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화-1 (14/73)

제 8화 호텔 업주의 서비스 - 첫번째 날

나는 처음으로 강도에게 습격당했다. 강도를 당해본 적은 없었지만 이것이 분명 강도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돈을 내놔라"

순간 의미를 잘 몰라서 멍하니 있다가 강도가 갑작스럽게 겨눈 단검에 몸이 굳어버렸다.

원래 세계는 비교적 안전했었으니, 이런 미친놈까지 놈까지 존재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 세계에 익숙해진 것일까? 이런 상황에서도 나는 꽤 침착했다. 하지만 몸은 마비되어 있을 뿐이었다.

유리 넘어로 보고 있는 것 같은, 나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쨌든 현실감이 없었다. 그치만 서슬퍼런 칼날의 느낌만은 분명하게 전해지고 있었다.

나에게 단검을 겨누고 있는 강도와의 거리는 1.5m정도. 너무 가까웠다. 리볼버를 뽑아내기도 전에 칼에 찔릴 것이 분명했다.

"......읏!"

그러게 대치 중이었다가, 강도의 주의가 살짝 흐트러진 틈을 타 등을 돌려 골목길을 달렸다. 강도가 쫓아왔다. 하지만 달리기에는 자신이 있다.

나는 강도의 발 소리가 조금 멀어진 것을 느꼈다. 나는 뒤를 돌아보며 거리가 벌어진 것을 확인하고는,아이템 창을 열어 제일 먼저 손에 잡힌 라이플을 왼손으로 꺼냈다.

거리가 벌어졌어도 강도와의 거리는 불과 5m정도. 오른손으로 위쪽을 잡고, 마치 창으로 찌르는 것처럼 총구를 강도를 향해 내밀고는 재빨리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에서 불길이 뿜어지며, 강한 반동과 함께 옷과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것이 느껴졌다.

발포의 순간에 강도와의 거리는 거의 없었다. 간발의 차였다. 어디를 쏘든 무조건 맞을 것이 분명했다.

강도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큰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라이플은 아직 왼손 안에 있었다. 하지만 강한 충격 때문에 왼손의 감각이 없어서 반동과 함께 날아가버린줄 알았다.

정신을 차려 보니 왼손이 차가웠다. 옷은 세로로 찢겨져 있었고 라이플을 잡고있는 왼손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그것도 라이플을 쏴대다 보니, 왼손이 찢어진 것 같았다.

나는 소총을 오른손에 바꾸어 들고 인기척이 없는 골목길을 나왔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골목에서 비릿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끼며, 생각했다. 그래도 살아남은건 참 다행이라고.

아까 내가 달리면서 뒤돌아봤을 때, 강도는 굉장히 악의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약한 자를 짓밟으려는 그 표정. 정말 싫은 얼굴이었다.

또 골목에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인간의 피는 동물의 피보다 더 강한 쇠냄새가 났다.

피에 젖지 않게 열심히 담배를 말아 불을 붙일 때 쯤, 도시의 위병이 도착했다. 총성이 울린 것을 들고 온 것인지, 누군가에게 신고를 받고 온 것인지는 모르겠다.

위병에게 깨끗한 천을 받아, 상처 부위를 눌러서 압박했다. 그리고는 간단한 설명을 하고, 현장 검증까지 마친 후, 사건을 종결했다.

죄 같은 것은 묻지 않았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절차였다. 이곳에서는 이러는 것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위병에게 좋은 의사를 추천받아, 그곳으로 향했다. 걸어가면서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빛의 신의 날, 《공업의 나라》의 첫번째 도시에 도착했다. 국경 경비 대장님이 치안이 나쁘다고 말했던 바로 그 곳이었다.

이 도시는 산기슭의 비탈에 있었는데 도시 전체가 성벽으로 뒤덮여 있었다. 예전에는 꽤 번화했었다는 것이 사실인 듯, 중규모의 도시였다.

우리들은 성문을 통과해, 거리의 가장 큰 대로에 들어섰다. 언뜻 살펴보니, 위험한 분위기는 없는것 같았다. 그냥 평범한 거리였다.

잡다한 복장의 사람들이 시장을 붐비고 있었다. 단지, 누가봐도 나 실업자요 하는 듯한 포스를 풍기는 풀이 죽은 사람들이 가끔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딱히 치안이 나빠보이지는 않는데?"

대로를 나아가며 나는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것 같군."

유에라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안보이는 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케레브릴이 건물 사이 사이로 나 있는 골목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한참 길을 나아가다, 유에라가 걸음을 멈췄다. 이 근처는 노점상들이 많았다.

"케레브릴."

"왜?"

"같이 쇼핑을 가줬으면 한다."

유에라가 평소답지 않은 행동을 했다. 무엇을 사려는걸까?

"좋아. 근데 뭘 살꺼야?"

"......비밀이다."

유에라가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했다. 나에게는 비밀로 하고 싶은 것 같았다.

"오늘따라 이상하네, 유에라. 뭐, 좋아"

케레브릴도 유에라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것 같았다.

"그럼 나는 이 근처를 둘러보고 있을게. 이 세계의 도시를 천천히 구경해 보고 싶어."

이 기회에 이 세계의 도시를 혼자 활보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조심해. 절대 위험한 곳은 가지 말고."

케레브릴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 손을 잡았다.

"너 정도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잘 해낼 것이다."

유에라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유에라는 내가 누군가에게 진다라고는, 조금도 생각지 않는것 같았다.

"당연하지."

나도 미소지었다. 나에게는 든든한 총이 있었기 때문에 나 또한 걱정하지 않았다.

저녁 때 쯤에 이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간단한 약속을 하고 우리는 찢어졌었다.

이 세계의 모르는 도시를, 나는 혼자서 걷고 있었다. 마치 탐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중세의 유럽같은 돌로 이루어진 도시. 이국적인 풍취가 가득했다.

이 거리에는 작지은 공방들이 굉장히 많았다. 과연 《공업의 나라》였다. 아마 장인도 그만큼 많을 것이 분명했다.

나는 이런 쪽을 좋아했기에, 공방들을 들여다보면서 어슬렁어슬렁 걷고 있었다. 그러다, 골목 안쪽의 귀금속 공방을 발견하고는 불쑥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뭔가 전통의상 같은 것을 입은 누님이 맞이해 주었다. 이 공방은 수공예 악세사리를 팔고 있는 가게인 것 같았다.

"무엇을 찾으시나요?"

나는 딱히 찾는 것은 없었다. 조금 뻘줌했다.

"남자용 피어스?"

내 왼쪽귀에는 피어싱 구멍 세 개가 있었다.

"지금 있는 것은 이것들이네요."

누님이 진한 푸른색의 돌이 달려있는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귀걸이를 보여 줬다. 내가 좋아하는 짙은 디자인이었다.

"이 돌은?"

"청금석이죠."

"이게 청금석이야? 들어보기만 했지 실제로는 처음이네."

음, 선명한 울트라마린이라는 느낌이 맘에 들었었다. 나는 사이즈 별로 하나씩 총 세 개를 골랐다.

"얼마야?"

"3개 다 해서, 백금화 3개에요."

"고마워."

나는 곧바로 지불을 하고, 공방에 비치되어 있는 거울 앞에서 바로 착용해 보았다. 울트라마린색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너무 눈에 띄지도 않아 더 좋았다.

"너무 잘 어울리시군요. 다음엔 여성분과 함께 오시죠. 어머님이나, 여자 친구 같은 분들이요."

"알았어, 고마워."

나는 기분 좋게 공방에서 나와, 적당한 골목길로 나아갔다. 그러던 도중 누군가 뒤에서 말을 걸어왔다. 그러고는 아까 그 상황이 벌어졌었다.

위병이 추천해 준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 안이었지만 그중에서도 피로 물든 천으로 팔을 감싸고 있는 나는 꽤 눈에 띄는 환자였다.

진찰에 들어가기 전, 천을 떼고 상처를 살펴보았다. 손아귀가 5cm정도 찢어져, 상처 안으로 붉은 속살이 드러나 있었다. 꽤 깊은 상처였다. 아직도 피가 배어 왔다.

상처는 피부가 양 옆으로 잡아당기는지, 둥글고 세로로 매우 길쭉한 마름모처럼 벌어져 있었다.

마치 여자의 그곳 같았다......

"잘 꿰메졌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과연 위병에게도 추천받을 만큼 실력이 좋았는지 꽤 사람이 많아서, 지금은 수납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 중에는 회복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병원에 온 것이다. 보통 사람들 또한 다치면 병원에 간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강력한 회복 마법으로 한방에 낫는다는 것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물론 다치지 않는것이 최고지만......

이 세계의 의사는, 마법과 의술을 병행해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직업이었다. 지금 같은 경우에도, 모레 쯤에는 실을 뽑을 수 있다고 했다. 분명, 이전 세계의 의사라면 훨씬 더 오래 걸렸을 것이다.

"백금화 2장이 되겠습니다. 환자분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접수처의 직원이 감정이 없는 기계처럼 말했다.

나는 꽤 신경이 거슬렸다. 방금 전 피를 본 일 때문인지 신경이 조금 예민해 진것 같았다. 그래도, 웃는 얼굴로 돈을 지불했다.

"감사합니다."

병원을 나와, 팔에 둘둘 감긴 붕대를 보며 생각했다. 나는 결투라면 무적이라고 여전히 생각했다. 하지만 기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십중팔구 당해버리고 말 것이 분명했다.

이 세상에서도 쉬운일은 없는것 같았다.

"너 바보야? 혼자 위험하게 뒷골목을 왜가."

약속 장소에서 둘과 합류했다. 붕대를 감게된 사정을 설명했더니, 케레브릴에게 굉장히 혼났다.

"내가 위험한데는 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었는데......"

"미안해......"

케레브릴은 이제 화를 내면서 울먹거리고 있었다. 걱정시켜서 미안해......

하지만, 이 외딴 세계에서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기쁜 일이었다.

"......너무 아프겠어."

케레브릴이 살짝 붕대 위에 손을 얹었다.

"별로 그렇게 아픈건 아니야."

사실은 좀 아팠다. 하지만, 좋아하는 여자 앞이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대답했다. 남자는 자존심을 빼버리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생물이었다.

"......나 때문이다."

유에라가 작게 떨고 있었다. 낯빛은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질렸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이제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았다. 나는 이렇게 여린 유에라는 처음 봤다.

"저기, 유에라.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어. 이건 내가 방심한거니까."

"나 때문에, 네가 혼자있게 되서......, 우으......"

결국 눈물이 떨어져 내리며 유에라가 울기 시작했다. 나는 유에라를 울려버리고 말았다.

유에라, 그런 슬픈 얼굴 하지마. 난 유에라가 즐겁기만 했으면 좋겠어.

"유에라"

나는 유에라의 몸을 강제로 끌어당겨 갑작스러운 키스를 했다.

"읏."

놀라는 유에라의 입술을 열고 혀를 내밀었다. 내 감정이 전해지도록, 최대한 열정적으로 키스를 했다.

"으......, 읏......, 츄......"

잠시 후, 유에라도 키스를 받아주었다. 나의 목에 팔을 감아 부둥켜 안고, 혀로 대답해주었다. 우리는 혀를 맞대고, 정열적인 격렬한 키스를 했다.

"으......, 으으......, 응......"

길고 길었던 키스가 끝났다.

"내 기분 알겠어, 유에라? 사랑해."

"......아아. 잘 알았다."

유에라는 이미 울음을 그쳤다. 붉게 상기된 황홀한 얼굴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주위를 보니, 케레브릴이 조금 부러운 것처럼 우리를 보고 있었다. 괜히 혼자 내버려둔것 같아 미안했다.

"으......"

나는 케레브릴에게도 키스를 해주었다. 케레브릴은 입술이 닿기 무섭게 혀로 대답해주었다. 기대했었던것 같았다.

"응......, 으, 으......"

케레브릴은 키스를 너무 잘 했다. 이대로는 져버릴 것 같아 케레브릴의 입 천장을 혀끝으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케레브릴은 언제나, 여기가 약했다.

"으..., 으, 으......, 츄......"

케레브릴의 몸에서 힘이 풀리며, 나에게 체중을 맡겨 왔다. 그런 케레브릴이, 굉장히 귀엽다고 생각했다.

"으......"

긴 키스를 끝내고 서로를 바라봤다. 케레브릴의 눈은 촉촉했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케레브릴. 정말 좋아해."

"......나도 널 좋아해."

케레브릴의 마음도 확인하며, 내 마음은 행복한 감정으로 가득채워졌다.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또 유에라가 우리를 쳐다보며 질투하고 있었다. 정말 끝없이 굴러가는 수레바퀴였다.

그 후, 우리는 오늘 숙소를 찾기로 했다. 이렇게 두 사람과 함께 걷고 있으면서도, 나는 참을 수 없는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유에라와 케레브릴도 상기된 얼굴로 눈을 적시고 있었다. 몸이 욱신욱신거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아, 어째서 오늘은 빛의 신의 날인걸까...... 오늘이 암흑의 신의 날이었다면, 내가 두 사람을 듬뿍 귀여워해 줄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여기는 어떤가?"

유에라가 고른 곳은, 변두리에 있는 삼층짜리 호텔이었다. 무척 수상한 분위기의 호텔이었다.

우리는 일단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은 로비로 되어 있었는데 로비의 한쪽의 테이블에 5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 셋이 앉아있었다.

"어이쿠, 업주. 손님오셨어."

깡마른 남자가 살찐 남자에게 말했다.

"아아, 약사. 승부는 여기까지만 하지."

업주라고 불린 뚱뚱한 남자가 안심한 모습으로 대답했다. 세 사람 사이로 체스판이 보였다. 아무래도 승부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업주, 다음은 내 차례야."

"감독, 다음에 하자고."

근육질의 남자는 감독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럼 업주, 우리는 이만 돌아간다고."

감독과 약사는 돌아가는 모양이었다. 두 남자는 우리를 스치며 음침한 눈으로 유에라와 케레브릴을 훑고 지나갔다.

"어서오십시오. 숙박입니까? 대실입니까?"

어쩐지 이 호텔은 모텔도 겸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과 내일 이틀 숙박 하고 싶어."

"알겠습니다. 그러면, 식사 포함 백금화 5장 되겠습니다. 선불입니다."

선불인가? 과연 이런 거리에서 장사하는 곳 다웠다.

"부탁해."

"그럼, 스테이터스를 보여주시죠."

우리는 순순히 스테이터스를 보였다. 그러고보니, 《상업의 나라》의 도시에서도 숙소를 골랐던 것은 유에라였다. 그때는 아저씨의 여관을 골라 단번에 성공했었다.

"......"

업주는 잠자코 숙박부에 스테이터스를 적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얼굴이 호색스럽게 풀린 상태였다. 이번에도 단번에 맞춰버린 것일지도 몰랐다.

"저기, 업주. 사실 나, 오늘 강도한테 습격당했어."

나도 업주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것 참 안됬군요."

말과는 달리, 업주의 눈에 동정은 그다지 없었다. 이 거리에서, 너처럼 행동하면 당연한거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 이걸로 복수해 주긴했지만."

그렇게 말하며 나는 라이플을 카운터 위에 쾅 하고 올려놓았다.

"......이건?"

"이건 총이야."

"그럼 복수라는건......?"

"죽였어."

나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셨습니까."

업주의 눈에는 확연히 공포감이 감돌고 있었다.

"하지만, 조금 다쳐서 그런지 오늘은 너무 피곤해."

"하아......"

"거기다 내일이랑 모레는 병원에 가야되서, 오늘은 '제대로' 쉬고싶은데...... 업주의 '서비스', 기대해도 되지?"

나는 다시 한번 싱긋 웃어 보였다.

"......하아"

업주는 머리에 피가 잘 안도는 모양이었다. 무언가를 열심히 생각하다가...... 겨우 말했다.

"......그럼, 손님에게는 스페셜룸을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업주가 내 눈치를 살폈다.

"같은 가격으로 되지?"

"괜찮습니다. 서비스니까요. 먼저 방부터 보시겠습니까?"

우리는 업주의 안내를 받으며, 3층의 가장 안쪽 방에 도착했다. 방의 문에는 『Swapping Room 』이라고 써져있었다.

스페셜 룸은, 두개의 구조로 되어 있었다. 하나의 커다란 방과 별실 같은 약간 작은 방으로 되어 있었다. 두 방의 한가운데에는 모두 커다란 침대가 자리하고 있었고, 두 방은 문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두 방을 가르고 있는 것은 벽이 아닌 유리였다.

"이 방은 저희 호텔에서도 인기가 높은 방입니다, 어떻습니까 손님?"

업주는 나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나는 상관없어. 두사람은 어때?"

"......"

"......"

너무나 노골적인 구조의 방에, 둘은 침묵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저 둘의 대답을 이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대장님으로 인해 더욱 눈뜨게 되버렸고, 둘은 그것을 좋아했다.

"이 방은 4인실 입니다. 이 방의 특징은, 메인 룸과 별실 사이가 유리로 되어있다는 겁니다. 원하는대로 유리의 투과성을 조절할 수 있는 매직 미러입니다. 부상자를 확인하기에도 좋죠."

업주는 나의 반응을 보고,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졌던 모양이었다. 커튼을 펴고 상냥하게 두 사람을 설득해 나갔다. 지금은 유리 너머로 옆의 별실이 보였다. 아마 영화에서 용의자를 심문할 때 자주 등장하는 그런 유리인 것 같았다.

"...... 오늘은, 무슨 말이야?"

케레브릴이 쭈뼛쭈뼛 말을 꺼냈다.

"오늘은 빛의 신의 날입니다, 손님"

그리고 두 사람은 나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

유에라는 미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그래. 어쩔 수 없는거야."

케레브릴도 죄악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나 역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그 누구도 [배덕]에는 이길 수 없는 것이었다. 나만해도 이미, [NTR좋아함]의 포로가 되어 있었다.

"업주, 이 방으로 할게."

"감사합니다. 계시는 동안 훌륭한 서비스로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업주는 무척이나 정중했다. 나는 업주에게 돈을 지불했다. 그나저나 서비스, 기대한 대로 해줄까?

저녁 식사 후, 우리들은 방에서 홍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업주는 저녁 식사 때부터 줄곧 따라다녔고, 지금은 디저트로 홍차를 타 주었다.

"너, 차 되게 잘 타는데?"

"감사합니다."

케레브릴은 맛있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저녁 식사도 호화로웠고, 기분도 좋았다. 업주도 칭찬을 들으며 미소짓고 있었다.

"확실히 이 홍차는 맛있군."

"특별한 찻잎으로 탄 것입니다."

"흠. 그래도 되는건가?"

"서비스입니다."

유에라로부터도 칭찬을 듣자, 업주는 더욱 싱글벙글 하고 있었다. 인간의 얼굴이 저렇게까지 풀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업주. 계속 우리를 따라다니던데, 호텔은 괜찮아?"

"밤에는 아르바이트생이 많아서 괜찮습니다. 부디, 제가 모실수 있도록 해주시겠습니까?"

"고마워."

업주의 필사적인 모습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내쫒으려 던게 아니고, 단지 걱정했던 것 뿐이었다. 그럼, 업주가 저토록 바라고 있는 모실 수 있는 기회를 줘볼까?

"난 먼저 들어가서 쉬고 있을게. 오늘은 너무 피곤했어."

그렇게 말하고 나는 의자에서 일어섰다. 별실에서 느긋하게 한번 쉬어볼까?

"상처가 덧나면 안되니까. 푹 쉬어라."

"아퍼?"

"피곤할 뿐이야."

사실 정말로 피곤했다. 그리고, 내가 일어나 있다는 것을 알면 마음 놓고 서비스를 즐길 수 없겠지?

"...... 손님, 유리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업주의 이 한마디에 방의 공기가 확 달라졌다. 편안하고 느긋했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긴장감이 흘렀다.

"나는 이제 잘꺼니까. 두 사람이 알아서 해."

"......거울이 좋지 않겠나?"

"......그래. 그게 좋겠어."

두 사람은 얼굴이 빨개지며 거울이 좋다고 대답했다.

"그럼 손님, 이 수정구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업주는 수정구를 꺼내서 유에라에게 건넸다.

"......"

유에라는 수정구를 받은 채로 굳어져 있었다. 유에라가 케레브릴을 살짝 쳐다보자, 케레브릴이 수줍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유에라도 수줍은 듯 수정구를 유리로 향하고는 유리를 거울로 바꾸었다.

"......거울로 했다."

유에라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알았어. 그럼 업주, 이후의 서비스는, 두 사람한테만 해주면 돼."

"넵."

두 사람 모두, 오늘 업주의 서비스 충분히 즐겨.

"그럼 다들, 잘자."

"......잘 자거라."

"......너도 잘자."

나는 별실에 들어가서 침대에 앉았다. 예상대로 메인 룸이 훤히 잘 보였다. 역시 유에라는 매직 미러를 고른 것이었다.

나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나에게 보여지는 것으로 흥분하는 버릇이 들어버렸다는 것을 말이다.

"손님, 혹시 어깨가 뭉치시지 않으십니까?"

업주는 케레브릴의 뒤로 이동하여, 살짝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드디어 업주의 서비스가 시작된 것 같았다.

"......"

케레브릴은 대을 하지 않았다. 차가운 미모로, 천천히 업주의 손을 바라보았다.

"......이건 서비스야?"

"물론, 서비스입니다. 꽤 자신 있습니다."

업주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거면, 어쩔 수 없지. 조금 뭉치는 것 같아."

케레브릴의 그 말에, 업주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업주가 케레브릴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어떻습니까. 시원하지 않습니까?"

"읏......, 확실히 그렇네. 아주 잘하는데?"

업주는 어깨를 주무르며 케레브릴의 반응을 확인했다.

"......손님, 그렇게 가슴이 크면, 항상 어깨가 뻐근하고 힘들지 않습니까?"

"읏......, 나는, 하나도 안 힘든데?"

갑자스러운 말에 케레브릴은 업주의 얼굴을 차가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자자, 손님. 그러시지 마시고, 제가 편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업주는 어깨에서 손을 떼며 케레브릴의 커다란 가슴을 움켜잡았다.

"흐읏......"

그대로, 밑에서 위로 들어올리듯이 주무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들어올리고 있으면, 꽤나 편안해질 겁니다."

케레브릴은 업주를 노려보았지만, 딱히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았다. 뿌리치지도 않고, 가슴을 자유롭게 만지도록 허락하고 있었다.

"...... 이것도 서비스야?"

"네. 이런 서비스는 자신 있습니다......"

업주는 긴장한 채로 가슴을 주무르면서, 케레브릴의 눈치를 보았다.

"......서비스라면, 어쩔 수 없지....... 계속해."

업주의 얼굴이 확신과 기쁨으로 가득 찼다.

"넵, 계속하겠습니다. 맡겨 주십시오."

업주는 싱글벙글 웃으며, 케레블릴의 가슴을 실컷 주물렀다. 뒤에서 양손으로 비비며 앉아 있었는데, 그의 정중하던 얼굴은 이제, 단순한 변태 중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정말 크십니다. 몇 cm 십니까?"

"응, 응, 흣, 89cm야......, 흐읏"

이미 스테이터스를 전부 보았으니, 업주도 알고 있었을 것이 분명했다. 일부러 케레브릴에게 물으며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 같았다.

"그런데도, 손님의 가슴은 무척 탄력적이십니다. 이정도라면, 거기도 끼우는 보람이 있겠죠."

"읏, 그런건, 몰라......"

업주의 야한 말에, 케레브릴의 볼이 물들었다. 케레브릴은 부끄러워하면서, 실제로는 가슴으로 끼우는 것을 잘 하면서도 모른다고 대답하고 있었다.

"아......, 아아......, 아흐읏, 앗, 아아......"

케레브릴은 볼을 붉히며, 색정적인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케레브릴......"

갑작스럽게 시작한 업주의 농후한 서비스에 유에라는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유에라와 케레브릴이, 같은 방에서 동시에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유에라는 케레브릴의 요염한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쪽 손님도 어떠십니까?"

"읏......"

업주가 말을 걸자, 유에라는 어깨를 움찔했다.

"나, 나는......"

유에라는 이제 와서 망설여지는 듯 했다. 나에게 보여지는 것에는 흥분하면서, 케레브릴에게 보여지는 것에는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그렇게 사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자, 손님께서도 한 말씀해 주시죠."

쭉쭉 옷 위에서, 케레브릴의 거유를 문지는 것을 유에라에게 보여주며, 업주는 케레브릴에게 부탁했다.

"아아......, 유에라....... 이 서비스, 상당히 잘해......"

케레브릴은 부끄러워 하는 것 같으면서도, 별로 싫지 않은 기색으로 업주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케레브릴......"

유에라의 눈빛에는 부러움이 담겨있다.

"저기, 유에라......, 읏. 이건......, 서비스니까, 어쩔 수 없잖아......? 흐읏. 그러니까, 같이, 즐기자고......?"

"아아....... 서비스라니......, 어쩔 수 없군......"

유에라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빨간 얼굴을 한 채로 고개를 끄덕이며, 음란한 서비스를 받아들였다. 케레브릴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런 유에라를 바라보았다.

"자, 서비스를 시작하겠습니다."

업주는 케레브릴에서 떨어져서, 혹시라도 마음이 변할까 싶은지 황급히 유에라의 옆으로 다가왔다.

"아아......"

업주의 두 팔이 유에라의 가슴을 향해 뻗어나갔다. 유에라는 기대 하는 듯한 목소리를 흘렸다.

물컹-

"읏."

업주는 유에라의 거유를 기모노 위에서 덥석 잡았다.

"손님도 크시군요. 저쪽 손님과 비슷한 크기입니다."

업주는 무게를 확인하듯, 천천히 들어올리며 말했다.

"응......, 그런가......, 읏"

유에라가 최대한 무표정한 얼굴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손님의 가슴은 얼마 신가요?""

"아아......, 88cm, 다......, 흐읏"

유에라가 조금 부끄러운 듯이 대답했다.

"그렇습니까? 그렇게 무거운게 있으면 어깨가 뻐근할 겁니다. 제가 편하게 해 드리지요."

업주는 유에라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더욱 열심히 가슴을 주물렸다.

"응응......, 아, 아아......"

유에라의 입에서 느끼는 듯한 한숨이 새기 시작했다.

"응, 읏......, 응앗, 아......"

유에라의 표정이 쾌감으로 흐트러졌다.

"제 솜씨는 어떠신가요?"

"그럭저럭이군......, 흐읏"

분명히 느끼기 시작한 것이 보이는데도, 유에라는 언제나 그렇듯 그럭저럭이라고 대답했다.

"그럭저럭입니까. 더욱 더 서비스 하고 싶어지는 군요......"

그러면서 업주는 케레브릴을 힐끗 보았다.

"손님분. 두분이 같이 서비스를 받으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저로서는 그 편이 훨씬 낫습니다만......"

유에라와 케레브릴은 얼굴을 마주 보았다.

"......알았어."

"......어쩔 수 없군."

둘 다, 함께 흥분하기로 마음먹은 것 같았다.

"자, 그럼 거울 앞으로 가시죠. 그쪽이 훨씬 서비스 받기 편하실 겁니다."

그렇게 말하며 업주는 두 팔을 벌려 두 사람의 어깨를 껴안았다. 이런 친밀한 듯한 행위에 대해 두 사람 모두 싫은 표정을 지었다.

"자. 거울 속에 비치는 모습이, 멋지십니다."

업주는 단순히 거울의 앞을 좋아하는지, 억지로 두 사람을 껴안고 걷기 시작했다.

"......"

"......"

그래도 두 사람은 순순히 업주를 따라 거울 앞까지 걸어왔다.

"손님분들, 의복을 벗어주시겠습니까?"

"...... 어쩔 수 없네."

케레부릴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원피스를 벗기 시작했다. 새하얀 속옷이 들어났다. 피부 색과 대비되는 굉장히 에로한 속옷 차림이라고 생각했다.

"아아, 손님. 갈색 피부에 그 하얀 속옷, 아주 잘 어울립니다. 우선, 그대로. 그대로 입니다."

"......그래."

업주는 눈꼬리를 내리고, 케레브릴의 속옷차림을 구석구석 보고 있었다. 일단 에로하고 섹시한 속옷 차림으로 즐기기로 마음먹은 것 같았다.

"......"

유에라는 굳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슬픈 듯한 얼굴로 거울을, 그 너머의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손님? 계속 거울만 보시고...... 도와드릴까요?"

업주가 유에라의 옷을 잡았다.

"......아무것도 아니다. 혼자 벗도록 하지."

유에라는 업주의 손을 뿌리치고, 기모노를 풀어헤쳤다. 그리고 그대로 힘차게 벗어던졌다.

"손님도 잘 어울리시군요. 머리카락과 같은 검은색 속옷. 하얀 피부에 잘 어울리십니다."

유에라는 의외로 검은 속옷을 입고 있었다. 처음보는 무척 섹시한 속옷이었다. 대장님이 한 말이 신경쓰였던 듯, 오늘 케레브릴과 함께 산 것 같았다.

"......시끄럽다."

유에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또다시 조금 슬픈 듯한 눈으로 내쪽을 쳐다보았다.

"너에게 칭찬을 들어도, 기쁘지 않다......"

과연 그랬었다. 내게 비밀로 했었으니까. 분명 나에게 처음으로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고, 처음으로 칭찬받고 싶었을거라고 생각했다.

"유에라......"

케레브릴도 좀 슬퍼 보였다. 분명 둘이서 의논해서 고심 끝에 고른 속옷일 것이다.

내가 나빴다. 너무 몹쓸짓을 해버렸다.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다. 미안해. 다음에는, 처음 본 것 처럼 '굉장히 섹시한 속옷이야' 라고 말해줄게. 꼭, 기쁘게 해줄게.

"자, 손님. 거울에 손을 짚어 주시지요."

이런 복잡한 상황을 전혀 모르는 업주는, 두 사람의 등을 밀어서 거울에 손을 짚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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