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7화-2 (71/73)

"그러면 말이야......"

"거너씨, 왜......?

칸타로우도 흥미를 가진 것 같았다. 진지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칸타로우도, 국왕 은사 발명상을 수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길지도 몰라."

"읏......"

칸타로우가 눈을 부릅뜨고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거너씨......"

칸타로우는 감동한 것 같았다.

"게다가, 칸타로우의 카메라가 있으면 누구나 H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돼. 그거야 말로 멋진 일 아닐까?"

칸타로우가 덜컹거리며 의자에서 일어섰다. 국왕 은사 발명상 얘기보다 격한 반응이었다. 역시 칸타로우에게는 변태적인 이야기를 하는게 설득이 쉬웠다.

"거너씨, 나 할래."

칸타로우는 불타고 있었다. 영상 촬영뿐만 아니라 사진사와 카메라 메이커로서의 길도 걸어나가려는 것 같았다.

"......"

나는 할일을 끝낸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후우."

그러고 보니 문득 세 번째 사진을 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의식적으로 세 번째 사진으로 시선을 향했다.

"읏......"

십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자지를 잡은 채, 미소 짓고 있는 사진이었다. 건강하게 그을린 그 소녀는 남자의 다리 사이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왼손으로 커다란 자지를 잡고, 한쪽 눈을 감고서 즐거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소녀는 자세히 보니 인간이 아니라 다크엘프였다. 귀가 가늘고 뾰족했고 햇볕에 그을린 듯한 갈색 피부. 그리고 케레브릴과 같은 은발을 보이쉬한 짧은 머리로 하고 있었다.

"......"

귀여운 여자아이였다. 케레브릴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미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리고 이 사진에 찍힌 남자는 칸타로우인 것 같았다.

"거너씨, 그 아이한테 관심 있어?"

나는 집중해서 보고있던 모양이였다.

"다크엘프네?"

나는 케레브릴을 제외한 다크엘프는 처음 보는 것이였다. 역시 엘프라는 종족이 괜히 미의 대명사가 된게 아니였다.

"맞아, 케레브릴을 안고나서, 내가 다크엘프의 아가씨를 찾아봤지."

"......그래."

칸타로우의 말대로 분명히 케레브릴은 칸타로우에게 안겼었다. 동영상용 카메라의 테스트에서 말이다. 

"얼마전, 그 아가씨랑 신작을 촬영했어."

"그렇구나."

역시. 그때 내 사타구니가 불쑥 반응했다.

"밝고 건강한 아가씨인데 말이야. 보이시한 겉모습이랑 달리 굉장히 야한거야. 물론 케레브릴양도 그랬지만. 다크엘프 여자아이는 정말 무조건 야한거 같아."

"......그렇구나."

칸타로우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쓸데없는 말들이 잔뜩 섞여있었다.

"인기가 많을 것 같네."

"거너씨도 그렇게 생각해?"

칸타로우가 웃으면서 말했다. 자신과 생각이 똑같다는 것이 기쁜 것 같았다.

"칸타로우, 하나 알려줄게."

"뭘?"

나는 바보같은 것 하나를 알려주었다.

"이럴때는 말이야, 여자아이한테 이런 포즈를 취하라고 하는거야. 피스라고 하는거야."

나는 얼굴 양옆에 주먹을 쥐고는 검지와 중지를 뻗어보였다.

"피스? 그게 무슨 뜻이야?"

"글쎄? 애정이라든가, 즐거움이라든가 뭐 그런거 아닐까?"

나는 적당히 둘러댔다.

"즐거운 마음이 전해지는 사인이지? 왠지 해피한 느낌이 들면서."

"응, 하지만 그런게 오히려 더 에로하다는거지?"

칸타로우가 금방 이해해주었다.

"다음에 찍을 때 꼭 한번 해볼게."

"응."

칸타로우의 대답에 나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이 세계에서도 더블피스 같은게 유행한다면 내가 시작이였다.

"칸타로우, 그 카메라 좀 빌려주면 안될까?

"......알겠어, 거너씨.""

칸타로우는 순간 슬픈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순순히 카메라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고마워."

감사 인사를 하고 카메라를 양손으로 들었다. 무거웠다. 안의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사이즈에 비해 생각보다 무거웠다.

"카메라 개량은 얼마나 걸릴 것 같아?"

"흠, 글쎄......"

내 질문에, 칸타로우가 생각에 잠겼다. 나는 이 카메라가 꼭 갖고 싶었다.

"영상마술을 미리 끼워넣고......, 사이즈와 디자인은......"

칸타로우가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 사이에 카메라를 살펴보았다.

"거너씨, 뭔가 자세가 잘 잡히는걸?"

"그래?"

칸타로우가 나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생각이 다 정리된걸까?

"총이랑 카메라는 공통점이 꽤 있거든."

"그래?"

나는 칸타로우에게 대답했다. 날아다니는 새를 총으로 쏠 수 있다면, 똑같이 날아다니는 새의 사진도 찍을 수 있다는 거니까. 방아쇠를 당기는 것과, 셔터를 누르는 것도 비슷했다.

"그래서? 얼마나 걸릴꺼 같아?"

"응. 기본은 완성되어 있으니까. 아마 한달 정도면 가능할거야."

칸타로우는 우수했다. 대박이 틀림없는 신제품, 그 시제품이 한달 뒤면 나온다는 뜻이였다.

"거너씨, 시제품이 완성되면 하나 줄게."

"정말?"

여행 도중이지만 한달정도면 못기다릴 것도 없었다. 우리가 시간제한이 있거나 그런건 아니니까.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한 물건이니까.

"일단, 상의 좀 해볼께."

그렇지만 여행을 중단하고 수도에 한달이나 머무는 것을 내 독단으로 결정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답례로, 카메라의 디자인들을 알려줄게."

"거너씨 정말이야?"

칸타로우가 반갑게 받아들였다.

"응. 그리고 디자인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용도의 카메라들도 알고 있어. 하늘에서 촬영하는 카메라라던지, 초소형 카메라라던지."

"에엣? 그런게 가능해?"

칸타로우의 눈이 반짝 빛났다.

.

.

.

"거너씨도 마실꺼지?

칸타로우가 벽의 캐비닛에서 술을 고르고 있었다. 칸타로우는 여전히 술을 좋아했다.

"아직, 오전이야."

"응. 그러니까 약한 와인으로 할꺼야. 이건 괜찮지?"

칸타로우는 낮부터 들이킬 생각인 것 같았다. 내 대답과 상관 없이 와인병과 잔 두개를 가져왔다.

"자, 거너씨."

칸타로우는 잔에 와인을 쭈욱 따라갔다. 보통 인식은 그렇지만 사실 와인은 그렇게 약한 술이 아니다.

"고마워."

감사 인사를 하고 잔을 들었다. 나는 이렇게 칸타로우와 함께하는 것이 즐거웠다. 이 세계에 애인은 있어도 친구는 없으니까 말이다.

"잘 마실게."

우리는 잔을 들어 올리고 검붉은 색의 액체를 쭉 들이켰다.

.

.

.

"이 아가씨는, 평소에는 무슨 일을 해?"

나는 다크엘프의 여자아이의 사진을 들고 칸타로우에게 물었다. 단지 궁금했다.

"근처의 고급 유곽에서 일하고 있어. 그 아가씨, 창녀거든. "

"음......, 의외네."

정말 의외였다. 이만큼 귀여우면 일자리는 많을 것 같은데. 빚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야한걸 좋아하는 걸까?

"거너씨는 창관에는 가본적 있어?

칸타로우가 어른들의 질문을 해왔다.

"있어."

나는 즉답했다.

"물론 진짜 창관은 아니고, 거의 비슷한 소프랜드긴 하지만."

"뭔가 재미있는 이름이네. 즐거워보여."

"다음에는 유에라한테 거기서 해본 것도 가르쳐보려고. 매트플레이였는데 아주 좋았거든."

나는 예전부터 해왔던 생각을 알려주었다. 유에라는 욕실에서 내 머리나 몸을 씻는 것을 좋아했다. 의외로 기꺼이 해주지 않을까 예상했다.

"거너씨...... 그거, 정말이야?"

내 말에, 왜 인지 칸타로우가 더 기뻐했다.

"거너씨......"

그리고는 기분이 나쁜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유에라가 그 매트플레이를 배우면 말이야. 나한테도 유에라 잠깐만 빌려줘 어때? 괜찮지? 지난번 촬영에서 거너씨가 유에라를 빌려준 것처럼 말이야......"

"......"

하여간 못말리는 녀석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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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벽고 좋아해."

칸타로우가 대담하게 말했다. 벽고라는건, 벽에다 여자아이의 하반신을 끼워 놓는 것이였다.

"그것도 있구나."

원래 세계였다면 인권 문제로 상상도 못할 일이였다.

"옆 창관에도, 벽고 자리가 있어."

"그렇구나."

"그 벽고라는건 위생적으로는 괜찮아?"

나는 한때 큰 반향을 일으켰던 글로리홀을 떠올리고 있었다.

"거너씨, 벽고는 개인실이야. 물론 여자아이의 보지도 청결하고."

"그렇구나."

내 이미지와는 다른 것 같았다.

"벽고는 엉덩이 사진을 보고 어느 개인방으로 할지 고르는 거야. 그리고 개인실 문을 열면 엉덩이가 기다리고 있지. 가볍게 한 발 빼고 싶을 땐 최적이거든!"

칸타로우가 벽고가 운영되는 시스템을 알려주었다.

"여자를 변기처럼 취급하는건 아니구나?"

"물론 그런 벽고 가게도 있긴 하지. 난 안가지만 말이야."

"그래도 말이야, 그런걸로 만족할 수 있어?"

나는 상대의 얼굴을 보면서 하는걸 좋아하는 편이였다.

"그게 벽고의 묘미라고. 개인실은 여자아이의 헐떡이는 소리가 들리도록 만들어져 있는데다가, 엉덩이로 나이나 생김새를 상상할 수 있거든."

칸타로우는 꽤 마니아 같았다.

"재미있는 상황도 있어. 길거리에서 아는 사람과 얘기하고 있을 때. 아, 이 사람의 목소리는 지난번 벽고 여자의 목소리였어, 라고 눈치 채기도 하고 말이야."

"......그런 일도 있구나."

나는 어느새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

"영상으로도 신음소리가 좋은 여자아이는 인기있으니까 말이야. 일종의 직업병이지만."

칸타로우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몰랐네. 벽고에 창녀들만 있는게 아니였어?"

"돈이 필요한 유부녀들도 많은가봐, 그냥 평범한 여자아이가 아르바이트 처럼 하는 경우도 있고, 얼굴도 가려지는 데다가, 스릴도 즐길수 있고 말이야."

칸타로우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가족이나 애인 몰래, 간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것 치고는 리스크가 적으니까. 헐떡이는 목소리로 정체를 알아내는 칸타로우가 특별한 것이였다.

하지만 스릴을 즐긴다는 건 좀 의문스러웠다. 누구에게 범해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흥분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익숙해지면 그게 스릴이 되어버리는걸까?

"아무튼 벽고는 최고야!"

칸타로우가 웃는 얼굴로 말했다. 왠지 나도 점점 벽고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

.

.

"그럼, 거너씨. 지금 같이 갈까?

칸타로우가 화장실 가자고 하는 것처럼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나는 처음에 못알아들었다.

"어디 갈 생각인데?

"옆 창관. 내가 벽고 경험하게 해줄게."

칸타로우가 벽고로 유혹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성질 급한 놈이였다. 칸타로우는 이미 의자에서 허리를 띄우고 있었으니까.

"......"

하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거너씨, 왜 그래?

"......"

나는 갈등하고 있었다.

"이세계의 창관을 경험해보고 싶지 않아?"

"......"

솔직히 말하면 이세상의 창관에 굉장히 가보고 싶었다. 나도 남자니까 말이다. 연인들을 사랑한다는 것과는 별개였다.

"......칸타로우, 미안. 난, 안될거같아."

하지만, 나는 눈물을 머금고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

"거너씨......"

칸타로우가 슬픔에 찬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칸타로우 왠지는 알지?"

칸타로우를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 유에라를 화나게 하고싶지 않아."

"아아......, 그건 나도 마찬가지......"

칸타로우도 알아챈 것 같았다. 힘없이 중얼거리고 허리를 의자에 내렸다.

"유에라 화나면 무서우니까......"

칸타로우는 예전에 유에라에게 맞아 정신을 잃은 적도 있으니까.

"나 유에라에게 뱃살을 꼬집혀 본적도 있는데, 그때 뱃살이 찢어지는줄 알았어. 엄청난 힘이야......"

나는 케레브릴을 처음 만난 순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케레브릴은 정말 예쁘니까. 너무 케레브릴을 쳐다봐서 유에라가 질투해버렸었다.

"아팠겠다......"

칸타로우는 얼굴을 새파랗게 질린 채로 듣고 있었다. 유에라가 용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케레브릴은 평소에는 굉장히 상냥한데, 화나면 정말 제일 무서워. 그건 싸움도 아니였어, 완전 일방적이였으니까. 내가 총을 꺼냈는데도 케레브릴에게는 손도 못대더라고."

"그런......, 거너씨가......?"

나는 케레브릴과 숲에서 싸웠을 때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칸타로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왠지 싫은 예감이 들어. 지금 칸타로우랑 창관에 가면 분명 유에라들에게 들킬 것 같아. 화도 잔뜩 나겠지......"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네...... 하아...... 거너씨와 함께 벽고에 가지 못해서 유감이야......"

칸타로우가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 창관은 좋지만 굳이 벽고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 좀만 기다려봐."

"거너씨 괜찮겠어?"

내가 희망을 갖게 하는 말을 하자, 칸타로우가 표정을 반짝였다. 아무래도 정말 나와 함께 창관에 가고 싶은 것 같았다.

"유에라들이랑 얘기해 볼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아직, 유에라와 케레브릴과 헤어졌을 때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었다. 확실하게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침대 안에서라면 가르쳐 줄 것 같았다. 이번에 오는 암흑의 신의 날에 물어볼 계획이였다. 나는 뭔가 예감이 들었다.

"거너씨 노력해줘."

"응."

유에라와 케레브릴이 내가 모르는 곳에서 바람을 피웠다 해도, 마땅한 이유가 있다면 나는 화나지 않을것 같았다. 아마도.

하지만 만약 연인들이 이유없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해 보았다.

"......"

나는 두근거리고 있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만약 있다면 나는 흥분하게 될 것 같았다.

나중에 침대 속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화내지 않고 용서해 버릴 것 같았다. [NTR 좋아함]스킬은 정말 무서운 위력이였다.

"......"

만약 유에라와 케레브릴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면, 나도 창관쯤은 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물론 창관에 간다고 솔직하게 말하진 않을거다. 절대로 들키지 않도록 전력으로 주의할꺼니까.

창녀를 사는 것을 바람이라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들키지 않으면 죄가 아니니까. 그리고 애인들을 사랑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거너씨, 왜 그래? 역시 안될꺼 같아?"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심각한 얼굴로 생각에 잠긴 것 같았다.

"칸타로우의 부인은 말이야, 창관에 가도 화를 내거나 하지 않아?

칸타로우는 창관에 익숙한 것 같았다. 하지만 와이프 몰래? 그런 섬세한 행동을 한다는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

"나중에 보고만 한다면, 아내는 화내지 않지."

"착한 부인이네."

이해심이 많은 부인이였다.

잘 생각해보면, 칸타로우는 직접 영상 촬영과 판매를 하고 있었다. 창관 다니는 것 따위는 화낼 건수가 되지도 못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우읏. 그리고 뭐 사실 아내가 전에 창녀였거든. 창녀와 유곽을 잘 알지."

"아, 그렇구나."

나는 납득했다. 어쩐지, 부인에게서 느껴지던 색기의 정체를 깨달았다.

"가끔, 옆 창관에서 부탁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다니고 있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

칸타로우는 여전했다. 남의 애인과 야한 영상을 찍어도 아무렇지도 않고, 아내가 누군가와 야한 짓을 해도 아무렇지도 않아했다.

"부인이, 칸타로우보다 많이 젊지?"

"맞아, 아내는 아직 이십대니까."

칸타로우가 행복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내는 《풍속의 거리》에서도 잘나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벌이가 좋았거든. 나도 열심히 협력해서 둘이 함께 창관에서 빼내올만한 돈을 모았지.

"......그런 일이 있었구나.

나는 칸타로우의 과거를 처음 들었다.

"칸타로우가 고백한거야?"

"응, 우리 속궁합이 좋았거든, 게다가 아내는 내 꿈을 이해해주고 응원해줬으니까."

칸타로우는 당시를 생각하며 흥분하는 것 같았다.

.

.

.

"자, 거너씨. 좀 더."

"고마워."

칸타로우가 두 번째 잔의 와인을 따라주었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조금 취한걸까?

"아까 말했던, 《풍속의 거리》인데 말이야......"

매우 궁금한 거리의 이름이었다.

"아, 맞다 거너씨. 잠깐만 이걸 봐봐"

하지만, 칸타로우가 내 이야기를 가로막았다. 커다란 가방 안에 오른손을 찔러넣고, 마구 더듬고 있었다.

"이거 알아?"

"......콘돔 아니야?"

칸타로우가 꺼낸 것은 콘돔이었는데, 선명한 분홍빛이였다.

"역시, 거서씨는 알고 있었구나?"

칸타로우는 감탄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그건 왜?"

"최근에, 내가 아는 사람이 발명한거야"

"흐음......"

칸타로우한테는 아예 이런쪽 제품을 개발하는 지인이 있는 것 같았다.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처럼.

"이거, 팔릴 것 같아?"

"아마 잘 팔릴껄?"

나는 대충 대답했다.

"그럴까......? 잘 팔린다면야 좋겠지만......"

칸타로우는 의문스러운 것 같았다.

"느낌은 좀 별로여도, 확실하게 피임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거너씨. 그렇다면 이거보다 피임약을 쓰면 되는거 아니야? 역시 질내사정이 더 기분 좋으니까."

칸타로우가 하는 말은 일리가 있었다.

"이 콘돔이 유행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칸타로우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해."

"거너씨, 무슨 말이야?

"칸타로우, 영상을 촬영한다고 상상해봐."

나는 와인을 한 모금 삼키며 말을 계속했다.

"여자아이들이 완전히 널부러지고, 마구 가버린 영상을 끝낸다고 할 때."

"응."

"보지에서 정액이 역류해오는 장면이라던지......"

"배덕감이 있어서 좋지, 난 항상 모델 여자아이들을 임신시키고 싶거든."

"......그래."

나는 기분이 복잡했다. 칸타로우가 유에라와 케레브릴을 임신시킬 생각으로 질내사정 했다는 거니까.

"그것도 엄청 좋긴 한데......"

나는 정신을 차리고 말을 계속했다.

"여자아이의 몸에 사용이 끝난 콘돔들이 붙어있는 장면을 상상해보는 거야. 그것도 여러개를 마구 흩날리면서."

"......"

칸타로우는 말없이 눈을 감고 있었다. 내가 시키는 대로 상상을 해보는 것 같았다.

"성욕을 처리했다, 라는 느낌으로 툭하고 여자아이의 위에 던져버리면서. 어때?"

"읏......"

칸타로우의 눈이 쫙 떠졌다.

"전리품처럼, 여자가 정액이 채워진 콘돔을 가지고 있는 씬도 좋지. 몇발을 짜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으니까."

"......"

칸타로우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너씨, 나...... 좋은 영상을 찍을거야......"

각오를 새로이 하는 것 같았다.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칸타로우는 재능이 있으니까,

"알겠어? 콘돔은 그런 도구로도 쓸 수 있어."

모처럼, 이 세계에도 콘돔이 발명되었는데 이대로 사라져버린다면 큰 손실이였다

.

.

.

"맞다."

좋은 기회였다.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을 물어볼 아주 좋은 기회.

"피임약 말이야,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거야?

이 세계 어디에서든지 파는 하얀 알약. 몸에 아무런 부작용이 없고, 확실하게 피임해주는 슈퍼피임약. 이런 편리한 약은 이제껏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글쎄? 잘 모르겠는데......"

칸타로우는 이쪽에는 관심이 없는건가?

"그럼, 어디서 누가 만들고 있는지는 알아?"

"그것도 모르겠네......"

칸타로우가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상하네.

"저 피임약, 어느 도시에 가든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

"아아...... 거너씨, 피임약은 국가에서 일괄적으로 판매하고 있는거야."

칸타로우가 의외의 말을 했다.

"무슨 말이야?

"국가에서 각각의 도시의 약국에 피임약을 판매하고 있거든."

"그럼, 《공업의 나라》가 피임약을 생산한다는거야?

"아니 그냥 판매만. 《공업의 나라》만이 아냐. 주요 7개국 모두 피임약을 판매하고 있지."

"흐음....., 그렇구나."

이상했다. 즉, 이 세계 국가들은 모두 누군가로부터 피임약을 사들여 재판매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아니면 제조법을 비밀로하고 각국에서 생산한다던가. 하지만 그럴 수 있는걸까?

"근데 거너씨, 피임약은 왜?"

칸타로우가 물어 왔다.

"그냥 궁금해서."

나는 잔을 들고 남은 와인을 다 마신다.

"내 생각에 저 슈퍼피임약은 세계적인 최고의 발명중 하나같거든."

"에이......? 거너씨, 너무 거창해......"

칸타로우가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진심으로 과장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칸타로우. 저 피임약이 언제부터 팔기 시작했는지 알아?"

"그건......"

칸타로우가 말끝을 흐렸다.

"옛날에, 전 세계에 단숨에 퍼졌다고 들은거 같아......"

"......그래."

나는 내 생각을 계속해서 말했다.

"그때는 분명히, 이 세상이 가장 크게 변한 순간 중 하나였을거야."

"내가 이 세계에 소환되고 가장 놀랐던 일 중 하나는, 이 세계의 남자들은 반드시 질내사정을 해. 아무 꺼리낌도 없이 말이야."

섹스는 기분 좋은 행위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건 위험한 생각이었다. 원래는 아이 만들기를 위한 행위니까 말이다.

"거너씨......?"

칸타로우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잠깐, 궁금했을 뿐이야."

.

.

.

"이 세상은 좀 이상해."

나는 화제를 바꿨다.

"거너씨, 무슨 뜻이야?"

칸타로우가 기분나쁘다는 듯이 노려보았다. 자신이 사는 세계를 무시하는 것으로 이해한 모양이었다.

"미안. 말을 좀 잘못했네. 이 세상, 나한테는 심하게 불균형하게 느껴져."

"이 세계의 문명레벨은, 원래 세계와 비교하면 수백년 전쯤이야."

"그래?

"응, 하지만 실제 생활은 그렇지 않아."

나는 칸타로우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간혹 문명의 발전단계를 무시하고 시대를 뛰어넘은 것 같은 도구나 기술들이 있으니까."

"하아?

칸타로우가 멍청한 소리를 냈다. 너무 모르는 것 같았다.

"칸타로우의 영상의 기술 같은 거나, 지금 그 콘돔이나, 이 등불도 그렇고."

이런건 근대 이후의, 현대의 기술이였다. 심지어 등불에는 음성인식 기능도 있고.

"칸타로우, 회사라는거 알아?"

내가 질문했다.

"물론이지, 알고있어. 요즘 늘었지."

"자,"

 칸타로가 당연한 듯이 대답했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이세상의 문명이 중세쯤이라면 회사나 경제의 개념이 있을 리 없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말을 계속했다.

"이 세계, 마치 누군가가 디자인한 게임처럼 느껴져."

만약 그런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이 세계의 신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만ㅁ큼 어둠의 여신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여러 시대의 문화가 혼재되어 있으면서, 주민들은 굉장히 현대적인 사고를 하지. 정말 신기하고 이상한 세계라고 생각해."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는, 매우 편리한 세계라고 생각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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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너씨, 그 영상 이야기인데 말인데......"

칸타로우가 다시 간드러지는 소리를 냈다. 탐욕스럽게 아이디어를 더 뜯어내려고 하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는 녀석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매직미러를 사용한 영상이 있는데......"

"매직 미러?"

"응. 예를들어, 마차의 짐칸 같은 곳이라던가...... 에......?"

내가 본격적으로 설명하려던 순간,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점심 종이야. 사랑의 여신의 신전에서 점심 때마다 종을 치고 있거든."

"그렇구나."

칸타로우가 설명해 주었다. 그러고 보니 배가 고픈 것 같았다.

"칸타로우,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점심 먹으러 가자."

"에엣? 그치만......"

내 제안을 듣고, 칸타로우가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야기는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까. 당분간은 수도에서 머물거야."

"그렇구나, 그러고보니 나도 배가 고파."

칸타로우가 그렇게 말하더니, 일어나 재빨리 문 쪽으로 걸어갔다. 태세 전환이 빠른 놈이였다.

"유에라들, 아직 그 가게에 있을까?

나도 따라서 일어났다. 유에라들이 있는 찻집으로 향할 생각이였다.

"아, 참, 맞다."

칸타로우가 큰소리로 중얼거리더니, 문 앞에서 뒤돌았다.

"《공업의 나라》의 수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거너씨."

칸타로우가 환한 웃을을 보이며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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