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3/17)

“꽤 됐네.”

“……”

잠시 대화가 끊어졌다. 솔직히 거기까진 태호와 더 이상 연결된 일도 아니고 

내가 뭘 어떻게 해 줄 수도 없는 주제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여자에게 첫 남자라는 의미는 이런 것인가 하는 물음이 생겨났다.

“여자한테 첫 남자는 그렇게나 특별한 건가?”

“첨엔 그랬던 것 같아.”

“지금은 아니고?”

“응, 솔직히 다시 만난 이후론 미련 같은 것도 없었고 원망 같은 것도 없었어.”

어느 순간부터 대화가 이 빠진 톱니바퀴처럼 헛돈다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이해할 만하면 그게 아니고 다시 감을 잡을 만하면 결국엔 장님이 코끼리 허벅지 더듬은 꼴이 되어버렸다.

“다신 안 본다고 다짐을 해 놓고도 어느새 오빠전화 기다리는 내 모습. 그게 반복되고 또 반복되다가 언제부턴가 오히려 내가 먼저 전화를 하기도 하고, 나중엔 나도 그 오빠처럼 그냥 육체관계만 즐기게 되더라구.”

“……”

“한동안 그런 내 모습이 너무나 싫었는데 그것마저도 익숙해져 버린 거지. 하지만 모텔에서 오빠랑 맞닥뜨리게 된 날 다시 자각한 거지.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었어. 그 동안 못 느꼈던 수치심이 한꺼번에 느껴지더라구. 진짜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

“……”

“오빠, 나 걸레 같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그렇잖아. 섹스에 미쳐서 해야 될 거, 하지 말아야 될 것도 구분 못하고.”

이제 지은이의 말투는 별 감정도 없이 마치 푸념을 늘어놓는 듯 했다. 

난 오히려 그런 지은이의 모습이 더 걱정스러웠다. 

이러다 무슨 일을 저지르는 것은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사실 쉽게 화내고 쉽게 수그러드는 성격보다 

지은이처럼 평소 감정의 기복이 덜 심한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라면 모를까, 다른 이의 인생을 어떻다라고 평할 기준이 있나? 아까도 말했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을 사는 거잖아. 잘한 일은 잘한 대로, 못한 일은 못한 대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한 인생 사는 거지.”

“그럼 오빤 나 같은 여자랑 결혼해서 살 수 있어?”

“……”

“거 봐, 결국엔 오빠도 대답 못하잖아.”

사실 내가 대답하지 못한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니었다. 

순간적으로 형수님과 나의 관계가 떠올랐고 지은이가 겪은 일과 뭐가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어설프게 위로한다고 해서 위로가 될 일이 아니란 생각으로 이어졌다. 

멀쩡한 정신이었다면 어쨌을지 모르겠지만 적당한 알코올 기운이 내 입을 열게 했다.

“지은아, 니가 걸레면 나도 걸레야.”

“응?”

“나도 너랑 비슷한 그런 경험 있어. 게다가 상대는 선배 와이프였으니까 난 법적으로도 용납이 안 되는 짓을 한 거지.”

“정말이야?”

“그래, 무덤까지 가지고 갈 생각이었는데 너한테 말하게 될 줄은 몰랐네.”

“오빠가 그랬다니까 믿어지지가 않아. 설마 나 위로하려고 하는 말은 아니지?”

“널 위로하려고 없는 치부를 만들어내진 않아.”

“……”

약간의 침묵,,, 이번엔 내가 술잔을 권하며 지은이에게 술잔을 권했다.

“니 눈엔 선배 와이프를 건드린 내가 어떻게 보이는데?”

“내가 뭐라고 말할 주제가 되나.”

“나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세상에 이런 나나 너에게 손가락질 하면서 뭐라고 할 만큼 깨끗하게, 완벽하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어?”

두 번째 소주병이 바닥을 드러내자마자 세 번째 소주병 뚜껑이 지은이 손에서 분리되었다. 

이미 내 목구멍으로 넘어간 소주 한 병은 나를 더욱 직선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섹스를 즐기면 나쁜 건가? 꼭 사랑하는 사람하고 해야 되나? 섹스를 위한 섹스는 왜 도덕적으로 용납이 안 되는 거지? 물론, 나도 난잡한 섹스는 싫긴 한데 왜 싫은지는 모르겠어. 그냥 그런 가치관이 통용되는 사회에서 자라서 그런가?”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이긴 하지만 아마도 이때부터 내가 원하는 섹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무나 하고 하는 건 좀 그렇잖아. 난 그런 건 싫던데.”

“내 말은 아무나 하고 한다는 전제가 아니라 사랑하고 싶은 사람처럼 섹스만 하고 싶은 사람도 존재할 거라 생각하거든.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쉽지만은 않은 걸 텐데. 아무나가 아닌 그런 사람을 만나서 그에 맞는 교감을 하고 육체관계를 맺는 것이 그렇게 용납될 수 없는 일일까?”

“갑자기 오빠 말이 왜 설득력 있게 들리는 거지?”

어느새 대화는 시발점을 벗어나 버렸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리고 우리 둘 다 그런 상황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새로운 주제에 몰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나 지은이는 그 시간만큼은 자괴감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것처럼 보였다. 

내가 자신과 다르지 않은 부류로써 동병상련 혹은 동질감 같은 것을 느꼈을 지도 모를 일이고 

어설픈 내 생각으로 인해 사고의 틀을 깨버린 건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 대화는 점점 의도하지 않은 곳으로 흘러갔다.

“오빤 여자친구 없다더니.”

“없는데.”

“그럼 그날 엘리베이터 앞에 같이 있던 여자는 누구?”

“아~, 친구들이랑 나이트 갔다가.”

“그럼 원나잇?”

“그런 셈이네.”

“좋았어?”

“아니. 하다 말았어.”

“왜?”

“잘 안 맞더라고.”

“어떻게 안 맞던데.”

“나도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는데, 음…… 물하고 기름을 섞어 놓은 거 같다고 할까? 설명하기 힘드네.”

“내가 태호한테 느끼는 거랑 비슷한 느낌인가 봐.”

“태호는 서툴러서 그런 거 아냐?”

“몰라, 섹스는 안 했으니까.”

“그럼 그걸 어떻게 알아?”

“키스해보니까 알겠던데.”

“키스 만으로?”

“응, 전 남자친구는 손만 잡아도 기분이 야릇해지는데 태호는 키스를 해도 별 느낌이 없어. 그러다 가슴이라도 만지면 오히려 기분이 나빠져.”

“근데 왜 사겨?”

“오빠도 태호 착한 거 알잖아. 그리고 만약 태호랑 나랑 그런 쪽에서도 잘 맞았으면 그 오빠랑 다시 만나지도 않았을 거야.”

무엇보다도 태호와 관계하지 않았단 말이 귓가에 오래 남았다. 왜 그랬을까?

“근데, 오빠는 그 여자랑 키스할 땐 몰랐어?”

“첨엔 생긴 게 너무 이뻐서 내가 위축된 건가 싶었지. 키스하고 애무할 땐 술기운 때문에 그런가 했고. 근데, 삽입하는 순간, 그 때 확실히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데.”

“도대체 어땠는데?”

“음…… 한마디로 차갑다고 할까? 진짜 얼음처럼 차가운 건 아니지만 내가 경험하기론 삽입하는 순간 뜨거운 느낌이 드는 게 맞거든. 근데 그 여잔 따뜻하다 정도도 아니고 그냥 차갑다는 느낌이 드니까 도저히 못하겠더라고.”

“그럼 오빤 여자 거기가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좋다는 거야?”

“응.”

“데일 정도라도?”

“데일 정도? 그럴 수도 있으려나? 아직 그 정도 여자는 만나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더 좋지 않을까 싶네.”

“그 오빠는 내가 너무 뜨거워서 불만이라고 하던데, 어쩜 오빠랑 나랑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

‘오빠랑 나랑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 오빠랑 나랑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 오빠랑 나랑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그 한마디가 귓속에서 끝없이 울렸다. 

땅이 크게 흔들린 뒤 거대한 댐에 생겨나는 균열. 

그렇게 내 이성에도 균열이 시작되었다.

술 몇 잔이 오가는 사이 이야기는 서로의 섹스 스타일로까지 번지면서 

점점 걷잡을 수 없이 노골적으로, 자극적으로 흘러갔다.

“오빠는 어떤 자세가 젤 좋아?”

“난 뒤에서 삽입하는 거.”

“남자들은 다들 그걸 좋아하나 봐?”

“그럼 넌?”

“히힛, 나도! 음,, 그리고 정자세도 좋고…… 오랄은 어때?”

“하는 거? 아님 받는 거?”

“오빤 오랄을 해줘?”

“그 남자는 안 해줬어?”

“응.”

“난 받는 것도 좋지만 하는 것도 좋던데.”

“어떤 점이?”

“내 혀 움직임에 상대가 달아오르는 모습이. 난 상대가 흥분하는 만큼 흥분하는 거 같아. 그러니까 상대가 흥분하면 흥분할수록 나도 더 달아 오르니까.”

“잘해?”

“얼마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테크닉이란 것이 절대적인 게 아니더라고. 넌?”

“나 뭐?”

“넌 오랄 잘 하냐구?”

“음,, 잘 한다던데.”

육체관계는 물론이고 아직 손 번 잡지 않은 사이에 

이렇게나 노골적인 이야기를 거침없이 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서로 작정을 하지 않고서야, 

하지만 우린 그럴 관계도, 그럴 계획도 없이 만나서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니…… 

둘 다 그만큼 취해서 그랬을까? 아니, 분명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쨌던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보다 더한 스릴이 있었다. 

어쩌면 육체관계 중에도 느끼지 못할 흥분이 온 신경을 마비시키기도 했다. 

살짝 풀려있는 지은이의 눈, 

알코올 탓도 있겠지만 그런 지은이의 눈을 보면 그녀도 이 상황을 나 이상으로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난 애무도 삽입도 천천히 부드럽게 해주는 게 좋아. 그래야 그 모든 걸 느낄 수 있으니까. 근데 남자들은 안 그런가 봐?”

“나도 너처럼 부드럽게 하는 게 좋던데.”

“정말?”

“응. 너랑 나랑 스타일이 비슷한가 봐.”

“그러게.”

언제부터 발기가 되어있었던 것일까? 

발기된 이후로 한번도 힘이 풀리지 않아서, 또한 이 상황이 주는 묘하고 강한 흥분 때문에 욱신거리기까지 했다.

“오빠 나 잠깐 화장실 갔다 올게.”

“그래.”

담배를 한 까치 피워 물었다. 

‘확실히 지은이는 색녀 기질이 있나 보다, 지은이도 흥분되었겠지? 팬티가 젖었을까?’

연이은 상상 끝에 욕정이 치밀어 올랐다.

‘먹고 싶다. 지은이! 아~ 미치겠다.’

태호의 여자친구란 사실도 다른 도덕적 관념들도 사라져 버린 지 오래였다. 

그저 본능만 살아 춤추고 있을 뿐이었다.

‘지은이도 하고 싶을까?’

창 밖으로 부슬비가 흩뿌리기 시작했다.

“오빠, 나 오빠 옆에 앉아도 돼?”

알코올에 얼굴이 발갛게 물든 채로 지은이가 옆에 서있었다.

“응, 그래.”

안쪽으로 엉덩이를 옮기자, 지은이가 내 옆에 앉으며 술잔을 들었다.

“오빠, 러브샷 하자.”

감았던 팔을 풀면서 소주잔을 내려놓자 지은이가 팔짱을 끼며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내 삼두 위로 느껴지는 풍만한 지은이의 가슴, 아찔한 느낌! 

겨우 정신을 수습하려는 찰라 지은이의 손이 내 사타구니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천천히 미끄러지듯 내 페니스 위로 올라왔다.

“오빠, 내가 이러는 거 싫어?”

이미 시작되었던 이성이란 댐 표면의 작은 균열들이 드디어 댐 전체를 쩍하고 갈라놓는 순간이었다. 

그 틈새 사이로 본능이라는 물줄기가 거칠게 뿜어져 나오는, 아마 나의 상태는 그러했을 것이다

감았던 팔을 풀면서 소주잔을 내려놓자 지은이가 팔짱을 끼며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내 삼두 위로 느껴지는 풍만한 지은이의 가슴, 아찔한 느낌! 

겨우 정신을 수습하려는 찰라 지은이의 손이 내 사타구니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천천히, 미끄러지듯 내 페니스 위로 올라왔다.

“오빠, 내가 이러는 거 싫어?”

이미 시작되었던 이성이란 댐 표면의 작은 균열들이 드디어 댐 전체를 쩍하고 갈라놓는 순간이었다. 

그 틈새 사이로 본능이라는 물줄기가 거칠게 뿜어져 나오는, 아마 나의 상태는 그러했을 것이다.

청바지 아래에서 잔뜩 발기한 페니스는 청바지 위로 그 윤곽을 진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지은이의 손은 그 윤곽을 살짝 쥔 채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교묘하게 움직이며 

귀두부분에 심한 자극을 만들어냈다. 

페니스가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과 말로 형언하기 힘든 전율이 시시각각으로 내 신경을 지배했다.

“어때?”

“좋아.”

“얼만큼?”

“지금 당장이라도 사정할 만큼.”

너무나도 음란한 속삭임 그리고 음란한 눈동자, 그 구석진 테이블의 공기마저 모두 음란해 지고 있었다.

“아~, 오빠 거 빨고 싶어.”

“사람들 있잖아.”

“뒤 테이블 두 자리 다 사람 없어.”

“종업원이라도 보면 어떡해?”

“부르기 전엔 이쪽으론 안 올 거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손이 내 허리띠를 풀고 지퍼를 내렸다. 

귀두가 맞닿은 팬티 부분이 젖어있었다. 

지은이가 팬티 밴드를 들어 올리자 그 속에서 꿈틀거리던 페니스가 솟아 올랐다. 

지은이는 주저함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상체를 숙이며 입 속으로 가져갔다. 

곧바로 귀두주위를 스치기 시작하는 지은이의 혀. 

뜨거움과 부드러움이 교차하며 온 몸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입 속에서 귀두를 유린하던 지은이는 혀는 

이제 페니스의 아랫부분을 혀끝으로 타고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그 교묘한 혀끝의 움직임이란, 온 몸의 근육들이 점점 더 뭉친 듯 굳어졌다.

나는 한 팔로 그녀의 등을 감싸며 겨드랑이를 지나 가슴을 움켜쥐었다. 

한 손에 넘치는 중량감 있는 지은이의 가슴. 

다음순간 맨 가슴을 그대로 만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티셔츠의 아랫단 속으로 손을 넣으며 브래지어 아래 와이어를 밀어 올렸다. 

드디어 커다란 지은이의 맨 가슴이 오른쪽 손에 쥐어졌다. 

손바닥에 스치면서 탱글탱글해진 유두를 엄지와 검지 손가락 끝으로 잡았다.

“으~~~음.”

지은이의 혀 움직임이 멎으며 상체가 꿈틀했다. 

내 페니스를 쥐고 있던 손에도 강한 힘이 순간적으로 전달되었다. 

그녀는 내 허벅지 위에 가로놓였던 상체를 세워 등받이에 기댔다. 

나는 다시 손을 앞으로 가져가 지은이의 셔츠 밑으로 집어 넣었다. 

그리고는 젖꼭지에 지속적인 자극을 선사하며 입맞춤을 시작했다.

서로의 입술을 얼마 느낄 사이도 없이 혀가 뒤섞였다. 

타액은 입술 주위를 번들거리게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지은이 유두를 쥐고 있던 내 손도, 내 페니스를 쥐고 있던 지은이의 손도 부드럽게 움직였다. 

진한 자극이 전해질 때마다 지은이도, 나도 경련이 인 듯 몸을 꿈틀거리며 

몇 번이나 신경이 마비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지은이의 셔츠를 올려 한쪽 가슴을 드러냈다. 

옅은 갈색으로 동그랗게 퍼져있는 유륜, 많이 흥분했던지 유륜 전체가 반질거릴 만큼 팽팽해져 있었다. 

나는 그 색깔과 빛에 취해 혓바닥으로 유륜 아랫부분에서 윗부분을 향해 핥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있는 유두위로 혀가 지날 때마다, 그녀는 몸을 크게 꿈틀거렸다.

그 와중에도 나는 몇 번이나 뒤쪽을 돌아보며 사람들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은이는 어떤 확신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마저도 즐기는 것인지 대담하기 그지 없었다. 

그녀는 오로지 우리의 행위에만 몰입했으며 다른 것은 일체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그랬기 때문에 내가 더욱 주위를 신경 썼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다시 한번 주위를 살피면서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받치고 있던 손을 치마 속으로 밀어 넣었다. 

손 끝으로 전해지는 미끌미끌한 감촉, 애 액은 팬티는 물론이고 사타구니까지 흘러있었다. 

중지 손가락 끝으로 미끌미끌한 팬티 위를 문지르며 클리를 찾았다. 

갑자기 내 페니스를 잡고 있던 지은이의 손에 다시 한번 힘이 들어갔고 

동시에 자유롭게 노닐던 다른 한 손이 팬티 표면 위를 유영하는 나의 팔뚝을 잡았다. 

그것은 저항이 아니라 클리에 가해진 짜릿한 감촉에 대한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다음 순간 그녀의 한 쪽 다리가 내 허벅지 위로 걸쳐졌다. 

덕분에 그녀의 양쪽 다리가 쫙 벌려진 것이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도 없었다. 

팬티 위에서 노닐던 손을 팬티 속으로 집어넣고 그녀의 클리를 직접 만지기 시작했다. 

그 희열이 얼마나 컸는지 그녀의 엉덩이가 춤을 추었다. 

이번엔 클리 주위를 빙글빙글 돌리던 손가락으로 질 입구를 살짝살짝 스쳐보았다. 

의도적인 것인지 본능적인 것인지 질 입구를 지날 때마다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었다.

‘손가락을 넣어볼까?’

하지만 느낌이 싫은 것인지 비위생적이란 관념 때문인지 그걸 싫어하는 여자들도 있다. 

그걸 알기에 조심스러웠다.

“손가락 넣어도 돼?”

지은이의 귓가에 내 입술을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응, 넣어줘 오빠.”

그 한마디가 왜 그리도 자극적으로 들렸을까? 

어쩌면 세상에 모든 음탕함이 그 말 속에 다 녹아 있었기 때문일지도.

내 딴에는 손가락을 밀어 넣은 것이지만 느낌은 주욱 빨려 들어가는 듯 했다. 

뜨겁고 미끌미끌한 그 곳, 오돌도돌한 질 벽이 빨아들인 손가락을 조였다 풀기를 반복했다. 

그 때문에 그리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지은이의 혼을 빼기엔 충분하고 남았다. 

삽입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이 열린 공간에서 그것만큼은 자신이 없었다. 

대신 내 페니스를 잡고만 있던 지은이의 손을 채근할 수 밖에. 

그제서야 지은이의 손도 적극적으로 움직여 갔다. 

우리의 몸은 서로가 아닌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지은이의 한쪽 다리가 내 허벅지 위로 올려진 채 서로의 손은 

서로의 가장 은밀한 부분을 적나라하게 어루만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뒤쪽의 시선들에게는 연인끼리 나란히 앉아 있는 듯 보였겠지만 

우리 앞에서 비춰지는 시선에는 어찌 보였을까?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그 순간, 순간의 표정이 어떠했을는지……

“지은아, 나가자.”

“응.”

흐트러진 옷 매무새는 쉽게 고쳐졌지만 가빴던 숨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벌겋게 달아 오른 서로의 얼굴색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마음이 급해졌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래서 더욱 서둘러 자리를 떴다.

밖에는 부슬비가 흩뿌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들어올 때까지는 떨어져 걸었으나 나가면서는 하나로 포개어져 걸었다. 

그렇게 비까지 내려 더욱 어두침침한 골목길 속으로 다시 발길을 옮겼다.

골목길 중간쯤에서 지은이가 어느 건물 쪽으로 팔을 당겼다. 

건물 뒤쪽으로 통하는 좁은 샛길이 보였다. 

우린 시선을 마주쳤고, 말없이 그 샛길을 따라 건물 뒤로 빠져나갔다. 

승용차 석 대면 꽉 찰 주차장 공간이 나타났다. 

그것도 한 자리는 2층 아래, 즉 1층의 한 부분을 속으로 들어온 자리였다. 

그 자리에 서니 자연스럽게 비도 피할 수 있었고 담벼락 너머에 있는 가로등불이 닿지 않아 은밀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옆쪽으로 보이는, 차량이 들어오는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어 비밀 아지트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자정이 넘은 휴일 밤, 비까지 흩뿌리는, 사방이 막혀있는 이곳에 지은이와 나 외엔 누구도 나타날 리가 없었다. 

그렇게 확신이 서자 잠시 억눌렀던 욕구가 치밀어 올랐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잡아당기며 입술을 포갰다. 

서로가 가진 모든 테크닉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화려한 혀 놀림이 뒤따랐다. 

급한 마음인데도 한치의 어긋남이 없이 두 개의 혀는 정말이지 잘도 뒤섞였다.

나는 한 손으로 지은이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티셔츠 속에서 가슴을 주물렀다. 

여러 움직임 중에 검지손가락 끝으로 유두를 살짝살짝 긁을 때 지은이의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졌다. 

계속된 나의 손놀림은 결국 지은이의 혀 움직임을 앗아가 버렸다. 

그러나 혀의 움직임을 대신하려는 듯 그녀의 손이 내 티셔츠 속을 파고 들었다. 

그리곤 내 젖꼭지 위에서 그녀 유두를 유린하는 내 손가락의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했다. 

뒷골로 전해지는 짜릿짜릿한 감촉, 이 전율을 지은이도 느끼고 있을 것이었다.

지은이를 벽으로 밀어붙이며 팽팽하고 탄력 있는 엉덩이를 주물렀다. 

순간 지은이의 혀가 내 입 속으로 쑥 밀려들어와선 입 천정을 긁었다. 페니스가 꿈틀했다. 

그걸 느낀 것일까? 지은이는 골반을 좌우로 흔들며 페니스 위에 자극을 전했다.

“하~~ 오빠 잠깐만.”

지은이는 가빠진 숨을 고르며 내 페니스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허리띠를 풀고 지퍼를 내리고 바지를 아래로 잡아 당겼다. 

그리곤 팬티 위로 불룩하게 드러난 페니스에 따뜻한 입김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얇은 팬티 위로 전해지는 그녀의 입술, 동시에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이 내 허벅지와 엉덩이를 스쳐 지나갔다.

양쪽 골반에 걸쳐진 팬티밴드를 잡아당기자 하늘로 치켜 오른 페니스가 지은이 얼굴 앞에 드러났다.

“아~, 오빠 자지 크고 딱딱해! 너무 자극적이야.”

그 것은 대화가 아니라 혼잣말 같은 감탄사였다.

“빨아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은이의 혀 끝이 귀두 아랫부분을 부드럽게 자극했다.

“흐~읍..”

그렇게 이를 악물었는데도 흘러나오는 신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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