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17)

이를 악물고 있었지만 짐승 같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누나의 머리를 잡고 고개를 몇 번이나 뒤로 젖혔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저 아득해지는 정신 줄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던 것만 기억할 뿐이다.

덩굴줄기처럼 내 허벅지를 감싸고 있던 누나의 손 하나가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로 숨어들어갔다. 손이 어디에 닿아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없지만 어깨의 들썩임 만으로 짐작은 할 수 있었다. 여전히 내 페니스를 빨고 있으면서 그와 동시에 자신을 위로하는 음란함이야 말로 설명할 길이 있겠는가!

그녀의 입 밖으로 드러난 귀두는 벌겋게 달아 오른 채 씩씩거리고 있었지만 누나는 이미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는 마약에 취한 듯한 시선으로 뒷걸음을 치더니 원두막 기둥에 등을 기대고 섰다. 내가 여전히 움직일 마음이 없는 듯 하자 몸을 돌리더니 다리를 살짝 벌렸다. 벌어진 다리 하나를 살짝 들고 허리를 당기니 엉덩이가 뒤로 밀려 올라와 음부가 드러났다.

데자뷰? 분명 처음 보는 장면인데 전에 보았던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사소한 궁금증이었지만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어디서 보았던 걸까? 그래, 몇 시간 전에 꿈에서 겪었던 바로 그 장면이었다. 그럼 그 꿈이 예지몽이었단 말인가? 혼자서 신기해하고 있는 동안 누나는 고개를 돌려 애처로운 눈빛을 던졌다. 꿈 속 여인의 얼굴은 기억에서 이미 사라져버렸지만 어서 다가와 달라는 누나의 표정에서 또 한번 데자뷰를 경험했다. 그러나 더 이상 신기해 할 수만도 없었다. 

발걸음을 옮겨 그녀의 뒤로 다가서기 시작했다. 손동작을 보고도 간지럼을 타는 사람이 있듯 내가 다가서는 모습만으로도 미세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잘 익은 백도 같은 엉덩이에 몸을 밀착시키려는 순간 누나의 손이 사타구니 사이로 마중을 나왔다. 누나의 손에 이끌린 귀두는 만개한 꽃잎 앞에 가로 놓였다. 꽃잎 사이의 깊은 틈에서 뜨거운 열기와 미끌미끌한 꿀물의 감촉이 동시에 느껴졌다.

누나의 꽃잎이 귀두를 조심스럽게 머금기 시작했다. 너무나 느리게 진행되었지만 그 탓에 귀두의 모든 표면에서 쾌감이 전달되어 왔다. 누나의 질 주변의 모든 말초신경도 불이 들어왔는지 작은 미동도 없이 신음소리까지 되삼키며 이 모든 순간을 놓치려 하지 않았다.

“아~~~~~”

“하~아~~~”

서로의 입에서 참았던 숨과 신음소리가 뒤섞여 났다. 나만이 아니라 누나까지도 귀두가 다 빨려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호흡마저 참고 있었던 것이다.

거친 호흡이 잦아들자 누나의 골반에 손을 걸치고 엉덩이를 움직여갔다. 귀두가 질 벽의 우둘두둘한 면을 긁으며 파고 들어가자 누나는 정말로 우는 것처럼 소리를 내고 몸을 들썩였다. 내 것에 비해 누나의 구멍이 너무 타이트해서 정말로 아파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이 팽팽한 긴장감이 뚝 끊어져버릴 것 같아서 내가 먼저 멈출 수도, 물어볼 수도 없었다. 게다가 고통에 신음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순간을 다 음미하는 중이라면 더더욱 그리해서는 안되었다.

길고도 조심스러웠던 첫 번째 삽입이 끝에 다다른 순간 누나는 몇 번이나 몸을 뒤틀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두 번째 삽입은 처음보다 조금 더 빨랐고 세 번째는 두 번째보다 더 빨라져 점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몸을 뒤틀던 누나도 어느새 리듬을 타기 시작하며 나와 한 덩이가 되어갔다. 

내 페니스는 열차의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축처럼 쉴새 없이 왕복운동을 하고 있었다. 몸을 타고 흐르는 빗물은 누나의 엉덩이와 내 살이 맞닿을 때마다 철썩철썩하는 소리를 돋궈 속도감을 느끼게 했다. 마치 나는 빗속을 달리는 폭주기관차가 된 기분이었다.

“아~~~~~ 재진아!!”

신음소리와 함께 내 이름을 불렀지만 그것은 대답을 원해서 불렀던 것이 아니었다. 삽입이 될 때마다 고개를 가로 젖는 것이 No의 의미가 아닌 것처럼 쾌락을 맛보고 있는 하나의 표현일 뿐이었다.

“아~~~ 잠깐, 아~~ 느낄 것 같애. 아~”

누나의 외침에도 난 멈추지 않았다. 그때만큼은 조절이나 절제의 미학이 가미된 섹스 테크닉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 비가 쏟아지는 그 들판에서 그 비를 온몸으로 다 맞으며 짐승처럼 교미를 하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쾌락을 선사할 것이라고 믿었다. 섹스를 하는 연인이 아니라 교미를 하는 수컷과 암컷 이길 바랬다.

“재진아~~~~~~”

입으로 대답하지 않는 대신 비에 젖은 누나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누나의 허리 춤에 있던 손으로는 누나의 엉덩이를 채찍질해 가며 페니스를 질 속에서 마구 헤집었다.

“나.. 나 할 것 같아. 더 세게~~ 더, 더, 더, 더, 더~~~~~~”

이젠 속도계마저 터져버린 기관차처럼 사정없이 누나를 몰아붙였다. 내 몸 위로 흐르는 빗물들이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사방으로 떨어져 나갔다.

“하~ 읍~ …… 아~ 나 느껴……재진아!!! 아~악~~~~~~~~~~”

페니스를 감싸고 있는 질 벽이 강하게 수축이완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절정에 다다른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재진아 멈추지마, 계속, 계속해줘!”

그 때부터 누나는 삽입될 때마다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 같이 되어버렸다. 쉴새 없이 터져 나오는 신음 소리는 때때로 외침이 되기도 했다. 나 역시도 호흡이 어지러워지며 온 몸의 핏줄이 터져나올 것 같은 상태로 몰려 가고 있었다.

프레스 기계처럼 누나의 질을 헤집고 들어가던 움직임을 멈추고 누나의 상체를 끌어 당겼다. 누나의 등이 내 가슴에 닿는 순간 누나의 얼굴을 내게로 향하게 하여 볼을 비비고 입술을 덮었다. 그리고 양쪽 젖꼭지를 손끝으로 잡고 짜릿한 자극을 만들어갔다. 내 골반을 잡고 있던 누나의 손가락이 마치 피부라도 뚫고 들어올 듯이 날을 세웠다. 그토록 자유롭게 춤추던 혀도 허공에서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깊이 삽입된 상태여서 몸을 조금만 뒤틀어도 귀두 끝에 뭔가 닿는 느낌이 났다. 그 때마다 누나는 자지러질 듯 소리를 질러댔다.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없음에도 나는 계속해서 쿡쿡 찔러보는 것처럼 엉덩이를 튕겼다. 그 느낌이 너무 강해서인지 누나는 다시 몸을 앞으로 쓰러뜨렸다. 누나의 가슴을 떠난 손은 자연히 골반에 얹혔고 페니스는 다시 허공에 드러났다 질 속을 가르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누나의 질 벽이 한껏 부풀어 올라 페니스가 가르고 들어갈 때 귀두로 전해지는 느낌이 훨씬 강해졌다. 또, 페니스가 빠져 나오려고 할 땐 강하게 수축해 페니스를 꽉 쥐고 빨아 당기는 기분이 들었다. 가만히 있을라치면 질 벽의 수축과 이완이 파도를 타듯 페니스 위를 쓸고 지나가 혼을 빼놓았다.

“아~~ 재진아 나 또 할 것 같아.”

그것은 누나만의 오르가즘 신호였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내게 전달되는 자극은 너무도 강렬했다. 마음을 놓고 있다간 혼을 뺏겨버릴지도 모를 정도였다.

“더~, 더 빨리. 그래,, 더, 더, 더!!”

누나가 바통을 받듯이 나를 향해 손을 쭉 뻗었다. 나는 그 손을 잡고 더 더욱 거세게 허리를 움직였다. 엄청난 전류가 척추를 타고 올라가면서 척추의 뼈 마디마디를 뒤틀어 버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깊이 들어가고자 까치발까지 들고 누나를 몰아붙였다.

“아~~~ 재진아!”

누나의 질 속이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였다. 나도 더 이상은 버틸 재간이 없었다. 아니, 일부러 사정을 미뤄온 것은 아니지만 이젠 그 끝에 다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 누나!!”

“빼지마, 빼지 말고 안에다…… 안에다 싸!”

다급한 누나의 말만큼이나 나의 움직임도 다급해졌다. 그리고 드디어 항문과 음낭 사이에서 짜릿한 느낌이 퍼지며 욱신거려왔다.

“아~~~~~~ 나와요.”

“아~~~~~~~~~~악~~~~~~~”

정액이 요도를 타고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냥 흘러 나오는 것이 아니라 누나도 느낄 수 있을 만큼 강한 물살처럼 쏘아졌다.

사정의 끝에서 정신이 아득해지며 현기증이 일었다.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굳어진 몸에서 경련만 일어날 뿐이었다. 절정의 순간 외침으로 터져 나왔던 신음은 이미 빗소리에 묻혀버렸지만 나의 귓바퀴에선 강하게 외치며 긴 여운을 남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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