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8화 〉LEVEL 4 (16) (58/87)



〈 58화 〉LEVEL 4 (16)

그는 마지막까지 벨라트릭스에게 모질지 못했다.
그는 너무 힘들어 자신을 죽여달라는 말하는 그녀를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고, 그녀가 죽는 것 또한 두고 볼  없었다.

그래, 여기까지 좋다.
그녀가 괴로워하는 것을 차마 두고 보지 못해 나에게 떠넘긴 것까지는 좋다 이거야.

하지만, 내가 아직까지도 너무 화가 나는 것이 있다.

"나 궁금한  있는데"

"네, 주군"


소파에 드러누운 채 옆에 서 있는 벨라트릭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너는 왜 그렇게 쌘거야?"

"감사합니다."

"아니, 칭찬이 맞긴한데. 그것보다 내 질문은 왜 그렇게 강하냐는거야. 원래는... 아니, 듣기로는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았다던데. 어떻게 그렇게 강해진거야?"

분명, 그가 그녀를 버릴 당시에는 강하기는 했어도 이렇게까지 강하지는 않았었다.
생각해보면 검제라는 칭호도 이곳에 와서 들은 말이지.
그의 과거를  때에도 단 한 번도 들어본  없던 칭호였다.

"그...주군께서 제가 너무 약하다고 말씀하셔서. 그날 이후로 매일같이 단련에 힘을 썼습니다."

"어?"

순간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

"예전에 제가 너무 약해 쓸모가 없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씨발?"

무의식적으로 나온 욕지기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키고서 아려오는 골머리에 양손을 올려 관자놀이를 짓눌렀다.


그러니까 그 새끼가 그 말을 해준 덕분에 원래라면 무난하게 이길만한 벨라트릭스가 자체 단련으로 헬 난이도가 되어 내 앞에 온거네?


아...
화가 나는데 화풀이 대상이 없다는건 크나큰 스트레스다.

"이제 어느 정도 강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일을 겪어보니 조금 더 수련에 박차를 가해야겠습니다."

"아니, 그건...몸 상하니까. 쉬엄쉬엄 해"


"그럴 수는 없습니다. 몸이 조금 불편해졌으니만큼 빠른 시간안에 강해져야만 주군의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강해진 다음 나중에 또 헤까닥 하려고?
헬 난이도였던 그녀가 더욱 강해져서 돌아오는 것을 떠올려본다.


악몽 그 자체.

"적당히...아, 몸이 불편해지다니? 아직 팔 안 고쳤어?"


그러고 보니 그녀의 흰색 티 한쪽이 헐렁헐렁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제는 너무 피곤해 곯아떨어진 나머지 신경 쓰지 못했는데...
아직 안 고쳤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잘려버린 팔이 산산조각이 나서 도저히 고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아니, 라일라한테 말고 디아나한테는 안 물어봤어?"

라일라가 치료 전문 마법사도 아니고...
당연히 치료의 권위자이자 권능까지 가진 성녀.
디아나를 찾아가는 것이 맞기에 말한 것이었지만.


"...싫습니다"

"아니, 물어봤냐고"


"대화하는 것도 싫습니다."


표정을 굳히며 죽어도 싫다고 말하는 벨라.


고개를 돌려 아까부터 저 멀리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디아나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벨라의 말에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책을 읽어나갔다.

생각해보면 벨라트릭스는 디아나를 무척이나 싫어한다.
라일라가 디아나를 혐오하는 것보다 더욱 혐오하는 여자가 벨라트릭스일 것이다.

둘 사이에 찐한 스토리를 알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팔을 치료하는 것에 자존심이 상할 거라고는 생각  했다.


"명령이라도 치료 안할거야?"

"저는 주군께서 기사의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지독한 명령을 내릴 만큼 악독한 주군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명령을 내리면 하긴  텐데...

기회비용을 따져보자.
벨라트릭스가 한쪽 팔이 없는 것과 벨라트릭스에게 미움 받는 것.
...정답이 정해져있다.


"알았어. 네가 정 그렇다면 어쩌겠어. 그렇게 살아야지"

"역시 제 주군은 그 누구보다 현명하고 인자하십니다."


환하게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녀의 모습.
그녀가 나를 찬양하는 것은 고맙지만, 곧 저 표정이 배신감에 물들 거라 생각하니 너무나도 기분이 좋...미안해졌다.


"너무 금칠하지는 마. 잠깐만 여기 와서 앉아볼래?"

"아닙니다. 저는 주군의 옆에 서 있는 것이 훨씬..."

내 입에서 나온 앉으라는 말에 곧바로 거부하려고 했지만, 내가 가리키는 장소를 보고 그녀의 입이 천천히 다물어졌다.

소파에 앉은 채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를 두들기는 나를 보자마자 그녀의 얼굴이 새빨개지는 것이 보인다.


"그..."


"빨리"

"실례...하겠습니다"

죽어도 싫다고는 안 한다.


그녀는 자신이 기사인 것을 까먹기라도 한 것인지 양반집 조신한 규수가 된 것 마냥 조신하게 걸어와 등을 보이며 주저앉았다.

"...그,그런데 어,어째서 이곳에 앉으라 명령하신 겁니까"

그녀가 굳이 명령이라는 단어를 쓰며 나에게 질문하는 것을 보니 그녀의 생각이 훤히 보인다.
아~ 명령 아니었으면 안 했는데, 네가 굳~이 명령으로 나를 억압하니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을  뻔하다.


"너무 딱딱하게 앉아있는 거 아니야? 내 쪽으로 기대"


소파에 몸을 기대어 있는 내 가슴 위로 천천히 그녀의 등이 다가왔다.
그녀의 금색 머리카락에서 나오는 과일 향이 코를 통해 들어오고, 부드러운 그녀의 등이 가슴 언저리에 닿았다.


예전 그녀를 안을 때에도 생각했던 것인데.
의외로 그녀의 몸은 부드럽다.

딱딱하기보다 탱탱한 느낌이었기에 어떤 구조로 그런 괴물 같은 근력을 내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양팔로 그녀의 배를 감싸자 그녀의 몸이 움찔했다.

"솔직히 말해봐. 너 기억하지?"

"어떤걸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저번에 내 방에서 저 쥬거요오 하면서 헥헥 댔던 거. 그날 일을 벌써 까먹은 거야?"

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겼다.
만약,  상태의 벨라와 섹스를 하면 그녀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녀가 어떤 신음을 낼지 무척이나 궁금해져 하반신이 빨딱 거리 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기에 애써 참고서 그녀를 안고 있던 팔에 힘을 주었다.

"무,무,무,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저...저...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어쩔  없지"

"...주군 지금 무엇을 하시는 겁니까? 지금은 아...침시간 입니다. 남사스러운 행동은 이제 그만..."


"응? 아침에는 이러면 안 돼? 왜? 내가 지금 뭘 하는  알고?"


"그...게...등에 딱딱한 것이 닿고 있습니다만...그게..."


"나, 궁금한  있는데 대답해줄 거야?"


"얼마든지 말씀...히잇..."


그녀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줄어든 나머지 귀를 최대한 그녀에게 가까이하려던 것이 실수로 입김이 귀에 닿아 버렸나 보다.


"아이는 어떻게 생기는 거야?"

"아이!...라뇨...그건...아니...갑자기 그건 왜...아니...물어볼수는 있지만...그걸...지금..."

얼굴이 새빨개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벨라트릭스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본다.
그러자 아까부터 저 멀리 앉아 책을 읽고 있던 디아나를 바라보았고, 곧이어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에게 한쪽 눈을 찡끗해 보이자 디아나가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는 벨라를 안고 있던 팔에 힘을 더했다.


"주,주,주군께서 바라신다고 하면 얼마든...괜찮지만...그게...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아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기는 신전에 여신님이 내려 주시는  아니었어?

"......"

누가 알려준 것일까? 아니면 혼자서 공부를 한 것일까?
그녀는 무엇이 그리 부끄러운지 그녀의 얼굴은 아침부터 새빨개진 것을 넘어 온몸의 피가 얼굴에 몰린 듯 해 보였다.

"왜 그렇게 얼굴이 빨개?"

"보,보,보지...마십..."


"어? 지금 얼굴 가리는 거야? 네가 잠깐 얼굴을 가린 사이에 내가 습격이라도 받으면 어떻게 하려고 얼굴을 가리는 건데?"


"그,그게 아니라..."


"어허"

이렇게까지 자극하려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쿡쿡 찌를 때마다 하나하나 반응하는 것이 그동안 그녀에게 받은 고통을 상쇄시켜주는 것 같아 조금  놀려버렸다.


곧이어 눈앞에 디아나가 와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미소를 지어 디아나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날렸고, 곧이어 그녀의 손이 하얗게 빛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신전에서 아이가 생기는건...제가 잘못...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주군! 놓으십시오!"


"싫은데?"

"당장 놓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도 멈춰. 지금 무슨짓거리를 하는거야!"


"강제로 날 떨어뜨리려는 거야? 어?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 맞지? 어제 나를 그렇게 고생시킨 당사자가 지금 나한테 화내고 있는 거지?"


"이해해주시기로 하셨잖습니까!"

"어허! 앉아있어! 어딜 일어나려고!"


그녀가 일어나려고 했지만, 이어지는 나의 말에 포기한 것인지 그녀의 힘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오른쪽 어깨에서부터 새하얀 팔이 조금씩 생겨나는 모습.


좀 신기하다.

그의 기억 속에서 라일라를 고칠 때 몇 번이고 본적이 있지만, 그래도 실제로 사람의 팔이 생겨나는 것을 보니  새롭게 보였다.


디아나는 벨라의 오른팔이 전부 자라나는 것을 보고는 몸을 돌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주군은 거짓말을 하셨습니다."

"응? 나는 거짓말한 적이 없는데?"

"아까전 제 말에 호응해주시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말씀하신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거짓을 입에 담으시는 겁니까!"


"응? 내가 방금 디아나한테 치료받으라고 명령했었어? 아닌데? 나는 가만히 있으라고 밖에 말 안했어. 그냥 네가 너무 귀여워서 껴안고 싶었던 것뿐인데."


그렇지.
나는 그저 그녀를 껴안고 있었을 뿐이다.
그녀에게 치료받으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

"어떻게 그런 궤변을..."


"응?"

"그러면, 저 여자가 멋대로 저를 치료했다는 말입니까?"


"응애. 나 아기 주군. 아무것도 몰라요."

뭔가 질 것 같으면 무조건 우기면 된다.
어차피 내가 억지를 부리면 그녀는 알아서 져 줄 것이다.

"주군!!!"

"소리 지르시면 귀가 아파요...아기 주군의 귀를 소중히..."

그렇게 조금 더 컨셉을 밀어붙이려고 했던 나는 곧이어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그렇죠. 우리 아가 주인님은 소중히 대해야죠"


"......"

"주인님께서 자기 몸을 소중히  다루시는데. 저희라도 소중히 해야 하지 않겠어요?"

엘리제.
그녀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화가 나 있었다.


왠지  소리 할 것 같아 어제 집에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방에 들어가 씻지도 않고 잤던 것이었는데...

벨라를 안고 있던 팔에 힘을 주며 얼굴을 최대한 그녀의 금발로 가린다.

"네가 화낼만한 입장은 아니잖아. 애초에 얼마 전에 너 때문에 죽었거든? 그리고, 지금 벨라랑 사이좋게 놀고 있으니까. 분위기 파악하고 저리로 가지?"

"대화를  때에는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셔야죠. 주인님. 주인님의 커다란 몸이 벨라의 뒤에 숨는다고 숨어지나요? 아, 그 흡혈귀 꼬마의 몸이라면 숨어지긴 하겠네요."


"......"

"주인님. 저는 늘 주인님의 몸을 생각한답니다. 저로 인해 죽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나요?"

"또또 구라친다. 다 알고 있어. 옛날 너 때문에 라일라가 나를..."


말을 전부 내뱉으려고 했다.
라일라가 갑자기 돌변해 나를 의심한 것이 엘리제가 개입으로 인해 일어난 일이 분명했기에 내뱉으려 한 말이었지만, 벨라트릭스의 금발 사이로 보이는 엘리제의 미소에 입을 다문다.


"어머, 전부 말씀하시지 그러셨어요"

"...그거 말하면,  지랄할 거잖아"

"어떻게 그런 상스러운 말을... 아기 주인님은 그런 못된  쓰는 거 아니에요"

다시는 그딴  같은 컨셉  잡아야겠다고 자신에게 맹세했다.

저번에 일어난...그리고 추가로 벨라를 자극해 총 5번이나 일어났던 히로인 대란을 겪고 난 후로 엘리제를 대하는 것이 껄끄럽다.


그녀가 사용하는 분신이나 내 힘을 억제하는 것을 떠올려보면
엘리제라는 캐릭터와 지금 눈앞에 있는 캐릭터는 내가 처음 엘리제를 설정했던 것과 들어맞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껄끄럽다.

"벨라...도와줘..."

"주군은 혼이 나야합니다."

"배신자"

"먼저 배신한 것은 주군입니다. 거기다 저 또한 그렇게 목숨을 헌신짝처럼 사용하는 주군의 버릇은 고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믿을  하나 없다더니.


벨라를 껴안고 있는 나를 내려다보는 엘리제의 검은색 눈동자.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것이 싸늘하다기보다는 걱정이 어려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엘리제이니 그녀가 하는 말과 보이는 행동들은 전부 거짓이라고 봐야 함이 맞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몇 번이나 죽으신 건가요?"


"...비밀"

"그러면 알려 주실 때까지..."


"스물 여섯 번..."

거짓말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총 40번의 죽음을 경험했다.
이번 일을 겪기 전 10번을 죽었고, 벨라트릭스와 싸우기 전 6번을 죽었으며, 엘리린의 몸으로 벨라트릭스와 싸울  24번을 죽었다.

조그마한 여자의 몸.
거기에 마나에 적응하는데 꽤 오래 걸려 생각보다 많이 죽긴 했다.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번이나 죽으셨어요?"


"응? 진짠데?"


"거짓말인 거 알아요. 저기 앉아있는 여자가 전부 알려줬거든요."


이년이?
곧장 고개를 돌려 디아나를 바라보았고, 곧이어 디아나가 입술을 깨물고서 엘리제를 노려보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디아나"


"...고의는 아니었어요."


여기  배신자가 있었다.
믿었던 둘에게 배신을 당한 것에 눈물이 날 것 같다.


"정말 아니에요. 저 여자가 멋대로..."

"그래, 아니겠지.  범죄자는 들키면 자기가 한 짓이 아니라고 말하더라"


"아니에요. 정말 저 여자가 멋대로 제 표정을 보고 추측한 것뿐이에요. 믿어주세요."


"그럼 이리 와서 무죄를 증명해"

소파 옆자리를 팡팡 치며 그녀에게 말했다.


예로부터 무죄는 몸으로 증명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디아나를 옆자리에 앉자 벨라를 안고 있던 팔을 풀고 그녀의 무릎에 머리를 올린다.

"주인님."


"어? 아직 안 갔어?"

"...지금  하시는 거에요?"

고개를 돌려 디아나의 배에 얼굴을 파묻는다.
벨라의 탱탱한 배와는 다르게 말랑말랑한 느낌이 코에 닿는다.

"듣고 있으니까 할 말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


"저 화났어요."


"공감이 안 되기는 하지만, 이해해볼게. 어서 나불거리렴"


사실 그녀가 왜 화가 났는지 이해가 안 된다.
어제 집에 들어올 때 엘리제가 할 말이 많아 보여 무시하고 들어간 것은 맞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이해가 안 된다.

"...너무해요"

엘리제와 조금 대화하며 그녀의 본심을 캐내고 싶긴 했지만, 당장 어제까지만 해도 목숨을 왔다 갔다 하며 고생이란 고생은 전부 했기에 오늘은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머리 쓰다듬어줘"


 머리카락에 손을 올리며 천천히 쓸어내리는 디아나의 손길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두 사람 방으로 들어 갔어요"

"......"


"...어제 그렇게 고생하셔 놓고 오늘 저 두 사람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시는 것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에요."


그럴 것이다.
디아나가 과거에 지은 죄는 평생을 가도 지워지지 않는 것이었으니.
아무리 당사자가 용서를 해준다고 하더라도, 사랑했던 사람을 수도 없이 괴롭혔던 디아나를 곱게 봐줄  히로인은 없을 것이다.


곱게 보는 것을 넘어 혐오하겠지.
특히나 벨라트릭스는 그것이 심할 것이다.

"절 멀리하세...꺄악"


그녀의 배에 입을 붙여 바람을 분다.
비록 옷을 입고 있어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자극은 제대로 있었던 것인지 짧은 비명이 만족스럽게 들려왔다.


"...장난치지...흣...하지마세요!"


효과가 좋다.
쓸데없는 소리할 때마다 이렇게 불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천천히 수마에 빠져들었다.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다.

정말...
아무것도...

그렇게 눈을 감고 있었기에 검은색만 보이는  상속에서 잠에 빠져들던 도중 무엇인가 눈앞에 나타났다.




***


[Continue]

LEVEL : 4 -> 5

***

"씨발?"

잠이 확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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