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이 누나의 엉덩이도 실룩거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어찌 해보면 그대로 삽입이 될 것도 같은데 교묘하게 질 입구에서만 스쳐 지나치기를 반복했다.
누나가 상체를 일으키며 귀두 아랫부분을 엄지손가락으로 지긋이 눌렀다.
페니스 몸통은 꽃잎 속에 머금어진 상태였고 귀두는 누나의 엄지손가락 밑에 결박 당해있던 꼴이었다.
누나의 대패질이 시작될 때 엄지손가락 역시 귀두 아랫부분을 재빠르게 공략해갔다.
질끈 감겨진 눈은 당최 떠지질 않았다.
눈에 보이진 않아도 상당한 양의 애액이 요도를 타고 흘러나오는 것도 느껴졌다.
“아~~ 누나.”
사정이 바로 코앞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스러웠다.
언제 내가 여기까지 몰려있었던가 싶었다.
그러나 더욱 격렬하게 몰아붙이는 누나의 움직임에 모든 것이 순식간이었다.
“나…… 싸…요.”
말이 나오는 순간에 희멀건 정액이 내 배 위에서 심지어 가슴 위까지 쏘아지듯 쭈욱쭈욱 뿜어져 나왔다.
누나는 한 방울이라도 더 짜내려는 듯 마지막까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사정이 끝났음에도 페니스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그 때문에 누나는 내가 아직 끝을 보지 못했다고 오해를 한 것 같았다.
아니 그건 오해가 아닐 수도 있었다.
이전까지는 사정을 하고 나면 페니스가 굉장히 예민해져 작은 접촉에도 아파했었는데
그 때는 사정만 했다 뿐이지 페니스의 기세는 여전했으니 말이다.
“아~ 사정하는 모습 너무 강렬해. 재진아 나도 느끼고 싶어.”
힘겹게 그 말을 내뱉고는 뒤로 쓰러지듯 누워버렸다.
나는 옆에 있던 수건으로 내 몸에 뿜어진 정액을 황급히 닦고 일어나 앉았다.
누나는 내 바로 앞에서 양 다리를 세우고 클리를 마구 비비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알 지 못했다.
“제가 해 드릴까요?”
“아니 내 옆으로…….”
누나 옆 쪽으로 다가가자 마중을 나오는 듯 아직도 건재한 내 페니스에 손을 뻗었다.
“더 가까이 와.”
누나의 이끌림에 얼굴 옆쪽으로 바짝 다가 앉자 페니스를 입 속으로 쑤욱 삼켜버렸다.
입으론 내 페니스 한 가득 물고 한 손으론 자신의 클리를 드러나게 벌리며
다른 손으론 그 클리를 사정없이 비비는 모습이 너무나도 자극적이고 음란해 보였다.
‘이렇게 두어도 되는 것인가?’
누나의 얼굴을 타고 넘어갔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클리를 혀로 핥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기다렸던 것인지, 누나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내 페니스를 빨아댔다.
또다시 정신이 아득해져 왔다.
그러나 이 도발을 선택한 것은 내가 느끼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 목적을 상기시키며 멀어져 가는 정신을 수습했다.
클리 주위에서 현란하게 움직이는 내 혀에 누나는 점점 페이스를 잃어가는 듯 했다.
형수님과 관계하면서 나름대로 오랄엔 눈을 떴다고 생각했기에 그대로 느끼게 해줄 자신감이 있었다.
짙은 분홍색의 클리토리스를 입술로 물고 쪽쪽 빨아도 보다가 혀로 감아도 보았다.
사방에서 움직이는 혀의 움직임에 누나의 몸이 떨리기도 하고 꿈틀거리기도 했다.
나는 그런 누나의 반응을 확인하며 누나가 원하는 움직임을 하나하나 짜맞추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질 사이에서 시럽 같이 투명한 애액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전부터 조금씩 흘러나왔겠지만 눈으로 그 차이를 알 수 있을만한 양이었다.
“아~~~ 재진아……. 나 할 것 같아.”
그 애액이 신호였던가 보다.
절정의 순간 바로 앞에서 누나는 엉덩이를 밀어 올리며 더 큰 자극을 요구했다.
나는 혀 끝을 세워 클리토리스를 직각으로 찍어 누르며 꿈틀꿈틀 움직였다.
“재진아 잠깐만…….”
“아파요?”
“아니, 너랑 동시에 느끼고 싶어. 아까처럼 내 옆으로 와줘.”
옆으로 다가가 한쪽 허벅지를 내어주자 그 위에 머리를 올리며 내 페니스를 쥐었다.
페니스를 쥔 손이 천천히 움직이는 동시에 다른 손이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비비기 시작했다.
허벅지에 힘이 잔뜩 실리는 순간 누나의 머리가 더 가까이 다가 오더니 귀두를 입 속으로 가져가 버렸다.
그 속에서 혀가 나풀나풀 움직이며 귀두를 쓸고 지나갔다.
저절로 누나의 가슴 위에 손이 뻗쳤다.
이리저리 가슴을 주물럭거리다 검지로 유두를 문질렀다.
허리가 휘고 몸이 꿈틀거리는 모습에 또 다시 동공이 풀려갔다.
클리토리스에 닿아있는 누나의 손길이 바빠지자 내 페니스를 쥐고 있는 손의 움직임은 둔해졌다.
흥분이 더할수록 혀도 움직이지 못했다.
더 몰입을 할 수 있도록 손을 거두어주고 내 손으로 페니스를 잡았다.
여전히 벌어져 있는 누나의 입술 안에 귀두를 박고선 자위를 시작했다.
그녀의 손놀림이 점점 빨라지자 가슴의 출렁임도 더욱 거세져 시각을 예민하게 만들었다.
귀두를 물고 있는 입술 사이에선 거친 호흡과 신음 소리가 뒤섞이며 내 청각을 자극했다.
맞닿아있는 서로의 살결과 한번씩 휘감는 혀 놀림에 촉각은 곤두서버렸다.
주위를 둘러싼 음탕한 향기가 코로 스며들어 후각을 마비시키는 듯 했다.
그래서 섹스는 맛있는 것인가?
절정이 코앞에 다다랐는지 누나의 몸이 이쪽저쪽으로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니 내 손이 더욱 세차게 움직여졌다.
가슴엔 땀이 주르륵 흐르고 허벅지는 돌처럼 굳어져 갔다.
“아~~~~~~~”
단발마의 신음을 토해내더니 몸을 부르르 떨었다.
드디어 기나긴 육욕의 끝에 다다른 것이었다.
오르가슴의 여운이 쉬 사라지지 않는지 경직된 몸은 쉽사리 돌아올 줄 몰랐다.
그 때 나의 페니스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타이밍을 맞춘다는 것이 음란한 누나의 모습에 매료되어 늦어져 버린 것이었다.
“아~~ 누나 나 나와요.”
“그대로, 그대로 싸.”
그 말은 입 속에다 사정하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무슨 생각에서인지 그녀의 얼굴 위에 내 정액을 뿌리는 모습이 떠올랐다.
“누나 얼굴에다 싸고 싶어요.”
페니스를 입술에서 거두려는 찰라 이미 사정이 시작되었다.
덕분에 그녀의 입에도, 그녀의 얼굴에도 정액이 골고루 뿜어졌다.
사정의 순간에 느끼는 쾌감이야 익숙하지만
내 정액으로 누나의 얼굴을 더럽히면서 느껴지는 쾌락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아~~ 나 또 해.”
그녀의 절정을 확인하고 사정을 한 것인데 다시 그녀가 오르가즘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를 더럽히는 것에서 쾌락을 얻고 그녀는 나로부터 더럽혀지는 것으로 쾌락을 얻었단 말인가?
삽입까지 가지 못한, 섹스가 아닐 수도 있는 섹스에서
그 동안 느껴보지 못한 아니 상상하지도 못한 오만 가지 쾌락을 다 경험한 채 우리는 쓰러졌다
짙은 어둠이 드리워진 황량한 사막의 한 가운데서 모닥불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고 있었다. 바위에 몸을 기댄 채 하늘을 보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머리 위로 쏟아질 듯 했다. 긴 여운을 가진 승냥이의 울음소리가 적막한 밤공기를 가르며 메아리 쳤다. 그것도 잠시 모래 폭풍이 강하게 휘몰아치기 시작하니 승냥이의 울음소리마저 사라져버렸다.
잠을 청하려는 순간 강한 모래폭풍을 뚫고 말발굽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스쳐가는 소리인줄 알았지만 점점 가깝게 들려왔다. 왠지 모를 두려움에 땅바닥에 내려두었던 칼자루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소리가 가까워지는 어둠 속을 노려보았다. 드디어 미친 듯이 질주해오는 어둠보다 더 검은 말 한 마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러나 내 경계를 알아차린 것인지 열댓 걸음 앞에서 앞발을 허공에 휘저으며 멈춰 섰다.
말 위에서 나를 응시하는 시선, 살기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망토에 달린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어 아무것도 가늠할 수가 없었다. 잠시 후 말을 옆으로 세우더니 망토 아래에 숨겨졌던 손을 내밀었다. 잘 다듬어진 긴 손톱, 군살 없는 길죽한 손가락, 솜털조차 보이지 않는 매끈하고 가냘픈 여인의 팔, 그것만으로도 이국의 여인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나는 그 손을 잡고 그 뒤에 올라탔다.
거친 모래폭풍 속을 얼마나 달렸을까? 거대한 바위절벽 아래에 몇 개의 천막이 있는 것이 보였다. 사람의 모습은 없었지만 횃불이 군데군데 어둠을 밝히고 있었고 말뚝에 매어진 몇 필에 말이 푸드득 소리를 내고 있었다.
여인은 가장 깊숙이 자리 잡은 천막 앞에 나를 내려주고는 말머리를 돌렸다. 누구도 이끄는 사람이 없었지만 한 팔로 천막 문을 걷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열명 정도가 들어갈만한 천막 안은 연주문양, 포도당초문양, 수렵문양들이 화려하게 새겨진 카펫들이 깔려있었다. 그 중앙에선 작은 일렁임도 없는 모닥불이 깊은 밤의 어둠을 외로이 밝히고 있었다.
그나저나 도대체 여긴 어디인가? 내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온 것일까? 거울에 비친 내 행색을 보니 사막을 여행하는, 그것도 아라비안 나이트에서나 나올 법한 여행자의 모습이었다. 맞은편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더니 두 명의 여인이 소리 없이 들어왔다. 머리와 귀, 목, 허리, 팔목, 발목에는 화려한 귀금속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장신구에 마치 밸리 춤을 추는 무희가 입는 듯한 속이 훤히 비치는 옷을 입고 있었다. 머리 쓰게도 그러했지만 얼굴을 가리고 있는 베일 역시도 얼마나 얇은지 이목구비 뚜렷한 이국 여인의 얼굴이 그대로 비쳐졌다. 순간 이곳이 매음굴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러기엔 모든 것이 너무나도 호사스러워 보였고 그들의 생김새, 행동거지 하나하나조차도 예사롭지 않았다.
그 중 한 여인이 먼저 다가와 내 손에 들린 장검을 두 손으로 받아 들고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나머지 한 여인이 내 뒤로 다가와 허리를 묶고 있던 긴 끈을 풀었다. 검을 내려놓은 여인이 다가오자 나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양 팔을 옆으로 뻗고 있었다. 한마디 대화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리 물 흘러가듯 진행되는지 나조차도 의아스러웠다. 내 몸을 감싸고 있던 두툼한 도포가 어깨아래로 떨어지자 한 여인은 상의를 나머지 여인은 하의를 벗겼다. 나는 금새 벌거벗겨진 채로 그곳에 서게 되었다. 그녀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를 새로운 곳으로 이끌었다.
여인들이 들어왔던 문으로 따라 나가자 밖이 아니라 다른 천막의 내부였다. 두 막사가 맞닿아 있었던 모양이다. 중앙에 자리한 거대한 나무통에서 수증기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그녀들이 안내하는 대로 작은 받침대를 밟고서 따뜻한 물이 가득 차있는 나무통으로 들어갔다. 물 속에 몸을 담그자 긴장감이 풀리기 시작했다. 여전히 이곳이 어디인지, 그들이 누구인지, 무슨 목적인지조차 알지 못하면서도 경계심, 의구심, 호기심 같은 것들이 모조리 사라져갔다.
맞은편 수면 위에서 물결이 일어 내 가슴팍으로 밀려왔다. 눈을 떠보니 두 여인 중 하나가 나신인 채로 발을 담그며 들어오고 있었다. 수면 위에서 피어 오르는 수증기가 용오름을 하듯 군더더기 없는 그녀의 몸을 휘 감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환상적인 모습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이번엔 뒤에서 물결 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금새 매끈한 살결과 크고 부드러운 가슴이 등으로 전해져 왔다.
두 여인이 앞 뒤에서 두 손으로 머금은 물을 가슴과 어깨에 부었다. 그리고는 피곤에 지친 근육을 그 매끄러운 손으로 어루만졌다. 찌든 땀과 범벅이 된 사막모래와 오물들이 씻겨나가며 나른함에 취해가기 시작했다.
몽롱한 기분이 되어 물 속에서 그녀들의 몸을 더듬었다. 너무나도 부드럽고 환상적인 촉감에 손의 움직임이 멎지 않았다. 등 뒤에 몸을 맞대고 앉아있는 여인의 허벅지를 따라 사타구니로 그리고 음부 앞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음모를 모두 제거했는지 음부 위에 닿은 손엔 까실까실한 촉감이 전해지지 않았다. 음모가 없어서인지 그 느낌이 무척이나 색달랐다. 검지와 약지로 음부의 틈을 벌리며 중지로 클리를 매만졌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내 목을 끌어 안으며 얼굴을 기댔다. 내 시야가 볼 수 없는 각도인데도 내 손가락 움직임에 반응하는 그녀의 표정이 모두 보였다. 등에 얼굴을 기댄 채 입술을 벌리기도 하고 어금니를 깨물기도 하면서 들리지 않는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윽고 중지 손가락을 밀어 넣자 그녀가 엉덩이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파도가 일 듯 수면 위로 물결이 요동치고 물결끼리 부딪히며 공중에 뿌려졌다. 앞에 있던 여인도 나에게 다가와선 입술을 맞추고 혀를 밀어 넣었다. 물 속에선 그녀의 손이 우람하게 솟은 내 페니스를 담금질을 했고 뒤에 앉은 여인은 내 양쪽 젖꼭지를 무두질 했다.
앞에 있던 여인이 뒤로 물러나며 수면 위로 몸을 일으켰다. 매끄러운 살결을 타고 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야릇한 눈빛을 보내다 이내 등을 돌리고는 머리를 살짝 흔들었다. 실크처럼 얇고 윤기 나는 긴 머리가 등뒤에서 나부꼈다.
나무통 난간을 잡고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리니 내 눈 앞에 그녀의 음부가 그대로 드러났다. 다리가 살짝 벌어지는가 싶더니 갈라진 음부 사이를 부드럽게 오가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보였다.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며 엉덩이가 실룩거렸다. 급기야 손가락이 질 속으로 파고들고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처럼 그녀의 온 몸이 요동쳤다.
내 뒤에 자리한 여인은 여전히 내 귀를 빨며 내 페니스와 젖꼭지를 더욱 세차게 잠식해왔다.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자 입술을 벌리며 혀를 내밀었다. 허공에서 칼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것처럼 혀가 부딪혔다. 타액이 섞이고 섞이다 수면 위로 주르륵 떨어졌다.
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앞에서 홀로 자위하는 여인이 애타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 손은 여전히 자신의 질을 격렬하게 헤집고 있었고 다른 손은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고 젖꼭지를 강하게 비틀어 댔다. 그 모습에 홀린 듯 일어나 뒤에 다가섰다. 질 속을 자극하던 그녀의 손이 우뚝 솟은 나의 페니스를 질 입구로 이끌었다. 귀두가 박히자 그녀가 엉덩이를 주욱 밀었다. 우둘두둘한 질 벽이 귀두 위로 고스란히 느껴지며 깊숙이 삽입되자 양 팔을 뒤로 하여 내 엉덩이를 강하게 쥐어짰다. 나 역시도 그녀의 양 가슴을 쥐어 당기며 입술을 포갰다. 혀의 움직임만큼이나 느리게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출렁이는 물결이 허벅지에 부딪히고는 하얗게 부서졌다.
허리의 움직임이 거세지자 그녀는 쾌락에 몸부림치며 앞으로 허리를 숙였다. 그 순간 등 뒤에 앉았던 여인이 옆으로 다가와 키스를 퍼부으며 내 손을 자신의 음부로 이끌었다. 질 입구부터 애액으로 얼룩져 손가락을 밀어 넣는 게 아니라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손가락이 질 벽을 긁으며 들어가자 그녀는 내 위팔을 움켜잡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숨이 끊어질 듯한 반응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니, 사실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었다. 한동안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가쁜 숨을 몰아 쉰 그녀는 호흡이 잦아들자마자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앞에 엎드린 여인도 알아서 엉덩이를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그저 욕정으로 충만해진 몸뚱이를 맡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어느새 우리 셋은 내가 처음 들어섰던 천막의 호사스러운 카펫 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내 앞에서 네발 짐승처럼 엎드려 나를 돌아보는 두 시선을 달래기라도 하듯 실크보다도 더 가늘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양손에 잡고 그녀들의 음부를 번갈아 가며 들쑤셨다. 한 여인의 질에서 빠져 나온 페니스가 다른 여인의 질 속을 가르고 들어갈 때면 그 사이를 못 참고 애처로운 눈빛과 몸짓을 보냈다. 그 안타까움이 커질수록 쾌락의 강도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또 커졌다.
두 여인이 내 앞에서 보란 듯이 솜털 하나 없는 서로의 음부를 빨아 댔다. 그러다 무릎을 맞대고 앉아 서로의 젖꼭지끼리 비벼가며 키스를 했다. 그 와중에 틈만 나면 누구 할거 없이 나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냈다.
“쒸이익~”
모닥불 사이를 뚫고 온 화살이 내 광대뼈를 스치고 지나가며 한 여인의 관자놀이를 그대로 꿰뚫었다. 뒤이어 모닥불을 뛰어넘는 검은 그림자는 내 몸까지 단번에 넘어 나머지 여인의 목을 단칼에 날려버렸다. 머리 없는 몸통이 경련을 하더니 잘려나간 목에서 피가 사정없이 솟구쳐 나왔다. 두 여인이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절명했을 정도로 모든 것이 일순간이었다. 놀랄 겨를도, 정신을 추스를 경황도 없었다.
복면의 괴한은 카펫 바닥에 넋을 잃고 앉아 있는 나의 뒷덜미를 잡아 일으켰다. 무엇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 손에 의해 천막 밖으로 끌려나가는 순간 카펫 바닥에 나 뒹구는 두 여인의 주검이 커다란 구렁이로 변해가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다. 소름이 돋고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제서야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목덜미를 잡아 끄는 손길이 나를 구원하기 위한 손길이란 것도 알았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인지 막사 밖은 여전히 조용했다. 괴한의 등뒤에 바짝 붙어 막사와 암벽 그 사이로 숨어 들어갔다. 괴한은 이리로 침입을 했던 모양인지 끈 하나가 암벽 위에서부터 길게 늘어져 있었다. 다리를 줄에 꼬고 팔에 힘을 덜며 암벽을 올랐다. 나 자신에 대해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줄을 타고 오르는 이 어려운 일이 꽤나 익숙한 것처럼 몸에 배어있었다.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바위산 꼭대기에 다다르자 이렇게 높이 올라왔던가 싶을 정도로 아래가 까마득히 보였다. 그런데 그 아래 땅이 요동치는가 싶더니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 높은 곳에서도 식별이 될 만큼 거대한 뱀들이 우글거리는 것이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뒷걸음을 치다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고 말았다. 놀란 가슴이 쉬 진정되지 않고 두려움에 오한이 들 지경이었다.
푸드득거리는 말 소리가 바로 등 뒤에서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나를 구한 그 사람이 말 위에 앉아 나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두 사람을 등에 실은 말은 무게감 따위는 느끼지 못하는지 너무도 가볍게 대지를 박차고 달렸다. 황야를 지나고, 숲을 지나고, 끝도 없는 모래사막을 쉬지 않고 달리면서도 지치는 기색조차 없었다. 그 사이 깜깜했던 밤의 흔적은 오간 데 없고 해는 이미 중천에 걸려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모래 사막 저 끝에 숲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단지 몇 그루의 나무만 서있는 것 같은 장소가 보였다. 이런 황량한 모래사막에 있을 수 없는 모습이지만 너무도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말을 달려 그 곳에 도착하자 멀리서 보던 것보다 더 믿기 어려운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주위를 빙 둘러싼 나무 숲 한가운데 에메랄드 빛을 내는 작은 연못이 있었고 맞은 편으로 보이는 거대한 바위 위에선 햇빛을 머금은 물줄기가 하얗게 부서지며 떨어지고 있었다.
내 앞에 앉은 정체 모를 은인이 말에서 내려 연못가에 서자 이름 모를 오색깃털의 새들이 아름답게 지저귀며 연못 위를 가로질러 날아왔다. 마치 뭔가를 기다리는 듯 주위를 빙글빙글 돌더니 그가 양팔을 옆으로 뻗자 그를 뒤덮고 있던 망토를 부리로 물고 공중으로 벗겨내었다. 허공에 장막처럼 펼쳐졌던 망토자락이 땅바닥에 떨어진 순간 그곳에는 남자가 아닌 여인이 나신인 채로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실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검은 머리카락, 태양빛을 머금고 있는 우유 빛 피부, 호리병 같이 흐르는 실루엣, 이 세상 사람의 모습이 아닌 듯 했다. 그녀가 연못을 헤엄쳐 건너편 폭포 아래로 갈 때까지 나는 말 위에서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온 몸에서 은색 물방울을 떨어뜨리며 바위 위로 올라선 그녀가 몸을 돌렸다. 드디어 그녀의 얼굴이 내 눈에 비쳐진 순간이었다. 세상에 공존하는 모든 수식어를 다 사용해도 모자를 만큼 너무도 아릿다웠다. 그토록 아름다운 여인이 나에게 손짓을 하니 마술에 걸린 것처럼 몸이 절러 움직였다. 어느새 연못을 가르고 그녀 옆에 다가가선 그녀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녀가 이끄는 대로 폭포 아래에 서서 세차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았다.
등 뒤에서 물컹하면서도 부드러운 살결이 따뜻한 체온과 함께 전해졌다. 그녀의 손은 몸 위로 흐르는 물처럼 내 가슴 위에서 갈비뼈를 타고 복근의 골을 지나 허벅지까지 스쳐갔다. 어깨 위로 그녀의 입술이 닿았다. 그와 동시에 허벅지 위에 올려졌던 손이 사타구니를 파고 들며 페니스를 덮쳤다. 갈 곳을 찾지 못하던 양 손이 반사적으로 그녀의 골반을 잡았다. 그녀의 손이 부드럽게 움직이자 페니스가 하늘을 향해 꼿꼿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야릇한 기분에 휩싸이며 눈을 뜰 수 없을 지경까지 몰려갔다.
어느새 우리는 은백색의 고운 모래밭 위에 있었다. 그녀는 나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내 페니스를 입에 물었다. 그저 입 속에 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선 혀가 끊임없이 움직였다. 그녀의 손아귀에 잡힌 양쪽 엉덩이에 힘이 바짝 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입 밖으로 빼낸 페니스를 내 아랫배에 밀어 붙이며 그 바람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음낭을 입 속에 품었다. 그녀의 혀가 또다시 음낭을 자극해 왔다. 절로 입이 벌어지며 긴 여운을 가진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것만으로도 정신을 가눌 수 없을 지경인데 꼿꼿이 세운 그녀의 혀끝이 페니스 몸통 아래를 핥아 올라와 귀두 아래를 간지럽혔다. 제발 그만 멈추라고 말하고 싶었다. 정말 멈추기를 원해서가 아니라 흥분이 극에 달하니 그 표현 밖에 떠오르질 않은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꿇었던 무릎을 펴고 서더니 말에 매어졌던 긴 장검을 빼 들고 다가왔다. 그리고는 칼자루를 나에게 넘겨주었다. 칼자루를 손에 받아 드는 순간 시퍼렇게 날이 서있던 장검이 순식간에 모래가 되어 바닥에 뿌려졌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늘은 여전히 구름 한 점 없이 눈부시기만 한데 비가 쏟아지는 것이었다. 진귀한 장면의 연속이었다.
그녀가 두 팔을 들어 손으로 비를 받으며 나무 아래로 천천히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열댓 발짝 멀어졌을 때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미소를 지었다. 덩달아 미소를 머금으며 그녀의 뒤를 쫓았다. 길쭉하게 솟은 나무 아래에서 몸을 돌리곤 등을 기댔다. 그녀 앞으로 바짝 다가서자 서로의 얼굴엔 미소가 사라지고 야릇한 시선만이 남았다.
내가 그녀의 허벅지 한쪽을 들어 올리는 순간 그녀가 나의 목을 감싸 안았다. 다시 한번 뜨겁고도 끈적한 시선을 주고 받으며 격렬하게 서로의 입술을 부딪혔다. 간혹 입술이 떨어져도 혀는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사타구니 사이에 낀 페니스 위로 미끌미끌한 액이 주르륵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의 입 속에서 노닐던 혀를 거둔 후 그녀의 몸을 세차게 돌렸다. 그리고 두세 걸음 물러나 팔짱을 끼고 말 없이 섰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처럼 나무에 두 손을 기대고 다리를 살짝 벌렸다. 그리고 허리를 당기며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렸다. 엉덩이 골 아래로 꿀을 머금은 채 번들거리는 짙은 분홍의 음부가 드러났다. 그래도 다가서지 않자 고개를 돌려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응시했다. 한 발짝, 두 발짝, 세 발짝, 드디어 그녀 엉덩이 뒤에 스칠 듯 다가서 그녀의 갈라진 틈 사이로 귀두를 비비기 시작했다. 귀두가 질 입구에서만 노닐자 원망에 가득 찬 시선으로 쏘아보더니 이내 사타구니 사이로 손을 뻗어 질 입구에 끼워버렸다.
질 입구부터 귀두가 녹아 없어질 만큼 뜨거웠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뻣뻣이 굳어가자 그녀가 허리를 숙이며 엉덩이를 뒤로 밀었다. 귀두의 둘레보다 훨씬 작은, 그래서 도저히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데도 울퉁불퉁한 면을 가르고선 그 끝을 알 수 없는 곳까지 빨려 들어갔다. 이번엔 그녀가 작은 경련을 일으키더니 금새 몸이 굳어져갔다. 내 허리에 양손을 받치고 앞 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빠르게 움직이고 싶었지만 귀두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쾌감에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뿐인가, 그녀의 질이 내 페니스를 물고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했다. 삽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골반을 할퀴듯 부여잡고 속도를 가했다. 페니스가 질 벽을 가를 때마다 그녀는 몸을 꿈틀대며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돌아서 있는 그녀의 표정이 보일 리 없지만 3자의 시선으로 보는 것처럼 아랫입술을 이빨로 물고 쾌락에 신음하는 얼굴이 눈 앞에 보였다. 그래서 더 자극적이었고 참을 수 없었다. 정말이지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그대로 나와버릴 것만 같았다. 그런데도 엉덩이는 더 세차게 움직였고 페니스는 더 격렬하게 질 속을 드나들었다.
“허~~윽!”
찌릿한 느낌이 요도를 타고 급하게 전해졌다. 동시에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은 양손에 힘이 가득 실렸다. 얼마나 힘이 들어갔는지 팔뚝에 모든 핏줄들이 불거져 나와 피부라도 꿰뚫을 듯 했다.
“아~~~ 젠장…….”
사정하는 순간 아랫도리에서 번져오는 축축한 느낌, 바로 몽정이었다. 꿈에서 잡았던 그녀의 머리가 현실에선 이불이었던지 여전히 양 손에 꽉 쥐어있었다.
‘아~, 쪽 팔리게 이게 무슨 꼴이지!’
다행히 덮는 이불을 깔고 자는 바람에 이불 빨래 할 일은 없어졌지만 팬티 안은 그야말로 초토화였다. 팬티 밴드 사이로 손을 넣자마자 끈적이는 정액이 덩어리져 묻었다. 팬티를 입고 잔 것이 천만 다행이었고 자는 중에 팬티를 벗지 않은 것에도 위안을 삼을 지경이었다.
아직은 해가 뜨기 전인지 방안이 어슴푸레했다. 그것조차도 다행으로 여기고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몸을 돌려 다리를 침대 밖으로 빼며 일어섰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가자 벽에 걸린 시계초침 소리만이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욕실에 들어가자마자 샤워기부터 손에 들었다. 행여 누나가 깰까 싶어 물은 약하게 틀고 팬티를 벗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난리도 아니었다. 팬티 위에 묻은 양도 적지 않았거니와 음모에 엉겨 붙은 모양새가 가관이었다. 한 번의 비누칠로는 왠지 개운치 않은 느낌이 있어 다시 한번 더 씻어야 했다. 그리고 손으로 팬티를 비벼 빨았다. 비누 거품의 느낌과는 다른 미끌미끌함, 역시나 한 번을 더 빨아야 했다.
팬티를 베란다 행거에 널어놓고 방에 들어와 누웠다. 시야는 천장을 향하고 있었지만 눈 앞엔 꿈 속에서 겪었던 일들이 영화필름처럼 펼쳐졌다.
‘왜 이런 꿈을 꾸게 되었을까?’
논산 훈련소에 입소한 뒤 4주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2주 후반기 교육을 받을 때 서너 번 몽정을 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 땐 이런 야한 꿈을 꾸지도 않았던 것 같고, 몸도 굉장히 힘들어서 성욕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근데 웃긴 건 몽정한 뒤 갈아 입을 팬티를 들고 샤워장에 가면 구석구석에서 팬티를 빨고 있는 놈들이 꼭 있었다. 아무튼 난 정기적으로 정액을 뽑아내고 있는 상태고 혼자 자위하는 것도 아니어서 욕구불만일 리도 없는데 무슨 이유였을까?
‘욕구불만?’
혹시 삽입에 대한 욕구불만은 아니었을까? 어쩌면 그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와 즐기는 성적 유희는 분명 쉽게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삽입이란 행위는 철저히 배제되었었다. 나름 이런저런 이유를 대가며 스스로를 설득했지만 그로 인해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여왔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재진아 어서 일어나! 9시 넘었어.”
어느새 다시 잠이 들었던지 누나가 내 몸을 흔들어 깨웠다. 피곤함에 절어 눈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그저 조금만, 조금만 더 자고 싶을 뿐이었다.
“왜요? 오늘 토요일이라 출근 안 하시잖아요.”
“그게 아니라 조깅하러 가자고.”
“하루 제끼면 안 되요?”
“우리 벌써 이틀이나 안 뛰었거든. 잔말 말고 얼른 일어나.”
누나가 덮고 있던 이불을 낚아채자 내 몸은 벽으로 뒹구르르 굴러가 박혔다. 어제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왜 이렇게 피곤해 하는지 알리 없는 무심한 누나, 그 누나의 손이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렸다. 내가 일어나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
“그럼 누나 먼저 씻으세요. 그럼 일어나서 바로 씻을게요.”
“난 이미 씻었는데.”
갑자기 내 입술 위로 누나의 입술이 포개져 왔다. 어쩐 일일까? 여전히 눈을 뜨진 못했지만 정신은 번쩍 들었다. 게다가 나의 손을 자신의 가슴에 가져갔다. 물컹한 감촉이 느껴지자 손가락 5개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누나가 입술을 떼고 몸을 일으켰다.
“손가락 꼬물거리는 거 보니까 이제 정신이 드는 모양이네.”
좀처럼 끝나지 않을 듯싶던 실랑이를 그렇게 마무리 지을 심산이었던 모양이다. 이유야 어쨌건 효과는 확실했다.
“그거 입고 가려고?”
“누나도 같은 거 입고 있잖아요.”
“사왔을 땐 안 입겠다고 난리 치더니.”
어제 밤 몽정 뒤처리를 하고 무심결에 입은 것이 누나가 사온 쫄쫄이 바지였다. 첨엔 민망하고 어색했지만 자꾸 입다 보니 이것만큼 편한 것도 없었다. 물론 이걸 입고 어디 나다니지는 못하겠지만 산 길을 달릴 때야 마주치는 사람도 없고 걸리적 거리지도 않으니 괜찮지 싶었다.
“누나처럼 박스 티 하나 입으면 그다지 티 안 나잖아요.”
“거 봐. 누나 말 들어서 나쁠 게 없다니까!”
밖을 나서니 구름이 생각보다 두껍게 드리워져 언제라도 비가 쏟아질 기세였다.
“누나 비 올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
“남자들은 비 오는 날도 축구 하잖아. 군대에서도 그런다면서?”
“하하, 맞아요.”
“차라리 비가 막 내렸음 좋겠다.”
얼마 전부터 약수터로 향하는 가파른 산길 대신 밭과 소나무 숲 사이를 가로지르는 완만한 길을 달렸다. 지금은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비포장 길이긴 했지만 애초엔 지반이 잘 닦아 놓았는지 달리기도 좋았고 달리는 내내 펼쳐지는 풍경도 사방이 막힌 산길과는 다르게 지루하지 않았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구릉 넘어 길이 끝나는 곳에 이르면 흉물스런 모습으로 방치되어있는 몇 채의 비닐하우스였다. 투기꾼들이 보상을 노린 것인지 아니면 어느 수완가가 농사를 빌미로 세금을 피해나가려는 목적인지는 몰라도 뜯겨진 비닐은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고 골조는 시뻘겋게 녹이 슬어 을씨년스러웠다.
“누나가 앞장서요.”
언덕이 시작되는 곳부터는 길 한가운데로 잡풀이 길게 늘어서 나란히 뛰기가 불편했다. 그래서 누나를 앞장세우고 뒤를 쫓았다. 언덕길이 계속되는 탓에 누나의 발걸음이 조금씩 무거워졌다. 격려를 한답시고 군대에서 구보할 때처럼 군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누나는 군대 이야기는 종종 들었어도 군가는 첨 들어본다며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했다. 신이 난 김에 구보할 때 하는 특유의 박수도 함께 곁들였다. 역시나 재미있다고 깔깔거리다 이내 박자를 맞추며 박수를 따라 했다.
“나도 군가 가르쳐줘!”
“그럼 제가 선창 할 테니까 따라하세요.”
“오케이.”
“구보 중에 군가 한다. 군가는 멋진 사나이, 핫나 뚜~울 삼 네~엣, 핫뚤삼넷, 핫뚤삼넷, 멋있는.”
군가를 시작하기 전 숫자로 구령을 맞추는 특유의 톤이 있다. 누나는 거기서 완전히 뒤로 넘어갔다. 남자들이야 2년을 넘게 경험하는 것이니 색다를 리 없지만 여자 입장에선 그게 그렇게도 웃겼던가 보다.
“하하하하~ 너무 웃겨. 아~~ 웃겨 죽을 것 같애.”
“뭐가 웃긴데요?”
“재진이 니 말투가 너무 웃겨.”
“군가 부르기 전에 다 이렇게 해요. 자 다시 할 테니까 마지막에 <멋있는> 그 부분부터 따라 하세요.”
“하하하, 알았어. 시작해봐.”
“구보 중에 군가 한다. 군가는 멋진 사나이, 하나 뚜~울 삼 네~엣, 핫뚤삼넷, 핫뚤삼넷, 멋있는.”
“멋있는.”
“싸나이.”
“싸나이.”
어설프게나마 군가를 따라 하고 손뼉까지 치는 것이 웃기기도 하고 귀엽게도 보였다. 호루라기라도 있었으면 유격조교 출신답게 더 재미난 것도 해줄 수 있는데 싶어 약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앞에 고지가 보입니다. 고지를 향해 함성 일발 장전!”
“소리지르면 돼?”
“아뇨, <함성 일발 장전> 그것만 따라 하고 제가 <발사>하면 그 때 소리 지르세요.”
“자, 앞에 고지가 보입니다. 고지를 향해 함성 일발 장전!”
“함성 일발 장전!”
“발사!”
“아~~~~~~~~~~~악!”
그 때부턴 내가 더 신났던 것 같다. 누나도 그만큼 좋아해주니 자연스레 유격훈련 놀이로 이어졌다.
“자,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최수진 훈령병의 조깅을 담당하게 된 조교 최재진 입니다. 조깅이 끝나는 순간까지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본 조교의 지시에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이제부터 모든 대답은 <네>가 아니라 <악>입니다. 알겠습니까?”
“악,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는 붙이지 않습니다. 알겠습니까?”
“악!!”
“좋습니다. 그리고 조깅이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이름은 없습니다. 이제부터 최수진 훈련병은 157번 올빼미입니다. 알겠습니까?”
“악! 그런데 왜 157번 입니까?”
“157번은 터미널 가는 버스 번호입니다. 앞으론 그 어떤 질문도 받지 않겠습니다. 알겠습니까?”
“하하하하하…….”
“자, 조깅 중에 노래 하나 하겠습니다. 노래는 심수봉에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입니다, 핫~나 뚜~울 삼 네~엣, 핫뚤삼넷, 핫뚤삼넷~~”
살랑거리는 티셔츠 아랫단이 신경 쓰였던지 허리 위로 말아 올려 묶어버렸다. 쫄바지를 입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포인트가 되어 엉덩이에 시선을 머물게 했다. 긴 다리를 지면에 내 디딜 때마다 탄탄한 엉덩이 살이 튀는 듯 흔들렸다. 허벅지 위에서도 팽팽한 살을 쭈글거리게 하는 비계의 흔적은 없었다. 가공된 대리석 표면마냥 매끈하다 못해 반질거렸다. 저급한 선택일지는 몰라도 박음직스럽다는 수식어 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야릇한 장면에 꽂혀버리자 페니스가 꿈틀거렸고 금새 민망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속에 팬티를 받쳐입는 건데, 하는 수 없이 쫄바지에 손을 넣어 페니스 방향을 하늘로 향하게 했다. 하지만 원단의 특성상 전혀 통제가 안되었다. 그저 누나가 뒤를 바라보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길이 끝나는 곳에 다다를 무렵 굵은 빗방울이 우두두둑 소리를 내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우린 약속이나 한 것처럼 버려진 비닐 하우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본 비닐 하우스는 멀리서 보던 것보다 더욱 처참했다. 하는 수 없이 비닐 하우스 사잇길을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저쪽 밭 가에 원두막 있어요.”
“어디?”
“저기 안보여요?”
“아~. 어서 뛰자.”
이것도 한동안 사람 손이 안 탔는지 허름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런 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기에 주저 없이 원두막에 올라섰다. 그런데 막상 원두막 안에서 보는 바깥 풍경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장관이었다. 세찬 빗줄기가 만드는 뿌연 물보라가 이렇게 멋진 광경을 만들어낼 줄이야. 나도 누나도 그저 입을 쩍 벌리고 감탄사만 연발하기 바빴다.
“우와, 이런걸 사진으로 담아야 하는데…….”
“세상엔 이런 장면을 담을 수 있는 카메라나, 렌즈는 존재하지 않아. 우리 눈만큼 좋은 건 없거든. 이런 장관은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담는 거야!”
한동안 물보라가 만든 풍경에 빠져있던 누나가 갑자기 원두막 밖으로 뛰어 나갔다. 그리고 그 거센 빗줄기 속에서 양손을 벌리고 빙글빙글 도는 것이었다.
“이런 거 한번쯤 해보고 싶었어.”
“하하하, 감기 들면 어쩌려고요?”
“뭐, 땡땡이도 칠 겸 며칠 병원에 입원하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티셔츠를 벗어 머리 위로 빙글빙글 돌리더니 내게 던졌다. 그리고는 브래지어마저 벗어 던졌다. 너무나 돌발적인 행동이라 놀라지도 못했다. 그런데 바지마저 벗는 것이 아닌가!
세찬 빗줄기가 만드는 뿌연 물보라의 세상, 누나는 그 속에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 몸으로 비를 맞고 섰다. 그 모습을 바라보자니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빗물이 구비구비 타고 흐르는 누나의 육체, 손을 뻗어 만져보고 싶었다.
나를 보고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내려와서 같이 비를 맞자는 의미였다. 그제서야 꿈에서 깬 듯 정신이 들었다. 나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쇼를 하듯 티셔츠와 바지를 차례로 벗기 시작했다. 이전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이 상황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되었던 것이다. 티셔츠를 벗어 던져 버리고 양쪽 엄지 손가락을 골반과 쫄바지 사이에 끼웠다. 벗을 듯 말듯 바지를 올렸다 내리기도 하고 뒤로 돌아 엉덩이 중간쯤에 걸쳐놓고 허리에 웨이브를 주기도 했다. 그런 내 모습에 더 신이 났는지 무대 아래에서 열광하는 관객처럼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고 소리쳤다.
“벗어라! 벗어라! 벗어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순차적으로 웨이브를 타며 쫄바지를 허벅지 위로 내렸다. 뻣뻣하게 일어선 페니스가 드러나자 누나는 환호성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발을 굴렀다. 그런 누나의 반응에 더욱 고무되어 게슴츠레한 눈빛과 손짓을 더하며 리듬을 타듯 계속 몸을 움직였다.
“와~ 우!! 스트립 쇼 하는 것 같애. 진짜 멋져!! 하하하하”
쫄바지를 완전히 벗어버리자 이젠 누나가 섹시한 표정과 몸짓으로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양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쥔 채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입을 벌렸다. 가슴 위에 머물던 한 손이 목을 타고 올라와 자신의 입술을 비볐다. 벌어진 입술에서 혀가 나와 입술을 비비던 손가락을 핥고 급기야 손가락은 혀를 따라 입술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곤 한껏 야릇해진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들짐승처럼 원두막 난간을 뛰어 넘었다.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바닥 위로 흐르던 빗물이 허공으로 튀었다. 어느새 미소를 걷어낸 얼굴에 온 몸으로 비를 맞고 선 모습이 야수 같았을까? 누나는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나 그 뒷걸음질은 가만히 서서 바라보고만 있는 나를 재촉하는 것이었다. 누나 얼굴에 감도는 묘한 미소 또한 두려움은커녕 나의 동물적인 본능을 더더욱 불러일으키려는 것 같았다.
누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섰다. 몸을 붙이고 한 팔을 누나의 허리 뒤로 감았다. 누나의 양 팔이 서로의 가슴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애써 뿌리치지 않았다. 입술을 포개려고 고개를 살짝 틀며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나를 제지하려는 듯 우리 사이에 가로놓여있던 누나의 팔에 힘이 실리는 것이 느껴졌다. 고개도 뒤로 살짝 젖혀져 입술이 닿을 듯 말 듯한 상태가 되었지만 그것은 거부의 의미가 아니었다. 단지 나의 표정과 시선을 조금 더 느끼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이었다. 한동안 서로를 음미하듯 뜨거운 눈길을 주고 받았다. 언제나처럼 애타는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차분히 그 시선을 즐겼다.
누나의 손이 뺨 위로 흐르는 빗물을 거슬러 올라왔다. 곧 이마가 닿고 서로의 코 끝이 닿았다. 내 뺨을 쓰다듬는 누나의 손길에 잠시 정신이 뺏긴 순간 누나의 입술이 닿았다 떨어졌다. 하지만 나의 입술은 떨어지는 누나의 입술을 쫓지 않았다. 그와 같은 장면이 몇 번이나 반복되자 누나의 허리를 감고 있는 팔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간격이 길었던 입맞춤이 호흡만큼이나 점점 빨라졌다. 우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누나의 팔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자신을 향했던 손바닥이 반대로 되어 나의 가슴 위에 얹혔다.
목적지 없이 그저 아래로 늘어져 있던 팔을 들어올려 누나의 뒷덜미를 잡았다. 드디어 끊김 없는 키스가 시작된 것이다. 동시에 내 가슴 위를 덮고 있던 누나의 손길이 흐르는 빗물에 부드럽게 움직였다. 서로의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번갈아 가며 포개졌다. 입술의 틈이 조금이라도 벌어지면 얼굴위로 흐르는 빗물이 어김없이 그 사이를 파고 들었다. 그러나 우리 둘 중 누구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의 입술로 흐르는 빗물을 모조리 핥아 먹을 듯이 혀를 내밀었다. 덕분에 전에 없이 도발적이고 적나라한 키스로 이어졌다. 볼을 붙이고 마치 누구 것이 긴지 대보는 것처럼 혀를 뒤섞다가 서로의 뺨 전체를 핥기도 하면서 비와 함께 타액을 줄줄 흘렸다.
키스가 점점 격렬해지면서 누나 허리를 감고 있던 팔을 풀어 누나의 허벅지를 당겨 올렸다. 그 순간 누나는 내 가슴에 머물렀던 손으로 내 목덜미에 매달리듯 감싸 안았다. 누나의 크고 부드러운 가슴이 내 탄탄한 가슴 위에서 강하게 눌리며 찌그려졌다. 정신 없이 혀가 뒤섞이는 와중에 누나의 허벅지를 잡고 있는 손이 엉덩이 쪽으로 움직이다 사타구니 사이로 감싸듯 파고 들었다. 손가락 끝에 누나의 질 입구가 살짝 닿았다. 미끌미끌한 애액의 감촉이 느껴졌다.
허벅지를 감고 있던 팔을 풀고 누나의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젖꼭지에 닿은 혀가 뭍으로 나온 물고기처럼 퍼덕거리자 반대편 젖꼭지도 내 손마디에 끼어 이리저리 나부꼈다. 누나의 신음소리는 쏟아지는 빗소리에도 묻히지 않고 쉴새 없이 터져 나왔다. 누나의 가슴위로 흐르는 빗물은 혀가 움직일 때마다 내 입 속으로 들어와 타액과 함께 입가로 흘러 나갔다.
당했던 것을 앙갚음 하겠다는 것인지, 은혜에 대한 보은인 것인지 누나의 혀가 만만치 않게 내 젖꼭지를 잠식해 왔다. 밖으로 나온 혓바닥은 내 젖꼭지뿐만 아니라 가슴 전체를 몇 차례 길게 쓸고 지나가더니 젖꼭지를 쪽쪽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빨았다. 그리곤 그 입술 안에서 혀끝으로 찍어 누르는 느낌, 아래위로 강하게 긁는 느낌, 젖꼭지 주위를 빙글빙글 돌리는 느낌, 좌우로 도리질하는 각양각색의 느낌이 순차적으로 전달돼왔다. 그것만으로도 혼이 빠질 지경인데 반대쪽 젖꼭지도 누나의 검지와 엄지 사이에서 비참할 정도로 유린당하고 있었다. 누나의 나머지 한 손에 쥐어진 페니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단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저 쥐었다 풀었다만 반복하는데도 뒷골이 서늘할 정도로 몰리는 기분이 들었다.
젖꼭지를 떠난 입술이 복근을 지나 귀두를 삼켰다. 따뜻한 숨결이 귀두에서부터 페니스 전체로 번져나갔다. 음미할 겨를도 없이 귀두 아랫부분에서 누나의 혓바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곤 귀두 주위를 빙그르르 돌았다. 스르르 감겨버린 눈꺼풀은 당최 떠지지가 않았다. 그사이 나의 양 발등 위에 누나의 무릎이 얹히고 체중이 실렸다. 그리고 나와 깍지를 끼고 있던 손을 풀어 내 허벅지 뒤를 감싸 쥐었다. 자세가 잡히자 고개를 앞 뒤로 움직였다.
“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