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3화 〉13. 동거 - (10)
내가 화이트보드를 건네자, 지혜가 뺵 소리를 질렀다.
“야!”
“… 왜?”
“아니, 이건 좀….”
“지혜야, 나 진짜 죽어.”
“… 그렇게 힘들어?”
“…”
지혜가 두 손을 모아 꼼지락거렸다.
아니…, 이러면 마음이 약해지는데.
“… 우리 지금 너무 많이 하는 거 같지 않아?”
“아닌 거 같아.”
“…”
지혜가 단박에 내 말을 반박했다.
“자기, 생각해 봐.”
“어.”
“우리 만날 때마다 한 번에 몰아서 엄청 했잖아?”
“그…치?”
“1, 2주에 한 번 만나서 5번 연속으로 하는 것보다는 매일 한 번씩 하는 게 더 쉽지 않을까?”
“… 정액이 생길 시간은 줘야하지 않아?”
“그럼 자기가 정액을 안 싸고 빼는 거야. 그건 어때?”
“…”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그렇게 하고 싶어?”
“그치만… 자기가 너무 좋은 걸….”
지혜가 내 목에 팔을 걸었다.
“지금까지는 맨날 보고 싶어도 멀리 있어서 못 봤는데에…, 이젠 같이 살잖아….”
그녀의 숨결이 내 얼굴에 닿았다.
약간은 거칠고, 뜨거운 숨결이 묘하게 나를 흥분시켰다.
“그 동안은 보고 싶어도 꾹 참았는데… 아직도 더 참아야해?”
“…”
“응?”
지혜의 목소리를 듣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원거리 연애는 나만 힘든 게 아니라 상대방도 힘들었다.
그 힘든 시간을 버텨온 건 당연하게도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 알았어.”
“그럼…”
“대신 매일은 진짜 힘들어.”
“히잉….”
지혜가 손가락을 들어 옷 위로 내 젖꼭지 위로 빙빙 돌리며 말했다.
“… 진짜 힘들어?”
“어….”
“아침마다 그렇게 빳빳하게 세워놓고 안 불편해? 난 자기 불편해 보여서 그런건데….”
“그건 자연적인 현상이라 어쩔 수 없거든?”
“자기자기.”
“왜?”
지혜가 갑자기 자신의 가슴을 모아 내게 보여주며 말했다.
“어때?”
“… 야하지.”
“그치?”
“어.”
“내가 자기 힘내라고 야한 사진 보내주면 오히려 힘들다고 말했던 거 기억나?”
“… 그게 갑자기 왜?”
지혜의 손이 내려가 내 허리를 쓰다듬었다.
“나도 그런거야.”
“…”
지혜가 몸을 기울여 내 귀에 입을 가까이했다.
그녀의 머릿결에서 좋은 향기가 났다.
“아침마다 빳빳하게 서있는 성준이 자지가 눈 앞에 있는데…, 그렇게 유혹해놓고 나 보고 참으라고 하는거야?”
“아니…, 그….”
“하읍….”
지혜가 내 귀를 입술로 앙 하고 물었다.
그녀의 혀가 움직이는 질척한 소리가 귓가에 바로 울려퍼졌다.
“쮸웁…. 더 참으라고? 자기가 먼저 유혹해놓고?”
“…”
내가 유혹한건가?
정신이 혼란스러워지는 와중에 지혜가 내 귓가에 다시 한 번 속삭였다.
“오늘 음…, 그래. 내가 큰 마음 써서 딱 세 번만 해주면 딜도 버리러 가자.”
“진짜?”
“응.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해도 돼. 불 태우든, 잡아찢든, 가위로 자르든. 상관없어.”
지혜의 손이 내 다리 사이로 내려가 내 물건을 붙잡으며 말했다.
“우리 성준이 자지만 있으면.”
“…”
“어떻게 할래?”
지혜는 내 무릎 위에 걸터앉아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내 젖꼭지를 만지작거리며 대답을 보챘다.
“응?”
“… 딱 3번만?”
“응. 오늘 딱 3번만.”
“나 내일은 진짜 느긋하게 낮잠자고 싶은데?”
“나도 힘들어서 내일까지는 못 할 거 같아.”
“… 그런데 오늘은 세 번?”
“히힛….”
지혜의 말이 앞, 뒤가 안 맞았다.
하지만 내가 그 점을 몰아붙이려고 하자 그녀는 물리적으로 내 입을 틀어막았다.
“하읍… 쮸웁…. 빠알리~.”
지혜가 내 아랫 입술을 쭉 빨아당기자 나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 알았어. 오늘 세 번. 내일은 안 하는 걸로.”
“응, 히힛.”
내 대답이 끝나자마자 지혜가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내 아랫턱을 두 손으로 받쳐들고는 키스하기 시작했다.
“쮸웁… 하아…”
그녀의 혀가 입 속으로 들어오자 나는 혀를 움직여 그녀를 반겨주었다.
평소에는 지혜가 내 혀를 많이 빨아주기에 오늘은 내가 그녀의 혀를 빨아줘야겠다 싶어서 입술을 오므리자, 지혜가 피식 웃었다.
“헤헤헷….”
내가 그녀의 혀를 정성들여 빨아준 뒤, 지혜가 입을 뗴며 말했다.
“성준성준.”
“응, 지혜지혜.”
“정말 많이 힘들면… 그냥 손으로만 할래?”
“응? 갑자기?”
지혜가 내 눈가를 엄지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며 말했다.
“아까 키스할 때 슬쩍 보니깐, 자기 엄청 피곤해보여서. 눈 밑이 거무죽죽하다.”
“풉, 야. 내가 힘들다고 말했잖아.”
“우리 성준이가 야한 걸 다 거부하네 싶더라.”
“… 나도 야한 거 좋지. 근데 몸이 안 따라줘, 진짜로.”
“… 알았어.”
지혜가 무릎을 바닥에 대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두 손을 자신의 다리 사이로 가져가 벌리면서 말했다.
“대신 손으로만 해 줘. 그 정도는 괜찮지?”
“…”
“… 빨리. 나 부끄럽단 말야.”
이렇게까지 해놓고 부끄럽다고 말하는 지혜의 말에 웃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지혜의 가슴을 움켜잡으며 말했다.
“으이구…, 대책없이 야하기만 한 우리 지혜. 진짜 어떻게 하냐?”
“우리 성준이 사랑 많이 받다보니 그만큼 야해진거거든?”
“내 잘못이네, 크큭.”
“응, 성준이 잘못이야.”
지혜가 무릎을 움직여 조금 더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러니깐 책임져.”
“… 알았어.”
한 손으로 지혜의 허리를 감싸고, 다른 한 손을 그녀의 다리 사이로 집어넣었다.
손 끝이 닿자, 지혜가 살짝 몸을 떨었다.
“흐읏….”
“여기 만져주는 거 좋아하지?”
“응….”
아직은 숨어있는 클리토리스 주변에 손가락을 올려 부드럽게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음…, 그렇게…. 응… 좋아….”
처음엔 손가락을 모아서 중지로 원을 그리다가 손을 세워 엄지손가락을 가져다댔다.
“읏…!”
지혜의 손은 어느새 내 어깨 위에 올라와있었다.
그녀가 몸을 숙이자, 손을 더 깊숙히 넣어 보지에 가져다댔다.
찔꺽.
손가락 끝이 살짝만 닿아도 금새 알 수 있었다.
지혜는 이미 엄청 젖어있었다.
“벌써 이렇게 젖었어?”
“… 응. 자기 일어나기 전에 조금….”
“…”
지혜는 언제나 내 상상을 뛰어넘는 여자친구였다.
문득 재밌는 생각이 떠오르자, 나는 그녀의 보지 근처의 도톰한 살 부분을 문지르며 말했다.
“어떻게 자위했는데?”
“으… 응?”
“말해봐.”
“아니…, 그냥….”
“그냥 어떻게? 구체적으로.”
“읏….”
손가락 끝으로 살짝 클리토리스를 건드리자, 지혜가 다시 한 번 허리를 떨었다.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지혜는 부끄러운 상황에 흥분한다.
이미 흥분할만큼 흥분한 상태에선 잔뜩 야한 말을 해놓고서 정신이 돌아오면 그 뒤에 부끄러워하는 게 볼 때마다 귀여웠다.
“빨리. 말해봐.”
“그… 일어나고… 답답해서 브라를 벗었어.”
“그리고는?”
“브라를 벗는데… 흣…. 젖꼭지가 스치면서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
“이렇게?”
내가 손을 들어 지혜의 젖꼭지를 가볍게 튕기자, 그녀가 작은 교성을 내질렀다.
“하읏…. 응…, 그렇게….”
“그래서 자위하고 싶어졌어?”
“… 응.”
지혜의 다리 사이에 있던 내 손을 그녀가 붙잡으며 말했다.
“처음엔 그냥… 만지작거리기만 했어.”
“이렇게?”
“… 응.”
지혜의 보짓살을 내가 부드럽게 만져주자, 지혜가 숨을 내뱉었다.
“흐으읏…. 이렇게 만지다보면… 금방 젖어….”
“그리고는?”
“… 클리토리스도 같이 문질렀어….”
지혜의 말대로 여전히 그녀의 보지 주변을 어루만지며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문질러주었다.
간헐적으로 지혜의 허리가 튀어오르며 그녀의 숨이 조금씩 거칠어졌다.
“흐읏…! 응… 그렇게….”
“그 뒤엔 어떻게 했는데?”
“계속 보지 만지니깐… 읏…. 뭔가 넣고 싶어졌어….”
“그래서 손가락도 넣었어?”
“… 응.”
검지와 약지로 지혜의 보지를 벌리며 중지를 집어넣었다.
“읏…. 하아….”
지혜가 내 머리를 감싸안았다.
그녀의 푹식한 가슴 사이에 얼굴이 파묻히자 나는 말을 할 수 없게 되어 그저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흐읏…!”
찔꺽. 찔꺽.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애액이 찔꺽이는 소리가 들렸다.
가끔씩 지혜의 질벽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나는 손가락을 굽혀 그녀의 지스팟으로 추정되는 곳을 지긋이 눌렀다.
“흐으읏…! 거기잇…!”
지혜가 허리를 부들거리며 더욱 세게 나를 껴안았다.
“하으윽…! 거기… 좋아앗….”
가끔씩 그녀의 허리가 튕기듯이 올라가 손가락이 빠지곤 했다.
처음엔 지혜가 쾌감을 못 이겨 허리를 들어올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
지혜는 지금도 여전히 자위중이었다.
내가 손가락을 그저 하늘로 치켜 세워놓으면 그녀는 허리를 움직여 내 손가락으로 자위를 하고 있는 형태였다.
“흐읏… 손가락… 더어… 넣어줘어….”
지혜가 애원하듯 말하자, 나는 손가락을 두 개로 늘리려다 말고 그녀의 허리를 두 팔로 껴안았다.
“성준아…?”
“… 네가 이러면 내가 어떻게 참냐.”
“응?”
“… 콘돔 줘.”
“히힛…, 응….”
지혜가 손을 뒤로 뻗어 콘돔을 가져왔다.
포장지를 뜯어 세심하게 내 자지에 씌운 뒤, 지혜가 그 위로 입을 맞춰주었다.
쪽.
“했어.”
“일루와.”
“응.”
방금과 똑같은 자세로 내가 앉아있자 지혜가 내 목에 팔을 걸치고 허리를 내렸다.
“흐읏….”
천천히 허리를 내리며 삽입한 뒤, 지혜가 나를 쳐다보며 웃었다.
“역시 성준이 자지가 제일 좋아….”
“… 야해가지고.”
“그래도… 성준이 손가락보다 자지가 더 좋은 걸.”
지혜가 꾸욱 한 번 내 자지를 조여들며 키스했다.
“쮸웁… 으응….”
지혜가 발 끝으로 일어나더니 허리를 위, 아래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아…. 이 자세도… 며칠이나 하니깐… 좋드라아… 읏!”
“어떻게 좋은데?”
“성준이 귀두가… 흐읏…! 지혜 보지 끝에 걸리는 느낌이… 좋아….”
지혜는 방금 자신이 했던 말처럼 아슬아슬하게 자지가 빠질 때까지 허리를 천천히 들어올리다가 한 번에 훅 내리기를 반복했다.
“윽!”
“자기도 좋아?”
“… 어.”
“히힛. 알았어.”
지혜가 그렇게 허리를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찔꺽. 찔꺽.
어느 순간부터 서로 섹스에 집중하게 되자, 둘 사이의 대화는 없어지고 그 침묵 사이로 애액이 질척이는 소리만 조용히 울려퍼졌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지혜는 어딘가 몽롱하면서도 인자한 눈으로 미소 지으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사정감이 올라와 내가 입을 열려던 순간, 지혜가 먼저 말했다.
“흐읏…. 성준아.”
“어… 읏…!”
“사랑해. 아주 많이….”
“그… 곧… 쌀 거 같…!”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지가 울컥대며 정액을 토해냈다.
지혜의 속이 꾸불텅거리며 내 자지를 조여들었다.
그녀의 다리가 내 허리를 휘감는 걸 느끼며 나도 지혜를 껴안으며 대답했다.
“나도. 많이 사랑해, 윤지혜.”
“… 응.”
그렇게 한참동안. 우리는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결국 발기가 다 풀려 콘돔 속의 정액이 흘러나올 즈음, 우리는 서로에게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