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3화 〉 16. 신혼여행 (完)
* * *
“잔뜩… 잔뜩 박아줘.”
그 말을 듣는 순간, 자동으로 피가 쏠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내 물건이 지혜의 손안에서 움찔거리자 그녀가 피식 웃었다.
“자기는 야한 말하는 거 진짜 좋아하네.”
“야한 말해서 좋은 것보다…”
이대로 지혜한테 당할 수만 있으랴.
그녀의 어깨를 잡아 부드럽게 넘어뜨리며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네가 좋아서 그런 거야.”
“그럼 좋아하는 만큼 해 줘.”
“그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자, 지혜가 웃으며 내 목에 자기 팔을 걸어 나를 잡아당겼다.
“음…”
자연스레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자 아직 덜 마른 머리카락에서 샴푸 향기가 물씬 올라왔다.
“냄새 좋다.”
“그치? 여기 샴푸 냄새 마음에 들어.”
“돌아가서 하나 살까?”
“비싸면 사지 말고.”
쪽.
지혜의 살결은 꿀이라도 발라놨는지 눈앞에 있으면 저절로 입이 향했다.
“으으응, 간지러워.”
“좋아하면서, 뭘.”
그래서 보다 보면 저절로 핥게 된다.
샤워하고 나온 뒤라 그런지 유독 냄새가 좋았다.
그때, 지혜의 손이 내 손을 붙잡아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아래도… 보지도 만져 줘.”
칭얼대듯 속삭이는 지혜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자 저절로 몸이 움직였다.
“응…”
만지기 편하라고 살짝 벌려주는 다리, 그리고 그사이로 유독 뜨겁게 느껴지는 지혜의 음부가 손에 닿았다.
“흐으응, 으음…”
껴안은 자세 때문인지 귀에 대고 흘리는 신음 소리와 손을 얽혀드는 그녀의 안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방금까지 자위해서 그럴까, 지혜는 이미 젖어 있었다.
“흐읏…”
손가락을 넣자마자 미끄덩대며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듯한 이 기분은 늘상 좋았다.
안으로 집어넣었다 다시 뒤로 빼기라도 할 때면 마치 아쉬운 듯 온몸으로 나를 끌어안는 지혜의 손길과 숨결마저 사랑스러웠다.
“아까 진짜로 했구나?”
“그럼 가짜인 줄 알았어?”
“유혹하는 줄만 알았지.”
“준비도 하고 있었거든.”
갑자기 두 다리로 내 팔을 옥죄며 지혜가 말했다.
“우리 성준이가 언제든지 넣을 수 있도록.”
이리도 사랑스럽게 나를 유혹하는 그녀한테 내가 때체 무슨 말로 내 마음을 전해 줄 수 있을까.
결국 매번 부족한 어휘력을 탓하며 내가 할 말은 하나밖에 없었다.
“사랑해.”
“나도. 아주 많이.”
내가 몸을 일으키자 지혜가 팔을 풀어 주곤 날 받아들이기 쉬운 자세로 몸을 움직였다.
“…”
지혜의 다리 사이에 서자 한순간 신혼여행 중에 쓰려고 들고 온 여행 가방 속의 콘돔이 떠올랐지만, 그녀가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었기에 금세 생각을 돌렸다.
지혜가 어제 한 말은 아마 아주 오랫동안 고민해서 했을 말일 테고 나는 언제나 그녀를 믿었다.
무엇보다…
“흐응…”
내 물건의 앞부분이 닿자 느껴지는 축축한 음부의 감각이 콘돔을 거부한다.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져서 얇아졌다고 한들 콘돔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언제나 명확했다.
“넣을게.”
“응…”
그런 내 마음을 알고 있는지 지혜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읏…”
삽입과 동시에 아직은 조금 좁게 느껴지는 그녀의 안을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며 벌려 나갔다.
“흐읏… 으응…”
아직은 조금 천천히, 지혜가 충분히 젖어들 수 있도록.
문득 눈이 마주치자 지혜가 웃었다.
“잘 생겼다, 우리 성준이.”
“넣어 줄 때만 잘생긴거야?”
“넣어 줄 때 특히 잘생긴거지.”
“섹스할 때만 칭찬이 늘어?”
“자기는 섹스할 때 제일 예쁘니까?”
“자주 해 달란 거지?”
“응. 자주 사랑해 줘.”
그러고는 꾸욱하고 다시 나를 조이며 지혜가 속삭였다.
“많이 사랑해 줘.”
“그래.”
“사랑하는 만큼 지혜 보지에 많이 박아주세요 ♡”
그 말을 시작으로 나는 허리를 움직였다.
“흐읏, 으응…”
처음엔 부드럽게, 천천히 움직였지만 조금씩 그녀의 애액이 늘어나는 걸 느끼자 자연스레 나도 점점 속도가 올라갔다.
“흐윽, 흐으읏, 하윽… 흑!”
찔꺽거리는 소리가 점점 잦아지며 지혜도 점점 빠르게 헐떡이기 시작했다.
어제 그렇게 많이 해서 피곤했는데도 막상 시작하자 성욕은 멈추지 않았다.
팡! 팡!
살과 살이 맞부딪힐 때마다 출렁이는 가슴과 함께 헐떡이는 지혜가 눈에 들어오자 성욕이 더더욱 끓어오르면 끓어올랐지.
“하으읏, 성준아… 흐윽… 성준아…”
아이처럼 칭얼대며 지혜가 나를 더욱 졸랐다.
“더… 더… 하으읏…!”
무엇을 더 원하는지 지칭하진 않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게 뭔지 본능적으로 알았다.
“하… 하으읏… 하윽…! 하아앙…!!”
조금씩 커져가는 신음 소리와 더욱더 헐떡대는 지혜, 그럴 수록 점점 빨라지는 허리.
그와 동시에 조금씩 등허리에 싸한 기분이 들며 사정감이 차올랐다.
“하윽… 사랑해…! 성준아… 하아앙…!”
“나… 도… 큭!”
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 사이로 찔꺽이는 소리가 숨소리에 파묻힐 즈음, 머리가 번쩍이는 쾌감이 찾아왔고 결국…
“큭…!”
뷰릇, 뷰르릇!
온몸이 쫙 퍼지는 쾌감과 함께 해방감이 찾아왔다.
“하아… 하아…”
“후우… 후우…”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하고, 아무리 지혜를 사랑한다고 해도 한계는 있다.
“후아아…”
사정과 함께 찾아온 탈력감에 결국, 나는 지혜 위로 쓰러지듯 포갰다.
“사랑한다, 윤지혜.”
그래도 힘든 티는 안 내려고 애쓰며 지혜를 껴안고 한 마디 내뱉자, 그녀가 나를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응, 나도 많이 사랑해.”
지혜의 목소리는 자애로웠고 그녀가 부드럽게 내 몸을 받쳐주고 있었지만, 사정하자마자 찾아온 현자 타임은 내 생각을 금세 다른 곳으로 놀려놓고 있었다.
와 죽겠다.
빨리 마사지 받으러 가고 싶다.
살아서 한국으로 갈 수 있을까?
같은 온갖 잡생각.
그래도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한 뒤, 호흡이 좀 정리되었다 싶을 즈음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
지혜가 나를 온몸으로 껴안아 잡아끌었다.
두 팔로 내 목을, 그리고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지혜야?”
“조금만 더 이렇게 있자.”
“그래.”
지혜도 지쳤나보구나.
그런 생각이 들자 나도 이참에 좀 더 쉬어야지 생각하며 편하게 그녀의 품에 몸을 맡기고 있을 즈음.
쮸웁, 쮸우웁.
지혜가 귀를 빨기 시작했다.
“지혜야?”
“으응?”
“귀는 왜?”
“별로야?”
“아니, 뭐…”
조금 간지러우면서도 이상한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특이한 감각이었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건데 혀가 사실 신체에서 가장 야한 부위 아닐까?
혀로 어디를 애무하든 이 특유의 끈적한 말랑함이 너무나 기분 좋다.
특히나 그게 타인의 혀, 사랑하는 사람의 혀라면 더욱.
귀를 통해 다이렉트하게 들어오는지혜의 혀 소리 때문인지 사정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다시금 하반신에 피가 쏠릴 것 같아 허리를 빼려던 순간.
“으으응~ 안 돼.”
지혜의 다리가 내 허리를 옭아맸다.
“지…혜야?”
“조금만 더… 응?”
“…”
앙탈 부리듯이 귓가에 속삭이는 그녀의 목소리가 달콤했다.
“사랑해.”
“나도. 근데 이제 곧 마사지…”
“한 번만 싸는 걸로는 부족해.”
“…”
지혜가 입술로 내 귀를 잘근잘근 씹으며 웅얼거렸다.
“지혜 보지에… 가득찰 때까지… 응?”
아, 이거 위험한데.
“으으응? 싫어?”
“아니, 그…”
지혜가 엉덩이를 요리조리 움직이자 풀 죽어 있던 내 하반신에도 다시 피가 모이기 시작했다.
안 되는데… 정말 안 되는데…
하지만 그런 내 생각과 달리 말랑말랑한 지혜의 몸과 촉촉한 그녀의 안이 다시금 나를 일으켜세웠고, 결국…
“아, 다시 커졌다.”
지혜가 알아차렸다.
아까 방금까지는 혀가 인체에서 제일 야한 신체 부위라고 했는데 맞는 거 같다.
“한 번 더 하자 ♡”
말 몇 마디에 죽은 자지도 일으켜세우니까.
***
“아빠, 아빠.”
“응?”
“이거 사진 있잖아.”
딸 아이가 들고 온 사진을 보자 나는 웃음부터 피식 나왔다.
피부가 반들반들해진 지혜와 그 옆에 죽어 가는 몰골의 나.
보자마자 무슨 상황인지 떠올랐다.
신혼여행가서 지혜한테 몇 날 며칠 착정당하고 결국 딸을 임신하게 된 그 여행의 마지막 날 찍었던 사진이었다.
“아빠는 왜 이렇게 나왔어?”
“이건 어…”
뭐라고 설명해야지?
“그런 게 있어.”
“뭐야, 그게.”
“나중에 말해 줄게. 아무튼 아빠 다시 잔다.”
“싫어. 맨날 소파에만 누워 있고. 일어나아~”
딸 아이가 내 몸을 흔들지만, 어림도 없지.
소파가 제일 편하다.
다시 눈만 감으면 그대로 꿈의 세계로 여행을…
“…나, 성준아. 일어나.”
갑자기 몸이 덜컹거림과 동시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
“흐억?”
“많이 피곤해?”
“어…”
아직 멍한 머리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자 걱정스레 나를 쳐다보는 지혜가 있었다.
아, 꿈이었구나.
“도착한 거야?”
“응. 많이 피곤해?”
“… 어.”
죽을 거 같다.
허세를 부릴 힘도 없었다.
신혼여행 내내 결국 지혜랑 몇 번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집에 가는 길에 운전 내가 할게. 자기 너무 피곤해 보인다.”
“… 그래.”
“무슨 침까지 흘리면서 잤어, 풉.”
지혜가 웃으며 휴지로 내 입가를 닦아주더니 이내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았다.
“… 왜?”
“내가 너무 무리시켰나?”
“아니야. 신혼여행이니까 언제 또 이만큼 무리하겠어.”
“앞으론 그렇게 안 해주게?”
“… 노력해볼게.”
무섭다, 윤지혜.
진짜 너무 야한 아내를 둔 죄가 이건가.
비행기가 완전히 지상에 착륙하고 천천히 속도를 늦춰가자 하나둘씩 승객들이 일어나 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나 또한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 문득 지혜의 손이 자기 아랫배에 올려 둔 걸 보았다.
“어때?”
“잘 모르겠네. 만져 볼래?”
“얼마나 됐다고.”
“하긴. 아직 너무 이르긴 하지?”
피식 웃는 지혜를 보며 나 또한 따라 웃었는데 문득 비행기 내에서 자다 꿨던 꿈이 떠올랐다.
“지혜야.”
“응?”
“혹시 임신하면 있잖아, 아마 딸 아이일 거 같아.”
“왜?”
“그냥.”
그냥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챕터 16. 신혼여행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