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화 암흑의 신의 날 뱀 - 침대 속
암흑의 신의 날 새벽, 우리는 수상경비대 기지 도시에 도착했다. 이 도시는 소규모였지만, 도시 전체를 두꺼운 성벽으로 둘러싸 놓은 곳이였다. 성문이 열림과 동시에 우리는 도시로 진입했다.
이 도시에는 특이하게 커다란 호수에 항구가 있었다. 그 호수의 한 쪽은 대하로 이어져 있고 말이다. 마치 육지 한 부분을 파서 강에 연결시켜 놓은듯한, 완전한 군항이었다.
수상경비대의 기지는, 소규모 요새같은 건물이었다. 위치는 항구 바로 옆이여서, 대하에 대한 영향력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은 기지가 아니라 숙소였다.
이미 유에라와 케레브릴과 합류 했기에, 급하게 대하를 건널 필요가 없어졌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오늘이 암흑의 신의 날이라는 것이였다. 유에라와 케레브릴도 기대하고 있었다. 우리는 숙소를 찾아 시가지를 걷고 있었다.
"나, 힘들어......"
레이첼이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는 밤새 숲을 통과해서 걸어왔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건 아니였다.
"자, 레이첼. 조금만 더 힘내."
"카오루......"
내가 손을 잡고 끌어당기자, 레이첼은 응석을 부렸다. 나와 레이첼의 사이도 훨씬 가까워 것 같았다.
"......나약하군."
유에라가 뭘 이정도로 힘드냐는 투로 말했다.
"아니. 너희가 비정상적인거야......"
"흥......"
레이첼은 반발했다. 유에라는 레이첼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아마 내가 레이첼과 손을 잡고 있어서 질투하는 것 같았다.
사실 레이첼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몸상태가 좋은편이 아니였고, 밤을 새서 더욱 피곤했다. 하지만, 나와 유에라, 케레브릴은 어쨌든 잘 버티고 있었다.
"레이첼도 좀 지나면, 분명 오늘의 소중함을 알 수 있을 거야."
케레브릴이 내 반대쪽 팔을 양팔로 끌어안았다. 부드럽고 기분이 좋았다. 큰 가슴 사이에 내 팔이 끼인 것처럼 되어버렸지만 이건 노린게 분명했다.
"맞아, 케레브릴 말대로야."
나는 케레브릴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어둠의 여신의 저주]를 받은 우리에게, 오늘은 매우 소중한 날이였다.
"그래도......"
지금의 레이첼은 전혀 깨닫고 있지 못했지만.
"......좀 춥네."
우리는 새벽의 거리를 걷고 있었다. 쌀쌀할 시간이였고, 안개도 심했다.
"케레브릴, 어제, 유에라랑 이 도시에 왔었지? 숙소는 없었어?"
안개 낀 이른 새벽에 숙소를 찾기는 힘들었다. 나는 케레브릴에게 물었다.
"우리는 성문에서 위병에게 이야기를 듣기만 해서......"
케레브릴은 미안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었다.
"......괜찮아. 고마워, 케레브릴. 그 덕에 만났으니까."
"후후, 그게 그렇게 되려나?"
나와 케레브릴은 웃었다.
"찾았다."
그때, 유에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에라는 한 석조건물 앞에 서 있었다.
"......여기가 좋을것 같다."
유에라가 선택한 곳은 한 예스러운 숙소였다.
"......닫혀 있는 것 같군."
"......그렇네."
유에라가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나도 나무문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나는 이 숙소가 망한건지, 아니면 이른 아침이라 아직 영업을 시작하지 않은건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문을 두드려 보겠다."
유에라는 행동력이 강했다. 곧장 숙소의 문으로 다가가더니, 쿵 쿵 사정없이 두들겼다.
"잠깐 기다려보지 그래?"
"응."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케레브릴의 제안에 따라, 우리는 잠시 기다려보기로 했다.
.
.
.
"......어서 오시죠. 손님분이, 아침 일찍부터시군요."
한참이 지나고 문이 열렸다. 나온 사람은 음침하게 생긴 아저씨였다.
"아아, 미안하군. 우리는 4명이다. 여기서 머물고 싶다."
"......안으로 들어오시죠."
음침한 아저씨는 유에라에 말에 대답하고는 문을 크게 열었다. 이건 묵을 수 있다는 말이였다. 우리는 드디어 숙소에 들어갔다.
협소한 숙소였다. 안으로 들어가니 오른쪽은 식당으로 되어있었다. 정면은 복도였고, 복도 끝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는 것 같았다. 카운터는 왼쪽에 있었다.
"......손님, 윈도우를 열어주시죠. 숙박부에 기제해야하니 말이죠."
"알겠어."
아저씨의 말에 우리는 윈도우를 열어 보여주었다. 이미 이런 상황은 익숙했다. 나도, 유에라도, 케레브릴도. 시원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근데, 이거 부끄럽네......"
단지, 레이첼은 부끄러워했다. [어둠의 여신의 저주]를 받은 이후, 남에게 스테이터스를 보여주는 것은 처음이니까 말이다.
"괜찮아. 나쁜짓을 한건 아니잖아. 곧 익숙해 질거야."
"그럴지도 모르지만......"
레이첼은 불만스러운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에는 익숙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였다.
"호오......"
아저씨는 우리의 윈도우를 보더니 목소리를 냈다. 이 목소리는 음침하지 않았다.
"......"
그러고 보니 여태 생각지도 못했던 궁금증이 떠올랐다. 과연 [어둠의 여신의 저주]와 함께 얻은 스킬은 암흑의 신의 날에는 어떻게 되는걸까? 나의 [NTR좋아함]이라든지, 여자아이들의 [배덕]이라든지.
그건 요일과는 관계없는건가? 분명히 나의 [NTR좋아함]과 [어둠의 여신의 저주]는 전혀 다른 스킬이였다. 언젠가, 확실히 검증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다.
"저기, 우리 배고픈데, 아침 먹을 수 있을까?"
"식당에서 기다려 주시죠. 곧 준비하겠습니다."
케레브릴의 요청에 아저씨가 다시 음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는 직사각형 테이블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중이였다. 내 맞은편에는 유에라와 케레브릴이 나란히 앉아있었다. 둘 다, 묵묵히 먹기만 하고 있었다. 나는 왠지 위험한 예감이 들었다.
그동안 내 옆자리에는 언제나 유에라와 케레브릴이 있었다. 그 상황이 잘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레이첼이 함께하게 되면서 우리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두려웠다.
"아......, 뺨에 잼 묻었잖아."
레이첼이 타박했다. 내 옆자리에 앉아서 엄마처럼 계속 잔소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손으로 닦으려고 했다.
"하지마! ......손으로 닦지 마."
"......미안."
이런식으로 누군가에게 혼난건 오래간만이였다. 정말 엄마 같았다 .
"자, 닦아줄테니까 움직이지 마."
"고마워."
레이첼은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었다. 레이첼에게 정말 감사했지만, 유에라와 케레브릴에게는 장난치는것 처럼 보이겠지.
"저기, 더 이상은 늘리지 마."
"응, 나도 알고 있어."
케레브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첼과의 일은 전혀 후회하지 않았지만, 나는 약간 반성하고 있었다.
"......그렇다. 이번 뿐이다."
"응....... 고마워, 유에라."
유에라도 단단히 말했다. 그래도 다행이였다. 별로 혼나지 않아서.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웅....... 뭔가, 내가 나쁜거 같아!"
레이첼은 또다시 불만인 것 같았다.
"......딱히 그런 의도는 아니였다. 이미 그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는거니까."
유에라가 황급히 대답했다.
"그래. 너도 [어둠의 여신의 저주]를 받아버렸으니까, 어쩔 수 없는거야.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고."
케레브릴은 조금 호의적으로 반응했다.
"......그렇군. 이제 우리는 자매같은 것이다. ......앞으로 잘 부탁하지, 레이첼."
"......응. 잘 부탁해."
유에라도 마지막에는 태도를 굽혔다. 레이첼도 순순히 응해주었고. 나는 가슴이 조금 따뜻해졌다. 앞으로 세 사람이 친자매처럼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셋이 다른 남자로 기둥자매가 되는 것을 상상하며, 내 가슴이 뜨거워진 것은 비밀이였다.
"......커피입니다."
숙소의 아저씨가 쟁반에 커피를 가져다 주었다.
"어저씨, 괜찮아? 도와줄까?"
이 음침한 아저씨는 아까부터 한쪽 다리를 조금씩 질질 끌고 있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드시죠."
아저씨는 위태롭게 쟁반을 옮기고는, 커피를 탁자에 서빙했다. 꽤나 익숙한 움직임이었다.
"아저씨, 무릎이 안 좋아?"
"......네. 젊었을 때 공방에서 사고가 나서. ......오래된 상처죠."
"......그래."
"그 다리로는 숙소 일도 힘들지 않아?"
"......아뇨, 평소에는 지팡이를 씁니다. 그리고 의사가 상처는 이미 다 나았다고 했습니다. 아마 정신적인 문제로 그런것 같다고 하더군요. 재활을 하면 될꺼라고 합니다."
"그렇구나."
음침한 아저씨는 의외로 말을 많이 했다. 유에라도 아저씨에게 물었다.
"너는 이 숙소를 혼자 운영하는 건가?"
"......아니요, 평소에는 아내가 있습니다. 지금은 본가에 내려가서, 좀처럼 돌아오지 않지만요."
"......힘들겠네."
아저씨는 케레브릴의 말에 대답했다.
"......바쁠때는 이웃집 할머니나, 근처 시부름꾼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다행이네."
나는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아저씨의 눈은 정처없이 떠돌고 있었다. 나의 연인들은 모두, 남들의 시선을 확 끌어버리는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귀여운 여자아이들에게 둘러싸여 긴장하고 있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아저씨는 한쪽 다리를 끌며 식당을 나갔다.
"아저씨, 고마워."
나는 감사 인사를 하며, 커피 잔을 들어 올렸다. 아저씨의 등을 바라보며, 뜨겁고 시커먼 커피에 입을 맞췄다.
"......식사는 어떠셨습니까?"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아저씨는 카운터 안에 있었다.
"맛있었어. 잘 먹었어."
이 숙소는 청결하고 음식도 맛있었다. 이 아저씨가 조금만 덜 음침했다면, 이 숙소가 더 번창하지 않았을까?
"......방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아저씨는 지팡이를 짚으며 카운터에서 나왔다.
"아아, 그렇군. 우리들 방에는 일이 있어도 가까이 오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네."
아저씨는 유에라의 말에 약간 기가 죽은 채 대답했다.
"내가 『잠금』 마법을 쓸까? 그럼 아무도 못들어오는데."
"그렇군."
레이첼의 목소리는 천진난만했다. 과연 방금 유에라가 한 말의 의미를 알고 있는걸까?
"점심을 제 때에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차려놔."
"......알겠습니다."
아저씨가 케레브릴에게 대답하는 표정을 보고, 나는 이 아저씨가 의미를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그래 우리는 이제 즐길 예정이였다.
"......안내하겠습니다."
아저씨는 앞장서서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복도 모퉁이를 돌자, 정면에는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보였다. 복도는 L자 모양으로 되어 있었다.
"......여기는 공동 목욕탕입니다."
아저씨는 복도 중간에 있는 문을 열었다. 넓은 탈의실이 보였다.
"와아......, 나, 먼저 목욕하고 싶어."
레이첼이 환호성을 질렀다.
"어제 밤에는 제대로 씻지도 못 했고, 그리고......"
레이첼은 고개를 숙이고 볼을 붉히며 머뭇거렸다. 어제 내가 낸 정액이 남아있을게 분명했다. 단지 몸을 뜨거운 물로 닦았을 뿐이니까.
"......그렇다면 나도 뜨거운 물로 씻고 싶군."
"그래, 나도 더러움 것들을 없애고 싶고."
유에라와 케레브릴도 먼저 목욕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천천히 이야기도 나누도록 하지."
"맞아. 여자끼리 친목을 다지자."
"우......"
아무래도 레이첼은 조금 겁먹은 것 같았다.
"......아무튼. 목욕탕은 심야만 아니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미안."
"......손님, 갈아입으실 옷은 여기 있습니다. 저희 숙소에서는 이 유카타를 입고 계시면 됩니다."
"호오, 신기하군. 《동쪽 끝 섬》의 옷이다."
"와, 나 처음봐. 남색이야......"
"후후, 편하고 좋네."
이렇게 여자아이들은 먼저 목욕을 하게 되었다.
"나는 먼저 방에 가 있을게."
"아아, 나중에 보지."
유에라는 손을 흔들며 대답해 주었다.
"......본님분들의 방은, 2층 가장 안쪽 방입니다."
"알겠어."
나는 아저씨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헤에......, 좋은 방이네."
"......감사합니다."
꽤 넓고 양지 바른 방이였다. 정면의 벽에는 커다란 창문 여러개가 있었고 햇빛이 잘 들고 있었다. 아침 햇살 때문에 방안이 더욱 화창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
창문 아래, 정면 벽가에는 커다란 침대가 두 개가, 삐딱하게 붙어 있었다. 아저씨가 신경을 써준 것 같았다.
"......이 방에는 작은 샤워실이 붙어 있습니다."
"고마워."
나도 샤워를 하기로 했다.
"......"
나는 모든 창문을 열고 침대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바람에 커튼이 흔들리고 있었다. 방안은 환했다.
"하움......"
나는 졸려왔다. 어제는 결투를 했었고, 쉬지도 못한 채 밤새 걸었는데, 지금은 배도 부르고 침대 위에 앉아있었다. 나는 유카타 차림으로 기지개를 피며 하품했다.
"기다리게 했군."
"기다리게 했네."
"우와......"
연인들이 방에 들어왔다 모두 유카타를 입고 있었고, 머리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멋진 방이네."
레이첼은 방이 마음에 든 것 같았다.
"......"
"......"
유에라와 케레브릴은 곧장 침대로 걸어와서 내 옆에 앉았다. 두 유카타 사이로 맨 피부가 보이면서 속옷을 입히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챘다.
"......네가 없어서 외로웠다."
유에라는 내 목에 팔을 감고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약간 큰 눈이 곧게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유에라, 나도 외로웠어."
"아아,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다."
나는 이 세계에 소환된 이후로 항상 유에라와 함께 있었다. 비록 단 며칠간이였지만 헤어지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너는 좋은 냄새가 난다."
"유에라도야. ......나 이제야 유에라를 만난 것 같아."
유에라는 항상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이였다. 비로소 이제서야 평소의 일상으로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나도 외로웠어."
케레브릴도, 유에라의 팔에 자신의 팔을 포개면서 나를 끌어안았다.
"나도 케레브릴 보고 싶었어."
나는 케레브릴의 달콤한 체취를 들이마셨다. 다크엘프의 체취. 기분이 진정되고, 그러다가 몸이 쑤시는 듯한 향기였다.
"이제 널 놓지 않을것이다."
유에라의 긴 손가락이 유카타 사이로 내 가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래 이제 다시는 우리에게서 도망칠 수 없는거야."
케레브릴도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 몸을 사랑스럽게 어루만졌다.
"......좋아해, 유에라. 케레브릴."
나는 이상한 기분이었다. 유에라와 케레브릴의 손이 나를 감싼 채,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온몸이 뱀에게 얽혀있는 것 같은 느낌이였다.
순간의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깨달았다. 나는 스스로의 의지로 유에라와 케레브릴을 찾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였다. 나에게 선택지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다.
내 마음은 어느새, 유에라와 케레브릴로부터 도망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마치 뱀에게 홀린 것처럼. 나는 그것을 깨달았다.
"......내가 해주겠다."
유에라가 내 목덜미를 핥았다. 오싹한 느낌을 참을 수 없었다.
"유에라, 내가 아니라 우리지. ......자, 너도 누워."
"......응."
케레브릴은 내 어깨를 밀어서 눕히려 했다. 나는 순순히 침대에 누웠다.
"후훗......, 알겠다, 케레브릴. 츄, 할짝......"
유에라는 요염하게 웃으며 내 목에 입을 맞추고 핥아 올렸다. 유에라와는 연인이 된지 꽤 오래됐다. 내가 약한 곳을 잘 알았다.
"카오루......"
그때 레이첼의 가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정말 여기서 하는거야?"
레이첼은 여럿이서 함께 사랑을 나누는 것에 거부감이 드는 것 같았다.
"당연하다......넌 어제, 한지 얼마 안됐으니까 말이다. 우리가 먼저다."
"이잇......"
레이첼은 방 한가운데 비치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무래도 목욕을 하면서 대화를 나눈 것 같았다.
"그래, 우리는 오래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후후, 너는 오늘도 건강하네."
케레브릴은 내 유카타를 벗겨내고 속옷을 살포시 내렸다. 기쁘게 웃으며 내뱉는 숨결이 간지러웠다. 나의 단단해진 자지는 벌벌 떨고 있었다.
"아움......, 츄, 츄릅, 할짝 할짝, 츕......"
케레브릴은 자지를 덥석 물어버리더니, 끈적끈적한 혀를 움직였다. 따뜻한 혀가 목부분과 요도구를 기어다녔다. 내가 느끼는 곳 뿐이였다.
"아앗......"
비명과도 같은 레이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펠라치오를 보는건 처음 같았다.
"응......, 츗, 츕......, 할짝 할짝 할짝......"
그리고나서 케레브릴은 나의 자지를 손으로 만지며 귀두를 핥기 시작했다. 요도구를 혀끝으로 낼름낼름 핥아 나갔다. 그것이 기분이 좋았고, 왠지 전에 박사에게 똑같이 했던 것이 생각나서 더욱 흥분됐다.
"어라......, 굉장히 건강해졌네. 후후......, 아움, 쯔읍......, 쯔으읍, 쯔읍, 쯥, 쯥......"
케레브릴은 딱딱하게 된 내 자지를 다루며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그 미소의 의미는 내가 흥분한 이유를 알아챈게 분명했다. 그리고 나의 자지를 목구멍까지 물고 구강 전체로 다뤄나갔다.
"그, 나도 있다. 츄......"
유에라는 좀 삐진 듯 말하며 키스를 했다. 내 상체를 몸으로 덮으며, 긴 손가락이 나의 배와 가슴을 간질였다.
"흐읏......, 츗, 츗......, 응 츄......"
상냥한 키스였다. 유에라의 혀가 나를 감싸주는 듯한, 그런 부드러운 움직임. 나도 기쁜 마음에 천천히 혀를 맞댔다.
"응, 응응......, 흐앗, 하으......, 기다려라, 아직 키스도 다......, 흐읏, 츗......, 아흣, 응......, 앗......"
유에라의 거유가 내 가슴팍에 뭉개지지고 있었다. 나는 한쪽 팔을 굽혀서, 큰 가슴을 꽉 잡았다. 유에라는 키스에 집중하고 싶은 듯, 항의했지만, 나는 손의 힘을 더욱 강하게 했다.
묵직하고 부드러웠다. 주무를 때, 적당히 탄력이 있는데, 동시에 손가락이 젖가슴 사이에 파묻혔다. 나는 헐떡이며 키스를 하는 유에라를 탐하듯이 빨았다.
"흐읏......, 응 츄, 쯔릅......, 응 후......, 쯔릅, 쯔릅......, 흐앗, 앗......, 츕, 할짝......"
고환을 부드럽게 비벼지자 나는 나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였다. 케레브릴의 목소리에도 달콤함이 섞여 있었다. 내 자지를 다루면서, 스스로를 다른 손으로 만지고 있었다.
"응 응......, 후우, 왜 그런가? 후훗, 이제 갈 것 같나?"
유에라는 입을 떼고는 요염하게 미소를 지었다. 유에라 말이 맞았다.
"그럴 때의, 넌 항상 귀여운 얼굴이다. 응......, 츗......, 츗......"
"......그래?"
유에라는 볼을 붉히며 묘한 말을 했다. 그리고 나서 유에라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참을 수 없다는 듯 내 볼에 키스를 했다. 이어 이마와 눈에도 키스비를 퍼부었다.
"저기, 슬슬 내 입에 내는게....... 아움, 읍......, 응......"
"......응."
케레브릴은 잠시 입을 떼더니, 그렇게 부탁하고는 나서 다시 자지를 물었다. 나도 한계가 가까워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케레브릴, ......읏."
"읏......, 꿀꺽......, 꿀꺽......, 꿀꺽......"
나는 케레브릴의 이름을 부르며 사정했다. 케레브릴은 능숙하게 입 한 구석으로 정액을 받아냈다. 그리고 나서 소리를 내며 나의 정액을 마셔주었다.
"......기분 좋아보이는군."
유에라는 약간 토라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유에라......"
"......넌 케레브릴과 약속했었으니까. ......조금 더 참겠다."
유에라는 내가 마지막에 케레브릴과 한 약속을 말했다. 사실 유에라와도 약속한건 많지만.
"응......, 응 응......, 후후, 네꺼, 맛있었어."
케레브릴은 청소하던 자지에서 입을 떼고는 만족스러운듯 미소를 지었다.
"......굉장하군."
"......저기, 이것도 스킬의 힘이야?"
내 자지는 방금 막 사정했음에도 딱딱했다. 유에라도 케레브릴도 놀라고 있었다.
"응. 얼마전에 배운거야."
[절륜] 스킬 덕분이였다. 거기다 나의 신체은 팔팔한 10대의 신체여서, 나도 내가 얼만큼의 정액을 낼 수 있는지 궁금했다. 시들 기미는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케레브릴. 오늘은 잠 못잘꺼 같은데 괜찮지?"
나는 케레브릴을 끌어안았다.
"......잘 부탁해."
케레브릴은 기쁘다는 듯이 환영했다.
"유에라, 괜찮아......?"
"......조금 더, 참겠다."
케레브릴은 입으로는 유에라를 걱정햇지만, 몸은 나를 꼭 껴안고 있었다. 유에라는 우리 옆에 앉아 어린아이처럼 대답했다.
"케레브릴, 괜찮아?"
나는 케레브릴의 어깨를 껴안고, 몸의 위치를 바꿔서 반듯하게 눕혔다.
"후후, 괜찮아."
케레브릴은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한눈에 알게 해주는 표정이였다. 나는 케레브릴의 이 얼굴이 너무 좋았다. 유카타가 흐트러진 케레브릴을 부드럽게 내려다보았다.
"......나는 이제 괜찮아. ......자."
케레브릴은 스스로 두 다리를 벌렸다.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운 듯이 검지와 중지로 갈라진 틈을 열자, 충분히 젖어 있는 것이 보였다. 금방이라도 애액이 흘러 넘칠 것 같았다.
"갈게, 케레브릴."
"......와줘."
케레브릴은 두 팔을 벌리고 있었다. 나는 한 손으로 자지의 각도를 조정하고, 보지에 천천히 꽂아갔다.
쯔으으욱......
"읏......"
"흐읏, 아아아......, 앗......"
따뜻한 보지의 주름들이 귀두를 휘감으며 안쪽으로 유혹하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나는 목소리가 새어 나올 것 같은 것을 억누르며 가장 깊숙한 곳까지 허리를 내질렀다.
"움직일게."
"흐읏......, 와줘. 응, 아흣, 앗......"
나는 케레브릴의 따뜻한 보지 속에서 자지를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지 안은 충분히 젖어 있어서 애액이 끈적끈적하게 자지에 휘감켰다.
팡......, 팡......, 팡......
"흐읏, 아흣......, 응, 흐아앗......, 흐읏......"
케레브릴의 안은 오돌토돌해서 빵빵하게 부푼 귀두를 움직일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이 곳을 여러 남자들이 맛보았다고 생각하니, 질투와 또 다른 감정이 가슴에 샘솟았다.
팡......, 팡......, 팡......
"흐으읏......, 또, 커져서......, 아흣......, 흐읏......, 흐읏......, 아앗, 아아흣......"
케레브릴의 말대로였다. 나는 케레브릴을 정말 좋아하지만, 나는 그런 감정을 가졌을 때가 가장 흥분됐다. 귀두 뒤쪽으로 질벽을 문지르며 밀어 올렸다.
"케레브릴, 기분 좋아......?"
팡, 팡, 팡......
"흐앗......, 좋아, 좋앗......, 하앙, 흐읏......, 아앗......, 녹아버려......"
케레브릴의 자궁구가 내려오고 있었다. 요도구로 찌르고 있던 자궁구가 이제는 귀두 앞쪽 전체에 쪽 쪽 흡입하듯 이 달라붙고 있었다. 나는 허리를 강하게 움직였다.
팡, 팡, 팡, 팡......
"아앗......, 흐읏, 아아흣, 흐읏, 아앗......, 더......, 응, 아앗......"
케레브릴은 격하게 하는 것을 좋아했다. 나와 케레브릴의 피부가 부딪치는 소리가 실내에 울려퍼졌다. 나는 케레브릴의 요청에 부응해 탄력있는 자궁구를 톡톡 노크했다.
팡, 팡, 팡, 팡......
"응 하앗, 아, 깊게......, 흐읏, 하아흣......, 나, 나......, 이젠, 아앗, 아아아......"
나는 케레브릴과 궁합이 가장 잘 맞았고, 자궁구가 귀두에 짝 달라붙을 때마다,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쾌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자지를 뽑을 때에는 오돌토돌한 감촉이 목 부분에 느껴졌다.
나도 케레브릴도 한계가 가까웠다. 눈앞는 아까부터 커다란 유방이 출렁출렁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두 손으로 커다란 가슴을 움켜잡았다. 고무공 같은 탄력을 제대로 만끽했다.
"케레브릴, 나, 이제......"
팡, 팡, 팡, 팡......
"아아흣..., 싸줘, 싸줫......, 아, 앗, 앗, 아앗......, 아아흣, 아흣......내가 마시게 해줘......"
나는 정신없이 허리를 움직였다. 이를 악물고 허리 안쪽부터 올라오는 저리는 듯한 쾌감을 참으며, 케레브릴의 가장 안쪽에 밀어 올렸다. 동시에 케레브릴의 보지가 꽉 조여왔다.
"아아아앗......, 아, 아앗......!!!!!"
움찔, 움찔, 움찔......
케레브릴은 신체를 경련시키며 절정했다. 나는 보지 안쪽을 마지막으로 한 번 찌르고는 재빨리 자지를 뽑아냈다.
"읏......"
그리고는 케레브릴의 배 위에 말을 타는 자세로 앉았다. 풍만한 가슴 사이에 자지를 끼우고 다시 허리를 움직였다.
"큿......"
"응......, 아~......"
퓻, 퓻......, 퓻......
절정의 여운에 젖어있던 케레브릴은 내가 사정하는 순간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크게 입을 벌렸다. 나는 가슴에 끼우던 자지를 내밀며 입안을 향해 사정했다.
"아......, 아움, 응......, 응 응......"
케레브릴은 사정 도중에 귀두를 덥석 물어버렸다. 달콤하고 저린듯한 쾌감을 느끼며, 나는 케레브릴의 입속에 나머지 정액을 내뿜었다.
"후우......"
"응......, 꿀꺽......, 꿀꺽......"
사정이 끝나자 케레브릴은 입안에 모아두고 있던 정액을 단숨에 삼켰다.
"......너의 정액, 너무 맛있었어."
케레브릴은 음란한 미소를 지으며, 기쁜 말을 해주었다.
"후우......"
나는 케레브릴 위에서 옆으로 이동했다. 유에라 바로 옆이였다.
"......기다렸다."
"응, 유에라."
나와 유에라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카오루~......"
그때, 갑자기 뒤에서 레이첼이 껴안았다. 달콤한 목소리였다.
"나......"
가슴을 내 등에 문지르며, 머뭇거리고 있었다.
"안된다. 넌 내 다음이다."
유에라는 침대 위에 앉은 채로 날카롭게 말했다.
"미안해, 레이첼. 유에라 뒤에 해줄게."
내가 레이첼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우웅....... 그래도, 유에라는 카오루랑 가장 많이 했잖아? 나는 아직 한번 밖에 못했다구. 불공평해."
"뭣......"
유에라는 그건 생각치도 못했다는 반응이였다. 약간 동요하고 있다.
"......아까, 너는 마지막이라고 말했을텐데."
유에라는 레이첼을 노려보앗다.
"난 아직 100점이라고. 순서 정도는 바꿔 줄 수 있잖아."
이 아이는 의외로 멘탈이 강한 것 같았다. 유에라의 날카로운 시선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주장했다. 나도 유에라는 무서웠다.
"큿......, 좋다. 나는 102점이니까, 단독 1위로서 꼴지인 너에게 양보해주지."
유에라는 비록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지만, 이겼다는 사실에 승락했다. 난 조금 놀랐다. 유에라는 맘대로 1점 늘려서 단독 1위를 해버렸다.
"이잇......"
레이첼은 억울한 듯 투정부렸지만, 다른 어떠한 말도 하지는 않았다. 결국 순서를 바꿀 수 있었으니까.
"레이첼, 이리 와."
나는 침대에 누운 채로 말했다.
"......응"
레이첼은 한껏 기쁜 표정으로 다가왔다.
"어라......?"
케레브릴이 여운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엎드린 채로 팔꿈치를 괴고 있었다. 큰 가슴이 침대에서 뭉개지며 엄청난 박력이 있었다. 나는 저 자세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유에라가 아니네?"
나와 레이첼을 보고 의문을 품은 것 같았다.
"그래, 내가 먼저야."
"흠, 대충....... 유에라, 참을 수 있겠어?"
"흥......"
케레브릴이 장난스럽게 웃었지만, 유에라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근데......, 그거 맛있어?"
레이첼이 노골적인 질문을 했다. 나는 왠지 미묘한 기분이었다. 유에라도 케레브릴도, 이제껏 다른 남자의 정액을 당연하다는 듯이 마셔왔었다.
"정액 말하는거야? 후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맛있어."
"헤에......, 그렇구나."
레이첼은 케레브릴의 대답에 볼을 붉히고 있었다. 왠지 기쁜 마음이 들었지만 동시에 다른 생각도 들었다. 레이첼도 앞으로 다른 남자의 정액을 마실 일이 있을까?
"레이첼, 오늘은 위에서 해볼래?"
"에......?"
내가 레이첼에게 권유했다, 레이첼은 좀 당황스러워 보였다.
"네가 못하겠다면 내가 대신 하지."
"아니! 나도 할 수 있어!"
유에라의 도발적인 말에 레이첼이 격하게 반응했다. 유카타를 풀어헤치더니, 다리를 벌리고 내 위에 걸터앉았다.
"우우......, 부끄러워......"
레이첼은 부끄러움에 울상을 하고 있었지만, 스스로 보지의 갈라진 틈을 벌려 보여 주었다. 케레브릴이 했던 것을 따라한 것 같았다.
"혼자하고 있었어?"
"바보! 그런건 묻지마!"
레이첼은 화를 냈지만 부정하지는 않았다. 분명 스스로 위로하고 있었던거였다. 두 손가락으로 열려있는 보지는 눅진눅진해져 있었다.
"괜찮아 보이네. 그냥 허리를 내려봐."
"......응."
레이첼은 무릎을 굽히고 쭈뼛쭈뼛 앉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