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LEVEL 3 (14)
"히끅..."
잠깐 쉬자는 생각에 그녀의 풍만한 가슴에 누워 숨을 내쉬자 숨결이 그녀를 자극한 것인지 귀여운 목소리와 함께 내 얼굴을 감싸는 풍만한 쿠션이 푸드득 떨렸다.
"이제...끝난건가요?"
"아니, 더 할 건데?"
"...그만하세요. 이제 만족하셨잖아요. 이렇게 쉬지 않고 계속 희롱하신다면 당신이 바라는 인형으로 남지 못할 거에요"
하긴, 너무 내 마음대로 가지고 놀긴 했다.
커다란 가슴 사이에 얼굴을 파묻은 채 다음에는 어떤 식으로 그녀를 놀릴지 고민하던 중 그녀가 내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싫은데...계속 하면 안돼?"
"...읏...간지러우니 말하지 마세요."
솔직히 평생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살고 싶은 심정이다.
이 얼마나 마성의 가슴인가. 분명, 슬라임도 이것의 말랑함을 이기지 못할 것이며 그 어떠한 베개도 이것만큼의 푹식함을 대체해내지 못할 것이라.
그 누구든 이 성녀의 가슴에 파묻히면 바다와도 같은 어머니의 넓은 사랑을 느낄 것이지만, 정말 애석하게도 이 베개에 대한 소유권을 내어주는 건 불가능했다.
성녀의 마음이 전부 가슴으로 간 것인지 그녀의 마음은 좁디좁으며, 소유권을 가진 나 또한 대국적인 건아가 아닌 양아치와 같은 소인배의 심장을 가졌기에 이 마약과도 같은 전용 베개를 공유하느니 베개를 제외한 세상 전부를 없애는 것을 택하리라.
"무슨 생각 하세요?"
"쓸데없는 생각"
현자 타임이 와 쓸데없는 소리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이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있으실 거예요. 이제 비켜주세요."
"이대로 자면 안 돼? 그리고 나 더 할 건데"
"그만해주세요. 그리고, 곧 있으면...그 사람이 올 거예요"
"라일라?"
이제 이곳에 있는지 2일 정도 되었기에 라일라가 나를 찾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성녀가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머리를 굴려도, 소설 설정상 라일라라는 존재는 손가락에 꼽는 압도적인 무력과 함께 다방면의 능력을 갖춘 여자였으니 이곳은 그녀의 손바닥 안일 것이다.
2일은커녕 1시간도 되지 않아 위치를 발각당하는 게 당연하지만...
"그건 그렇고, 흑마법...세트린느는 왜 안 보이는 거야? 그 여자도 같이 있는 거 아니었어?"
"아뇨. 같이 있는 건 아니에요. 기억 못 하시겠지만, 그 여자는 당신과 마주치면 안 되거든요. 그녀 자신도 당신과 만나면 안 되는걸 잘 알고 있어서 이곳에 나타나지 않을 거예요."
그녀의 말에 나는 괜히 물어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폭탄이 또 있겠지. 그래야 내가 만든 히로인이지.
"그 아이는..."
"그만. 여기까지. 더는 듣고 싶지 않아"
이 가슴에 파묻혀 아무것도 생각 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녀의 말을 끊었다.
마음 같아서는 아까처럼 그녀의 안에 내 것을 집어넣은 후 이 가슴을 베개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온몸에 힘이 빠져 움직이는 것도 힘든 그녀에게는 가혹한 일이었다.
"...그래도 이 말은 해드려야 될 것 같아요. 방금 말했던 온다는 사람이. 라일라. 그 마법사가 아니라...꺅!"
넣는 건 그녀가 힘들어서 안 되니 가슴의 용도 변경만을 하기로 했다.
베개도 쓰고, 장난감으로도 쓰고...
변경이 아니라 용도 확장인가?
"하지 마세요! 이야기 중이잖아요!"
"누가 이야기 하지 말래? 얼마든지 해. 나도 얼마든지 만질 테니까"
가슴에 코를 박고 양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주무른다.
보이진 않지만 이미 그녀의 수줍음 많은 꼭지가 집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 손끝에서 느껴졌고, 다시 바깥 외출을 시키기 위해 그 주변에 원을 돌리듯 쓰다듬었다.
"이제 힘들...흐윽...어요...그만해요..."
"싫으면 밀어내면 되는 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성녀님인데 나 같은 일반인보다 강할 거 아니야"
손가락 끝에서 조심스럽게 올라오는 수줍은 모양의 꼭지가 느껴지자 나는 곧장 그것을 꼬집었다.
"하윽...으으읏..."
비명과도 같은 신음과 함께 그녀의 하반신이 파르르 떨며 나를 들어 올렸고, 곧이어 풀썩하는 소리와 함께 침대 위에 떨어졌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민감하잖아. 사실대로 말해보자. 젖꼭지로 자위했지?"
"하으...읏... 윽..."
이제는 대화할 여력조차 없는 것인지 내 말에 음란한 신음만을 내는 모습에 순간 그녀보고 치료하라고 말할까 했지만, 이내 그것을 멈추었다.
그녀의 가슴에 파묻혀 한숨 잔 뒤 치유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 여자가 절정에 도달할 때마다 자신을 치유한다면, 내가 유일하게 이길 수 있다 자신하는 것을 빼앗길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내 말이 아니라면 절대 신성력을 쓰지 말라고 했었다.
아무리 이 여자가 민감하고, 약점이 분명하지만, 성녀는 성녀다.
무한히 나오는 성녀의 신성력으로 박을 때마다 치유하게 된다면...무한치유섹스가 실현될 것이다.
그딴걸로 내가 먼저 나가떨어지는 일은 죽어도 있어서는 안 된다.
"흐으...으...읏..."
더는 하는 건 그녀에게 미안했기에 그녀의 신음을 자장가 삼아 잠깐 눈을 붙이려고 했다.
눈을 감자 그녀가 하려던 말이 떠올랐다.
나를 찾으러 오는 사람이 라일라가 아니라고 말했는데, 그러면 엘리제라는 말일까?
엘리제...그녀에 대해서는 제대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주인님]
사람의 촉이라는 게 있다.
애초에 촉도 아니다.
시나리오 자체가 디아나에게 내가 붙잡히도록 설계되어있었다.
방송국에 들어가기 싫다고 말한 것도 엘리제. 라일라를 때어놓고가자고 한 것도 전부 엘리제가 유도했던 것들이었다.
상관없는 일...
아마, 그녀의 말대로 상관없는 일은 맞겠지.
그녀는 방송국에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디아나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나를 그곳에 데려간 것이 분명했다.
기왕 데려가는 거 나 붙잡히라고 라일라도 때 놓고 갔을...
유죄추정의 원칙은 좋지 않다. 정확한 건 물어보면 아는 것이겠지.
사실 그녀는 이미 내 안에서 범죄자다.
엘리제 덕분에 이 푹신푹신한 베개를 얻게 되었지만, 그렇다 해도 그녀가 한 죄질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었기에 일단 돌아가면 일주일은 그녀의 말을 무시할 것이다.
너무 어처구니없는 복수다 보니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때리기에는...
끼익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 즈음 문이 열리는 소리가 귀를 찔렀고, 곧이어 엘리제가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라일라가 온다는 것이었다면, 조금 놀랐겠지만, 엘리제라면 뭐... 상관없겠지.
"나가 있어. 좀 자다가 나갈 테니까."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다.
혹시 디아나가 착각한 것일까? 사실 라일라가 와서 이 광경을 보고 있는 것인가 싶어 고개를 들어 문 쪽을 향했고, 이내 나는 무엇인가 빼먹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주군께서...그 여자랑..."
"아, 돌아온 거야? 잠깐만 나가 있어 봐. 나 옷 좀 입고..."
"어떻게...그러실 수 있는 겁니까..."
"벨라. 너 지금..."
문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푸른 눈동자는 무척이나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빼먹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디아나의 이야기에서 벨라트릭스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디아나의 이야기 중 대체 어느 부분에서 그는 벨라를 좋아하게 되었던 것일까?
그가 왕성을 나가는 마지막까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도와달라고 말한 적이 없었던 걸까?
"아니잖습니까. 이건...그 여자가 어떤여자인지...모르시는겁니까? 그렇겠죠...모르시니 이렇게..."
"잠깐만, 기다려"
"모르시니...그럴 수 있었겠죠. 제가...알려드리겠습니다...제가 알려드릴 테니..."
그녀의 한 손에는 언제부터 들고 있었던 것인지 모를 검이 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비키세요. 다치십니다"
"벨라트릭스"
그녀는 지금 분노하고 있었다.
그녀의 푸른색 눈동자가 마치 붉은빛을 띄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그녀는 디아나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무형의 기운이 온몸을 찌르듯 따갑지만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켜 디아나를 안았다.
"그만해"
"아시면...그 여자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신다면... 절대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알고 있어"
"......"
"알고 있다고, 디아나가 자기 입으로 직접 말해줬어. 그러니까 그만해"
적의가 가득한 그녀의 눈동자가 곧이어 당황으로 뒤바뀌었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어느새 내 앞까지 도달해있었고, 그녀는 자신의 검을 고쳐잡아 내가 안고 있는 디아나를 향해 겨누었다.
"멈춰. 명령이야."
그녀의 검이 내 앞...아니, 디아나의 앞에서 멈추었다.
"죽여야 합니다. 이 여자는 주군께서 그러한 행동을 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여자가 아닙니다"
"그건 내가 판단하는 거야. 네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녀는 지금 개인적인 감정을 쏟고 있는 것이다.
만약, 나를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면 나를 설득하려고 했겠지, 이렇게 막무가내로 검을 들이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죽여야합니다"
"싫다고 말했잖아"
"그래서는 안 됩니다...전부 아시면서... 아시면서...그 여자를...받아주시면...그러면...안되는거잖습니까..."
분명, 방금까진 기분 좋았었는데...
내가 뭐라도 된 양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생각했는데, 현실을 마주하니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입으로만 그만해라. 싫다. 하지 마라. 내뱉을 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내뱉은 말일 것이다.
분노해 자제력을 잃은 벨라를 앞에 두고 그저, 무력감에 씌어 내뱉은 말이었다.
"그러면 너는. 너는 그래도 돼?"
"...네?"
"너는 그럴 자격 있냐고 묻잖아. 정작 필요할 때에는 정신은 어디 가출했는지 어버버대고, 이제는 더는 필요 없는데 이제 와서 지랄해대는 건 해도 되는 행동이야?"
이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타이밍이 나쁘지 않은가...
나도... 시간만 줬다면, 현실을 마주했을 것이다.
이곳에서 제 발로 나가서...뭐라도 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도 사람인데... 시간은 줘야 되잖아.
"니가 무슨 자격으로 이러는 건데? 제대로 기억은 해? 적당히 해. 네 마음대로 도망쳐놓고, 이제 와서 나를 위한다는 척하는 꼬락서니. 존나 역겨우니까"
정작 그녀가 필요할 때에는 늘 그녀가 없었다.
샤를에게 붙잡힐 때에도 디아나에게 붙잡힐 때에도 벨라는 없었다.
솔직히, 그녀가 없어도 될 상황이었고 그래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
나는 그녀에게 어떠한 부정적인 감정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말들은 전부 화풀이를 하는 것뿐이었다.
이곳에서 조금 쉬고 싶었던 나를 멋대로 현실로 불러오게 만든 그녀에게 화가나 화풀이를 한 것이었다.
그리고...그것은 그녀에게 치명적이었다.
그녀가 들고 있던 검이 바닥에 떨어져 방안을 울렸고,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서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실수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정정할 수가 없었다.
무슨 말로 내가 내뱉은 말을 정정해야 할까?
역겹다는 말만 빼면 전부 사실인데...
"그...여자는...분명 거부했을 것입니다"
"내가 억지로 한 거야"
"용서해주시면 안 됩니다..."
"용서한 적 없어"
"그러면!!! 저는...저는... 뭘 위해서...지금까지..."
또다...
내가 모르는 이야기.
그녀들은 늘 자신들의 사정만을 나에게 들이 밀어온다.
왜 내 생각은 못 하는 것일까.
기억을 못 한다는 사실을 왜 자꾸 망각한 채 나에게 자신들의 억울함과 아픔을 들이밀고, 나에게 용서해달라 알아달라 말하는 것일까.
"나가"
"...주군"
"옷 입고 싶어. 그러니까 나가줘"
눈물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 그녀가 몸을 돌렸다.
그녀를 잡을 수 있음에도, 잡아야 함에도 나는 잡지 않았다.
결과를 이미 알고 있기에 나는 밖으로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일어나있지?"
"......"
디아나를 껴안은 채 그녀의 분홍색 머리를 쓸어내렸다.
"왜, 죽으려고 했어. 막을 수 있었잖아. 죽지 않으려고 했다면 얼마든지 자기 몸 하나는 지켜낼 수 있었잖아. 그런데, 왜 가만히 있었던 거야"
"그래야만 하니까요"
왠지 그렇게 말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잡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자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검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이 나가줄래?"
"아시면서...그렇게 말씀하신 건가요...전부 아시면서..."
"혼자 가는 건 무섭네"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가 나간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두 번이나 겪은 일이지만, 조금 많이 무섭다.
처음 봤을 때에는 길거리였고 두 번째에는 찜질방이었는데...
문 앞에 서자 내 한쪽 손을 누군가 붙잡는 느낌이 들었고, 곧이어 내 앞에 온 디아나가 나를 마주 보고 있었다.
"싫으시면 보지 않아도 돼요"
"...디아나"
"하기 싫은 건 안 하셔도 돼요. 당신은 그럴 자격있어요. 얼마든지 도망치셔도 되요. 아니, 외면하셔도 돼요."
"그렇게 하면 내가 안 볼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
그녀를 지나쳐 천천히 문밖으로 걸어가자. 천천히 코에서부터 느껴지는 냄새.
익숙한 냄새다.
예전 그녀가 변했을 때에도 이 냄새에 이끌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날도 도망치고 싶었었는데...
침실에서 나와 거실을 돌아보자 나는 바닥에 쓰러져있는 것과 마주 할 수 있었다.
바닥을 붉은색으로 물들이며, 쓰러져있는 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가 눈에 들어오자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토록 원하던 일이었는데...
히로인이 죽어도 회귀하지 않게 되는 것을 그토록 원했는데... 왜 나는 지금 이렇게 화가 나는 것일까.
아마 이건 벌일 것이다.
내가 죽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녀를 방관한 벌일 것이다.
늘 과거를 보여주는 건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만 할 때였다.
도저히 방법이 없거나, 혹은 내가 나아갈 의지가 없을 때...레벨업이라는 개 같은 것을 넣어 나를 회귀시켰다.
그리고 나는 이번에 죽으면 과거를 본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녀의 죽음을 방관했다.
시작은 화풀이 일지언정 이후 그녀를 잡지 않은 건 고의였다.
나는 천천히 바닥에 쓰러진 그녀에게 걸어가 손에 들고 있는 검을 잡았다.
"...제가...할게요..."
"아니, 하지 마"
그와 나는 다르다.
처음 마주했던 디아나와 벨라트릭스, 라일라...그리고, 엘리제.
그의 죄책감의 대상이었던 라일라에게 나는 절망을 느꼈다.
그의 분노의 대상이었던 디아나에게 나는 편안함을 느꼈다.
그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의 대상이었던 벨라트릭스에게 나는 귀찮음을 느꼈다.
아무리 상황이 다르고 겪은 경험이 달라도 그의 시작은 나와 같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나와 그는 달라졌을까?
1440번의 죽음 때문에?
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기억을 지웠기에 분명 그 이후 에는 내가 이해 할만한 선택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벨라와의 기억과 라일라와의 기억을 경험했을때 나는 그의 행동들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밀려오는 그의 감정에 못이겨 공감했던 것 뿐이다.
그러니...
"다시 설득하기는 싫은데..."
"...싫으시면, 절 버리시면 돼요."
"그건 더 싫다니까. 네가 취향이라니까? 몇 번이나 말하게 해."
"싫어하시게 될 거예요."
그녀는 내가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지 느낌으로 아는 것일까?
검을 목에 겨누고 눈을 감는다.
이제 두 번째 자살.
이 여자 때문에 두번이나 내 손으로 죽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무조건 해답을 알아야 한다.
손에 힘이 들어가며 목에서부터 느껴지는 고통과 함께 내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
[BAD END] - 주인공 DEAD (43일 생존)
LEVEL : 3 -> 4
***
그의 시작을 봐야한다.
벨라와 디아나...그리고 엘리제가 엮여있는 그의 시작을 봐야만 이야기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