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이모 그리고 그녀와의 결혼 (7-2)
희주선배 집 베란다에 산세베리아 화분이 나와 있었다. 그 화분은 일종의 약속이자 신호였다. 숙자어머니께서 나를 부를 때 보내기로 했던 약속이었다. 그렇게 화분이 베란다에 나와 있는 날이면, 숙자어머니는 집에서 나를 기다리셨고, 나 역시 오후쯤엔 항상 그곳으로 건너가서 숙자어머니를 만났다. 물론 화분이 밖으로 나오는 날은 희주선배도, 정윤이도 작업실에 없는 날이었다.
그날도 그런 것 같았다. 아침 일찍 마을을 나서는 희주선배의 빨간 색 승용차를 보았었다. 전시 준비로 많이 바쁜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날 오전 산세베리아 화분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점심을 먹고 좀 쉬다가 느긋하게 희주선배네 집으로 향했다. 숙자어머님은 언제나 그랬듯 그렇게 말없이 나를 맞아 주셨다. 그리고 주저함 없이 나를 자신의 방으로 이끄셨다.
언제부터인가 모르지만, 어머님의 방 안엔 한 두 개 씩 색다른 물건들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계란만한 바이브레이션이었다가 이내 그것은 나의 물건을 닮은 것으로 바뀌었고, 그 다음에 그것은 스스로 움직이는 것으로 바뀌었다. 가터벨트가 생겼고, 보기에도 야한 속옷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우리는 충실하게 그것들을 빠짐없이 이용했다.
그날은 구슬이었다. 아니 구슬들로 만들어진 일종의 자위기구였다. 진한 애무를 나누면서 방안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와중에 어머님은 그 구슬을 꺼내들었다. 애널비즈라고 했던가. 그리고 어머님은 침대 위에서 무릎을 세운 채 엎드렸다. 나의 키스는 이제 입술과 가슴에서 엉덩이로 향했다. 그 사이 손은 어머님의 클리토리스를 희롱하고 있었고, 혀는 어느새 항문에 다가가 있었다.
손바닥이 제법 축축했다고 느낄 무렵 어머님이 다급한 듯 말했다.
“어서..하읍..하응...그..그거...어..엉덩이에...너..넣어줘..으흑..흐윽...”
이미 침으로 범벅이 된 어머님의 항문에 애널비즈를 천천히 삽입하기 시작했다. 별다른 아픔은 없어 보였고, 마치 계속 삽입하라는 듯 어머님의 엉덩이를 비틀고 계셨다. 얼마나 들어갔을까. 더 이상은 막혀서 들어갈 수 없을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 ‘위이잉’하는 소리가 들렸고, 눈앞에서 애널비즈가 움직이고 있었다. 어머님 스스로 스위치를 켰던 모양이다.
그것이 낯선 모습은 아니었다. 단지 위치가 보지에서 항문으로 옮겨 갔을 뿐이었다. 이미 나는 숙자어머님과의 섹스에서 내가 할 일을 자동적으로 터득하고 있었다. 재빨리 다리 사이로 들어가 누웠다. 그리고 손을 올려 기구가 돌아가는 엉덩이의 양쪽 끝을 붙잡고 내린 다음 어머님의 음곡을 빨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나는 손으로 어머님의 엉덩이를 붙잡을 필요가 없어졌다. 어머님의 음곡이 자연스럽게 내 얼굴에 안착했던 것이다.
어머님은 간혹 손을 뒤로 돌려 항문에 박힌 비즈가 빠지지 않도록 잡아넣었고,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음곡을 내 입에 맞추려는 움직임도 놓치지 않았다.
“‘아..지...지금...지금이요....”
되물을 필요도 없었다. 음곡을 유린하던 입술을 떼고 어머님의 머리 쪽으로 몸을 올렸다. 그와 동시에 어머님의 몸 역시 나의 아래쪽으로 내려왔고, 내 물건이 어머님의 손에 잡히는 순간 순식간에 어머님의 음곡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어머님의 요분질이 시작되었다. 항문에 꽂힌 비즈 탓에 어머님은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그렇게 둘이 밀착된 채 단지 허리의 힘만으로 요분질을 시작했던 것이다.
“아...아흑..정말..아흐윽...아흑...흐흥...킁...하압...크....”
그렇게 한 동안의 요분질이 지났을까. 서로의 아랫부분은 이미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어머님의 음곡에서 흘러나온 음수가 내 허벅지와 물건까지 삼켜버렸고, 그래서 생긴 마찰음은 더욱 척척해져 갈 뿐이었다. 그때 갑자기 외마디 신음소리와 함께 어머님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갑작스런 정적 속에서 들리는 건 비즈의 윙윙거리는 소리뿐이었다.
잠시 동안 허리를 젖히고 있던 어머님이 고개를 떨구시며 나를 내려다보았다. 알 듯 말 듯한 미소였다. 그리고는 손을 돌려 항문에서 비즈를 꺼냈다. 그와 동시에 그렇게 엎드린 채로 이번엔 자신의 음곡으로 그 비즈를 밀어 넣고 있었다. 다시 비즈의 스위치를 켰을 때 그 놈은 마치 내 물건의 위치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어머님의 음곡을 헤집고 있었다.
이내 또 게슴츠레해 진 어머님의 눈동자. 그리고는 힘겹게 옆으로 몸을 옮기셨지만, 여전히 그대로 엎드린 채였다. 일어서서 다시 어머님께 다가섰지만, 내 물건을 받아줄 곳이 없었다. 사실 애널을 시도해 본 적은 있지만, 끝까지 가 본 적은 없는 것 같았다. 영혜이모가 언젠가 허락하겠다는 기억만이 희미하게 살아났지만, 그건 기약 없는 기약일 뿐이었다.
집을 빼앗긴 주인마냥 내 물건은 비즈 근처를 헤매고 있었다. 그때 어머님의 손이 다시 내 물건을 잡았다. 그리곤 다시 빼서 손을 자신의 엉덩이로 올렸다. 그리고 자신의 항문을 쓰다듬고 계셨다. 내 물건을 항문 위로 올려놓았다. 어머님의 손이 다시 내 물건을 잡았고, 그리고 자신의 항문으로 이끌고 계셨다. 어머님의 의도는 명확했다.
서서히 물건을 어머님의 항문으로 진입시키려 했다. 살짝 맛 본 경험 상 항문은 남자의 물건이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허락된 곳은 아니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밀어 넣고자 했다.
“흐윽..흑...괘..괜찮아요...으으....어...어서..어서요...으흑..으흑..그...그냥...해두..되요...”
어머님의 신음 소리에 섞여 들려 온 말이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님의 항문에는 꽤나 큼직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여태껏 보지 못한 그런 항문 구멍이었다. 비즈란 놈이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았고, ‘애널섹스가 늘상’이었다는 어머님의 경험이 그렇게 의도한 것 같았다. 그러고 보면 오늘 어머님은 애널섹스를 염두에 두고 계셨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구멍이 뚫려 있다고 해도 역시 항문은 항문이었다. 얼마 삽입하지도 않았는데, 금방 막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부분에서 또다시 천천히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어머님의 엉덩이가 내 허리 쪽으로 거세게 몰려 왔고, ‘푸욱’하는 느낌과 함께 내 물건은 어머님의 항문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어머님의 신음,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나오는 그런 신음이 들렸다.
처음엔 나도 아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얼마가 지나자 묘한 느낌이 전신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혜경이의 보지가 물어 주는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뻑뻑한 가운데에서도 무언가가 내 물건을 두드린다는 느낌, 쉽사리 후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꽉 잡아 조여 준다는 느낌, 뭐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고, 이런 느낌을 쉽사리 참아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건 어머님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았다. 엉덩이의 움직임은 갈수록 거칠고 무거워졌지만, 그렇다고 내 물건이 그 안에서 마구 왕래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도 아니었다. 깊게 삽입만 된 채, 어머님의 엉덩이와 내 허리의 움직임만 거세졌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 느낌은, 그래 황홀경이었다.
“어..어머님...저...컥..허억...허억....저..저...”
“흐억..으으흑..으헝..으흑..흐읍..으흑..아..앙...”
그렇게 서로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고, 그때 자신의 엉덩이에 밀착된 내 허리 뒤로 어머님의 손이 다가왔다. 그리고는 무언가 꼬집듯 그렇게 세게 내 엉덩이 쪽을 부여잡았다. 아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순간 그것은 어머님의 손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통증의 진원은 어머님의 손톱이 아닌 내 물건의 끝자락이었다. 통증이라고 생각했던 그 느낌은 통증이 아닌 일종의 새로운 쾌감의 방식이었던 것이다.
어머님의 몸 위로 무너졌다. 순간 내가 먼저 무너진 것도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어머님 역시 내 무게를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함께 무너지셨다. 어머님의 등 뒤에서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어머님의 두 손은 파랗게 핏줄이 보일 정도로 강하게 침대 시트를 붙잡고 계셨다. 그러나 어머님의 엉덩이만은 아직도 내 물건 쪽으로 솟구쳐 있었다.
그런 어머님의 엉덩이마저 천천히 무너져 내릴 무렵 나는 삽입된 물건을 조심스레 빼내기 시작했다. 이상한 소리와 함께 귀두까지 빠져 나올 무렵, 어머님의 항문에서 하얀 액체가 함께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액체는 어느새 아래로 흘러내려 어머님의 음곡까지 적시고 있었고, 침대 시트에 얼룩한 자욱들을 남기고 있었다.
어머님은 섹스가 끝난 뒤 항상 돌아보지 않으셨다.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그것이 무엇 때문인지는 나도 알고 있었다. 일종의 부끄러움, 그것이었다. 생각이 자신의 몸을 이기지 못한다는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이라고 하셨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해도 어머님은 변하지 않으셨다. 나 역시 이젠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먼저 주섬주섬 옷을 입고 어머님의 방을 빠져 나왔다. 그제야 어머님이 일어나셔서 뒤처리를 하실 것이다. 갑자기 무언가가 다시 나를 붙잡고 있다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어머님의 방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그때 나는 그것이 어떤 여운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드러내고 싶어도 드러낼 수 없는 어머님에 대한 어떤 가여움의 감정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무심하게 현관을 나서다 다시금 뒤를 돌아보았다. 산세베리아 화분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전에 보지 못했던 무언가 희뭇한 것이 아른거렸다. 고개를 들었다. 2층 작업실 베란다였다. 거기에 한 여인이 서 있었다. 정윤이었다. 아까 나를 붙잡는 듯한 그 느낌, 그 느낌은 착각이 아닌 사실이었던 것이다.
유정윤, 바로 그녀였다. 내가 올려다보는 순간 그녀는 내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뚫어져라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그 눈빛은 예전의 친구 같던 그런 정윤이의 눈빛이 아니었다. 무척 공허한 듯한 그런 느낌, 슬픔 같은 것이었다. 한 동안 그 자리에 서서 멍한 눈빛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가 뒤쪽 계단 쪽을 향해 눈짓을 보냈다. 그 눈짓에 나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 마냥 이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작업실 한 가운데 그리다 만 그림들이 찢겨 널려져 있었다. 인물화 비슷한 게 보였다. 정윤이는 인물화를 그린 적이 없었다. 찢긴 인물화. 누군가 분명 닮아 있었고, 그 누군가가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윤이는 이미 내 생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여자였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랬을까. 나 역시 정윤이에게 욕정을 품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부로 저어했었다.
우두커니 서서 그림을 내려다보던 나를 정윤이가 안았다. 그리고는 살포시 말문을 열었다.
“어..어머니까지...”
변명하지 않았다. 구태여 그럴 필요조차 느끼지 않았다. 그냥 그녀가 껴안아 오는 대로 그대로 몸을 맡겨두었다.
“그래..어머니까지...그런..나를....”
“아니에요....그냥...이대로...이대로만 있어 줘요.”
어느새 정윤이는 내게 친구 같던 말투를 버리고 존댓말을 쓰고 있었다. 누군가의 여자가 된다는 일은 그렇게 말부터 높여야 하는 것일까. 뒤에서 나를 껴안고 있던 그녀의 손이 내 티셔츠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벗겨내려 애를 쓰고 있었다. 팔을 들어 그녀가 쉬이 벗길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러자 그녀는 이내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그녀 앞에서 알몸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정윤이는 알몸인 나를 다시 뒤에서 껴안을 뿐 자신이 해야 할 행동은 하지 않았다.
“당신을 그려보고 싶어요. 구석구석 자세하게 그려보고 싶어요.”
그녀의 부탁대로 난 말없이 그녀의 이젤 앞에 섰다. 잠시 망설이던 정윤이는 이내 식탁 의자 하나를 가져와 거기에 나를 앉혔다. 그리고 제 자리로 돌아가서는 열심히 그리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갑자기 창가 너머로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이 보였다. 그것들은 마치 내게 최면이라도 걸듯이 나를 과거로 이끌고 있었다.
이모의 첫 섹스, 혜경이와 그리고 영혜이모와의 섹스, 윤경고모와의 우연한 만남, 희주선배, 숙자어머니, 그리고 갑자기 이지수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윤경고모 친구, 드센 듯 한 없이 여렸던 이지수. 그녀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아, 윤경고모는 며칠 전 서울로 올라가면서 윤지고모에게 모든 걸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이 의미는 또 무엇일까. 지난 과거의 일들이 실타래가 엉키듯 복잡하게 설키면서 머릿속을 헤집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앉아 있는 나의 목을 껴안아 왔다. 정윤이었다. 맞다. 정윤이가 나를 그리고 있었다. 잠시 과거를 회상하던 나를 마치 깨우기라도 하듯 살며시 뒤에서 안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는 어느 샌가 벗은 몸이었다. 그녀가 그림을 마친 것도, 벗고 있다는 사실도 미처 깨닫지 못할 정도로 옛 생각에 푹 빠져 있었던 것이다.
고개를 돌리자 초롱한 눈망울이 부딪쳐 왔다. 그리고 그 눈은 이내 감겨 버렸다. 그대로 조용히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몇 번의 노크가 있었을까, 그녀가 입술을 열어주었고 이내 내 혓바닥은 그녀의 입 속에서 유영하고 있었다. 그 사이 우리는 어느새 서로 부둥켜안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작업실 한 가운데 그녀를 눕혔다. 오후의 햇살에 드러난 그녀의 나신은 눈부셨다. 헐렁한 티셔츠에 청바지를 즐겨 입던 그녀, 군용 야상 점퍼에 작업 바지를 즐겨 입던 그녀였다. 그런데 그 안에 감춰져 있던 이런 나신이라니, 말 그대로 눈이 부셨다. 그러고 보니 오늘 그녀가 입었던 옷을 평소에 보지 못했던 원피스였던 것 같다.
그녀를 눕히는 바람에 그녀의 가슴도 덩달아 아래로 동그랗게 퍼졌다. 그래도 원래의 봉긋함은 숨기지 못했다. 그렇게 탐스럽고 하얀 두 개의 젖무덤 꼭대기에는 분홍꽃이 피어 있었다. 그녀에게 다가서자 그녀는 이내 눈을 감아 버렸다. 그녀가 떨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누운 채로 정윤이는 한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의 옹달샘을 가리려 애를 쓰고 있었다.
가만히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갔다. 뭔가를 참는 듯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달뜬 숨결이 느껴져 왔다. 그리고 그녀의 조그마한 입술에도 떨림이 전해져 왔다. 내 키스는 이마로 볼로 그리고 목덜미로 향했고, 이어 그녀의 젖무덤에 도착했다. 그녀의 분홍꽃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이미 꼿꼿이 서 있었고, 출렁이는 젖무덤의 물결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탐스런 분홍꽃을 한 입 가득 베어 물었을 때, 그녀의 두 입술에선 드디어 신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아...아으음...으읍....”
유두에서 복부로, 그리고 옆구리고 입술이 향했을 때 이미 그녀의 손은 자신의 소중한 곳들을 떠나 이리저리 붙잡을 것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허리 아래쪽, 나는 일부로 그녀의 계곡을 넘보지 않았다. 대신 그 주위를 까맣게 둘러싸고 있던 어두운 수풀과 그 어두움을 더욱 어둡게 보이게 했던 하얀 허벅지 속살을 휘저었다. 그러고도 내 입술과 혀는 다시 아래로 향했다.
정윤은 마치 다시 올라오라는 듯 다리를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의 발가락 하나하나까지 모두 입으로 삼킨 뒤에서 비로소 나는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녀를 엎드리게 했다. 종아리에서 하얀 허벅지로 그리고 보기만 해도 절정에 이를 것만 같은, 마치 풋사과처럼 영글지 않은 듯 영근 듯 한 그녀의 엉덩이로 향했다. 그녀는 이미 흐느끼고 있었다.
이번엔 손톱을 들었다. 그리고 닿을 듯 말 듯 그녀의 등 한 가운데를 쭈우욱 내리 그었다. 그리고 그 매끄러운 등 뒤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치 그녀가 나를 그리듯 나 역시 그녀를 그녀의 등 위에 그리기 시작했다. 때로는 무겁게 손바닥으로 눌렀고, 때로는 붓칠 하듯 쓸어주었다. 그리고 그 위에 그녀의 이름을 새겨주었다. 그때마다 그녀는 마치 진저리를 치듯 그렇게 부르르 떨고만 있었다.
다시 그녀를 돌아 눕혔을 때 그녀의 눈가에 번진 검은 흔적들이 보였고, 발그레 하다 못해 상기되어 버린 그녀의 뺨이 보였다. 다리 사이로 무릎을 꿇자 그녀는 스스로 다리를 벌려 주었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부끄러운 몸짓으로 두 다리 사이의 그 계곡을 드러내 주었다. 샘물이 흘렀다가 멈춘 듯한 그녀의 계곡은 그래도 충분히 촉촉해져 있었다. 그 사이를 헤집고 이내 자지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아직도 귀두조차 채 삽입되지 않았지만, 갑자기 그녀의 입에서 나지막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건 신음이 아닌 비명이었다.
“아..아...아악....아..파...”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몰랐다. 아프다니,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아...아..파...아파...천천히...요...저...처..처음...이에....요...”
순간 깜짝 놀랐다. 처음이라니. 여태껏 섹스에 대해 대범한 듯 말했던, 해 볼 건 다 해 봤다는 듯 행동했던 그녀가 바로 정윤이었다. 그런 그녀가 그때까지 처녀였던 것이다. 어떤 남자도 손을 대 본 적이 없고 길을 가 본 적도 없는 그런 처녀지를, 정윤이는 그때까지 품고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긴장감이 몰려 왔다.
그런 긴장감 탓인지 내 움직임은 몰라보게 부드러워져 있었다.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천천히 움직였다. 노력이 성과를 보았던 까닭인지 이내 정윤이의 반응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그 아프다는 비명은 천천히 달뜬 신음소리로 변해갔고, 그 시간만큼 정윤이는 더욱 거세게 나를 안고 있었다.
여기서 그대로 사정하고 싶었다. 조금 더 많은 쾌락의 시간이 올 수도 있겠지만, 처녀지를 간직하고 있던 정윤이에게는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냥 그대로 사정해 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사정한다 해도 아마 정윤이는 모를 것 같았다. 혜경이가 그랬듯이 말이다. 그때 정윤이의 신음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아..아앙...앙..아...흐으....으헉....으응....아..아흑...이..이게..이게...그..그런.....으흑..컥...”
신기하게도 불가능할 것 같던 정윤이는 절정의 신음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의 아픔은 이미 잊어버린 듯 그녀는 자신의 엉덩이로 좀 더 거세게 반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반응은 좀처럼 멈출 줄 몰랐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 역시 정액을 내어 놓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임신 생각이 들어 얼른 물건을 빼내었다. 그러자 조금씩 분출되던 정액이 한꺼번에 분출하기 시작했고, 그것들은 이내 자신의 품으로 돌아가는 양 정윤이의 가슴으로 검은 수풀 위로, 그리고 계곡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정윤이의 엉덩이는 아직도 허공을 향해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마치 지금까지도 내 물건을 품은 듯 착각하는 모양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 드러난 내 물건은 그녀의 애액으로 뒤덮여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이 보이는 붉은 핏빛. 그것은 온전히 그녀의 처녀림을 유린한 증거가 되었다. 그리고 거실 바닥을 적신 둘의 흔적들.
잠시 뒤 정신이 든 정윤이는 부끄러운 듯 재빨리 일어나 옷을 집어든 채 욕실로 향했다. 남겨진 흔적들. 티슈로 모두 닦아냈다. 그리고 작업실을 정리하는데 그녀가 욕실에서 나왔고, 나 역시 욕실로 향했다. 샤워를 마친 다음 다시 거실로 들어섰을 때 정윤이는 이미 그곳에 없었고,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 알림소리만 간헐적으로 들려오고 있었다.
‘고마워, 인설씨. 다 알았겠지만, 나 인설씨가 첫 남자야. 그렇다고 해서 부담은 되기 싫어. 내가 그러고 싶어서 스스로 내린 결정이니까. 앞으로도 지금처럼 대해 줄 수 있을까? 인설씨만 허락한다면, 정말 그러고 싶어. 그리고 한 가지, 희주와 어머님께만은 이 일, 비밀로 해 줄 수 있지? 언젠가는 다 알게 되겠지만, 아니 내가 적당한 기회에 말하겠지만, 당분간은 비밀로 해 줘. 당분간만큼은 오늘 일 기억해두고 싶어. 그리고 그 기억을 즐기고 싶어. 알았지? 참, 나 내일은 시내 작업실에 혼자 있어. 올 수 있다면.....’
나 역시 당분간은 비밀로 하고 싶었다. 희주선배가 안다고 해도 숙자어머님께서 아신다고 해도 별 말들은 없었겠지만, 나 역시 당분간은 그 처녀림을 간직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처녀림 역시 나만의 정원으로 만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