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다녔다. 하지만 너는 어디에도......"
"......응."
나는 다시 한번 사과했다.
"유에라, 얼굴이 창백해......"
유에라의 안색은 나빴다. 피곤하다고 말했었지만, 도대체 유에라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보다......, 흐읍......"
"츗......, 흐읏, 츄......, 응 응......"
유에라가 갑자기 키스를 해버렸다. 유에라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은, 열정적인 키스였다.
"카오루......, 너, 뭐하는거야......"
레이첼의 슬픈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유에라의 등을 토닥이며 입술을 떼었다.
"후우......, 유에라, 저 아이는 말이야......"
"......"
유에라는 얼굴을 들더니 고개를 획 돌렸다. 레이첼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고 있었다.
"어쨌든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다. 걱정했다."
"읏......"
"아앗......, 나 무시당했어......"
나도 조금 놀랐다. 유에라는 레이첼을 아예 무시해버렸다. 레이첼을 향하던 얼굴이 갑자기 돌아와서는 다시 내 걱정을 하고 있었다. 레이첼의 목소리가 애처로웠다.
"저기, 유에라. 마음은 알겠는데, 슬슬 저쪽으로 가자, 밝은 곳에서 얘기하는게 좋을 것 같아."
케레브릴이 유에라를 설득했다.
"......케레브릴이 그렇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군."
유라는 차분히 떨어져 갔다. 이것으로 겨우 두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음......"
나와 레이첼은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불만스러운 듯이 뺨을 볼록하게 부풀리고 있었다. 저렇게 행동하고 있어도 귀여웠다.
"너희 좀 떨어져! 언제까지 그럴꺼야......"
레이첼은 불만스럽다는 듯이 하소연했다.
"우리는 오랜만에 만났다. 그리고 연인이고, 이러고 있는건 당연하다."
유에라가 레이첼에게 대답했다. 유에라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었고, 목에 팔을 감은 채, 꼭 붙어 있었다. 뺨과 뺨이 닿을 것 같았다.
"그래, 나도 이러는 건 오랜만이야. 나도 연인이고. 이러고 있는다고 문제될건 없잖아?"
케레브릴은 내 왼쪽에 있었다. 내 허리에 팔을 감고 뺨을 내 가슴에 붙이고 있었다. 굉장히 응석을 부리고 있는 자세였다.
"......"
나는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었다. 이럴 때 괜히 여자들의 대화에 참견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이잇......"
하지만, 레이첼이 불만을 내게 호소했다. 어쩔 수 없었다. 궁금한 것도 있고. 나는 용기를 내서 입을 열었다.
"둘 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배가 가라앉았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아아, 배가 가라앉았다."
"그래. 가라앉았어."
둘은 별거 아니였다는 듯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역시, 용 때문에 그런거야?"
"그렇다. 용 떄문에 배 아래에 구멍이 생겨서 가라앉았다."
"......"
유에라의 대답에 나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케레브릴의 물의 정령 덕분에 무사했다."
"......그렇구나. 케레브릴, 수고 많았어."
"응. 그래서 나, 마력을 너무 많이 써서 다음날 잠들어버렸어."
"그래서 이제는 괜찮아?"
"괜찮아. 아까 봤지? 마력은 이미 다 회복됐어. 나는 이제 괜찮아."
"......그렇구나."
"그럼, 용은? 그냥 가만히 있었어?"
"그 녀석은 다행히 말이 통했다. 내가 대화를 했다."
나는 유에라에게 얼굴을 돌렸다.
"그거 [용언] 말하는거지?"
"그렇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인간의 말도...... 뭐 아무래도 상관 없겠지......"
유에라는 말을 흐렸다.
"아무튼 그래서 내가 그녀석한테 승객들을 구하라고 말했다."
"굉장히 많은 일을 했네. 구조선은 뜨지도 않았을텐데...... 유에라, 대단해."
나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후훗......, 그런가?"
유에라는 기뻐하며 웃었다.
"그럼, 승객들은 모두 무사한거야?"
"아아, 무사하다. 그 녀석이 대하 남쪽까지 승객을 무사히 옮겼다."
나는 유에라의 대답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유에라는 쉽게 말했지만, 그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유에라는 굉장히 대단한걸. 이야기 했다고 간단히 말했는데, 마치 용에게 명령하는 것 같아."
"......"
유에라가 갑자기 홱 고개를 돌렸다.
"유에라......?"
"......"
유에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개를 돌린 채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런 유에라는 처음이었다.
"케레브릴?"
"......"
나는 케레브릴을 불렀다. 하지만 케레브릴도 고개를 숙인 채로, 침묵했다.
"......"
나는 뭔가 예감이 들었다. 나는 재빨리 화제를 바꿨다.
"유에라 용은 왜 날뛰고 있었어?"
"아아, 별거 아니였다. 그 녀석은 대하 남쪽 동굴에 살고 있었는데. 항구의 확장공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위협한거라 했다."
"헤에......"
유에라가 이번에는 대답해 주었다. 유에라의 사랑스러운 얼굴이 이쪽을 향했다. 왜 인지, 뺨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런 일이 있구나. 그런데, 그 용. 말이 통하는 녀석인데도 꽤나 단순한데?"
"......그 녀석은 아직 젊은 용이니까. 경험이 부족했다."
유에라는 용이 젊은지도 알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공업의 나라》에서는 토벌군을 만든다던데? 유에라가 중개도 했어?"
"응? 아아, 그건 내가 아니라......, 그......"
유에라가 우물쭈물거렸다.
"가라앉은 배의 승객 중에 상인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협상을 대신하기로 했어. 용을 도시의 수호신으로 만들어야 된다면서. 아마 곧 군이랑도 협상을 할거야."
대신 케레브릴이 대답해 주었다.
"그 사람도, 용이랑 대화가 가능해?"
"......글쎄, 그러지 않을까? 아마 오늘쯤에는 군에도 연락이 됐을거고."
케레브릴의 뺨도 약간 붉었다. 나는 말을 계속했다.
"흐응....... 그럼, 용의 일은 그렇게 끝나는건가."
"아마도? 쉽진 않겠지만, 분명 잘 이야기가 마무리 될거라고 생각해. 《공업의 나라》도, 용이 날뛰면 곤란하니까......"
케레브릴의 이야기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근데 수상경비대 사람에게 들었는데, 그 근처 수역은 전면 봉쇄한다고 했는데, 두 사람은 어떻게 대하를 건너왔어?"
"......"
내 물음에, 유에라가 다시 고개를 홱 돌렸다. 유에라는 지금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
"......유에라, 말하는게 어때?"
케레브릴이 유에라에게 말했다. 무슨 얘기지?
"......내가 용으로 변신해서, 하늘을 날아서 건넜다."
"읏......"
유에라는 이쪽을 보고는, 어쩔 수 없다는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나는 뭔가 깨달았다.
"혹시 유에라가 용이 된 모습이, 가늘고 날개가 없어?"
"......그렇다."
예상대로였다. 아까 레이첼의 본, 하늘을 나는 큰 뱀은 유에라가 용이 된 모습이었다. 아마 동양식 용의 모습인것 같았다.
"사실 아까 레이첼이 말이야, 유에라의 용 모습을 본거 같아. 유에라, 아까 남쪽으로 가로질렀지?"
"뭣......"
유에라는 들켰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것 같았다.
"......밤이였다."
"달 그림자에 보였다고 하던데."
"크읏......"
"......너도 보았나?"
그리고 나서 유에라는 약간 불안한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난 못봤어. 유에라, 그래서 말인데 나도 한번......"
"안된다!"
나도 유에라의 용이 된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단번에 거절당했다. 유에라의 약간 큰 눈이, 힐끔힐끔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절대 안된다. ......나는 너에게 여자로서의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
"......알겠어, 유에라. 더 이상은 말 안 꺼낼게."
아쉬움은 있었지만, 나는 순순히 유에라를 따랐다. 한가지 새롭게 알게된 것이 있으니까. 우리 중에 최강은 유에라였다. 용과 싸우고 싶다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았다.
"근데, 너는? 결투 소식은 들었지만,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우웅......"
케레브릴은 레이첼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군, 이게 무슨 상황인지, 나에게도 들려줬으면 좋겠군."
"우우웅......"
유에라도 레이첼에게 얼굴을 돌렸다. 레이첼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극도로 긴장하고 있었다.
"그게......"
나는 각오를 다지며, 두 사람과 헤어진 후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
.
"그랬던거군......"
"그랬었네......"
나는 모든 것을 다 얘기했다. 유에라와 켈레브릴은 레이첼을 힐끗 쳐다보고 있었다. 만약 두 사람이 화를 낸다해도, 열심히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 카오루는 나를 도와줬고! 멋있었으니까!"
레이첼은 득의 양양하게 입을 열었다.
"나를 위해서, 목숨을 걸고 결투를 해줬으니까! 보호받고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돌연 레이첼은 부끄러운지 볼을 붉히며 우물쭈물 말했다. 귀여운 미소녀의 모습이었다.
"알았어? 그러니까, 카오루의 첫번째는 나야!"
레이첼은 입을 초승달 모양으로 하며 웃었다. 두 사람을 도발하고 있었다.
"후훗......"
하지만 그럼에도 유에라는 웃었다. 승자의 여유로운 미소였다.
"후훗......, 너는 한번 지켜준것 뿐이군. 나는, 이미 세번째다. 난 너의 3배로 사랑받고 있군."
*1화 결투, 18화 결투, 19화 습격
"에......?"
레이첼은 당황한 듯한 목소리를 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이잇......"
유에라는 득의양한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레이첼은 억울한 듯 툴툴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카오루와 같은 인간이야! ......종족이 다르면, 분명 행복해질 수 없어......"
레이첼이 말한 것은 항상 우리가 걱정하던 일이었다. 레이첼도 쉽사리 말을 꺼내기 어려웠는지, 마지막에는 기어드는 목소리였다.
"레이첼, 그건 아니야."
"그렇지만......"
나는 레이첼을 제지했다. 두 사람이 상처받진 않았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나는 용인이다. 인간보다 수명이 길 뿐이지."
유에라의 말은 케레브릴에게도 해당되는 것이었다. 케레브릴을 신경쓰는듯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나는 이 사람이 먼저 죽어도, 그 후로 몇백년은 더 살아갈테지."
케레브릴은 내 품에서 천천히 벗어나 레이첼을 바라보며 말했다.
"케레브릴......"
"걱정하지마. 난 괜찮아."
케레브릴은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똑바로 대답했다.
"나도 가끔 스스로가 인간이였으면 해. 긴 수명따위 필요 없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어가고 싶으니까......"
나는 케레브릴의 마음을 처음으로 듣게되었다.
"하지만 그건 이루어질 수 없지. 난 다크엘프니까, 늙지도 않고...... 하지만 이 사람이 없으면 난......"
케브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가슴이 아팠다.
"만약 나도 같이 죽는다면 다시 태어나서 또다시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하고......"
"케레브릴......"
어느새 유에라는 나에게서 떨어져 있었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케레브릴을 껴안았다.
"케레브릴, 안돼......"
"그런 표정 짓지 마. 난 괜찮으니까......"
케레브릴도 나를 껴안았다. 내 눈도 눈물로 앞이 흐려졌다.
"내 긴 수명 속에서, 기적처럼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어."
"응......"
"나는 널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해."
"케레브릴, 나도 행복해......"
나는 이 다크 엘프가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 없었다. 케레브릴은 나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쏟아주었다. 기나긴 수명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까지 말이다.
"나는 널 사랑해. 계속 영원히......"
"나도, 케레브릴을 사랑해."
나는 내가 죽을 때까지 케레브릴을 계속해서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케레브릴의 마음에 보답하려면 그것밖에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계속해서 껴안고 있었다.
"우우......, 훌쩍......"
정신을 차려보니 레이첼은 울고 있었다.
"종족을 초월한 사랑도 있구나......"
"......당연하다."
레이첼의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유에라가 대답하고 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케레브릴, 미안해. 심한 말을 해서."
레이첼은 솔직하게 고개를 숙였다.
"괜찮아. 넌 솔직하구나."
케레브릴은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이 서로를 생각하는건 알겠지만...... 카오루의 첫번째는 나야!"
레이첼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강한 목소리였다.
"너도 뭐 좀 말해봐. 내가 최고라고."
레이첼이 내 눈을 응시하며 말했다. 나는 이건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번째는 유에라야."
"......그렇구나."
"읏......"
유에라는 기쁜 소리를 내며 내 목을 끌어안았다. 강한 힘 때문에 목이 조금 아팠지만, 그정도는 감수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에라는 나에게 특별한 여자아이였다.
"나는......?"
"응. 케레브릴도 최고야. 둘은 비교할 수 없어."
지금까지는 유에라가 최고였지만, 케레브릴의 진심을 확인한 이상 특별한 여자아이였다. 나는 케레브릴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너,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니야......?
레이첼이 화살을 나한테 돌렸다.
"별로, 난 정상이야. 레이첼이 100점이라면, 유에라와 케레브릴은 101점이니까."
여자아이들을 동시에 사랑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바보! 그게 뭐야......"
역시 레이첼은 화를 냈다.
"미안해, 레이첼. 내가, 열심히 할게......"
"네가 사과하지마! 내가, 어떻게 해서든 네 첫번째까 될테니까......"
레이첼은 여전히 억울해 하는 것 같았다.
"......너, 레이첼이라고 했나?"
"왜...... 요?"
유에라의 말에 레이첼이 약간 겁을 먹고 있었다. 아까 용 모습을 본것 때문에 그런건가?
"레이첼, 스테이터스를 열어서 보여줘라."
"그렇네. 나도 보고 싶어."
케레브릴도 거들었다.
"그건 어째서?"
레이첼은 의문으로 답했다.
"별거 아니다. 네가 정말로 [어둠의 여신의 저주]를 받았는지, 확인할 뿐이다."
"음....... 알겠어, 보여줄게. 카오루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니까."
이름:레이첼
종족:인간
직업:마법사
신장:164cm
가슴:84-66.5cm (D컵)
状態:[어둠의 여신의 저주] [배덕] [민감성 피부]
"......정말이군."
"......너, 큰일이네."
유에라와 케레브릴이 숨을 죽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민감성 피부]. 둘 다 안쓰러운 듯한 눈으로 레이첼을 보고 있었다.
"나는 별로 달라진걸 못느끼겠는데....... 그때는 비록 미약 때문이였지만, 내 마음은 진짜고......"
레이첼은 볼을 붉히며 나를 바라보았다. 미약이라는 말을 듣자, 나는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 생각났다.
"레이첼, 그 미약 말인데. 미약에 사용된 저주 [어둠의 여신의 저주] 아니야?"
"난, 약 만드는법은 몰라."
"......그래."
"내가 아는건 효과뿐이야. 즉시 [발정] 상태가 되어버린다는 것과, 남자가 사정을 하지 않으면 [발정]에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뿐......"
레이첼이 수줍게 말했다. 역시 굉장한 약이였다. 미약으로서는 꿈같은 약이었다.
"......미약이라면 내 고향에도 있었다."
"내가 살던 숲에도......"
유에라와 케레브릴이 중얼거렸다. 용인과 다크엘프의 미약인가. 나는 강렬한 흥미가 느껴졌다. 어떤 미약일지 궁금했다.
"......"
"......"
하지만, 유에라와 케레브릴은 복잡한 듯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혹시 둘 다 누군가에게 사용되어진 적이 있는 아닐까? 나는 조금 가슴이 뜨거워졌지만, 가만히 있기로 했다.
"어쨌든, 미약과는 상관 없이, 나는 내 의지로 카오루에게 처녀를 바쳤어. 절대, 책임지게 할꺼니까."
"너, 처녀였군......"
"......그래. 넌 이 사람이 처음이였구나."
유에라와 케레브릴은 부러운 듯이 중얼거리더니, 그 후 쓱 일어났다. 두 사람은 모닥불을 돌아 레이첼 쪽으로 걸어갔다.
"뭐야......"
"앞으로 힘든일이 있으면 나에게 말해라. ......무엇이든 물어봐도 되니까."
유에라는 레이첼 옆에 가서 쭈그리고 다정하게 껴안았다.
"레이첼, 나를 언니라고 생각하고 뭐든지 상의해."
케레브릴도 레이첼을 껴안았다. 나는 두 사람의 걱정을 금새 알아챘다. 언젠가, 레이첼이 다른 남자에게 범해졌을 때를 걱정하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NTR플레이를 매우 좋아하니까.
"저기, 둘 다 왜그래?"
레이첼은 갑자기 친근하게 다가오는 두 사람이 당황스러운 것 같았다.
"난 괜찮아. 저주 따위에 지거나 하지 않으니까! 너희들도 당연하겠지?"
"......"
"......"
"......"
우리는 침묵했다 이 순진한 여자아이한테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말하기는 창피했고, 왠지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날이 밝기 전에 빨리 가지. 레이첼, 『빛』 마법 사용할 수 있나?"
"사용할 수는 있지만...... 왜 그렇게 서두르는거야?
유에라는 일어서면서 말했다. 레이첼은 앉은 채로 묻고 있었다.
"그렇네. 빨리 가자. ......근데, 약속 하나 더 있던거, 안 잊었지?"
케레브릴도 일어섰다. 나를 보는 눈이 장난스럽게 웃고 있었다.
"......물론, 기억하고 있어. 오늘을 특별한 날로 만들자."
나도 일어서서 모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케레브릴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일으켜줘...... 근데, 왜?
레이첼은 앉은 채로 나를 향해 양손을 뻗었다. 그리고 질문했다.
"아침 해가 뜨면, 우리에게 암흑의 신의 날이 시작되기 때문이야."
나는 그 손을 꼭 잡고 레이첼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웃으며 대답했다.
날이 밝는 순간부터 암흑의 신의 날이였다. 일주일에 단 한번뿐인 우리가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날.
나는 레이첼의 손을 잡고 유에라와 케레브릴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모처럼의 모든 일이 해결된 일요일을 느긋하게 즐겨야 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