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화 〉LEVEL 1 (9)
"요즘 자주 보이는군"
뜬금없는 벨라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곧이어 눈에 들어오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어째서인지 내 입이 마음대로 움직였다.
"자주 보이면 좋은 거 아니야? 우리 누나. 왜 이렇게 까칠하실까?"
이상하게 입이 제멋대로 열리고 내 몸이 돌이 된 것처럼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누나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을 텐데?"
"갑자기 왜 이래? 저번에 변경백 일 때문에 그런거야? 너무하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는 거 알잖아. 그 밥만 축내는 돼지 새끼들 때문에 다 뒤질 운명이었던 거 내가 총대 메고 구해준 건데"
꿈인걸까?
멋대로 움직이는 입과 몸을 보며 이것이 꿈이 분명하다고 생각했지만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한 느낌이었다.
조금 강하게 부는 바람의 느낌이라던가. 코에서 들어오는 쇠냄새라던가. 내 목소리가 울리는 거라던가. 귀가 너무 밝아 내 심장 소리가 들린다던가.
모든게 다 생생하게 느껴지는 상황이었지만, 몸이 전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에 혹시,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온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많이 변했어."
벨라가 나를 향해서 하는 말투와 분위기는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생소한 건축양식과 그녀가 입고 있는 갑옷.
다른 세계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다 변하는 거야. 그런데 우리 누나는 하나도 안 변했네? 오늘도 이뻐"
"네 능력이 대단한 건 알지만, 이곳에서도 그런 식으로 했다가는 가만두지 않겠다"
"누나나 죽지 마세요"
나는 그제야 죽기 전에 볼 수 있었던 메세지창을 떠올릴 수 있었고, 내가 지금 주인공의 기억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레벨이 오른다는 게 이런 의미였던 것일까?
왜 주인공은 그녀를 보고 누나라고 부르는 것일까?
나는 주인공이 그녀를 보고 누나라고 부르는 설정을 만든 적이 없다.
너무나도 많은 정보에 분명 다른 이의 육체임이 분명함에도 머리가 아파진다.
***
시야가 뒤집히며 새로운 풍경이 나를 반겼다.
피와 살이 튀는 풍경.
시야가 빠르게 흔들리며 내 손. 아니, 주인공의 손이 사람을 죽였다.
죽이고, 또 죽이고...
또 죽였다.
내장이 튀고 새빨간 피가 얼굴을 덮었다.
그의 기억을 읽고 있던 탓일까?
그의 감정이 무척이나 고양돼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분노.
너무나도 화가나 닥치는 대로 부수고 싶을 정도로 주체하지 못할 그의 화가 나에게까지 전이되는듯했다.
그렇게 사람을 얼마나 죽였을까.
눈앞에 금색의 무엇인가를 발견한 내 몸은 사람을 죽이는 것을 멈추고 빠르게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
시체처럼 보일 정도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 쓰러진 벨라의 모습을 보고 눈앞이 흐릿해진다.
"왜...온거냐..."
"늦었네..."
"왜... 혼자 온 것이냐. 위험하지 않느냐..."
"안될 것 같으면...도망쳐야지...왜..."
주인공의 말에 그녀는 희미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도망...치거라...당장 이곳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기다려... 금방...금방 구해줄 거니까... 좀만 버텨..."
내 몸은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돌려 누군가를 찾았다.
곧 무엇인가를 깨달은 것인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당혹스럽고 급박하며 분노에 치밀어 올라있다.
억지로 집어넣는 감정은 내 기분을 참... 더럽게 만들었다.
"자,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그,금방 갔다 올 테니까. 정말 잠깐이면..."
"가지...마..."
슬픔, 당황, 절망, 후회
이전의 감정보다 더욱 큰 것이 나에게 억지로 집어넣어져 역겨울 정도로 기분이 나빠진다.
자기 죽음을 마지막까지 지켜봐달라고 하듯 그녀는 주인공의 손을 잡았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은 채 그녀의 다음 말을 애타게 기다렸다.
기다리고...또...기다렸다.
육체 곳곳이 꿰뚫려 일반인이었다면 진즉에 죽었을 상처들이 가득했음에도 그는 기다렸고, 결국 누군가 옆에 와 그를 부를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렸다.
"이미 죽었어요. 용사님"
"왜...이제왔어...왜 이제 온거냐고!!!"
"......"
벨라트릭스가 죽었다.
그 사실을 깨달았고, 그제서야 나는 지금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의심한다.
벨라가...왜, 죽은것일까?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있기에...내가 보고있는 것은 주인공의 기억이 맞는것일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음에도 내 몸은 내 의식과는 다르게 멋대로 움직였다.
안고 있던 벨라를 바닥에 조심히 눕히고 자신의 검을 꺼낸다.
"용사님?"
"조금더... 빨리 왔으면 살릴 수 있었어."
"당장 멈추세요!"
"조금만... 빨리..."
검이 목을 뚫는 감촉
주인공의 기억에 들어오기 전 유리 조각으로 목을 찔렀을 때의 고통이 또다시 생생하게 느껴져 뇌가 비명을 지른다.
다시 한번 시야가 뒤집히며 아까와 같은 풍경이 나를 반겼다.
지금 그가 무슨 짓을 한것인지 분명 직접 경험하고 있음에도 나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자살?
왜?
"왜...온거...야..."
"조금만... 기다려... 내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대체...
푸슉하는 소리와 함께 나는 또다시 아까의 고통을 느끼며 생각이 끊겼다.
내 손에 들려있는 검이 사람을 또다시 죽인다.
아까와는 다르게 곧장 그녀가 있는 곳을 향한다.
아까보다는 조금 더 빠르게... 그녀가 죽었던 곳을 향해 달려간다.
"......"
자살을 하는 것이 무척이나 익숙하다는 듯 그는 계속해서 죽었다.
어떻게 해야 편하게 죽을 수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는 듯 그는 그녀의 시체 앞에서 계속해서 자살했다.
몇 번이나 똑같은 행위를 반복했을까?
"왜 이곳에 왔느냐. 너는 분명 다른 곳을 담당하고 있었을 텐데?"
"......"
"왜... 그런 표정으로 날 보는 것이냐? 얼굴에 뭐라도..."
"누...나도 나 기다렸으면서 왜 그러실까? 도와주러 온 사람한테 그렇게 막 대해도 돼?"
그가 느끼는 형용할 수 없이 기쁜 감정이 밀려들어 와 나까지 웃고 싶어졌다.
또다시 시야가 뒤집히며 새로운 풍경이 나를 맞이한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또다시 그녀가 죽어있었다.
그는 수십 또는 수백 번을 회귀했고, 결국 그녀를 구해냈다.
"그 누나라는 말 그만해주면 안 되겠느냐. 다른 이들이 나를 보고 뭐라고 생각하는지 생각을 해본 적 있나?"
"아, 누나...하긴 그러네. 그런데, 내가 왜 누날 누나라고 불렀지?"
"그,그러니 그만두거라. 사.사람들이 없는 곳이라면 상관없을진 모르겠지만... 뭐... 네 마음대로 하거라"
조금은 지칠 만도 한데...
조금은 힘들어할 만도 한데...
그는 그녀의 앞에서 절대 그것을 내색하지 않았다.
"사실 내가 오빤데"
"말도 안 되는 소리. 네가 이곳에 왔을 때 성녀님께서 네가 갓 성인식을 치를 나이라고 말했다"
"진짠데? 처음 왔을 때야 설정...뭘 모르니 구라친 건데, 사실 누나보다 나이 많아. 그러니까 오늘부터 오빠라고 불러. 이야기하다 말고 어디가!"
그의 입에서 나온 설정이라는 말에 나는 지금 보고있는 것을 더욱 이해할수 없게 되어버렸다.
시야가 변해 이야기가 계속해 진행 중임에도 머릿속에 정보가 전달이 잘 안 된다.
정리되지 않는다.
하나도 모르겠다.
정말...하나도...
"절 받아주시겠습니까?"
"갑자기 웬 존대야? 이 누나가 어색하게 왜 이래"
"언제 어디에 있던 당신의 뒤에 서 있는 기사가 되고 싶습니다."
몇 번이고 보고 있는 것을 부정한다.
"누나. 그러면 나랑 약속 하나만 하자. 내 명령 없이 절대 죽지 말기. 멋대로 사람 구하겠다고 뛰어들지도 말고, 죽을 것 같을 때는 기사도 같은 건 전부 버리고 도망쳐. 어때 쉽지?"
이 기억이 내가 겪은 기억이 아니냐는 생각을 부정하고 또 부정한다.
이 기억은 오롯이 주인공이 겪은 기억이다.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제가 하겠습니다"
"누나가...? 위험하니까... 다른..."
"매번 위험하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러면 저는 대체 언제 주군의 일을 수행할 수 있습니까?"
"안돼"
그는 그 임무를 통해 그녀가 죽는 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기에 거부한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는 그녀가 죽는것이 너무나도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고, 자신이 해야하는 임무를 대신해 죽었으며, 그가 바라는 것을 위해 필요이상의 의욕을 보이다가 다치거나 죽었다.
다친것까지는 괜찮았다.
성녀가 옆에 있었으니, 다치는 것은 상관없었지만...상관없어야했지만, 그는 어느 순간 그 모습조차도 두려워져버렸다.
그녀는...강했지만, 그의 쓸모가 되기 위해 무리했고 발악했다.
그 결과로 그녀는 그의 신용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편애였다.
몇 번을 회귀해도 고칠 수 없는 실수였다.
"주인님은 그 아이에게만 너무 관대하시네요."
"......"
"주인님께서 저희가 필요해서 옆에 두시는 거 알아요. 그러면 저희가 필요한 것도 주인님께서는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는 감정에 밀려 벨라와 다른 히로인들을 구분해서 대했고, 그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보는 히로인들에게 계속해서 상처로 남아왔다.
"저는 그 아이를 아끼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아요"
"엘리제.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그런데, 사랑은 안 돼요. 모두에게 동등한 사랑을 주실 수 없다면, 차라리 누구도 사랑하지 말아 주세요. 그게 주인님이 저희의 애정에 보답하는 방법이에요"
"......"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주인님의 여자들은 모두 망가져 있잖아요. 그러니, 주인님이 지금이라도 바로 서지 않으신다면 무척 재미있는 일들이 생길 거에요"
엘리제의 성격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인지 그에게 가장 민감한 곳을 파고들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무시했고, 결국 몇 번이나 파국에 치닫는다.
재미있는 일...
정말, 재미있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왜...죽인거야?"
"그냥, 꼴보기 싫었어. 자꾸 너랑 친한척하잖아. 진짜 친구도 아니면서..."
내가 한번 겪었던 일이었다.
이 이야기의 끝은 벨라트릭스가 한번 망가지기 시작했을때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가 돌변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것은 그를 차지하기 위해 주변에 있는 여자들을 죽이는 것이었다.
당시 주인공 옆에있는 히로인 중 그녀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단 한명 뿐이었기에 벨라트릭스는 그 한명을 죽인 뒤 여유롭게 주변 히로인들을 살해하고 그를 가졌다.
"이제 내꺼야. 그렇지?"
"벨라..."
그를 가진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망가진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녀는 늘 주인공을 가지게 된 후 자신의 왕국을 부쉈다.
자신의 가문을 부수었고, 결국 그를 죽이기에 이르렀다.
주인공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녀를 타이르고 막아도 보고 이유도 알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벨라와 그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진행된다.
보고 싶지 않아도... 계속...
"주군에게 저는 필요가 있는 존재 입니까?"
그녀가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지 금방 알수있었다.
기사로써 살아야만 하는 자신을 버틸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녀 또한 다른 히로인들처럼 수도없이 사랑받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가두고 또 가두었다.
너무 가둔 나머지, 이제 걷잡을수 없게 되어버린 그녀를 주인공이 고쳐보려 했다는 것부터 잘못된 행동이었다.
왜, 자신을 저렇게까지 가둔 것인지 모르지만, 그녀는...이제 멈출수 없게되어버렸다.
"저를 죽여주시기 바랍니다."
결국 그는 그녀를 죽이지 못하고, 버렸다.
그가 하는 짓을 보며 알 수 있었다.
소설이 바뀐 게 아니라 그저 주인공이 바뀐 것 뿐이란 걸.
그저 일반적인 라이트노벨에서 주인공으로 나올법한 고등학생이 아닌 군필자
그 어떠한 재능도 없이 회귀라는 능력 하나만을 가진 채 내 소설 속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 사람이 정말 우연히 나와 비슷한 사람인 것뿐이다.
그저 그와 비슷한 느낌이 날 뿐이다.
절대 나는 주인공이 아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애써 부정한다.
인정해서는 안 된다.
주인공은 무조건 가상의 인물이어야만 한다.
이 세계에서 수천만 명의 인간과 이종족 그리고 유사 인종을 학살하고 난 뒤 히로인들을 버리고 현대에 넘어온 주인공은 무조건 가상의 인물이 여야만 한다.
히로인들이 주인공을 따라 현실에 넘어와 죽인 수천만 명의 목숨에 대한 죄는 가상의 인물인 주인공이 짊어지어야만 한다..
이건... 인생의 업적이라고는 군필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는 일반인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그가 나와 닮은 것처럼 보여도 그는 그저 가상의 인물이다.
그래야만 한다.
그녀를 버리는 것을 끝으로 연극의 막을 내리듯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
내가 쓴 소설 속 히로인이더라도 나와는 상관없다 여겼다.
누가 이렇게 될 줄 알고 소설을 쓰겠는가.
수많은 소설가 중 내가 쓴 소설이 이렇게 될 거라고 어떻게 예상하고?
그런데, 주인공은 아니다.
그는 전부 알면서....
"무슨 생각을 하시길래 말을 하다 마십니까?"
벨라의 목소리에 나는 상념에서 깨어난다.
어두운 공간.
사람들의 코 고는 소리가 귀를 통해 들리며 눈앞에는 밝은 달빛이 그녀를 비추고 있는....
찜질방.
또다시 회귀 장소가 바뀌었다는 것보다 내 앞에 벨라가 있다는 사실에 눈을 질끈 감는다.
[주군은 제가 죽으면... 지금처럼 슬퍼해 주십니까?]
[그러게 내가 왜 죽였을까? 그냥 마음에 안 들었나 봐]
[주군. 죽는 걸 허락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나 죽일 거야?]
[저 같은 기사가 주군의 옆에 있는 건 민폐임을 알지만...]
[왜 그렇게 강한 거야?]
[주군에게 하야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들어줄거야?]
[저는 필요한 존재입니까?]
[사랑해. 정말 엄청 사랑하고 있어]
[주군에게...저는...대체 무엇입니까?]
[나만 좋아해야 해. 그러니까 죽인 거야]
그는 그녀가 망가지는 것을 도저히 바라볼 수 없었기에 수십 또는 수백 번이고 회귀했다.
그녀가 죽는 것도 원하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회귀했다.
그는 욕심쟁이라 다른 여자들도 챙겨야 했기에 회귀했다.
회귀를 이용해 선택을 미루고 미뤘던 결과가 지금의 그녀다.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아니, 해결을 포기하고 망가지기 직전의 상태로 버려두었다.
이딴 상태를 겨우 유지한 채 나에게 떠넘겨진 것이다.
"주군? 어째서 웃으시는 겁니까?"
그는 병신같이 멍청한 건 죽어도 안 변했다.
큰맘을 먹고 그녀를 죽였던 그가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하며 다시 회귀하는 걸 두 눈으로 본 것을 떠올리니 절로 웃음이 나왔나 보다.
남에게 정을 주는 법도 몰랐던 남자가 대체 왜 그녀를 좋아하게 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는 사랑이라는 것에 취해 주제에 안 맞게 욕심을 부렸다.
그저 주인공과 벨라와의 과거를 본 것일 뿐이지만, 그가 얼마나 죽었는지 상상이 된다.
단면만 봤음에도 그는 그 누구도 버리지 못해서 자기 자신을 수만 번이고 찔러 자신을 상처입혀 마지막 순간에는 만신창이가 되었을 것이다.
안 봐도 뻔하다.
그렇기에 나는 그와 다르다.
나는 그와 같은 멍청한 짓은 하지 않는다.
버릴 수만 있다면 누구든 버릴 것이고, 살수만 있다면 누구든 이용할 것이다.
그러니까....
"누나 지금까지 안 잤어?"
"기사에게 잠...네?"
이건 그저 필요에 의해 그의 것을 빼앗기 위해 연기하는 것일 뿐
"역시 누나는 오랜만에 봐도 예쁘네."
나는 주인공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