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62화
중독中毒.
많은 종류의 중독이 있다.
마약, 술, 도박, 니코틴…….
이런 중독 말고도 범죄에 관련된 중독도 있다. 사이코패스가 살인을 하는 것, 사기꾼이 몇 번이고 교도소를 갔다와서 다시 사기를 치는 것 모두가 중독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게 되는 순간 얻을 수 있는 지독한 쾌감에 중독 되어 버리는 것이다.
한선영 역시 중독되어 있다.
“빈아.”
이성빈이라는 남자에게 중독되어 버렸다.
한선영은 본래 남자를 좋아하거나 섹스를 즐기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런 것들을 보통 사람들보다 멀리하는 편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
딸로 태어났기에 아들로 태어난 오빠들을 이기려면 금욕적인 생활을 하고, 남들이 인생을 즐길 때 더 노력해 오빠들과의 간극을 좁혀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빈아!”
자신의 은밀한 곳을 입술로 물고, 혀로 핥고 있는 이성빈의 머리를 쥐어 뜯는다. 아래쪽에는 친구 이재은이 이성빈의 거대한 남근을 입에 담고 있었다. 두 손으로 굵은 기둥을 위아래로 흔들며 귀두를 자극하고 있다.
이재은의 입에서 흘러내린 침이 이성빈의 남근에 흥건하다. 그 모습에 또 흥분이 되어 한선영이 거친 신음을 토해낸다.
이성빈과 단 둘이 섹스를 할 때도 너무 좋지만 다른 이가 한 명 더 함께하면 쾌락이 극대화되었다. 가끔, 아니 자주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로렌 스튜어트와 함께 쓰리썸을 즐기고 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가 황홀한 표정을 짓고, 거친 신음을 토해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 짜릿할 정도의 쾌감을 선물해 준다. 특히 지금 이성빈의 남근을 물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재은은 더욱 특별하다.
이재은과 이런 일을 벌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재은은 친구이기는 하지만 다른 친구들과는 다른 존재였다. 그녀의 평범하지 않음과 사성 그룹이라는 그녀의 배경 때문이었다.
‘빈이 앞에서 모든 여자는 평등해지지.’
쾌락에 신음을 토하면서 중얼거린다.
잘났던 못났던, 예쁘던 못 생겼던, 많이 가졌던 덜 가졌던. 이성빈을 만난 모든 여자들은 똑같이 변해 버린다. 이성빈만을 그리고, 이성빈만을 원하며, 이성빈이 아닌 누군가를 생각도 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이성빈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려 노력하고, 이성빈을 위해 무엇이든 해 주려 경쟁한다.
완벽한 중독中毒이다.
이재은은 조금 다를 줄 알았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기에 이재은이라면 이성빈이 함락 시키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재은의 모습을 보니 자신보다 더 깊이 빠져들어 있다.
이성빈과 이재은 사이의 일을 모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재은에게 이성빈은 이전까지 저주받았던 삶에서 구원해준 신앙과 같은 존재였다.
“아-!”
이성빈이 음부에서 입을 떼어내자 한선영이 안타까운 탄성을 토해낸다. 하지만 이내 그녀의 눈이 행복으로 물든다. 이재은의 입에서 빼낸 거대한 남근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은의 침으로 범벅이 되어 있지만 더럽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는다.
귀두 끝 갈라진 틈을 혀로 자극한다. 기분이 좋은지 귀두가 껄떡인다. 손으로 고환을 살살 긁으며 귀두를 자극한다. 그러는 사이 이성빈은 이재은을 일으켜 딥키스를 나누고 있다. 한 손은 이재은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고 다른 한 손의 두 손가락이 질 안으로 들어가 지스팟을 자극한다.
“아악-!”
입을 떼어내며 뾰족한 비명을 내지르는 이재은. 그녀의 음부에서 맑은 액체사 뿜어진다. 그 액체는 이성빈의 귀두를 열심히 핥고 있는 한선영을 덮친다.
“하악-, 하악-.”
뜨거운 물줄기에 한선영이 더욱 거칠게 남근을 탐한다. 목구멍까지 귀두를 삼킨다.
이재은을 벽을 짚게 하게 하고 뒤에서 삽입한다.
“너무 좋아. 빈아. 더 깊게.”
이재은이 엉덩이를 실룩대며 더욱 깊은 삽입을 유도한다. 한선영은 누운 채 상체를 들어 이성빈의 고환을 혀로 핥는다.
한손으로는 유방을, 다른 한 손으로는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며 고환에서 전해지는 간지러움을 즐긴다. 귀두를 통해 밀려드는 엄청난 양의 음기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쾌락이 밀려든다.
이제는 이재은의 순도높은 음기를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악-, 미치겠어.”
그 말은 이재은이 느끼는 쾌락의 농도가 더 짙어진다는 뜻이다. 이재은을 뒤에서 공략하던 이성빈이 남근을 빼 내고 누워 있는 한선영의 다리를 벌리고 그대로 삽입한다.
이재은이 기다렸다는 듯 한선영의 얼굴 앞에 다리를 벌린 채 무릎을 대고 앉는다. 한선영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이재은의 음부를 혀로 핥는다.
이재은의 팔이 이성빈의 목을 감싼다. 다시금 시작되는 깊은 키스.
세 사람은 완벽한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이성빈의 허리가 앞으로 돌진할 때면 어김없이 한선영의 몸이 들썩인다. 이성빈의 귀두와 남근에 남은 이재은의 음기의 잔재가 한선영의 질 내부로 흘러든다.
이성빈이 신음을 토하다 이재은의 음부를 핥고, 다시 신음을 토해내고 클리토리스를 핥는 한선영의 얼굴을 바라본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황홀한 표정이다. 그뿐 아니라 한선영의 몸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재은과 섹스를 나눌 때 자신과 이재은의 몸에서 희미한 빛이 흘러나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한선영에게서도 그 빛이 보이고 있다.
이런 경험은 전생과 현생을 통털어 없지만 한선영에게 득이 되었으면 득이 되었지 해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여자에게 음기란 떼려야 뗄 수 없는 기운이다. 음기는 여자에게 이롭게 작용한다. 음기가 많고, 음기가 정순하고, 음기가 활발하면 여자는 아름다워지고, 남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음기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독이된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너무 많은 음기는 여자의 몸을 망친다. 어쩌면 이재은이 석녀로 태어난 것도 지니고 있는 음기의 양이 너무 많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재은의 음기가 이성빈을 통해 한선영에게 전달이 된다. 보통은 이런 식으로 음기가 전달 될 리도, 전달 되어서도 안된다. 각자가 가진 기운이 다르고 쉽게 섞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은의 음기는 너무나도 순도가 높다. 잡티가 하나도 없는 새 하얀 도화지를 떠올리면 된다. 그렇기에 정순한 이재은의 음기가 한선영에게 전해져도 별다른 반발 없이 본래의 음기와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섹스가 끝나고 나면 한선영은 이전에 비해 피부에 생기가 돌고, 온몸에 활력이 가득할 것이다. 잔병치레가 줄어들고 정신이 맑아질 것이다.
‘로또 당첨 되셨네요.’
이성빈이 빙긋 웃는다.
어쩌면 로또에 맞을 확률보다 몇 배는 희박할 횡재를 한 것이다. 다만 한선영 본인이 그러한 사실을 모를 뿐이다.
아니, 어쩌면 짐작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성빈을 만난 후 자신의 변화를 느끼고 있을 테니 말이다.
한선영과 이재은을 나란히 엎드리게 한 후 이재은의 질에 남근을 꽂아 넣는다. 바로 옆의 하얀 엉덩이가 자기도 예뻐해 달라며 실룩이고 있다. 이성빈의 손가락이 한선영의 질 속으로 파고든다.
전생에서 수많은 여자들을 수 천, 수 만 번이나 황홀경으로 보내버린 손기술이 재현된다. 두 개의 손가락은 마치 서로 다른 이성을 지닌 듯 질 안쪽을 누비고 있다.
환희혈이 가장 많이 포진한 곳이 바로 질 내부다. 이성빈의 손가락이 질 내부의 환희혈을 사정없이 긁어대고 있다. 이재은은 남근의 압박으로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토해내고, 한선영은 손가락에 의해 천국을 맛보며 침을 질질 흘리고 있다.
두 번이나 체위를 바꾸며 한선영과 이재은을 쾌락을 늪 깊은 곳까지 밀어넣는다.
“크아악-!”
이성빈이 괴성을 내지르자 기다렸다는 듯 두 여자가 이성빈의 남근을 향해 얼굴을 가져온다. 귀두가 부풀어 오르더니 정액을 토해낸다.
정액을 먼저 차지한 것은 이재은이다. 이재은은 이성빈의 정액을 꿀꺽꿀꺽 삼킨다. 상당한 양의 정액을 토해냈음에도 정액은 계속해서 발사된다.
이재은을 밀쳐낸 한선영이 귀두를 냉큼 삼킨다. 그녀의 보이 부풀어 오른다. 목울대가 꿀렁이고 있다. 입안을 채우는 이성빈의 정액을 삼킨 것이다.
욕망을 배출해 낸 이성빈이 시원하다는 듯 웃으며 두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
넓은 창문을 통해 서울의 야경을 즐긴다. 침대 위에는 한선영과 이재은이 끌어 안고 잠들어 있다. 행복한 꿈을 꾸는지 두 여자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걸려 있다.
잠꼬대를 하는지 한선영이 이재은의 가슴을 쓰다듬는다. 이재은의 입이 살짝 벌어진다. 한선영이 이재은의 입에 입을 맞춘다. 가벼운 입맞춤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서로 깊은 키스를 나누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이성빈이 못 말리겠다는 듯 웃는다.
욕실로 가 샤워를 한다. 뜨거운 물줄기가 몸을 때린다. 두 여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두 시간이 넘도록 쉬지 않고 움직였지만 피로는 조금도 없다.
오히려 넘칠 정도의 생기가 몸안에 가득하다. 화화극락공의 전수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이다. 샤워를 마친 후 거울 앞에 선다.
손으로 가슴 얹저리를 가볍게 문지른다. 몸을 가득 채우고 있던 담배빵 자국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재은을 함락 시킨 보상이라 할 수 있다. 경지가 올라가며 화화극락공의 공능으로 신체가 아름답게 변하며 자연스럽게 상처들이 사라진 것이다.
“좋네.”
과거의 안좋은 기억들을 지울 수는 없겠지만 우선 눈에 보이는 안 좋은 흔적들은 지웠다.
거울 속의 얼굴을 바라본다. 눈과 코, 입, 턱선. 전체적인 선이 더 섬세해졌다. 이성빈이 바라던 남성상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드리이어로 머리를 말린 후 욕실을 나선 이성빈이 흠칫하며 멈춘다.
자고 있던 두 여자가 서로의 몸을 탐하고 있다. 한선영은 이재은의 음부를, 이재은은 한선영의 음부를 핥고 있다. 잠꼬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눈을 뜬 채 쾌락의 신음을 흘리고 있다.
이성빈의 남근도 반응을 보인다. 껄떡이며 조금씩 고개를 쳐 드는 남근을 보며 이성빈이 중얼거린다.
“이러면 샤워를 괜히 했잖아.”
**
“괜찮아?”
이성빈이 침대에 누워 있는 유민에게 묻는다.
“괜찮아 보여요?”
“안 괜찮아 보여.”
“하하, 죽을 정도는 아니에요.”
병원이다.
유민이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온 것이다.
“누구라고 했지?”
이미 장혁을 통해 대강의 사정은 전해 들었지만 유민을 통해 다시 확인한다.
“대경 유통 딸이에요.”
“대경 유통?”
대경 유통은 재계 서열 23위에 랭크 된 기업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휴우-, 형은 모르시지만 이 바닥에서 그 여자 유명해요. S 성향이 있어서 선수들을 채찍으로 때리고 촛농 몸에 떨구고, 별의별짓을 다 해요. 그 여자하고 2차 나갔다 몸에 화상 입거나 골절 입은 선수가 한 둘이 아니에요.”
“원래 우리 손님이었어?”
“야누스 때 손님이었죠. 무슨 일인지 한 반년 정도 안 왔어요. 그런데 갑자기 하데스에 나타날지 누가 알았겠어요?”
대경 유통의 딸이라는 여자가 하데스 클럽에 방문했고 유민을 초이스했다고 한다. 다른 선수들이 꺼려 하기에 나름 하데스 클럽에 지분이 있는 유민이 책임감을 갖고 총대를 맨 것이다.
“2차를 정중히 거절 했어요. 자기가 벌인 일이 있으니 알아들을 줄 알았죠. 그런데 바로 자기 경호원들 부르더라고요. 놀라운게 뭔지 아세요? 내가 경호원 둘하고 싸워서 이겼다는 거예요.”
이성빈에게 호신공을 배웠기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격투 실력이 는 것이다.
“그런데 둘 눕혀 놓으니 바로 넷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요모양 요꼬라지가 됐죠.”
“지배인은?”
하데스 클럽의 지배인은 야누스의 지배인인 정철희의 직계 부하다.
“그 상황에 지배인님이 어떻게 나서요. 대경 유통이잖아요. 괜히 지배인님에게 까지 불똥 튀면 어떻게 하게요. 아무튼 그래서 이렇게 된 거예요.”
이성빈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제 복수한다고 이상한 짓 할 생각 마세요. 어차피 그 여자 다시는 이쪽에는 얼굴 못 디밀 거니까요.”
“누가 복수 한데? 나도 재벌 무서운 줄 알거든?”
“크크, 알겠어요.”
이성빈이 몸조리 잘 하라는 말을 남기고 병실을 떠난다.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주차 된 벤틀리에 올라 타 시동을 걸고 도로로 나선다.
룸밀러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다. 하지만 점점 표정이 바뀐다. 얼굴에 서리라도 내린 듯 딱딱하게 굳어간다.
“무림에서는 요즘 말로 하면 좆밥이었지.”
바아아아앙-
가속 패달을 밟으니 벤틀리가 다른 차들을 따돌리며 쭉 치고 나간다.
“하지만 여기서도 좆밥일까?”
이성빈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린다.