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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1 임신 클리닉 (11/62)

00011  임신 클리닉  =========================================================================

                                                                  

 “왜 그러시는 거죠? 하기 싫다는 겁니까?”

 서아영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가만히 서있자 김수연이 그녀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지금 장난하시는 겁니까!? 돈을 받으셨으면 일을 하셔야죠!”

 김수연이 사나운 표정으로 서아영을 노려보았다. 서아영은 그녀의 기세에 더욱 겁을 먹으며 더욱 몸을 떨었다.

 “으음...아무래도 힘들 것 같은데, 그냥 오늘은 넘어가시죠.”

 보다 못한 김준이 김수연을 말렸다. 그는 TV를 통해서 그녀에게 배운 설명만으로도 대충 어떤 자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멀쩡한 사람을 괴롭히면서 연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하시면 돈은 없던 걸로 하겠습니다. 미리 지급된 돈 역시 돌려주셔야 될 거예요!”

 하지만 그의 말에도 김수연은 계속해서 서아영을 윽박질렀다.

 “죄, 죄송해요...못할 것 같아요...흐윽.”

 결국 서아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만하시죠!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잖아요.”

 서아영의 눈물에 김준이 큰소리로 김수연에게 말했다. 그는 아무리 자신이 가진 능력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능력때문에 일반인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그치만...이, 이건 저희가 강제로 하는 게 아니에요. 다 동의를 얻고 그만한 대가를 지불한 거란 말이에요. 이런 행동은 계약 위반입니다.”

 김준이 자신에게 화를 내자 김수연은 당황했다. 이제까지 수업을 들었던 능력자들 중에서 자신에게 화를 낸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지금 그녀 상태를 보세요. 무서워하고 있잖아요. 처음이니까 당연한 겁니다. 계약문제는 일단 그녀가 진정된 이후에 천천히 물어보자고요.”

 김준은 차분하게 김수연에게 말했다. 그의 말에 김수연은 잠시 생각을 했다.

 “좋아요, 그렇게 하죠. 대신, 그녀를 달래는 일은 김준님이 하세요.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늘 수업은 여기서 마치죠.”

 고민을 하던 김수연이 김준에게 말했다. 그녀는 울고 있는 서아영을 그에게 맡기도 그대로 연습실 밖으로 나갔다. 자신에게 화를 낸 김준에게 단단히 성이난 모양이다.

 “에휴, 임신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거야.”

 서아영과 단둘이 남게 된 김준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게 인류를 위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꼭 이런 식의 방법을 사용해야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기...괜찮으세요?”

 김준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는 여전히 흐느끼고 있었다.  

 “일단 옷부터 입으세요.”

 그는 겉에 걸치고 있던 셔츠를 벗어서 그녀의 몸에 덮어주었다. 그가 옷을 건네자 그녀가 울음을 멈추고 그를 살짝 바라보았다.

 “저는 김준이라고 합니다. 능력자...입니다.”

 “아...죄송해요...흐윽.”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김준이 그녀에게 자신에 대해서 소개를 했다. 능력자라는 말에 그녀는 그에게 사과를 했다.

 “아니요,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연습 같은 거 안 해도 상관없거든요. 오히려 제가 미안하네요. 여기 온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클리닉을 대신해서 사과드리겠습니다.”

 김준은 최대한 그녀를 달래보고자 했다. 김준의 따뜻한 말투에 그녀의 울음이 조금씩 멈추기 시작했다.

 “저...이제 어떻게 해요?”

 서아영이 김준에게 물었다. 마음이 조금씩 진정되자, 서서히 현실이 다가오면서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이대로 이 일을 그만두게 된다면 돈은 물 건너가게 되고, 자신과 가족들은 또 다시 고생을 하면서 빚을 갚아나가야 했다.

 “으음...일단 오늘은 그냥 넘어가죠. 제가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준은 우선, 지금의 상황을 넘어가고자 했다. 지금 이 상태에서 그녀와 연습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오늘은 이걸로 마무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결정해야했다.

 “대략 말씀은 들었습니다. 미리 선금을 받고 계약을 하셨다고...?”

 “예...제가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빨리 빚을 갚아야 되거든요.”

 돈이 필요하다는 그녀의 말에 김준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 역시 집이 빚에 시달리면서 고생을 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녀의 아픔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일을 하신거군요. 사실, 저도 아영씨랑 같답니다.”

 “예?”

 “저도 집에 빚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서 이일을 하게 되었죠. 단순히 능력자가 되었다고 이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의 말은 어느 정도는 진심이었다. 그는 딱히 이일이 하기 싫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원하는 일도 아니었다. 만약에 집에 빚이 없는 상태에서 아버지가 반대했다면 진지하게 고민했을 것이다.

 “정말요?”

 “예, 정말이에요. 이 일이 생각보다 돈을 많이 주더라고요.”

 김준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녀는 그런 김준의 모습에 따뜻함을 느꼈다. 그의 표정은 절대로 거짓을 말하는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다. 그녀는 어쩌면 여기서 그나마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시간도 어느 정도 끝날 시간이 된 것 같은데, 이만 하고 가시죠. 혹시 어디로 가십니까?”

 김준이 시계를 보면서 말했다. 그녀는 집으로 가지 않고, 이곳 숙소에서 머문다고 말했다. 남은 교육과정에서 김준의 연습 파트너 역할을 해야 되기 때문이었다.

 “잠시만요. 네, 실장님. 저 김준입니다. 죄송합니다만 연습실로 와주실 수 있을까요? 아, 예. 감사합니다.”

 김준은 이은지 실장에게 전화를 했다. 자기가 서아영을 직접 데리고 가는 것은 직원들이 이상하게 볼 수 도 있었기에 이은지 실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경호원들도 있었지만 남자인 그들의 도움보다는 여자에게 도움을 받는게 서아영에게 더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

 “무슨 일이시죠? 어머, 이 분은...?”

 이은지가 연습실에 도착했다. 그녀는 연습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이상한 광경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녀에게 김준이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다. 그녀는 김준의 설명에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지만 김준이 사정하면서 부탁하자 알겠다고 하면서 그녀를 데리고 갔다. 그렇게 이번 일이 무사히 해결되었다.

 서아영을 보낸 뒤 김준은 숙소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뒤, 다음 일정을 준비했다.

 “안녕하세요~ 앞으로 김준님의 건강검진을 담당하게 될 간호사 유채린이라고 해요. 이쪽으로 와주세요.”

 세련된 갈색 단발머리의 여자가 김준에게 인사를 했다. 이번 일정은 간단한 신체검사였다. 신체검사는 이미 했던 검사였지만 오늘 그가 하게 될 검사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것이었다.

 “오늘 하게 될 것은 김준님의 발기 전 발기 후의...성기의 크기 변화 측정과 전립선 검사입니다.”

 오늘 그가 하게 될 검사는 그의 성기 검사였다. 이 전 신체검사에서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서 그의 고환과 음경 등의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두 검사를 했고, 오늘은 사이즈를 측정하는 날이었다. 

 “바지랑 속옷 벗고, 이쪽으로 와주세요~”

 김준은 간호사의 말에 소중이를 꺼내고 그녀 앞에 섰다. 그녀는 덜렁거리는 김준의 소중이를 보자 얼굴이 빨개졌다.

 사실, 그녀는 오늘이 클리닉에 근무하게 되는 첫날이다. 그녀는 간호사 된 후, 많은 병원에서 그녀를 불렀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부른 이곳을 택했다. 이곳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냥 단순히 능력자들과 직원들을 진료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능력자의 생식기를 검사하는 일을 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렇기에 그녀는 지금 김준의 성기를 보고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왜 그러시죠? 무슨 문제라도...?”

 “아, 아니요. 그냥 몸이 조금 안 좋아서요...”

 그녀가 얼굴을 빨개져서 안절부절 못하자 이상하게 생각한 김준이 물었다. 김준의 질문에 그녀의 얼굴을 더욱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아...내가 왜 이러지? 나는 간호사야, 환자한테 이런 모습 보여서는 안 돼.’

 그녀는 빠르게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김준의 성기를 바라보면서 측정을 시작했다. 그녀는 비닐장갑을 끼고 그의 소중이와 구슬을 주물럭거렸다.

 ‘으으...느낌이 이상해.’

 처음 느껴보는 낯선 감촉 그녀의 표정을 일그러져있었다. 하지만 환자한테 불쾌한 기분을 드러내서는 안되기 때문에 중간중간 억지로 김준에게 미소를 보여주었다. 김준은 웃었다, 짜증냈다 하는 그녀가 조울증일 것이라 생각했다.

 “아픈 곳은 없으시죠?”

 “예, 없습니다.”

 “길이 측정도 완료했고, 이상도 없으신 것 같네요.”

 발기 전 검사는 금방 완료되었다. 아무 이상 없다는 그녀의 말에 김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제 발기 후를 측정합시다. 자, 발기해주세요.” 

 발기 전 검사가 완료되었기에 이제 발기 후 소중이의 길이를 측정할 시간이었다. 발기한 성기를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 그녀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다짜고짜 김준에게 발기하라고 말했다.

 “왜 발기 안 해요? 발기하면 거기가 커진다고 들었는데...”

 하지만 발기라는 것이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발기라는 것이 정확히 왜 되는 것인지 몰랐던 김준은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저...실은, 제가 발기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서요.”

 “그럼 그동안 어떻게 하셨는데요?”

 그녀의 질문에 김준은 그동안 발기했었을 때의 상황을 떠올렸다. 그리고 약을 투입했을 때를 제외한 나머지 상황에서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으음...여자의...거기를 봤을 때마다 발기했던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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