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화-1 (18/73)

제10화 총포상 형제의 다도회

일주일 후, 전쟁의 신의 날, 다음 도시에 도착했다. 이 도시는 교통의 요충지에 있는 대규모 도시였다. 무심코 올려다보니, 처절할 정도로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아 도시는 가도의 사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북쪽으로 가면, 언젠가 《전쟁의 나라》에 닿을것이다. 서쪽에는, 우리가 지나온 《상업의 나라》로 향하는 가도가 있었다.

남쪽으로는 《공업의 나라》의 수도가. 그리고 동쪽으로 향하면, 이곳에서 《자유의 나라》로 가는 최단루트였다. 하지만, 어둠의 여신의 신전이 있는 《자유의 나라》의 수도까지의 거리는, 동쪽으로 향하나, 남쪽을 지나 공업의 나라의 수도를 거쳐가나 별반 차이가 없었다.

건스미스는 이곳에서 약간 남쪽의 도시에 살고 있다는 것 같았다. 수도로 향하는 가도의 중간에 있는 도시였다. 모처럼 이 근처까지 왔으니 만나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유의 나라》로 향하는 길은 남쪽을 지나기로 했다.

오늘은 이 큰 도시에서 지내고 갈 생각이었다. 이 거리는 무기의 생산과 유통으로 유명한것 같았다. 북으로 향하면 곧장 《전쟁의 나라》니, 당연한 걸지도 몰랐다.

《전쟁의 나라》라도는 해도, 별로 위험한 국가는 아니였다. 군사력과 군사 기술이 뛰어날 뿐. 게다가, 《상업의 나라》와 《공업의 나라》와 삼국동맹을 맺고 있었다.

유에라는 이 도시에 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 곳은 도검의 생산지도로 유명한 곳 같았다. 우리는 큰 성문을 통과했다.

이 도시에 들어선 첫인상은, 길을 잃기 쉬운 거리라는 것이었다. 바둑판처럼, 깔끔하고 세세하게 구획 정리되어 있었다. 어딜가도 비슷한 곳처럼 보여서,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조금 지나니, 거리에는 각각 명칭이 있었고, 주요 사거리에는 친절하게 지도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확실히 이 도시에는, 도검을 비롯한 무기 가게가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주요 대로의 명칭에 도검의 종류가 붙어 있다는 것이였다. 『Long Sword Street』, 롱소드의 거리. 각각 상업 구역을 보호하는 듯했다.

우리는 길거리의 중심에 있는 아주 예쁜 여관에 방을 예약했다. 이 숙소는 젊은 과부들이 운영하고 있었다.

"저녁 식사 시간에는 돌아와주세요."

"아아."

미망인에게 유에라가 대답했다. 지금 시간은 인제, 점심을 조금 지났다. 우리는 이제부터, 유에라를 따라 도검상의 순례를 할 것이었다.

"그럼, 다녀올게."

"다녀오세요."

유에라는 언제나처럼, 쿨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알고있었다. 지금 유에라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이 나이프, 칼의 무늬가 아름답네. 그러면서 굉장히 예리해."

"......정말, 예쁜 무늬야. 정말 잘 베어낼 수 있을거 같아."

우리는 지금, 두번째 도검상에 있었다. 나와 케레브릴은, 가게 안의 나이프를 보면서 위험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케레브릴은 점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 나이프를 손에 쥐었다. 익숙하게 칼을 쥐는 움직임이었다. 케레브릴에게 나이프가 아주 잘 어울렸다.

유에라는 점주가 안에서 꺼내온 칼을 보며, 진지하게 상담 하고 있었다. 그동안 나와 케레브릴은 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둘 다 칼을 싫어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있지, 봐봐. 유에라, 굉장한 칼을 보고있어."

"우와.......굉장한 물건인데?"

유에라는 칼날이 길고, 약간 휘어진 두껍고, 무시무시한 물건을 손에 들고 있었다. 뭔가 벌써부터, 사람을 베는 칼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칼이었다.

"......그치? 유에라, 너무 좋아보이는 표정인데?"

"......정말."

유에라는 진지한 표정으로 칼날로 빛을 반사시키며 칼을 보고 있었다. 프로다운 정말 멋있는 표정이었다.

"......좋은 물건이군."

"감사합니다."

유에라는 그 대단한 칼을 다시 칼집에 넣고, 점주에게 건넸다. 유에라는 심각한 얼굴로 고민하고 있었다. 지금의 칼이 마음에 들었나?

"......같은 장인의, 다른 작도는 없나?"

"......이쪽으로."

주인이 살짝 긴장하면서, 큼직한 백목 칼집에 꽂혀 있는 칼을 유에라의 앞에 살짝 올려놓았다.

"고맙군."

유에라는 감사의 말을 하면서, 흰 칼집으로부터 칼을 뽑았다. 기모노의 양팔이 걷어올려졌다. 마찬가지로, 살짝 휘어지고 두꺼운,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칼날이었다.

"......"

유에라는 긴 칼을 한손으로 휘둘렀다. 점주는 놀라는 듯한 얼굴로 유에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런 무거운 쇳덩이를 잔가지처럼 가뿐하게 휘두르는 사람은 흔치 않을 거라 생각했다.

"......좋군. 이 정도 무게인데도 손에 착착 감긴다."

 유에라는 기쁜 듯이 칼을 흔들고 있었다. 걷어올린 기모노 소매로, 하얀 팔이 눈부셨다.

"......조금."

점주는 웬일인지 곤혹스럽게 대답했다. 점주의 시선을 쫓자, 나는 그 이유를 이해했다. 유에라는 가슴이 크기 때문에, 칼을 휘두르면, 작은 멜론같은 가슴이 출렁출렁 흔들렸다. 옷깃의 틈에서 깊은 가슴의 골짜기까지 들여다 보이고 있었다.

"실례했군."

"......아닙니다."

유에라는 칼을 백목 칼집에 다시 집어넣고, 점주 앞에 놓았다. 점주는 얼굴을 붉히며 땀을 많이 흘리고 있었다. 그 기분을 알 수 있었다. 유에라의 거유는 눈요기가 되지만, 동시에 이런 상황에서는 남자를 힘들게도 했다. 두근두든해져 버린것 같았다.

"와, 유에라, 멋졌어. 근데, 지금 이 칼, 굉장히 비싼거 아니야?"

"......그렇다."

케레브릴의 목소리에 유에라는 목이 메어 말했다. 좀 아쉬운 표정이었다.

그리고 유에라는 우리를 흘끗 보았다.

"나는 이 가게에서 계속 칼을 보고 있도록 하지. 이 가게는 물건도 좋고...... 두 사람 모두 지루할 것이다."

"그렇지는 않아. 신기해."

"......아니, 여기서 잠시 따로 행동 하지. 숙소는 예약해 두었잖나."

"그래?"

우리는 칼을 보는 눈은 없으니까......

"그럼, 그럴까?"

"알았어. 유에라, 이따 봐."

우리는 유에라에게 손을 흔들며 도검상을 나오기로 했다.

"아아, 이따 보지."

유에라도 다정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케레브릴."

"왜?"

유에라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케레브릴이 의아한 듯이 돌아본다.

"첫 데이트, 힘내라."

"읏......"

케레브릴은 조금 놀란 것 같았다.

"......유에라, 고마워."

유에라는 여기서, 지난번 첫 데이트의 답례를 케레브릴에게 한 것이었다. 케레브릴도 다정한 표정으로, 기쁜 듯이 대답하고 있었다.

"유에라도 잘 보고있어."

"아아."

나는 유에라도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좋아하는 물건을 쇼핑하고 있을 때는 가장 재미있으니까 말이다.

"유에라, 정말 중요한 물건을 살때는 타협하지마. 원하는걸 꼭 사도록 해."

"......알았다."

유에라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총을 사때는 절대 타협하지 않았다. 원하는 물건이라면 비싼 값을 주고라도 샀었다.

"후훗.......너는, 역시 심술궂군, 그런 말을 해버리면, 욕심을 버릴수 없게 되지 않나."

유에라는 조금 삐진 듯이 웃고는, 소매를 걷어올려진 소매로 손을 흔들었다. 껴안고 싶어지는 듯한 귀여운 몸짓이었다.

"...... 그정도는 괜찮아, 유에라."

나는 유에라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 기분, 잘 알았다. 절대 포기하기 못하게 되는 기분.

"나도 그 기분 잘 알거든. 괜찮아. 그런 욕심은."

"......"

나는 유에라를 사랑했다. 물론, 케레브릴도 마찬가지로. 유에라가 원한다면, 칼 한 자루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선물해줄 수 있었다. 이 세계의 칼의 가격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돈이 없어지면, 일해서 벌면되고......"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당장에는 한껏 여유가 있었지만, 먼 미래의 일도 조금 생각하고 있었다.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졌을 때, 내가 가지고 있는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예를 들어 총의 스킬이라든가. 다른 세계의 지식이라든가......

"......괜찮은가?"

유에라는 빨개져서, 나를 힐끗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유에라의 얼굴도, 너무 귀여웠다.

.

.

.

케레브릴은 기분이 아주 좋은지, 내 팔을 꼭 껴안고 걷고 있었다. 이렇듯 케레블릴은 언제나 적극적이었다.

이렇게 걸어가면, 지나가는 남자들 대부분이 케레브릴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후에는 꼭 나를 부러워했다.

"굉장히 쳐다보는데?"

"분명 우리가 부러운거야. "

케레브릴은 고양이처럼 날카로운 눈으로 주위 남자들을 쳐다보았다.

"응."

"맘껏 보라 그래!"

케레브릴은 만족스럽게 뭇으며, 더욱 더 나에게 달라붙어 왔다. 큰 가슴이 팔에 닿아 참 기분이 좋았다. 게다가 케레브릴에게는 달콤한, 좋은 냄새도 났다.

케레브릴은, 아름다운 은발에 갈색 피부를 가진 다크엘프였다. 큰 키와 눈이 매력적인, 굉장한 미모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그것만해도 충분히 눈에 띠는게 당연했다.

오늘은 짧은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예쁜 다리가 잘 보이고 있었다.

거기다가, 케레브릴은 거유였다. 걸을 때마다 큰 가슴이 출렁출렁 흔들렸다. 게다가 뭐랄까, 분위기가 자체도 에로였다. 보고만 있어도 흥분되는 느낌. 마치 존재 자체만으로도 걸어다니는 섹스 어필이었다.

남자들이 보는것도 당연했다. 케레브릴은 좋은 여자였다. 그런 케레브릴과 연인이라고 생각하니,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런 케레브릴이 나에게 몸을 열어 준다니, 솟구치는 고양감을 참을 수 없었다.

케레브릴부터 권해 질 때를 생각하니, 더욱 끌어올았다. 항상 청초한 느낌으로 부끄러워 하지만, 그게 오히려 너무 에로하고 섹시했다.

"......저기. 무슨 생각해?"

케레브릴은 이상한 얼굴이 되어있었다.

"응. 일요일을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

케레브릴은 눈을 내리깔며 부끄러워했다. 지난번 암흑의 신의 날에는 세명이서 함께 사랑을 나누었다. 유에라와 케레브릴이 나란히, 졸랐었다.

나는 흔쾌히 받아들이며, 두 사람의 애널을 처음으로 귀여워해 주었다. 그리고 세명이서, 하루종일 충분히 사랑을 나눴었다. 셋이서, 몸으로 하는 사랑을 확인받았었다. 케레브릴은, 매일이 암흑의 신의 날이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또, 귀여워 해 줄꺼지?"

그리고, 케레브릴은 눈을 치켜뜨며 물어왔다. 매우 사랑스러운, 나를 사랑한다는 느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물론이야."

아아, 정말, 매일매일이 암흑의 신날이라면 좋겠다.

"어서 오세요."

화려한 차림의 아주머니가 나왔다. 보석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어머나, 귀여운 두 분이시구나."

우리 둘다, 십대쯤으로 보니까 젊어보이기는 했다. 근데 귀엽다는 말은 좀......

"저기, 저 양복 좀 봐도 돼?"

"응."

우리는 양복점에 온 것이었다. 이 세계에도 기성복을 팔고 있는 것 같았다. 설마 맞춤옷만 있는 건 아니겠지?

"어떤게 좋을까?"

케레브릴은 역시 원피스를 보고 있었. 원피스를 무척 좋아했다.

"흰색이 좋아?"

"다크엘프는 검은색이지, 있어?"

케레브릴이 요염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설랬다.

"......글쎄. 하지만, 케레브릴은 흰 색이 제일 잘 어울려."

실은, 케레브릴이라면 무슨 색을 입던, 충분히 다 잘 소화해 낼 것 같았다.

"고마워."

케레브릴은 기쁜 듯이 웃었다. 케레브릴은 자신의 모습을 잘 알고 있었다. 흰 옷을 입으면, 건강한 밀크 커피색의 피부가 굉장히 돋보였다. 거기다가 왠지 에로한 느낌도 풍기고.

"저기, 어느쪽이 좋아?"

케레브릴은 코르셋 스타일의 디자인과, 심플하고 청초한 디자인 두 개의 옷을 들고 있었다. 나는 좀 에로틱한 디자인을 좋아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남자니까.

"한번 입어보시죠. 입어봐야 뭐가 잘 어울리는지 제대로 알 수 있죠."

"그래?"

보석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아주머니가 권유했다.

"어때?"

케레브릴은 코르셋 스타일의 원피스를 입고 나왔다.

"......최고야."

정말 최고야, 케레브릴. 허리 부분을 끈으로 조여매고 있었는데, 허리가 가늘어서 그런지, 완전 잘어울리고 있었다. 특히 큰 가슴이 강조되고 있었다.

"그래?"

케레브릴은 기분이 좋아 보였고, 약간 볼이 빨갛게 물들었다.

"......엘프는 정말 가늘잖아. 부러워."

가게 마담은 선망의 눈빛으로 케레브릴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굉장히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모처럼이니까 한 벌 더 입어 봐. 심플하지만, 아름다운 좋은 디자인이야"

"그럴까?"

케레브릴은 또 다른 옷을 입어보기로 결심했다.

"이건 어때?"

"......굉장히 좋아."

너무 좋아, 케레브릴. 심플하고 청초해야 할 원피스가, 에로하게 느껴졌다. 청순하게 보이는데, 어깨 끈이 풀리는 순간 가슴이 쏟아질 것 같았다. 게다가, 키가 크니까 미니스커트처럼 무척 짧았다.

"......그래? 어느쪽이 더 나을까?"

케레브릴은 기쁜 듯이 망설이고 있다.

"둘 다 잘 어울리니까, 둘다 사시는게 어때요? 응?"

보석 마담은 마지막에는 나를 향해 말했다.

"마담이 말한 대로야. 둘 다 사자."

"......괜찮아?"

"물론이지, 케레브릴."

"고마워. 기뻐."

케레브릴은 그 모습 그대로 나를 꽉 껴안았다.

"이번엔, 저쪽 가게에 가보자."

케레브릴은 나의 손을 잡고, 웃는 얼굴로 다음 가게로 끌고 갔다. 케레브릴에게서 화사한 분위기가 넘치고 있었다.

케레브릴과 거리를 걷는 것은 즐거웠다. 사실, 나는 여자 아이와 쇼핑하는 것은 잘 못했다. 하지만 케레브릴은 결단이 무척 빨라, 같이 다니면서도 굉장히 편했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

케레브릴은 방금 산 심플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거기에 맞춰 신발도 아이템 창에서 꺼낸 하이힐로 갈아 신었었다.

"난 괜찮아."

확실히 케레브릴은, 힐이 높은 구두를 신는것 익숙해져 있었다. 허리를 곧게 펴고, 다리를 교차해서 걷고 있었다. 모델처럼 아름다운 걸음걸이였다.

"......알았어."

케레브릴은 내 손을 놓으며, 혼자 먼저 가서 나를 뒤돌아보았다. 사랑스런 눈을 하고 웃으면서, 빨리 와, 라며 나를 향해 양손을 흔들고 있다.

"......아아, 정말."

케레브릴. 정말, 굉장히 귀여워. 나는 케레브릴과의 데이트에 푹 빠져있었다. 재빠르게 달려가서 꼭 껴안았다.

"사랑해."

"나도. 널 사랑해."

신체를 떨어뜨리며, 서로 웃었다.

"자, 가자고?"

"응, 가자"

아직 시간은 많이 있었다. 둘만의 데이트를 천천히 즐겼다.

.

.

.

그 가게는 도시의 동쪽, 『Long Bow Street』의 낡은 건물의 반지하방에 있었다. 왠지 이곳은 칼의 이름이 아니였다.

시각은 저녁이 되기 직전이었다. 우리들은 여러 가게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이곳에 다다랐다.

"어라, 저기도 가게일까?"

"글쎄, 뭘까."

가게 입구는 도로에서 조금 계단을 내려간 곳에 있었다. 큰 대문이었다. 어둑어둑해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문 앞에 간판이 있었다.

"봐도 되려나?"

"그러지 않을까?"

나의 흥미를 끈것은, 문 앞에 있는 간판에 그려져 있던 리볼버 마크였다. 이 세계에서 총과 관련된 가게는 아직 본 적이 없었다. 우리들은 계단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케레브릴."

계단의 마지막 층과 마루는 젖어 있었다. 미끄러질 것 같았다. 나는 한발자국 먼저 내려가서, 케레브릴에게 손을 뻗었다. 케레브릴은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있어서 더욱 조심해야 했다.

"......고마워."

케레브릴은 나의 손을 잡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갔다. 케레브릴은 볼을 살짝 붉히면서도, 어딘지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너의 이런 점이, 정말 좋아."

"......그래?"

나는 쑥스러워졌다. 안 그런 척을 하며 간판을 보았다. 『Brothers Gun Shop』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형제총포상? 살짝 이상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 세계에도 총포상이 있다는게 더욱 크게 와닿았다.

"총의 가게 같아. 들어가 보고 싶지만......"

"닫혀있는것같네."

가게 문에 『closed』 라고 쓰여진 판자가 달려 있다. 정말 유감이지만 오늘은 벌써 문을 닫은 것 같았다. 내일 다시 와볼까?

그 때 출입구의 커다란 문이 안쪽으로 힘차게 열렸다.

"당신들, 최저야. 이 변태. 잘도, 잘도, 그런 짓을......"

문이 열리며, 가게 안에서 한 누나가 뛰쳐나왔다. 그 누나는 꽤 선정적인 옷을 입고 있었는데, 황급히 입은 듯 흐트러진 모습이였다. 그리고 가게 안을 향해, 누군가에게 거칠게 불평을 하고 있었다.

"......흥"

그리고 한동안, 누나는 입을 놀려 누군가를 욕했다. 대충 짜증이 풀렸는지, 누나는 코웃음을 치며 계단을 올라갔다. 새빨갛게 변한 얼굴로 화내면서, 우리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

우리들은 어안이 벙벙하여 침묵하고 있었다. 이건 뭔일인데...... 하지만 우리가 확실히 알게된 것은 가게의 문이 열려 있다는 것이었다.

"......저기. 들어가볼래?"

"......알았어. 아무래도 안에 누가 있는것 같네. 대화라도 나눠볼까?"

만약 이미 문을 닫았다고 하면, 내일 오면 된다. 우선 가게의 사람에게 확인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우리는 총포상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가게 안은 그다지 넓지 않다. 세로로 길쭉한 방이였다. 좌우 벽은 진열장으로 쓰는 듯 유리벽으로 되어 있었고, 안에는 활이 가득 차 있다.

"......좋은 물건이야."

케레브릴이 진열 된 활들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평범한 활부터 크로스 보우, 컴파운드 보우등 여러 종류의 활들이 놓여 있다. 물론 내가 자세히 아는 분야는 아니였다.

"이건 최신형이네."

케레브릴은 W형의 컴파운드 보우를 가리켰다. 도르레 같은게 붙어있고...... 왠지 굉장히 강한 것 같았다. 역시 케레브릴은 활에 정통했다.

"근데, 총포상이라면서 총은 하나도 없네."

"그러게."

가게의 안쪽은 장식장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장식장 뒤쪽으로 방 같은 공간이 보였다. 장식장을 기준으로, 앞방과 뒷방 두 개의 방을 이루고 있었다.

"거기 누구 있어?"

안쪽 공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 가게에는 사람이 있었다.

"오늘 영업은 이미 끝났어. 미안하지, 만......"

선반에서 안경을 쓴 젊은 남자가 나왔다. 총포상의 점원인 것 같았다. 우리를, 정확히 말하자면 케레브릴을 본 순간, 도중에 말을 끊었다.

"형, 왜 그래?"

안쪽에서, 먼저 나온 점원과 닮은 남자가 나왔다. 이번에 나온 남자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 남자들은 형제 같았다. 둘 다 30세 정도의 나이로 보였다.

"에엣......"

남동생도 케레브릴을 본 순간 말을 잃었다. 두 사람 다 케레브릴을 바라보면서 멍 하니 서 있었다. 두 사람 다, 케레브릴에게 한 눈에 반해 버린 것 같았다.

"......이 가게, 총. 있어?"

케레브릴이 차갑게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 케레브릴은 아주 냉담했다.

"앗......, 이, 있어. 총이라면 있어."

"자아, 자, 이쪽으로......"

총포상의 형제는 서둘러 우리를 안쪽으로 안내했다.

안쪽 공간의 구조는, 왼쪽에는 탁자와 소파, 오른쪽에는 나무로 된 낮은 카운터, 정면의 벽에는 문이 있었다. 카운터의 바로 앞쪽에는 커튼이 쳐져 있어서, 그 안을 볼 수 없었다.

"총은 이쪽이야."

형제는 커튼을 열었다. 카운터 너머는 그렇게 넓지 않다. 벽에는 진열장이 있었고, 20여 정의 총이 줄지어 있었다.

한 총은, 제일 왼쪽 끝에 세워져 있었다. 내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더블배럴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Merkel사의 303과 아주 꼭 닮은 총이였다.

"저기, 저 총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아이한테는 팔 수 없어."

"거기다, 총은 스킬이 없으면 쓸 수도 없고 말이지."

형제는 곤란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내 애인은 거너니까."

"......에엣."

"......아이야, 스테이터스 좀 보여줄래?"

케레브릴이 변호 했는데도, 형제는 아직 나를 의심하고 있었다. 나는 스테이터스를 열어 형제에게 보여주었다.

"......정말이네."

"......게다가, 이건......"

형제는 내 상태창을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

"......미안해, 손님."

"지금, 꺼내올게."

둘의 태도가 한순간에 공손해졌다. 드디어 손님으로 인정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동생이 진열장에서 꺼낸 총을 받았다. 정말 303 모델과 흡사했다. 다만 금속 부분이 뚜렷한 푸른색이라는 것은 몹시 달랐다.

303 모델은 사이드락 구조였다. 나는 플레이트를 열고 안을 확인했다.

"읏......"

분명히 사이드락 구조가 맞았다. 총열을 꺾고 기관부가 설치되어 있었다. 나는 사이드 플레이트를 되돌리고는, 방아쇠를 움직여 보았다.

기관부의 연계도 완벽했다. 총신 안도 깨끗하고, 전반적으로 상태가 아주 좋았다.

"......정말 즐거워보여. 좋은 표정이야."

"그래?"

케레브릴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 걸까.

"저기, 이 총은 얼마야?"

내가 물어보며 뒤를 돌아보니, 형제는 작은 소리로 무엇인가를 의논하고 있었다.

"......아아, 미안해."

"가격표는 총이 있던곳에 있으니까."

나는 총이 있던 왼쪽 끝의 가격표를 보았다.

"......금화, 54장."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중얼거렸다. 대략 6000만원. 상당한걸? 이 세계의 총의 시세를 몰르기에, 이 가격이 적정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없었다. 혹시라도 괜히 바가지를 쓰는건 아닐까 걱정되었다.

사실 나는 이 세계의 기준으로 부자가 맞았다. 이 세계에 소환됐을 때, 상당한 금액을 얻을 수 있었다. 금화 54장 정도는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여유돈이 꽤 줄어들었다.

"......총은 원래 이렇게 비싸?"

"귀족들이 주로 장식용으로 쓰는거니 당연하지. 특히나 그 총은 구조가 희귀하거든."

"우리 가게는 《공업의 나라》의 유일한 총포상이야. 가격은 적당하다고 생각해."

"......그렇구나. 내게는 조금 비싼거 같네."

나는 총을 동생에게 돌려주었다. 아아, 좋은 총이였다. 마침 샷건이 갖고 싶었는데...... 미련이 남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포기할까?

"......손님, 흥정은 가능한데."

안경을 쓴 형이 매력적인 제안을 했다.

"정말?"

"물론이지. 손님한테는 손익을 떠나서 팔고 싶은 기분인걸?"

"손님같이 직접 스킬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는,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고."

그리고 형제는 생기가 도는 얼굴로 말을 꺼냈다. 아마 대부분의 총이 귀족들의 장식품으로 밖에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까운듯 했다.

"그래서 말인데, 제안할게. 사실, 우리 형제는 자주 다과회를 열어. 장사를 하면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그렇게 해소하고 있지. 오늘이 마침 다과회를 여는 날인데......"

형이 케레브릴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자고로 다과회란 여자도 있어야 한단 말이야...... 역시 꽃이 있어야지. 칙칙한 남자들만 있으면 재미가 없잖아? 근데, 오늘 왔던 여자 아이가 화가 나 버려서......"

남동생도 케레브릴을 힐끗 쳐다보았다.

"우리와 어울려주지 않겠어, 누나?"

"그래. 늘 가까운. 형제 둘만 가지고는 다과회를 열지 못하니까...... 그래서 모처럼 온 손님들을 다회에 초대하고 싶어.""

"우리 형제는 다과회를 아주 좋아해서, 우리 다 같이 이야기하거나......, 아무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형제는 케레브릴을 스캔하듯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생각에 잠겼다. 이 다과회, 정말 단지 다과회일 뿐일까?

아까 뛰쳐나간 그 누나는 혹시 창녀가 아니였을까? 만약 정말 그렇다면 그냥 평범한 다과회가 아니였다. 게다가 창녀가 그렇게 화를 내다니, 도대체 얼마나 야한 짓을 하려 했던 걸까?

케레브릴도 분명히 눈치 챘을 것이다. 이런 쪽으로는 예리하니까. 조금 전까지는 몸을 힐끔거리던 시선에 살짝 짜증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볼이 발그레해져 있었다.

"케레브릴, 어떻게 할래?"

나는 [NTR좋아함]에 푹 빠져있었다.

"......글쎄."

케레브릴도 [배덕]에 사로잡혀 있었다. 애틋한 눈으로 날 보고는, 형제를 뒤돌아보았다.

"...... 저기, 오늘은 무슨 요일이야?"

"오늘은 전투의 신의 날이야, 누나"

"......그래. 그러면 어쩔 수 없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거니까."

요일을 묻는 것은 자신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의식같은 것. 케레브릴은 나를 위해서 결정해 준 것이다. 나를 위해. 정말로 감사하고 있었다. 게다가, 누구도 [배덕]에는 거역할 수 없는 것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잘됐네. 즐거운 다과회가 되겠는걸."

"형. 이렇게 아름다운 누나와의 다과회, 정말 꿈같은걸."

형제는 더 없이 기뻐했다. 이렇게, 우리들은 다과회에 초대받게 되었다.

"그럼, 빨리 다과회를 준비할 테니까. 손님, 준비가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는게 어때?"

형의 안경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럼, 그렇게 해 할까."

나는 권유를 사양하지 않았다.

"미안한데, 누나는 준비를 도와줬으면 하는데......"

"......알았어."

케레브릴은 도움을 요청 받았다. 이따 올게, 그렇게 말하며, 나는 총포상을 나왔다

나는 담배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오늘의 쇼핑은 여자 아이와 다녔어도, 무척 즐거웠다.

특히 오늘 산 원피스는 정말 잘 어울렸다. 케레브릴도 마음에 들었는지, 곧바로 아름다운 원피스와 하이힐로 치장했었다. 그런 케레브릴과 앞으로 함께할 다과회를 상상했다. 도대체 어떤 다과회일까? 나는 지금의 상황을 완전히 즐기고 있었다.

이제 20분쯤 지났으니 슬슬 가볼까?

나는 총포상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퍽......

나는, 심장이 멈춰버리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피부와 피부를 부딪치는 듯한 이 소리는......

퍽......, 퍽......

안쪽에 있는 공간이었다.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안쪽에서는 일정한 리듬이 소리가 들려왔다.

퍽......, 퍽......, 퍽......

나는 좌우에 있는 활 진열장 사이를 지나 안쪽을 향해 다가갔다. 케레브릴의 달콤한 냄새가 났다.

"어라, 애인씨가 돌아온겉 같은데? 서두르라고. 조금 남았으니까......"

"응웃......, 우움......, 츄릅, 응......"

형의 목소리와, 케레브릴의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아. 누나, 애인한테는 예쁜 얼굴만 보여주고 싶지?"

"응웃, 읏......츄파, 츄팟......"

마치 사탕을 빨아먹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아읏......, 나온다, 마셔."

"응응읏......, 꿀꺽......, 꿀꺽......, 꿀꺽......"

곧이어, 나는 뭔가를 마시는 듯한 꿀렁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안쪽 공간에 발을 내디뎠다.

안쪽 공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오른쪽의 커튼이 다시 닫혀 있었고, 그 커튼 너머로부터 인기척과 소리가 들려왔다.

퍽......, 퍽......

"후우우......, 손님, 드디어 돌아왔네."

"푸핫......, 하아......, 하아......"

커튼의 한쪽 끝이 열리며, 형이 얼굴을 내밀었다. 그와 동시에 울컥, 강하게 비릿한 냄새가 풍겨나오며, 케레브릴이 거칠게 숨을 내쉬는 듯한 소리가 났다.

"......우우읏. 빨리....... 깨끗하게 청소해줘. 안쪽에 남아있는것도 다 빨아내고."

"츄, 츄읍......"

형은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고개를 숙인 채 누군가에게 말하고 있었다.

퍽......, 퍽......

"...... 후우....... 좀 늦었네. 기다릴 수 없어서, 먼저 시작 했어."

형은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분명히 카운터 위에는 다기가 놓여있고, 테이블 위에는 과자도 있었다. 그리고 티컵과 홍차가 있었다.

"손님은 소파에 앉으면 돼."

테이블 위의 찻잔은 하나뿐이었다.

"케레브릴은?"

"누나라면 이쪽에 있지.......흣차"

퍽......, 퍽......, 퍽!

"싫엇, 안돼......, 아읏?"

형이 커튼 중앙을 휙 들자, 거기서 케레브릴이 뒤에서 밀리듯 나왔다. 케레브릴은 카운터 위에 팔꿈치로 엎드렸다.

형이 재빠르게 다시 커튼을 쳐서, 케레브릴의 허리에서 아래는 커튼 너머로 보이지 않았다.

"너희들. 이건, 그 사람 앞에서라니, 말이 다르잖아......, 응응읏"

퍽! 퍽......, 퍽......

케레브릴은 날카롭게 형을 째려보며 항의했지만, 한층 더 크게 부딛히는 소리가 나자 꼼짝하지 못하고 굳어졌다. 케레브릴의 뺨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신체는 조금씪 앞뒤로 흔들리고 있었다.

"아......"

그리고 케레브릴은, 새빨갛게 된 채, 나를 보았다. 몹시 부끄러운 것 같았다.

퍽......, 퍽......

"달라. 이건......, 이건......"

케레브릴은 안된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간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괜찮아, 케레브릴. 다 알아.

"누나, 지금은 다과회야. 걱정하지마. 그보다, 대화를 즐겨야지."

형은 커튼 뒤에서 완전히 나와, 티포트에서 카운터 위의 티컵에 홍차를 부었다. 그리고 그것을 맛있게 마셨다.

굉장한 일이 벌어진 것 같았다. 커튼때문에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도 케레브릴은 뒤에서 자지로 박히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나는, 뒤로 범해지고 있는 케레브릴과 다과회를 즐겨야 할것 같았다.

"지금까지, 맛있다고 내 우유를 마시고 있었잖아."

"......"

퍽......, 퍽......

형의 말에, 케레브릴은 새빨갛게 된 채, 말이 없었다. 그 사이에도, 케레브릴의 몸은 일정한 리듬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자, 손님도 앉아."

형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커튼 끝 자리로 다시 돌아갔는데, 그 자리라면 커튼 넘어도 보일 것이다.

"동생은 뭐하고 있어?"

나는 소파에 앉아 물어보았다.

"동생은 말이야......"

형은 케레브릴과 커튼 너머를 번갈아 쳐다보며 기쁘게 웃었다.

"......"

퍽......, 퍽......

케레브릴은 새빨간 얼굴로, 무언가를 견디듯이 입을 다물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뒤에서 찔리고 있는 것처럼, 몸을 흔들면서 말이다.

"누나에게 맛있는 우유를 대접하려고 노력 중이야...... 그렇지?"

형은 마지막에 케레브릴을 향해 물었다.

"......그래."

케레브릴은 흔들거리면서 미안한 듯이 내게 대답했다.

퍽......, 퍽......

바로 눈앞에 케레브릴의 얼굴이 있는데도, 커튼으로 가려진 곳이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지금까지 없었던 흥분이었다. 케레브릴은 어떤 식으로 범해지고 있는 걸까.

퍽......, 퍽......

"참, 손님들은 연인 사이지?"

"그래."

형은, 우리의 커플링을 보면서 물어 왔다.

"그래서 말인데, 이런 다과회 같은 일 자주 있어?"

이번에는 케레브릴을 향해 물었다. 케레브릴은 여전히 오늘 구매한 원피스 차림이였다. 카운터 위에 팔꿈치를 대고 있어서, 어깨 끈을 당기면, 가슴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퍽......, 퍽......, 퍽......

"응, 응......, 몰라......, 흣, 응응......"

케레브릴은 차가운 얼굴로 대답하려고 노력했지만, 점점 목소리에 달콤함이 섞이고 있었다. 앞으로 상체가 숙여지며, 가슴의 골짜기가 굉장히 두드러 지고 있었다.

"헤에. 그렇구나. 그런데 이런 일에 꽤 익숙해진 느낌인걸? 누나는, 이런걸 좋아하는거지?""

퍽......, 퍽......

"아읏, 아아......, 벼, 별로, 좋아하지는......"

커튼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크고 강해지자, 케레브릴은 훨씬 더 크게 흔들렸다. 한 박자 늦게, 커다란 가슴이 출렁거렸다.

"누나, 사실 틀림없이 좋아하지? 벌써 굉장하게 되어있는걸?"

형은 커튼 맞은편을 보고는 기쁜 듯이 말했다.

"......손님이 돌아오고, 바로 대홍수야"

퍽......, 퍽......

"아읏, 아아, 아, 싫엇, 그런말, 하지맛......, 아읏......"

케레브릴은 수치에 물든 얼굴로 대답했다. 이미 대화에 신음소리가 섞이고 있었다. 내 바로 앞에서 범해지자, 굉장히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았다.

"흐음? 손님도 누나한테 말을 걸어봐. 분명 누나는, 더 기뻐할껄?"

퍽......, 퍽......

"아......"

형의 말에, 케레브릴은 애절한, 하지만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이는 얼굴로 나를 응시했다. 어쩌면, 마음의 어딘가에서, 케레브릴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케레브릴, 얼굴이 빨개. 괜찮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말을 걸었다. 왜냐하면 이건 다과회였다. 아무것도 알려고 해서도 안되고, 또 알아챈 티를 내서도 안됐다. 이제 나도 이 상황을 즐기기로 했다.

퍽......, 퍽......

"흐으읏......, 괜찮아. 흣, 조금, 더운거 뿐이야......, 아아읏"

케레브릴은 내가 말을 걸자 흥분을 느꼈는지, 부르르 떨면서 대답했다. 그리고, 뒤에서 크게 흔들리자, 크게 헐떡이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케레브릴은 홍차를 마시지 않는 거야?"

홍차를 마시는건 나와 형뿐었다.

퍽......, 퍽......

"아흐읏......, 그건......"

케레브릴의 눈은 촉촉해지고, 또 풀리고 있었다. 헐떡이는 것을 참고 있는 얼굴이 무척이나 섹시해서, 나는 멍해지고 말았다. 케레브릴은 흔들거리며 형을 힐끔 쳐다보았다.

"누나는 우유를 좋아하나봐. 우리 가게 특제 우유를 한잔 마시고 또 만들고 있어. 그렇지? 내 우유, 맛있었지?""

퍽......, 퍽......

"아아읏, 그런, 말은 못해......, 흣, 흐으읏......"

케레브릴은 부끄러운 듯이, 이번에는 나를 힐끗 보았다. 분홍색 입술을 꽉 다물고, 주먹을 불끈 쥔 채, 신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참고 있었다.

"......누나는 손님에게 말하기 꺼려하는거 같네. 솔직히 말해도 되는데."

형이 나를 흘끗 쳐다보았다. 아마도 뭔가 눈치를 주고 있는것 같았다.

"......케레브릴, 나는 케레브릴을 사랑해."

나는 솔직한 마음을 말했다. 나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케레브릴을 계속 사랑할 것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NTR좋아함]에 빠져있었다. 사랑하는 케레브릴이 다른 남자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연인 사이는 꺼릴게 없어."

계속 꺼려하면, 케레브릴도 즐거워지지 못하지?

퍽......, 퍽......

"아아......"

케레브릴은 같은 방 안에서, 분명 범해지고 있었다. 일정한 리듬으로 신체를 앞뒤로 흔들면서, 애절한 눈을 하고 나를 보았다. 뭔가 말하려 하고 있었다.

"너무, 진하고......, 흐읏, 조금 쓰긴 하지만, 깊은 맛이 나서, 아아읏, 맛있었어......"

케레브릴은 눈을 내리깔고, 내 얼굴을 힐끔힐끔 보면서도, 다른 남자의 우유 맛을 가르쳐 주었다.

"......그런 맛이구나."

퍽......, 퍽......

"아아읏......, 미안해......, 아아아읏......"

케레브릴은 사과하고 있었지만, 단지 그것 뿐이 아니였다. 내가 부끄러운 말을 해서 흥분하고 있었다. 억누르고 있던 신음소리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케레브릴도 [배덕]의 포로였다.

"그럼, 누나. 더 대접해 줄게."

그렇게 말하며 형은 커튼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형."

커튼 너머에서 동생의 목소리 들리며, 살갗이 부딪치는 소리가 크고 빨라졌다.

퍽, 퍽, 퍽......

"아읏......, 응, 흐읏......, 흣......"

케레브릴의 몸은 이미,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커다란 가슴을 출렁출렁 흔들면서, 소리를 내는것을 열심히 억제하고 있었다.

"흐으읏, 흣......, 흐읏, 아읏......, 아앗......"

케레브릴은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보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쾌감을 참을 수 없는 듯, 입술에서 커다란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퍽, 퍽, 퍽......

"아아읏, 기다렷......, 좀 더, 천천힛......, 읏, 흐읏......, 흐아앗......"

케레브릴은 옆에 서있는 형을 올려다보며 애원했다. 절정이 가까운 건지도 몰랐다. 케레브릴은 속옷을 입지 않은 듯, 원피스 너머로 솟아있는 유두가 뚜렷하게 보이고 있었다.

"사양할 필요 없어, 누나. 연인 앞에서 성대하게 가버려. 분명 최고로 기분 좋을거야."

형은 음란한 눈빛으로 케레브릴을 내려다보았다.

"앗, 아아앗, 안됏, 부끄러웟, 앗, 앗, 아앗......"

형의 말에, 케레브릴은 몸을 떨었다. 말과는 달리, 내 앞에서 가버리는 것을 기대하는 걸지도 몰랐다.

퍽, 퍽, 퍽......

"아앗, 앗, 앗, 얏, 격렬햇, 아아아......, 그렇게, 찌르면, 안됏......, 아아읏......"

격한 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케레브릴은 이제, 요염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벌린 채, 완전한 교성을 지르고 있었다. 실내는 땀 냄새와, 비릿한 냄새로 가득찼다.

퍽, 퍽, 퍽, 퍽......

"흐앗, 아아앙......, 응, 아앗, 이, 이젠......, 아아앗......, 안됏"

케레브릴은 눈을 질끈 감으며, 몸을 경직시켰다.

"아아읏, 앗, 흣......, 흐아, 아아아앗!!!!!"

"누낫, 내 우유도, 맛보라고......"

움찔, 움찔......

몸을 부르르 경련하면서, 케레브릴은 동생으로 절정해 버렸다. 하반신이 커튼으로 보이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내 바로 눈앞에서 가버렸다.

"응응......, 아, 아아......, 뜨거운게, 안에......"

동생은 케레브릴의 질내에 사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 케레브릴은 잘게 앞뒤로 몸을 흔들고 있었다. 분명 제일 기분 좋은 중이였다.

"응......, 앗, 하아......, 이런게......, 이런 일이......"

케레브릴은 정액의 감촉에 몸을 즐거운듯 떨면서, 서럽게 나를 바라보았다.

"좋았어, 누나. 지금까지의 여자 아이와 비교해도, 발군. 최고로 기분 좋았어."

주륵......

"하아......, 하아......"

커튼의 너머에서 뭔가 뽑히는 소리가 났다. 케레브릴은 칭찬 받았지만, 얼굴만 붉어졌을뿐 대답 하지 않았다. 그저 거칠게 호흡을 반복하고 있었다.

"형, 교대할까?"

동생도 커튼 끝에서 얼굴을 비쳤다.

"......아아. 그치만......"

형은 내쪽을 힐끗 보았다.

"너도, 누나로 깨끗하게 되지 그래? 아주 잘하거든."

"......괜찮을까, 누나?"

동생은 커튼에 몸을 가린 채, 케레브릴의 바로 옆에 다가왔다.

"......"

케레브릴은 나를 보고 있을 뿐, 대답 하지 않았다.

"누나, 모처럼의 우유를 남기면 안돼."

"아랫입는 이미 마셧으니까, 윗입으로도 마셔봐."

"읏......!"

형제들의 노골적인 말에 케레브릴은 새빨개졌다.

"누나, 이건 다과회니까."

"형의 우유, 맛있었지?"

"......"

케레브릴은 살짝 고개를 돌려 내려보았다. 카운터에 가려 보이지는 않았지만, 동생의 하반신 근처였다.

"......다과회라니까, 어쩔 수 없네."

그리고 나서 케레브릴은 나를 미안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는, 카운터 밑으로 사라졌다.

"츄, 츄파, 츄팟......, 츄릅, 츄르릅......"

무언가를 빨며, 들이 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나에게는 케레브릴이 보이지 않았다. 남동생이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 것이 보일 뿐였다.

"아아......, 정말이네....... 굉장해. 누나, 잘하는걸?"

"츄파, 츄파......, 츄르릅......"

동생은 아래를 향해 말했는데, 들리는 것은 케레브릴의 우물거리는 소리 뿐였다.

"누나, 애인 앞에서 마시는 우유, 각별히 맛있지?"

"응응읏......, 푸하, 그런 거, 몰라......"

케레브릴의 슬픈 듯하면서도, 기쁜 듯이 들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 정도면, 됐지?"

"고마워, 누나. 깨끗해졌어. 자, 일어나."

동생은 케레브릴을 껴안고 일으켜 세웠다. 조금 전까지와 같은, 카운터에 팔꿈치를 댄 자세였다. 하반신은 여전히 커튼 너머에 있어, 이쪽에서 보이지 않았다.

"응......"

케레브릴은 동생이 일으켜 세운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손님, 미안해. 먼저 누나를 빌렸어....... 이런 예쁜 사람이 애인이라니, 손님 부러운걸?"

동생은 케레브릴의 옆에 서서 나에게 말을 걸어 왔다.

"......케레브릴은 내 자랑스러운 여자 친구야."

"아아......"

케레브릴은 기쁜 듯 하면서도, 죄책감에 물든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직접 보이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사랑하는 내 앞에서 형제의 자지를 입으로 빨거나, 보지로 물었으니까......

"자, 누나. 아직 우유는 남아있어."

그 말과 함께, 형이 커튼 너머로 사라졌다. 아무래도 형제는 계속해서 케레브릴을 윤간할 생각인 것 같았다.

"누나, 이번에는 내 차례야."

형은 차례라는 말을 썼다. 내 앞에서 케레브릴이 윤간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의식하게 하는 말이였다.

"......알았어."

케레브릴은 평소처럼 대답했다. 마치 이제부터 일어날 일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아읏......?"

케레브릴이 갑자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누나 이쪽도 써봤어?"

"......몰라."

형의 물음에, 케레브릴은 등을 돌린 채로 대답했다. 아마도, 애널을 가리킨 것 같았다.

"......헤에. 그럼, 시험해 볼까?"

"......기다려봐."

케레브릴은 약간 억울해 보이는, 뭐라고 말할 수 없는 표정으로 황급히 형을 말렸다. 케레브릴은 내쪽을 쳐다보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이걸, 사용해."

케레브릴은 카운터 아래로 손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 손을 올리자, 작은 병 하느를 들고 있었다...... 저것은 로션이였다. 케레브릴의 아이템 창에서 나온 것 같았다.

"역시 써봤네. 준비가 철저한데, 누나?"

동생이 받아, 커튼 너머로 넘겼다.

"누나, 좀 풀어줄게."

"흐읏, 차가워......"

케레브릴의 어깨가 바짝 움츠러 들었다.

"아읏, 흐아앗......, 응, 아아......"

커튼의 너머에서, 폭 폭 작은 무언가를 뽑는 소리가 들려왔다. 케레브릴은 점점 몸을 흔들고 있었다. 보이지 않았지만, 엉덩이를 흔들며 애원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흐읏, 큿, 아, 아앗......, 응, 앗, 아앙......"

케레브릴은 내 앞에서 애널을 희롱당해, 눈물을 글썽이며 쾌감을 견뎌내고 있었다.

"응아아읏......, 아, 우웃......, 응, 아아아읏......"

"이미, 다 풀려있었네."

뽁......

"아, 아흐읏......"

무언가 뽑히는 소리가 들리고, 케레브릴의 얼굴이 요염하게 변했다.

"누나, 갈게......"

"응......"

케레브릴은 떨리듯이 나를 보고있었다.

푸우우욱......

"아아읏, 아아아읏......"

케레브릴는 등을 뒤로 크게 젖히며, 높은 신음을 내질렀다. 아마, 케레브릴은 방금 에널에 자지를 삽입당한 것 같았다.

푸욱......, 푸욱......

"누나, 어때?"

"응......, 아무렇지도......"

형의 질문에, 케레브릴은 난처한 얼굴로 나를 흘끗 보았다. 다시 케레브릴의 몸은 앞뒤로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정도로, 천천히 할까 싶어서."

푸욱......, 푸욱......

"......알았어."

케레브릴은 최대한 평범한 얼굴로 대답하려 했다. 하지만, 일정한 리듬으로 몸이, 그리고 큰 가슴이, 흔들 흔들 거리는 모습이, 나를 흥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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