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2화 〉LEVEL 5 (4) (62/87)



〈 62화 〉LEVEL 5 (4)

"자기. 지금 엄청 변태 같은 거 알아?"

변태.
확실히 나는 변태일지도 모르겠다.

쪽.

"꺄아. 지,진짜  하는 거야! 간지럽단 말이야."


솔직히 남자라면 누구나 특별한 한가지 변태적인 성향 가지고 있지 않을까?
나만 이상해?

나는 늘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디아나를 안았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음습한 새끼라는 것을 알아버렸다.

사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디아나를 안았던 그 날 보았던 그것을 나는 아직 잊지 못하고 있다.
그녀의 몸에서 입을 때고 천천히 몸을 들자 침대에 누워 한쪽 팔을 올리고 있는 새하얀 나신이 눈에 들어온다.


봉긋하게 솟은 가슴은 물론 야하기는 했지만, 그보다도 가슴 옆에 자리하고 있는 장소.
방금 한번 입을 대서인지 내 입에서 나온 침들이 반짝이는 새하얀 겨드랑이를 바라보니 당장이라도 분출하고 싶다는  하반신이 벌떡거린다.


"은근슬쩍 내리지 마"

"......"

나를 바라보는  붉은 눈동자는 대체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 것일까?
역겨움? 하찮음?

이런 내 모습에 그녀가 진저리치며 싫어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싫어할 수가 있을까?
샤를이 지금까지 나에게 보여준 감정과 호의들은 겨우 이런 성도착증 따위로 지워질 만한 것들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솔직히 그녀가 화를 내는 건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흥분되는 것 같기도...


"싫어?"


"싫은 건...아니지만...조금 평범하게..."

"싫은 거 아니면, 이번엔 반대쪽"

이쪽은 이미  침이 묻어 더럽혀져 버렸다.
뱀파이어의 특성 때문인지 땀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기에 한번 사용한 겨드랑이는   사용하기 힘들었다.


 말에 어처구니없다는 듯 나를 보던 그녀는 얌전히 누워있는 상태로 반대쪽 팔도 들어 올려 보였다.
음란하다.


그녀의 겨드랑이에 코를 가까이하고서 킁킁 소리를 내며 살 내음을 맡는다.

방금 이 냄새를 못 참고 결국 입을 대 버린 실수를 떠올리며 이번에는 순수하게 그녀의 내음을 탐하기만 했다.

"흣...자기야. 이제 그만하면  돼?"

겨드랑이 그 자체보다도 타인에게 알리기 싫은 부끄러운 장소.
사랑하는 이에게만 보여줄  있는 음부와 가슴과는 다르게 오히려 사랑하는 이에게는 죽어도 보여주기 싫은 장소 중 하나.
그것을 마음껏 맡을 수 있다는 정복욕과 음습한 장소에서 나오는 특유의  내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심장을 뛰게 한다.


"콧바람 때문에 간지럽...흐으..."

코를 박은 상태로 눈동자만 돌리자 그녀가 애매모호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간지러우면 참아"


일부러 간지럽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녀를 제대로 마음먹고 겨드랑이와 옆구리를 간지럽히면 몸을 부르르 떨며 즐거운 반응을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야.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적당히 가지고 놀아"


"가지고 논다니? 나는 그냥 네가 원하는  마음껏 하라고 했으니까. 원하는 대로 하는 것뿐인데?"


"지금  가슴 작다고 놀리는 거지?"


"갑자기?"


그녀가 작은 편은 아니지만, 누구와 비교해서는 무척이나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는 것은 맞았다.
그런데,  상황에 가슴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


"맞잖아! 세상에 어떤 남자가...꺄아"

쓸데없는 소리를 하길래 못 참고 물어버렸다.
물론 겨드랑이를.


간지럼 때문인지 눈앞에 발딱 서 있는 유두가 보이지만, 그것보다 내가 물고 있는 겨드랑이가 중요하다.
물론 저기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아가 밥통을 입에 넣고 싶긴 하지만...


간지럽히는 것을 당장 멈추라는 듯이 나를 노려보는 샤를의 붉은 눈동자와 마주치지 그럴 마음이 쏙 들어간다.
자고로 여자라면, 당장 넣어 주세 요와 같은 전면 개방이 아닌 안 돼요. 싫어요. 그만해주세요.  소리치며 소녀와 같은 부끄러움을 보여야만 한다.

그리고,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며 당장이라도 덮쳐달라는 듯한 그녀의 모습을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도 한몫한다.
라일라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들은 대체 나 같은걸...아니, 그 새끼를 왜 좋아했던 거지?

수십번이고 구원해주었던 벨라트릭스를 제외하고 라일라, 샤를, 디아나...그리고, 엘리제가 왜 이렇게까지 나를 좋아하는지 이해를  하겠다.


"겨드랑이는 그만하고... 이제 목 대. 아까 차에서  뽑힌 만큼 물어 테니까"

"진짜! 너...자기 이럴 거야?"


"내가 뭘?"


춤춰보라는 말도  되는 소리를 해도 애써 조곤조곤 말하며 흥분하지 않았던 그녀가 처음으로 언성을 높였다.
과거 자지를 박아넣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성을 잃기는 했지만,  박아 줬다고 화를 내는 모습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알면서  모르는척하는데. 지금 옷을 전부 벗은 여자를 두고 이상한 곳이나 핥고 있는 게 정상이야?"


"이상한 곳이라니. 자지 보지도 아니고 왜 겨드랑이를 겨드랑이라고 말을 못 하는데"

"......"


"남자가 겨드랑이 패티 쉬일 수도 있는 거지. 설마 이것도 이해 못 해주는 거야?"

"...고자"

"뭐...?"

"맞잖아. 거기나 여기나 고자인 건 똑같잖아"


해도 되는 말이 있고, 죽어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입으로 반박하면 내 입만 아플 것이 분명하기에 곧장 침대에서 일어나 바지와 팬티를 벗고 존재감 뚜렷한 그것을 그녀 앞에 드러내 보인다.

빳빳할 정도로 커져 있는 것을 그녀 앞에 내밀며 그녀의 말실수를 고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아니긴...하네"

"눈 돌리지 말고, 똑바로 봐"


"...알았어. 알았으니까... 자꾸 자기가  상한 짓 해서...그런거잖아. 내,내가 얼마나 부끄러운지 알아? 남자한테... 알몸 보인 적 한 번도 없었는데... 매일 거부 당해서 자존심 엄청 상했던 거 애써 참고..."

"시끄러. 네가 자꾸 쓸데없는 소리 해서 자지가 쪼그라들잖아"


"...뭐라고?"

"안 해. 하기 싫어졌으니까. 내일 하든지 하자"

 팔러온 주제에 할 말은 아니긴 하지만, 조금 세게 나갈 필요가 있었기에 침대에서 내려온 나는 곧장 들어왔던 문으로 향했다.
샤를은 애초부터 소유욕이 강한 히로인이다보니 다른 여자들과 섞이기 힘들겠지만, 이런 식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내 입맛대로 움직이리라 생각하고 한 행동이었다.


사실, 주도권이 내 쪽으로 넘어오니 폭주하는 것이었다.
그녀에게 위협을 주기 위해 문고리를 잡고서 살짝 뒤로 당겼지만, 어째서인지 문이 열리지 않았다.

앞으로 미는 거였나?

"샤를. 문 열어"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생각해보니 바닥에 머리 박고 제발 박아주세요. 라고 말하면 조금 꼴릴 것도 같긴 해"


"우리 자기.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되나 봐"


문고리에서 손을 떼고서 샤를이 있는 곳으로 몸을 돌리자 팬티 한 장만을 입은  다리를 꼬고서 나를 보고 있는 샤를이 눈에 들어왔다.


"나 자기가 안아주는 이 날만을 기다렸어.  사랑받고 싶었거든. 그래서 자기한테 사랑받으려고 되지도 않는  부리면서 안간힘을 썼던 건데... 이렇게 머리끝까지 올라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머리를 박는 건 조금 너무하니까. 무릎만 꿇는 거로 합의..."


말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몸이 경직되는 느낌과 함께 보이지 않는 힘으로 천천히 몸이 끌려가기 시작했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일단 멈춰"

"내가 그만하라고  때는 들은 척도 안 해놓고서 이제 와서 그만두라고 하면 내가 그만두겠어?"

그녀의 앞으로 복귀했음에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애초부터 이곳을 나갈 생각 따위는 없었고, 그저 뱀파이어 여왕의 눈물 도게자가 보고 싶었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풀어주려나?

"적당히 해. 이런 식이면 일주일이고 뭐고 나 내일 그냥 나가버린다?"

"응...자기가 도망갈까 싶어서 참았어. 그런데 이대로 참다가는 우리 자기가 나한테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겠네?"

제대로 화났는지 그녀의 표정에는 웃음기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 해보고 싶은 건 많았다.


무려 뱀파이어 여왕이지 않은가.
예전 그녀와 평범하게 몸을 섞었던 경력이 있으니 이번에는 이것저것 해보려고 했었다.

최종 목표는 알몸산책.
다른 여자들의 경우에는 사람들 눈치를 봐야 했기에 내가 쫄렸지만, 이곳은 뱀파이어만 존재하는 도시였고, 그녀는 그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왕이었다.
이보다 좋은 환경이 어디 있겠는가.


바닥을 네발로 기는 여왕과 그것을 보는 뱀파이어들.
언어도 잊어버린 채 멍멍을 외치며 엉덩이를 흔드는 것을 목표로 어떻게든 그녀를 깔아뭉개려고 했었다.

"...지금 무슨 생각해?"


"아니, 아무 생각  하는데?"

"이거 내 몸 보고 선거 아니잖아"

침대에 앉아있는 그녀의 앞에 내가  있다 보니 그녀의 코앞으로 내 고추가 있었고, 무슨 속셈인지 손을 들어내 빨딱 서 있는 자지를 쥐었다.

"내 소중히 살살...만지지?"


"소중이... 자기야.  소중이 피를 빨리면 어떻게 될 것 같아?"

"...하지마라"

"어떻게 될 것 같아? 대답해야지"

"하지 마. 나 분명히 말했다."


그녀의 발언에 온몸에 핏기가 싹 가셨다.
고추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입술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남성의 것은 피가 엄청 많이 있다고 누가 그러더라. 그리고 엄청 맛있다고도 했던 것..."


"...미안해"

"응? 너무 소리가 작아서 못 들어버렸네?"

"내가 잘못했어."

아무리 그래도 고추에 송곳니를 박아넣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응? 너무 짧아서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

"...내가 잘못했으니까 인제 그만..."


"나는 누가 부탁할 때에는 존댓말이 좋더라"

"...잘못했어요"

상황이 너무 역전되어버렸다.
미소를 띠며  것을 살며시 쓰다듬는 샤를의 모습에 입술을 깨물었다.

"입으로는 잘못했다고 말했으면서 이건 다시 커지네? 잘못은 했어도 날 가지고 싶다는 뜻 맞지?"


손으로 흔들고 있으니 당연히 커지지.
내 몸을 보이지 않는 힘으로 구속한 채 침대에 넘어트린 그녀는 곧이어 내 위로 올라탔다.


"...맞으니까 이제 풀어줘. 이제 장난 안  거니까"

"싫어. 난 기회 줬어. 지금까지  내려다 볼 수 있었던 사람은 자기밖에 없었는데. 자기가 멋대로 걷어찬 거야"

"너...두고봐"

 배 위로 팬티만을 입은 채 올라타 있는 여자.
새하얀 피부 위에 붉은색 머리카락이 배꼽까지 내려앉아 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째서인지 구도가 낯설지 않다.

[내가 자기 자지 먹고 있는 거 보여? 전부 봐줘야 해?]


"역시 자기는 뭐 하려고 하면  돼. 그냥 가만히 누워서 씨만 만들어"


나를 잡아먹을  성욕에 사로잡혀있던 그날과 똑같은 눈빛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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