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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7화 〉 16. 신혼여행 ­ (5) (157/163)

〈 157화 〉 16. 신혼여행 ­ (5)

* * *

지혜는 아마 오늘 이 말을 꺼낼 때까지 참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고민은 나 역시 오래한 고민이었다.

“난 솔직히 동거할 때부터 여차하면 너 임신할 수도 있겠단 생각했었어.”

“… 그거야 피임만 철저히 하면…”

“콘돔은 피임률 100%까진 아니니깐. 또 분위기 타서 생으로 할 수도 있는 거고, 네가 실수로 약 먹는 거 깜빡할 수도 있는 건데.”

“…”

그리고 지혜에게 프러포즈하던 그 순간부터 언젠간 그녀와 나 사이에 낳을 아이를 꿈꿔왔었다.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될 준비가 되어 있냐고 물어본다면 절대 아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또 결혼을 준비하던 내내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우리 부모님이었으니깐.

그래서 결혼 직전, 이 질문을 부모님에게 했다.

도대체 어떻게 20년 넘는 세월 나를 키우셨을까.

준비는 되어 있으셨냐고.

그러자 돌아온 부모님의 답은 ‘우리도 준비는 안 되어 있었다.’였다.

여태껏 지혜와 했던 것들과 똑같았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고, 준비도 안 되어 있었지만…

“… 임신은 뭐 혼자 하는 건 아니잖아. 애 키우는 것도 그렇고.”

“응?”

“늘 하던 대로 하자.”

지혜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같이 하자. 그게 부부잖아.”

맞잡은 손안에서 지혜는 손을 우물쭈물하다가 이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응.”

그래도 아직 일말의 불안감이 남아 있는지혜를 보며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또 자신도 약간 안심하기 위해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뭐 안에 싼다고 무조건 임신하는 것도 아니고.”

“그…치?”

“가임기는 아니라매?”

“그… 실은…”

“어?”

“… 오늘이 가임기 마지막 날이긴 해.”

“…”

한 번에 안 하겠지.

설마.

*

조금은 진지한 이야기가 오고 가서일까.

섹스는 분위기의 문제라서 결국 지혜와 나는 일단 느긋하게 목욕을 즐기며 좀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 홀로 먼저 나와 호텔의 침대에 누워 있었다.

“먼저 나가 있어. 나는 조금 준비하고 나갈게.”

“어.”

호텔의 널찍하고 푹신한 침대에 누워 캐노피를 들여다보며 욕실 안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듣고 있자 왠지 지혜와 처음 했던 날이 떠올랐다.

당시에 엄청 다리를 많이 떨면서 긴장하고 있었던 거 같았는데 지금은 뭐 그 정도로 긴장하고 있진 않았다.

대신 처음할 때처럼 욕조 안에서 들리는 소리가 크게 들리긴 했다.

떨어지는 물소리,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집었다가 내려 두는 소리,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들리는 슬리퍼 소리, 이윽고 머리를 말리는 헤어드라이기의 소리.

스륵 스륵, 옷이 스치는 소리.

그리고.

찾아온 적막.

괜히 목이 말라서 침대 옆에 놓인 간이 냉장고를 열어 물을 마시다가,

“… 쿨럭!”

사레가 들렸다.

와 이거 데자뷰인가?

그런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괜찮아, 자기?”

“… 어. 잠깐 사레 들려서.”

“크큭.”

목욕 가운을 입고 캐노피를 열어젖힌 지혜는 웃으며 내 옆에 앉았다.

“왠지 너랑 처음할 때 같다.”

“안 그래도 나도 그 생각했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잘 생겼어.”

“그래?”

“아닌가아~? 히힛.”

놀리듯이 장난스레 말하던 지혜는 이내 침대에 몸을 눕히고 나를 쳐다보았다.

“섹스는 지금 더 잘하는데.”

“그렇지. 나 처음에 못 했어?”

“아니. 그때도 잘했어.”

“그래?”

남자란 참 유치한 생물인가 보다.

아무튼 잘했다는 얘기를 듣고 기분이 금세 좋아졌으니깐.

똑같이 지혜 옆에 누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다가 살짝 입을 맞추고 지혜의 가운을 벗기려던 순간.

“잠깐만.”

“응?”

“… 생각해 보니깐 나 속옷 좀 오버한 거 같아.”

“엥?”

“갈아입고 오면 안 돼?”

“아까 기대하라며.”

“아까는 어떻게든 자기 유혹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또 의미가 좀 달라졌단말이야. 첫날밤치고 너무 야한 속옷이야.”

“자기 야하잖아.”

“아잇… 아무튼 갈아입을래.”

지혜가 벌떡 일어나 침대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나는 그녀의 팔을 끌어당겨 위에 올라탔다.

“나 보여주려고 산속옷 아니야?”

“나중에 보여 줄게.”

“그러니깐 더 궁금한데?”

“아… 안 돼! 나중에… 내일! 내일 보여 줄게!”

지혜가 목욕가운을 부잡고 두 손으로 가슴께를 가리자 오히려 더 궁금증이 증폭됐다.

“아니, 난 오늘 볼래.”

“꺄아아악! 야아!”

가슴을 가리는 지혜의 두 손을 강제로 떼어내려고 하자 지혜가 잠시 저항했지만, 어림도 없지.

나는 바로 방법을 바꿔 지혜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푹푹 찔렀다.

“야악! 가… 간지러워! 그만, 그마아안!”

“진짜 안 보여 줄 거야?”

“아… 알았어! 크큭, 벗을 테니깐 그만 찔러! 그만… 응?!”

어차피 보여 줄 거면서 도대체 얼마나 야한 속옷이길래 그렇게 빼는 걸까.

몸을 일으켜 가운의 앞 매듭을 푼 지혜는 벗기 전 다시 한번, 내게 신신당부했다.

“… 보고 웃지 마.”

“웃긴 속옷이야?”

“상황에 따라.”

“…”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속옷이길래…

“… 벗을게.”

“어.”

지혜가 가운을 벗어 툭 내리자,

“…”

그녀의 속옷이 드러났다.

아니, 저걸 속옷이라고 부르는 게 맞나 싶었다.

외형은 분명 일반적인 레이스 속옷이었다.

가슴 주위를 받혀주는 게 분명 브래지어였고, 팬티도 그냥 일반적인 팬티의 외형과 같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뚫려 있었다뿐이었다.

가슴을 덮는 천이 있어야 할 부분의 정 중앙은 갈라져 있어서 지혜의 젖꼭지가 그대로 드러났고,

앉아 있어서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팬티 또한 중앙 부분이 갈라져 있어서 지혜의 음순이 슬쩍 보였다.

속옷이지만, 속옷이 아니었다.

“… 이상하지?”

“야, 그거 전에 네가 말한…”

“응…”

지혜가 두 손을 모으더니 검지를 좌우로 벌리며 배시시 웃었다.

“뚫린 속옷… 헤헤…”

지혜는 정말 신혼여행에 많이 준비했나보다.

“… 이래서 갈아입고 싶었던 건데.”

“왜? 좋은데?”

“그래? 안 이상해…?”

“엄청 야해.”

어떻게 생겨 있나 보기 위해 내가 손을 뻗자, 지혜는 만지기 편하게끔 손을 내렸다.

속옷의 재질은 그냥 일반적인 레이스 속옷의 감촉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다만, 가장 중요한 부위들이 밖으로 그대로 드러난 것이 기묘했다.

묘한데… 엄청 꼴렸다.

지혜의 브래지어를 따라 그녀의 가슴 위를 훑다가 손가락으로 드러나 있는 젖꼭지를 살짝 스치자, 그녀가 살짝 몸을 움츠렸다.

마치 젖꼭지만 강조하듯이 튀어나와 있어서일까.

자연스레 손이 그쪽으로 향했다.

속옷의 갈라진 틈 사이로 당당하게 자신을 주장하듯 툭 튀어나와 있는지혜의 젖꼭지 위에 손가락을 올려 빙글빙글 돌리다가, 이내 검지와 엄지를 사용해 살짝 꼬집었다.

“읏…”

살짝 알맹이가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을 즐기며 손가락으로 잠시 매만지다, 이내 남은 한 손을 들어 다른 한쪽의 젖꼭지도 매만지기 시작했다.

“으응…”

평소의 지혜는 가슴을 꽉 움켜쥐는 걸 좋아했지만, 오늘은 속옷 때문일까.

자연스레 젖꼭지에 집중하게 되었다.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고, 손톱으로 젖꼭지 끝을 톡톡 긁다가, 이내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젖꼭지를 잡고 살짝 잡아당기자 그녀의 가슴이 앞으로 튀어나왔다.

“흐읏…”

젖꼭지를 따라 딸려 나오는 가슴이 묘하게 야해 좀 더 잡아당기자, 지혜의 몸이 앞으로 같이 나오더니 그녀가 내 젖꼭지를 살짝 꼬집었다.

“… 좀 아파.”

“미안.”

“손으로만 하지 말고… 입으로도 해 줘.”

그렇게 말하고는 지혜가 몸을 눕히며 내 머리를 잡아끌었다.

자연스레 지혜를 위에서 덮치는 모양새가 된 나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입을 가슴 쪽으로 갖다 댔다.

“음…”

한 손으로는 여전히 지혜의 가슴을 주물럭거리며 속옷의 틈새로 툭 튀어나온 젖꼭지를 먼저 가볍게 혀로 핥았다.

혀끝으로 톡 건드리자 적당히 탄력감이 느껴지는 젖꼭지를 즐기며 이내 혀끝을 세워 그녀의 유륜을 따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하자 지혜가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으응… 읏…”

가끔 쾌감을 느끼는지 내 아래에서 지혜의 다리가 갈팡질팡하는 게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도욱 기분이 좋아져서 지혜의 젖꼭지를 혀로 좀 더 괴롭히다가 이내 이빨로 살짝 젖꼭지를 깨물자,

“흐윽…!”

지혜가 몸을 움찔거리며 신음을 내뱉었다.

“하아… 하아…”

어느새 촉촉이 젖은 눈으로 애처롭게 나를 바라보던 지혜는 가슴을 매만지던 내 손을 잡더니 자기 아래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익숙한 그녀의 배를 손으로 훑어내려가며 이윽고 레이스 끈이 손에 닿자 그 아래로 손을 집어넣었다.

“응…”

레이스의 갈라지는 부분을 손끝으로 따라내려가자 이윽고 또 다른 갈라진 틈이 손가락 끝에 닿았다.

체온보다 조금 뜨겁고, 신체의 다른 어떤 부위의 촉감과도 다른 곳.

중지를 세워 조심스레 그 위를 훑자 벌써 촉촉해져 있는 균열위로 드러난 클리토리스가 느껴졌다.

“흐읏…”

손가락의 지문이 있는 면 부분으로 클리토리스를 빙글빙글 돌며 조금 애무하다가 손 전체를 다리 사이로 밀어 넣자 지혜가 다리를 벌리며 자세를 조정해주었다.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을 갈라진 틈 사이로 손가락을 조금씩 밀어 넣자, 약간의 반발감과 함께 천천히 손가락이 안으로 비집고 들어갔고…

“으읏…”

찔꺽이는 소리와 함께 지혜가 뜨거워진 숨을 내뱉었다.

구불거리는 지혜의 안이 내 손가락으로 오물거리던 와중,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저절로 지혜와 키스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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