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화 〉LEVEL 0 (5) (6/87)



〈 6화 〉LEVEL 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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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라.

그녀는 아주 작정하고 만들어진 캐릭터였다.

[얀데레!!!!!! 코스프레 얀데레는 싫다!!! 메가데레 주제에 얀데레라고 포장하지 마라!!]
-얀데레다이스키


[작가야!!! 멘헤라는 얀데레가 아니다!!!]
-얀데레다이스키


대체 그가 바라는 얀데레는 무엇일까 하며 고심하고 또 고심했다.
얀데레라는 캐릭터가 무엇인지 수도 없이 고뇌하여 만든 캐릭터가 라일라였다.

쓰레기와 같은 마을에서 잡동사니를 찾아 헤매며 그것을 팔며 하루를 연명하던 소녀가 어느  마법사에게 납치되어 실험체가 되었고 그런 그녀를 주인공이 구해주었다. 라는 스토리로 그녀는 소설에 처음 등장했다.

[제발 죽여주세요]

 한 번도 타인에게 사랑받아본 적 없으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소녀.
그저 지옥 같은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바램만이 있었던 그녀를 구해준 남자.


그리고 삶의 의미를 쥐여준다.

[사는 게 두려운가? 네가 어째서 아직 살아있는지 모르겠는가. 그러면 더더욱 살아라]
[어떻게든 버티면 분명...]

생각이 없었던 거지. 겨우 저딴 말 한마디로 사람이 희망을 느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다는 게...

소설이니 그것이 가능했다.
그녀는 그의 말에 감화되어 주인공을 따라간다.
그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선생님]


마법을 단 하나도 사용할 줄 모르는 주인공을 매번 선생님이라 불렀던 것은 이런 이유였다.
그녀는 그를 통해서 삶을 배우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

[사랑해요.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

"사랑하면 풀어줘"

"안 돼요. 풀어주면 도망갈 거잖아요"


이곳에 온 지 며칠이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팔다리가 묶인  종일 방안에만 있는 건 무척이나 지겨운 일이었다.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게 얀데레.
그녀 이전에 얀데레를 표방했던 히로인들은 무척이나 글을 쓰기 편했다.

하렘 소설이 그렇듯 트로피 히로인으로 만들고서 이리저리 휘둘러도 '소설 설정상 일부다처제니까 괜찮아' '사랑하는데 뭐 어쩔  없지' 등으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라일라는 달랐다.
소설 속에서조차도 어느 정도 성장한 후부터는 나를 여간 귀찮게 한  아니었다.

"사랑해요. 선생님"

귀찮을 정도로 주체적인 성격.

[얀!!!!!!!!!!!!!!!]
-얀데레다이스키

이 독자 덕분에 그녀 이후에 나오는 캐릭터들도 전부 이딴 식이 되었다.
주체성 넘치는 얀데레가 많아진 덕분에 내용은 더더욱 산으로 가기 시작했고...
그래도 소설에서는 내가 작가였기에 무엇이든 가능했다. 아무 설정이나 만들어와서 때려 박아버리면 되었다.

어차피 만들어진 세계에 만들어진 캐릭터니까.
그리고 가만 생각해보면 주인공이 강했기에 억제가 가능했던 것 같다.

나는 한참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주인공을 연기해서 그녀들이 파괴 활동을 멈춘 게 아니었다.
내가 '강한' 주인공을 연기해서 멈춘 것이다.

[싫어요]

[제가요?]


[안 돼요]

라일라나 엘리제처럼  직접 마주한 여자들에게 있어 나약한 인간일 뿐인 주인공의 말 따위는 가소로운 게 당연했다.


꼬르륵

"선생님. 배고프세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만을 반복하던 그녀가 내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에 반응했다.

"배 안고파"


"거짓말. 배고픈 거 다 알아요"


"잘못 들은거야"


그녀의 말대로 거짓말이 맞다.
아침 식사 때 속이 안 좋다고 말하며 식사를 거부했고, 점심에도 나는 배가 고프지 않다며 식사를 거부했었다.
지금 밥을 안 먹으면 저녁 식사까지 거르게 되는 것이다 보니 무척이나 허기가  상태였다.

그런데도 나는 고개를 흔든다.

"별로 안 먹고 싶어"

"그치만..."


"아니야. 괜찮아"

그녀는 그런 내 말에 해맑게 웃어 보인다.
나는 그 웃음이 마치, '네가 얼마나 버틸  같아?'라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보여 허탈한 미소로 그녀에게 화답해주었다.


잠을 잘 때는 나를 구속하는 것들이 사라지고, 대신 내가 누울 침대에 그녀가 함께한다.


"선생님. 사랑해요"


그리고 나에게 사랑을 속삭인다.
그런 그녀의 사랑의 속삭임을 들으며 나는 배를 부여잡고 잠이 든다.

***


나는 무척이나 나약한 새끼다.


"먹을게..."

"정말요?? 잠시만요!! 금방 차려드릴게요!!"


내 항복선언에 그녀는 무척이나 신이 난 것인지 곧장 문밖으로 나갔다.
밥을 먹는 것을 피하는 것은 단순했다.

그녀가 식사에 약을 탔으니까.
그것이 무슨 약인지도 알고, 직접 먹어보기까지 해서 잘 알고 있다.

단순히 본능에 충실해지는 약이었다.

"오래 기다리셨죠! 헤헤"

기분이 무척이나 좋은 것인지 하늘빛의  머리카락을 이쪽저쪽으로 흔들며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마법을 사용한 것인지 커다란 식탁을 통째로 내 앞으로 가져온 그녀는 내 건너편에 앉아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식사 맛있게 하세요. 선생님"


그녀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였다.
주인공에게 사랑받는 것.

약이라는 아주 조그마한 도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데도 그의 의지로 그녀를 안아주고 사랑해주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있잖아"


"네, 선생님"

배가 미친 듯이 고프지만, 수저도 들지 못한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입을 연다.


"대체 내가 왜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거야 당연하죠"

"....."

"선생님은 저와 영혼으로 묶여있으니까요. 선생님은....당신은 제 삶의 의미인걸요. 몰라볼 리가 없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알게 될 것이다.
나는 그저 글이나 싸지르는 새끼였을 뿐. 주인공 같은 게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처음에 몰라봤던 건... 그냥.... 그것보다!! 어서 드셔야죠! 음식 식겠어요!! 아! 너무 배고파서 손에 힘이 안 들어가는 거군요. 제가 직접 먹여드릴게요"

만약.... 그녀가  사실을 알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아앙. 해보세요"


그녀가 들고 있는 수저가 내 입속으로 들어오자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우리 선생님 잘 먹는다"

딴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그녀는 수저에 한 움큼 퍼서 다시 내 입으로 가져왔고, 나는 마치 아기 새가 된 듯 그녀가 주는 모이를 받아먹는다.

***


저번에는 그래도 나름대로 정신을 붙잡을 수 있었는데, 저번의 실수를 반성하기라도 한 것인지 오늘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다.
뒷일 따위는 이제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저 내가 바라는 것을 하고 싶은 것을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꺄아"

그녀의 팔을 붙잡아 침대로 던지듯 밀어붙이자 귀여운 비명이 귀를 울렸다.

"저 아직 안 씻었어요. 선생님"


"상관없어"


그녀의 하늘색 눈동자에 비친  모습이 무척 어색하다.

나는 지금 웃고 있는 걸까?

눈동자에 비친 나의 웃는 모습에 약에 취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만약 내가 이 자리에서 그녀를 범하고 난 다음 훗날 그녀가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내가 어떻게 하면 될지 머릿속을 스쳐 간다.

"선생님. 그거 알아요?"

"......"


"저 선생님을 만나고... 지금까지 쭉 이날만 기다렸어요. 제 처음을 드리고 싶어서. 사실...사실 이런 거 사용하고 싶지 않았어요"


무척이나 슬픈 듯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죽이면 안 됐는데]라고 말하던 그녀의 모습이 겹쳐진다.
날 죽이고 엘리제를 죽였던 여자.

"거짓말이라도 좋아요. 사랑한다 말해주세요"

가증스럽다.
그리고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보인다.


나는 바로 전에까지 망설이던 것을 잊고 그녀의 옷을 붙잡고 찢듯이 벗겨내었고, 속옷에 가려진 가슴이 나타났다.
커다란...  손으로 쥐어도 전부 잡히지 않은  같은 크기의 가슴이  장의  너머에 있다는 생각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너무 급해요. 천천히 하셔도...흐윽..."

속옷 채로 그녀의 가슴을 붙잡는다.
그 어떠한 배려도 없이 그저 본능이 이끄는 대로.


"잠깐...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선생님. 벗을 테니까... 잠깐...흐윽..."

잠시 멈춰달라는 그녀의 부탁을 무시하고서 손끝에 느껴지는 감촉을 음미하던 중 손과 가슴 사이를 막고 있던 천이 헐렁해진 것을 깨달았다.

"사랑한다고 해주세요"


손에 잡힌 속옷을 저편으로 던지고서 양손으로 그것을 붙잡는다.
처음에는 살며시... 그리고... 금세 강하게 가슴을 주무른다.
손 틈 사이로 살들이 빠져나오는 것을 느끼며 가슴을 만졌고, 곧이어 튀어나와 있는 젖꼭지에 입을 가져간다.


"흐응♥"


그녀의 모든  나를 자극한다.
그녀의 고통스러운 신음도, 행복함을 표현하는 눈도,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도 건포도처럼 입에 물기 좋은 꼭지도 전부 나를 자극한다.
옷을 입고 있는 게 불편하게 느껴졌기에 그녀의 젖을 물고 있는 상태에서 바지를 벗었다.


"너도 벗어"

"선생님이 벗겨주세요"


그녀의 바람대로 나는 하반신을 전부 벗자마자 그녀의 치마에 손을 올린  그것을 잡아당겼다.
아무렇게나 찢어버릴 생각이었는데 내가 벗기기 쉽도록 미리 준비해둔 것인지 쉽게 내려간 치마와 함께 흥건해진 팬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젖어있어?


그녀의 성기 모양을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한 물 자국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자 그녀는 양손을 얼굴에 붙이고 있었다.


"그치만... 선생님이 식사하신다고  때부터.... 기대한걸요?"


"섹스할 생각에 젖었어?"


"네..."


"그저께도?"


"네..."

얼굴을 가리고 있는 손을 잡아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게 옆으로 치우자. 그녀는 새빨개진 얼굴을 한  금방이라도 울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음란하네"

"음란한 제자라서... 죄송해요. 선생님"

젖어있는 속옷에 손을 올려 검지손가락을 쓸어올리자 끈적끈적한 것이 마치 거미줄같이 손에서 늘어진다.

"흐응......"

"섹스하고 싶어서 약까지 쓰고. 섹스할 생각에 젖고... 너 진짜 변태였구나?"


"잘못했어요..."

"잘못했으면 이제 그만할까?"

"안 돼요!!!!"


소리를 지르며 양손으로 날 붙잡는다.
당장이라도 그만두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에 그녀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린다.
주인공에게 안기는 것만을 삶의 목표로 설정하고 주인공에게 사람 받는 게 꿈이라 여기는 여자.

정말... 귀엽다.

내 몸을 반으로 가르고 엘리제를 죽이며 웃어 보이던 여자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참... 귀여워 보였다.
또렷하게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건포도를 꾹 잡는다.


"꺄악!"


"네가 뭔데 안된다고 하는 건데"

"선생님..."

"팬티는 알아서 벗어"

"선생님이 벗겨..."


"직접 벗어"


그녀는 나의 말에 조용하게 '네..'라고 말하고서 자신의 속옷을 천천히 내렸다.
몸짓 하나하나가 음란하다는 것을 그녀는 알까?


얼굴이 붉게 물들어 부끄러워하는 게 보이지만, 그녀는 나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듯 침대에 누운 채로 양다리를 벌려 보인다.

"선생님. 사랑해요"

푸른색의 음모가 귀엽게 자라있고 그 밑으로 자위조차도 해본 적 없는듯한 굳게 다물고 있는 성기가 눈에 들어왔다.
배려 없이 가슴을 만지고 젖꼭지를 물고  것밖에 한 게 없음에도 탁한 물줄기를 그리고 있는 조개의 모습

조그마한 소녀일 때부터  한 사람에게 주기 위해 기대하고 기대했던 것을...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

"거짓말이라도 좋아요. 사랑한다고  번만..."

나 같은 사기꾼에게 바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에게 묘한 쾌락을 전해준다.

"그래. 사랑해"


내 말에 그녀의 푸른색 머리카락과는 정반대로 새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이 해맑게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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