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화-4 (42/73)

똑, 똑, 똑......

"......"

내 방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나는 깜짝 놀랐다.

"......누구?"

이미 아까 여기서 마스터와 대화를 나눴었는데, 없는 척을 할 수는 없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말을 걸었다.

(아가씨, 남자친구가 부르고 있잖아.)

"......나다."

"유에라, 아르바이트는 끝났어?"

(이건 아르바이트의 연장이야......)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연장되었다."

"......그래?"

(아가씨, 그대로 문에 손을 짚어.)

"설마, 여기서....... 안된닷! 아읏......?"

"유에라, 괜찮아?"

(우와......, 목공씨, 남자친구한테 라이브로 들려주려고......)

"흐읏......, 난 괜찮, 다......"

"......그래?"

이미 나에게는 모든 것이 들리고 있었다.

(뿌리까지 들어갔어. 지금, 뭘 하고 있는지를 방 안의 사람에게 가르쳐줘.)

(문너머에서, 목공씨한테 박히고 있다고 말이야......)

"흐읏......, 지금, 아르바이트를 하고......"

"응."

유에라도 나에게 전부 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움직일게.)

팡, 팡......

"흐읏, 아아읏......, 그런, 흣, 아앙......"

(아아......, 또 섯어......)

(어때, 좋지?)

팡, 팡, 팡......

"응, 하앙......,좋아, 좋은, 아르바이트다......, 응, 아, 아아......"

"......그래."

유에라는 이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다. 목공씨의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내게 말하는 것처럼 둘러대고 있었다. 이미 [배덕]의 포로인 것 같았다.

(아가씨가 목공씨한테 범해지면서 안쪽의 사람과 대화하고 있어......)

(나도 흥분되는걸......)

팡, 팡, 팡......

"응, 앙......, 미안하군, 흐으읏......, 너를......, 기다리게 해서, 응, 아앙......"

"......괜찮아, 유에라."

나는 발소리를 내며 문에 다가가서 왼손으로 문을 짚었다. 오른손으로는 자지를 훑으면서 대답했다. 물론, 나도 [NTR좋아함]의 포로였다.

(여기서는 잘 안보이네......)

(아가씨, 석공씨가 특등석으로 가고 싶대.)

팡, 팡, 팡......

"응, 앙, 뭐를......, 흐읏, 하앙......, 아앙......"

(아가씨의 아래에 눕게 해줘.)

(......자, 아가씨. 다리를 벌려.)

팡, 팡, 팡......

(큿, 변태 녀석들......, 흐아읏, 아읏......)

유에라도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있었다. 석공씨는 문에 손을 대고 후배위로 범해지고는 유에라를 밑에서 보고 싶다고 했다. 꽤나 특이한 성벽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아가씨, 조금만 더 다리를 벌려....... 그래 그래....... 이제 어깨가, ......들어갔다.)

(어때, 석공씨. 아래에서 들여다 보는건?)

팡, 팡, 팡......

(아아읏, 부끄럽다......, 흐으읏, 이런건, 이상하다......, 아앙, 이런 일......)

(......굉장한걸. 가슴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어....... 스스로 다리를 벌렸잖아. 아가씨도 여기서 보이고 싶었지?)

(아까도 발정했었잖아. 아가씨도 좋아하는거야.)

팡, 팡, 팡......

(흐아아......, 나는, 그런 여자가......, 아아읏......)

(안쪽의 사람도 문 바로 앞에 있는 것 같은데?)

(아가씨, 아까처럼 엉덩이를 흔들어. 안에 있는 사람한테 라이브로 들려주자고.)

팡! 팡! 팡! 팡!......

(응, 아앙......, 들려주다니......, 아, 아읏......, 안되는데......, 아아, 안되는데......, 흐읏, 아아아앙......)

(......그래 그래. 그 허리 놀림을 보고 싶었어.)

(헤헤헤. 꽤나, 안의 사람한테 들려주고 싶었나 본데?)

팡! 팡! 팡! 팡!......

(응 읏, 아읏, 아앙......, 응, 시끄럽다......)

(진짜즙이 허벅지에 흘러내려......)

(나올꺼 같아......, 아가씨, 마지막으로 엉덩이를 흔들어줘.)

팡! 팡! 팡! 팡!......

(흐읏, 하앙......, 아읏, 보고 있어......, 또......, 나를 반찬으로......, 응, 아앙......, 자......, 어떻지......? 이럼, 더, 잘 보이겠지......? 흐아아읏......)

(응......, 잘 보여.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우우읏......)

팡!......

(응, 아아아앙......!!!!!)

(에로한 얼굴......)

(......)

(아가씨, 여기 앉을래?)

(......)

(이거의 기분 좋음 알고 있지?)

(......)

(......그래 그래. 그대로, 똑바로......)

(아아아읏......)

(아아......, 보지가 삼켜버렸어....... 자, 아가씨. 안쪽의 사람한테 아가씨가 허리를 흔드는 소리를 들려주자고......)

(......)

찌걱, 찌걱......

(우왓......, 굉장해......)

찌걱, 찌걱......

(흐아읏......, 아앙......, 민감해서......)

(아가씨, 더......!)

찌걱, 찌걱, 찌걱......

(흐읏, 아, 하앙......, 흐앗, 이렇게......? 아앙......)

(아앗, 좋아......,더 이 소리를, 생으로 들려주자고......)

찌걱, 찌걱, 찌걱......

(흐아읏, 그런......, 미안하다......, 아아앗, 앙, 아아......)

(앗......, 주름이 달라붙어서......)

찌걱, 찌걱, 찌걱......

(아아읏, 좋앗......! 응, 아앗......, 간닷......, 아아읏, 아아아앗......)

(우앗......)

찌걱......

(간닷, 간다앗......, 아아아앗......!!!!!)

(아아, 기분 좋았어....... 아가씨, 굉장한 스릴이였다고......)

(......)

(아가씨. 헤헤헤, 서서, 보여줘. 알았지?)

(......)

(벽에 손을 짚고....... 그래 그래.)

(......)

(보지를 손으로 펼쳐봐....... 그래 그래.)

(......)

(석공씨, 잘 봐......)

(응......)

(......)

(우옷, 꿀렁 꿀렁 나오잖아......)

(네 발분의 정액이잖아......)

(......)

(에로하네......, 실이 늘어졌어......)

(이걸 보는게 질내사정의 묘미지......)

(......)

(아가씨, 다음에는 남자친구한테 보여줘......)

(헤헤....... 아니면 지금 보여줄까? 분명 흥분될거라고.)

(흐으읏......, 시끄럽다......, 그런 말, 하지 마라......)

(상상했네, 상상했어......)

(음란한 아가씨야......)

(......흥.)

(하지만, 아가씨도 좋아하잖아.)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에로한 포즈도 취해주고. 다리까지 들어올리면서 말이야.)

(시끄럽다......)

(이제 보지에 정액을 담아둔 채, 애인한테 가는거야....... 분명, 흥분될꺼야......)

(......)

(우왓......, 그렇게 노려보지 말라고......)

(농담이야, 농담......)

(이봐......, 아까 이야기. 괜찮다고 했었지......?)

(아아, 그럼 그럼. 이제 우린 아래층으로 내려가자고.)

(아가씨는, 우리 방으로 돌아가 있어.)

이것으로 아르바이트는 끝난 것 같았다. 나는 지금의 광경을 상상하며 사정했다.

"목공씨, 석공씨. 좋은 일 했잖아?"

"뭣......?"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동안에 또다른 누군가 이 숙소에 왔던 것 같았다.

"......그 사람, 여행자야?"

"아무래도 상관 없잖아......"

목공씨는 싫은 듯이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봐, 이제 가자......"

"알았어, 알았어."

또다른 사람, 이번에는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럼, 목공씨, 석공씨. 내일 또......"

누군가의 목소리와 발소리가 사라지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보여졌다......"

"자자, 아가씨 침착하라고."

"쳇. 싫은 놈을 만났네. 그 녀석의 딸랑이라니."

"아가씨, 아르바이트비는 침대 위에 놨어."

"피임약은 세면대에 있고."

"......그런가."

"후우......"

유에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도 이 숙소에는 피임약이 잘 준비되어 있었다.

"다녀왔다."

"......어서와, 유에라."

유에라가 들어온 것은 내가 막 잠이 들 무렵이였다.

"기다렸어."

"아......"

나는 유에라를 껴안았다. 깨끗한, 좋은 비누 냄새가 났다.

"목욕했네?"

"......아아."

유에라는 불안해 하고 있었다. 그럴 필요 없는데......

"......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싫지 않은가?"

"유에라가 더 좋아졌는걸?"

"아......"

유에라는 내 대답에 흠칫 몸을 떨었다.

"......정말인가?"

"......그런걸 거짓말할 이유가 없잖아."

나는 오늘 밤의 유에라의 치태를 떠올렸다. 더 유에라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유에라, 돌아와 줘서 고마워."

"뭣......, 당연하잖나. 나는......, 네가......"

"......응. 기뻐."

유에라가 나를 짠히 쳐다보았다.

"......유에라는 단지 아르바이트를 한 것 뿐이니까."

"......"

이건 이제 나와 유에라의 룰이 될 것이다. 유에라가 NTR플레이를 해도, 서로 즐길뿐, 그리고 후에는 서로 모른척을 하는것. 없었던 일로 취급하는 것이다.

"유에라......?"

"......아아, ......그렇다 .......그렇군."

유에라는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유에라. 사랑해"

"이런, 나라도......, 괜찮은가......?"

유에라는 눈을 글썽였다.

"유에라가 아니면 안돼."

그렇게 말하면서 유에라를 침대로 끌어당겼다.

"같이 자자, 유에라."

"......아아."

유에라도 수긍해 주었다. 사랑해, 유에라. 나는 그대로 유에라를 끌어안은 채, 잠들었다.

.

.

.

"......"

뭔가가 내 뺨을 사르륵 쓰다듬고 있었다. 약간 간지러웠다.

"......좋은 아침."

눈을 떳을 때, 처음 보인 것은 유에라의 사랑스러운 얼굴이었다. 기분 좋은 아침의 시작이였다.

"......좋은 아침, 유에라."

"아아, 잘 잤군."

나는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졸린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유에라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평온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창문이 열려 있었다. 아침의 상쾌한 바람이 유에라의 긴 머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그 머리카락은 내 뺨을 간질이고 있었다.

"계속 내 잠든 얼굴을 보고있던 거야?"

"아아."

유에라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행복한 얼굴이었다.

"......왠지 부끄럽네."

"......내겐 행복한 시간이었다."

"......유에라, 옷 갈아입자. 배고파. "

"그렇군."

나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유에라도 가운 차림으로 내 옆에 섰다.

"도와주지."

유에라는 내 셔츠를 들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왠지 신혼부부 같았다.

"......고마워."

유에라에게 셔츠를 입혀지며 생각했다. 유에라는 언제나 상냥했지만, 오늘은 특히 더 상냥했다. 어젯밤에 그런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인걸까?

"......"

나는 옷을 갈아입고 나서 침대에 앉아 있었다. 지금은 유에라가 옷을 갈아입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

항상 조금씩 수줍어 하면서도, 유에라는 내 앞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유에라는 가운을 벗고, 오늘은 하늘색 기모노를 입으려는 것 같았다.

"......유에라."

"......응? 뭔가?"

유에라는 가운을 벗던 중이었다.

"......그거, 뭐야?"

"응......?"

"엉덩이에."

유에라의 새하얀 엉덩이에 무언가가 쓰여져 있었다. 유성인듯, 목욕으로도 지워지지 않은 것 같았다. 희미하게 검은색 잉크가 남아 있었다.

"뭣......"

유에라는 새빨간 얼굴로 엉덩이를 양손으로 감추었다. 옷이 바닥에 떨어졌다.

"......"

나는 깨달았다. 목공씨와 석공씨의 짓이 분명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아르바이트 때 뭔가 계속 간지럽다고 했었었다.

"다르닷! 이건, 그......, 다르다......"

유에라는 이쪽을 향해 엉덩이를 가리고 있었다. 울 것 같은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알았어, 유에라...... 좀 재미있는 모양이네."

"응......?"

"......"

하지만 유에라의 반응이 이상했다. 유에라는 내 얼굴을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었다.

"이게 뭔지 모르나......?"

"뭔가 꿰맨 자국같은 모양이잖아?"

짧은 우상향 막대 4개와 긴 좌상향 막대 하나,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따로 짧은 막대 하나가 더 있었다.

"......그런가."

유에라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됐다.......이제 나도 옷을 갈아입겠다."

유에라는 그 모양의 설명을 하지 않았다. 도데체 뭐길래?

"......이것도 맛있군."

"응."

아침을 먹는 동안, 유에라는 내 옆에 앉아 있다. 누가봐도 연인 사이로 보인다고 생각했다.

"이 숙소의 요리는 맛있네."

"그렇군."

"손님, 식후 커피야."

주방 쪽에서 웨이트리스 아가씨가 커피를 가져다 주었다.

"고맙군."

"고마워."

커피 특유의 향기가 퍼졌다.

"어라? 손님 머리카락에......"

"응......? 뭐가...... 미안하군."

웨이트리스 아가씨가 유에라의 머리카락을 가리켰지만, 나는 전혀 몰랐다. 그러고 보니, 석공씨의 정액이 머리에 묻었던가?

"......잠시 실례하지."

"응."

유에라가 머리카락을 정돈하러 가자, 웨이트리스 아가씨와 단 둘이 되었다. 한번 물어볼까?

"저기, 이 표시는 뭐야?"

나는 테이블 위에 유에라의 엉덩이에 있던 표시를 손가락으로 그려보이며 물어 보았다.

"아 그거? 숫자를 세는 표시야. 5개 단위로 묶어서 세는거지."

"......그래?"

나는 볼이 확 뜨거워졌다. 즉, 아까 그 표시는 숫자 6을 뜻했다. 목공씨와 석공씨가 유에라에게 사정한 횟수와 똑같았다.

"......"

왠지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유에라가 물건처럼 사용됐다는 증거였지만, 이왕이면 숫자가 늘어가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조금 멍하니 있었던 것 같았다.

"......나도 어제는 같은 수만큼 짜냈어."

"......"

나는 조금 놀랐다. 아가씨는 그렇게 말하면서, 요염하게 웃고 있었다.

"읏......"

"꺄아아앗......"

그때 갑자기 술집 입구 문이 발로 차이는 소리가 들렸다. 큰 소리가 가게 안에 울려 퍼지자, 웨이트리스 아가씨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어이......"

커다란 체구의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격투가처럼 단단한 몸을 하고 있다.

"......아니잖아."

"이상하네......"

안을 휙 둘러보더니, 그 다음에 뒤를 돌아보았다. 커다란 남자에 이어 작은 체구의 남자가 가게에 들어왔다.

"어이, 어떻게 된거지?"

"기다려주세요. 그녀석들한테 물어볼테니까......"

덩치가 큰 남자의 호통에, 작은 남자가 부들부들 떨었다. 이 목소리는 들은 기억이 있었다. 지난밤, 그녀석의 딸랑이고 불렸던 녀석이였다.

"어이, 들어와."

이 덩치가 마을 사람들이 말한 '그 녀석'인걸까?

"......"

"......"

목공씨와 석공씨가 고개를 푹 숙인채 들어왔다. 둘 다 심하게 맞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말도 안했어......"

목공씨는 나를 발견하자, 그렇게 소리쳤다. 양쪽 뺨 모두 심하게 부은채, 입술 가장자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나도......"

이어 석공씨도 소리쳤다. 석공씨는 뺨 말고도 왼쪽 눈 주위에 멍이 들어 있었다.

"뭐야, 시끄럽다."

"어이, 영감."

마스터 할아버지가 주방에서 나왔다. 눈을 치켜 뜨며 화를 내고 있었다.

"시끄럽게하지 말고 돌아가라."

"영감, 그러지 말라고. 사람을 찾으러 왔을 뿐이니까."

그 녀석은 할아버지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아도 태연했다.

"어이, 목공씨. 어제밤에, 너희들이랑 놀던 아가씨는 어디에 있지?"

"......"

목공씨는 고개를 숙인채 대답하지 않았다.

"......석공. 상당한 미인이였잖아?"

"......"

석공씨도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떨고 있었다.

"......"

나는 희미하게 웃으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굉장히 알기 쉬운 사람들이였다. '그녀석'의 목적은 유에라였다. 저 두사람과 놀았던 상당한 미인은 유에라였으니까 말이다.

"......"

나는 그녀석의 딸랑이라고 불렸던 작은 남자를 쳐다보았다. 무슨 생각인걸까? 그녀석에게 유에라를 안게 하고 싶은걸까?

"칫......"

"아악......, 귀가......"

그녀석이 혀를 차며 목공씨에게 주먹을 날렸다. 목공씨는 귀를 움켜쥐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만 둬라, 멍청한놈!"

"그만둬!"

"시끄럽게."

할아버지와 웨이트리스 아가씨가 소리쳤지만, 그녀석은 반대로 호통을 쳤다. 뻔뻔스러운 놈이였다.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으니까."

"......"

나는 살짝 치밀어오르는 화를 참았다.

"어이......"

그때 그녀석이 나를 보았다.

"넌 왜 웃고있지......"

그녀석은 상당히 화가 난 것 같았다.

"네가, 이 마을의 지배자라는 놈이야?"

"아아......? 이 개새끼가 어딜 깝치고......"

그녀석은 순간 멍청한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욕을 하며 화를 냈다.

"화났으면 미안, 근데 뭐가 불만이야?"

"......"

그녀석은 제대로 화가 났는지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건 무슨일이냐."

그때 유에라가 돌아왔다. 아름다운 검은 머리가 약간 물에 젖어 있었다.

"......"

유에라의 머리에는,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 나는 아직 알지 못했다.

"휘유~......"

유에라를 보더니, 그녀석은 날 잊은 듯, 휘파람을 불었다.

"어이, 아가씨."

"......넌 누구냐."

유에라는 그녀석이 말을 걸자 싫은 표정을 지었다.

"......"

그리고 유에라는 가게 안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망가진 문, 그녀석, 그녀석의 딸랑이, 바닥에 널부러진 목공씨, 목공씨를 간호하는 석공씨. 유에라는 사정을 이해한 것 같았다.

"어제 밤에 이 녀석들이랑 놀았었지? 나랑도 놀자구."

"......아르바이트다."

유에라는 정정했다. 그게 우리의 룰이였으니까.

"아르바이트구나. 하핫...... 그럼, 나한테도 아르바이트 해줘."

"......왜 내가 그래야 하지?"

그녀석은 웃고 있었다. 유에라는 그런 녀석을 무시하고 내게 걸어왔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출발할거다. 여행을 하던 중이였으니까."

"내가 아르바이트 하라고 했으면 하는거야. 그러니까 같이 가자고."

나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유에라의 대답에, 그녀석은 격앙하고 있었다.

"......그건 안되겠는걸?"

"넌 아까부터 뭔데? 여자같이 생겨가지고."

그녀석의 대답에 나는 조금 화가 났다.

"아......"

"......유에라는 내 연인이야. 너같은 녀석한테는 줄 수 없어."

나는 유에라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유에라가 작게 소리를 내뱉었다.

"네가, 연인......?"

그녀석은 웃고 있었다. 나를 무시하는 표정이였다.

"너같은 놈한테 그 아가씨는 아까워."

그러더니, 그녀석은 징그럽게 웃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내 육변기로 귀여워해주지......"

"......"

그 말을 듣고, 나는 결심했다. 저런 놈은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약한 놈에게, 유에라는 줄 수 없어."

"하핫......"

그녀석은 웃으면서 다가왔다. 하지만 표정은 사라져 있었다.

"그만둬. 넌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마스터 할아버지가 외치고 있었다. 그녀석은 계속해서 다가왔다. 폭력으로 남을 굴복시켜 왔던 자의 끔찍한 얼굴이었다.

"......"

나는 천천히 홀스터의 리볼버를 뽑아 조준했다. [저격] 스킬을 발동하자, 그녀석의 가슴 한가운데에 빨간 점이 생겼다. 나는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둔탁한 충격이 어깨에 전해지고, 그 녀석은 걸어오던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불과 3초도 걸리지 않았다.

"......"

그녀석의 시체를 보며 생각했다. 이번에는 확실한 의사를 가지고 내가 먼저 공격한 것이였다. 유에라를 육변기라고 한 순간 죽여버리겠다는 마음이 들은 결과였다.

"읏......"

그때 유에라가 옆에서 끌어안았다.

"또, 나를 지켜주었군......"

"유에라......"

유에라는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흐앗......, 지, 진짜 죽었어......"

그녀석의 딸랑이가 엉덩방아를 찧으며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유에라가 나를 꼭 안아주었다.

"소란떨지 마라....... 이건 결투였다. 내가 증인이지. 불만있나?"

"......"

그녀석의 딸랑이는 할아버지의 일갈을 받고 침묵했다. 다른 사람들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다.

"유에라, 결투가......?"

"......너에게, 말하지 않았었군."

유에라는 계속했다.

"......이 세상에는 결투라는 시스템이 있다. 증인을 내세워 결투를 하면, 사람을 죽여도 죄를 묻지 않는다. 미리, 보수를 청구할 수도 있다."

"......그렇구나 ......고마워, 마스터."

나는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감사의 말을 했다.

"별거 아니죠."

할아버지는 그녀석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가게 바닥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이 마을에서 슬퍼할 사람은 없죠. 이 남자는 갱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거죠."

하지만 할아버지는 서글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 손님분들. 가시죠. 위병의 상대는 제가 하겠습니다.

"하지만, 마스터에게 더 이상의 폐는......"

"괜찮습니다. 젊은이들을 이끄는 것이 노인의 의무입니다."

"......"

대단한 할아버지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자."

"응......, 유에라."

내 팔을 껴안은 채, 유에라가 말했다. 나도 수긍했다.

"......마스터, 정말로 고마워. 언젠가, 다시 올게."

"......마스터에게 신세 졌다."

"《자유의 나라》는 멉니다. 조심하시죠."

나와 유에라는 감사의 말을 하며 숙소를 나왔다.

"......"

가게 밖에는, 소란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우리는 팔짱을 낀 채 걸어갔다.

"......반했다."

내 팔에 꼭 껴안으며 유에라가 행복한 듯이 말했다.

"연인이 지켜주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그리고는 기쁜 듯이 중얼거렸다.

"......앞으로도, 내가 유에라를 지켜줄게."

"읏......"

내가 그렇게 말하자, 유에라가 내 팔을 꽉 껴안았다.

"......쪽."

그리고 내 볼에 키스를 해주었다.

"......유에라, 사랑해."

"......나도다."

나는 유에라를 이렇게 사랑하는데도, 내일까지 안아주지 못한다니. 매일이 암흑의 신의 날이었으면 좋을꺼 같았다.

"......후훗."

유에라의 행복한 미소를 보며 생각했다. 이 세상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이세상을 너무 좋아하게 될 것 같았다.

.

.

.

"......"

잠에서 깼을 때, 유에라의 사랑스러운 얼굴이 바로 위에 있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긴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

유에라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온화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긴 어디이고 지금이 언제인지, 나는약간의 혼란이 찾아왔다.

"......사랑해, 유에라. 아침부터 귀엽네."

"뭣......"

아직 반쯤 잠이 덜 깬 머리로 말했다. 유에라의 눈이 커지며, 뺨이 붉게 물들었다.

"......나도 너를 사랑하고 있다."

유에라가 내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유에라의 사랑한다는 직접적인 말. 그래서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나는 긴 과거의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았다.

"......오늘은 아침부터 무슨일이지? 인사도 안하고."

유에라의 약간 큰 눈이, 살짝 내려가고 있었다. 정말 귀여웠다.

"......좋은 아침, 유에라"

"아, 좋은 아침."

"......유에라와 처음 만났을 때의 꿈을 꿨어."

"......그런가."

유에라는 부끄러워 하는듯한, 조금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의 만남은 운명이였겠지?"

"응."

유에라의 긴 손가락이, 내 뺨을 어루만졌다.

"......."

유에라는 굉장히 상냥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행복해지자, 유에라."

나는 유에라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케레브릴?"

그리고, 또 다른 한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불렀다. 지금이 꿈 속이 아니라면, 케레브릴도 곁에 있을 것이였다.

"......"

케레브릴은 벌거벗은 채로 이불을 휘감고, 내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어제는 암흑의 신의 날이여서, 우리는 하루종일 사랑을 나눴었다.

"......케레브릴, 좋은 아침."

케레브릴의 자는 모습은 무척 귀여웠다.

"......"

케레브릴은 아침에 약했다. 다크 엘프여서 그런지, 낮에 약하고 밤에 강한것 같았다. 아침 햇살 때문에 흰 이불 너머에 갈색 피부가 비치고 있었다.

"......케레브릴."

나는 다시 한 번 불러보았다. 왠지 지금은 케레브릴이 깨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어둠의 여신의 저주]를 풀면 유에라랑 같이 살건데, 케레브릴도 같이 살래?"

나는 건스미스의 공방에서 돌아오던 길에 유에라와 약속했었다. 하지만 케레브릴에게는 아직 말하지 않았었다.

"......정말?"

케레브릴의 긴 속눈썹이 천천히 열렸다.

"......나도 함께 있어도 되는거야?"

아니였다. 이미 케레브릴은 나와 유에라의 약속을 알고 있었고, 자신은 그런 권유를 받지 못한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좀 더 빨리 말해줄걸......

"케레브릴도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 미안, 늦게 말해서......"

"......괜찮아. ......굉장히 기뻐."

케레브릴은 이불을 휘감은 채 일어나서 기쁜 듯이 웃었다. 이불을 잡은 손으로 눈을 비비고 있다. 케레브릴은 울면서 웃고 있었다.

"미안해, 케레브릴."

나는 몸을 일으켜 케레브릴을 꽉 껴안았다. 케레브릴의 몸은 부드럽고, 달콤한 좋은 냄새가 났다.

"......넌 바보야. 난 기쁘니까,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케레브릴."

케레브릴은 내 목에 팔을 감고, 고개를 들었다.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사랑한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굉장히 상냥한 표정이었다.

"......"

옆에서는 유에라가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유에라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네가 좋아."

"나도 케레브릴을 좋아해."

나와 케레브릴은 서로를 마주보며 사랑을 속삭였다.

"......빨리 저주가 풀렸으면 좋겠다."

[어둠의 여신의 저주]를 푸는 날이 몹시 기다려졌다. 이제 우리의 여행이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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