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4화 〉 26. 이상하다 (3)
* * *
혹시나 포옹만으로 그렇게 기분 좋아진 거냐고 놀릴까 봐, 몸의 떨림을 최대한 참던 중.
"우리 하린이는 정말···."
민준이는 날 안은 채로 내 귀에 속삭였다.
"정말,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변태구나?"
"히끅···!"
나는 민준이가 하는 말에 깜짝 놀라, 딸꾹질을 하고 말았다.
날 매도하는 말의 내용은 그것대로 놀라웠지만.
더 놀라웠던 것은 민준이의 목소리였다.
오랜 기간 함께 해왔음에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차가우면서 섹시한 느낌의 목소리.
진심으로 암컷을 유혹하는 듯한, 듣는 것만으로도 아래쪽에 이상한 감각이 드는 목소리가 귀에 들어오자.
머리로부터 시작해 온몸으로 오싹오싹 소름이 퍼져나갔다.
만약 저런 목소리를 평소에 들었으면 속으로는 너무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목소리에 버터를 처발랐냐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고 욕을 했을 테지만···.
이런 상황에 저런 목소리를 내는 건, 반칙이잖아···!
나는 민준이에게 따먹히고 싶긴 했지만 언제나처럼 일방적으로 따먹히고 싶진 않았다.
하린이는 분명 저런 민준이에게서도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 테고, 실제로 민준이에게서 주도권을 가져온 모습을 보기도 했으니까.
"미, 민준···."
그래서, 이대로면 언제나처럼 일방적으로 당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민준이를 부르려는데.
민준이의 진지한 얼굴을 보니 말문이 턱, 하고 막혔다.
"민준이, 가 아니지."
"에?"
"나한테 따먹히고 싶으면, 그에 대한 성의를 보여야지?"
그 처음 듣는 목소리와 표정은 거스를 수 없는 분위기를 담고 있어서.
"일단은 주인님, 이라고 불러봐."
"히끅···."
목소리가 귀를 거쳐 머리에 도착할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돌며 힘이 빠져나가서.
"주··· 주인니임···."
나도 모르게 그 명령에 따라버리고 말았다.
"아, 아냐··· 이건···."
주도권을 가져오겠다고 생각했으면서, 바로 명령에 따라버린 자신이 순간 한심해서.
푸욱 고개를 숙이고는 방금 한 말에 대해 변명을 하려 했는데.
"그래, 우리 해은이. 잘했다~"
민준이가 내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주자.
"헤윽···♡"
난 그런 민준이의 몸에 두 손을 올리고, 뭐라 형언하기 힘든 미약하지만 확실한 쾌감에 몸을 떨고 말았다.
아마 지금 내 표정을 본다면 야한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눈에 하트가 그려져 있지 않을까?
"자, 말로 표현하는 건 이제 끝났으니까. 행동으로 표현할 차례지?"
"해, 행동···?"
"싫으면 그냥 이대로 돌아가지 뭐."
민준이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 안돼···!"
그 조금의 망설임조차 없는 모습에 조급해진 나는 민준이의 손목을 잡았다.
"하지 않겠다곤 안 했잖아···!"
"잖아? 주인님한테 반말할거야?"
"···잖아요!"
내가 필사적으로 외치며 손목을 잡자.
민준이는 뒤를 돌아보고는 어디 한 번 해보라는 듯, 고개를 까딱했다.
거기에다가 딱히 기대는 하고 있지 않다는 듯,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에.
'따먹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꼴리게 하고 말 거야···!'
그 표정을 보고 꼴 받아버린 나는 승부욕을 불태웠다.
'민준이를 꼴리게 하면, 분명 주도권은 나한테 오겠지!'
물론 승부욕 속에는 그런 계산도 있었으니.
나는 어떻게 하면 민준이를 꼴리게 만들 수 있을지, 최대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민준이랑 처음 섹스를 한 이후.
그로부터 단 하루도 야한 것에 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은 나는 이렇게 하면 분명 꼴려서 참을 수 없겠지, 하는 자세를 금방 머릿속에서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조금 더 꼴리는 자세가 없을까 고민하는 사이.
"나, 참을성 그렇게 많지 않은데."
민준이는 날 재촉하듯 차가운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열이 끝까지 오른 나는.
"···."
아무 말 없이 민준이에게서 등을 돌리고.
바닥이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있고 아직 손님이 많이 다녀가지 않아 깨끗한 것을 확인했기에 과감히 털썩 무릎을 꿇었다.
"어···?"
갑자기 내가 무릎을 꿇을 줄 몰랐는지,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내가 할 행동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꼿꼿이 서 있던 상체를 앞으로 굽히고 두 손으로 땅을 짚어, 흔히 고양이 자세라고 불리는 자세를 한 뒤.
미끄러지듯 상체를 쭈욱 앞으로 내리고, 엉덩이는 더욱 치켜들었다.
"흡···!"
그러자, 내 뒤에서는 민준이가 헛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엉덩이를 치켜들 때 일부러 살짝 반동을 줘서, 지금 치마가 아슬아슬하게 엉덩이 위에 걸쳐있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민준이는 지금 엉덩이에 살짝 걸쳐있는 치마의 밑부분.
미리 팬티를 살짝 젖혀놔서 딱 넣기 좋게 젖어있는 내 소중한 부분.
보지를 훤히 보고 있다는 뜻이었다.
민준이가 헛숨을 삼키는 소리를 들은 순간 나는 확신했다.
드디어 주도권을 가져왔다는 것을.
"자, 주인님···? 아니, 민준아? 이제···."
가져온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이대로 민준이가 넣게 해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시간을 끌어야 했다.
그래서 살짝 미소를 짓고는 뒤를 보며 말하려고 한 순간.
푸욱!
포옹만으로도 달아올라 있던 내 몸을··· 보지를 순식간에 자지가 꽉 채웠다.
민준이는 언제 바지를 내린 건지, 엎드려있는 내 허리를 붙잡고는 곧바로 자지를 내 보지에 삽입한 것이었다.
"히끄으으으윽···!?"
강렬한 쾌감의 번개가 보지부터 머리끝까지 순식간에 관통해 지나갔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타이밍에 찾아온 너무나도 강렬한 쾌감.
순간 정신이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쾌감이 마치 천둥번개가 치듯 콰르릉, 하고 온몸을 내달렸다.
"힉···♡"
일부러 아래쪽으로 휘고 있던 허리가 순식간에 펴지며 이번엔 반대쪽으로 휘었다.
"히익···♡"
칠칠치 못하게 벌려진 입에서는 막을 새도 없이 비명에 가까운 신음이 터져 나왔다.
"히으윽···♡"
번쩍 떠진 체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두 눈에는 눈물이 맺혔으며.
더 꼴리는 자세를 하기 위해 벌렸던 다리가 오므라들었다.
"히끄윽···♡"
다리가 오므라들며 보지는 자연스레 더욱 자지를 꽈악 조여댔고.
그로 인해 자지는 움직이고 있지도 않은데도, 쾌감의 파도는 천둥번개에 무너져버린 댐을 넘어 계속해서 밀려들어 왔다.
포옹만으로 가버릴 것 같던 내 보지가 그런 쾌감을.
미쳐버릴 것 같은 쾌감을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흐긋···♡"
나는 민준이가 자지를 박아버린 시점부터 계속 절정해버리고 있었다.
자지에 박힌 순간에 크게, 그 이후로는 가볍게.
"하윽···♡"
몇 번이고.
"하으윽···♡"
몇 번이고.
"히그으윽···♡"
계속.
역치를 넘은 쾌감의 파도는 한 번 밀려온 것으로 끝나지 않고 온몸을 순환하며, 날 가버리게 했다.
여전히 자지는 보지 속에서 전혀 움직이고 있지 않은데도 말이다.
다행히 그 절정은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았다.
보지가 슬슬 쾌감에 적응한 모양인지 어느 순간 가버리는 것을 멈추게 되었다.
"하아···. 하아···. 하아아아···."
삽입만으로 몇 번이나 가버린 나는 솟아있던 상체를 털썩, 하고 바닥에 엎드렸다.
천장을 보고 있어서 눈에 맺혀있던 눈물이 바닥에 엎드리며 흘러내리게 되었고, 거친 숨을 내뱉고 있는 입에서는 침이 흘러나왔다.
순간적으로 팽창했던 온몸의 근육이 서서히 이완되며, 몸 전체가 갓 태어난 새끼 사슴처럼 후덜덜덜 떨려왔다.
나는 갑자기 몰려온 파도가 다시 잔잔해지는 것을 느끼며 가만히 엎드려있었다.
하지만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었으니.
쯔브읍···.
"히약···!?"
그건 바로, 민준이가 겨우 삽입한 정도로 만족할 리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자, 잠시마안···. 민준아···!"
"···왜?"
다행히 민준이는 내 말을 듣고 움직임을 멈췄다.
"잠시만 쉬면 안 될···."
아니 나는 내 말을 듣고 멈춰준 건 줄 알았지만.
푸우욱!
"끼야아아아앙···!?"
자지를 다시 안쪽까지 넣기 위해서 멈춘 것인지.
민준이는 내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다시 자기 귀두와 내 자궁구를 강제로 키스시켰다.
"방금까진 그렇게나 박아달라더니. 갑자기 왜?"
다행히 민준이는 내 말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그··· 방금 박은 걸로 나 너무 많···."
하지만.
쯔부읍···.
"흐아아아앙···♡"
내 말을 다 들어주지도 않고, 자지를 움직였다.
"너무 많, 뭐?"
"너무 많이··· 가버렸···."
푸욱···!
"어으으윽···♡"
"너무 많이 가버렸어?"
"으, 으응···."
"그래서?"
"에···? 그, 그러니까아···."
쯔븝···!
"흐아앙···♡ 쉬, 쉬면 안될까라고···."
푸욱!
"흐갸앙···♡"
"그럼, 이렇게 할까? 아까 박아달라고 할 때처럼, 성의를 보여봐."
"어, 어떻ㄱ···."
쯔븝···.
"헤에엣···♡"
"박아달라고 할 때랑은 반대로 날 안 꼴리게 하면, 그만큼 쉬어줄게."
"안 꼴리게 하라고···? 그, 그건 어떻게···."
푸욱!
"흐엑♡"
"그건 류해은 네가 알아서 해야지."
"알아서 하라니···!? 그, 그건 너무···."
"그리고 존댓말, 어디갔어?"
쯔브븝···!
"하으윽♡"
움찔움찔움찔!
자지가 뽑혀나가는 쾌감에 몸을 떨어대고 있는 나에게 민준이는 스윽 몸을 들이밀더니.
"꼬우면 류해은, 네가 꼴리질 말던가."
"으, 에?"
"계속 그렇게 꼴릴거면, 닥치고 지쳐서 기절할 때까지 박히고 있어."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 개변태 허접 보지야."
"헤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