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5. 고백 - (6)
“후욱… 싼….”
뷰룻. 뷰루룻.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먼저 정액이 뿜어져나왔다.
사정을 하기 직전에 조금이라도 더 참으려고 했으나, 참을 수 없었다.
지혜가 쉴 새 없이 꾸욱꾸욱하고 나를 조여와서였다.
‘… 뭐지.’
평소보다 훨씬 빨리 사정했다.
허리에서부터 올라오는 탈력감에 나는 허리를 멈췄다.
“하아…, 하아….”
“쌋어…?”
“어…, 하아….”
“흐읏….”
지혜가 조금씩 앞, 뒤로 엉덩이를 움직였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빠르네?”
“하아…, 자기가 평소보다 더 야해서 그런가 보지.”
꾸욱. 꾸욱.
그러자 지혜가 내 자지를 조여댔다.
“… 야한 말 하지 마아…, 한 번 더 하고 싶어지니깐….”
“…”
그 말을 듣고, 나는 입을 꾸욱 닫았다.
이렇게 간격을 거의 안 두고, 연속해서 여러 번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지혜도 남자의 정액이 바로바로 리필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보통은 텀을 좀 두고 다시 하곤 했었는데, 오늘은 나와 지혜 둘 다 달아올라 있었다.
“자기…, 뺄게?”
“어.”
지혜가 엉덩이를 앞으로 움직이기에 나는 콘돔을 손으로 잡았다.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다.
“지혜야, 잠깐 기다려볼래?”
“응? 왜?”
“뭐 하고 싶은 게 있어서.”
“… 그래. 너무 뚫어지게만 보지 마….”
“어.”
나는 콘돔을 붙잡고, 조금씩 허리를 뒤로 뻈다.
콘돔은 여전히 지혜의 안에 남은 상태로, 자지만 조금씩.
그리고 허리를 뒤로 빼자 내가 바라던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
축 늘어진 콘돔이 지혜의 보지에 걸려 아래로 늘어져있었다.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광경이었다.
“… 뭐 해?”
“아니, 그냥….”
나는 튀어나온 끝을 잡아 콘돔을 빼냈다.
끝을 묶은 다음 휴지로 싸서 한 구석에 치워뒀다.
“후우…, 씻자.”
“응, 그래야지. 그 전에…”
지혜가 일어나서 내 품에 안겼다.
“… 자기 오늘 좀 빠르다?”
“뭐가?”
“싸는 거.”
“그러게…. 지혜집에서 야한 거 한다고 흥분했나?”
“히힛, 그런거야?”
“아니면 네가 평소보다 더 쪼아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나는 말 끝을 흐렸다.
왠지 모르게 남자의 자존심이 살짝 깎이는 기분이었다.
“내가 자기가 너무 좋아서 주체를 못 했나? 히힛.”
“… 나중에 한 번 더 해.”
“왜에~? 너무 일찍 싼 거 같았어? 난 좋았는데?”
“… 두고 봐.”
“그래, 히힛.”
왠지 지혜에게 낚인 거 같기도 하다.
그녀의 수갑을 풀어준 뒤, 내가 들고 온 가방에서 속옷을 꺼내려던 차에 지혜가 말했다.
“자기, 샤워실 좁아서 두 명이 같이 씻긴 힘들 거 같은데…, 미안해.”
“아냐, 어쩔 수 없지. 너 먼저 씻을래?”
“… 아니, 자기 먼저 씻어. 자기가 빨리 씻잖아.”
“하긴. 그래, 나 먼저 쓴다?”
“어.”
나는 갈아입을 속옷을 화장실 앞에 두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 때, 무언가를 발견했다.
“지혜야.”
“어?”
“이거 칫솔 왜 두 개야?”
“아, 맞다! 내가 설명해줄게.”
지혜가 화장실로 들어오더니 파란색 칫솔을 집어들었다.
“이건 자기꺼.”
그리고는 분홍색 칫솔을 들어올렸다.
“이건 내 꺼. 커플 칫솔. 히힛, 해보고 싶었어.”
“오, 이건 나도 해보고 싶긴 했어.”
“그치그치?”
“어. 음, 뭔가….”
나는 지혜를 바라봤다.
지혜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동거하는 거 같다….”
“히힛, 앞으로 자기 서울 오면 우리 집에서 지내고 갈 거니깐 미리 준비했지.”
“아, 나도 안 그래도 뭐 좀 들고왔는데.”
“뭐?”
“이따 씻고 보여줄게. 폼 클렌징 같은 건 뭐 쓰면 돼?”
“저거. 클렌징 오일이야.”
“샴푸는?”
“저 밑에 있어. 순서대로 샴푸, 트리트먼트, 린스.”
“… 바디는?”
“그건 저 쪽. 순서대로 바디, 스크럽, 때 비누.”
“… 고마워.”
솔직히 무슨 말인지 반도 못 알아먹었다.
치약을 묻히고, 샤워기의 물을 틀어 온도를 가늠하고 있는데도 지혜의 시선이 멈추지 않았다.
“… 안 나갈거야?”
“여기서 보고 있고 싶은데?”
“… 물 튈 껄?”
“알았어, 닫아둘게. 수건 문 앞에 놔둔다?”
“어, 고마워.”
지혜가 문을 닫았다.
“오, 온수는 잘 나오네.”
사실 제일 걱정이 온수였는데 다행히도 따듯한 물이 잘 나왔다.
평소라면 지혜와 같이 씻으러 들어가기에 일부로 느긋하게 시간을 끌며 샤워를 했지만, 오늘은 어차피 따로 씻으니깐 빨리 샤워를 끝내고 밖으로 나갈 생각이었다.
그렇게 10분도 채 안 걸리고 샤워를 끝냈다.
‘… 한 번 더 헹구고 나가야지.’
이대로 나가면 다시 땀이 날 것 같아서 물을 살짝 차갑게 틀고 한 번 더 머리부터 물을 끼얹고는 문을 열었다.
“…”
“…”
그리고 지혜와 눈이 마주쳤다.
“… 뭐 해?”
“… 아니…, 그냥 궁금해서….”
“뭐가?”
지혜는 한 손에 내 속옷을 들고 있었다.
그 속옷을 자기 얼굴 앞에 들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은 다리 사이에 가 있었다.
“… 그거야?”
“… 그거, 뭐?”
“혹시 내 냄새….”
“진짜! 진짜 조금만 맡은거야. 이상하게 보지 마.”
“… 자위했어?”
“야!”
지혜가 나한테 속옷을 던졌다.
“… 아무리 연인 사이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거야.”
“… 그렇지. 내 속옷 냄새를 맡으면서 자위하는 여자친구를 보면 좀….”
“야! 진짜!”
“…”
지혜가 부끄러움에 몸 서리쳤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아~, 좀 자존심이 꺾이는데? 내가 지혜를 만족시키지 못 했나?”
“아…, 아니. 그건 아닌데…, 야! 말을 그렇게 하면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
“뭐야? 진짜 그랬어?”
“… 그건 아닌데….”
지혜가 다리를 오므리곤 두 허벅지를 비비적거렸다.
“… 조금만 더 하면 나도 갈 거 같았는데… 자기가 멋대로 혼자서 끝내서….”
“말하지 그랬어?”
“… 자기가 진짜 자존심 상해할까 봐….”
“하….”
지혜의 배려 아닌 배려를 듣고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야, 윤지혜.”
“… 화났어?”
“조금?”
“… 미안.”
“…”
조금 추워져서 나는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말을 이었다.
“야, 말이라도 하지 그랬어.”
“… 미안하잖아. 나만 즐기는 거 같아서….”
“그러고는 매번 나 보고 2주간 자위 금지시킨거야?”
“… 죄송합니다….”
“…”
지혜는 고개를 숙였다.
저건 좀 비겁했다.
모처럼 내가 분위기를 주도하며 지혜에게 우위를 점할 기회였는데 지혜가 저렇게 축 처진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약해진다.
“… 왜 너만 즐긴다고 생각하냐? 나도 너 도와주면 좋은거지.”
“…”
“그래도 딜도 안 쓴 건 다행이네. 딜도 썼으면 진짜 화났을 거 같다.”
“… 버릴까?”
“어. 아니다, 불태우자. 내일 바다 가서 불 태워버려.”
“…”
지혜가 대답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씻고 나온 뒤, 아직 조금은 물기가 남은 상태로 나는 지혜 앞에 앉았다.
그리곤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자 지혜가 손을 뺴고 반대손을 내밀었다.
“… 그 손으로 했어.”
“풉…, 아…. 크하하하! 아, 진짜….”
거기서 더 이상 참지 못 하고 웃음이 튀어나왔다.
나는 지혜의 볼을 붙잡고 흔들었다.
“으이구…, 야해가지고. 맨날 자기가 누나라고 그러더니, 으이구….”
“하지 마아….”
“흐지 므아~~.”
내가 지혜의 말을 따라하며 놀리자, 그녀가 내 허벅지를 때렸다.
찰싹.
“야! 그래, 했다! 자위 좀 했다! 어쩔건데?! 씨이…, 서러워가지고.”
“뭐야, 삐졌어?”
“어! 이제부터 삐질거야. 씨이…, 조만간 생리도 찾아와서 성욕 터지는 데 남자친구란 놈이 두 번만 하고 바로 씻으러 가고 자기 혼자만 즐길 데로 다 즐기고 씨이….”
“오구오구, 그래쪄요오~.”
“씨이, 몰라. 오늘 따로 자. 이불 깔아줄테니깐 바닥에서 자. 흥.”
지혜가 내 손을 뿌리치곤 돌아섰다.
‘… 이러면 안 되는데….’
지혜가 정말 삐질 것만 같아서 나는 그녀를 뒤에서 안았다.
“지혜야아~.”
“아, 왜. 나도 씻을거야.”
“… 진짜 씻을거야?”
“어 ,씻을거야.”
“… 정말?”
나는 손으로 지혜의 가슴을 아래에서부터 받쳐올렸다.
그러자 그녀가 살짝 몸을 움츠려들었다.
“… 뭐 하냐?”
“그냥 자기 달래주는 중?”
“…”
지혜가 은근슬쩍 내 팔을 붙잡고는 내 손을 가슴 쪽으로 옮겼다.
그녀가 보내는 은밀한 요구를 알아채리고 나는 조심스레 그녀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 진짜 씻을거야?”
“… 왜 묻는데.”
“자기 또 젖을까봐?”
“… 뭐래.”
지혜는 내 말을 무시하는듯 비웃는 말을 내뱉었지만, 몸은 그렇지 않았다.
손가락을 들어 살짝 그녀의 젖꼭지를 눌렀다.
“… 진짜 갈 거야?”
“… 조금 생각해보고.”
“… 콘돔 몇 개나 있는데?”
“… 많이 사뒀는데.”
“…”
진짜.
윤지혜, 미치겠다.
대책없이 성욕만 앞서가지고.
“한 번 더 할까?”
“… 됐어. 자기 힘들잖아.”
“근데 너도 조금만 더 하면 갈 거 같았다매?”
“…”
“내가 해줄까?”
“… 뭘?”
“자기 자위하는 거. 내가 대신 해줄까?”
“… 괜찮아?”
“뭐가?”
“자기는 못 즐기잖아….”
“내가 왜 못 즐겨?”
지혜의 손을 잡아 몸을 돌리자, 그녀가 나한테 돌아섰다.
“나는 너가 하는 거 보는 것도 좋은데?”
“…그래?”
“그럼.”
“… 그럼 해 줘.”
지혜가 슬그머니 다리를 벌렸다.
“어떻게?”
“… 손으로 조금씩 만져줘. 부드럽게….”
나는 지혜의 말대로 손을 세워 그녀의 다리 사이를 부드럽게 훑었다.
“이렇게?”
“…응. 클리토리스도 만져줘….”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날개 부분, 소음순을 훑은 뒤, 엄지손가락으로 클리토리스를 살짝 튕겨주었다.
그러자 지혜가 살짝 몸을 떨었다.
“흐읏…!”
“좋아?”
“… 응…. 근데 좀 더 부드럽게…, 근처 만져 줘….”
지혜가 손가락을 들어 내 젖꼭지 주변을 훑었다.
“… 이렇게.”
“그래.”
나는 지혜가 보여준 시범대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엄지손가락으로 은근하게 클리토리스를 누르고는 그 주변으로 뱅뱅 돌렸다.
그 때, 지혜가 내게 등을 돌리고는 품으로 들어왔다.
“… 안아줘.”
한 번 수치심의 끈을 놓은 지혜는 고분고분해졌다.
오히려 자기가 원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손가락… 넣어주면 안 돼?”
“그래.”
나는 지혜의 겨드랑이 밑으로 팔을 뻗어 그녀의 다리 사이로 향했다.
여기쯤인가 싶어서 중지로 살짝 누르자, 지혜가 내 손을 붙잡아 올바른 곳으로 인도해주었다.
“… 여기야.”
“미안.”
찔꺽.
중지를 조금씩 밀어넣자, 그녀의 내부가 내 손가락을 조금씩 옥죄며 나를 받아주었다.
지혜의 보지는 항상 살짝 따듯하고, 축축하며, 구불구불했다.
“읏….”
지혜가 한 손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내 팔을 잡았다.
그리고는 다른 손으로 나의 남은 손을 잡았다.
“… 가슴도.”
“응.”
부끄러워서 문장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 하는 주제에 바라는 것은 다 요구하는 지혜를 보며 웃음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웃으면 지혜가 정말 화를 낼 것만 같아서 꾸욱 참고 나는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다.
“하읏…. 흐읏…, 읏….”
나는 지혜의 반응을 살피며 조금씩 손가락을 움직였다.
지혜는 젖꼭지를 톡톡 건드릴 때는 애가 타는 듯한 신음을 흘렸고,
가끔씩 중지손가락을 굽혀 그녀의 질벽을 살짝 건드릴 때면 몸을 움찔거렸다.
“흐읏…, 가슴…. 꽉 잡아줘.”
“…”
지혜의 요구를 따라 가슴을 크게 움켜잡자, 그녀가 또 한 차례 몸을 움찔거렸다.
“하읏…!”
순간, 지혜의 보지가 내 손가락을 옥죄였다.
“하아…, 흐읏….”
그녀의 숨 소리에 맞춰서 조금씩 꾸욱꾸욱 옥죄는 내부를 보며, 참 몸은 솔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가락, 두 개 넣을게?”
“… 응. 그리고… 좀 더 빨리 해 줘….”
“감질맛 나?”
“… 응. 애태우는 거 같아….”
“그래.”
지혜의 말에 따라 손가락을 하나 더 늘리고는 아까보다 조금 더 빠르게 움직였다.
찔꺽. 찔꺽.
“흐읏…, 읏…! 하으읏…!”
방금까지는 조금 여유롭게 즐기는 그녀였으나 이제는 점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 하고 내 품에서 이리저리 비틀며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흐윽…, 읏…!”
지혜가 내 팔을 꽉 움켜쥐었고, 내 손은 점점 더 빨라졌다.
방금까지는 찔꺽 거렸지만, 이제는 물 소리가 더 커져서 찰박 거리는 소리에 더 가까워졌다.
“흐읏…, 읏…! 흐읏! 하아…, 흣!”
지혜가 신음소리를 흘리는 주기가 점점 더 빨라졌다.
찰박. 찰박.
“흑…, 으읏…! 흐으읏! 하아….”
지혜의 보지가 점점 더 내 손가락을 쪼이는 주기가 빨라졌다.
그럴수록 내 손가락도 빨라졌다.
“흑! 읏! 으읏…! 하으읏…!!!”
그리고 지혜가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 응?’
문득 손이 조금은 따스해졌기에 아래를 봤다.
줄줄줄.
…
지혜가 오줌을 지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