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초승달 진 밤의 느닷없는 외출
해가 기웃기웃 서산 마루를 넘고 있었다.
그 날도 엄마를 따라 약초 밭에서 종일을 보냈다.
벌써 날이 제법 짧아진 모양이었다.
저 해가 손바닥만큼 더 짧아져 있을 때 나는 논산 연무대에서 뒹굴고 있을 것이다.
내 입영 통지서에는 이미 집결장소를 '논산역앞'이라고 적혀 있었다.
준철이도 그랬다 했다.
외삼촌은 어느새 산으로 올라가 그곳에 놓아둔 소를 잡아끌고 내려오고 있었다.
지난겨울에 낳았던 송아지가 제법 자랐다.
"자, 이제 내려가자!"
"그래, 그러자꾸나. 오늘 많이 했다!"
엄마는 수고했다는 뜻으로 머리에 둘렀던 수건으로 내 이마를 닦아주었다.
손수 내가 나서서 엄마의 일을 도운 것도 어제오늘 단 며칠의 일이다.
나에게 엄마의 일은 늘 귀찮은 일이었고, 지독히도 하기 싫은 일로만 존재해 왔다.
그러니 엄마에겐 더없이 대견하게 보였을 것이다.
이제야 내가 철이 드는 건지...
"저놈 봐라! 호호...."
외삼촌이 몰고 내려오는 암소 등을 송아지가 기어오르고 있었다.
"하하.. 그놈 수컷인 모양이야!!"
무심코 내뱉은 말에 스스로 내 얼굴이 붉어졌다.
"아직 몰랐구나. 네 외삼촌 50만원은 더 번 거지. 수컷이 성장도 빠르고..."
"소 값이 많이 떨어졌다 하던데요?"
"그래도 송아지 값은 마찬가지야. 더 크기 전에 팔아야 할텐데..."
"이거 먹여봤자 일년에 너의 한달 월급이나 될까?"
어느새 다가선 외삼촌이 한 말이었다.
"그래도 일년에 송아지 한 마리만 뺄 수 있다면 꽤 괜찮을 텐데요?"
"이 소가 뭐 송아지 찍어내는 기계야! 일년에 한 마리씩 쑥쑥 빼게..? 그리고 나야 사료를 안 먹이니 그 돈은 안 들어가지만 사료로 집단 사육하는 사람들 포 떼고 차 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더라. 배운 게 없으니 나갈 수도 없고...."
외삼촌도 여기 생활에 진저리를 느끼는 모양이었다.
터벅터벅 내려오는 길에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그깟 산일 며칠 했다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외삼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뒤돌아보니 외삼촌은 개울가에 내려서서 소에게 물을 먹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 산마루 위쪽에 손톱만한 초승달이 떠 있었다.
어릴 적 외었던 동시가 생각났다.
초승달 (최만조)
... 산골 마을
... 서산 뜨락은
... 홍시빛 노을
... 소몰이 아이 돌아오는
... 들길은
... 풀피리 소리.
... 필리리
... 필리리
... 하늘에 번지면,
... 초사흘
... 초승달
... 그 소리 듣고 싶은지
... 구름을 헤집고
... 배시시
... 얼굴 내 민다.
나는 소가 물을 빨고 있는 개울가로 내려가 물버들가지 하나를 꺾었다.
잎이 너무 커버려 제대로 속이 빠지지 않았다.
겨우 풀피리 하나를 만들어 입에다 물었다.
삐~ 삐리~~ 삐리리~~~~
그 소리에 앞서가던 엄마가 뒤돌아보고 피식 웃었다.
아직도 넌 철없는 어린애로구나! 하는 표정이었다.
어쩜 엄마의 그런 표정이 내겐 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젯밤 자칫 일이 터질 뻔했던 상황을 무사히 넘겨 아침에 온전한 얼굴로 엄마를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어젯밤 그때는..
나의 아랫둥치가 엄마를 알아볼 리 없었다.
그저 물 만난 고기처럼 파닥거리기만 했다.
"너 이거 좀 불룩해졌다고 엄마를 멀리 할 때 이 엄마는 얼마나 서운했는지 몰라.. 난 너를 잃어버린 줄 알았어. 그런데 네가 내 품에 안겨 있다니.. 꿈만 같애! 꿈만 같애...."
"미안해 엄마!"
"그래, 앞으론 엄마를 떠나지 말거라! 응?"
"알..았..어.....!"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었다.
곧 군으로 떠나야 할 것이고, 제대하여 온다 해도 내가 시내로 모시고 가서 살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저 내 마음속에 엄마를 담고 살라는 정도의 말로 여겨야 할 거 같았다.
그런 마음속에서도 나는 엄마의 손 감촉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욕망이 간절하게 일고 있었다.
엄마의 손을 잡아 안으로 넣어버릴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그러나 나는 엄마를 실망시킬 수 없었다.
엄마 스스로 손을 넣어 온다면 몰라도...
내 바램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엄마는 손을 그렇게 내 불룩한 섶에 올린 채 잠이 드셨다.
그 손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힘이 빠져 옆으로 굴러 떨어졌고, 숨소리가 일정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엄마에게서 몸을 뗐다.
그리고 수음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미리 안 엄마는 수건을 머리맡에 놓아두었지만 휴지를 뽑아 뒤처리를 했다.
전날 밤처럼 엄마가 뒤처리를 해주던 상황도 벌어지지 않았다.
갑자기 외삼촌의 소가 뛰기 시작했다.
외삼촌은 뒤뚱거리며 그 소를 따라가며 끈을 잡아 당겼다.
소가 걸음을 멈칫 할 때마다 송아지는 여전히 어미 소의 뒷꽁지를 코로 컹컹대며 기어오르려 했다.
송아지의 머리에는 뿔이 돋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뿔난 송아지는 이걸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나도 뿔이 난 거야.
앞서 걷던 엄마가 뒤 처지고 내가 돌아볼 때마다 히죽 웃어 보였다.
겸연쩍은 저 웃음.. 아마도 나만큼 민망하다는 표현이리라.
나는 엄마가 들었던 망태기를 그때에야 받아들었다.
"다 왔는데 뭘!"
"그래도..."
집에 들어서자 뜻밖에도 민우 엄마가 저녁을 다 지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민우가 촐랑대며 다가섰다.
"형! 나도 내일 거기 따라가면 안돼?"
"왜, 심심했어?"
"응!"
나는 집 뒤에 난 풀을 베어 모깃불을 놓았다.
옆에 바짝 붙어 있던 민우가 갑자기 이는 매운 연기에 눈물을 찔끔 흘렸다.
"이 형이 군에 가고 나면 네가 울 엄마 많이 도와줘?"
"알았어!"
겁도 없이 그는 대답을 잘도 했다.
농촌 일이란 게 아직도 낭만적으로만 보이는 모양이었다.
"너 등목 안 할래?"
"아뇨, 얘와 개울에 내려가 멱이나 하고 올래요!"
"그래라..."
엄마는 휑하니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내 말이 서운했던가..? 하고 반문해야 했다.
나는 민우를 끌고 집앞 개울로 내려갔다.
눈곱만큼 떠올랐던 달도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몇 번 연달아 내린 소나기 탓일까 개울은 허벅지까지 차올랐다.
"안 들어오고 뭣하니? 그렇게 서 있으면 모기만 뜯어..."
그 말에 그도 옷을 벗고 물 속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중3이나 되는 놈이 그곳에 털도 나 있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내 몸에 난 털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너도 곧 날 거야! 그래도 너 껍질은 벗었구나. 허허.."
"형! 나는 안 날지도 몰라. 엄마도 없거든...."
뜻밖의 말이었다.
회사 다닐 때 민 보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 여자는 색을 밝히니.. 어쩌니..
그리고 그걸 먹어 보니 맛이 좋았느니.. 어쩌니...
나의 상상은 어느새 민우 엄마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갑자기 일어서는 아랫도리를 감추려 눌러 앉아야 했다.
민우도 물 속으로 내려앉았다.
나는 들고 들어온 비누로 민우의 등에다 비누칠을 해주었다.
민우도 내 등에다 비누칠을 했다.
그리고 일어서서 그걸 행구고 있는데 둑 위에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엄마였다.
"여기다 네 갈아입을 옷 두고 간다!"
그리고 휑하니 사라졌다.
나는 엄마가 내 알몸을 보고 싶어서 따라 나왔는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옆에 민우도 있는데....
밥상 앞에 앉았을 때 내 시선은 자꾸 민우 엄마 쪽으로 가고 있었다.
목이 깊게 패인 블라우스 앞이 불룩했다.
엄마의 가슴보다는 훨씬 커 보였다.
나이도 엄마보다 젊으니 탄력도 좋을 것이다.
민 보지의 여자...
나는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앞서 얘기한 적이 있지만 동네에 어린 기집애들이 없어서 한번도 그걸 본 적이 없었다.
옆자리에 앉은 엄마가 내 허벅지 살을 꼬집었을 때에야 내 시선을 바로 했다.
엄마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상을 들어내느라 구부린 그녀의 가슴살은 매혹적이었다.
뽀얀 살결이 볕에 그을린 엄마의 살결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생침이 자꾸 넘어가려 했지만 나는 억지로 참아야 했다.
상을 물린 그녀가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그 속엔 빨간 딸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이거 산딸기 아녀요?"
"맞아요. 낮에 심심해서 산에 갔더니 지천으로 늘려있기에 따왔어요."
"아, 맛있다!! 그죠??"
그러나 엄마는 그걸 몇 알 주워먹더니 일어섰다.
"어디 가시게요?"
"여기 갈 데가 어디 있니. 외할머니 집에 간다 왜?"
엄마는 확실히 성질이 나 있었다.
민우 엄마가 그렇게 나가는 엄마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무슨 일 있었어요?"
"일은 무슨..."
"혹시 내가 허락도 없이 저녁을 차려서일까요?"
"그럴리가요. 매일 하는 산 일이 힘들어서일 거예요."
"그런 거 있잖아요. 늘 하던 자기 일을 뺏어 가면...? 자기 연장을 함부로 쓰거나...?"
"우리 엄마 그런 사람은 아니에요. 그보다 여기 생활 어때요?"
나는 그녀의 벗겨진 매니큐어를 내려다보았다.
딸기의 색깔과 너무나 닮았는데...
"편하긴 한데..."
"차차 정이 들겠지요. 휴양 온 셈으로 치시면 더욱 편하실 거예요."
"너무 고마워요. 은혜는 결코 잊지 않을 게요."
"은혜랄 게 뭐 있어요. 비어 있던 방이고, 그리고 나도 곧 군에 가야하니까 아줌마가 계시면 한결 마음이 놓일 거고.."
민우가 마당에 돌아다니는 반딧불을 쫓아 나가버리자 그녀도 불편했던지 일어섰다.
나는 뒤돌아서는 그녀의 엉덩이를 쳐다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정말 탐스런 곡선이었다.
거의 12시가 가까워서야 엄마는 돌아왔다.
기다리다 지친 내가 나란히 이불을 펴놓고 그 속에 들어가 TV를 보는 둥 마는 둥 졸고 있었다.
엄마가 이불 속에다 흐느적거리는 몸을 누이며 불쑥 내뱉었다.
"너 어떻게 생각하니?"
"뭘요?"
엄마의 입에선 술내가 났다.
또 외삼촌과 한잔 한 모양이었다.
"옆방 아줌마 외삼촌 집으로 옮기는 거..??"
아마도 엄마와 외할머니가 기어이 뜻을 합치시킨 모양이었다.
외삼촌도 마다할 리 없었을 거다.
"어느 방으로..?"
"별 걸 다 신경 쓰네!"
딴엔 그랬다.
어른들 일에 내가 끼여들 게재가 아닐 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랑채 방은 외삼촌이 쓰고 계시고, 큰방은 외할머니가.. 그리고 작은 방엔 우리 작은방보다 더 복잡하던데...?"
"내일 그 짐들 죄다 창고로 옮기기로 했어. 그리고 그 방엔 외삼촌이 쓰기로 하고 저들은 사랑채를 쓸 거야!"
구체적인 얘기까지 끝났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말속엔 외숙모가 될지도 모르니 껄떡대지 말라는 말이 숨어있는 것도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수컷들이란 원..."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대들 수도 없었다.
나는 이불을 끌고 이만치 떨어졌다.
엄마는 전날처럼 잡지는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나는 엄마에 대한 분한 마음을 털어 내고 그 자리에 아줌마를 채워 넣고 있었다.
민 보지...
뽀얗던 젖가슴..
그리고 탐스럽던 엉덩이 곡선...
그래서 이불을 털썩거렸을까?
"얘, 이리 온!!"
나는 못 들은 채했다.
다시 또 그 목소리가 들렸으나 잠자코 있었다.
"이리 오라니까...!"
기어이 엄마가 내 곁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나는 잠든 척했다.
가까이 오자 엄마의 술내가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엄마의 손이 내 가슴을 더듬었다.
나는 끝까지 잠든 척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건 안 되는 거야.. 이 엄마에겐 너 못지 않게 외삼촌도 소중해! 얼마나 가련하게 살아온 사람이니? 이제라도 좋은 사람 만나게 해주어야 하지 않겠니? 더는 안돼! 더는 시간이 없어. 외할머니가 얼마나 살겠냐? 아마도 그대로 두고는 눈을 못 감으실 거야! 알겠지??"
엄마는 내 귀에다 대고 나직이 말을 내뱉고 있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고.. 알겠다고 말해 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잠든 척.. 이미 꿈나라로 떨어진 척.. 뒤척이며 몸을 돌려 버렸다.
그러나 곧 등에 따스한 감촉이 닿여왔다.
엄마는 내 몸 밑으로 팔을 집어넣어 가슴을 안아왔다.
그리고 가슴에다 두 손을 모아 힘껏 끌어당겼다.
엄마의 가슴이 더욱 밀착되었다.
뒷덜미에.. 그리고 귓전으로 엄마의 숨소리가 흩어졌다.
"아아 좋다! 아아 좋아. 내 아들 등이 너무 좋네..."
엉덩이로 엄마의 치골 곡선이 느껴졌다.
거기 은밀한 불두덩이 있을 것이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만져 본적은 더욱 없는...
금방 머릿속을 꽉 채웠던 아줌마에 대한 환상이 사그리 소멸되고 있었다.
엄마는 그 치골을 은밀하게 문지르며 내 가슴을 더듬어 내려오고 있었다.
나의 몸이 경직되기 시작했다.
엄마의 손이 배꼽쯤 이르렀을 때 "휴..!" 하는 한숨이 목덜미에 쏟아졌다.
짙은 술내가 코를 맵게 만들었다.
엄마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헛기침을 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