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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이모 그리고 그녀와의 결혼 (5-2) (18/43)

우연, 이모 그리고 그녀와의 결혼 (5-2)

공허했다. 뭔가 시원하게 깨부수면 조금이나마 답답했던 마음이 풀릴 것 같았는데, 막상 그러고 나니 오히려 더 공허했다. 화장실에서 나와 식장으로 돌아왔다. 잔치는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지은이모와 영혜이모가 다가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영혜이모는 그새 지은이모에게 모두 말한 모양이었다. 

“당신..괜찮아요?”

지은이모가 속삭였다.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저..저는 괜찮아요... 저..당신만..괜찮으면 저 아무래도 좋아요..그니까 당신..너무 심란해하지 말아요.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 저랑 영혜랑 같이 한다면 다 해결될 수 있어요..그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구요..네?”

고마웠다. 이 여자, 내 여자 정지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았다. 생각해 보면 어떤 일이 생겨도, 어떤 상황에 처해도 이 여자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그때 멀리서 나를 바라보며 서 있는 한 여자가 있었다. 화장실의 그 여자, 이지수.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손짓으로 전화하는 시늉을 보내고서는 다시 사라졌다.

‘oo카페, 4시, 윤경’

짧은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나는 윤경이모의 연락처로 몰랐었다. 지은이모는 내 문자에 신경 쓰지 않는 듯 했지만, 영혜이모는 달랐다.

“자기 오늘 친구들하고 약속 있다며? 가서 신나게 놀고 와. 스트레스도 확 풀어버리고...”

영혜이모가 말했고, 지은이모도 그렇게 하라는 듯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고 짧게 대답을 남긴 뒤 식장을 나섰다. 4시까지는 한 두 시간 쯤 남았을려나? 그냥 걸었다. 그렇게 무턱대고 걸었다. 나도 모르게 나는 그 카페를 향해 걷고 있었다. 카페에 도착한 건 4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둘러보자 창가 맨 끝자리에 윤경이모가 앉아 있었다. 어색하게 마주보고 앉았다. 주문한 커피가 나오고, 그 커피를 다 마셔갈 때까지 우리는 서로 말이 없었다.

“저..이..인설..아..아니..휴우...어떻게 불러야지...?

“...”

“우선 이거...받아요.”

윤경이모가 하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뭐..뭐에요?”

“그냥 묻지 말고 받아요. 그리고 여기서 말고 집에 가서 보세요.”

처음엔 무슨 편지려니 했다.

“아..아까 봤겠지만, 그 얘 너..아니 당신 아들 맞아요. 느닷없겠지만, 일단 허락도 없이 정말 미안해요. 그에 대한 보상은 할게요. 대신 이제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해서 절대 아빠라고 나서지는 말아주세요. 여기 사인해주세요.”

그녀가 내민 것은 일종의 친권포기서 같은 것이었다. 그 아래 몇 가지 조건들이 더 붙어 있었지만, 대충 읽고 사인했다. 애초부터 아이를 가질 생각도 없었거니와, 아직은 그럴 능력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윤경이모의 아들로 커 가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아직 시댁에서는 아무도 몰라요. 모두 우리의 아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어요. 어찌 보면, 우연이었을까요? 당신 혈액형과 그 이 혈액형이 같아요. 얼굴도 조금 닮은 듯 하구요. 그러니 그런 믿음은 절대 깨지지 않을 거예요. 약속할 수 있죠?”

“네...”

“아깐 정말 기가 막혔어요. 당신이 얘 아빠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어요, 영혜가 말해줘서.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조금은 아는 사이였으니까. 그리고 그날, 임신이 목적이긴 했지만, 당신과의 세..섹스도...지..진심으로 좋았어요. 처음엔 딱 한 번이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그게...끝나고...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이러저러 핑계대고 영혜에게 한 번 더 부탁했던 거예요. 그런데..내가..내가..당신의 고모가 될 줄은..어떻게 이..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요?”

윤경이모는 가끔 더듬긴 했지만, 처음부터 담담했다. 원래 그런 여자였을까? 될 수 있으면 안으로 품고 숨기며 살아온 그런 삶의 방식이 윤경이모를 이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에게 그런 감정을 말한다는 것은 아마 처음이었을 것이다. 나와의 섹스는 그렇게 윤경이모를 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나는 이제 그녀와의 관계가 끝장이라고 생각했다. 고모와 조카 사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 더 이상 나와 관계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우리 부자 됐어요. 물론 전에도 부자였지만, 지금은 서울에서도 떵떵거리며 살 만큼 큰 부자가 됐어요. 모두 그 얘를 낳고 나서부터 생긴 변화에요. 그래서 시댁식구들 그게 모두 내 덕분이라며 지금 정말 잘 해주세요. 그치만 그 이와의 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똑 같아요. 하나도 변한 게 없, 아니 영원히 변할 수가 없겠지요.”

“...”

“근데 나..나는...흐윽” 

갑자기 그녀가 고개를 숙이더니 조용히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나..나는...이제 세...섹스가 필요한 여자가 되어 버렸어요. 전엔 자위 같은 것도 몰랐어요. 근데 이젠 그게 너무 자연스러워졌어요. 그 사실이..그게..시..싫어요. 그래서 영혜에게 염치없지만 한 번 더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했었지요. 영혜는 아이를 낳고 만나라 했구....”

“그..그게...”

“그런데 오늘 갑자기 우리가 결코 그런 만남을 가져서는 안 되는 사이라는 걸 알아버렸구...아..어쩌면 좋을지...그런데도 나....난 당신 놓치고 싶지..아..않아요... 그런다고 가정까지 깨트리기는 싫구요....”

그리고는 한참 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다..당신과 영혜 사이, 저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저..이제 친정에 자주 올 수 있어요. 어찌 보면 그게 다 당신 덕분이기도 하겠지만...저...내..내가 지금 당신의 고모라고 생각해요... 혹시 고모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네? 네..아니..그..그게....”

“내가 고모인 줄 몰랐었잖아요...지금까지...앞으로도 몰랐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요? 아니, 우리끼리라도 고모 조카 사이를 무시하면 안 될까요? 저...당신...그때 그 분으로만, 언제나 그때 그 분으로만 생각하면 안 될까요? 그것도 안 된다면, 여..영혜 있잖아요..그니깐 내가 영혜 친구니깐, 그래요, 친구의 애인으로라도 있으면 안 될까요?”

그녀의 제안은 절박해져 갔다. 생각해 보니 윤경이모에게서 나란 존재는 참 복잡했다. 처음엔 아주 친한 친구의 조카였다가, 다음엔 ‘그 분’이었다가, 자신이 낳은 아들의 아빠였다가,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조카로 둔갑해버린, 그런. 복잡한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런 복잡함도 잠시, 그런 이성적인 생각조차 잊게 만든 건, 갑자기 떠오른 그날 그녀와의 섹스였다. 하염없이 쏟아내는 그녀의 분출과 한없이 지속될 듯 절정 속에 몸부림쳤던 그녀의 알몸이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벌떡 일어서서 그녀의 손을 붙잡고 밖으로 이끌었다. 그녀 또한 마치 그러기를 기대하고 있었다는 듯 재빨리 함께 일어섰다. 

카페 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까만 색 승용차가 그녀 앞에 정차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윤경이모는 이내 함께 타고 가자고 손짓했다.

“00마트 앞쪽으로 가요.”

그리고는 운전하는 아가씨를 가리키며 내게 조그맣게 속삭였다.

“걱정하지 말아요. 이 아가씨는 무조건 제 편이에요, 친동생 같은.”

그렇게 말하는 윤경이모에게서 이제는 고모라는 관계적 위치를 찾기는 힘들었다. 마트 앞에 도착했다.

“나 늦을 거에요. 친구들이랑 저녁까지 하고 간다고 전해 주세요. 미리 얘기해놓긴 했지만, 부탁해요, 알았죠?”

“네, 걱정마세요, 사모님. 호호. 남자분 잘 생기셨네요. 쿡쿡.”

“조카에요, 조카. 호호..어쨌든 잘 부탁해요.”

그렇게 말하는 윤경이모는 어느 새 밝아진 표정이었다. 오는 내내 어떤 기대를 했던 까닭이었을까, 그녀는 갑자기 활기에 차 있어 보였다. 차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그녀는 이제 자신이 먼저 내 손을 붙잡고 그때 그 모텔로 이끌었고, 우리는 다시 503호 앞에 섰다.

“그냥, 만약, 다시 기회가 온다면, 처음 그 곳으로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윤경이모는 수줍어하고 있었다. 아까의 담담함과 심각함은 그새 사라져버린 듯 그리고 그 활기참은 어디로 보내버린 듯 이제는 마치 첫날밤 새색시처럼 수줍어하고 있었다. 조용히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고 방으로 들어섰다. 불이 환히 켜진 그 방은 그때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불... 끌까요?”

내가 물었다.

“아..아니요..괘..괜찮아요...이젠...불 끄면..다..당신을 볼 수 없잖아요. 오늘은 끝까지 당신을 보고 싶어요, 당신의 모든 것을요, 그...그리고 나..나도 보여주고 싶어요....”

한 동안의 깊은 키스가 오갔다. 그리고 윤경이모가 말했다.

“제..제가 벗을게요.”

그녀가 단풍이 수놓아진 하늘한 원피스의 지퍼를 스스로 내렸다. 검정색 레이스가 달린 브래지어에, 붉은 꽃 한 송이가 수놓아진 검정색 망사 팬티가 보였다. 검정색 속옷 탓이었을까. 가녀린 윤경이모의 몸은 더욱 가녀리게 느껴졌고, 그래서 하얗던 살결은 오히려 파리해 보였다. 그새 나 역시 알몸이 되어 있었다. 그녀가 브래지어의 후크를 벗겼다. ‘출렁’ 하면서 쏟아지는 그녀의 유방. 출산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더욱 풍만해져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위로 솟구쳐 있었다.

“아..아래..는..당신이......”

내가 다가서자 윤경이모는 살포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두 손을 조심스레 들어 올려 유방을 감추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입술은 떨고 있었다. 팬티에 손을 대자 움찔하는 그녀의 몸짓이 느껴졌다. 바로 내리지 않았다. 대신 팬티 위로 입을 맞췄다. 입술로 팬티를 물어 여기저기 잡아끌기 시작했다. 벌써 물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아...아흑..어..어떡해....아....버...벌써....흐억..”

갑자기 그녀가 휘청거렸다. 윤경이모는 출산 후 더 민감해진 것 같았다. 한 손으로 휘청거리는 윤경이모를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재빨리 팬티를 벗겨버렸다. 윤경이모의 보지는 팬티에서 해방되는 바로 그 순간 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아...아흐....어..어떡해..흐악..흐억...”

그러면서 윤경이모는 그대로 침대 위로 쓰러졌고, 윤경이모의 보지에서 쏟아지던 그 물이 이젠 위로 솟구치며 바라보던 나의 얼굴을 강타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곧 분출을 멈추었다. ‘하악’거리는 윤경이모의 거친 숨소리만 방안에 가득했다. 수건으로 얼굴부터 닦아냈다. 바닥의 물은 그대로 두었다. 아직도 헐떡이는 윤경이모의 몸 위로 가만히 엎드렸다. 그리고 그 하얀 목덜미에 진한 마킹을 시작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너는 내 여자야.’라는 표식을 남기고 싶었을까. 그런데도 그녀는 거부하지 않았다.

다시 그녀의 유방을 탐하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돌리다가도 간혹 유두를 튕기고, 그러다가 다시 입술로 물어주는, 그 사이 그녀는 또 다시 절정으로 가는 듯 했다. 

“조금만 더 참아요..참으려고...노력해요...그럼 더..큰 느낌이 올 거예요..”

그녀는 연신 ‘하악’거리면서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손을 내려 내 자지를 잡게 했다. 그리고 입에 가져가게 했다. 그녀의 입 근처에 이르자 윤경이모는 고개까지 들어 올리며 내 자지를 삼켰다.

“아..다..당신..이...이..느낌이에요...이..이거..갖고..미..미치도록..갖고 싶었어요...아..쯔...쯔읍....”

나는 윤경이모가 좀더 편하게 애무할 수 있도록 거꾸로 자세를 바꾸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69가 되었다. 그녀는 아직까지 서툴렀다. 무릎을 세우고 다리를 벌려주는 그런 자세를 취하지 못했다. 내가 먼저 그녀의 다리를 잡고 벌리자, 그제야 보지가 보인다. 벌써 물은 있었지만, 정말 참고 있는 듯 움찔움찔하는 조금씩 새어 나올 뿐이었다. 보지에 입을 가져갔다. 그리고 혀로 그녀의 작은 구슬을 건드렸다. 그러길 조금 지났을까.

“하악...하으...으항....아...어...어떡해....도..도저히..모..못..참..게...커억...끄으윽...”

갑자기 그녀의 보지가 열렸다. 그리고는 또다시 물질을 시작했다. 이번엔 나도 보고만 있지 않았다. 내 자지를 붙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재빨리 자세를 바꿔 그녀의 보지에 삽입했다. 물이 쏟아지고 있었지만, 그 물줄기의 끝을 조준하여 삽입하면 그걸로 끝이었다. 내 자지는 그대로 윤경이모의 보지에 박혔다.

“아흑...이...이게..크억..크억...나...다..당신..나...주..죽어요..어..어서..빼..빼..요...”

윤경이모는 이제 신음을 넘어 애원하고 있었다. 뺄 생각은 없었다. 이미 지은이모를 통해서, 영혜이모를 통해서 그것이 죽을 만큼 황홀한 경지라는 걸 잘 알고 있던 나였다. 오히려 더 강하게 밀어 넣었다. 순간 예전에 막힌 듯 했던 윤경이모의 보지에 대한 그런 아련한 기억이 떠올랐지만, 이제 그런 느낌은 더 이상 없었다. 다시 빼고 넣기를 반복했다. 뺄 때마다 그녀의 보지에서는 끊임없이 분출이 계속되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그녀에게서 말이 없어졌다. 몸놀림도 없어졌다. 윤경이모는 축 처져 있었고, 내 몸짓에 따라 침대 위에서 흔들리고 있을 뿐이었다. ‘혹시?’하는 생각에 재빨리 코에 손가락을 대보았다. 따뜻한 숨결이 규칙적으로 전해 왔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다시 그녀의 보지에 삽입했다. 이번엔 아주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삽입했다. 그리고는 그녀의 몸 위에 엎드려 전보다 훨씬 풍만해진 유방을 게걸스럽게 핥기 시작했다.

“아으...아..아....”

마치 잠에서 막 깬 듯한 소리와 함께 윤경이모가 뒤척였다. 그리고선 살포시 눈을 뜨더니 마치 내 존재를 확인이라도 하듯 갑자기 얼굴을 끌어안고 입맞춤을 전해 왔다. 

“아...당신...저...전에도 정말 좋았지만..아까..아까...저..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나...나...어떡해요...”

대답 대신 미소를 보여주었다.

“다..당신 없으면...이제..아..어떡해...어떡해...아흑..끄윽...”

자신의 보지 속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을 알았을까? 그녀가 다시 외마디 신음과 함께 엉덩이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어떤 여자든 그랬다. 첫 절정에 이르기까지가 힘들 뿐, 그 뒤 두 번 세 번은 금방이다. 근데 이 여자, 윤경이모는 처음부터 그랬다. 

“아흑..아..이..인설씨...나...다..당신..싸..싸는 거 보..보고 싶엉..아흑..아흑...내..내...내 몸에..해..해.주..”

순간 나에게도 신호가 왔다. 그런데 이 여자, 어느 새 내 허리를 두 다리로 칭칭 감고 있었다. 

“헉헉..나...지..지금...싸..싼다....싼다..”

갑자기 다리가 풀려지고 나는 재빨리 그녀의 몸 위로 올라섰다. 그렇게 올라서는 순간 이미 사정은 시작되고 있었다. 첫 번째 정액이 그녀의 삼각주 검은 수풀 위에 떨어졌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가슴과 목으로 발사되었다. 그때까지 그녀는 희멀건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듯 했다. 그녀 역시 보지에서 분출되는 물을 막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의 힘찬 발사가 그녀의 얼굴로 향했고, 그녀는 이내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나의 분출은 멈추었고, 대신 미처 발사되지 못하고 남은 정액이 울컥울컥 윤경이모의 입 주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상태로 그렇게 그녀의 옆에 쓰러졌다.

한참이 흘렀을까. 눈을 뜨니 윤경이모가 나를 그윽한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어느 새 뒤처리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여전히 알몸이었다.

“나...행복해요...당신에게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행복해요...이 행복..당신이 지켜줄 수 있어요? 많을 걸 바라지는 않을 게요. 그저 가끔 당신을 찾아 내려올게요. 당신의 삶을 방해하진 않을 게요. 참다 참다 그래도 못 참겠으면 그때 내려올게요.”

그렇게 말하는 윤경이모의 눈에선 이윽고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꼬옥 안아주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껴안고 한참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아쉽지만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며 그녀가 일어섰다. 벌써 8시가 넘었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도 그녀는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그녀를 내려주었다. 오늘은 이모네로 가고 싶지 않았다. 그냥 말없이 우리 집으로 향했다. 옷을 갈아입는데, 주머니에서 하얀 봉투 하나와 쪽지 한 장이 있었다. 

봉투를 펴 본 순간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순전히 내 욕심인 줄은 알아요. 당신은 아이 아빠가 되면 절대 안 돼요. 대신 내가 아이 엄마로서, 그것이 안 된다면 당신의 한 여자로서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 계속. 동봉한 수표는 앞으로 돈 때문에 망가지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이에요. 내 앞에서 계속 당당한 당신을 보고 싶어요. 윤경.’ 

거기엔 짧지 않은 윤경이모의 편지글과 더불어 3억 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돈이 아니라도 나 역시 아까의 섹스 이후 윤경이모에 대한 마음이 새로워지고 있던 터였다. 이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정말이지, 그때만큼은 그 수표가 미웠다. 그러다가 쓰러져 잠에 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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