히려 표현을 자제하려고 애쓰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마사오는 긴 세월을 함께 살아 온 부부의 행위가 이렇지 않을까 하

고 생각했다.

 서로 깊게 포옹하고 숨을 죽이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마사오는 모

리가 미쯔미를 정상으로 이끌고 스스로도 거기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을 축

하해 주었다.

 (과연 이렇게 될지 의문스러웠었는데.)

 역시 오랜 연륜과 서로 협력한 덕분이었다.

 마사오가 다시 보니 미쯔미의 오른손이 모리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

었다.

 정성을 다해 돌봐 주고 있는 느낌이었다.

 (보기 좋군. 미쯔미와 모리는 단순한 기생과 손님 사이가 아니라는  걸 분

명하게 알 수 있군. 사랑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먼저 모리가 입을 열었다.

 <이제 저쪽으로 가지.>

 부드럽고 안정된 목소리였다.

 여자를 만족시키고 자신도 만족한 남자의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미쯔미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싫어요. 아직도 좋은데.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좋아요.>

 마사오에게 했던 것보다 훨씬 정감 어린 말투였다.

 <그래?>

 모리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곧 잠자코 있었다.

 그대로 몇 분이 흘렀고 마사오는 눈을 감고 이대로 집으로 갈 것인가을 고

민하고 있었다.

 눈을 떠 보니, 남녀의 자세가 달라져 있었다.

 똑바로 누워 있는 모리의 하복부를 미쯔미가 휴지로 닦고 있었다.

 모리는 양손을 머리 뒤에서 깍지를  끼고 사랑스런 얼굴을 하고  미쯔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리의 그것은 이미 흐물흐물해져 있지만  좀전의 슬픈 느낌은 전혀  주지 

않았다.

 <봐요, 당신도 생각이 있으면 가능하죠. 그러니까 비관하지 말아요.>

 <자신을 가져도 될까?>

 <그럼요. 물론이지요.>

 미쯔미는 일어서서 방을 나갔다.

 모리가 평온한 표정으로 마사오를 보았다.

 <여자는 좋은 거야.>

 마사오도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만입니까?>

 <거의 일 년 정도 되었군.  그 뒤로 갑자스럽게 남자 구실을  하지 못하게 

되었지.>

 <그럼 다른 여자와도 하지 않았습니까?>

 모리는 문 쪽을 보면서 목소리를 낮추었다.

 <아니, 세 번, 상대를 바꿔가면서  시험해 보았어. 삼십 대 요정  여주인, 

이십 대 술집 여자, 열아홉 살짜리 여대생, 그러나 모두 실패했어.  오늘밤

은 정말로 기적적이었어. 나이를 먹으면 길어진다는 말이 있지. 그러나  반

드시 그렇지는 않아. 계속하는 것 자체가 불안해. 자제하고 있으면  위축되

어 버리려고 하니까. 지금의 자네는 잘 모르겠지만 점점 나이를  먹게 되면 

내 말을 이해하게 될 거야.>

 <어쨌든 오늘밤은 잘 되지 않았습니까?>

 <자네와 미쯔미 덕분이지. 나는 곧  돌아갈 테니까 둘이서 마음껏  즐기게

나.>

 <아니, 한 번 더 도전해 보십시오.>

 모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젠 안 돼. 보름 정도는 무리일 게야.>

 미쯔미가 돌아왔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그러면서 유까다를 벗고 나신이 되어 마사오의 이불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

왔다.

 위에서 덮쳐 누르면서 끌어안았다.

 <이제부터는 당신 뿐이야.>

 손으로 마사오의 배를 더듬다가 성기를 잡았다.

 <저의 역할은 끝났습니다. 또 지금 나가지 않으면 막차를 놓치게 돼요.>

 미쯔미는 뜻밖이라는 표정이었다.

 <그러면 안 돼. 가지 마.>

 <아닙니다. 잘 먹고 공부도 하고, 이제는 일어나겠습니다.>

 <자고 가. 응?>  

 다음 말을 하려는 마사오의 입을 자신의 입으로 틀어막더니 거칠게 숨쉬면

서 마사오를 쥐고 있는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마사오는 입술을 떼고 일어나려고 했다.

 <이대로 돌아가면 안 돼. 깨끗이 씻고 왔어. 응? 나와 함께 있어.>

 미쯔미가 힘껏 내리눌렀다.

 마사오는 발버둥쳤고 다투는 형상이 되었다.

 물론 마사오가 미쯔미를 밀쳐내고 일어날 수는 있었다.

 하지만 함께 드라마를 진행시켜 온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

 마침내 미쯔미가 담배를 피우며 이쪽을 지켜보고 있는 모리에게 도움을 청

했다.

 <모리도 말해 줘요. 가지 않도록 거들어 줘요. 부탁이에요.>

 <그녀 말이 맞아. 미쯔미는 진심으로  당신을 필요로 하고 있어. 여기  있

게.>

 (모리도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굳이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 

 마사오의 마음 속에서 드디어 욕망이 이성을 누르기 시작했다. 

 그 말에 약간 주춤하는 사이에 미쯔미가 재빨리 입술을 덮어왔다.

 그대로 격렬하게 입술을 빨았다.

 마사오는 팔과 어깨에 힘을 빼고 그녀의 등으로 손을 둘렀다.

 항복을 의미하는 행동이었다. 

 오랜 입맞춤 뒤, 미쯔미는 마사오의 손목을 쥐고 자신의  꽃밭으로 이끌었

다.

 (결심이 이렇게 간단히 무너져 버리다니, 역시 난 어쩔 수 없는 색골인 모

양이야.)

 그 숲에 닿은 뒤 마사오는 자조의 한숨을 내쉬고 스스로 손을 움직였다.

 미쯔미가 손을 풀고 속삭였다.

 <깨끗해. 잘 씻고 왔으니까.>

 마사오는 끄덕였다. 

 두 장의 꽃잎을 열었다.

 새로 솟아난 샘물로 흘러넘치고 있었다. 

 손가락 세 개를 꽃밭에 대면서 가운뎃손가락으로 루비를 만졌다.     

 그런데 많이 큰 편이었던 꽃눈이 작고 부드러워져 있는 걸 발견했다.

 마사오의 손가락 끝을 피해 자꾸 도망치는 느낌이었다.

 전과는 현저한 그 차이에 의아해진 마사오는 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 아까보다 훨씬 얌전해요.>

 <이미 두 번이나 좋아졌기 때문이야. 그래도 사랑해 주면 또 커져.>

 그 말대로 마사오는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손가락을 

움직였다.

 얼마 지나자 과연 꽃봉오리가 점차로 부풀어왔다.

 그에 따라서 사랑의 샘도 더욱더 넘쳐흘렀다.

 미쯔미가 허리를 비틀며 신음했다.

 <이제 부탁해.>

 큰 소리였다.

 모리는 엎드린 채 담배를 계속 피우며 그들을 지켜 보고 있었다.

 새삼 그런 모리가 의식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리가 싫어할지 몰라요.>

 <그렇지 않아. 자, 이번에는 당신이 위로 와.>

 마사오는 모리와 미쯔미의 사이를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욕망에 휩싸인 마사오는 주저하지 않고 미쯔미 위로 올라갔다.

 미쯔미는 그를 꼭 끌어안았다.

 (내일 아침 수업은 또 못듣겠군. 게다가 내일 찌에에게 뭐라고  변명을 하

지?)

 미쯔미의 손이 성기를 거칠게 잡아당기는 순간에 마사오는 그런 생각을 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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