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붑, 쯔붑, 쯔붑......
"아앗..., 아, 아아...... 응......"
아저씨의 움직임에 따라 유에라의 몸도 흔들렸다.
"아, 아아, 응, 읏...... 하아, 아아...... 으응...... 흣......"
쯔걱, 쯔걱, 쯔걱, 쯔걱......
"아앗...... 앗...... 흐응...... 앗...... 앗...... 아아아...... 흣......아아아앗"
"손님......마사지 봉은......어떻......습니까."
"으응......흐아......앗......좋아......응......응......아아아......"
램프의 부드러운 빛이 두 사람이 격렬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여전히 커튼에 비추고 있었다.
"손님, 이제......곧 끝납니다. 이제 영양제를......직접 주입해......드리겠습니다."
"읏......안에 만은, 하윽......안된다......"
"일행분께서는, 후욱..., 분명......기뻐하실......겁니다......"
"읏..., 응, 하읏..., 흐아아앗......"
아저씨의 움직임이 거칠어졌다.
"아앗..., 아읏..., 흐으으윽......"
찌걱, 찌걱, 쩍 쩍 쩍
움직임이 짧고 빠르게 바뀐다.
철썩-
큰 소리와 함께 아저씨의 그림자가 턱을 위로 치켜들며 허리를 힘껏 부딪혔다.
"우웃"
"앗, 앗, 앗...... 크윽, 아아, 아아앗...... 아아아앗!"
유에라의 그림자가 떨리고 몸이 활 처럼 뒤로 젖혀진다.
"가, 간......ㄷ......다아아앗!!!!"
움찔, 움찔, 움찔......
유에라가 절정을 맞이하는 타이밍에 맞춰 나도 다시 한번 사정했다.
"후우...... 손님, 어떠셨습니까......"
"응, 아......"
아저씨의 무의미해 보이는 질문에 유에라는 그저 요염한 목소리로 신음할 뿐이었다.
그리고, 커튼에 비친 두 사람의 그림자는 아직도 딱 연결된 채였다.
"영양제는 제대로 주입 됐습니까?"
"흐아......"
아저씨의 음성을 듣고 유에라의 그림자가 흠칫 떨렸다. 긴 다리가 반사적으로 튀어 올랐다.
"손님, 저의 특제 영양제는 어떠셨습니까......?"
"흐읏......"
아저씨의 그림자가 유에라의 가슴을 다시 잡으며 물었다. 커다란 가슴의 그림자가 손가락 사이로 삐져나와 펑 하며 터질 것 같았다. 아무런 거리낌도 없는 행동이었다.
"......"
유에라의 그림자가 머리를 들어올렸다. 아저씨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건 네가 제일 잘 알고 있지 않나......지금도, 안에서 이렇게 딱딱하다...... "
"들려주십시오."
유에라는 너무하다는 듯이 말투였지만, 아저씨는 봐주지 않았다. 집요하게, 유에라의 입으로 직접 말하게 했다.
"......"
유에라의 그림자가 고개를 푹 숙였다.
"너의 뜨거운 것이......내 자궁에......들어왔다......"
유에라의 기어들어 가는 듯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읏......!"
나는 가슴을 꽉 쥐어짜는 듯한 아픔과 동시에 이상한 흥분을 느꼈다. 아무래도 아저씨는 유에라의 자궁 입구에 마사지 봉 끝을 밀어붙여 자궁 안으로 영양제를 직접 쏟아 부은 것 같았다.
"......"
유에라의 말을 들으며 나는 유에라가 제대로 마사지를 받았음을 실감했다.
"감사합니다 손님. 나중에, 제대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가...... "
유에라는 마지못해 작게 끄덕인것 같았다.
"그렇는게 좋죠. 그러면 손님, 이제 마사지 봉을 뽑도록 하겠습니다."
아저씨의 그림자가 유에라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응......"
두 사람의 허벅지가 떨어지며 유에라의 엉덩이가 둥근 곡선을 그리며 실루엣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두 사람의 그림자는 아직 일부분이 연결되어 있었다.
"흐아......"
유에라의 엉덩이의 곡선과 사이로 아저씨의 허리에서 튀어나온 길쭉한 그림자가 보였다.
"아, 아......"
아저씨가 허리를 뒤로 당기자 그 길다란 그림자가 막대 모양으로 빠져 나오는 것이 보였다.
마치 보지에서 자지가 뽑히는 듯이......
"응......"
유에라의 달콤한 신음 소리와 함께 길쭉한 그림자가 유에라의 그림자에서 떨어졌다. 그리곤 위아래로 껄떡 껄떡 힘차게 흔들렸다.
"......"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아주 잠깐 마사지 봉의 그림자와 유에라의 엉덩이 사이에 실처럼 보이는 실루엣이 있던 것 같았다.
"손님, 목욕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마사지 오일을 잘 씻어내 주십쇼. "
"그래......"
유에라의 그림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손님 일행 뿐입니다. 복도로 지금 그 상태 그대로 이동해 주십시오."
"그런가......"
유에라는 체념한 듯한 쉰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이 숙소에는 우리들 외에는 없는 것 같았다. 유에라의 그림자가 침대에 양손을 짚고 상반신을 일으켰다. 유에라는 나른한 듯이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손님, 제가 시중 들어 드리겠습니다."
아저씨의 그림자가 빠르게 침대를 돌아 한 손으로 유에라의 등을 떠받쳤다. 아저씨의 키가 유에라의 어깨 정도까지 밖에 안되어서 매우 어색해 보였다.
"이정도는 혼자 할 수 있다."
하지만, 유에라는 다부지게 아저씨의 시중을 거절했다. 장신의 아름다운 그림자가 천천히 출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이것도, 마사지의 일환입니다."
"흐앙......?"
그렇게 말하며 아저씨가 재빠르게 유에라의 팔을 잡았다. 그 상태로 아저씨는 반대쪽 손을 뻗어 유에라의 배에 닿게 하고는 점점 더 아래 쪽으로 뻗어 나갔다. 그러자 유에라의 그림자가 멈춰 버렸다.
"응, 응..., 흐아아 ......"
유에라의 그림자가 살짝 허리를 굽히며 엉덩이를 뒤로 내밀었다. 찌걱 찌걱 하며, 음란하고 끈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읏..., 응, 마사지라면......어쩔 수 없구나......"
유에라의 그림자는 엉거주춤하게 선채 엉덩이를 꾸물꾸물 거리며 말했다. 가슴 또한 흔들거렸다.
"자, 손님."
"알았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달라붙은채 천천히 커튼에 그림자를 비추며 다시 출입문 쪽을 향해 나아갔다.
"......"
커튼이 끝나는 곳에서 유에라의 그림자는 딱하고 멈춰 섰다. 여전히 커튼은 불완전하게 닫혀 있었기에 커튼이 끝나는 위치부터 문까지는 아무것도 없었다.
즉, 이쪽으로 부터의 시선을 가로막는 것이 없다는 것이였다.
"손님? "
아저씨는 유에라를 재촉했다.
"아아......"
유에라는 혹시라도 내가 잠들지 않았을까 싶어 고개를 숙이며 주저하는듯 했지만, 이내 다시 걷기 시작했다.
"......"
새하얀 커튼 밖으로 두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당연하지만, 두 사람의 신체는 여러 액체들로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 와중에 유에라의 새하얀 피부와 검고 긴 머리의 대비가 몹시 인상적이게 느껴졌다.
커튼 너머의 실루엣도 나쁘지 않았지만, 역시 유에라의 실물이 훨씬 좋았다. 정말 예쁜 여자라니까.
"흣 ......!"
들킬까 싶어 실눈으로 쳐다보니 아저씨는 유에라 옆에 서서 유에라를 시중들듯이 걷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시중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른손으로는 유에라의 엉덩이를 꽉 붙잡고 주물럭 거렸고, 왼손으로는 작은 멜론 같은 가슴을 쥐고서 출렁 출렁 흔들며 희롱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저씨의 자지가 유에라와 섹스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불빛을 반사시키며 번들거렸다.
"......"
유에라는 이쪽을 보지 않았다. 약간 위로 치켜올라간 큰 눈으로 방문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또한 뺨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
유에라는 아저씨에게 좋을대로 만져지면서 평소처럼 늠름하게 걷고 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유에라의 긴장된 마음이 전해져 오는듯 했다.
"후우......"
유에라는 문 앞에 서서 한시름 놓은 것처럼 숨을 토했다. 오른손을 조용히 문 손잡이에 뻗었다.
"손님, 잠시만 기다려주십쇼."
"읏......!"
그 순간, 아저씨가 유에라를 불러 세웠다. 유에라는 어깨를 움찔 움찔 떨며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뭐지?"
유에라는 문 쪽을 향한 채 말했다. 내쪽에서는 두 사람의 뒷모습 밖에 보이지 않아서, 유에라가 지금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곳에서 영양제의 확인을 하겠습니다. 다리를 벌려주시죠."
아저씨가 놀라운 말을 했다.
"......이곳에서......말인가?"
유에라는 뒤를 돌아 보지 않고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
아저씨는 말을 이어갔다.
"손님은 이 자리에서 확인하는 쪽을 선호하실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싫으시다면 목욕탕에서 확인하겠습니다만...... "
"......"
유에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
하지만, 유에라는 제자리에 선 채 조용히 한쪽 다리를 들어서 양다리를 어깨넓이 정도로 벌렸다.
"감사합니다, 손님."
"......"
아저씨는 유에라가 다리를 벌리는 모습을 보고는 씨익 웃었다. 유에라의 뒷모습은 수치심 때문인듯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아저씨는 오른손을 유에라 등에 대었다. 그대로 문쪽으로 유에라의 등을 밀어붙였다.
"......"
유에라는 아저씨의 행동에 저항하지 않았다. 유에라의 조금 작지만 잘 발달된 엉덩이가 뒤로 내밀어지고, 가늘고 잘록한 허리가 굽혀졌다.
"......"
유에라는 양손바닥을 문에 대고 앞쪽으로 기운 몸을 지탱했다.
"손님."
아저씨는 유에라의 허리의 오목한 곳에 슥하고 오른손을 얹었다.
"......"
유에라는 그것만으로도 이해 한 것 같았다. 상체를 숙여 허리를 쭈욱 낮춘채, 엉덩이를 위를 향해 들어올렸다. 유에라는 스스로 그런 굴욕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볼록하게 튀어나온 둔턱과, 꽉 다물어진 보지가 위를 향하고 있었다. 그 위의 엉덩이 구멍이 오므리고 있는 것 또한 전부 훤히 보였다.
"그러면, 확인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아저씨는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두 손가락을 유에라의 다리 사이로 뻗어 나갔다. 손가락 끝이 보지 양 옆에 닿았다.
이윽고 아저씨는 손가락을 벌려 보지의 균열을 좌우로 쫙 벌렸다. 균열이 둥그스름한 마름모 처럼 벌어지며 깨끗한 핑크색 보지가 보였다.
"흡......"
유에라는 움찔 떨었다. 소리 없는 비명이 들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
아저씨는 이어서 오른손을 들어올리고는 주먹을 쥔 상태로 검지와 중지를 폈다. 커튼 너머로 본 실루엣과 똑같았다.
"읏......"
손가락의 끝이 질 입구에 닿았다. 질 내부의 작은 주름들이 두 손가락의 표면에 달라 붙어 갔다. 아저씨의 두 손가락이 유에라의 보지 안으로 삽입되며 음란한 소리를 냈다.
"흡......!"
유에라는 입을 다물고 필사적으로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하는것 같았다.
"으......"
아저씨는 손가락을 앞뒤로 움직이며 유에라의 보지를 찔걱, 찔걱 휘저었다. 유에라의 자그마한 엉덩이가 손가락의 격렬한 움직임에 위로 들어 올려진 상태로 잘게 떨고 있었다.
"흣......"
아저씨는 마지막으로 두 손가락을 끝까지 삽입 했다가 천천히 꺼냈다.
"......"
아저씨의 손가락이 유에라의 보지에서 떨어졌다. 두 손가락 끝과 보지 사이에서 하얗고 탁한 실이 길게 늘어졌다.
"읏......!"
그리고 조금 후 보지 구멍에서 정액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유에라가 조그맣게 신음성을 지른 것 같았다.
하얗고 끈적한 정액이 천천히 보지의 균열을 따라 밖으로 흘러내렸다.
"저의 영양제가 틀림없군요."
아저씨는 손끝에 묻은 정액을 보면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런가...... "
유에라는 문을 응시한 채로 대답했다.
"손님......"
"응......?"
아저씨는 유에라의 옆쪽으로 이동해서 이쪽을 돌아 보았다.
"조금 실례하겠습니다."
"앗......!"
아저씨는 양손으로 유에라의 엉덩이를 잡아 내 침대 쪽으로 휙 돌렸다.
"손님이 원하신다면 제 영양제를 잘 섞어주고 싶습니다만......"
"......"
아저씨는 허리를 굽혀 유에라의 엉덩이에 얼굴을 다가가며 말했다. 보지의 균열을 바로 위에서 들여다보고 있었다.
"......"
유에라는 엉덩이를 내쪽으로 마주보게 한 것과 아저씨의 발언의 의미를 분명 알고 있을게 분명했다.
"......부탁하지"
유에라는 작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손님."
아저씨는 씨익 웃으며 다시 오른손을 유에라의 보지로 가져갔다.
"흣......!"
두 손가락이 즈붑-하고 보지 속으로 삽입되었다.
"응..., 흐응, 응......"
아저씨의 손가락이 유에라의 보지 속에서 빙글 빙글 돌며 마치 정액을 질벽에 펴바르는 듯이 움직였다.
"으응......! 흐아..., 으읏......"
유에라의 자그마한 엉덩이가 흠칫 흠칫 튀어오를 것 처럼 들썩였다. 아저씨는 그것을 왼손으로 단단히 누르며, 바로 아래에 있는 유에라의 보지를 찌걱 찌걱 계속 쑤셨다.
"흐아앙-!"
유에라의 입에서 미쳐 억누르지 못한 듯한 교성이 새어 나왔다.
"이걸로 됐습니다."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유에라의 몸에서 천천히 떨어졌다. 내 얼굴을 바라보며 씨익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리고 오른손을 들어서 중지와 엄지손가락 끝을 붙였다 떼어냈다. 끈적 끈적한 실이 주욱- 하고 손가락 사이로 늘어졌다.
"......그런가"
유에라는 중얼거리듯이 아저씨에게 답하고는 문에서 손을 떼고 상반신을 일으켜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쪽은 여전히 보지 않은 채였다.
"자, 손님. 가시죠."
"아아......"
아저씨는 문을 열고 유에라의 어깨를 보듬듯이 잡고서 밖으로 나갔다. 유에라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인채 함께 복도로 나갔다.
"아......"
그때 유에라의 보지 아래로 흐르던 떨어지던 정액이, 허벅지 사이로 긴 실을 만들며 늘어졌다. 그리곤 바닥으로 주르륵 떨어져 내렸다.
유에라는 무의식적으로 음란한 한숨을 내쉬었다.
"......"
유에라가 방을 나가며 문을 닫을 때 잠깐 얼굴이 보였는데, 유에라의 얼굴은 수치심으로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후우-......"
혼자가 되어버린 방안에서 큰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로 굉장한 것을 보게 됬다. 나는 이 여관의 아저씨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제 2.5화 나의 비밀 탐험
탕,탕,탕. 두꺼운 나무로 만들어진 문 너머에서 소리가 났다.
아빠가 아끼는 황동제 문고리를 두드리는 소리에요.
오래된 큰 문이 끼익하며 묵직한 소리를 내며 열리며 램프의 부드러운 빛이 문틈으로 새어나갔고, 약간 습한 건물 내부의 공기 또한 입구 밖을 향해 후욱 몰려나갔다.
손님이 온것 같았습니다.
"읏......"
저는 얼른 복도의 모퉁이로 숨었어요. 나는 아빠 외에는 비밀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한테 보여져서는 안되니까요.
"......"
문을 열고 들어 온 손님은 예쁜 누나와 신비한 인상의 형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분명 연인이거나 결혼한 사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형은 누나와 팔짱을 끼고있는 데다가, 정말 사이가 좋아보였으니까 말이에요.
"어서 옵쇼."
아빠는 미소를 지으며 손님에게 환영 인사를 했습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이럴 때의 아빠는 정말로 차분하고 사람 좋아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표정은 싱글벙글 웃고 있지만, 마음속으로 '반드시 해내고 말겠다'는 생각이 전해져 왔어요.
나는 저게 프로의 얼굴이라 생각합니다. 그치만 다른 사람들은, 특히 그녀석은 아빠를 바보 취급하고 있었어요. 키도 작고 대머리에 퉁퉁해서, 뒤로는 돈에 굴복하는게 분명하다고. 나는 그 모욕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상업의 나라》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일텐데도 말이지요. 그 녀석은 아빠의 외모가 별로라고 말하지만, 나는 땀 흘려 일하는 아빠의 모습이 정말로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미래에 아빠처럼 되고 싶어요.
나는 알고있습니다. 아빠가 이 여관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말입니다. 아빠, 분명 언젠가는 행운의 신님의 저울이 아빠를 향해 기울꺼에요.
"......"
나는 구석에서 복도바닥에 무릎을 댄 채 머리를 빼꼼 내밀었습니다. 아빠의 접객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했고, 저 형 누나들에게도 관심이 있었어요.
"......"
형은 근사했습니다. 날씬하고, 머리도 길고, 독특한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거기다 본 적 없는 패션을 하고 있었어요. 《상업의 나라》의 수도에 있다는 모델들 같았어요.
"오늘 밤 묵고 싶은데."
형은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약간 쌍꺼풀이 진 밝은 갈색 눈을 크게 뜨고 아빠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손님이시라면......"
아빠는 턱에 손가락을 대고 손님들을 내려다 보며 고민했습니다. 아빠는 카운터를 개조해 두었어요. 카운터 안쪽의 바닥을 높여서 손님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한다면서 말이죠.
아빠는 프로이기 때문에 손님의 외모에서 여러가지 정보를 읽어낼수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항상 각각의 손님에게 맞는 숙박 시설을 제안할 수 있는 것이라고요.
"앗......"
나는 흠칫해서 황급히 복도의 모퉁이에서 몰래 훔쳐보고 있던 머리를 숨겼습니다. 형이 갑자기 이쪽을 쳐다봤어요.
"......"
나는 심장이 떨려 벽에 기대어 움직이지 않았어요. 형은 왜 갑자기 이쪽을 본 걸까요? 내가 여기 숨어서 몰래 훔쳐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까요?
형은 여자처럼 예쁜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앞머리 사이로 찌릿하고 노려보는 눈빛이 조금 무서웠습니다. 화나면 무서울 것 같아요......
"더블 룸은 어떻습니까?"
"좋아."
아빠의 제안하는 목소리와 형이 승낙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형의 목소리는 평온한 그대로였습니다. 아까 일은 우연이었나봐요.
"저녁 식사는 어떻게 할까요?"
"음, 먹었다."
아빠와 형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
다시 한 번, 들여다 봐도 괜찮을까 싶어요.
"그럼, 조식 포함으로 백금화 한 개 어떻습니까"
아빠가 숙박비를 제안하는 목소리입니다.
"......"
나는 다시 용기를 내어 복도의 모퉁이에서 얼굴을 내밀었어요. 무섭지만 잘생긴, 저 형의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윽......"
나는 또 움찔했습니다. 이번에는 누나가 이쪽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어요. 눈이 마주쳤습니다.
"......"
누나의 크고 조금 치켜올라간 눈이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역시 형과 누나는 내가 여기 숨어있는 걸 눈치채고 있는거 같았아요.
"아아, 그걸로 부탁하지."
그렇지만 그건 정말 잠깐이었고, 누나는 다시 고개를 휙 돌려서 아빠를 향해 대답했습니다. 마치 나 같은 건 흥미가 없다는 듯이 말이죠.
"......"
나는 숨는 것도 잊은 채 누나를 바라 보았습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얼굴이 뜨거웠어요. 아빠를 보고있는 누나의 옆 얼굴을 뚫어져라 응시했습니다. 누난 정말로 아름다운 사람이였어요.
눈이 약간 치켜 올라가있어서 무서워 보이지만, 그 커다란 눈이 정말 예뻤습니다. 그리고 특이한 기모노를 입고 있고, 가슴 부분이 크게 부풀어올라 있었어요. 긴 검은 머리는 엉덩이까지 흘러내려오고 말이죠. 나는 두근거리며 바라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빠는 카운터안에서 허리를 숙인채로 멈췄습니다. 형과 누나에게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요. 아빠의 정수리가 누나의 얼굴 바로 앞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대로 손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고요.
"......"
나는 아빠를 진정한 프로라고 생각해요. 이 도시의 어느 가게에 가봐도 저렇게 오랫동안 깊게 고개를 숙이는 점원은 본 적이 없으니까 말이죠. 역시 우리 아빠 뿐이야.
"......"
누나도 아빠의 정중한 접객 태도가 기뻤던 것 같았습니다. 뺨이 약간 붉어지고, 수줍어하면서도 아빠의 머리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럼, 숙박부에 스테이터스를 기입하겠습니다."
"......"
왜일까? 아빠의 말에 형은 얼굴을 찌푸리며 입을 다물어 버렸어요.
"상태창을 열어 보여주십시오."
아빠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아빠는 항상 손님에게 공손한 말투를 사용했습니다.
"하......"
어라? 형의 입술 끝이 올라갔습니다. 형은 얼굴을 찡그린 상태 그대로, 핫하고 웃었어요.
"......"
누나는 아빠에게서 스윽 눈을 피한 채 새침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입꼬리가 약간 히죽히죽 하며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마치 우스운 것을 참고있는 것 같았어요.
"...... 왜그러십니까?"
형누나의 모습이 이상했습니다. 무언가를 주저하고 있으면서도, 아빠의 말을 듣고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어요. 아빠는 의아하다는 듯이 되물었습니다.
"...... 어쩔 수 없군."
"...... 그렇네"
그리고, 누나와 형은 독기가 빠진 표정으로 상태창을 열었습니다.
"...... 이거 이거"
아빠는 손님의 상태창을 보고 눈을 크게 떴어요.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빠는 프로이기 때문에 손님의 상태창을 보고 뭔가 말하는 일은 좀처럼 없었습니다.
"[어둠의 여신의 저주]입니까......"
나는 흠칫했어요. 그도 그럴게, 아빠가 [어둠의 여신의 저주]라고 말했으니까요. 저주는, 정말로 무서운 말이에요. 형과 누나는 신님에게 저주 받아버린 거구나......
"젊으신데 큰일이구만요......"
아빠는 애처롭다는 듯이 눈을 감고, 양손을 크게 펼치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습니다. 정말 슬프게 생각하는 몸짓이었어요. 아빠는 참 마음씨가 좋아요.
"손님의 가슴 둘레는...... 88cm ......"
아빠는 손님의 상태를 소리내어 확인하며 진지하게 숙박부에 써나갔습니다. 저런 식으로 중얼거리면, 잘못 적을 일이 적어진다고 했어요.
"......"
나는 형과 누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조금 기운이 없어 보였어요. 불쌍해 보였습니다. 나는 [어둠의 여신의 저주]가 뭔지 잘 몰랐지만, 저주는 매우 두려운 일이라는건 알고 있었어요.
"상태는 [어둠의 여신의 저주]...... 그리고...... 그리고, [배덕]?"
아, 아빠가 씨익 웃었습니다. 나는 알고있었어요. 아빠가 저런 식으로 웃는 건 항상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을 때입니다.
"손님, 긴 여행을 하신 모습으로 보입니다. 피곤하진 않으신지요."
아빠는 누나를 내려다 보며 말했어요. 아, 혹시 .......
"저희 여관은 마사지 무료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
역시. 아빠는 가끔씩 젊은 여성 손님에게 무료 마사지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손님들은 처음에는 내키지 않아했지만, 마사지가 끝난 후에는 반드시 만족한 듯한 모습을 보였어요.
마사지를 받은 손님 중 하나는 여관을 나설 때, 아빠의 볼에 감사의 키스를 하는 것을 본 적도 있습니다. 엄마에게는 비밀이지만 말이죠. 아빠의 마사지는 그 정도로 평판이 좋은거에요.
"......"
역시 아빠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상냥해요. 평소에는 젊은 여자 손님에게만 해주는 마사지를 형에게도 해주려는 것 같았습니다. 형도 그걸로 기운을 차려주면 좋겠는데 말이죠.
"그건, 어떤 마사지야?"
형은 아빠에게 질문했습니다.
"......특제 오일을 사용한 본 여관 자랑의 마사지입니다요."
아빠는 조금 작은 목소리로 설명했습니다. 아빠 특제의 마사지 오일은 만드는 방법이 비밀이에요. 나도 모릅니다. 아빠에게는 많은 비밀이 있습니다.
"나는 사양할게. "
어라? 하지만 형은 마사지를 거절해 버렸습니다.
"그것보다는 목욕을 하고 싶어."
그리고, 형은 약간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습니다. 목욕을 하고 싶어 보이네요. 뭔가 끔찍한 냄새를 맡았을 때 같은 안좋은 표정을 짓고있습니다. 땀냄새라도 나는걸까요.
"유에라는?"
형은 고개를 돌려 바로 옆에 있는 누나의 얼굴을 내려다 보며 말했습니다. 누나의 이름이 유에라구나......
"...... 나말인가."
누나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돌려 형을 올려다 보며 말했습니다.
"......"
"......"
형과 누나는 부드러운 표정이 되어 서로를 바라봤습니다.
"......"
누나를 내려다보는 형의 상냥한 눈빛.
"......"
형을 바라보는 누나의 애틋한 눈빛.
"우......"
나는 형과 누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가슴이 꾸욱하고 누른 듯이 아팠다.
"......"
이상적인 커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도 저 형처럼 되고 싶었습니다. 형처럼 되서 저런 예쁜 누나와 저런 식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나는 괜찮을꺼 같은데. 유에라가 예뻐지길 바라기도 하고"
형은 누나를 응시 한 채로 마사지를 추천 했습니다. 나도 어른이되면 저런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는 걸까요?
"......그런가."
누나는 형의 말이 기뻤던 것 같았습니다. 볼이 빨개졌습니다.
"...... 오늘은 전쟁의 신의 날이었지"
어라? 누나는 갑자기 전혀 관계없는 말을 꺼냈습니다.
"그래, 유에라. 오늘은 암흑의 신의 날이 아니야."
형은 약간 속눈썹을 내리깔며 조금 슬픈듯한 얼굴을 했습니다. 누나도 조금 슬픈듯한 표정이었습니다.
"...... 전신의 날이라면, 어쩔 수 없네"
누나는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으면서 말했습니다.
"...... 나는 마사지를 부탁하겠다."
그리고 누나는 얼굴을 들고 아빠를 향해 말했다. 하지만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있었고, 눈은 아빠의 얼굴을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누나가 부끄러워서 그런가봐요.
나는 알고있었습니다. 성인 여자는, 남자에게 몸을 보이거나 만져지면 부끄러워한다고요.
"응. 그러는게 좋겠어."
형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빠가 말했었어요. 여자는 여행을 하면 쉽게 피로해진다고요. 특히 젊은 누나는 어깨가 뻐근해지기 쉽다고 했었습니다.
저 예쁜 누나가 아빠의 마사지에 만족해 줬으면 좋겠네요.
"......"
어라? 형이 고개를 붕붕 좌우로 흔듭니다. 형이 왜 저러는 걸까요?
"그럼, 아저씨"
형은 아빠를 아저씨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그녀석이 부르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보다 훨씬 친밀감을 담아서 아저씨라고 부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형이 손에 백금화를 쥐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빠는 공손한 태도로 요금을 받았습니다.
"방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아, 아빠가 카운터에서 나왔습니다. 손님을 객실로 안내하려는 거에요. 으으, 안되는데......
나는 황급히 샤샤삭 복도의 모퉁이로 머리를 숨겼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게 손님을 접대하는걸 훔쳐보고 있었지만, 아빠에게 들키면 틀림없이 혼날거에요.
"조심하십쇼."
아빠의 주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빠의 여관 계단은 좁고 가팔랐거든요. 통, 통 아빠가 앞장서서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유에라"
"실례하지"
형이 누나에게 차례를 양보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나 이거 알아요. 이런걸 레이디 퍼스트-라고 한다지요. 형은 여자에게 친절한 것 같습니다.
"......"
형누나가 계단을 천천히 올라갑니다. 나는 혼자서 고민해보았습니다. 저 형 누나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었습니다. 뭔가 다른 손님들과는 다른 것 같았어요.
"......"
잠시 후, 나는 살금살금 이층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부디, 이쪽으로"
나는 계단의 그림자에 살짝 몸을 숨겼습니다. 아빠는 형을 욕탕으로 안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여관의 자랑인 목욕탕입니다"
아빠와 형은 탈의실로 들어갔습니다.
"......"
나는 복도에 서서 첫 번째 방의 문을 바라 보았습니다. 더블 침대가 있는 객실로, 이층에 가장 흔하게 있는 방입니다. 나는 방문에 슬쩍 손을 얹었습니다.
"......"
내가 왜 이러는걸까요? 나 자신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빠의 여관에 저렇게 잘생긴 형과 예쁜 누나가 묵는 일이 드물기 때문일까요?
"실례하겠습니다."
"......"
욕탕의 문이 철컥하고 열리며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안돼, 이대로는 아빠에게 들켜버렷. 나는 황급히 계단을 내려가려고 했습니다.
"헉......"
그때 눈앞의 문이 철컥하고 열렸습니다. 내 심장이 펄떡하고 뛰었어요. 누나가 문에서 얼굴을 내밀고는 나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으......"
나는 울고 싶어졌습니다. 누나의 얼굴과 욕탕의 문을 번갈아 바라 보았습니다. 아빠기 혼낼거에요!
"...... 들어와라."
"앗......"
누나는 그렇게 말하고 방의 문을 슥 열어 주었습니다. 누나는 나를 도와주려는거구나. 나는 서둘러 누나의 방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
나와 누나는 방안에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나는 귀를 기울였습니다. 아빠는 욕탕 옆의 창고 문을 연 것 같았습니다.
"......"
잠시 후, 아빠가 1층으로 내려가는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아래를 바라보며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너는 이 여관의 아이인가?"
누나의 목소리다. 나는 핫! 고개를 들었습니다.
"...... 응, 누나"
누나의 큰 눈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
어라? 어째서일까요? 누나에게 대답하는 동시에 내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너는 아까 일층에서 우리들을 숨어서 보고 있었지."
"......응. 미안해요."
역시 누나는 내가 숨어있다는 걸 눈치챘었습니다. 나는 마치 나쁜일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누나에게 사과했습니다.
"별로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래서, 지금은 복도에서 뭘 하고 있었지?"
누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누나의 타고난 목소리가 그런것이지, 진짜로 화가 난게 아니였습니다. 누나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 모르겠어."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지?"
"응."
누나의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역시 누나는 나를 도와줬던거에요. 나를 방안에 숨겨서 말이지요.
"고마워, 누나."
"후훗......"
내가 감사인사를 하자 누나는 큰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습니다.
"읏......"
내 심장이 다시 두근하고 요동쳤습니다. 멍하니 누나의 웃는 얼굴을 바라 보았습니다.
"......"
나는 깨달았습니다. 왜 이 누나와 형이 신경쓰였었는지, 어째서 이렇게 이층까지 숨어서 올라왔는지를요. 나는 누나를 좋아하게 되버린거에요.
"자, 이쪽으로 와라."
누나는 웃으며 나에게 손짓했습니다. 나에게 방안에 있는 의자에 앉으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 누나는 형과 결혼한거야?"
나는 누나를 마주보고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누나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누나는 남자 같은 말투를 써서 그런지 이야기를 나누기가 편했습니다.
"어......"
누나는 내가 한 말에 놀란 것 같았습니다. 큰 눈이 한층 더 커졌습니다.
"우리는, 아직 애인사이다...... 결혼은 그...... 장래에, 할 예정이기는 하다만...... "
누나는 얼굴을 붉히고 긴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빙글 빙글 감아면서 대답했습니다. 시선이 허공을 방황합니다. 누나가 이렇게 곤란해하는 표정도 지을 줄 아는구나.
"후응......"
나는 누나의 말에 심장이 꽉 쥔 듯이 아파오고, 슬픈 기분이 들었습니다.
"후훗......"
누나는 눈을 감고 미소짓고 있었어요. 아마도 형과 결혼하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누나의 미소를 보고 있자니 슬픈 마음이 사라지고 기쁜 마음이 됐습니다.
"나도 크면 누나 같은 예쁜 애인이 생길까?"
"응......?"
내 목소리를 듣고, 누나는 눈을 뜨고 이쪽을 보았다.
"나, 누나를 좋아하게 되버린 것 같아."
"어......"
누나의 눈이 다시 커졌다.
"누나와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방앞까지 와버린거라고 생각해."
"......너는 솔직한 아이구나."
누나는 눈을 크게 뜬 채로 말했습니다.
"미안하구나. 나에게는 애인이 있단다."
누나는 내 얼굴을 보면서 내 고백에 진지하게 답 해 주었습니다.
"......응."
그래서 그렇게 상처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나는 나만큼 아름다운 여자는 거의 본 적이 없다. 나 같은 여자를 발견해서 교제하는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나는 나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해 주었습니다.
"......응."
하지만 누나의 말을 듣고 나는 점점 슬퍼졌습니다. 이 누나가 역시 특벽하게 예쁜 사람이구나.
"후훗...... 포기하기는 아직 이르다. 너는 아직 어린아이니까.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다."
누나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리고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줬습니다.
"나도 형처럼 될 수 있을까?"
나는 한 가지를 더 깨달았습니다. 바로 내가 형을 동경하게 됐다는 것을요.
"그래...... 상냥한 얼굴을 하고 있는 점이 조금 닮았을지도 모르겠군."
누나는 내 얼굴을 가만히 보면서 말했습다. 누나는 나를 아이 취급하지 않고 성실하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응."
내 얼굴은 엄마를 닮아서, 그녀석에게 자주 놀림받곤 했습니다. 여자 아이 같다고 말이지요.
"후훗...... 단, 남자는 여자를 지켜줄 힘이 없으면 안된단다."
누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습니다.
"......응."
그 형은 나의 달리 강해보였습니다. 내 키는 아빠를 닮아서, 학교의 같은 학년 애들 중에서 가장 작았습니다.
"응......? 왜 그러지?"
누나는 나의 힘이 없어진 얼굴을 보고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 나, 학교에서 자주 놀림 받아."
나는 가장 먼저 그녀석의 얼굴을 떠올렸다.
"...... 그런가."
누나는 평온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나를 바보 취급한다거나 불쌍하게 여긴다고는 생각하되지 않는 목소리였습니다.
"어떻게 놀린받는다는 거지?"
누나는 계속 나에게 물었습니다.
"그......꼬마라든지, 여자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그리고 나선 아빠를 바보취급 한다거나...... "
"......그런가."
누나의 말은 아까와 같았지만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 내 연인이 한 말이다. '어머니를 닮은 이 얼굴을,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네 얼굴도 모친을 닮은 거겠지?"
"......응."
형이 그런 말을 했었구나. 확실히 형의 얼굴은 나보다도 더 여자같았습니다. 나는, 형을 동경하는 마음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너는 자기 얼굴을 싫어하나?"
"......아니"
누나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나는 내 얼굴이 싫지 않았습니다. 혹시 형도 어렸을 때 나처럼 친구들에게 놀림받은 건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너를 상냥한 얼굴로 태어나게 해 주신 어머니에게 감사해라. 그리고, 너는 아직 어린아이다. 성장기는 이제부터니까 말이지."
"응!"
나는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를 모욕하는 건 좋지 않군. 너를 괴롭히는 녀석에게 확실하게 싫다고 말해줘라. 솔직한 너라면 분명 말 할 수 있을테다."
"응!"
누나는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지금이라면 녀석에게 확실하게 아빠를 나쁘게 말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슬슬 아저씨가 올지도 모르겠는데."
누나는 방 문을 살짝 열어 보면서 말했습니다. 어쩐지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앗."
그랬습니다. 누나와의 이야기가 즐거워서 나는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이미 특제 마사지 오일을 다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나, 가야돼."
나는 당황해서 의자에서 일어섰습니다.
"후훗...... 아이는 이만 잘시간이지."
누나도 의자에서 일어나 웃으며 나의 머리를 어루만졌습니다. 누나는 아까부터 나를 어린아이라고 칭했지만, 처음으로 진짜로 아이취급 받은 것 같았습니다.
"응. 나, 집에 돌아갈게."
창 밖은 이미 깜깜해져 있었습니다.
"응......? 너의 집은 이 여관이 아닌가?"
누나는 의아해 했습니다.
"아빠와 엄마, 내가 어릴 때 이혼해 버렸어......사실, 나랑 아빠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밖에 만나면 안되는 거야......"
나는 누나에게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빠의 여관에 있는 것을 타인에게 보여서는 안됩니다. 나와 아빠만의 비밀입니다.
"나는 다른 집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있어."
"......그런가."
누나는 역시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
그리고 양팔을 뻗어 나의 머리를 끌어 당겨 가슴에 감쌌습니다. 조용히 나를 안아 주었어요.
"......"
엄마가 안아주는 느낌과는 뭔가 다른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습니다. 누나의 기모노에서는 어쩐지 좋은 향기가 났습니다.
"......"
그리고 나는 두근 두근하면서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머리위에 누나의 가슴이 얹어져 있어서 그때 나는 처음 깨달았습니다. 여자의 가슴이라는건, 정말 무거운 거였구나......
"누나, 고마워. 안녕."
"아아, 잘 가라"
나는 손을 흔든다. 누나도 오른손을 살랑 살랑 흔들었다.
"누나, 아빠의 마사지로 기분 좋게 되어줘. 아빠의 마사지, 굉장히 평판이 좋은 것 같아."
누나도 젊은 여자니까 어깨가 뭉쳤을게 분명했습니다. 아빠의 마사지로 만족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빙글 문 쪽으로 돌아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뭣......? 무, 무슨......"
등쪽에서 누나가 화들짝 놀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앗, 맞다."
나는 방문을 열고서 당황해 하고 있는 누나를 돌아봤다. 누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누나와 형은, 이상적인 커플이라고 생각해."
"으......"
누나는 새빨간 얼굴이 되어 부들 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내 말을 듣고는 약간 치켜올라간, 커다란 눈이 더욱 커졌습니다.
"나도 형처럼 되고싶어. 그리고 누나 같은 사람이랑 서로를 바라보고 싶어."
"......그런가."
누나의 대답은 역시 '그런가'라는 무뚝뚝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누나는 얼굴을 붉힌채 기쁘게 웃어주었습니다.
"......"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아빠는 주방에 있었습니다. 이쪽을 등지고, 절구처럼 생긴 그릇에 담긴 뭔가를 열심히 휘저어 섞고 있었습니다. 나는 귀가 인사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말을 걸 수 없었습니다.
"후우......"
작업이 끝난 것 같았습니다. 아빠는 크게 숨을 내뱉고는 절구 같은 그릇을 들고 안쪽의 액체를 작은 항아리로 옮ㄱ 담았습니다.
"......"
나는 처음 봤습니다. 절구형 그릇에서 투명한 액체가 주르륵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굉장히 끈적한 것 같았습니다.
"훗......"
아, 아빠가 씨익 웃었습니다. 나는 그제야 알아챘습니다. 저 투명한 액체가 아빠의 특제 마사지 오일이구나.
"......"
아빠는 마사지 오일을 작은 항아리에 옮기는 일을 마친 것 같았습니다. 아, 아빠가 이쪽으로 옵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주방을 나와 복도 구석에 사삭하고 숨었어요.
"......"
아무도 없는 주방은 썰렁했습니다. 나는 싱크대로 가서 절구형의 그릇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어......"
용기 안에는 혼합하는데에 쓰이는 막대기가 있었고, 바닥에는 마사지 오일이 남아 있었습니다.
"와아......"
손가락으로 만져 보니 오일이 주욱-하고 길고 가는 실을 만들었습니다. 나는 이런건 처음 봤습니다. 이것이 아빠의 특제 마사지 오일이구나. 이런걸 아빠는 어떻게 만드는 걸까요?
"어라......?"
잠시 오일을 가지고 놀고 있다가 싱크대 옆에서 하얀 가루를 발견했습니다. 납작한 접시에 담겨있었어요. 이건, 뭘까요? 마사지 오일과 뭔가 관계가 있는걸까요?
역시, 아빠에게는 비밀이 많습니다.
"엇 ......? 아가 ......?"
"힉......"
아빠의 목소리입니다. 나는 흠칫했습니다.
"아가, 아직 돌아가지 않았던 거구나 ......"
"...... 죄송해요."
나는 아빠에게 사과했습니다. 나는 지금껏 이렇게 늦게까지 아빠의 여관에 남아있던 적은 없었습니다.
"이건, 아가에게는 아직 일러."
아빠는 황급히 이쪽으로 왔습니다. 당황한 것 같았습니다.
"아가, 이 분말을 핥거나 하지는 않았지?"
"응."
아빠는 심각한 표정이었습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빠는 안심한 듯 보였습니다. 이 하얀 가루는 입에 넣으면 안되는 물건일까요?
"아빠. 이게, 아빠의 특제 마사지 오일이야?"
"윽......"
어? 내 목소리에, 아빠는 식겁한 표정이 되었습니다.
"이 오일을 사용해서 손님들에게 마사지를 하는 거지?"
"...... 그렇단다, 아가."
아빠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역시 그런 것이였어요. 나는 아빠가 누나한테 마사지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어라? 하지만 잘 상상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아빠의 마사지가 어떤 것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저기, 아빠. 아빠의 마사지는...... "
"마사지에 대한건 말야, 언젠가는 아가한테도 확실히 알려줄게."
내 말을 아빠가 잘랐습니다. 아빠가 언젠가는 나에게 아빠의 비밀 마사지를 가르쳐 준다고 말했습니다.
"정말로?"
나는 기뻐서 아빠에게 물었습니다.
"진짜라니깐. 아빠는 아가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아."
아빠는 확실하게 수긍해주며 주방 테이블 위에 있던 주전자를 손에 들었습니다.
"......자, 이제 됐다. 아가, 가자꾸나."
그리고 아빠는 주전자에 찬물을 담고는, 나를 주방 밖으로 나가게 했습니다.
"아가, 오늘 할 일은 끝났단다."
카운터 앞에서 아빠는 내 얼굴을 보면서 말했다.
"자, 집에 돌아가거라."
아빠는 나를 빨리 집에 돌려보내고 싶은것 같았습니다. 왠지 초조해하며 이마의 땀을 훔쳤습니다.
"엄마를 너무 걱정을 하게 해서는 안돼......"
아빠의 말대로라고 생각했습니다. 엄마는 지금쯤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게 분명해요.
"응."
그리고, 나는 알고 있습니다. 이럴 때 어른이 말하는 것을 잘 들으면, 어른들은 굉장히 기뻐한다는 것을요.
"아빠, 내일 봐......"
나는 아빠에게 힘차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빨리 돌아가야겠습니다. 엄마에게 오늘의 일에 대해 얘기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요. 아빠에게서 등을 돌린 채 나는 여관의 출입문을 열고 뛰어나갔습니다.
"다녀왔습니다아......"
"요놈. 왜 이렇게 늦은거야."
내가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엄마가 처음으로 꺼낸 말이였습니다. 나를 혼낼 때의 조금 화가 난 듯한 무서운 목소리입니다.
"이렇게 늦게까지 어디서 놀다 온거야?"
"......밖에서 놀았어."
나는 어색하게 엄마에게 거짓말을 했다. 창 밖은 이미 깜깜했습니다.
"......그랬구나."
엄마는 어째선지 씁쓸하게 중얼거리듯이 말했습니다.
"얼른 손을 씻고 오렴. 배고프지? 저녁 먹어야지."
그리고 엄마는 내쪽으로 돌아서며 평소의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응."
엄마의 말에 나는 힘차게 끄덕였습니다. 빨리 손을 씻어야겠어요. 배가 고프다는게 갑자기 느껴졌습니다.
"어때? 맛있니?"
"응!"
엄마는 식탁 건너에 앉아서, 내가 스튜를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있었습니다. 나는 엄마의 스튜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 아빠, 잘지내고 있어?"
"윽......"
엄마의 목소리에 나는 움찔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숟가락을 움직이는 손이 멈췄습니다.
"자, 빨리 먹으렴."
"......응."
엄마의 재촉에 나는 다시 먹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내가 아빠의 여관에 다니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구나......
"아빠를 너무 귀찮게 하면 안돼요."
"......응."
나는 엄마에게 반항하지 않았습니다. 순순히 수긍했어요. 게다가 아빠도 엄마도 같은 말을 했고 말이지요. 걱정시켜 버리면 안된다거나, 성가시게 하면 안된다거나......
"......"
하지만 나는 엄마도 치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알고있었어요. 엄마도 가끔씩 밤에 몰래 아빠를 만나러 가는걸 말이죠.
내가 좀처럼 잠들지 못하고 있을 때, 엄마가 나갔다 돌아 온 적이 있었습니다. 내 방 문을 열고서는 나를 빤히 바라봤었습니다. 그리고는 '역시 그이가 제일이라니까.' 라고 중얼거렸었어요.
"잘 먹었습니다."
"그래."
나는 엄마에게 말하고는 사용한 식기를 싱크대로 가져갔습니다. 내가 스튜를 전부 먹은 것을 보고, 엄마는 만족한 것 같았습니다.
"...... 얘야, 학교에서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니?"
"윽......"
나는 놀랐습니다. 엄마는 갑자기 학교생활에 대해 질문해 왔습니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 녀석의 얼굴을 떠올랐습니다.
"......응. 잘 지내고 있어."
사실은, 전혀 아니였지만요. 친구들에게, 특히 그 녀석에게 바보 취급당하는 것이 싫어서 나는 학교가 끝나면 매일 아빠의 여관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 그러니. 그럼 됐다."
엄마는 생긋 웃으며 의자에서 일어섰습니다.
"엄마, 이제 일하러 가야하니까."
엄마는 낮의 일 뿐만이 아니라, 때때로 이렇게 밤의 일도 나갑니다. 술을 파는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면서요.
"착한 아이가 되려면, 빨리 자야지요."
"응."
엄마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출입문으로 향했습니다. 엄마는 열심히 일하며 나를 키워주고 있었습니다.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럼 다녀올게."
엄마의 미소와 함께 문이 닫히고, 철컥하고 열쇠를 잠그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리고 나는 양치질을 하고 혼자 잘 준비를 했습니다. 방으로 가서 침대에 파고들며 나는 오늘 있었던 일들을 여러가지로 생각해봤습니다.
엄마는 왜 아빠와 이혼 해버린 걸까요? 아빠를 몰래 몰래 만나느니 처음부터 이혼 따위 하지 않는게 좋았을텐데 말이지요. 아빠의 여관이 맘에 들지 않아서일까요?
그러고 보니, 지금쯤 아빠는 누나에게 마사지를 하고 있는 걸까요? 엄마가 말했던 제일은, 아빠의 마사지를 뜻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엄마는 매일 일하느라 피곤한 것 같으니까요.
아빠는 내가 크면 마사지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재밌을 것 같아요. 아빠에게는, 아니, 어른들에게는 많은 비밀이 있는것 같았습니다.
"어랏......?"
나는, 깨닫고 말았습니다. 누나는 지금쯤 아빠의 마사지를 받고있을게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마침 지금 집에는 엄마가 없었습니다. 아빠의 비밀을 살펴볼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아......"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이미 일어나 옷을 갈아 입고 현관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아빠의 여관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
나는 몰래 뒷문으로 아빠의 여관에 들어갔습니다. 아빠는 항상 뒷문의 열쇠를 근처에 있는 화분 밑에 숨겨둡니다.
"......"
아빠의 여관은 조용했습다. 평소보다 늦은 시간이라는 것만으로도 뭔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어른의 시간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설렜습니다.
"......"
나는 들키지 않게 납작 엎드려서 사사삭 계단을 올라 갔다. 이층은 조용했습니다. 아빠의 마사지가 벌써 끝나 버린 걸까요?
"......"
이층의 복도는 램프의 불빛으로 밝았습니다. 나는 형과 누나의 방 앞에 멈춰 섰습니다. 안에서 웅얼웅얼하고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아빠의 목소리입니다.
"......"
어라? 근데 욕탕 옆 창고의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창고 안에는 나도 들어가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아빠가 들어가면 안된다고 말했었습니다.
"......"
나는 호기심에 창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문은 그대로 열어 두었습니다. 안은 어두웠지만 어떻게든 보였습니다. 이상한, 본 적 없는 도구가 잔뜩 있었습니다. 마사지 오일도 여기에 놓여져 있던게 분명했습니다.
"어라......?"
이게, 뭘까여? 창고 안의 아래쪽, 욕탕쪽 벽에 작은 문이 있었습니다. 나는 신기하다고 생각하면서 문에 손을 뻗었습니다.
"자, 손님. 가시죠."
"아아"
그때 객실의 문이 철컥하고 열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리고 아빠와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흡......"
나는 당황해서 양손으로 입을 막았습니다. 놀라서 심장이 입으로 튀어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아......"
누나가 작게 중얼거린 것 같다.
"......"
터벅터벅 아빠와 누나의 발걸음 소리가 났습니다. 이쪽으로 오고있습니다. 귓가에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조심하십쇼"
"...... 너 때문이지 않나."
아빠의 걱정하는 말과 누나의 원망하는 듯한 말소리가 들립니다. 누나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
나는 열려져 있는 문의 경첩 사이의 작은 틈새로 들여다 보았습니다.
"헉......!"
나는 깜짝 놀라서 심장이 펄떡 튀어올랐습니다. 그도 그럴게, 아빠와 누나는 알몸이 되어 복도를 걷고 있었습니다.
"......"
나는 처음 알았습니다. 인간은 정말로 놀라면 자기 심장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요.
"흣......"
아빠는 누나에게 딱 달라붙어서 누나의 어깨를 보듬듯이 걷고 있었습니다. 누나의 가슴이 출렁 출렁하고 흔들리고, 아빠의 고추가 달랑달랑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
누나의 얼굴은 시뻘개져 있었습니다.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가 저희 여관이 자랑하는 목욕탕입니다."
"......그런가."
아빠와 누나는 창고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