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화 (5/17)

“오빠 많이 기다렸어?”

“아니. 근데 용케도 찾았네.”

“뭘?”

“나를.”

“봐봐, 여기 오빠 말고 몇 명이나 있나.”

“하하 맞다. 근데 이 시간엔 원래 이렇게 사람이 없나?”

“오늘따라 더 없는 것 같은데. 잠깐 기다려 표 사올게.”

“아냐 내가 사 놨어.”

앞 좌석에 보따리 짐을 들고 타신 할머니, 

중간 좌석 즈음에 50대 아저씨 한 분 그리고 끝에서 바로 앞 자리에 지은이와 나, 

이렇게 4명의 승객이 전부인 채로 막차는 터미널을 빠져나갔다.

고속도로로 진입하자 우리를 실은 버스는 미끄러지듯 어둠 속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버스 안의 조명은 이미 점등이 된 상태였고 음악도 없었다. 

다만, 고속도로 가로 늘어선 가로등 불빛 

그리고 디젤엔진과 바람 가르는 소리만이 적막함을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았다. 

희미하게 코고는 소리가 들렸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중간에 앉은 아저씨가 어느새 잠이 든 것 같았다. 

동시에 지은이가 팔짱을 끼며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피곤하지? 좀 자둬.”

“아니야.”

지은이가 알았다고 했으면 섭섭했을 것이다. 

그저 본능에 이글이글 타오르는 내 모습을 감추기 위해 마음에도 없이 던진 말이었으니까. 

내 삼두근 위로 지은이의 가슴이 찌그러지며 눌렸다. 

손을 들어 바로 만지고 싶었지만 자신을 함부로 여긴다고 생각할까 참고 또 참았다. 

자세히는 몰랐지만 첫 번째 관계 후에 남자들의 행동이 상대여성에게 무척이나 중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내 욕구에 눈이 뒤집혀 지은이에게 상실감이나 모멸감을 주게 될까 조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빠 팔 딱딱해.”

“힘 안주고 있는데?”

“힘 안 줘도 느껴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은이는 내 팔을 더 강하게 끌어 안았다. 

덕분에 지은이의 가슴이 내 팔 위에서 더 강하게 짓눌렸다. 

견디는 것이 점점 힘겨워졌지만 그래도 선뜻 행동에 나설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분위기를 끌어보고 싶었다.

“어젯밤 이 시간쯤인가?”

“뭐가?”

“몰라서 묻는 거야?”

“아이, 부끄럽게.”

“어젠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더니.”

“그래서 싫었어?”

“아니, 그래서 좋았거든. 적극적이어서 좋았어.”

“정말 평생 못 잊을 거 같아.”

“나도.”

“오빠한테 변명하는 게 아니라 나 정말 내가 그랬다는 게 믿기질 않아.”

“니가 안 그랬음 우리가 지금 여기 같이 있지도 않겠지.”

“그럼 오빠는 내가 먼저 그러지 않았음 나한테 아무 짓도 안 했을 거야?”

“안 했을 거야.”

“내가 태호랑 안 사귀는 사이였어도?”

“그랬다면 모르지. 근데 내가 그럴 의도로 널 만났다면 그렇게 인상적인 상황은 없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음……”

“그저 술 적당히 취한 채로 모텔 가서 관계했을 거 아냐!”

“무슨 말인지 알겠어.”

“난 동의 없는 섹스는 싫어. 운동도 의욕 없는 애들 상대로 하면 아무 재미 없는 것처럼. 그래서 강간 같은 건 상상도 안 해.”

“이런 게 좋단 말이지?”

그 순간 지은이의 손이 어제처럼 내 사타구니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커져있네. 언제부터 이랬어?”

“아까 니 전화 받을 때부터 계속 커졌다 작아졌다 했어.”

“정말?”

지은이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대답 대신 입술을 살며시 포갰다. 

그리고 다시 입술을 스치며 말을 이었다.

“지은인 오빠 생각하면 어때?”

지은이 역시 대답 대신 내 손을 자신의 치마 속으로 끌어 넣었다. 

손끝에 전해지는 까칠까칠한 음모와 애 액으로 촉촉히 젖어 미끌한 감촉. 

무엇보다 내 심장을 요동치게 만든 것은 그것을 느끼는데 아무런 제약 없었다는 것이었다. 

지은이는 팬티를 입지 않은 것이었다.

“어때?”

“우와~~, 집에서부터 안 입고 온 거야?”

“응, 오빠 흥분시키고 싶어서.”

“너무 흥분돼. 미칠 것 같아.”

“오빠 생각하면 나도 그래. 그래서 더 음란해 지나봐.”

불 꺼진 고속버스 안에서의 비밀스럽게 이어지는 음탕한 행동과 음탕한 대화들, 

나는 이런 자체가 너무 좋았다. 

아름다운 섹스를 꿈꾸는 이도 있겠지만 나에겐 이것이야 말로 내가 원하고 고대했던 그런 섹스였다.

이제 나는 지은이를 향해 몸을 돌려 등받이에 어깨를 기댔다. 

그리고 지은이의 한 다리를 내 허벅지 위로 올리고 양 다리를 벌리게 했다. 

그녀의 비너스 언덕, 그 위에 풍성하게 난 음모를 손바닥에 느끼면서 손마디로 질 입구를 덮었다.

“으음,,,, 오빠, 그렇게 막고만 있어야 돼. 더 움직이면 안 돼.”

왜 여자들은 종종 반대의 의미를 담고 말을 하는 것일까? 

그걸 고지고대로 이해할 만큼 순진하지 않으니 상관은 없지만.

“알았어. 이렇게 대고만 있을게.”

“아아~~~ 약속하는 거지……”

지은이의 양팔이 내 목에 감기며 그녀의 혀가 내 입 속으로 밀려들어왔다. 

마치 그 약속을 지키지 말라는 의미처럼. 

그리고 금새 내 입 속에서 두 개의 혀가 소리 없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때를 같이해 그녀의 질을 막고 있던 중지 손가락으로 그녀의 클리를 비볐다.

“아~~~~~음……”

순식간에 그녀의 혀가 그녀의 입 속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입술을 굳게 다물고 신음소리를 되 삼키기 시작했다. 

힘겨워 하는 그녀의 표정, 야릇하게 내 귀를 울리는 낮은 신음소리, 하나같이 나를 더욱 거칠게 몰아갔다. 

혀를 내밀어 굳게 닫힌 그녀의 입술 위를 자극하며 계속해서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녀의 몸은 굳어지기도 했다가 풀어지기도 했으며 때론 작은 경련도 일으켰다.

“오빠, 나 어떻게…… 하아~~”

대답 대신 손가락을 질 사이로 천천히 밀어 넣었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그녀의 가슴 위에 얼굴을 가져갔다.

“가슴 빨고 싶어.”

지은이는 블라우스 단추를 끌러 한 쪽 가슴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손으로 드러낸 가슴 아래를 받쳐 내 입 앞으로 가져다 주었다. 

이제 그녀의 유륜 위로 내 혀가 쉴새 없이 지나다녔다. 

그리고 그녀의 질 속에 박혔던 손가락도 리듬을 타며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은이의 벌어진 양 다리가 조금씩 들려 올려졌다. 

손의 움직임이 더 빨라도 좋다는 의미 같았다. 

나는 그녀의 가슴 애무를 멈추고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러면서도 나의 손가락은 달리는 버스 엔진의 피스톤처럼 빠르게 펌프질을 해댔다. 

그녀는 더 이상 눈을 뜨지 못했으며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몸을 뒤 틀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뻣뻣해진 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절정을 맛본 것이다.

“오빠 키스해줘.”

지은이는 축 쳐진 몸을 내게로 돌리며 목에 매달렸다.

“좋았어?”

“응, 아직도 질 속이 막 움직이는 것 같아.”

“지은이 정말 섹시했어.”

“추했을 거 같은데……”

“아냐. 보는 것만으로도 진짜 자극적이었다니까.”

“어디, 확인해 볼까?”

지은이는 내 페니스 위로 손을 뻗어 청바지 위로 솟아있는 페니스를 문질렀다.

“정말이네.”

“빨아볼래?”

“응.”

“빨고 싶어?”

“응, 빨고 싶어.”

페니스 앞에서 바지 지퍼를 내리고는 벨트도 풀지 않은 채로 페니스를 끄집어 내었다.

“벨트는?”

“이게 더 섹시해. 오빠!”

고무 풍선같이 반질반질하게 부풀어 오른 귀두 위에 그녀가 입술을 맞췄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이 귀두 아래로 천천히 내려갔다. 

곧 입술 사이로 비집고 나온 그녀의 혀 끝이 귀두 아랫부분의 갈라진 틈을 간질거리기 시작했다. 

정신이 아득해지며 눈이 스스르 감겼다.

“아~~ 그거 너무 좋아!”

그저 내 입 속에서 겨우 맴돈 말, 그녀가 들었는지 어쨌는지. 

그녀의 혀는 점점 페니스 뿌리 쪽으로 옮겨져 갔다. 

그리고 다시 수많은 자극을 만들어내며 올라와 귀두를 삼켰다.

“읏~~”

나도 모르게 어금니를 깨물며 그녀의 머리를 잡았다. 

그녀의 입 속에서 느껴지는 현란한 혀의 움직임, 

사방에서 귀두를 감아대는 그녀의 혀 놀림이 온 몸에 찌릿찌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머리털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그녀의 고개가 위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귀두가 그녀의 목구멍으로 넘어갈 듯이 깊이 그리고 점점 빠르게…… 

이러다간 그녀의 입 속에서 사정하고 말 것 같았다.

나는 말없이 그녀를 잡아 끌었다. 

그리고 입술을 덮으며 그녀의 가슴을 움켜 쥐었다. 

조금 전까지 내 귀두를 차던 그녀의 혀가 이번엔 내 혀를 그렇게 차고 있었다. 

혀는 그렇게 그녀에게 잠식당한 채 나는 검지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유두를 옷 위에서 긁어댔다. 

이미 오르가즘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빠르게 타오르는 것 같았다.

그녀의 손을 끌어다 내 페니스를 잡게 하고 그녀의 클리를 다시 공략했다. 

어제 이 시간 술집 구석자리에서 하던 장면을 버스 안에서 재현했던 것이다. 

페니스를 쥔 그녀의 부드러운 손, 

잡고 있는 것만도 자극인데 앞뒤로 쉴새 없이 움직이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 손길을 막을 길이 없었다. 

오로지 클리를 자극하는 내 손 놀림이 그녀의 몸을 굳게 만드는 수 밖엔.

역시나 그녀의 몸은 나보다 민감했던가 보다. 

결국 그녀의 움직임이 내 움직임에 잠식당해 먼저 굳어져 버렸던 것이다. 

그렇게 겨우 시간을 버는 사이 그녀는 또다시 깊은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지은이는 앞머리를 차창에 기대고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몸을 옆으로 돌려놓고 스커트를 걷어 올렸다. 

그리고 뒤에서 한 다리를 살짝 들어올리며 페니스를 질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저 삽입을 한 것뿐인데도 말로 형언하지 못할 기분이 되어 두 몸이 돌덩이처럼 굳어져갔다.

“하~~ 오빤 너무 자극적이야!”

“너도 그래.”

목소리를 최대한 낮춰 귓속말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골반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들킬 염려도 거의 없다고는 하나 자리가 불편한 건 사실이어서 행동에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오히려 서로를 더 자극했고, 더 빠져들게 한 건지도 모를 일이다.

“아흣~ 오빠, 조금만 더 빨리……”

옆으로 누운 것도 아니고 비스듬히 기댄 상태라 사실 앞 뒤로 움직이는 것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몸을 살짝 일으키자 약간의 공간이 더 확보되어 나름대로 골반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이젠 누가 옆에서 본다 해도 멈출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지은아 어떻게? 오빠 할 것 같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확실히 그녀는 이런 상황을 나보다 더 즐기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나마저 그녀만큼 몰입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지은이의 한 손이 내 엉덩이를 잡아 당겼다.

“오빠~, 나,,,,,, 흣!!”

그녀의 몸이 굳어지며 떨렸다. 절정에 도달한 것이었다. 

그 반응은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며 페니스 깊은 곳에서 뜨겁게 끓어오르던 액체를 뿜어내게 했다.

“흠!!”

나는 그녀의 골반이 으깨어질 정도로 잡아 당기며 뜨겁고 긴 사정을 시작했다. 

정액이 뿜어질 때마다 지은이의 질 속에서 끄덕이는 페니스, 그 때마다 갈라질 정도로 힘이 들어가는 복근. 

그야말로 머리 속이 새하R다.

월요일 저녁, 정확히 열흘 만에 수진이 누나 집에서 4명이 다같이 모였다. 

처음엔 태호와 누나 앞에서 지은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시선처리는 어찌해야 할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게다가 혹시나 하는 불안감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나마저 속일듯한, 너무도 태연한 지은이의 행동에 그 모든 걱정은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이래서 여자를 여우라고 하는 것인지? 

아무튼 시간이 지날수록 지은이와의 이런 은밀한 관계가 즐겁다 못해 짜릿할 지경으로까지 변해갔다. 

그리고 태호에게 품었던 미안한 감정은, 어쩌면 그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 인식이 만들어낸, 

내용물 없는 빈 상자 같은 관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다 보니 내 행동에도 불편함이 없어졌다. 

그리고 섹스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일상적인 연기에서도 지은이와의 호흡은 더욱더 조화로워지는 듯 했다.

“식탁 치우고 맥주 한 캔씩 할까?”

“배부른데, 차라리 소주 마시지예.”

“집에 소주는 없는데.”

“언니, 맥주도 없을 걸.”

“그럼 태호 니가 막내니까, 니가 갔다 와야겠다.”

“당연하지예. 퍼뜩 갔다 오께예.”

“그럼 설거지는 제가 할게요.”

“아니, 내가 할 테니까 재진이 넌 식탁만 좀 치워줘. 남자가 설거지하는 거 볼 성 사나워!”

“언니 그럼 난 뭐할까?”

“음, 넌 태호랑 같이 갔다 오던지.”

“그럴까?”

“마음대로 하세요.”

“네. 알았습니다. 히힛”

지은이가 점퍼를 가지러 방에 들어간 사이 태호에게 돈을 건네주고 식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누나는 이미 고무장갑을 낀 상태로 싱크대 속에 있는 그릇과 접시들을 크기 별로 구분하고 있었다. 

태호가 현관에 등을 돌리고 앉아 신발을 신고 있을 때 점퍼를 입으며 방에서 나오는 지은이와 눈이 마주쳤다. 

슬쩍 윙크를 날리는 지은이……

“참, 언니 빨래 돌리지 않았었어?”

“맞다. 얼마 안되니까 설거지 끝내고 언니가 널게.”

“아냐 내가 널지 뭐. 태호야 너 혼자 갔다 와.”

“그래, 그럼.”

태호가 현관문 밖으로 사라지자 지은이는 점퍼를 방에다 던져두고 욕실로 들어갔다. 

이내 들리는 지은이의 목소리,

“얼마 안되긴 뭐가 얼마 안돼! 오빠 식탁 치웠으면 이거 좀 도와줄래?

“응, 알았어.”

행주로 식탁을 닦아내고 욕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욕실로 들어서자 지은이는 빨래가 가득 담겨있는 바구니를 안고 있었다.

“오빠 이거 베란다로 가져가.”

“응.”

지은이는 내 양손에 빨래 바구니를 넘겨주는 동시에 입을 맞췄다. 

짧은 입맞춤, 문이 열려있어 수진이 누나가 접시 닦는 소리까지 바로 들리는 상황이라 당황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나를 뒤덮는 이 짜릿함은 무엇이란 말인가? 

지은이는 어벙해진 내 표정이 재미있는 듯 눈을 찡긋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먼저 가지고 가. 나머진 내가 가지고 갈게.”

“어… 어”

수진이 누나와 지은이의 방 뒤로 길게 늘어진 베란다 바닥에 빨래 바구니를 내려놓자 

총총걸음으로 지은이가 뒤따라 왔다. 

청바지 3벌, 티셔츠 몇 장을 널고 나니 침대 커버만이 바구니의 3분에 2를 채우고 있었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빨래 너는 것은 금방 끝이 났다.

“잠깐만.”

지은이는 나지막이 속삭이더니 맞은편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는 수진이 누나를 살폈다. 

그리고는 내 앞에 바짝 다가서서 양 팔로 내 목을 감싸 안았다. 

아슬아슬하면서도 짜릿한 키스가 이어졌다. 

서로의 입술에 꿀이 발라져 있는 듯 서로의 입술을 부드럽게 음미했다. 

황홀한 기분에 취해 나도 모르게 지은이의 허리를 감은 내 팔엔 점점 힘이 들어갔다. 

서로의 혀가 뒤섞이기 시작했다. 

혀의 움직임이 자극적으로 변할수록 지은이의 뜨거운 콧김이 내 인중 위로 쏟아져 내렸다. 

우리는 서로를 더더욱 세차게 부둥켜 안았다. 

잔뜩 흥분한 페니스가 지은이 아랫배 위에서 용트림을 했다. 

지은이의 허리를 감고 있던 손이 어느새 지은이의 엉덩이로 향했다. 

얇은 트레이닝 팬츠아래로 가감 없이 느껴지는 탱글탱글한 지은이의 엉덩이. 

그 엉덩이의 아랫부분을 당겨 올리자 그녀의 비너스 언덕에 맞닿아 있는 페니스에 더 강한 압박이 전해졌다. 

나는 그녀를 베란다 벽으로 몰아세워놓고 그 상태로 삽입이라도 하려는 냥 엉덩이를 실룩거렸다. 

지은이는 그런 나를 살짝 밀어내며 내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내 트레이닝 팬츠를 아래로 내려 육중하게 솟아있는 페니스를 꺼냈다.

“흡~~~……”

나도 모르게 아주 얕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지은이가 내 귀두를 물고 혀를 움직였던 것이다. 

물론 끝을 보겠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어설픈 흉내는 아니었다. 

지은이의 혀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화려하게 움직였다.

“저 왔심니더.”

고개를 뒤로 젖히고 정신이 아득해져만 갈 때, 현관문 열렸다 닫히는 소리와 함께 태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은이 역시 그 소리를 듣지 못했을 리 없었건만 귀두 위를 쓸어 올리는 혀의 움직임을 멈추려 하지 않았다. 

무슨 생각인 건지? 아니면 분위기에 취해 이성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수 없이 지은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제서야 지은이는 나를 올려다보며 야릇한 미소를 던졌다. 

그리고는 엉덩이 아래로 내려진 내 트레이닝 복을 올리며 일어섰다.

“빨래를 종일 너니?”

“빨래 널고 창 밖 구경했어.”

“이 밤에 뭐 볼게 있다고.”

수진이 누나는 막 설거지를 끝내고 고무장갑을 벗고 있었고 태호는 거실 바닥에 작은 상을 펼치고 있었다. 

이번에도 지은이는 너무도 천연덕스럽게 그 속에 파고 들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난 두 명의 지은이와 알고 지내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재진이 소 곱창 좋아해?”

“소 곱창이요?”

“응.”

“안 먹어 봤는데요?”

“그럼 내일 소 곱창 먹으러 갈까?”

“언니, 저번에 갔던 데 거기?”

“아니, 최교수님이 알려준 데 있어.”

“야~~ 근데 왜 재진이 오빠한테만 물어봐? 설마 재진이 오빠만 데리고 가려는 건 아니지?”

“재진이만 데리고 갈건 데.”

“뭐야, 그럼 우린 뭐 먹으라고?”

“집에서 밥 먹어.”

“진짜 이러기야?”

“수진이 누나, 진심인갑네. 우와, 윽수로 치사하다.”

“하하, 지은이는 내일 6시에 끝나나?”

“히히, 아니 내일 오전 수업이랑 오후 수업 하나.”

“태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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