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이모 그리고 그녀와의 결혼 (5-3)
다음 날 오전, 핸드폰의 알람 소리를 들으며 일어났다. 윤경이모와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어젯밤 윤경이모와의 섹스는 섹스뿐만 아니라, 한 동안 나를 괴롭혔던 그런 복잡함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역할까지 했다. 기분이 맑아졌다. 안부문자나 보내려는 요량으로 핸드폰을 들었다. 하기는 그 집 식구 누가 본다고 해도 이제는 조카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의심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겉으로 드러난 그런 공식적인 사이가 우리에겐 더 이익이 되었을 것이고, 또한 정말 그랬다.
핸드폰에는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남겨져 있었다.
‘연락 주세요.’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되시는지.’ ‘제발 연락 한 번 주세요.’
전화와 문자는 온통 이지수, 그녀가 보낸 것들이었다. 이 여자 정말, 답이 없었다. 일단은 무시했다. 대충 옷을 챙겨 입고 사우나로 향했다. 그런 순간에도 전화가 걸려 오고 있었다. 사우나를 모두 마치고, 대충 점심까지 때웠다. 그리고 담배 한 대 피워 물면서 이지수, 그녀에게 전화했다.
“아..네..아...왜..이제야 연락 주세요..너무 해요...”
“왜?”
내 말투는 어제와 닮아가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왜 그렇게 되어 버리는 지 그 까닭을 알 수 없었지만, 무심코 그렇게 흘러 나왔다.
“그..그게요..혹시 오늘 시간 있으면 좀 만나 주시면 안 될까요?”
“어디서?”
“저 여기 시내 코스모호텔이요..아시죠? 거기 VIP룸이요.”
“알았어.”
언제 간다는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끊었다. 그리고 곧바로 호텔로 향했다. 그녀는 거기에 없었다. 전화했더니, 사업차 잠깐 누굴 만나고 있다며, 프런트에 전화해 둘 테니 올라가서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아니 내가 그냥 가버릴 것이 두려웠던지 기다려달라는 말은 애원에 가까웠다. 키를 받아들고 방으로 향했다. 근사했다. 이런 맛에 사람들이 돈을 벌어 쓰나 보나 했다.
방안을 둘러보다가 커다란 가방을 하나 발견했다. 처음엔 그저 여행 가방이려니 했다. 무시하고 바에 있는 위스키를 한 병 집어 들었다. 치즈 몇 조각 챙겨서 소파에 앉아 혼자 홀짝이기 시작했다. 사우나 탓이었을까, 이내 나른해지더니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그러다 딸깍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눈앞에는 이지수, 그녀가 이제 막 술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있었다.
그리고는 보란 듯 내 앞에서 다리를 꼬았다. 입고 있던 빨간 색 슬립은 그녀의 가슴을 반도 채 가리지 못했다. 금방이라도 툭 터져 나올 듯 아슬아슬했다. 군살 없이 매끈한 다리도 그대로 드러났다. 저 나이에 저런 라인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가능한 것일까? 빤히 쳐다보는 내 눈길을 의식했던지 이번엔 그녀가 다리를 들어 반대로 꼬았다. 그 순간 얼핏 보였던 거무스름한 형체. 영화에서나 보던 여자들의 행동이었다. 아니, 여자들이 많이 행동이었기에 영화에도 나왔던 것일까?
“지랄, 뭐하는 짓?”
“호호. 당신 의의로 터프하더라. 나를 그렇게 대한 남자는 당신이 처음이야. 멋진 경험이었어.”
“쿡쿡. 더 멋지게 해 줘?”
“아니, 호호...멋진 거 필요 없어. 그냥 어제처럼 그렇게 막 대해 줘. 은근 흥분되던데. 나 그렇게 빨리 싸 보기도 처음이었거든.”
그러면서 일어나 살랑거리면서 내 옆으로 다가왔다.
“저리 가, 이리 오지 말구. 그냥 테이블 위에나 올라가 봐.”
지수는 작정을 하고 있었던 지 두말 하지 않았다. 가만히 턴테이블 쪽으로 가더니 음악을 틀어 놓았다. 그리고 비디오를 켜서 TV화면과 연결해 놓았다. 음악과 어울리지 않게 TV에선 이내 야한 영상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테이블 위에 섰다. 빨간 하이힐이 또각거리며 테이블 위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화면과 나 사이에서 그녀는 화면의 여인과는 다른 움직임으로 흐느적거리기 시작했다.
옷 위로 먼저 왼쪽 유방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손으로 잡아 올려 스스로 어루만지면서 혀를 날름거렸다. 그 사이 나는 윗옷을 벗어 던졌다. 지수는 마치 올라오라는 듯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다. 고개를 가로 저으며 다시 바지를 벗었다. 지수는 이제 다른 한 손으로 슬립의 끝자락을 살짝 당겼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그녀의 둔덕이 보였다가 사라지고, 그러면서 지수가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어깨끈을 살짝 들어다 놓았을 때, 스르륵 그녀의 슬립은 아래로 흩어졌다. 그리고는 알몸 그대로 소파 위에 앉아 있는 내게로 안겨왔다.
‘찰싹 찰싹’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그녀의 유방을 번갈아 쳐댔다.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행동이었다. 그냥 예전에 어디선가 본 듯한 행동이었고, 그것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아’ 하는 짧은 신음과 함께 지수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마치 ‘그래, 그거야.’ 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몇 차례 그녀의 유방을 희롱했을까. 그 몸 그대로 반응하던 지수가 갑자기 내 아래로 내려와 무릎을 꿇었다.
“내가 파이스리 해 줄게.”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었다. 그냥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러자 두 손으로 자신의 유방을 모으더니, 발기된 내 자지를 그 사이로 끼워 넣고 있었다. 그러고는 스스로 유방을 흔들었다. 혀를 내밀어 올라오는 자지를 빨았다가 다시 유방으로 압박하는 그런 행위였다. 아, 이모들과도 했던 그것이었다.
“돌아.”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테이블 위에 두 팔을 얹고 뒤로 무릎을 꿇은 채 엉덩이를 치켜 올렸다. 그 사이 그녀의 유방은 테이블에 짓눌려 그녀의 가슴 옆으로 비짓비짓 새나오고 있었다. 그녀의 항문이 눈앞에 있었다. 혀를 내밀어 핥았다. 그 아래 보지를 빨아 줄 필요도 없었다. 진하게, 그리고 힘주어 빨았다. 이내 내 침과 그녀의 애액이 섞여 보지털에 아롱아롱 맺혀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흐흥..아흥..거..거기는....아..아직은..아흐흥....자기..자지...빨딱 섰어? 자지 넣고 싶어...아흥..흐응..어서..어서...너..넣어줘..하으응....”
주저하지 않고 자지를 밀어 넣었다. 그리고 거칠게 박아대기 시작했다.
“그래, 네 보지...네...보지...”
“조아 좀더..거기 좋아...으흥..니..꺼...으헉...머..먹었다...거기..세게....아흐흥...”
“헉헉..헉헉...”
“어제 두..번이나..해.. 했는데....하윽...대..대단하네...아흐...죽어..미쳐..자..자기..박고 있는 좆으로 한 번에 싸버려...더요..조아...으으음..하응..자지 엄청 뜨거워졌어...으으음...크윽..큭..”
지수는 말이 많은 편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만큼 섹스를 즐길 줄 아는 여자였다.
“아흥...아..지..지수가 당신 좃물 다 받아줄 테니까 엄청 싸도 되요...나...나와? 싸 버려 응.응..응흠..큼..으흠...지수 보지에...지수 보지에...싸 버려...아헉..흐억....”
그런 말들에 내가 흥분할 줄은 몰랐다. 지수 보지에 들어 있는 내 자지의 느낌보다 오히려 지수의 신음 섞인 말에 나는 더 흥분하고 있었다.
“아...내 보지에 뜨거운 좆물 많이 나왔다고...더..더..보지에 한 번에 싸줘..이러는거..더..더..좋아....아흑...”
그녀의 몸이 잠깐 뒤로 젖혀진 듯싶더니 이내 앞으로 무너졌다. 보지에서 무언가 나오려는 듯 귀두에서 잠깐 울컥임이 느껴졌다. 자지를 빼지 않고 일부러 그것을 막아섰다. 그러자 지수는 잠시 경련을 일으키는 듯하더니, 한 동안 움직임이 없었다. 지수의 신음이 사라진 방안에는 TV 속 여인의 교성만 가득했다.
“젖꼭지 또 원래대로 돼버렸어..자지 넣고 싶어졌어...내 보지에...지수 보지에...먹고 싶지...으음....빨딱 섰어?”
지수는 거침이 없었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말을 내뱉었다. 나 역시 그녀의 뜻대로 따라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까와 동일하게 다시 혀로 항문을 희롱했다. 그리고 그 아래 그녀의 회음부를 회롱하던 손가락을 천천히 지수의 항문으로 옮겨 갔다.
“으음...뭐..뭐하려고...나....나는 자지가..더 좋아...으흐흑...으으흥....”
무시했다. 그리고 그녀의 항문에 자지를 갔다 댔다. 그녀의 항문은 침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한 손으로 다시 보지를 만지면서 보지에 삽입하는 척했다. 그렇게 안심시킨 뒤 갑자기 그녀의 항문에 귀두를 살짝 밀어 넣었다.
“허억....뭐..뭐야...왜...거..거기는....으흑.....”
그녀가 잠깐 비명을 지르며 말하는 사이 나는 조금 더 세게 자지를 밀어넣고 있었다.
“흐억...아...아파..이..이 자식에..왜..거...거기를....으으으...자..자..잠깐...잠깐만...으흑...끄윽...”
“이년아...그대로 있어...이거..아니야..이거..이거잖아...맞잖아...”
그리고는 들어 갈 수 있을 만큼 자지가 들어갔다고 생각되었을 때,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 지수의 거대한 유방이 손아귀에 묻혀 왔다.
“흐으윽....아....아흑...처...천천히...아흑...그..그래도...이..이거..아흐흥...”
그 안에서 많이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저 형식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도 그 느낌이 너무 육중했던 탓일까. 처음엔 매우 아파했었다. 그러나 움직임을 거의 멈춘 후 그녀의 반응은 정반대가 되어 있었다.
“들어와서...조..좋아..움직여..아흥흥..좀 더 넣어줘..흥...으으으으....그거....좆물....싸버려....박고 있는 좆으로 한 번에 싸..버려...아..흥..아흐..흥..끄으으.....”
그녀는 거칠었지만 역시나 스스로를 조절할 줄 알았다. 그리고 원하는 건 다 취하는 그런 여자였다. 그녀는 나와 이모가 야동에서는 보았지만 차마 시도하지 못했던 것들을 거침없이 해대는 바로 여자였다.
“그..그래...이...아흑..나...싸..싼다..싸...”
그러자 갑자기 그녀가 스스로 엉덩일 거두어 들였다. 그리고 재빨리 돌아 앉아 내 자지를 움켜쥐고는 입 속으로 집어넣었다. 거친 입술의 압박과 손의 무게가 느껴지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그리고는 울컥울컥 정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지수는 뱉지 않았고 넘길 수 있을 만큼 넘기다 아니면 입가로 흘려보내다 그렇게 나의 정액을 맞이하고 있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는 것을 지수는 잊지 않았다.
“역시...아..괜찮아...좋은데...당신...오랜만이었어...”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입에서 내 좆물이 약간 흘러나오고 있었다.
“미친...”
“풉...당신이 뭐라 해도 난 상관없어. 나..이번에 보지에 받고 싶어, 당신 좆물...그니까...한 번 더 박아줘, 다른 데 말고, 내 보지에...이.지.수 보지에...”
그런 말을 그녀는 당당하게 그리고 또박또박 말하고 있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래, 네가 이겼다.’는 표정으로 피식 웃어보였다. 그것을 긍정의 신호로 받아들였는지, 그녀는 검정 가방을 가져왔다. 아까 보았던 그 큰 가방이었다. 가방을 펼쳐 보이며 그녀가 말했다.
“당신 원하는 거 골라.”
한순간 깜짝 놀랐다. 가방엔 5벌은 넘는 듯 보이는 속옷가지들이 보기 좋게 널려 있었다. 언뜻 보아도 그냥 평상시에 입는 그런 속옷들은 아니었다. 웃으면서 그냥 그 앞에 서 있었다. 그러자 지수는 일이 하나씩 꺼내서 몸에 대고선 보여준다. ‘어떤 게 좋은 지 어서 고르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 속옷들이 가방 밖으로 모두 나왔을 때, 그 아래엔 몇 가지 도구들도 있었다. 남자의 성기 모양을 본 딴 자위기구들이 종류별로, 크기별로 골고루 있었다. 나는 그 중 손가락보다는 조금 굵은 듯한 바이브레이션을 집어 들었다.
“엎드려봐..”
“옷은 안 입고?”
그렇게 대답하면서 지수는 밑에가 터진 팬티 하나를 주워 입었다.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망사스타킹까지 한 벌 갖춰 입은 다음에야 내 앞에 엎드렸다. 그런 그녀를 창가로 옮겨가게 했다. 18층 아래 보이는 전주의 야경이 근사했다. 그녀가 엉덩이를 치켜 올렸고, 나는 다시 그녀의 보지가 아닌 항문에 바이브레이션을 삽입했다. 그리고 전원을 켰다. 진동은 그녀의 몸에서 먼저 일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한 동안 그녀를 희롱했다.
“안 넣어 줄 거야? 이제 당신 자지..박아줘..”
한껏 달아오른 표정으로 그녀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 말없이 그냥 그녀의 보지에 자지를 삽입했다. 자지 위에서 웅웅거리는 진동이 느껴졌다. 지수는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고, 내가 멈춰 서 있어도 스스로 엉덩이를 움직였다. 그렇게 두 번째 좆물을 그녀의 보지에 쏟아냈다. 한 동안 그대로 창가에 엎어져 있던 지수가 일어나더니 룸바 쪽으로 다가서 술을 따라 왔다.
“당신...정말 괜찮은 남자에요.”
그녀의 말투가 어느새 공손하게 변해 있었다. 그리고는 위스키를 홀짝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무용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때까지 그녀는 촉망받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발레리나로서의 꿈을 유지하기에는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졸업하고, 몇 군데 오디션을 봤다고 했다. 그때 하나같이 하는 말, 그리고 결격 사유는 가슴 때문이었다. 가슴이 너무 커서 발레에는 오히려 적합하지 않으니 오히려 모델은 어떻겠느냐는 제안들이 쏟아졌고, 그런 제안에 혹해서 다시 만나보면, 그들은 모두 그녀의 가슴에 그리고 그녀와의 섹스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처음엔 그런 제안들조차 받아주었다고 했다. 발레를 포기하는 대신 모델이라도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스스로 포기해버렸다고 했다. 그렇게 두문분출 하던 중에 알고 지내던 사람이 중매를 했다고 했다. 고아였던 그녀는 그 제안을 뿌리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다 버린 몸이라고 여겼기에 말도 안 되는 결혼에 응했다고 했다. 어느 중소기업의 사장이었고, 자식들은 모두 출가시킨 60대 후반의 노인이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건강한 남자와 결혼했더라면 이렇게 섹스에 대해 탐욕을 부리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늙은 신랑은 이미 남자를 알아버린 자신의 몸을 달래주기엔 턱도 없이 부족했다. 이전의 경험 때문에 결혼 직전까지도 남자를 혐오했었고, 그런 이유도 그녀가 늙은 신랑과의 결혼을 택한 한 가지 까닭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혼 이후, 간질거리던 신랑과의 섹스는 오히려 그녀의 몸에 더 불을 지피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고 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마구잡이로 남자를 탐했노라고 말했다. 그렇게 탐하고 들어오는 날이면 신랑에게 더욱 더 신경 쓰게 되었고, 신랑은 그런 신부가 그저 고마워 무조건 위해만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병으로 죽게 되었고, 신랑은 홀로 남은 신부에게 회사를 남겨 주었다. 그리고 그 회사를 이렇게 더욱 키우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섹스였다고 말했다. 거래처며, 바이어며 모두 그녀 혼자서 스스로 해결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섹스가 일석이조의 결과를 낳았다며 슬프게 웃었다. 그 큰 가슴이 한 때 그녀에게 좌절을 안겼지만, 그 큰 가슴은 전혀 다른 쪽에서, 그러니까 여자로서 가장 유용한 무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갑자기 그녀에게 막 대했던 내가 미안해졌다. 그녀도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았던지 이내 미소 지으며 내게 안겨 왔다. 그리고 말했다.
“저 여기...사업 때문에 일주일 정도 더 머물 거예요..언제든..오셔도 돼요.”
언제나 도도할 것만 같았던 그녀의 말투 역시 온순해져 있었고, 그러겠노라는 의미로 가벼운 키스를 그녀의 이마에 내려놓았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저..갑자기 시댁 일 때문에 내일 오후엔 올라가야 해요. 내일 아침에 잠깐 만날 수 있어요? 윤경.’
‘그래요. 마침 저도 드릴 게 있어요. 그리고 보고도 싶구요. 아침에 집으로 들려주실 수 있지요?’
‘네, 그렇게 할게요.’
지수는 내가 이제는 가야한다는 사실을 직감한 듯 했다. 자신의 옷을 얼른 챙겨 입더니, 이내 내 옷을 집어 들고 하나하나 입혀 주기 시작했다. 그것이 그녀의 진짜 마음이라는 걸 순간적으로 깨달았다. 문을 나서는 내게 지수는 명함 한 장 쥐어주며 말했다.
“혹시 안 오시더라도 원망은 하지 않을게요. 그래도 기다리긴 할래요. 카운터에 말해 놓을게요, 언제든 오셔요. 만약 못 오시더라도 이 명함만은 절대 잊지 마세요. 어디서든 부르시면 그때 바로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