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이모 그리고 그녀와의 결혼 (9-2)
다음 날 정사촌으로 돌아온 나는 지체없이 희주선배를 찾았다. 2층 작업실에 있던 희주선배는 무슨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는 양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어? 왔어?”
“응. 할 말이 좀 있어서.”
“뭔데?”
“어제 정윤씨에게 들었어. 결혼 이야기.”
“….”
‘신경쓰지 마, 술 취해서 한 말이야.’라는 희주선배의 목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무섭도록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나, 선배랑 정식으로 결혼하고 싶어. 혼인신고도 하고.”
“그건 안 돼.”
희주선배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정윤이에게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는 사실 자체가 무색할 정도로 그녀는 정색을 한 채 메마른 목소리로 대꾸하고 있었다. 그러고도 한참이 지난 뒤에야 나는 그녀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 또한 그 누구보다도 절실히 나와의 결혼을 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결혼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사촌의 그 누구도 우리들의 결혼을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그 결혼으로 인해 정사촌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도 했다. 모두를 나를 남편으로 생각하고 생활해오다가 누군가의 진짜 남편이 되어버린다면 서로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생각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었다. 나도 그런 문제를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정사촌의 여인들은 이런 상황을 모두 받아들이고 인정할 것이라는 자신도 있었다. 그녀의 말이 이어지고 있었다.
“진정 정사촌을 위한다면 인설씨가 나가야만 해.”
“그게 무슨?”
“인설씨는 이제 바깥세상으로 돌아가야 해. 그것만이 우리 정사촌을 위하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정사촌을 떠날 수가 있어?”
“아니, 떠나야만 해. 말 나온 김에 다 말할게. 인설씨가 없는 동안 우리끼리 많은 이야기를 했어. 지금처럼 인설씨가 영원히 우리 모두의 남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히려 인설씨가 한 여자의 남자가 되는 길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어. 그것도 바깥세상에서 말야.”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슨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도무지 납득되지 않았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는 인설씨의 도움으로 새 삶을 찾았어. 그리고 이런 생활에 만족하고 안도하며 살고 있어. 이제 우리의 바람은 인설씨가 한 여자의 남자가 되는 거야. 우리도 인설씨를 위해 무언가를 해 줘야만 하거든.”
“나..나는 이대로가 좋아. 나 충분히 좋은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해.”
“아냐, 우리말이 옳아. 우린 인설씨가 바깥세상에서 사는 것을 보고 싶어. 물론 인설씨도 가끔 우리를 찾아와 주어야만 하겠지. 그래, 아주 가끔씩이라도 좋으니 우리 찾아와주는 것만 잊지 않으면 돼. 우리도 가끔 인설씨를 찾을 거고. 그런데 그렇게 왕래하는 우리를 누가 이해해주겠어? 그래서 우린 정윤이를 생각했어. 만나서 생각도 물어봤고. 제안은 내가 했지만 지은이모가 나서서 이 모든 일을 주선했지.”
“….”
그럼 어젯밤 정윤씨가 했던 결혼 이야기는 진심이었다는 말일까.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었다. 갑자기 희주선배가 살포시 나를 안아오고 있었다.
“인설씨, 아무 걱정하지 마. 여기에 있는 우리 모두 인설씨를 떠날 생각 없어. 또 다른 누구를 불러들인다는 그런 생각도 전혀 없고. 예전처럼 우린 여전히 인설씨만을 생각할거야. 여기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예전 그대로일거야. 우린 모두 인설씨와 결혼했다고 생각해. 그러니 우리 말대로 해줬음 좋겠어.”
내 대답은 아예 듣지 않겠다는 듯 희주선배는 자신의 그 빨간 입술을 내게 포개오고 있었다.
“아무 말 하지 말고 안아줘, 부탁이야.”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유난히 가련해 보이는 그녀의 어깨를 꼭 껴안아줄 뿐이었다. 그녀의 어깨가 가느다랗게 들썩이고 있었다.
“이따 저녁 무렵에 와 줄래?”
내 팔을 풀면서 그녀가 말했다. 나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거리고 이내 작업실을 빠져 나왔다. 바깥 계단을 내려와 모퉁이를 돌아서는 데 숙자어머님이 서 계셨다. 이미 나의 방문을 알고 계셨던 모양이었다. 어머님은 말없이 조용히 나를 자신의 방으로 이끄셨다.
“아무 말도 하지 마요. 그냥 오늘은 내가 하자는 대로만 해줘요.”
“….”
“지금은 희주가 몰랐으면 해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내 남자가 되어 주세요.”
숙자어머님이 갑자기 안방문의 자물쇠를 누르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 비밀스러운 의식을 준비하는 것처럼 그녀의 몸짓은 조심스러웠고, 경건해보이기까지 했다. 그러고 보니 숙자어머님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옷차림이었다. 옅은 보라색의 투피스 차림이었는데 스타킹까지 갖춰 입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숙자어머님께서 무언가를 불쑥 내미셨다. 아무런 장식도 없는 그저 투박한 금반지 하나였다.
“예전부터 준비했던 거에요. 볼품없지만 받아주세요. 영원히 당신을 내 남편, 아니 내 남자로 섬기겠다는 저의 징표에요. 부담은 갖지 말아요. 희주도 말했겠지만, 당신이 떠나더라도 나는 여기 남아 예전처럼 그렇게 살 거에요. 우리 모두의 생각이에요. 단지 지금은, 지금 이 순간만은 당신이 떠나기 전 내 남자, 나 혼자만의 남자로 기억하고 싶어요.”
마치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듯 말하는 그녀였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심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그런 숙자어머님이 너무나 예뻤다. 나는 나도 모르게 어느새 정사촌을 떠나고 있는 나를 상상하고 있었다. 그렇게 떠나는 것은 진정으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면, 혹은 그녀들이 원하면 언제라도 다시 올 수 있을 것이고, 서로를 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떠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착하는 것이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 정착에 나만의 한 여자가 새롭게 참여한다는 것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숙자어머님은 스스로 옷을 벗고 계셨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윗옷을 벗고 치마를 내렸으며, 이제는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고 계셨다. 일어서는 나를 가만히 밀어 앉히고는 스스로 천천히 벗어 알몸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두 가슴이 드러나는 동안에도 그리고 거뭇한 털이 감싼 보지와 그 둔덕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을 때도 숙자어머님은 주저하지 않으셨다. 조금씩이나 감추려는 듯 쑥스러워하시던 전과는 분명 다른 태도였다.
이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하나가 내 눈 앞에 서 있었다. 잠시 나를 바라만 보던 그 알몸은 나를 스스로 일어서게 했고, 이어 가녀린 두 손이 다가와 내 옷을 풀어 헤치며 벗겨내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아무 말도,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숙자어머님이 조그맣게 속삭였다. 뭐랄까, 엄숙하기조차 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내 자지는 어느새 천장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자지를, 숙자어머님은 마치 마지막이라도 되는 양 천천히, 그리고 그윽하게 자신의 입속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내 자지가 숙자어머님의 입속을 헤매는 동안 방안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 오늘은 마음껏 싸고 싶어요. 마음껏 소리도 지르고 싶어요. 하지만 소리는 내지 않을게요. 오늘만큼은 나와 당신과의 섹스가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희주에게도...”
그러면서 숙자어머님은 나를 자신의 침대로 이끌고 있었다. 처음엔 이마에 가만히 내려앉던 숙자어머님의 입술이 이젠 점차 얼굴 전체로 퍼지고 있었다. 내가 전에 해주었던 그 애무 그대로 내게 돌려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입술과 혀가 다시 내 자지를 삼켰을 무렵, 나는 참을 수 없었다. 거칠게 그녀를 안아 침대에 눕혔다.
“아아....”
숙자어머님의 신음소리는 퍽이나 낮았다. 애써 참으려는 듯 그렇게 보였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내겐 더 자극적이었다. 서둘러 그녀의 보지를 찾았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이내 숙자어머님의 보지가 내 자지를 삼키고 있었다.
“어흑..”
누가 먼저랄 것도 없는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숙자어머님은 자신의 손을 들어 내 입과 그녀의 입을 동시에 틀어막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 손길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보지를 유린하는 자지에 숙자어머님의 신음소리는 절로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막아보려는 양 자신을 손에 더욱 힘을 주어 입을 막아보는 그녀였다.
“아..아.흐....윽....아...나...크..크윽....여..여보....으...흐.....”
“헉헉헉...”
“크...으윽...으흐...”
숙자어머님의 신음소리는 평소보다 더 처절하게 들렸다. 억지로 참으려하는 그런 이유일지도, 혹은 무언가 다른 생각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런 걸까. 그녀의 폭발은 너무도 빨리 찾아오고 있었다.
“아...아흑..여..여보..자..자기야...나....가...가요..싸...아흑....헉헉...자기는..자기는 아지...아직 하면..안..돼요..안돼요..으흐흐흑...컥...”
그녀의 몸이 활처럼 구부러지며 다른 껴안아오고 있었다. 밀착된 두 몸 사이에는 물 한 방울 빠져나갈 틈도 없을 것 같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몇 초가 지난 후 가느다란 한숨 소리가 흘러나오면서 숙자어머님의 몸이 내게서 떨어져 갔다.
“아, 미..미안해요. 오늘은 이해해주세요...”
“뭘요? 미안해하실 일 없어요. 저 항상 어머님께 고맙다고만 생각하며 사는 데요, 뭘.”
“그게 아니라요. 오늘은.... 아니 지금은 그냥 당신의 폭발을 딱 한 번, 마지막에 함께 하고 싶어요. 내 눈으로 그리고 내 몸으로 내 마음으로 그 폭발을 함께 맞이하고 싶어요. 근데 주책없이 내가 또 이렇게 먼저... 나..나는 정말 어쩔 수 없는 년인가 봐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해요. 어머님은 저나 희주선배에게나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데요. 그런 말씀 다시는 하지 마세요. 알았죠?”
순간 약간 물기를 머금고 있다고 생각했다. 숙자 어머님의 눈빛엔 그런 애절함과 슬픔 그런 것들을 한꺼번에 담고 있다고 느꼈다. 그런 눈에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파르르 떨려 오는 눈꺼풀의 움직임. 숙자어머님의 손이 다시 내 등을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마치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내 귓가에 그녀의 입술을 옮기고 계셨다.
“이..이제...우리 다시 함께 해요...저...주..준비한 게 있어...요..”
갑자기 숙자어머님이 나를 밀치더니 몸을 돌려 침대 옆 경대 서랍에서 무언가 바스학거리며 꺼내 놓았다. 콘돔이었다. ‘한 번도 콘돔을 사용한 적이 없었는데?’라는 생각으로 숙자어머님을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알아요, 무슨 생각하는지. 저도 당신의 모든 것을 하나도 남김없이 내 몸으로 받아내고 싶어요. 항상 그랬어요. 오늘도 그럴 거에요. 당신의 몸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일지라도 저는 단 한 방울도 남김없이 다 가질 거에요. 이..이건...잠시..잠시만 사..사용하면 되어..요.”
숙자어머님은 쑥스러운 듯이 고개를 돌리며 말하고 계셨다. 잠시 적막이 흘렀을까. 옆에 누워있던 숙자어머님이 움직임이 느껴졌다. 무언가 찢는 소리가 들렸고, 잠시의 부스럭거림이 있었다. 그리고 내 몸 위로 다가서는 그녀가 보였다. 눈을 감았다.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입술이 내 자지에 닿고 있었다.
“허억...”
따뜻한, 그 익숙한 느낌은 아니었다. 무언가 차가운 것이 느껴졌다. 분명 그녀의 입술이 맞는데, 차가웠다. 그 느낌도 잠시, 그 차가움의 정체를 알 때까지는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콘돔이었다. 숙자어머님은 자신의 입으로 내 자지에 콘돔을 씌우고 계셨다. 아무렇지도 안다는 듯 아주 익숙한 솜씨였다. 그녀의 과거를 알고 있기에 나는 그저 잠자코 받아줄 뿐이었다. 그렇게 콘돔이 씌워지고 몇 번의 왕래가 있었다.
“이..이제 저를 안아 줄래요?”
조그맣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을 떴다. 어느새 숙자어머님은 내 옆에 엎드려 계셨다. 누운 채가 아닌 엎드린 채로 고개만 돌려 조용히 내게 눈짓을 보내고 계셨다. 평소와는 다른 체위였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을 요구하는 행동인줄은 벌써 알고 있었다. 희주선배가 내게 주었던, 나에게만 주겠노라고 했던 바로 그것이었다.
“이..이것은....”
“제가 창녀같은 몸이라는 거 저도 알아요. 하지만, 맹세하건데 거기는...거기는 처..처음이에요. 저 스스로 이렇게 엉덩이까지 들어 올려 보이는 건 정말이지 저도 처..처음이에요. 당신이니까...당신이니까요....”
숙자어머님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엎드려 베개 속에 자신의 머리를 파묻어 버렸다. 대신 엉덩이만 더욱 치켜 올리고 계셨다. 콘돔의 용처는 바로 그것이었다. 혹시나 더러울지도 모를 자신의 항문을 내게 그냥 내어주기는 싫으셨던 모양이었다. 나를 만나기 전 아마 백 번도 더 이곳을 씻고 또 씻어내렸을 숙자어머님이셨다.
조용히 입술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혀를 내밀어 아직은 꽉 막혀 있는 그 구멍의 중심에 가져다 댔고, 위 아래로 핥기 시작했다. 숙자어머님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움찔거리는 엉덩이의 무게가 내 얼굴에 느껴지기 시작했다. 가만히 손을 올려 보지 주위를 매만지기 시작했고, 그 손길이 거칠어질수록 항문을 핥고 있는 내 혀에도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크으...”
아까와는 달리 전혀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베개에 얼굴을 묻고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하려는 까닭이었으리라. 숙자어머님의 보지에서 애액이 솟기 시작했다. 그 애액을 손으로 받아 항문에 묻히고 다시 혀로 핥아대고, 그런 과정을 수십 번도 더 거쳐간 것 같았다. 그녀의 엉덩이는 이제 입술이 닿지 않아도 저절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있었고, 베개 사이로 새어나오는 신음소리는 더 커져 가고 있었다.
“이..이제...넣어도...넣어도 되..될...것..같아...으...윽...흑..흐...어..엉....”
그녀의 항문은, 아직 내 자지를 받아줄 만큼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넣어야 할 것 같았다. 허리를 펴고 앉아 그녀의 항문에 내 자지를 맞추었다. 그리고 조금씩 밀어 넣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부터 전부는 무리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오늘 내 자지가 그녀의 항문 끝 저 안까지 모두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단지 숙자어머님이 참을 수 있는 거기까지만이어도 될 일이었다.
“끄..끄윽....”
고통을 짐작하게 하는 신음소리였다. 하지만 숙자어머님은 결코 아프다는 말은 하지 않으셨다. 그 아픔마저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려는 양 정말이지 온 몸으로 나를 받아내고자 애쓰고 있었다. 절반이나마 들어갔을까, 이젠 무리라고 생각했다. 딱 거기까지만 삽입했고, 이어 조금씩 아주 천천히 왕래를 시작했다. 왕래가 진행될수록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항문이었다. 그녀의 보지에서 나오는 애액이 다시 항문으로 들어갔고, 그럴수록 왕래는 좀더 빨라져가고 있었다.
“아...나.....저...저요...정말....조....좋아요....당신..나...나 버리면..안..안돼...으흐흑....”
평소 하지도 않던 말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었다. 절정에 이르고 있는 모양이었다. 우리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말들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자지가 밖으로 튕겨 나와 버렸다. 내 스스로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숙자어머님은 혼자 격렬히 몸을 흔들며 무너져가고 있었다. 그렇게 무너져 내린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비치는 침대보가 흥건히 젖어가고 있었다.
더 이상 나도 참기 싫었다.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널브러져 있던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마치 기절이라도 한 것처럼 숙자어머님의 몸은 축 늘어져 있었다. 그런 그녀를 다시 침대에 바로 눕혔다. 그녀의 눈은 반쯤 감겨있었고, 정신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았다. 무작정, 거칠게 그녀의 다리를 벌렸고, 아직도 물방울을 머금고 찔끔거리고 있는 보지에 그대로 자지를 밀어 넣었다.
“허윽...”
단발마 같은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몇 번 쯤 거칠게 박아댔을까. 그녀의 다리가 내 허리를 감싸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달아 신음소리를 토해 내기 시작했다. 이번엔 소리에 신경쓰지 않는 듯 보였다. 아마 그럴 정신조차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녀의 신음과 내 헉헉거림이 서서히 박자를 맞추어가고 있었다.
“아..자..자기야...나..또..아흑....나..정말....어떡해...어떡하니...끄으윽...윽..응..”
“헉헉..하악..하악....헉..헉...”
“흐응..흐윽...자기야..나..보지에..보지..아..아니...어...얼굴에..아..아니..모..몰라...크으윽...큭..흑흑...”
그녀의 허리 아래 몸은 침대에 없었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침대를 받쳐 안고 무릎을 꿇은 채로 그녀의 보지를 짓이겨대고 있었다. 어깨와 머리만 간신히 침대에 기댄 채 숙자어머님의 몸은 공중을 헤매고 있었다. 그녀의 처져 있던 유방 또한 거칠게 흩어지고 있었다.
“하윽..하윽...어..어머님....크윽...”
“으흐흥...으흑...조..좋아요..자..자기야...나...지...지금..지금이에....흐으으으억...크..”
숙자어머님의 허리를 감쌌던 손을 풀어버렸다. 그녀는 그대로 침대에 무너져내렸고, 그런 그녀의 몸을 가운데로 두고 선 채 그녀의 얼굴에 자지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그녀의 두 손이 내 자지를 잡고 흔들기 시작했고 그녀의 몸 또한 스스로 제지가 되지 않는 듯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한 순간이었다.
처음 정액은 그녀의 게슴츠레한 눈동자로 향했다. 게슴츠레했지만 나를 의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이마로, 뺨으로, 코로 정액은 전혀 알 수 없는 방향들로 얼굴 곳곳에 쏘아지고 있었고, 나 역시 짐승처럼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한 바탕의 분출이 끝났지만, 그녀는 내 자지를 놓지 않았다. 그대로 자신의 입속으로 가져갔고, 한동안, 아주 사랑스럽다는 듯이 애무하고 있었다. 그러다 나 역시 그녀 옆에 스르륵 무너져 내렸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낮은 목소리가 흘러왔다.
“이제 가세요.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가셨다가 이따 저녁에 다시 오셔요. 희주가 말했죠? 그때 다시 봐요.”
“....”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그녀의 말에 나는 기계처럼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방문을 나가려는 찰라, 다시금 숙자어머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따 말하려 했지만, 혹시 못할 수도 있으니까, 지금 말할게요. 당신을 정말 사랑했어요. 희주의 남자인 줄은 알지만, 그래도 사랑했어요. 부담 갖진 말아요. 당신을 가질 수도, 가지라고 말할 수도 없는 현실이라는 잘 알아요. 그저 당신과 함께 했던 이곳에서의 생활이 너무 행복했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앞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것이라고 믿거든요.”
“......”
“산세베리아는.....언제나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거에요.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머리끝까지 이불을 끌어 당겨 덮고 있었을 것이다. 그대로 그 집을 나왔다. 지은이모가 기다리고 있을 우리 집이 저만치 보였지만, 지금은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여보, 이제 왔어.’ 하면서 한결 같이 반겨줄 지은이모지만 지금은 왠지 가고 싶지 않았다. 하릴 없이 농장 주변을 걷기 시작했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햇살에 유난히 빛나는 반지가 새삼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