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1 (22/73)

제 11화 건스미스의 대여 그 첫번째

창조의 신의 날, 우리들은 건스미스(총기 제작자)가 살고 있는 도시에 도착했다. 이 거리도 성벽에 둘러싸여 있었다.

이 도시의 건물 외벽은 모두 회반죽으로 하얗게 칠해져 있었다. 파란 하늘과 새하얀 건물, 아름다운 도시였다.

"아름다운 도시네. 건스미스가 이곳에 사는 이유도 알겠어."

"아아. 아름다운 도시다."

유에라는 평온한 표정으로 거리를 둘러보고 있었다. 유에라도 이 도시가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저기, 주민들도 느긋해 보이지 않아?"

"......그렇것 같네."

케레브릴의 말에, 나는 거리의 주민들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주민들은 아주 느긋해 보였다.

"......좋은 곳이야."

이 거리의 첫인상은 최고였다.

우리는 거리의 중심과 가까운 곳의 숙소를 잡았다. 이 숙소는 노부부가 경영하고 있었다. 꽤나 운치있는 숙소였다.

"아아, 건스미스. 그 사람의 공방은 도시 외각에 있습니다. 총 같은 무서운 물건을 다루는 괴짜지만, 알고보면 꽤나 친절한 사람이지요......"

점심 때쯤, 숙소의 노부인에게 건스미스에 대해 물어보자, 평판이 꽤 미묘했다. 괴짜면서도 친절한 사람인 것 같았다. 아무튼 주소도 알아냈으니, 오후에는 건스미스의 공방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왜 그래. 자자, 뚝, 울지마"

건스미스의 공방으로 향하던 도중, 작은 여자애가 혼자서 울고 있었다. 아직 세살정도밖에 안되보이는, 사랑스러운 얼굴을 가진 여자아이였다. 지금 케레브릴이 열심히 달래고 있었다.

"미아일까?"

"......그럴지도 모르겠군."

나와 유에라는 난처한 얼굴로 대화하고 있었다. 여기는 도로 한복판이였는데, 부모는커녕, 근처에 사람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좋을까?"

"......위병에게 데려다 주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케레브릴이 참을성 있게 여자애를 달래고 있었다. 케레브릴은 아이들을 아주 좋아했다. 곧 여자 아이도 울음이 그친 것 같았다.

"......그렇지. 자, 착한 아이네."

케레브릴은 울음을 그친 여자 아이를 껴안았다. 케레브릴의 팔에 안긴 여자아이는 얌전하게 있었다.

"저기, 집은 어디야?"

"......모르겠어."

여자 아이가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그래. 아무튼 대답해줘서 고마워."

그렇게 말하면서 케레브릴은 상냥하게 여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자 아이의 경계심과 긴장감이 점점 풀리는 것 같았다.

"저기. 이 아이, 내가 위병들한테 데려주고 오고 싶은데......"

케레브릴은 조금 미안한 듯한 얼굴로 말했다. 솔직히 이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었다.

"혼자서 괜찮겠어?"

"괜찮아. 이 아이, 정말 착하니까. 자, 언니랑 함께, 위병아저씨께 가자."

"......응."

여자 아이는 작게 대답했다. 케레브릴은 여자 아이 앞에서 계속 웃는 얼굴로 있었다.

"괜찮을꺼야. 언니한테 맞겨."

"귀여운 아이군....... 빨리 부모님과 만났으면 좋겠다."

유에라도 여자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유에라도 아이를 좋아하는 모양이였다. 굉장히 상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케레브릴, 조심해."

"응. 너희도."

"......바이 바이."

케레브릴은 여자 아이를 안은 채, 위병소로 향했다. 여자 아이가 손을 흔들었다. 우리도 손을 흔들어주며, 케레브릴들과 헤어졌다.

"유에라도, 아이를 좋아하는구나?"

케레브릴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해 주고 나서, 나는 유에라에게 물어보았다.

"미운 아이는 싫어한다. 그 아이는 귀여웠으니까. 그런 아이는 좋아한다."

"......그래. 싫은 아이도 있구나."

"당연하지 않은가....... 혹시, 아이를 가지고 싶은건가?"

유에라는 무심코 질문했지만, 눈은 굉장히 진지했다.

"......모르겠어.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 귀여울꺼 같아. 부모가 된다는 건 무슨 느낌일까?"

나는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런 건, 부모가 되야 알 수 있겠지....... 나는, 그......, 언제라도 괜찮다......"

"......유에라."

유에라는 얼굴을 붉히고 약간 긴장한 듯이 나를 바라봤다. 이건 유에라의 프로포즈일까? 이 순간 나는 결정을 내렸다.

"유에......"

"아, 다시 생각해보니, 언제나 괜찮지는 않군. 먼저 [어둠의 여신의 저주]를 풀지 않는다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테니 말이다......"

내가 말을 하려던 순간, 유에라가 선수를 쳤다.

"......그렇네. 역시 [어둠의 여신의 저주]를 푸는게 먼저겠지......"

《자유의 나라》에서 저주를 풀게되면, 지금 하지 못했던 말을 꼭 유에라에게 들려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슬슬 가도록 하지."

이렇게 건스미스의 공방에는 나와 유에라 둘이서 가게 되었다.

(다음 *까지 스킵해도 됨. 작가가 설명충이라 쓸데없는게 많음.)

건스미스의 공방은 도시 외곽의 사설 부지에 있었다. 부지의 입구에는 꽤 큰 정원수를 심어서, 공방 전체를 볼 수는 없었다. 거기다 길도 정식 가도가 아닌 사설 도로가 깔려 있었다.

이 공방은, 앞쪽에 문이 없었다. 도로는 건물의 옆쪽 까지 뻗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자, 전체적인 건물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는데, 공방은 조금 어중간한 높이의 건물었다. 2층 건물보다는 낮은데, 높은 곳에 커다란 창이 여러개 나 있었다. 아마도 반지하까지 2개의 층으로 이루어 진 것 같았다.

도로 끝에는 계단이 있었는데, 아마 저게 출입문인 것 같았다. 이 공방은 출입구가 건물 옆 쪽에 있는 것이였다. 건물의 구조만으로도 괴짜스러운 분위기가 전해져 왔다. 숙소의 노부인이 말한 대로, 틀림없이 건스미스는 괴짜일게 분명했다.

*

"......이상한 건물이네."

"......정말 그렇군."

유에라도 건물의 입구가 정면이 아닌 옆 쪽에 있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계단을 올라, 문고리를 두드렸다. 한참을 기다리자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시게."

꽤 개성적인 사람 같았다. 우리는 공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문을 열자, 유에라가 먼저 공방에 들어섰다.

"오옷, 이거 예쁜 아가씨였군! 잘 왔네. 자, 어서 들어오게."

아까와는 달리 기분 좋은 목소리다. 나도 뒤따라 공방에 들어서자, 백발의 남자가 있었다. 이 사람이 건스미스일까? 싱글벙글한 얼굴로 유에라를 보고 있었다.

"......응? 넌 남잔가? 남자가 무슨 용무지?"

나를 발견한 건스미스는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유에라와는 차원이 다른 태도였다. 정말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였다.

"네가 건스미스?"

"그렇다."

건스미스는 건장한 체격으로, 키는 나보다 작았다. 50세 중반 정도로 보였다. 그래도 머리는 하얗게 되고, 나이가 이해하기 힘들다. 머리스타일은 쫄깃하다. 꽤 댄디하다.

나는 공방을 둘러보았다. 문을 열자마자 갑자기 거실이 있었고, 안쪽에는 오픈키친까지 보였다. 완전히 생활공간이였다. 나는 약간 실망스러웠다.

"딱히 큰 볼일이 있지는 않아. 단지 나도 한사람의 거너로써, 그냥 만나고 싶었어."

"......거짓말. 나를 제외한 총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마법의 나라》에 밖에 없다."

건스미스는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었다. 나는 건스미스 앞 테이블에, 아이템 창에서 꺼낸 세 정의 총을 내려놓았다. 건스미스의 얼굴색이 변했다.

"......"

건스미스는 한참동안 입을 꾹 다문 채, 총을 노려보았다. 그동안 나랑 유에라는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뭐, 의자에 앉아라."

건스미스는 한참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앉으라고 말했다.

"유에라."

나는 유에라를 위해 의자를 당겼다.

"아아."

유에라는 약간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먼저 의자에 앉았다. 이어 나도 이어 옆 의자에 앉았다.

"......"

테이블을 너머의 정면에서, 왠지 건스미스도 만족스럽게 나를 보고 있었다.

"애송이, 꽤 잘 했어."

"......고마워."

작은 배려를 한 것을 칭찬받았다.

"스킬을 보여 봐라."

당연하게도, 총을 다루려면 스킬이 있어야 했고, 나는 메인 상태창과 스킬창을 열어 건스미스에게 보여주었다.

"......"

건스미스는 내 스테이터스를 보더니,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애송이, 아무래도 너는 평범한 사람이 아닌 것 같군. 뭔가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말해라."

"......"

건스미스는 무언가 알아챈것 같았다. 지금까지, 나는 다른 세계에서 소환되었다는 것을 숨겨 왔었다. 만약 알려진다면, 귀찮은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했다. 알고 있는 것은 유에라와 케레브릴, 그리고 켄타 로우뿐이였다.

"......"

"이 정도 되는 사람에게는 가르쳐줘도 괜찮지 않겠나?"

한참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절묘한 타이밍에 유에라가 조언 했다. 과연 그랬다. 이제껏 내 스테이터스와 총을 보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건스미스뿐이였다.

"......고마워. 유에라."

"그 정도는 당연하다. 나는 너의 애인이니까....... 더, 내게 의지해도 된다."

내가 쳐다보면서 말하자, 유에라는 약간 부끄러워하면서 기분 좋은 말을 해 주었다. 나는 다시 건스미스를 바라보았다.

"실은......"

.

.

.

"......그렇게 된거야."

나는, 다른 세계에서 어둠의 여신에 의해 소환되었다는 것, 어둠의 여신에게 저주받았다는 것, 처음부터 총과 스킬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 [어둠의 여신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 《자유의 나라》를 목표로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까지 모두 털어놓았다.

"......이상한 이야기군."

"나도 그렇게 생각해"

건스미스는 나를 훑어보았다.

"소환되었을 때 총은 전부 가지고 있었나?"

"리볼버랑 소총만. 샷건은 여기에서 북쪽에 있는 도시에서 산 거야."

"그 형제의 총포상이군. 얼마나 줬지?"

"금화 18장."

"......너무 싸게 샀군. 그건 매입가였을테지."

"그렇게 말했었어."

"그 형제는, 비록 짧은 기간이였지만 내 제자로 들어왔었다. 그 매입가는 적정 가격이였다...... 그 도시에 총포상을 연 것도 내가 근처에 살고 있기 때문이지."

"흐음."

"총을 살 돈은 어디서 났지? 큰돈일텐데."

"소환되었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어. 아마 어둠의 여신이 준거겠지."

"......"

건스미스는 벌레 씹은 듯한 얼굴이 되었다.

"좋다, 애송이. 확실히 어둠의 여신처럼, 다른 신들이 이세계에서 사람을 부르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있기는 있었다. 하지만 너처럼 엄청난 혜택을 받은 자는 없었지."

"그래?"

"그렇다. 너는 그토록 희소한 총 중에서도 단연코 최고의 총들과, 고액의 총을 쉽게 살 수 있을 만큼의 큰 돈, 그리고 이 세계에서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한 손에 꼽을만한 스킬들을 부여받았다."

"기록에도, 어둠의 여신이 그렇게까지 해 준 적은 없을 거다. 나도 직접 보지 않았다면 믿을 수 없을 정도다."

건스미스는 고개를 흔들고는, 질린듯한 표정으로 어깨를 움츠렸다.

"......너는 어둠의 여신에게 있어서, 무엇인가 특별한 존재인지도 모르겠군."

건스미스는 나를 쳐다보면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어둠의 여신에 대해 잘 아는 것 같군."

지금까지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유에라가 입을 뗐다. 건스미스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당연하지. 나는 어둠의 여신을 신앙한다."

"엣. 그래?"

"몰래 신앙하는 사람은 꽤 있다. 뭐, 나 같은 경우는 당당하게 말하고 있지만. 나는 그 뿐만 아니라 지식의 신도, 창조의 신도 신앙하고 있다."

"...... 여러모로 자유로운데."

여러 신을 믿어도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지식의 신과 창조의 신은, 왠지 건스미스다운 직업 의식처럼 느껴졌다.

"어둠의 여신의 가르침은 대단하다. 상대가 유부녀라 할지라도, 신분이 다르더라도, 연애와 섹스는 자유이니까. 정말 최고의 가르침이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건스미스가 아닌, 그냥 괴짜같은 질문이였다.

"그럼, 그럼 자기 부인이 다른 남자와 연애해도 괜찮은 거야?"

"당연하지. 비록 나의 아내는 이미 죽었지만, 정말 좋은 여자였다. 정기적으로 다른 남자에게 안기게 했다."

건스미스는 행복했었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하고있는 동안 지켜보니, 정말 심하게 좋아했다. 다른 남자로 느껴버리는거지, 그렇게 내가 만들었다. 내 앞이기 때문에 더 느낀다고 했다. 사랑하는 이 몸 앞에서, 라는 배덕감을 견딜 수 없었던 모양이지....... 그런 좋은 여자를 잃었다."

"......"

"......"

건스미스는, 마지막에는 먼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유에라의 뺨이, 희미하게 빨갛게 물들었다. 혹시 공감하고 있는걸까?

"아가씨라면, 내 아내의 기분을 잘 알고 있지?"

"뭣......"

우리의 커플링을 보면서, 건스미스가 물었다.

"......나는 모른다."

유에라는 고개를 홱 돌리며 외면했다.

"그러고보니, 애송이. 네가 산 샷건, 왜 사이드락 방식을 고른거지? 박스락 방식이 견고하다."

건스미스는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 나는...... 고전적인 방식, 장인이 정교하게 만든 방식이 좋아. 대량 생산할 수 없는 그런 총기를 좋아해. 사이드락 같은거 말이야."

"이 라이플과 리볼버도 그렇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볼트 액션 라이플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리볼버인가......"

건스미스는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샷건은 왜 더블배럴을 골랐지?"

"......그게 더 멋지니까."

"......크하하하핫......"

건스미스는 유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나의 대답이 마음에 든 모양이였다.

"애송이, 너 내 제자가 돼라."

"......괜찮아?"

"단, 제자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시험이 있지. 그 시험에 합격한다면 제자로 받아주지...... 그래, 일단 먼저 공방을 보여 주지. 따라와라."

건스미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힘차게 일어섰다. 거실 구석에 있는 계단이 반지하 방으로 이어져 있는 것 같았다. 총을 집어넣고, 우리도 건스미스의 뒤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어떠냐. 이게 나의 공방이다."

공방은, 그다지 넓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바라던 광경이였다. 작업대에는 여러 가지의 공작 기계들이 놓여있었다. 책상 위에는 설계도와 조립중인 총이 놓여져 있었다.

"......이 총은?"

"이건, 내가 설계한 총이다. 아직 시행착오의 단계지만 말이지. 어때. 로망이 있지 않나?"

".....굉장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뿐이였다. 책상 위에는 볼트 액션 라이플의 총신과 기관부같은 물건이 있었다. 옆에는 손질해 놓은 총대. 모두 고대 문명의 유산이 아닌, 건스미스가 손수 만든 것이였다.

"이 세계에 총은 희소하다. 나의 꿈은, 누구나 쓸 수 있는 스포츠 총(사격용 총)을 개발하는 것이다."

".....멋진 꿈이야"

나도 스포츠 총을 좋아했다. 건스미스는 기쁜 듯이 수긍했다.

"그 때문에《마법의 나라》에서 망명오게 되었지. 어떻게 해서든 내가 살아 생전에 완성하고 싶은 생각 뿐이다."

개인적이 생각이지만, 건 스미스가 그런걸 생각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았다.

"내가 있던 세계에서는, 허가만 받는다면 누구라도 스포츠 총을 가질 수 있었어. 총도 여러가지 메이커들이 개발했었고."

"뭣.......애송이, 네가 가지고 있는 이세계의 지식을 알려줄 수 있겠나?"

강스미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고 있었다. 애원하는 듯한 눈빛이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줄게."

"좋아. 당장 제자 시험을 시작하지. 꼭 멋지게 합격해서, 내일부터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라."

유에라가 황급히 건스미스의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뭐지? 오, 그렇지, 아가씨. 아가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애송이가 시험을 볼 수 없어."

"우리는 지금, [어둠의 여신의 저주]를 풀기 위한 여행 중이다."

"아가씨, 애인의 장래를 방해할 생각이야?"

유에라와 건스미스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내가 연인의 앞길을 막을 수는 없지. 제자 시험은 허락한다. 대신, 해주가 먼저다."

"그런 저주는 딱히 풀지 않아도 문제 없다. 그저 즐기면 되지. 곤란할 것도 없지 않나?"

역시 건스미스는 괴짜였다. 터무니없는 말을 꺼냈다. 어둠의 여신의 신자는, 모두 이런걸까?

"......곤란하다."

이때 유에라가 나를 흘끗 쳐다 보았다.

".......결혼이라던가, 아기라던가, 여러가지가 곤란하지 않은가......"

유에라는 그런 말을 하며, 호소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유에라의 말대로, 우리는 [어둠의 여신의 저주]를 풀고 싶어."

"그렇다."

유에라는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애송이, 일과 여자, 어느 쪽이 더 중요하지?"

건스미스는 시무룩한 얼굴이 되었다.

"그건 뻔해."

나는 손을 뻗어 유에라의 손을 잡았다.

"당연히 유에라잖아"

"아......"

나는 유에라를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건스미스에게 그건만은 분명하게 말했다.

"나도 그렇다, 널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유에라는 내 손을 꽉 쥐고 뜨거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에라"

나도 유에라를 바라보았다.

"......흐음. 애송이, 그 아가씨와 장차 함께한다 쳐도, 앞으로 어떻게 먹여 살릴거지?"

"이 세계에는 없는 지식을, 조금씩 풀 생각이지만......"

"......큿, ......그것도 좋겠지. 하지만, 남자로 태어나서 한 번쯤은 역사에 길이 남을 보람있는 일을 해야되지 않겠나?"

"그건 나도 그렇다고 생각해. 하지만 미안해. 나는 계속 여행을 갈 거야. "

"......어쩔 수 없는 놈들이군. 그럼, 먼저 저주를 풀고 다시 와라 제안은 아직 유효하니까...... 다만, 시험은 지금 치르겠다. 어짜피 불합격이라면 다 의미없는 이야기니."

"좋다."

내가 입을 열기 전에 유에라가 대답했다.

"내가 연인을 방해 할 여자가 아니라는 걸, 확실히 증명해 보이겠다."

유에라는 방금 전에 건스미스가 말한, 자신이 도와줘야 한다는 말을 신경 쓰는 것 같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어떤 협력도 아끼지 않겠다. 걱정 마라. 너라면 꼭 합격할 수 있을거다. 믿고 있겠다."

유에라는 양손으로 나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용기를 얻었다. 둘이서 힘을 합친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 시작하자. 건스미스, 시험은 뭐야?"

"으흠. 시험 내용은......"

돌연 건스미스가 수상한 미소를 지었다/

"시험 내용은, 아가씨를 내게 빌려주는 것이다. 렌탈 애인이지. 나는 늙었기 때문에. 청소나, 밥을 만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왜 그게 시험이야?"

렌탈 애인이라는 말이 이상했다. 그건, 단순한 집안일이 아닌 것 같았다.

"이게 나의 방식이다. 내가 너같은 애송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일이니까 말이다. 어때, 애송이 네가 이 시험을 견딜 수 있을지, 아니, 즐길 수 있을지가 합격의 열쇠다."

"......그건 그냥, 건스미스가 즐기고 싶은거 아니야?"

확실히 나는 [NTR 좋아함]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좋아하는 여자 아이가 범해지는 걸 좋아했다. 만약 시험을 시작한다면, 굉장히 흥분할게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분이 아니였다. 나는 아까 유에라에게 말하려던 다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무심코, 허리의 리볼버를 쥐었다.

"진정해라, 애송이. 아가씨는 어때? 아까 한 말은 거짓이였나?"

"......좋다."

"유에라?"

예상치 못했던 유에라의 승낙에, 나는 깜짝 놀랐다. 유에라는 무언가를 결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너에 대해선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나는 네가, 좋아하는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유에라가 나를 안심시키려는듯, 상냥하게 웃었다.

"그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의 장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니, 둘이서 반드시 합격하지."

"......유에라."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의 마음은 너의 것이다."

"......응. 나도 유에라를 믿어."

"......사랑한다."

그렇게 말하고는, 유에라는 포옹을 하며 상냥하게 키스 했다.

"......어이. 시험은 언제까지 치를건가."

나를 껴안은 채, 유에라가 건스미스를 돌아보았다.

"흐음. 그렇군. 저녁 식사때까지 치르도록 하지."

이렇게 해서, 나는 건스미스에게 유에라를 대여해 주기로 했다.

.

.

.

"자. 그럼 아가씨는 부엌에서부터 청소를 시작해라. 애송이는 테이블의 총을 손질해라. 나중에 내가 확인하지."

위층으로 돌아온 우리는 바로 건스미스의 명령을 받았다.

"아아. 부엌부터."

유에라는 기모노의 소매를 걷어붙이고, 끈 하나를 꺼내어 긴 검은 머리에 흘러내리지 않도록 묶었다...... 마치 새댁같은 스타일이였다.

"......유에라, 굉장히 예뻐. 신부같아."

"......그런가? 후후, 이런 모습이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유에라는 좀 쑥스러워하면서, 기쁘게 웃었다.

"애송이, 아가씨만 쳐다보지 말고 빨리 손질을 시작해. 지금은 시험 중이야. 아가씨도 말이고."

"......흥."

건스미스는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좋은 분위기를 방해를 받자, 유에라는 기분이 상했는지 얼굴을 휙 돌렸다.

"......좋아, 애송이. 무슨 일이 있어도 참고, 즐겨라. 이건 시험이다. 나를 반드시 믿어라. 알겠지?"

건스미스는 나에게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알았어."

그래. 이건 시험이였다. 평소의 암묵적인 룰.

우리의 장래를 위해서, 나는 반드시 제자 시험에 합격해 보일 것이다. 나는 총을 꺼내, 집중해서 손질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것도 귀에 안들릴정도로, 전력으로 집중해서 작업하고 있었다. 모든 총을 청소하면서, 부품을 세세하게 점검했다. 꽤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하던 참이였다.

(......아아흐읏)

뭐지?

(아읏, 거긴......)

막 작업을 끝마침과 동시에 집중이 풀리자, 유에라의 요염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흐읏. 이제, 부축하지 않아도 된다......"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몸소 이런 무거운 물건을 들어 주는데? 지금은 시험 중이야, 아가씨."

나는 머리가 울렁이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고개를 들자, 등을 돌린 채 찬장을 천으로 닦고 있는 유에라의 가슴을, 건스미스가 뒤에서 주무르고 있었다.

"......큿, 어쩔 수 없군. 받아들이지."

"그래. 지금 아가씨는 내 렌탈 애인이니까 말이지. 애인의 호의는 순순히 받아들이는게 좋지."

지금까지 쭉 성희롱을 당하고 있었던 걸까? 유에라는 볼을 물들이면서 찬장을 닦고 있다. 자세히 보면, 강스미스는 가슴을 주물러가며 유수를 손가락으로 다루고 있다.

확실히 이것은 난이도 높은 시험이였다. 나의 사랑하는 유에라가 성희롱 당하고 있었다. 이것이면, 앞으로는 지금까지처럼 집중한 채 작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벌써 꼿꼿하게 서 있다. 어지간히 느끼는것 같군."

"......시끄럽다."

유에라는 건스미스를 노려보았는데, 그 시선이 평소보다 약했다. 건스미스에게 큰 가슴을 들어 올려지듯 주물러지면서, 유에라는 느끼고 있었다.

"옷을 정리해라. 조금 있으면 다 닦지 않나?"

"흐으읏, ......알고 있다."

건스미스는 옷 위로 유에라의 젖꼭지를,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꼬집듯이 다루고 있는 것 같았다. 유에라는 거칠게 호흡을 내뱉으면서도, 열심히 청소를 계속하고 있었다.

"......닦는건 끝났다. 이제, 떨어져라....... 흐아읏"

"수고했어, 아가씨."

건스미스는 마지막에 유에라의 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끝까지 유에라의 부드러운 가슴을 충분히 만끽하고는, 유에라에게서 떨어졌다.

"애송이가 보고 있었군."

"읏......"

유에라는 몰랐던 것 같았다. 어깨를 흠칫 떨고는, 쭈뼛쭈뼛 나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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