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화 (15/17)

한 손은 말아 올린 머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입에 물려있던 고무줄을 머리 뒤로 가져갔다. 

머리를 고정하자 배꼽부분에 하나만 잠갔던 남방 단추를 풀었다. 

그 사이 힐끔거렸던 내 시선은 호기심이 극에 달해 고정이 되어버렸다. 

남방 앞 부분을 잡고 가슴을 쭉 내미는 모습, 

실은 가슴을 내밀었다기 보다 옷을 벗으려고 어깨를 뒤로 젖히는 것이었지만 

내 눈에는 가슴을 내미는 듯이 보였다. 

아무튼 그 순간 누나 가슴을 가리고 있던 하얀색 비키니가 드러났다. 

예상과는 달리 도발적이기보다 매우 심플한 디자인이었다. 

비키니라고 하면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디자인이랄까? 

그런데 평범하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도무지 시선을 거둘 수가 없었다.

“수영복 예쁘네요.”

“그치, 예쁘지?”

“네.”

“근데, 한국에선 첨 입는 거야.”

“왜요? 한국에선 바닷가 안 가셨어요?”

“아니, 한국에서 입기엔 좀 야하잖아.”

동그란 원 안에 아래 변 길이가 짧은 이등변 삼각형을 그리고 나서 남는 여백. 

물론 외국 비키니 화보에서나 볼 수 있는 젖꼭지 가리개 수준은 아니어도 

그것이 평면이 아니라 입체여서 노출의 범위는 더욱 커 보였다. 

심플한 디자인 때문에 놓치고 있었던 것이 바로 그 점이었던가 보다.

섹스는 아니었지만 누나와 한 몸이 되어 뒹굴었을 때 나는 누나의 가슴을 마음껏 주물렀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노출을 시각으로 접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더군다나 누나가 입고 있던 비키니 상의는 가슴을 가려주는 용도이지 

모양까지 잡아주는 속옷이 아니었기에 원래 가슴 모양까지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여자의 가슴은 크기로만 아름다움을 가늠할 수 없다. 

가슴의 생김새, 위치, 들렸느냐, 쳐졌느냐, 가슴이 솟은 방향, 

더 나아가서는 유두와 유륜의 크기와 색깔 등등에 따라 호불호가 나뉜다. 

물론 그 취향은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개인차가 분명한 듯 하다. 

그런 점에서 누나의 가슴 형태는 나에겐 가장 이상적인 것이었다. 

C컵이라고는 했지만 족히 D컵은 되어 보일 듯한 크기, 

그 크기 때문에 아래로 살짝 쳐져 있었으나 막 불어넣은 풍선처럼 가슴 위부터 한껏 부풀어올라있는 모양새, 

양쪽 가슴이 바깥쪽으로 살짝 벌어져 등 뒤에서 보아도 가슴의 아웃라인이 보일 것 같은 전체적인 실루엣. 

어쩌면 그날 이전의 나에겐 이상적인 가슴이란 개념이 없었던 지도 모른다. 

그날의 누나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기에 그것이 이상적인 기준이 되었던 것이 맞을 것이다. 

지금도 내가 이성으로부터 호감을 느끼는 우선 순위가 얼굴이 아니라 가슴인 것도 그 날의 영향일 것이다.

“수영복 자국 보기 싫은데.”

다리 아래서부터 오일을 발라가기 시작하던 누나가 혼잣말을 하듯 입을 열었다.

“네?”

“수영복 입은 데는 안타잖아.”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뭐, 그렇긴 하지만.”

“사실 전 여기서 혼자 태닝할 땐 다 벗고 했어요. 하하.”

“정말?”

“네. 보는 사람도 없잖아요.”

“그럼, 우리 그렇게 할까?”

“네?”

그런 말을 어찌 저렇게 거침없이 할 수 있는 걸까? 

야릇한 분위기가 흘렀던 것도 아니고 다른 의도가 있는 말투도 아닌 걸 보면 

떠오른 말을 계산 없이 그때, 그때 내 뱉는 것일 텐데……. 

“또 당황한다.”

“당황 안 했는데요.”

“당황 안 하긴, 티가 다 나는데.”

“그런가요? 근데 누난 너무 뜬금 없이 말하니까.”

“뜬금없긴. 넌 다 벗고 했다며.”

“네, 근데 혼자 있을 때 그런 거죠.”

“파라솔 가운데다 비치 타올 달아 놓으면 되잖아.”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빨래집게를 가져와 파라솔 살에 비치 타올을 매달았다. 

앉아 있어도 서로의 얼굴 정도야 다 보이지만 어차피 누워서 태닝 할 테니 더 이상 막을 필요는 없었다. 

누나는 장난 삼아 벗은 비키니를 타올 위로 들어 보였다. 

그리곤 입술을 동그랗게 말고 턱을 들어올리며 은근한 시선을 보냈다. 

그러고 보면 난 참 재미없는 놈이었다. 

뭔가 그럴싸한 반응을 보여줘야 하는데 누나 말대로 언제나 소가 닭 보듯 하는 반응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비닐 돗자리 아래 뭐 깔았어?”

“제가 가져온 얇은 이불 하나 깔아놨어요. 돗자리만 깔았더니 딱딱하더라고요.”

“안 베겨서 좋긴 한데 비오면 어쩌려고.”

“어차피 버릴 이불이에요.”

“혼자 애 많이 썼네.”

우리는 비치 타올 한 장을 경계로 삼아 나란히 누웠다. 

비치 타올의 길이가 충분하지 않아 고개만 돌리면 서로의 얼굴이 보였지만 되려 그것이 더 좋았다. 

목소리로만 전달되는 의사소통보다 눈으로 표정을 확인하며 나누는 대화가 더 즐거우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도 햇살은 뜨거웠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산바람이 더위를 식혔다. 

누나는 어느새 잠이 들어 새근새근 숨소리만 내고 있었다. 

잠든 누나의 옆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땐 턱 선도 안보였는데.’

뚱뚱한 건 아니었지만 풍만한 유부녀 같은 느낌이었다. 

낯빛도 조금 푸석해 보였고 나이도 본인의 나이보다 더 들어 보였던 듯 했다. 

물론 그 당시에도 이지적인 매력이 있었고 나름 예쁜 얼굴이긴 했지만 지금의 모습과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확실히 그랬다. 살이 빠지고 나니 얼굴 선이 드러났다. 

달걀이 아닌 약간 각이 선 아마존 여전사의 느낌이랄까? 

미끈하게 다듬어진 몸매도 그러했다. 

아침 조깅을 할 때 앞에서 뛰어가는 누나의 뒷모습을 보면 

A라인 스커트를 꽉 채우던 엉덩이의 중량감이 사라져 있었다. 

대신 복숭아를 잘라 넣은 듯한 유선형의 탄력 있어 보이는 라인, 

그 아래로 떨어지는 미끈한 허벅지와 종아리까지 솜씨 좋은 예술가가 빚어놓은 조각상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왜 가슴 크기는 변함이 없는 건지? 

여자들은 대부분 살이 빠지면 가슴 크기에서 제일 먼저 반응이 온다던데 누나는 타고난 유전자가 달랐던 걸까?

어쩌면 그랬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170이 넘는 키에, 유난히 긴 팔 다리, 

게다가 살을 뺀다 한들 타고난 체형 자체가 예뻐야 그런 라인이 나오는데 

그건 얼굴 예쁜 거 보다 더 희박한 확률이니 말이다.

“야, 재진아, 야~”

얼굴 위에 무언가 툭 떨어지는 느낌과 함께 누나의 목소리가 아련하게 들렸다.

“그만 자.”

누나의 미끈한 몸매를 떠올리고 있었는데 어느새 잠이 들었던 가보다.

“얼마나 잔 거죠? 몇 시에요?”

“한 시간쯤 잔 거 같은데. 4시 조금 넘었어.”

“누나가 먼저 잠들었는데, 누난 언제 깼어요?”

“난 아까 깼어.”

“그럼 그때 깨우시지 그러셨어요.”

“워낙 고이 자길래.”

그제서야 얼굴 위에 떨어져 있던 정체 모를 천 조각을 들어 올리며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그 순간 길게 늘어진 하얀색 끈이 작은 바람에 흔들리며 얼굴 위를 스쳤다. 

다름 아닌 누나의 비키니 상의였다. 

나를 깨운다고 얼굴 맡에 던졌던 것이 이것이었던가 보다.

“이건 앞에 캡이 있는 거에요, 없는 거에요?”

“만져보면 몰라?”

“그냥 천 조각 두세 겹 겹쳐놓은 것 같은데.”

“응. 뽕 같은 건 아니야. 물에 들어가면 비치진 말아야 하니까 덧대져 있는 거겠지.”

“특이하네요.”

“그만 감상하고 누나 등에 오일이나 발라줘.”

“이거 입으실 거에요?”

“그걸 뭐 하러 입어. 잠깐만 있어봐.”

누나의 사인을 받고 경계로 삼았던 타올을 걷어내니 

자신의 비치 타올로 가슴을 가리고 등을 돌린 채 앉아있었다. 

망설임 없이 한 손에 태닝 오일을 들고 등 위로 일정량씩 부어가며 

흘러내리는 오일을 등 전체에 고루 펴 발랐다. 

잡티 하나 없이 매끈한 피부에 오일이 더해지니 촉감이 표현하기 힘들만큼 부드러웠다.

“이 참에 어깨 주물러 드릴께요.”

“괜찮아.”

“그냥 가만 있어봐요.”

흑심을 가지고 그런 건 아니었지만 안마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 감촉을 조금 더 느끼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아프지 않아요?”

“응, 딱 좋아.”

“어깨 많이 뭉쳐 있지는 않네요.”

“나 엎드릴까?”

“어~ 본격적으로 하란 거에요? 이럼 돈 받아야 되는데.”

“누나가 아까 삼계탕 먹였으니까 쌤쌤해.”

“하하하. 알았어요.”

누나가 몸을 틀면서 바닥에 엎드렸다.

‘어~’

눈 앞에 펼쳐진 누나의 나신에 잠시 당황했다. 

등만 보이던 것과 허리 아래까지 다 드러나는 것이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차이가 컸던 탓이었다.

“어깨에 오일 좀 더 발라서 주물러줘!”

“네.”

누나의 봉긋 솟은 엉덩이와 미끈한 다리에서 애써 시선을 돌리고는 한 손에 오일을 부었다. 

자세가 잡히지 않아 양 무릎을 꿇고 누나 옆에 바짝 붙어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틈만 나면 누나의 허리 아래 라인으로 향했다.

“힘들지?”

“아뇨. 괜찮아요.”

“허리 아래 오일 발라줘.”

“네?”

“왜, 싫어?”

“아뇨.”

오일 통을 들고 누나의 엉덩이 쪽으로 돌려 앉자 마른침이 꿀꺽 넘어갔다. 

볼록 솟은 엉덩이 때문에 더 잘록해 보이는 허리에서부터 오일을 부으며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그리고 곧 산을 타듯 엉덩이 위로 손을 옮겼다.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묘하디 묘한 감촉이 말초신경을 자극했다.

“허리 위로 올라와.”

한마디 댓구도 없이 말을 타듯 누나의 허리 위에 올라 앉자 

내 엉덩이와 허벅지 밑으로 누나의 부드러운 살결이 오일에 더해져 미끌거렸다. 

아득해지는 정신을 추스르고 양 손을 누나의 엉덩이 위로 가져갔다. 

탱글탱글한 엉덩이 살의 감촉이 호흡을 어지럽혔다. 

오일을 바르는 것인지, 맛사지를 하는 것인지? 

목적을 잃은 손의 움직임은 엉덩이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손이 엉덩이 아래쪽으로 미끄러지듯 내려가자 누나의 다리가 살짝 벌어졌다. 

오일 바르기 좋으라고 그리 했겠지만 그로 인해 질 입구까지 시야에 들어왔다.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으면 온몸의 피가 입으로, 코로 역류해 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누나의 종아리에 시선을 고정하고 누나의 엉덩이 위로 옮겨 앉았다. 

이건 또 무슨 감촉인가? 

내 엉덩이에 전해지는 누나의 엉덩이 촉감은 손으로 만지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었다. 

이건 도대체 설명이 안 되는, 상상조차 못했던 느낌이었다. 

엉덩이를 휘저어보고 싶었지만 여전히 노골적인 것은 싫었다. 

대신 꿇었던 무릎을 세워 앉았다. 

그러면 엉덩이에 체중이 더 실릴 것이고 닿는 면적도 더 커질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맞닿아 있는 풍선 두 개를 더 큰 힘으로 압박하는 듯한 형상이 되었던 것이다.

허리를 숙여 누나의 뒷 허벅지에도 오일을 발라갔다. 

어느 정도의 두께감과 탄탄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손이 종아리 쪽으로 뻗어 내려가자 맞물려 있던 엉덩이 역시 허벅지 위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풍선으로 만들어진 미끄럼틀에서 미끌어지는 느낌이랄까? 

서둘러 발목까지 마무리하고 엉덩이를 누나 엉덩이 위로 다시 밀어 올렸다.

“다 했으면 너도 엎드려.”

“저도 해 주시게요?”

“너 혼자 등에 오일 바를 수 있어?”

“아뇨.”

“그러니까 해 줘야지. 근데 그 동안은 어떻게 했데?”

“등은 못했죠.”

누나가 비킨 자리에 그대로 엎드렸다. 

발기된 페니스가 아랫배에 깔린 것이 약간은 고통스러웠지만 

상상하기도 힘든 경험에 대한 대가 정도라 여겼다.

발목에서부터 오일을 바르는 누나의 손길이 전해졌다. 

내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은 듯 했다. 

종아리를 타고 올라온 누나의 손은 어느덧 허벅지에 다다랐다. 

허공에서 오일이 떨어지는 동시에 한 손이 부드럽게 움직이다 이내 오일 통을 내려놓은 손까지 보조를 맞추었다.

누나의 몸이 움직이는가 싶더니 종아리 위에 까칠한 감촉이 전해졌다. 

그리고 일반적인 느낌의 살결이 아닌 촉촉하고도 뜨거운 열기를 가진 것이 닿았다. 

그것은 마치 입술로 종아리를 탐하는 것과도 흡사한 느낌이었다. 

누나는 양팔을 허벅지 위에 지지하고 허리를 움직였다.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누나의 모습을 떠올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누나의 손이 사타구니 깊숙한 곳까지 뻗쳐와 고환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슬아슬한 기분에 취해 몽환에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 했다. 

누나가 자세를 고쳐 잡는지 잠시 손이 내 허벅지에서 멀어졌다. 

그리고는 벌어진 내 다리를 모으며 그 위에 걸쳐 앉았다. 

엉덩이 위로 오일이 흥건히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엔 손이 아니었다. 

물컹한 무엇, 바로 누나의 가슴이 내 엉덩이를 비비기 시작한 것이다. 

이 부드러움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감각 기관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스파크가 일어나는 것 같았다. 

이러다 불이 붙어 버리면 순식간에 재조차 남기지 않고 모조리 타버리지 않을지. 

누나는 정말 불을 붙일 모양으로 온 몸을 내 몸 위에 싣고 미끄럼을 타듯 앞 뒤로 움직였다. 

이제 몸과 몸이 대화를 하는 순간이었다. 

누나의 가슴이 어깨까지 올라왔다 허벅지까지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까실까실한 음모까지 등줄기 위로 전해졌다. 

몸을 바로 하고 누우면 저절로 삽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랫배에 깔려서 꿈틀 되는 페니스가 애처로울 뿐이었다. 

누나의 움직임이 멈추더니 상체를 세우는 듯 했다. 

곧 엉덩이와 엉덩이가 맷돌처럼 맞물려 빙글빙글 돌아갔다. 

내가 해보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을 누나는 서스름 없이 하고 있었다. 

누나도 이 기분이 머리 속에 진하게 남아있었던가 보다. 

내 허리를 잡고 있던 누나의 양손이 내 허벅지 위를 눌렀다. 

숙이고 있던 상체가 뒤로 넘어갈 듯한 모양새일 것이다. 

그런 만큼 엉덩이 닿는 부위도 움직임도 모두 새로웠다.

얼마나 지났을까 누나가 쓰러지듯 내 등을 덮쳐왔다. 

그리고는 거친 숨을 내 귓가에 뿜어냈다. 

귓바퀴를 타고 전해지는 헐떡거리는 숨소리와 뜨거운 숨결 뒤로 누나의 입술이 귓불에 닿았다. 

순간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나도 모르게 몸이 꿈틀거리다 경직되었다. 

누나의 입술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귓바퀴를 타고 돌며 그 사이에서 혀가 교묘하게 팔랑거렸다. 

동시에 누나의 손이 바닥과 닿아있는 내 가슴 사이의 틈을 파고 들어 젖꼭지를 찾았다. 

상체를 살짝 들어올려주자 고개를 숙이며 내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나를 어디까지 몰고 가려는지 혀와 손가락은 절묘하기 짝이 없게 움직이고 또 움직였다.

흥건하게 발라진 오일 때문에 굳이 몸을 띄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세를 바꿀 수 있었다. 

나는 몸을 돌려 누웠고 누나는 여전히 그 위에 몸을 포개고 나를 덮쳤다. 

가슴과 가슴이 맞닿고 배와 배가 맞닿고 허벅지와 허벅지가 맞닿았다. 

내 가슴 위에서 뭉그러지는 누나 가슴 감촉도 좋았지만 

허벅지 위에 닿는 누나의 허벅지 감촉은 나를 더욱 혼미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나의 성감대는 허벅지 위에도 고루 퍼져 있는가 보다.

입술은 스칠 듯 닿았지만 혀는 그 사이에서 뻣뻣해 지기도 하고 부드러워지기도 하면서 진하게 뒤섞였다. 

그 순간에도 나의 양 손은 누나의 등에서 허리와 엉덩이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였다. 

딱딱한 바닥에 짓눌려 있던 페니스도 이제 나와 누나의 아랫배 사이에 끼어 있었다. 

더 큰 압박을 만들기 위해 누나의 엉덩이를 쥐고 당겼다. 

누나도 삽입하지 못해 애달아 하는 마음을 알았는지 엉덩이를 밀며 양 옆으로 비벼주기까지 했다. 

누나의 까실까실한 음모가 페니스 아랫부분을 잠식하는 순간이었다.

누나가 내 가슴팍에 양팔을 지지하고 서서히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엉덩이를 좌우로 살짝 움직이니 

누나의 꽃잎 사이에 내 얼굴로 향해 있던 페니스 아랫부분이 맞물리는 듯 했다. 

음미할 겨를도 없이 누나의 엉덩이가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건 엉덩이지만 보이지 않는 그 곳에서 

누나의 꽃잎이 내 페니스 기둥을 은밀하게 대패질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나의 질에서 쏟아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에 힘줄까지 곤두서있는 페니스가 불타듯 달아 올랐다. 

아마 용광로 속에서 붉게 달궈진 철 기둥과 같지 않을까? 

그러나 느낌은 부드럽고 또 부드럽고 한없이 부드러웠다. 

애액도 끝임 없이 흘러나오는지 쩌걱거리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이미 오일은 그 애액에 다 씻겨 갔는지도 모를 일이다.

꿈이 아닌 것도 확인하고 싶었고 누나의 표정도 궁금해서 힘겹게 눈을 떴다. 

누나는 자신의 아랫입술을 깨물며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있었다. 

눈 조차 뜨지 못하는 것이 완전히 몰입되어버린 듯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 손을 내 허벅지 위로 뻗으며 상체를 뒤로 젖혔다. 

그 순간 육중한 가슴이 앞으로 밀려 나오며 내 시선을 앗아가 버렸다. 

처음으로 보는 누나의 가슴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예쁘고, 훨씬 탄력 있어 보였다.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 쥔 것만한 옅은 고동색의 유륜은 팽팽하게 팽창해 빛을 머금고 있었고 

그 중심에 자리한 유두는 적절한 크기로 볼록해져 있었다. 

당장에라도 입에 머금고 마음껏 빨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자신도 어쩌지 못하고 있는 누나의 표정과 움직임을 보는 것도 

이 순간이 아니면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우리가 이미 섹스를 했던 사이라면 이런 애달픈 설렘과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기회는 있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내 허리 양 옆에서 무릎을 구부린 채 놓여진 누나의 매끄러운 허벅지를 손가락을 세워 천천히 긁어 내려왔다. 

순간 앙다물고 있던 누나의 입술이 벌어지며 얕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뒤로 젖혀졌던 상체가 다시 앞으로 쏠렸다. 

내 가슴팍에 누나의 양 팔이 놓이자 그 사이에서 거대한 가슴이 맞물리며 찌그러졌다. 

허벅지를 긁던 손이 홀린 듯 그곳으로 향했다. 

살짝 솟은 유두가 검지와 중지 사이에 맞물리는 것을 느끼곤 앞뒤로 움직였다. 

내 페니스가 누나의 꽃잎에 맞물려 대패질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누나의 양쪽 젖꼭지도 내 손가락 사이에서 대패질을 당했다.

어지러워진 호흡을 잡으려는지 아니면 젖꼭지로 전달되는 흥분 때문인지 누나의 움직임이 잠시 멈췄다. 

그런데 멈춘 순간의 누나 꽃잎 위치가 나의 귀두 끝 부분이었다. 

꽃잎이 귀두를 머금고 있는, 어찌 보면 귀두의 절반이 질 입구에 맞물려 있는 것이었다. 

그 정도 만으로도 누나의 질 속이 얼마나 뜨거운지, 얼마나 젖어있는지 가감 없이 전달되어 왔다. 

조금 전과는 다르게 누나 허리의 움직임이 아주 짧고 간결해져 있었다. 

속도도 매우 느려진 것 같았지만 

막상 귀두 끝에 다다르는 순간에는 재빠르게 움직이다 스냅을 주는 것처럼 탁 튕기며 순식간에 멈췄다. 

그러면 내 페니스도 그 충격에 미세하게나마 튕겨 올라가는데 

그 타이밍이 절묘해서 꽃잎 속으로 귀두의 3분의 2나 머금어졌다. 

정말이지 그 순간엔 온몸의 찌릿찌릿하다 못해 심장이 머질 것만 같았다. 

누나 역시도 온 몸이 경직되며 파르르 떠는 것이 나 못지 않은 쾌감을 전율하고 있었다.

누나는 이런 행위를 이미 경험해 보았던 것일까? 

그런 건 아닌 듯 했다. 

그저 이 상황에 몰입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리라. 

결국 삽입과 사정만이 섹스의 전부가 아니란 것이다. 

그 과정 곳곳에 생각지 못한 흥분과 쾌락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발견하고 끌어내느냐? 

그에 대한 절대적인 답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저 그 순간순간을 느끼고자 절제했을 뿐이다. 

물론 누나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그 두 마음이 다르지 않았기에 삽입의 강렬한 충동에서 조급해하지 않고 새로운 쾌락을 찾아냈던 것이 아닐까?

누나는 또다시 호흡을 잃고 내 몸 위로 쓰러졌다. 

내 가슴위로 전해지는 누나의 심장박동이 전에 없이 흩트려져 있었다. 

한 손으론 누나의 등을 다른 손으론 누나의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거칠어진 숨소리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누나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어왔다. 

그 상태로 한참 동안 서로의 입술을 빨고, 혀를 음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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