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화 〉LEVEL 1 (8) (16/87)



〈 16화 〉LEVEL 1 (8)

"주인님. 있잖아요. 저는 주인님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주인님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그에게 그 한마디를 하지 못해 하루에도 수십번씩 망설이는 나와는 다르게 그녀는 숨을 쉬듯 쉽게 말한다.


"아무리 급하셔도 첫 경험을 화장실에서... 꺄아, 이러지 마세요~"

언제나 이랬다.
기사의 임무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내가 그의 여자가 되고 싶다는 망상을 한다는 것부터가 잘못됨을 알고 있음에도 수도 없이 망상했다.


망상이 현실로 실현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나는...


귀를 통해 들려오는 음란하고 질척거리는 소리에 나는 귀를 막았다.
그를 위해 단련한 것이었다.
그가 혹여 기습을 받을지 몰라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리기 위해 단련한 것이었다.

고작 이딴 소리를 듣기위해 단련한 것이 아니다.


그저... 나는 그저....


[누나 엄청 이쁘다]


그가  번이라도 돌아봐 주길 원했다.


[아니, 귀엽다고  게 어때서요! 이제는 말도 못 하게 하는 거예요?]

그때처럼 나를 보며 웃어주길 소망했다.

[누나. 재상이  내쫓는다고 하는데. 말  해주면 안 돼?]


그가 무엇을 원하던 전부 이루어주고 싶었다.


[누나, 오늘따라 더 이쁜  같은데?]

그가 나를 다시 사모해주길 원했다.

[.....여기 누나보러 다시 와도 돼?]


그때로만 돌아가게 해준다면, 나는 영혼이라도 줄 것이다.

[....나 진짜 간다]


정말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나는....

[얼마든지네가하고싶은대로해]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나는 그의 기사였다. 그리고, 그 기사의 역할조차 재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내가 그에게 그것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
.
.
.
"안 잤어?"


무척이나 다정한 눈동자
아까 홀로 눈물을 흘리며 새빨갛게 물든 눈동자가 떠올라. 나는 아까 그녀와 그가 했던 행위들을 새까맣게 잊어버린다.

그의 이런 모습은 얼마 만일까?
나를 이렇게 바라봐준 것은 몇 년 만일까?
너무 오래되 기억이 흐릿하다.


"있잖아. 매번 나를 주군이라고 부르는 거 어색하지 않아?"


그때처럼 나를 불러주었으면 했다.
매일같이 예쁘다며 칭찬해주길 원했다.


"그래? 그럼 오빠라고 불러"


 짓궂은 장난을 쳐줬으면 했다.

그때처럼 매일매일 아침마다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함께 뛰고 싶고, 함께 식사하며 그의 음식 투정을 듣고 싶다.
어쩔 수 없이 몰래 음식을 가져와 전해주며 그가 웃는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


나는 늘 그때를 꿈꾼다.


그에게 나밖에 없던 그날.
의지할 사람이 나밖에 없던 그날로 다시 돌아가기를 꿈꾼다.
그가 나에게 도와달라고 몇번이고 간절히 외치던 때로 다시 돌아가길 꿈꾸었다.

[하고싶으면해]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내가 꿈꾸는 것들 모두 그저 망상으로 끝나야 한다.


나 같은게 그에게 바랄 수 있는 건 그저 그의 기억 속에 남아있어달라고 부탁하는 것뿐이다.


[하고싶은대로해하고싶은대로해하고싶은대로해하고싶은대로해하고싶은대로해하고싶은대로해하고싶은대로해]

내가 옆에 있으면 그는 분명 괴로워할 테니까...
주군이 원하는 것 무엇하나 들어주지 못하는 기사 따위가...늘 폐만 끼치고, 마지막에는 주군을 그토록 괴롭게 만든 기사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벨라 뭐하고있어?"

나는...죽어야만한다.


"빨리 와"


***


붉은색 피로 흥건해진 바닥에 남자의 무릎이 닿자 사방으로 새빨간 피가 튀었다.
바닥에 쓰러져지려던 그의 몸을 여자가 받아내었다.

정확히는 껴안았다.


옷에 붉은색 물감을 칠한 듯 그를 안고 있는 그녀는 전신에 피가  채 즐거운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랑해"


단  마디.
너무나도 간절한 단  마디.
그녀는 이  한마디를 입 밖으로 꺼내기 위해  년을 기다렸다.


"사랑해"

너무나도 하고 싶었던 말이었기에 그녀는 한 번 더 그의 귓가에 속삭인다.

"사랑해"

이미 수십 수백 번을 했던 말이지만 십 년이라는 세월이 길었던 탓인지 또다시 속삭인다.


"사랑해"


아니, 시간이 중요한  아니다.
그저 그녀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사랑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 부족해 그저 계속해서 내뱉고 있는 것뿐이었다.

너무나도 부족하다.
그녀는 골똘히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는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있잖아. 나한테도 뽀뽀해 줘"

겨우 생각난 것이 얼마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키스를 요구했음에도 그는 그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대답이 없자 그녀는 그를 떨어트리고 눈을 마주쳤고, 곧이어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그의 눈동자에 미소를 짓는다.

"응? 대답  해?"

"....벨라..."

그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 표정을 찌푸렸다.

"벨라가 아니라 누나라고 불러야지"

"....."

"옛날처럼 스승이라고 부르는 것도... 아니다. 스승이라고 부르면 할아버지 같잖아. 그러니까 누나라고 불러"


"엘리제는 어디 있어?"

그의 입에서 엘리제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찌푸려졌던 그녀의 표정이 더욱더 찡그려진다.


"....그 여자는 왜?  네가 그 여자를 찾는데?"


"...어디에있..."


"그게  궁금한데? 왜? 왜? 왜? 왜? 왜? 왜? 왜?"

남자는 입을 열려던 중 그녀의 눈을 마주하고 입을 닫았다.


"있잖아. 그런 여자보다 더 중요한  있잖아"

"......"


"응?"

"...."

"아, 내가 먼저 말해줬으면 좋겠어?"

"....."


"사랑해"


그는 그녀의 이런 모습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도  알고 있다.
왜 어떻게 이렇게 된 것인지는 하나도 모르지만, 그녀가 더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돌이킬 수 없다.


이런 선택을 했던 여자를 예전에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적이 있기에  여자를 되돌릴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왜 말을 안 하는 거야? 응? 아... 사랑한다고? 빨리 말해줘야지"


자기가 듣기 싫은 말은 듣지 않으려 한다.
자기가 듣고 싶은 말은 말한 적이 없음에도 듣는다.

그녀가 눈으로 보는 세계가 무너지고 오롯이 그녀가 바라는 세계만이 남는다.

"나도 사랑해"

그녀는 미쳤다.


***


나에게 있어  집은 감옥이 되었다.
겨우 3일이라는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나는 충분히 이곳에 있는 것이 고통이라 인식하고 있었다.

"어디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기자 그녀가 내 뒤를 따라왔다.


"욕실?"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닫으려고 하자 그녀가 문을 잡아 제지했고, 이어 그녀의 몸이 화장실로 들어왔다.
옷을 벗고 샤워기를 틀며 목욕을 시작하자 그녀는 한쪽에 앉아 그것을 구경한다.

정확히는 힐끔힐끔 바라보며 혼자 부끄러워하고, 혼자서 이야기를 한다.

내가 무엇인가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무엇인가 말을 하게 되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그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 그녀의 머릿속에서 알아서 올바른 방향으로 갈 것이었다.


굳이 입만 안 벌린다면 이 생활은 유지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인형 놀이를 예전 라일라를 통해서 해본 적이 있기에 잘할 자신이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혼잣말하며 기분이 좋아졌지만, 내가 무엇인가 말했을  그녀는 분노하고 슬퍼했으며, 결국 부정하고 내가 했던 말을 기억에서 지웠다.

이 여자도 똑같다.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몸을 힐끔 바라보는 여자를 바라보았고 곧이어 여자의 얼굴이 라일라의 얼굴과 겹쳐졌다.

[선생님...? 왜 팔이랑...다리가... 누가 그런 거예요...?]


시야가 붉게 변하며 머리에서 내려오는 물이 피와 같이 변해 순간 흠칫한다.

"왜 그래? 무슨  있어?"
[왜..저를 그렇게 바라보시는...건가요?]

끝나지 않는 악몽.
아니, 머릿속에는 이 악몽을 끝낼 방법이 존재했다.

자살

그런데도 쉽게 그것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인간의 범주를 아득히 벗어난 그녀가 항상 옆자리에 있었기에 쉽사리 자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몸이 아프다고 말했다.


"어디가 아픈데? 어디? 머리?"


말을 하지 않는 게 상황을 덜 악화시키는 제일 나은 방법이지만, 이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애써 내뱉은 말이었다.
너무 아프니 진통제만이라도 구해와달라고 말했고, 그녀는 내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문을 나섰다.


그리고 나는 부엌으로 달려가 식칼을 꺼냈고, 곧장...


"뭐해?"


"보면 모르겠어?"


"뭐 하는 거냐고!!!!"


"죽으려고"


자살하려던 것을 그녀에게 들켰다.
어떻게? 라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내 코앞까지 와있었고, 이어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 그때도 이렇게... 바보 같은 행동을 했었는데..."

"....."

"너 안 되겠다."

그날 이후 그녀는 쉽게 폭력을 사용했다.
폭력을 사용하면 나는 쉽게 반응해주었기에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그녀는 나를 때렸다.


그리고 내가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치면 그녀는 언제 나를 때렸냐는  쓰다듬으며 나를 위로한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다시는 안하겠다고 말하며 나에게 이번 한번만 용서해 달라 말했다.


딱히 대답해주지 않아도, 그녀는 멋대로 나에게 용서를 받아버린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면 그녀는 전날과 변함없이 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때렸다.


"미안. 내가 요리를 못해서"

"괜찮아. 누나"

아픈 건 싫었기에 나는 빠르게 폭력에 굴복했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맞으면 말 잘 듣는 건 매한가지다.

솔직히 말해서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그녀가 하라는 대로 하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만 하면 편하게 살아갈  있다.

정말  같은 삶.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머리에 얹고서 줄타기를 하는 나날이 이어졌고,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폭탄이 터질 위기가 찾아왔음을 직감했다.

"있잖아..."

뜸을 들이는 것을 보니 커다란 폭탄인가보다.

"그...뽀뽀...해줘..."


싫다고 하면 때릴  분명했다.
나는 말을 잘 듣게 된 개새....강아지였기에 그녀의 바람을 들어주었다.


쪽 소리가 날 정도로 볼에 뽀뽀해주자 눈을 감고 있던 그녀는 자신의 볼을 매만지며 나를 바라본다.

"장난쳐?"

"이거...아니야?"


"그...그 있잖아....다른거...좀더... 찐한 거..."


수십 일 동안 같이 지내면서 놀기만 한 것은 아닌지, 이것저것 조사해왔나 보다.
내가 자는 동안 휴대폰을 가지고 이것저것 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빨리...."

그녀와 뽀뽀를 하든 키스를 하든 섹스를 하든 딱히 상관없다.

그저 그녀의 폭력만 피하면 되었다.
나는 그녀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둘러 끌어안았다.


눈을 감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는 수많은 생각을 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녀가 변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가 이렇게 변해버린 이유를 모르겠다.


꼭 감긴 그녀의 눈이 살며시 들리는  눈에 들어왔지만 그런데도 나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바라본다.

"뭐해?"

"나는 주인공이 아니야"


뜬금없는 말이었다.
말을 내뱉은 건 난데 내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아?"


"이상하지 않아"


정말 이상한 일이다.
아무리 봐도 나는 내가 만든 주인공과 전혀 다른 인물인데
왜 다들 이렇게 나를 주인공이라 부르는 것일까?

엘리제는 판도라의 상자를 운운하며 자신이 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의심하는 것 치고는... 그녀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주인공이 아닐지도 모르는 남자를 처녀의 몸으로 유혹하고 유사 성행위를 했으며 입을 맞췄다.

라일라도 마지막 순간에 나를 보며 선생님이라 불렀으며 벨라는 나를 보자마자 주군이라 부르며 따랐다.

"내가 몰라볼 거라고 생각해? 네가 그곳에 온 날부터  봐왔던 내가 진심으로 널 몰라볼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지금도 그녀는 나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있었다.


"그곳에...온날?"

"얼굴이나 목소리가 같은거 기억 안나도 상관없어. 분위기. 말투. 행동. 습관. 지금 나를 보는  눈. 지금 넌 나를 처음봤던 그날과 정말 똑같은걸?"


벨라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다.
나를 주인공이라 확신하는 이유.
하지만, 내가 벨라를 바라본 순간  벨라가 몸을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것을 물어볼 수 없었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붙어서 하는 걸까? 나도 같이 듣고 싶은데"

생소한 여자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벨라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향했다.

처음 그녀를 보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피보다도 붉은 머리카락이었다.

[우리 자기. 지금 보고 있어? 우리들의 보금자리 만들어놨으니까. 빨리 와줘. 부산...? 이라고 하니까. 빨리 와야 해?]


"샤를"

옛날 그녀가 언론에 나올 때 보였던 붉은색 머리카락이 머릿속에 각인되어있었기에 눈앞에 있는 여자가 샤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곳에는 어떻게 들어온 것일까?
어떻게 내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고 나를 직시하는 것일까?
아니, 애초에 내가 주인공이 아닌데...어떻게...


"응, 자기야. 아무리 기다려도 찾아오지 않아서. 직접 만나러 왔어. 잘했지?"

창백한 피부와 더불어 날카로운 송곳니가 눈에 띄는 뱀파이어.
부산을 뱀파이어들의 소굴로 만들고서 국가 비상사태를 만들었음에도 군대를 무력화시킨 후 청와대를 제 발로 들어가 부산을 독립 자치 구역으로 만든 여자.


그런 여자가 나를 보며 입술을 핥았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우리 자기 더 맛있어 보인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향해 한 걸음을 내밀었고, 그 순간 내 앞에 있던 벨라의 모습이 사라졌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집이 하나하나 부서져 간다.
나 같은 일반인의 시야로는 도저히 쫓아갈 수 없는 속도였기에 나는 멍청하게 서서 그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힘이 있었더라도 저 두 여자 사이로는 끼어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그것보다 벨라트릭스, 엘리제, 라일라 그리고... 샤를까지.
모두가 나보고 주인공이라 말했다.


이쯤 되면 정말 나는 그녀들 말대로 진짜 주인공인 게 아닐까?
그녀들의 전투로 바닥에 떨어진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눈에 들어왔고, 나는 몸을 숙여 그것을 손에 집었다.
벨라가 망가진 것을 본 그 순간부터 돌아가는 건 이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제는 필요 없다고 죽어도 된다고 말해주세요]

그녀는...이렇게 될것을 예상하고 죽여달라 말했던 것일까?

결국 그녀는 망가졌다.
그리고...나 또한 천천히 망가져가고 있다.


틈만 나면 나를 억압하던 그녀는 마주보는 것만으로 라일라를 떠올리게 만들었고, 그날의 고통을 다시금 기억시키려는 것인지 나를 구속하려 들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으니...고쳐야만한다.

돌아가자.


내 손에 힘이 들어감과 동시에 내 세상이 붉게 물들었다.

자살은 처음이었지만, 생각보다 그리 아프지는 않았다.
그래... 그녀에게 처음 맞았을 때보다 덜 아픈  분명했다.


***


[BAD END] - 주인공 DEAD (57일 생존)


LEVEL : 1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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