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이모 그리고 그녀와의 결혼 (4-4)
수요일 오후, 이모가 우리 집으로 오는 대신 내가 이모네를 찾았다. 희주선배는 잠깐 학교에 나갔다가 친구들과 저녁까지 먹고 오겠다며 외출했다고 한다. 이젠 굉장히 활달해져서 곧 자기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 했다. 그런 이모가 너무 고마워서 꼭 안아주었다.
“지은...정말 고마워...”
“뭘, 그런 거지고 그래요...당신이 좋다면 난 이제 뭐든 할 수 있어요...”
수줍은 듯 미소 지으며 대답하는 이모의 모습에 갑자기 욕정이 솟구쳤다. 하긴 수요일과 주말은 그런 서로의 욕정을 풀기로 공식적으로 약속한 날들이니, 이모 역시 단순히 이야기하러 나를 부르지는 않았을 터였다. 요새 이모는 굉장히 야해졌다. 물론 남들이 보기엔 그저 평범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이전의 이모를 생각한다면, 정말 일취월장이다. 항상 꼭꼭 동여매기만 하던 이모가, 이제는 하나씩 하나씩 드러내는 옷차림으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수요일과 주말 저녁의 속옷은 이제 특별하다. 모두 성인몰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오늘은 아마 빨간색 망사에 가운데 구멍이 뚫린 그 팬티일 것이다. 전에 내가 옷을 입은 채로 그대로 서서 하고 싶다고 말 한 적이 있었고, 오늘 그렇게 해보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이모는 이미 정장 차림으로 갈아입고,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한창을 주절거리던 이모를 가만히 일으켰다. 그리고 말없이 손을 이끌어 안방 문에 기대게 했다.
“아....”
뭔가 기대에 찬 이모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당신....”
거칠게 서로의 입을 탐했다. 그러는 사이 내 손은 벌써 이모의 보지를 유린하고 있었다. 팬티의 감촉과 그 사이의 언뜻언뜻 느껴지는 뜨거움. 그리고 축축함. 이모의 보지는 벌써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 이모 역시 벌써 내 바지춤을 내리고 있었다. 이모는 그렇게 이제 자연스럽게 나와의 섹스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만의 한 여인으로서 말이다.
정면에서 마주보고 선 채 삽입은 조금 어려웠다. 이모의 한 쪽 다리를 들어 내 허리께로 지탱하고서야 겨우 삽입되었고, 그렇게 위를 향해 자지를 움직였다. 이모 역시 덩달아 위 아래로 움직임을 맞추었다.
“아...아흑...당신...아..조..좋아요...너무..행...행복해.....”
그러기를 잠시, 힘들었다. 이모 역시 힘들어했다. 가만히 다리를 내리고 이모를 돌려 세웠다. 엉덩이를 내 쪽으로 잡아 끈 다음, 이번엔 뒤에서 삽입했다. 훨씬 쉬웠고, 또 익숙했다. 검정치마 밑으로 드러난 하얀 다리가 유난히 먹음직스러웠다. 오늘은 그 다리에 싸보고 싶었다. 그래서 흘러내리는 정액의 물결을 감상하고 싶었다.
이모가 흥분을 참지 못하겠는지, 자꾸 신음소리를 높여갔다. 그리고 팔을 뒤로 내밀어 나의 목덜미를 잡고 얼굴을 돌려 내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그때 이모의 엉거주춤한 자세, 의도하지 에스 자형 물결을 보게 되었다.
“아...자기...다리에..다리에...싸....쌀거야....”
“아흑....아...다...당신...아...마..마음대로...으헉....컥...”
갑자기 이모의 몸이 더욱 젖혀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 역시 재빨리 자지를 꺼내 엉덩이 밑 허벅지 안쪽에 들이댔다. 그리고 그 허벅지에 부딪히는 하얀 정액들. 그때 뭔가 철꺽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저 바람소리려니 했다. 이모는 그대로 침대에 엎드렸고, 나는 그런 이모의 뒤에 앉아 이모의 허벅지를 적시는 정액과, 아직도 벌렁거리는 듯한 이모의 보지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날 그렇게 한 번 더 이모를 안고 나서 날이 어두워지기 전 재빨리 빠져 나왔다. 요새 아파트에서 보는 눈이 있는 것 같아 조심하자는 약속 때문이었다. 토요일에는 함께 영화관에 가자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금요일이 되었다. 어제 희주선배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는 이모의 연락을 받았었다. 뭐가 그리 급한 지 눈 뜨자마자 짐을 정리해서 나갔다는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 오빠란 놈 일도 다 처리되었고, 또 눈에 띄게 밝아진 희주선배의 모습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학교에 나면 또 보겠지.’라는 생각에 그 후로 오늘까지 희주선배의 일은 잊고 있었다. 그런 순간 날아 온 문자 한통.
‘인설아, 이따 저녁 먹을 때 쯤 우리 집으로 와. 내가 저녁 준비할게, 네가 도와준 보답.’
정말 다시 안정을 찾은 것 같았다. 저녁까지 준비할 정도면 이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왔다는 충분한 증거가 아니었을까. 커다란 곰 인형을 하나 준비했다. 이제 혼자 지낼 텐데, 친구라도 삼으라는 요량이었다. 희주선배의 집을 찾았다. 초인종을 누르자 잠시 뒤 그녀가 문을 열어주었다. 곰 인형으로 얼굴을 가렸다. 깜짝 놀랐다는 듯 눈을 흘겼다. 한 가닥으로 묶어 위로 올려 볼펜으로 고정한 머리, 헐렁한 민소매 티셔츠, 그리고 마치 남자 팬티처럼 생긴 헐렁한 반바지. 그녀의 차림새였다. 발랄해 보였다. 그런 여인에게서 아픈 과거가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니? 부끄럽게... 출발한다고 연락 좀 하고 오지...내 옷차림이 이게 뭐야..아직 준비도 덜 됐구만...하여간 어여 들어와.”
집안은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오빠의 흔적은 아예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목요일 내내 쓸고 닦고 정리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우선 목 좀 축이라며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내와 건넸다. 그리고는 과일이며, 마른 오징어며 부산히 챙겨 술상을 준비했다. 그리고는 잠시 기다리라더니 안방으로 건너갔다. 한 동안의 시간이 흐른 뒤 그녀가 거실로 나왔다.
하얀 색 민소매 원피스. 그리고 드러난 팔과 다리. 하얗지는 않았지만 적당히 맑고 투명한 그런 피부였다. 옅은 화장기가 은은하게 풍기는 얼굴. 예뻤다, 아니 고왔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이런 여인이 그런 몹쓸 놈에게 유린당한 채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이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그런 감정을 표현할 수는 없었다.
“우와...누나 이쁜데...큭..아니 아니 섹시한데? 큭큭...”
“요 녀석이 누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호호...”
그런 칭찬이 싫진 않은 듯 귀엽게 웃으며 다가와 앉았다. 그리고는 맥주잔을 내밀었다.
“한 잔 받아, 최인설. 이 누나가 주는 고마움의 표시다.”
“에공, 황공무지로소이다, 공주마마..큭큭..”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순식간에 두어 시간이 흘러버렸다. 둘 다 꽤나 거나해졌다. 갑자기 희주선배가 말을 바꾸었다.
“인설아...”
“어, 누나..”
“나..갖고 싶었어?”
“어, 응, 아..아니...그게 무슨 소리야..참나....나를 뭘로 보고....큭큭”
그렇게 말하고 있는 희주선배의 표정은 아까의 발랄함이 아니었다. 자못 심각한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알아...나 갖고 싶어 하는 거.....”
“.......”
“오늘...나...나를 가져도 돼...아니 인설아..네가 나를 가져 줘..”
약간의 떨림이 있었지만, 단호한 목소리였다, 그녀가 장부라고 느껴질 만큼. 그녀가 일어섰다. 반사적으로 그녀를 따라 올려다보던 나는 이내 다시 고개를 떨구어 버렸다. 그녀 스스로 혼자 옷을 벗고 있었다. ‘스르륵’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약간의 뒤척임. 그녀가 말했다.
“이제..나를 봐...”
그녀는 알몸이 되어 있었다. 유방도 보지도 가리지 않았다. 양 손을 늘어뜨린 채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조금 공허해 보였다. 그런 공허함과는 별개인 듯 그녀의 유방은 도드라져 있었다.
“아..누..누나..나...이런 거 원한 게 아닌데....”
“알아...그래도 나를 봐...그리고 키스해 줘.”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그녀를 안았다. 그리고 시작된 깊은 키스. 그녀의 모든 것을 빨아버릴 듯 혀를 찾아 헤맸다. 그녀의 혀 역시 피하는 듯 맞서는 듯 그렇게 내 혀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녀를 번쩍 안았다. 새처럼 가벼웠다. 안방으로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그녀가 제지했다.
“내려줘..”
어떤 위압감이 느껴졌을까. 나도 모르게 그녀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그녀가 내 등 뒤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뒤에서 나를 안아왔다.
“나..아직...저 방은...저..침대에서는 싫어...”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희주선배의 손은 벌써 내 셔츠의 단추를 풀고 있었다. 단추가 모두 풀어지자 다시 그녀의 손이 허리띠로 향했고, 바지 지퍼를 내렸다. 그리고 팬티와 함께 아래로 끌어 내렸다. 그 사이 나는 셔츠를 벗어 던졌다. 그렇게 주저앉은 희주선배는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내 다리 사이에서 무릎을 꿇고 손을 들어 자지를 잡았다. 그녀의 얼굴과 그리고 입술과 혀는 어느 순간 내 항문과 그 사이에서 놀고 있었다. ‘아, 이런 기분이라니.’ 좀 전에 화났던 감정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의 몸짓을 나는 모두 볼 수 있었다. 일반 집에서는 보기 힘든 커다란 전신 거울이 거실 한 쪽 벽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 거울도 그 오빠놈이 가져다 놓은 것이리라 생각했다. 그녀가 내 자지를 입으로 잡아끌며 말했다.
“이제...앉아..내가 누울게...내 얼굴 위로..”
그렇게 앉는 건 불가능했다. 대신 엉거주춤 기어가는 듯한 모습으로 그녀의 몸 위에 엎드렸다. 눈앞에 무성한 보지털들이 저마다 손짓하고 있었다. 그녀의 무릎이 세워진다 싶었더니 이내 벌어졌다. 그 사이에 내 얼굴을 박았다. 그리고 혀를 내밀어 희주선배의 보지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아...흑....”
내 자지를 물고 있던 희주선배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몇 번을 그렇게 서로의 자지와 보지를 빨았을까. 그녀의 두 다리가 오므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얼굴을 조이기 시작했다.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절정은 아닌 것 같았다. 그저 최대한 절제하려는 듯한 몸짓이었지만, 그러나 이미 섹스에 길들여진 희주선배의 몸은 그녀의 생각과는 전혀 반대로 가고 있었다.
“이..이제...너..넣어 줄래...?...”
입에서 자지를 토해 낸 희주선배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마치 선생님 말을 잘 듣는 초등학생 마냥 곧장 일어서서 그녀의 다리 사이로 앉았다. 희주선배의 눈은 감겨 있었지만, 정확하게 보고 있기라도 하듯이 내가 앉은 그 순간 움츠렸던 두 무릎을 벌려 주었다.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자지를 잡고 그녀의 보지 주변을 훑어주었다. 몇 번의 노크도 있었다. 한순간 ‘정말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노크할 때마다 조금씩 허리를 들어주는 희주선배의 몸짓을 보았기 때문이다. 서서히 밀어 넣기 시작했다.
“흐억...아....따..따뜻해...이..인설아..아아...”
최대한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 동안 짐승만도 못한 놈에게 막무가내로 당했을 거라는 생각에, 이렇게 하는 것이 그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 같았다.
“와..완전히...완전히 내 위에..오..올라와.....”
그녀의 몸 위로 나의 상체를 포갰다. 지긋이 눌려오는 그녀의 젖무덤이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그녀의 젖무덤을 아직까지 만져보진 못한 것 같았다. 그래도 지금 만지기에는 무리였다. 이미 희주선배를 내 등을 감싸 안고 있었고, 두 다리 역시 벗어나지 못하게 하겠다는 듯 내 허리를 칭칭 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신 그녀는 자신의 목덜미를 내게 내줬다. 내 거친 숨소리와 찐득한 침으로 그녀의 목덜미는 이미 빨개져 있었다.
“아...인설아...고..고마워...아흑....”
이 순간에 고맙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일까? 내 몸짓에 좀더 힘이 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녀는 온몸으로 일렁이기 시작했다. 내 사정의 순간을 느끼는 것일까? 내 몸짓과 보지 속에 들어간 자지의 느낌만으로도 그녀는 알아차린 것일까? 하긴 가능할 법도 했다. 야동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던 온갖 행위들을 해왔던 그녀이고 보면 그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아흑..조...좋아...싸..싸고 싶음..언제든..싸...”
싸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를 좀더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싼다고 해서 그녀가 기뻐할 것이라는 생각은 허망한 자신감이었을 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은 충분히 기뻐하고 있다는 듯 발그레져 있었다.
“아..헉..누...누나..나..싸..쌀게요...싸요..아..컥...”
“그..그래..나..나도..가..같이...아흑..안에다..안에다 싸...싸 줘...흐윽..끅.”
동시였다. 그녀의 허리가 들춰지고 나의 분출이 시작된 건 정말이지 정확히 동시였다. 희주선배는 최대한 허리를 들어 내 분출을 받아들이고 있었고, 나 역시 희주선배의 보지 저 끝까지 정액이 닿을 수 있게 하려는 듯, 이미 깊숙이 보지를 점령한 자지를 더 밀어 넣고 있었다. 한동안 우리는 그렇게 분출의 쾌감과 쾌락의 여운을 즐겼다. 숨이 편안해질 무렵 그녀의 보지에서 자지를 뺐다.
“자..자지..줘...”
희주선배는 그렇게 말해놓고선 오히려 자신이 일어나 다시 내게로 엎드렸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정액까지, 그 주변에 묻은 자신의 애액과 나의 좆물까지 남김없이 모두 핥았다. 그리고는 일어나 자신의 보지에 묻은, 그리고 조금 흘러내리던 정액들을 물티슈로 깨끗이 닦아냈다. 나는 그런 그녀의 행동을 말없이 보고 앉아 있을 뿐이었다.
‘팔베개 해 줘....’
그렇게 우린 다시 나란히 누웠다. 그리고 그녀가 안겨왔다.
“인설아..솔직히 말해봐..나..차...창녀 같았지? 보기 싫었지?”
“아..아니요..전혀요...나..그냥 누나였어요.”
“...”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나 욕하지 않을 거지? 지난 일은 어쩔 수 없었어. 하지만 정리했잖아, 것두 인설이 너 덕분에, 아주 깨끗이. 그래서 이렇게라도 보답하고 싶었어. 이모집에 있을 때 생각 많이 했어.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것이라곤 이 몸밖에 없더라. 그런데 이렇게 더렵혀진 몸을, 아니 이 더러운 몸을 너에게 줘도 될까 고민됐었어. 그리고 네가 받아주지 않더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
“그런데, 오늘...그냥...인설아..저..정말 고마워..”
“아니야, 누나...그런 생각 앞으론 하지도 마요. 오히려 내가 더 고마운데..뭘..그래...하하...”
일부러 크게 웃었다. 희주선배도 그런 나를 따라 조그맣게 웃기 시작했다.
“나, 뭐 하나 물어봐도 돼?”
갑자기 희주선배가 말했다.
“뭘?”
“저...있잖아...인설아...너 이모랑..어떤 사이야?”
깜짝 놀랐다.
“어...어떤 사이라니..그냥 이모 조카 사이지..왜 그리...갑자기..”
“친 그러니까 진짜 이모는 아니지? 그치? 그냥 아는 이모지?”
“친이모야..아이..그런데 왜 자꾸 그런 걸 물어..”
갑자기 불안해졌고, 이내 그런 불안함은 현실이 되었다.
“나, 봤어..어쩌다..수요일날 학교 가다가 지갑을 두고 와서 다시 가지러 왔거든. 근데 안방에서 그런 소리가 들리더라. 문도 조금 열어져 있고....”
“....”
“머리가 복잡했어, 갑자기..어떻게 생각해야 할지..도무지...그래서 몰래 조용히 나와 버렸어. 그리고 그 담날 도저히 이모 얼굴 못 보겠더라..그냥 이참에 짐 싸서 나와 버렸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인설아..그냥 이해하기로 했어. 어쩌면 그런 일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나라고도 생각했거든. 그리고 네가 갑자기 잘해주는 것이 이상했는데, 그랬어...우리...동질감이었던 거야. 그러니까 이모랑 너 사이, 이해할게. 그니까 너두 안심해, 이제.”
그냥 고마웠다. 전혀 타인이었던 한 사람이 어느 순간 정말 가까운 사람이 되어가는 그런 순간이었다. 그러나 고마웠다는 말은 그저 머릿속으로만 맴돌 뿐이었다.
“나, 어떤 남자가 내 남자로 받아들여질 때까지, 그때가 다시 올 지는 모르겠지만, 딱 그때까지만 내 옆에 있어주면 안 될까? 이모와의 사이 절대 방해하지 않을게. 그냥 내가 남자를 다시 볼게 될 때까지만 나 지켜주면 안 될까? 염치없지만, 그래도 부탁이야.”
“....”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러자 희주선배는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기 시작했다.
“인설아, 그때까지는 나 네 거 할래. 나를 더럽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냥 허락해줘. 언제든 네가 원하면 그때마다 나는 네 여자가 될게. 그게 언제든, 어디서든, 어떻게든....”
그렇게 내게 또 하나의 여자가 다가왔다. 그리고 그 다가옴을 막지 않겠다는 듯이 다시금 그녀를 꼬옥 안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희주선배는 예전보다 더욱 밝고 활기차게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속처럼 그녀는 언제든 어디서든 나를 받아주었고, 그럴 때마다 오히려 더 밝아지는 희주선배였다. 그리고 학교엔 이내 둘이 사귄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