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화 〉 성전
* * *
슈웅. 슈웅. 강한 바람 소리가 들릴 때마다 언데드의 머리가 떨어졌다. 커다란 얼음송곳에 맞아 얼굴에 구멍이 생기는 녀석도 적지 않았다.
‘종언의 눈’의 주교 글라리스는 그 모습을 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분명 수십 마리나 되는 언데드인데 말이죠.’
단 한 마리도 정령사에게 닿지 못했다. 열 걸음을 떼기도 전에 진짜 시체가 되어 바닥을 굴렀다.
‘강한 정령사로군요.’
글라리스는 딱 한 번, 정령사를 만나 본 적이 있었다.
불의 정령사.
그는 강한 적이었다. 그의 정령이 불화살을 쓰는 족족 글라리스의 부하들이 죽어갔으니까. 일곱 명의 부하를 잃고 나서야 정령사를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정령사조차 저 정도 수준은 아니었다. 그의 정령이 쓰는 불화살의 개수는 분명 제한이 있었으니까. 저렇게 끝없이 쏟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의 정령은 단 하나였다. 저 여자 엘프처럼 두 마리가 아니라!
‘이거 위험하군요. 잘못하면 죽겠어요.’
죽음을 다루는 흑마법사라도 죽음은 무섭다. 오히려 남들보다 죽음을 두려워하기에 죽음을 이해하려 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글라리스는 생명력이 든 플라스크를 확인했다. 다행히 칼리타에서와는 달리 생명력은 충분히 있었다. 그럼 됐다. 승산이 있다. 그는 검은 단약을 하나 꺼냈다.
검은 단약.
일시적으로 신체능력과 마나 감응력을 증폭시켜주는 약이다. 약효가 좋은 만큼 부작용이 있겠지만 글라리스는 부작용이 뭔지 몰랐다.
글라리스 뿐만 아니라 모든 사교도들이, 심지어 교주조차도 부작용에 대해선 모른다.
애초에 그들이 만든 약이 아니니까. 검은 단약은 교주가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물건이었다.
글라리스는 부작용도 모르는 이 약을 꺼려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부작용이 죽는 것보단 나으니까.
꿀꺽.
검은 단약을 삼키자 효과가 즉각적으로 올라왔다. 뚜두둑 거리는 소리와 함께 견디기 힘든 고통이 올라왔다. 근골이 바뀌고 있다. 신경 또한 달라졌다.
마나의 흐름이 제대로 느껴졌다.
생명력을 사용하는 것 또한 마나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므로 흑마법 능력이 늘어났다고 해도 좋았다.
“역시 굉장하군요. 왜 그 건방진 산적들이 머리를 굽혀가면서까지 얻어가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요.”
그는 플라스크에 남아있던 생명력들을 모두 뽑아냈다. 약을 먹기 전이라면 엄두도 못 낼 정도의 양이다. 약을 먹고 신경이 강화된 지금은 여유롭다고는 못하겠지만 감당이 가능한 정도였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마음 같아선 저주와 환각 계열 흑마법으로 영원한 고통을 주고 싶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글라리스는 사출계열 전문이다.
사출계열 흑마법이나 쓰는 수밖에.
“데스 스컬.”
허공에 만들어진 수십 개의 검은 해골들이 정령사에게로 향한다. 몸에 닿는 순간 살을 뜯어 먹힐 것이다.
슈슈슈슉!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강렬한 바람이 불었다. 검은 해골들이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역시 쉽게 가긴 글렀군요.”
글라리스가 손을 뻗었다.
거대한 검은 창들이 날아갔다. 검은 창은 똑같이 거대한 얼음송곳에 상쇄되었다.
검은 창은 페이크. 두두두두. 검은 사슬이 바닥 속을 뚫고 정령사에게로 향한다.
촤악! 거대한 물 채찍이 바닥을 때려부쉈다. 검은 사슬도 함께 부서졌다.
그 후로도 싸움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글라리스가 새로운 흑마법을 사출하면 정령들이 파훼한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양상이었으나 글라리스는 웃고 있었다.
호적수와 진심을 다한 승부는 언제나 즐거운 법이니까.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글라리스가 남은 생명력의 절반 이상을 사용해 골렘을 만들어냈다.
슈웅. 파바박.
바람칼날이 골렘의 목을 갈랐다. 목은 갈라지자마자 다시 붙었다. 얼음송곳이 골렘의 머리를 뚫고 지나갔다. 머리에 생긴 구멍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메워졌다.
“이 골렘은 생명력으로 만들어진 골렘입니다! 생명력이 다 떨어지기 전에는 목을 잘라도 죽지 않습...”
푹. 불길한 소리. 따끔거리는 통증에 글라리스는 시선을 제 가슴을 향해 내렸다. 화살이 그의 가슴에 꽂혀있었다.
“아, 이런. 골렘을 만든다고 블랙쉴드를 지워버렸...”
푹. 콰직. 빠악. 콰직.
모험가들이 던진 도끼나 창, 칼들이 글라리스의 몸에 꽂혔다. 그는 눈을 부릅뜬 채로 뒤로 넘어갔다. 골렘은 흐물흐물 거리다 사라져버렸다.
글라리스, 그의 패인은 모험가들을 잊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겼다!”
아리엘이 힘차게 만세포즈를 취했다. 중간에 저 인간이 갑자기 세졌을 때는 조금 싸했지만 그래도 결국 이겨냈다. 그녀가 이긴 것이다.
그녀의 눈에는 모험가들이 던진 창칼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딴 건 사소한 것이니까.
‘애초에 내가 아니었으면 버티지도 못하고 다 죽어버렸을걸?’
그건 맞는 말이었다. 그녀의 곁에 있는 모험가들 중에는 특출하게 강한 이는 없었으니까. 언데드들을 상대하다가 글라리스의 흑마법을 맞고 죽었을 것이다.
모험가들도 그것을 알긴 아는지 아리엘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를 추켜세웠다.
“엘프 양, 대단하구만! 정령이라는 게 이렇게 대단한 것이란 걸 오늘 처음 알았어.”
“맞아요. 위력도 그렇고 전투 지속력도 그렇고. 우리 도시에 있던 마법사보다 훨씬 대단하다니까요?”
그들이 추켜세울 때마다 아리엘의 어깨가 으쓱거렸다. 하여간 하찮은 인간들. 내가 없으면 안 된다니까.
후훗 웃던 아리엘.
무언가 위화감을 느꼈다.
‘...잠깐만. 내가 이 인간들을 왜 도와주고 있는 거지? 인간들은 모두 내 적이잖아.’
잠시 잊고 있었지만 아리엘은 반인간주의 엘프.
유성이나 그 일행들은 어쩔 수 없다 쳐도 다른 인간들에게 잘 대해줄 필요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적대적이어야 했지.
‘지금이라도 싹 다 죽여 버릴까?’
입도 벙긋 못하게 산산조각 내버릴 수 있다.
“아리엘 씨,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나이가 어려보이는 여자 모험가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아까 전 아리엘을 열심히 치켜세워주던 여자다.
그 여자의 미소에 아리엘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한숨을 푹 쉬었다.
‘됐어. 지금은 한 놈이라도 더 필요할 때니까. 이 인간들은 약하지만 어느 정도 도움은 되고. 또, 그런 짓을 했다가 한유성, 그놈에게 들켰다간 혼나는 정도로는 안 끝날 거야.’
그녀는 그런 핑계를 대며 끔찍한 생각을 지워버렸다.
“자, 그럼 다시 가자.”
어느새 아리엘은 모험가들을 이끄는 입장이 되어있었다. 그녀가 평소보다 들뜬 것도 있었고, 그녀의 강한 무력을 본 모험가들이 수긍한 탓도 있다.
아리엘과 모험가 무리들은 복도를 나아갔다.
가끔 튀어나오는 언데드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고, 그럴수록 아리엘은 기세등등해졌다.
기다란 복도를 쭉 걸어가고 계단을 두 개쯤 내려갔을 때였다.
“...?”
아리엘은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 무언가 불안하고 오싹한 느낌. 그런 감각을 느낀 건 다른 모험가들도 마찬가지였다.
낯빛을 딱딱하게 굳히고선 자신의 무기 손잡이를 만지작거렸다.
“이거 계속 가도 되나? 감이 안 좋은데.”
“뒤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어. 우리가 얼마나 걸어왔다고 생각해?”
“그건... 그렇지...”
“걱정 마. 우리한테는 저 엘프가 있잖아.”
한 모험가가 아리엘을 가리키자 다른 모험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에게 있어 아리엘은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였다.
오싹한 기분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가자 돌로 된 거대한 여닫이문과 그 앞을 지키는 문지기가 보였다.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이었다. 그는 문에 몸을 기댄 채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저긴 뭐하는 곳이지?”
“몰라. 저 놈이 지키고 있는 걸 보면 중요한 곳인 것 같기는 한데...”
모험가들 사이에서 의논이 오갔고 이내 다섯 명이 나서서 문지기를 둘러쌌다. 다섯 중 하나가 문지기를 툭툭 쳐서 깨웠다.
“으음...? 뭐야...?”
“저기 사교도 양반. 하나만 묻자. 이 안에는 뭐가 있길래 이렇게 큰 문으로 막아놨어?”
모험가가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에 중녀는 하품을 쩌억 하더니,
“글라리스 이 새끼는 뭐하고 있길래 이놈들이 여기 있어?”
검을 뽑았다. 서걱. 검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림과 동시에 후두둑하고 다섯 모험가의 머리가 떨어졌다.
“?!”
“뭐, 뭐야! 누구 봤어!?”
남아있는 모험가들이 패닉에 빠졌다. 일격에 모험가 다섯의 머리가 날아갔다. 대부분은 검의 움직임을 보지도 못했다.
그건 곧 저 중년이 엄청난 실력자란 의미.
그들은 자신이 살아남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그들 중에서 여전히 의기양양한 이가 하나 있었으니.
“인간 주제에 제법이네?”
당연하게도 아리엘이었다.
“에아, 웨리아. 저 인간 죽여.”
물의 정령과 바람의 정령이 아리엘의 명령에 따랐다. 바람칼날과 얼음송곳이 중년에게로 쇄도했다.
“호오? 엘프 정령사라... 이거 비싸게 팔 수 있겠군.”
짧게 감탄한 중년은 가벼운 움직임으로 바람 칼날과 얼음송곳을 피해냈다. 피하기 어려운건 검으로 파훼해버렸다.
“어..?”
이게 아닌데?
“에, 에아, 웨리아! 봐주지 말고 세게! 더 세게 해!”
잉잉...
위잉...
“뭐? 그, 그게 무슨 소리야! 힘이 없다니!?”
아리엘은 당황했지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정령들은 여기까지 오면서 아리엘을 지키기 위해 상당히 많은 힘을 소모했다.
당연하지만 정령의 힘은 무한하지 않다.
오늘 원래보다 많은 힘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아리엘이 탱자탱자 노는 동안 숲에서 힘을 비축할 수 있었던 덕택이다.
그러나 그 힘조차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정령의 힘만 믿고 있었던 아리엘과 모험가들에겐 절망적인 소식이었다.
“뭐야 벌써 끝이야? 허약한 정령사구만.”
중년, 붉은 두건 산적단의 두목이 모험가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모험가들은 허둥지둥 무기를 뽑아 중년을 겨눴다.
“오, 오지 마! 죽여 버린다!”
“오? 패기가 넘치는 친구군.”
중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소리친 모험가 앞으로 걸어가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어떻게 죽일 셈인가? 배를 찔러서? 목을 잘라서?”
“이, 이런 시발...”
“팔이 떨리는 게 보이는데... 허풍이었나?”
“시발 새끼야!”
모험가가 검을 치켜들었다. 그 순간 중년의 검이 움직였다. 촤좌좍. 모험가가 다섯 조각이 나며 바닥에 떨어졌다.
“저게 뭔 미친...”
모험가들이 황망한 눈으로 다섯 조각이 된 시신을 바라봤다.
딸꾹.
아리엘은 너무 놀란 나머지 딸꾹질을 했다. 그녀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 * *
마리아의 안내를 받아 이동하던 도중 잊고 있었던 사실을 하나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난 아리엘의 위치를 알 수 있잖아.’
아리엘에게 새겨진 노예 제약 중 하나는 주인인 내가 원하면 아리엘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동안 쓸 일이 없어서 까맣게 잊고 있었네.
나는 아리엘의 상태창을 켜서 위치 이모티콘을 클릭했다. 두 빨간 점이 찍힌 파란창이 나타났다.
파란창의 오른쪽 위에는 빨간 점 사이의 x,y,z축 좌표 차이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저게 전부 0이 되면 아리엘과 함께 있게 되는 거겠지.
‘세리스와 카라는 아리엘이랑 같이 있으려나?’
희망적인 생각을 가지고 마리아와 함께 아리엘을 찾아 나섰다.
‘꽤 밑에 있네?’
지하감옥보다 더 아래층이 있다는 것에 신기해하며 계단을 내려갔다.
오싹.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올라왔다. 털이 곤두서며 불길한 예감이 든다.
“마리아.”
“...네?”
섬뜩한 감각을 느낀 건 나뿐만이 아니었던지 마리아 또한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
“이 아래에 뭐가 있는지 알아?”
“...아니요. 저는 입구에서 지하감옥까지 오는 길을 알뿐, 이 아래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어요.”
마리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시발, 이 밑에는 대체 뭐가 있는 거야?
불쾌한 감각이 가슴을 콕콕 쑤셨지만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었다. 나는 늑대의 맹약을 켜고 주위를 잔뜩 경계하며 아래로 내려갔다.
....아...!
늑대의 맹약으로 예민해진 귀로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사람의 것이다. 나는 곧장 소리가 들린 방향을 향해 달려갔다.
“한유성 님!”
뒤에서 마리아가 나를 불렀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 당장 중요한 건 세리스와 카라의 안전이니까.
소리를 따라 쭉 달려가자 모험가들이 누군가와 싸우는 전투현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모험가들은 한 중년과 싸우고 있었다.
중년은 모험가들의 공격을 여유롭게 흘리며 검을 휘둘렀다. 모험가 한 명의 몸이 양단되었다.
...저걸 전투라고 할 수 있는 건가? 저 정도쯤 되면 일방적인 학살이다.
나는 급하게 모험가들 중에서 내 일행을 찾았다. 일단 아리엘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맨 뒤에서 덜덜 떨고 있었으니까.
‘세리스와 카라는?’
서있는 놈들 중에는 없다. 설마? 바닥에 쓰러진 모험가들을 유심히 살폈다. 다행히 쓰러진 모험가들 중에도 없었다.
이곳에는 처음부터 아리엘만 있었던 셈이다.
‘이제 어쩐다...’
어쩌긴. 아리엘이라도 구해야지.
다행히 저쪽은 내 존재를 눈치 채지 못했다. 기습은 유효할 터.
나는 숨을 참았다.
나라는 존재를 지우고 어둠 속에 녹아들어갔다. 기척이 사라졌다.
천천히 앞으로 걸었다. 발소리는 나지 않는다.
조금씩 걸음 속도를 빨리했다. 가볍게 뛰는 속도까지.
중년과 나의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중년은 아리엘의 머리채를 잡아채고 있었다.
저 멍청한 녀석은 왜 가만히 있었던 거야?
나는 허벅지 근육을 폭발시키듯 수축, 이완 시켰다. 바닥을 박차는 소리가 났지만 괜찮다. 놈이 눈치 챘을 땐 이미 옆구리에 단검을 박아 넣은 뒤였으니까.
중년의 눈이 크게 뜨인다. 그는 아리엘의 머리채를 놓고 검집에 집어넣은 검을 향해 손을 뻗으려 했다.
그동안 나는 중년의 허벅지, 복부, 어깨를 한 번씩 쑤셨다. 중년의 손이 검의 손잡이에 닿았을 때쯤 아리엘을 걷어차 멀리 날려버린 뒤 나도 뒤로 크게 뛰었다.
후웅. 눈에 담기 힘들 정도로 빠른 검격이 허공을 갈랐다.
빠르게 뒤로 뛰지 않았더라면 머리가 날아갔으리라.
“...뭐하는 놈이냐.”
중년이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저기 있는 엘프의 주인.”
“아아... 그렇군. 그나저나 뒤를 찌르는 건 너무 비겁한 것 아닌가...? 전사로서의 자긍심이 없는 건가?”
중년이 왼손으로 배의 상처를 움켜잡았다. 그러나 단검으로 쑤셔진 곳은 네 군데다. 단검에 꿰뚫렸던 상처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호흡이 거친 걸 보면 꽤나 아픈 모양이다.
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너 세잖아. 핸디캡이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