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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16/40)

[TS] 은하보안관 이브 16편

<-- 막간: LIME:V 상공 17000m -->

소녀는 몸이 붕 뜨는 기분 좋은 부유감을 느꼈다. 창 너머로는 하얀 구름이 강물이 흐르듯 흘러갔다. 그러나 그 아래는 여느 수많은 불모지 행성들이 그렇듯, 지하수를 끌어다 쓰는 사막행성답게 불그스름하니 먼지 안개가 대기를 가득히 채우고 있었다.

저만치 보이는 지평선 근처에는 먹구름과 천둥번개가 치며 수정폭풍이 내리는 풍광이 펼쳐졌다. 살풍경스러운 창문 밖과는 달리 스코르피우스 호는 지나치게 깔끔하고 안정적이었다. 다만 ‘난기류’를 뜻하는 표시와 간헐적인 흔들림 때문에 안전벨트를 풀지는 않았다.

인간 냄새 하나 나지 않을 만큼 깔끔한 스코르피우스 내부는, 더러운 생활에 익숙해진 이브에겐 오히려 불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스타 스트링스의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공간을 정상이라 여기며 살아간다. 이젠 이브도 여기에 익숙해져야 했다.

지쳐 쓰러지기 직전인 이브와는 달리 맞은편에 앉은 레아는 지나치게 태연했다. 너무 태연해서 오히려 고개를 옆으로 제친 채 잠까지 들었다. 아마도 자신이 없어 잠을 설치며 댓바람까지 잠들지 못했으리라. 아침에 눈을 벌겋게 뜨고 이브를 기다렸으리라.

이젠 이브는 레아에게 아침부터 신문 배달을 시킬 필요가 없었다. 일곱 살 난 아이에게까지 마음의 빚을 질 필요가 없어졌다. 이제 레아는 기본소득을 주는 행성 컴퍼니의 시민권을 받고 스타 스트링스의 일원이 되어 살아갈 것이다.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이 관자놀이를 타고 턱 근처에서 떨어졌다. 그대로 젖은 이마를 쓸어내니 머리카락이 들러붙는다. 새하얀 머리카락은 이마에서부터 그 아래로 끝없이 이어져 허벅지 근처까지 떨어졌다.

이젠 잘라도 잘라도 원상 복구되는 지겹도록 긴 머리카락과도 이별이다. 그간 남자들이 이 머리채를 얼마나 쥐어뜯어 왔던가.

끝이다. 드디어 끝난 것이다.

그렇게 기다리던 이 순간이 꿈만 같았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오르내리는 지긋지긋한 젖가슴도 이제 곧 안녕이다. 반죽마냥 주무르고 돼도 않는 야트막한 이곳에 자지나 비벼보라고 모욕했던 남자들도 안녕이다. 밋밋한 아랫도리에 뚫린 구멍 대신 기억조차 희미한 대물을 달 것이다. 이제는 자지러지는 쪽이 아닌 자지러트리는 쪽이 된다.

이 진절머리 날 정도로 나약한 한심한 몸뚱어리도 끝이다. 허벅지 근육은 젖산을 과다 분비해선 달달 떨리고, 폐활량 부족한 폐부는 찢어질 것만 같았고, 조그마한 목구멍은 공기를 들이쉬느라 뻑뻑하게 굳고 입안까지 절로 말랐다. 심하게 뜀박질을 한 탓에 헛구역질이 절로 솟아올랐다.

하룻밤 자고 흔적 없이 나을 테지만, 이 몸은 지난 30년간 그래왔듯 다시 처음의 상태로 되돌아갈 것이다.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자라지 않는 이 작은 몸뚱어리와도 끝이겠지.

긴장의 끈을 탁 놓아버리니 지나친 갈증이 찾아왔다. 정신이 몽환에 잠긴 듯 흐릿해지고, 아직도 반중력 바이크를 탄 흔적이 남아 갈증을 남자의 정액으로 채우고 싶은 욕망이 느글거렸다. 흐릿한 정신에 뭉근한 몸은 현실과 기억 속의 과거를 이리저리 뒤섞어놓았다. 알터가 현실로 끌어내려 주기 전까지 이브는 몽롱한 허상 속을 헤맸다.

“여기서 1지구까진 2시간입니다. 우주 엘리베이터는… 37분 뒤에 열리네요. 하룻밤은 어쩔 수 없이 1지구에서 쉬어야겠습니다.”

“1지구에서 말이지.”

이브는 어렴풋이 기억나는 20년 전의 1지구를 떠올렸다.

빈자들이 세운 라임비 컴퍼니, 그리고 가장 먼저 우주 엘리베이터를 세우기 적합한 적도 부근에 뿌리내린 땅이 바로 1지구다. 13억 명의 인구 중 20% 이상이 모여 사는 대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행성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1지구의 첫인상은 이브에겐 썩 좋지만은 않았다. 우주 세기 초기의 대도시가 더 나을 정도로 인프라가 쓰레기였고, 건물들은 하찮고도 허름했다. 그리고 도시 전체가 언제 어디서든 범죄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어두침침한 곳이었다. 아마 이브가 스타 스트링스의 사람이었기에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퀘이사는…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한 일을 당하고 저질렀다. 인권조차 없이 암컷으로 유린당하는 처참한 기분을 느끼고, 암컷으로서 남자를 복상사시키기까지 했으니…

“보안관님, 대체 지금 어떤 상태입니까? 주입된 나노머신은 무엇이고요.”

“…알터야, 보다시피 난 나약해졌다. 약물과 술에 중독되었고 중력이 변하면 나노머신이 제멋대로 발정시키지. 그러면 짐승이나 다름없어져. 머릿속에 섹스밖에 떠오르지 않아, 처절하게 자지에 박히고 싶어지지. 어쩌면 뇌 구조마저 바꿔버린 걸지도 몰라.”

“주사를 놓은 겁니까?”

“주사… 주사였던 것 같기도 하고 마실 것이었던 것 같기도 하네. 어쩌면 둘 다겠지. 어쨌든 나 하나 죽이자고 죽자 살자 달려들 놈들은 전 은하에 골고루 퍼져 있지 않나.”

“…뭐 알겠습니다. 나노머신이든 다른 것이든, 깔끔하게 해독하기 위해선 럭스나 비타의 병원에 가야겠네요. 놈들이 보안관님께 그런 짓을 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습니다.”

“놈들… 이면?”

이브의 눈이 번뜩였다. 설마 보안국은 이브를 여기까지 나락으로 떨어트린 인간들을 잡은 걸까? 자존심 한 툴 남기지 않고 모조리 난도질해 성노예나 다름없는 정신머리로 조교 해버린, 그놈들을 잡은 건가? 밤낮없이 쓰레기 약과 술을 구멍이란 구멍에 다 쑤셔 넣고, 힘도 없어서 축 늘어진 소녀의 팔다리를 죄 묶어 놓고 그저 성욕 배출구로만 이용했던 그놈들을 잡은 걸까?

“에드워드 가문, 빅 에일 컴퍼니입니다. 퀘이사 보안관님을 30년 전 납치해서… 사라진 놈들입니다.”

이브는 어이없는 대답에 피식 웃었다. 빅 에일 컴퍼니는 이브가 듣도보도 못한 곳이었다.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럴 리가 없지, 아마 그 뒷골목 잡배나 다름없는 라임비의 인간들은 제 명에 못 살고 뒈졌을 것이다.

“끄나풀이었군. 페이퍼 컴퍼니겠지.”

“예.”

“…에일이라면, 로즈에일일 수도 있겠군.”

이브는 나직이 뇌까렸다. 알터는 이브의 힘겨운 목소리를 놓치지 않았다. 30년 전의 분석관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들도 아니었고, 그 정도의 유사성은 누구나 찾아냈다. 전 마피아 카인이자, 현 마피아 게헨나스의 수장인 로즈에일 가문. 스스로 진조 흡혈귀라 부르는 어딘가 정신이 이상한 루나 로즈에일은 퀘이사의 실종과 관련이 없었다.

이브는 괴로운 과거의 끔직한 기억들을 헤집으며 몸을 비척였다. 막상 이렇게 만든 놈을 찾아 죽여버리겠다고 생각했는데 표적이 갑자기 사라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끔찍한 기억들이 되살아나선 몸을 데웠다. 뜨거웠다. 결국 돌고 돌아 발정 난 몸을 해소하기 위해선 남자 냄새라도 맡아야 할 것 같았다.

난기류가 끝나고 기체가 어느 정도 안정되자 소녀는 안전벨트를 해제하고는 조종석까지 다가왔다. 소녀는 알터가 앉은 시트의 어깨 부분에 손을 얹었다.

“조금만 안고 있어도 될까?”

“예. 기꺼이.”

이브의 가느다란 두 팔이 알터의 어깨를 타고 내려와 가슴 근처에서 맞닿았다. 이브는 시트 어깨에 고개를 떨어트리며 코를 알터의 목덜미에 파묻었다. 이브의 머리칼이 알터의 살결로 떨어져 간질였지만, 알터는 꿈쩍 하나 하지 않았다.

이브의 거칠던 숨결은 점점 안정되었다. 남자의 냄새, 비록 알터의 트렌치코트는 나노 안감 처리가 되어있기에 체취나 땀은 흡수해서 날려버려 무취에 가깝지만, 그저 섬유 너머로 온기와 단단한 근육의 촉감이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몸이 차분해졌다. 이따위 행위에 이브는 서정적인 느낌이 들어, 그게 또 나쁘지만은 않았다.

“결혼은 했나?”

“예? 아닙니다.”

“섹스는?”

알터의 귓가에 대고 말하는 이브의 목소리는 촉촉했다. 정욕이 깃들어 있었다. 알터는 소녀의 달달한 목소리가 귓구멍에서부터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스며드는 것처럼 느꼈다. 목소리만으로 피사 온통 끈적끈적해지는 듯했다. 아랫도리가 뻐근해지지 않았다곤 할 수 없었다. 알터의 선글라스 안에선 눈알이 팽그르르 돌아갔으나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보이게끔 노력했다. 퀘이사를 실망시킬 순 없었다.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출세가 먼저였지요.”

“안 했다고? 그럼 아직도 숫총각이야?”

“아닙니다. 그래도 섹스로이드 바는… 두어 번…”

성에 어느 정도는 개방적이 된 사회다. 특히 생명체도 아닌 로봇에 대한 권리문제는 ‘오히려 로봇에게 보상회로를 넣어주면 끝난 것이지 않나?’로 귀결되었기에 섹스로이드라는 존재가 공공연하게 인정된 지 오래다. 그렇기에 오히려 섹스로이드 바라면 너무 건전한 취미에 속했다. 그 바가 어디에서 운영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양지의 바는 오히려 너무 건전하다 못해 탈이었다.

보통 스타 스트링스의 사람들이라면 1인당 집안일용 안드로이드는 세 체쯤 구매하고, 그중 하나를 섹스로이드 겸용으로 사용한다.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집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는 안 봐도 뻔할 테니까…

“인마, 로봇이랑 한 건 빼야지. 어디 보자… 네가 올해로 71살이니, 아직 한창일 때구나?”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라임비 행성의 평균수명은 여전히 70세 근처를 밑돌았지만, 전 은하로 놓고 보면 인류의 평균수명은 유전적 한계라 여겨지는 230세가 되었다. 그만큼 젊움의 시기도 평균수명이 60세이던 시절에 비해 엿가락처럼 늘어났다.

보통 중년이라 하면 130세 근처쯤을 말한다. 알터가 납치당한 것도 그쯤이었다. 이마저도 영생자들의 통계는 뺀 결과니, 71세라면 아직 얼굴에 주름 하나 없이 한창때라 할 수 있었다.

“잠깐만, 이 애송아 71살 먹고 말이 되냐? 아무리 출세에 눈이 멀었다고는 하나 니 나이면 고대인들은 다 즐기고 손주 보고 영면했을 나이여!”

“저희는 고대인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직 우주세기 초기 사람들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 말조심하셔야죠.”

“…그래, 테라의 어르신들은 대우해 드려야지. 그럼 애인은 있나?”

“그런 거 안 키웁니다.”

“모태솔로야?”

“보안관님. 부디 체통을…”

“호오, 여자는 그래도 어리바리하는 남자보단 잘하는 남자가 좋더라.”

이브는 30년 전처럼 알터를 놀렸다. 예전부터 이런 식으로 섹드립을 섞어 장난치긴 했었지만, 지금 앞거울에 비친 그의 모습을 보라. 덥다고 목덜미에 묶어 둔 넝마조각도 다 풀어헤치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나 잡아줍쇼’ 하는 여자의 몸으로 옛날과 똑같은 장난을 치고 있으니 알터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제아무리 출세에 눈이 멀었다지만 아직 혈기왕성할 나이였다.

그나마 다행히도, 이브의 외모는 알터의 수비 범위에선 꽤 벗어나 있었다. 알터는 소아성애자가 아니었고, 이왕이면 가슴 크고 몸매 좋은 여자가 좋았다. 마초잡지 ‘어드벤쳐 호’의 표지에나 장식될 법한 여자가 취향이었다. 이것도 퀘이사를 닮은 탓이다.

“…장난이야. 와줘서 고맙다.”

이브가 먼저 꼬리를 내리자 알터는 재빨리 주제를 바꾸었다. 이대로 유혹하다간 진짜 눈 감고 해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알터는 초인적으로 충동을 잘 제어하긴 하지만 신체적 반응이 떡하니 아랫도리에서 드러나는데 그것까지 보이긴 싫었기 때문이다.

“중력이 문제인가요?”

“그래. 아마도.”

“강력이나 약력은 거시계에는 문제없을 터니, 전자기력에도 반응하지 않고요? 조금 전에 급히 가속한다고 3G까지 가속했는데, 그것도 문제가 없고요?”

“그래, 아마도. 나도 모르겠어.”

“중력멀미 방지약을 드릴까요? 그거면 우주 엘리베이터를 타도 당분간은 문제없을 겁니다.”

“…그것도 가지고 있었나?”

퀘이사는 중력멀미가 심한 편에 속했다. 급하게 변한 중력에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발생하는 어지럼증이었다. 퀘이사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고, 그저 병원에 몇 번 갈 뿐인 어디까지나 인간이었다. 비록 지금은 영생자가 되었다지만, 할 수만 있다면 나노머신을 다 갈아버리고 되돌아갈 것이었다.

중력멀미 방지약은 몸에 화학적으로 적용하는 게 아니라 물리적으로 작용한다. 먹으면 약효가 떨어질 때까지 인간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0.91G로 몸이 고정된다. 중력자가 든 약이기에 굉장히 비싸기도 하다.

“당연하죠, 저는 당신의 부관이었으니.”

“지금은 수석 은하보안관이지.”

그리고 되돌아가더라도, 이 애송이와 함께할 순 없으리라.

참으로 냉혹한 현실이었다. 명예복직을 해도 어디까지나 퀘이사는 그냥 은하보안관이었다. 정적들과 적이 그렇게 많았으니 30년 전 보안국에다 로비 된 자금만 수백 경일 거다.

어디까지나 보안국이 정의를 위해 활동한다고는 하나, 우주자본주의 사회의 부분으로서 하나의 ‘컴퍼니’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전설적인 보안관이라고는 하나 돈의 힘 앞에선 그냥 보안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악과는 절대 손잡지 않는다, 잘못된 것과는 절대 손잡지 않는다.’ 아주 직설적이면서도 당연한 은하보안국의 정의가 은하보안국의 가치를 만들고 있었다. 그저 퀘이사가 이질적인 보안관이기도 했고, 수석이 되기까진 눈 밖에 난 일이 많으니 승진하기엔 하염없이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을 거다. 물론 30년간 재평가는 수없이 이뤄져서 지금은… 달랐지만.

“나는 은퇴하련다.”

“은퇴하신다면, 저는 당신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

“그전에 날 이렇게 만든 개새끼들 대가리 다 깨 버리고.”

이브의 목소리는 각오라기보단 흐느낌에 가까웠다. 바들바들 떨리는 팔과 드리운 은실 같은 머리칼이 알터의 몸에서 슬며시 떨어졌다.

“너는 날 왜 찾았나?”

“찾아야 할 것 같기에 찾았습니다.”

“30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존경하는 분의 시체라도 묻어드려야 했으니까요.”

“짓궂은… 농담이네.”

이브는 무언가를 더 말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시퍼렇게 멍든 입술이 떨어지는 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소녀는 입안에서 비릿한 쇠 맛을 느꼈다. 남자 냄새만 맡고자 고개를 드리웠다가 눈으로 알터의 발기된 물건을 발견하고부터, 속에서 들끓던 욕정이 머릿속을 헤집어 두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가까스로 입술을 깨물고 참을 수 있었다. 자그마한 이 몸에서 내뿜는 위독한 페로몬은 저 알터라는 철벽조차도 유혹할 수 있단 걸 깨달았다.

“나를 도와줄 수 있나?”

“기꺼이 그러지요. 보안관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네비게이션이 알립니다. 10분 후 목표지점에 도착합니다. 안전벨트를 매어 주세요]

기계적인 인공지능의 알림음에 이브는 완전히 알터에게서 떨어졌다. 다시 원래 시트에 앉아 고개를 뒤로 기대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바짓춤에 숨겨진 알터의 물건이 다시금 떠올랐다. 겨우, 정말, 가까스로 바이크에서부터 참아온 암컷의 본능이 과거의 추억조차도 끔찍한 욕망의 대상으로 뒤틀어놓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은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내 손으로 비밀을 밝혀 날 이렇게 만든 새끼들을 모두 족쳐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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