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3. 선물 - (9)
지혜를 안아 침대에 던져두고 나도 그 옆에 누웠다.
베개를 목에 대고 눕자, 지혜는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 안겼다.
“어땠어?”
“뭐가?”
“선물. 마음에 들었어?”
“엄청.”
“히히힛.”
쪽.
지혜는 괜히 내 가슴에 소리나게 입 맞췄다.
그렇게 한 동안 우린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숨 소리와 욕실의 욕조에 물이 떨어지는 소리만 듣고 있었다.
내가 손을 들어 지혜의 머리를 쓸어넘기자, 그녀는 손가락으로 내 배 위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간지럽혔다.
그녀의 손가락이 배꼽으로 가자 나는 지혜의 손을 붙잡았다.
“간지러워, 하지 마.”
“배꼽이 간지러워?”
“간지러운 게 아니라 이상하단 얘기야. 하지 마.”
“흐응~”
그러자 지혜는 손을 내려 내 음모를 만지작거렸다.
“여긴 괜찮아?”
“어, 거긴 상관없지.”
“그래.”
지혜는 내 아랫털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자기랑 내꺼랑 털 느낌이 다른 거 같아.”
“나도 약간 그거 느꼈어. 남자털이 좀 더 뻑뻑하다 해야하나?”
“어. 내꺼는 보들보들한데 자기 털은 좀 더 퍽퍽한 거 같아.”
“그래?”
“응, 샴푸 같은 거 해줘야하는 거 아냐?”
“엥? 여자는 털도 샴푸해?”
“푸흡. 야, 무슨. 그런 게 아니라 농담으로 한 말인데 그렇게 말하냐.”
“깜짝이야. 놀랬네.”
지혜가 머리를 꾸물대며 가슴을 타고 좀 더 아래로 내려갔다.
고개를 내려보자 지혜의 뒷통수 밖에 보이지 않았다.
“… 뭐 해?”
“자세가 불편해서.”
그녀가 손으로 내 물건을 붙잡았다.
지혜의 손가락이 내 물건을 툭툭치며 좌, 우로 넘겼다.
“… 재밌어?”
“아니, 신기해서. 지금은 이렇게 조그마한 애가 어떻게 그렇게 커지나 싶어서.”
“나도 신기하더라.”
“자기자기, 나 전부터 궁금했는데.”
“응?”
“남자들은 꼬추 맞으면 아프다는데 진짜 그래?”
“장난으로도 때리지 마라. 진짜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최고의 고통 중 하나야.”
“그렇구나….”
지혜는 내 물건을 손가락으로 조물거렸다.
계속 만지다보니 조금씩 설 것만 같았다.
“정확히는 거기 막대기 부분 말고, 그 아래에 알 있는데.”
“부랄?”
“… 어, 부랄.”
“그렇구나아.”
지혜가 손을 뻗어 내 고환을 조심히 쓰다듬었다.
“여기?”
“… 어, 거기.”
“히히히.”
이쯤되니 살짝 불안감이 솟았다.
설마 궁금해서라도 한 번 때려보려고 그러나 싶어서 아래가 쪼그라들 쯔음.
지혜가 말했다.
“자기.”
“… 응?”
“다솔이란 애, 많이 만나?”
“… 그냥 수업이랑 과제 정도만?”
“흐으응…, 그렇구나.”
지혜가 손톱을 세워서 고환의 주름을 조금씩 긁었다.
평소라면 기분 좋을 행위였으나 지금은 소름이 돋을것만 같았다.
“걔랑 술도 마셨어?”
“… 아니.”
“… 하아.”
지혜가 머리를 떼고 일어났다.
“미안.”
“뭐가?”
“아니, 질투하는 거. 내로남불 같잖아.”
“…”
나는 지혜를 뒤에서 안아줬다.
“나 서울 올라갈까?”
“뭐, 직장?”
“어. 졸업하면 서울 쪽으로 알아보는거지.”
“그리고?”
“서울은 원룸 얼마나 하려나. 자기랑 내가 취직하는 회사 중간 쯤에 집 구하자.”
“월세?”
“그래야하지 않을까, 처음엔?”
“원룸은 작잖아.”
“대신 내내 붙어있으면 되지, 뭐. 원룸에 욕조 있는 곳 있으려나?”
“요즘엔 욕조 있는 데 잘 안 나오는거 같던데.”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침대에서만 붙어있자.”
“침대는 큰 거 사고?”
“아니, 작은 거. 매트리스만 사도 벽에 붙이면 우리 둘 다 같이 잘 수 있지 않을까?”
“그래.”
지혜가 내게 안긴 체, 조금씩 몸을 흔들흔들거렸다.
지혜의 리듬에 맞춰, 나도 그녀와 같이 몸을 흔들었다.
그녀의 손을 붙잡고 있자, 지혜가 내 손 안에서 꼼지락거렸다.
“같이 살면 좋겠네.”
“그러게. 내가 맨날 아침마다 깨워줄게. 자기, 아침에 잘 못 일어나잖아?”
“크큭, 그렇지. 네가 깨워주면 음…, 밥부터 먹어야하나?”
“바보야, 굿모닝 키스부터.”
“그러고는?”
“달아오르면 한 번 하고난 뒤에 씻고. 아니면 씻으면서 할까?”
“프핫, 그것도 좋네. 콘돔 많이 사놔야겠다. 대량 배송으로.”
“그리고 또…”
그렇게 우리 둘은 언젠가 될 지 모를 동거 계획을 늘어놓았다.
서로 뭘 할지는 뻔했다.
내내 둘이 붙어서 서로 야한 짓을 하는거다.
내가 힘든 일이 있으면 지혜의 가슴을 만지며 위로받고,
지혜가 힘든 일이 있으면 내 가슴에 안겨 위로받는 그런 일들.
한참을 그런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서로 누워서 마주보고 있었다.
지혜가 문득 손을 뻗어 내 머리를 넘기며 말했다.
“미안해.”
“… 뭐가?”
“그냥. 내가 더 일찍 너를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내가 대구에서 직장을 구했으면 좋았을텐데. 내가 5년만 일찍 태어났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생각들.”
“풉. 야, 니가 선택할 수 있는 게 하나 밖에 없어보이는데.”
“그런가?”
“그런거야,”
나는 지혜를 안아주었다.
지혜가 내게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 알 것만 같았다.
나도 그녀와 같은 마음이었으니깐.
“울 어머니가 엄청 좋아하는 영화에 그런 말이 있더라.”
“… 뭐?”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래.”
“그래?”
“… 요즘 따라 그냥 그게 뭔 말인지 알 거 같기도 하더라.”
“왜?”
“서로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지내기엔 시간이 너무 없어.”
“응?”
나는 지혜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 꼭 안아줬다.
“늦게 만난거잖아. 그러니깐 지금부터라도 더 시간을 많이 보내자고.”
“… 응.”
지혜가 내 속에서 괜시리 꼼지락거렸다.
그런 그녀를 꾸욱 한 번 더 안아줬다.
그 때, 귓가에 물소리가 들렸다.
찰박거리는…
“물!”
“응?!”
“조졌다. 욕조 물 틀어놓고 나왔잖아.”
“…야!”
아니나 다를까, 욕실에 가보니 욕조의 물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급하게 욕조 물을 껐지만, 나는 괜히 모텔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에 들었다.
“죄책감 엄청나네….”
“… 그러게.”
“…”
욕조의 물을 만져보다 다행히도 온도는 괜찮았다.
“어때? 물 온도는 괜찮아?”
“어, 괜찮긴 하네. 하아…”
괜한 자책감에 시달리던 와중, 지혜가 다가와 손을 대봤다.
“응, 괜찮네.”
찰박. 첨벙.
“으으으~.”
지혜가 한 번에 욕조에 앉자 물이 넘쳐흘렀다.
“뭐 해?”
“응?”
“빨리 들어와서 안아줘.”
“…”
지혜가 안아달라는듯이 손을 뻗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욕조에 들어갔다.
첨벙.
“… 뭐 실수한 건 어쩔 수 없지.”
“그렇지?”
내가 지혜의 등 쪽으로 들어가자 그녀가 자연스레 내게 머리를 기댔다.
“… 씻고 들어올 걸.”
“뭐 어때, 여러 번 씻지 뭐.”
“그런가?”
“그렇지.”
나는 지혜를 보고 웃었다.
지혜도 내게 환히 웃어줬다.
***
욕조에서 계속 몸을 담그고 있다간 그대로 잠들거 같아서 적당히 있다가 우리 둘은 밖으로 나왔다.
모텔에 온 지 얼마 안 되는 시간동안 빠르게 세 번이나 관계를 가져서였는지 우리 둘은 조금 차분해져있었다.
더 정확히는 늘어졌다.
모텔에 들어올 때 너무 불 같이 달아올라서 그랬을까.
씻고 나온 뒤, 우리는 침대에만 붙어있었다.
“재밌는 거 없어?”
“영화나 볼까?”
“그래, 아무거나 틀어. 밥은 어쩔래?”
“시켜먹자. 치킨?”
“어, 치킨.”
모텔에서 치킨을 배달시켜 먹고, 다시 침대에 누워 빈둥대길 1,2 시간 쯔음.
TV의 영화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도 볼 게 없자 우리 둘은 서로에게 장난치기 시작했다.
“… 왜?”
“아니, 그냥. 눌러보고 싶어서.”
시작은 나부터였다.
여자친구는 계속 옷을 벗고 있으면 가슴이 쳐진다며 옷을 꺼내입었다.
검은색 물방울 모양의 속옷 세트 위로 돌핀 팬츠와 흰 나시.
이 모습이 여자 친구의 평상복이라고 생각하자 오히려 거기서 나는 에로스를 느꼈다.
여자친구의 나시 상의는 딱 달라붙었기에 가슴골을 은근히 강조했고, 내 어깨에 붙어 몸을 기대고 있던 지혜를 바라보면 나는 자연스레 그 가슴골이 보였다.
여자의 가슴엔 기이한 마력이 존재해서 보고 있다보면, 그리고 만질수만 있다면 자연스레 손이 가는 것이 남자의 본능이었다.
그래서 손가락을 세워 꾸욱 눌러봤다.
탄력감 있는 여자친구의 가슴을 꾸욱 누르자 지혜는 한 술 더 떠서 내 손을 잡고 가슴으로 껴안았다.
“왜~? 그냥 눌러보고 싶었던 거 맞아?”
“어, 진짜로 그냥 생각없이 손이 간 거 뿐이야.”
“… 그래?”
“어.”
“그럼 그런거지, 뭐.”
여자친구는 내 팔을 껴안더니 한 쪽 다리를 내게 올렸다.
그러더니 여자친구의 손이 내 바지로 올라갔다.
“… 뭐하냐?”
“그냥? 울 아빠 보니깐 가끔씩 팬티에 손 넣고 주무시던데 남자들은 그러면 편한가?”
“음….”
나는 이걸 어떻게 설명해줘야할지 고민됐다.
“어…, 뭔가 심리적 안정감? 그런 게 좀 있지.”
“그래?”
그 말을 들은 여자친구는 내 바지와 팬티를 들춰 손을 안으로 넣었다.
“어떄?”
“솔직하게 말할까?”
“어.”
“내가 내 손을 바지 속에 넣으면 안정감이 있거든? 근데 니가 넣으면 그냥 불끈불끈해지는 게 다야.”
“히힛, 그래?”
그 말을 들은 지혜가 조금씩 손을 움직여 내 물건을 조물락 거리기 시작했다.
“그럼 더 괴롭혀야겠다.”
“…”
여자친구가 내 물건을 조물거리기 시작했다 금새 하반신으로 피가 쏠렸다.
가만히 당할 수만은 없었던 나는 몸을 돌려 여자친구의 엉덩이에 손을 댔다.
자연스레 우리 둘은 눈이 마주쳤다.
먼저 말한 것은 지혜였다.
“… 한 번 더 할까?”
“못 할 것도 없지.”
“키스해줘.”
“그래.”
지혜에게 입을 가져다대자 그녀는 혀부터 먼저 앞으로 나와 나를 반겼다.
그 모습을 보고 내가 웃었다.
“요망하게 혀부터 먼저 마중나오고 말이야.”
“나는 니가 내 혀 빨아주는 게 너무 흥분되더라.”
“그래?”
“응. 히힛.”
지혜가 혀를 에- 하고 내밀고 있자, 나도 혀를 내밀어 그녀의 혀를 맛보았다.
그러면서 내 손은 지혜의 바지 속으로 들어갔다.
지혜가 몸을 뒤척거리며 내 손이 편한 자세를 만들어주려다 안 되자, 그녀가 손을 내려 바지를 벗으려 했다.
“읍…, 잠깐.”
“… 응?”
“내가 벗길래.”
“흐히힛, 그래.”
지혜가 일어나 무릎을 꿇자 나는 문득 그녀의 바지에 손을 데려다가 잠시 망설였다.
“지혜야.”
“… 응? 왜?”
“나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 말해도 돼?”
“… 이상한 거 시키려고?”
“그런 건 아닌데 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지혜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
도대체 내가 뭘 부탁하려고 그러는가 의심하는 듯 했다.
“뭐 해보려고?”
“… 한 번 더 빨아보고 싶어서.”
“응?”
“69 자세는 싫어?”
“… 야!”
지혜가 찰싹 소리나게 내 어꺠를 때렸다.
“그거 하면 키스할 때 찝집하단 말야….”
“하고 난 뒤에 양치하면 되지.”
“… 전에 그게 그렇게 좋았어?”
“음…, 그것도 있는데.”
지혜는 항상 나에게 말했다.
일관된 변태 새끼라고.
이제와서 그게 어디 가겠는가?
“그냥 니가 부끄러워하니깐?”
헷, 하고 내가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