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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6 상단의 안주인 (6/43)

00006  상단의 안주인  =========================================================================

중간에 경비병들이 나에게도 증표를 요구했으나, 본래 내가 이레아의 주인인 것을 알자, 곧장 문을 터주었고, 언덕에서 봤을 때는 상당히 작았던 노예 수용소가 거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가장 재밌는 것은, 이 안쪽에서는 모든 노예들이 놀고 있다는 점. 물론, 그들이 묵는 곳은 감옥과도 같은 곳에서 단체생활을 하지만, 적어도 밤에 자기 전까지는 무엇을 하든 자기 마음이라는 것 같았다. 그냥 겉으로 봤을 때만, 양심적인 노예상단 같았는데, 이 정도면 꽤 괜찮은 노예 집합소 같았다.

“어이구. 오셨군요.”

조금 전 이레아와 대화한 것으로 보이는 여우 같은 남성이 내 앞까지 와서 손을 비비적거리고 있었다. 즉, 내가 자신의 손님으로 보인 것이다. 보아하니까. 이쪽 노예수용소 관리자 같은데.

“아, 안녕하신가.”

“그래서, 무슨 노예를 보러 오셨나요?”

“엘프와 인간 혼혈 노예를 보러왔네. 자금은 일단, 2만 5천마르 정도 가지고 왔네만, 살 수 있나?”

“그 정도면, 일단 상급 혼혈 노예를 구매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마침 안주인께서 그 곳에 계셔서 그 분과 협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주 싹싹하게 나를 안쪽으로 모시는 이 남자. 이름이 궁금해진다. 머리에는 두건을 걸치고 몸은 반 쯤 벗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이 남자가 노예와 헷갈릴 지경인데,

“알겠네. 헌데 좀 예쁜 노예들은 있나?”

일단 최대한 내가 노예들을 살 것처럼 말을 해야 했으니, 조용히 이 여우 같은 남성의 귀에다가 중얼거렸다.

“어이구, 당연하구 말굽쇼. 상급 엘프 혼혈들은 매우 예쁜 것들만 있습니다. 그 아이들은 밤일도 배워뒀다니까요?”

“그럼 처녀가 아닌 건가? 처녀가 아니면 범하는 맛이 없네만.”

“걱정 마십쇼. 다들 처녀입니다. 어디 까지나 책을 통해 배운 것일 뿐.”

이쪽에 관련해서도 적당히 설명을 잘하는 노예 관리인. 어째 저리 말하니 정말로 노예 한 명은 구매하고 싶었다. 하지만, 집을 얻어둔 것이 없으니, 따로 구매해둘 수가 없다. 어차피 돈이야 의뢰를 하면 금방 될 것 같고,

“호오, 그러한가. 뭐 결국 실전은 안해서 잘 하지는 못하겠군.”

“그런 것이 오히려 재밌는 것이 아닙니까? 직접 가르쳐주면서 정복한다. 크으으으. 저는 드워프 싸구려만 데리고 놀아봐서 제대로 즐기질 못했습니다만, 손님 같은 부자들은 엘프로 제대로 느끼실 겁니다.”

“허허. 그런가. 그거 관심이 가는군.”

그런데 어째 뒤에서 나를 째려보는 눈빛이 강렬한데.

“주인님.”

“히익?”

내 옆구리를 쿡찌르면서 나를 노려보는 이레아. 시종 주제에 가끔 무서운 표정을 지으면서 내게 위압감까지 선사한다. 하필이면 나도 어째 이럴 때마다 괜한 죄책감이 느껴지고 있었으니, 그녀에게 항상 밀린다.

“설마하니, 노예를 성노예로 써먹으려고 사실 생각입니까?”

“그.그런 그게 그러니까.”

“아무튼 간, 저처럼 완벽한 시종을 두고, 노예를 사실 생각이라니, 이 이레아는 무척 가슴에서부터 슬픔이 들이차오르는 군요.”

꽤나 두 손으로 가슴을 붙잡고 감성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설마하니 지금 분위기 맞춰달라는 건가. 뭐 지금 이 여우같은 남자를 보니, 이런 일은 많이 경험해본 것 같아서, 이런 분위기를 연출해야 내가 정말로 노예를 살거라고 생각하긴 할텐데.

“허허, 그 쪽 여성분은 아무래도 주인이 노예를 구매하는게 마땅치 않나 보군요. 하지만, 그 쪽 시종과 노예는 달라서 아무래도 상관이.”

이 여우 같은 남성도 우리에게 맞추어주고 있는데, 이미 분위기에 한껏 빠진 내 시종 이레아는 여우를 향해 손가락질을 한다.

“거기 여우씨는 빠져주세요. 우리 주인님은 워낙 음란해서 노예를 성노예로 우웁?”

“하.하하. 아무튼 안주인에게 안내해주시게.”

어째 미안해졌던 터라, 나는 안주인에게 안내해달라 여우를 재촉했다. 그러자 이 여우 닮은 남자는, 잠시 인상을 찡그리다가도, 곧 우리 두 사람을 엘프와 인간의 혼혈 들이 있는 옥사로 데려갔다.

“저 뒤쪽에 있는 사무실이, 안주인님이 계시는 곳입니다. 일단 가격논의를 하시면 안주인님께 대금을 내고 저로부터 노예를 데려가시면 됩니다.”

여우라고 한 것이 상당히 기분 나빴는지, 아주 말투가 딱딱해졌다.

“아. 고맙네.”

“주인님 얼른 가시죠.”

지금까지 이 녀석이 했던 행동이 진심인지 아닌지 궁금해지지만, 지금은 안주인을 만나는 것이 더 급선무였다.

딸깍-

노예수용소 치고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중세 유럽양식의 문의 고리를 벌컥 열어 안쪽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누.누구세요?”

젊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무실 안쪽에는 꽤 젊은 얼굴의 여인이 있었는데,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이 꽤나 이곳과는 어울리지가 않았다. 게다가 길게 풀어헤친 금발의 푸른색 눈은 역시 서양인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정말 괘씸하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몸매에 얼굴은 상당히 음란해보였다.

딱 의자에 앉아서, 무언가 열심히 읽고 있는 모습이 어째 그녀가 직감적으로 리훅스의 아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일단 정수리를 긁적이면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희는 노예를 구매하러 온 사람인데요.”

“아, 그.그러신 가요?”

“네. 그런데 저희가 리훅스 상단을 많이 드나들어서 상단 사정을 잘 알고 있는데, 이상한 소문이 들더군요.”

전개가 이상하긴 하지만, 일단 본격적으로 밀고 들어가기로 했다. 정면대결이 중요하다. 이런 것은. 처음부터 잔뜩 밀고 나가서, 단숨에 끝장을 봐야지.

“무.무슨 소문입니까? 노에를 사지 않을 거면!”

“사모님이야 말로 그러시면 안 되지요. 언젠가 누군가는 사갈 노예들을 상대로 그러시다니, 만일 오늘 제가 사는 노예가 성병이면 어쩝니까?”

“뭐.뭐라구요? 잠깐, 성병?”

역시 찔리는지,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혹시 알아? 저 드레스 안쪽에서는 이미 더러운 국물을 질질 흘리고 있을지,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째 얼굴이 달아오른 것이 그래 보인다.

“모를 줄 아십니까? 이곳의 엘프, 인간 혼혈 노예를 성노예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아니면 바람이라던지.”

나는 한손을 들어 설명하며 본격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어차피 이것은 떠보기 공격이다. 정말로 바람을 피는지 안 피는지 말이다. 만일에 아니라고 해도, 이 의뢰는 반드시 해내야 하므로 바람피는 걸로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

일단 먹고 살아야 하니까.

“무.무슨.”

“아니십니까? 이미 다 알고 왔으니, 더는 아무 말 하지 마십쇼. 이곳에 와보니 정말로 확신이 들었으니, 이대로 리훅스 어르신게 알릴까 합니다.”

그리 휙 시비투의 말을 던져버리고는 몸을 돌렸다. 그러자, 뒤에서는 내 팔을 붙잡는 듯한 느낌과 함께, 이 안주인이란 여자가 내게 들러붙는다.

“자. 잠깐, 그. 그만 둬. 그건. 나는 그냥 젊은 애들이 좋을 뿐이라고. 남편이 만족 못시켜주는 것을 시켜준다는 말이야!”

“호오 결국에는 늙은 몸보다 젊은 몸이 좋았다. 그건 가요?”

“이.이전부터 젊은 남자를 좋아했다고. 뭐. 분명 엘프 혼혈들만 없었으면 나는 독수공방 하며 그 늙은 남편만 보살폈겠지만.”

꼴에 변명이라고 하는데, 너무 솔직하다. 무슨 변명이 저래. 적어도 한 번 쯤은 저항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내가 이미 알고 있다고 하니 저리 나오는 것인가. 그렇다면 재밌어질 수 밖에 없겠네.

“어쩔 수 없죠. 저는 그런 여자를 보면 열이 받아서요. 아무래도 이 일은 분명히 리훅스님게 알려야겠습니다.”

“야! 너무하잖아? 제. 제발 부탁이야. 봐.봐달라고. 무엇이든지 할게. 그러니까. 제발 그만 부탁해.”

드디어 물었다. 내가 던진 먹이를 물었다. 멍청한 계집. 젊은 남자의 몸만을 밝히니 머리는 돌아가지 않는가 보군. 하긴, 당연할 것이다. 이미 남편의 의심이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아마 마음이 초조했겠지. 그렇기에 남편을 더 피한 것이고, 막상 남편이 알았으니 다른 사람들도 알거라는 생각이 들었을 터.

“정말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까?”

“그.그래. 그러니까.”

침을 꿀꺽 삼키면서 내게 더 들러붙는다. 이 순간, 이 여성의 가슴이 내게 닿았는데, 그 바람에 잠시 아래로 내려 그녀의 가슴골을 보게 되었다. 그러자 눈에 보인 것은, 상당히 뜨겁고, 가슴보호대를 차지 않은 훌륭하게 큰 유방이었다. 그 계곡이 그대로 보여서 아무리 봐도 성욕이 끓어오를 수밖에 없는 몸이었다.

“그러면 그 몸뚱이 저도 먹어도 되겠습니까?”

“뭐. 뭐?”

“아무래도 먹고 싶다는 거죠. 이렇게 가슴까지 들이대는데 말입니다?”

어차피 이 여자도 그걸 노린 것이겠지. 무엇이라도 한다고. 나도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하고 또 외모도 반반하니까. 내가 오히려 범해준다면, 이 여자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좋은 일로 작용할 것이다.

“크으윽.”

“솔직히 좋잖아? 나한테 한번 대주는 것으로 끝내고,”

“아무리 그래도 나는!”

“그렇다면 왜 가슴을 들이대는 걸까? 말리려면 무릎 꿇고 말릴 수도 있는 일을 굳이 가슴까지 대는 건?”

이미 이 여자는 절은 남자에게 익숙해져 있다. 더 이상 늙은 남편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게 되겠지. 그것이 지금 이 여자의 모습이자, 정말로 추한 암컷의 본능이었다. 그저 육체만을 생각하는 존재일 뿐.

“아. 음.”

“자아, 엘프는 그러고 보니 성기가 상당히 작지? 남자의 것은 말이야.”

오히려 내 쪽은 유혹하기 더 편해졌다. 게다가 이 여자도 상당히 흔들리고 있다. 남편한테는 미안해지지만, 아무래도 이 여자는 생각 이상으로 타락한 것 같다. 눈동자가 매우 떨리고 있는 모습이, 정말 범하고 눈동자다.

“그. 그건 그런데.”

역시 말을 버벅거린다.

“그것으로 만족하나? 내 것은 엄청 커다란데 말이지.”

“커.커다랗다고?”

역시 반응한다. 그것도 볼이 붉어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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